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닐. 앨범. 커버. 아트
오브리 파월 지음, 김경진 옮김 / 그책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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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노시스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핑크플로이드나 레드 재플린의 음반에 대해서는 조금 알고 있다. 그들의 독특한 앨범 커버를 만든 사람들이 힙노시스이며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 그러니까 그룹이나 노래를 홍보하는 포스터 분위기의 앨범 커버가 아니라 그들에 대한 정보 대신 특정 메시지를 전하는듯한 커버로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왔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힙노시스의 활동 - 아니 예술을 덧붙여야 할까? - 을 들으면서 내가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역시 핑크플로이드, 레드 재플린, 너바나였다. 집에 있는 음반을 찾아 확인해보고 싶었는데 음반을 안들어본지 몇년이 지나서 방구석에 꽂혀있는 음반들 중에 찾아야하는 수고로움을 귀차니즘과 게으름이 방해하고 있어 좀 아쉬울 뿐이다.

 

이 책은 힙노시스에 대한 설명을 인트로처럼 해 놓고 그들이 작업한 앨범의 커버사진과 그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처음의 예상과는 달리 낯선 앨범 커버가 더 많았고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는 것들은 더 많았다. 내가 생각한 것은 이런 내용이 아니었는데,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보고 있으려니 왠지 모를 친근함이 드는 사진들도 많고 작업과정이 흥미롭기도 했다. 한장의 완성된 사진을 만들어내기까지의 작업과정에서 더 많은 시간이 걸리기도 하고 준비해간 120통의 필름중에서 겨우 20통을 쓰고 만족할만한 사진을 얻어내기도 했다는 에피소드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것이었다.

 

그저 재미있는 에피소드와 독특한 앨범 커버 작업으로만 기억하고 있는 내게 힙노시스의 예술세계는 평가절하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람은 아는만큼만 이해할 수 있으며 또 그만큼만의 가치를 느낄 수 밖에 없는 것이니까. 나름대로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사진을 보고 또 봐보지만 역시 많은 것들이 난해하다. 책이 조금 더 헐만큼 살펴보고 몇년의 시간이 흐른 다음 이 책을 다시 보게 된다면 지금보다는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게될까?

그 깊이있는 가치를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저 옛 음악을 추억하며 힙노시스의 작품들을 볼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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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8-01-04 20: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 받아서 회사에 고이 모셔 두고
왔는데,,, 내일 당장 가서 비닐 뜯고
훑어 봐야겠습니다.


chika 2018-01-04 20:33   좋아요 0 | URL
ㅎ 고급지고 좋습니다. 살짝 비싸긴 하지만 양장본이어야만 하는거라고 생각해요 ^^
 
일본 소도시 여행
박탄호 지음 / 플래닝북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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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이탈리아 소도시 여행이라는 책을 읽은 기억이 있는데 실제로 가본곳은 거의 없지만 소도시 여행이 주는 낯섬보다는 미지의 여행지라는 생각에 꽤 흥미롭게 읽어서 일본의 소도시 여행도 그와 같은 느낌이 아닐까, 라는 생각에 기대감과 설레임으로 책을 펼쳐들었다.

첫번째 소개된 소도시가 우연찮게도 요괴마을로 알려진 사카이미나토여서 이 책에 대한 인상은 더욱 좋아졌다. 아주 낯설기만 한 도시의 소개가 아니어서 그렇기도 했고 눈에 익은 요괴의 형상들이 좋아서이기도 했다. 물론 가족여행으로 소소하게 다녀봐야지, 라는 생각을 품고 있다가 이 도시는 아니겠구나 싶기는 했지만.

 

여행으로 언젠가 한번 가봐야겠다, 라는 생각으로 정보도 얻을 겸 책을 정독하기는 했지만 사실 책을 읽어나가면서 그 생각은 버렸다. 일본어에 능숙한 저자는 자유여행으로 가이드없이 소도시의 곳곳을 다니며 박물관도 관람하고 현지 가이드의 안내를 받을 수 있는 합승택시나 지역의 마을버스를 이용해 관광을 할 수 있었겠지만 일본어를 전혀 못하는 나로서는 일본의 곳곳을 다니기는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서이다.

그렇다고 이 책을 그냥 여행에세이처럼 읽기만 하지는 않았다. 오하라 미술관이 있는 구라시키에는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올레 길로만 기억하고 있는 시코쿠에는 료마와 호빵맨의 고향이라는 고치도 흥미로웠지만 맛있는 우동, 특히 사누키 우동의 원조를 맛볼 수 있다는 고토히라가 있어 가보고 싶다. 아, 물론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은 예술의 섬이라고 불리는 나오시마지만. 대부분의 도시가 낯설었지만 나오시마는 다른 책을 통해서도 익히 들어봤기 때문에 기회가 되면 꼭 가보고 싶은 곳이다.

 

지역별로 구분이 되어 있어서 일본의 소도시를 여행하고 싶을 때, 아니 꼭 여행이 아니더라도 되풀이되는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들 때 가끔 이 책을 펼쳐놓고 어디론가 떠나는 계획을 세우며 상상의 여행이라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다. 그냥 흔한 관광지가 아니라 알려지지 않은 독특하고 특별한 나만의 여행지를 꿈꾼다는 것은 얼마나 설레이는 일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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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맑음 - 일본 아이노시마 고양이섬 사진집
하미 지음 / 반정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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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이노시마 고양이 섬의 사진집이라는 말에 꼭 보고 싶었다. 사실 그동안 고양이 사진집과 에세이를 낸 꽤 유명한 작가의 책을 여러 권 읽었기 때문에 그와 같은 고양이들의 다양한 모습과 상상의 여지가 있고 깊이가 있는 글을 기대하고 있었기에 바쁜 연말에 아껴뒀다가 연휴가 되는 날 책을 펼쳐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자면 이 책은 그런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가만히 살펴보면 같은 고양이를 여러 컷 찍어 내용만 바꾼듯한 느낌도 들고 고양이의 모습과 제목을 꿰어 맞춘듯한 느낌이 드는 어색한 사진도 보였다.

굳이 여러 제목을 붙여 장을 나누어 책의 페이지를 늘릴 필요가 없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이어 '사진집'임에도 불구하고 제본 편집이 완전히 펼쳐지는 형태가 아니라 책의 전면을 채우는 고양이 사진도 가운데 부분은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이 책은 정말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그닥 맘에 드는 책은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아이러니한 이야기일지 모르겠지만 나는 가장 좋았던 부분이 비컷이었다. 야생의 고양이를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는지 손이 찍혔다는 이유로 비컷이 되고, 촛점이 흐려지거나 배경이 되는 나무에 촛점이 가버렸다는 이유로 비컷이 되었다고 하는데 솔직히 촛점이 살짝 빗나가기는 했지만 그것이 오히려 더 자연스러운 모습이어서 좋았다. 앞쪽의 가만히 앉아있는 고양이들의 사진과 제목들이 오히려 더 작위적인 느낌이어서 비컷이 더 좋았던 것일까?

 

그래도 저자의 글에서 '고양이 맑음'에 대해 다시 한번 읽어보니 사진의 느낌이 조금 달라지기는 했다. 고양이 섬이라고 알려졌지만 그렇다고 그곳이 고양이들의 천국이라는 뜻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해보게 했고, 작고 앙증맞은 이쁜 고양이들의 모습보다는 상처입고 털이 고르지 않은 고양이들의 모습에서 저자가 얼마나 고양이들을 사랑하는지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언제나 고양이들이 맑음,이었으면 좋겠다는 그 소망은 저자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소망이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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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번의 시공간 여행
콜린 스튜어트 지음, 이충호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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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의 인식이 그래서인지 자꾸만 열세번째의 시공간 여행,이라고하게 된다. 왠지 열세번째,라고 하면 전설처럼 전해지는 열세번째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라던가 아기 예수를 경배한 세명의 동방박사 말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네번째 경배자가 떠오르기 때문이었을까? '시공간 여행'과 어울리는 제목이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나의 오해와는 전혀 달리 이 책은 200여년의 전통을 가진 영국왕립연구소의 크리스마스 강연중 시공간과 천문학과 관련된 열 세개의 강의를 추려내어 편집한 책이다.

 

아무리 대중적인 강연이라고 하지만 내게 있어 과학분야의 강의는 관심이 많기는 하지만 쉽지도 않기 때문에 조금 망설여졌다. 하지만 많은 부분을 이해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타임머신, 칼 세이건, 우주에서 살아남는 법 같은 주제와 그나마 낯익은 강사의 이름을 보니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조금 더 크게 작용을 해 결국은 이해할 수 있는 부분까지만 읽어보자고 책을 집어들었다. 그런데 나의 이해력과는 별개로 이 책을 읽는 것은 재미있었다.

 

첫장을 읽을 때만해도 실제 크리스마스 강연을 했던 내용을 그대로 옮겨온 것이 아니라 그에 대한 해설이라는 것이 불만이었는데 조금 더 읽다보니 오히려 그것이 강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고, 무려 이백여년전의 과학이론은 당시 불완전하고 획기적인 것이었을지 모르겠지만 지금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조금은 고리타분하고 엉뚱한 이야기로 느껴질수도 있는 것을 강의 해설을 통해 제대로 인식하게 되는 느낌이어서 더 좋았다. 물론 현대에 가까운 강의일수록 강의 원문 자체가 궁금해지기는 했지만. - 예전의 강의는 원본조차 보관되어있지 않아 신문기사와 다른 자료를 참고해 편집하였고, 8장 이후의 강의는 영상이 있다고 하니 한번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 실제 유튜브에서 강의를 찾아 들어볼 수 있지만 영어로 된 강의를 제대로 알아들을 수 없는 문제가 있어 아쉬울뿐이다.

 

책의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천문학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고, 과학적 이론의 변화와 눈부신 발전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고 무엇보다 지금은 당연하지만 백년, 이백년전에 완전히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생각해낸 과학자들의 놀라운 업적에 대해서도 새삼 감탄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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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 야구 (무선) 웅진지식하우스 일문학선집 시리즈 5
다카하시 겐이치로 지음, 박혜성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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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스럽게,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 야구인 것이 감사하다. 처음 책을 접하고 첫장을 읽었을 때의 느낌은 딱 그런 것이었다. 이게 일본스러운 문학이라면 작품에 온통 넘쳐나는 은유의 향연을 이해못하고 있는 내가 조금은 다행이다 싶기도 한 그런 느낌. 하지만 문학이라는 것이 그 고유의 것을 담고 있는 한편으로 보편적인 것을 품고 있다고 생각하기때문에 그저 다행이라고만은 할수가 없다. 누군가처럼 책이 지루하고 재미없다고 말할수는 없지만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너무 많아 책읽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게다가 저자후기를 읽다가 이 책을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는 사람들이 공통으로 말하는 문제점이 '야구를 모른다'라는 것에 위안을 얻으려고 하는 찰나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야구를 잘 아는가? 그렇다면 더욱 즐겁게, 몰라도 더욱 줄거운, 그런 소설이 당신 앞에 놓여있다'라고 말하고 있어 사실 좀 당혹스러웠다. 왜 나는 즐기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책을 읽기 전 무척 기대하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읽어보지는 못했어도 책의 제목은 익히 들어 익숙했던 소설을 드디어 읽게 된다는 설레임도 있었다. 게다가 처음 책이 출판되었을 때 스포츠 분야로 분류되어 있었다는 이야기는 몇년 전에 읽었던 미국소설 '수비의 기술'을 떠올리게 했고, 진짜 야구 소설이면서 삶의 비유로 가득했던 그 이야기를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기에 더욱더 기대되었던 것이었는데.

 

장편소설인 줄 알고 첫장을 읽고난 후 진짜 좋은 훌륭한 야구선수가 된 소년의 성장 모습을 볼 수 있으려나, 하면서 둘째장을 펼쳤는데 순간 당황했다. 이 포스트모던같은 이해할 수 없는 문학작품이 더 압축된 표현으로 담긴 단편소설집이었다니!

어쨌거나 천천히, 천천히 읽기는 했지만 여전히 나는 잘 모르겠다.

 

"나를 포함해 모든 창조된 존재는 변화를 겪는다. 따라서 창조된 단자(볼)도 변화를 피할 수는 없다. 그 변화는 각각의 단자(볼)속에서 연속적으로 행해지며,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결국 단자(볼)의 자연적 변화는 내적 원리로부터 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외적 원인은 단자(볼)의 내부에 작용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알겠나? 라이프니츠 선생은 공이 변화하는 이유가 그 내적 원리에 있다고 말하는 거야"(85, 라이프니츠를 흉내내어)

 

어쩌면 내가 책을 다 읽은 척 흉내내면서 내가 뭐라고 떠들어대는지도 모르면서 이 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우아하고 감상적인' 야구와 삶의 은유를 감동적으로 읽을 수 있으리라 기대했는데 그와는 달리 시크하게 야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이야기들이 조금은 낯설다. 뭔가 알 수 있을 것 같기도 하지만 정확히는 모르겠다는 것이 진실이다. 조금 여유가 생기면, 내 마음이 감상적이지 않고 냉철함으로 야구에 집중하게 되었을 때 이 책을 다시 꺼내어 든다면 그때는 또 어떤 이야기를 읽을 수 있게 될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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