서재에 사진을 올리려니 잘 나온 사진을 추려내고, 내용별로 다시 사진을 묶어놓고 그것을 또 다시 크기변환해야하는거였어. 나처럼 게으른 아이에게 그런짓은 절대 무리! 라고 생각해버리고 있으니.
순례자처럼 다녀온 그 길들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적고 싶었음에도 처음부터 이렇게 귀찮아하는 마음이 생겨나고 있으니 나의 이탈리아 소도시 순례 여행이야기는 언제 정리될지 모르겠다. 사실 지금 다녀온 곳의 도시 이름도 가물거리고 있는데.
시간이 없어 들려보지 못한 페루자와 시에나의 이름은 선명한데 왜 베네딕토와 스콜라스티카의 고향 도시 이름은 절대적으로 떠오르지 않고, 로마에 있는 4개의 대성전의 모습도 희미해져만 가고 있는지.
일단 생각나는대로 마구 풀어헤쳐야겠다. 여행이었지만 여행과는 다른 느낌... 우피치 미술관에 가보기 위해 피렌체를 선택했지만 결국 이틀동안 피렌체에 있으면서 우피치를 포기해야만 했고, 가까운 시에나도 들리지 못한 여정은 나의 욕심을 버리라는 뜻이었는지 다음에 또다시 그곳을 가게 되리라는 뜻이었는지 망설이게만 하고 있다.
아니, 여행지였던 로마에서 내가 가보고 싶었던 로마의 대성전 4곳을 모두 순례하고 바오로 사도의 순교지 트리폰타네를 직접 가본 것으로 나의 이번 순례의 목적은 이루었다,라고 생각했던 마음은 완전히 사라져버리고 이 무슨 망발이란 말인가. 나 자신이 분명 기억하고 있지 않은가. 이번 로마에서 내가 보고 싶었던 것은 다 보았다고.
성베드로 대성전, 성바오로 대성전, 라떼란 대성전, 산타 마리아 마조레 - 성모 마리아 대성전.
바오로 사도의 트리 폰타네, 헬레나의 십자가 성당, 성계단 성당까지.
사진은 바티칸안에 들어가 교리신앙성장관의 사저를 거쳐 (교리신앙성장관이 맞을까? 이건 명확하지 않은데 어따 확인해볼수도 없고...) 언덕배기에서 내려다 본 베드로 대성전. 나머지 대성전과 성당 사진은 생각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