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계단 - 제47회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 밀리언셀러 클럽 29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 황금가지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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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은 옳습니까? 진정 평등합니까? 지위가 있는 사람이나 없는 사람이나, 머리가 좋은 사람이나 나쁜 사람이나, 돈이 있는 사람이나 없는 사람이나, 나쁜 인간은 범한 죄에 걸맞게 올바르게 심판받고 있는 것입니까?....
법률의 세계에는 일사부재리라는 원칙이 있습니다. 한 번 확정 판결을 받은 피고인은 두 번 다시 같은 사건으로 재판받을 일은 없다는 규칙입니다. 저는 이미 이 사건으로 상해 치사죄 판결을 받아 형에 복종했으니, 이제 아무도 이 살인죄로 저를 심판할 수는 없습니다. 남겨진 방법은 사형, 즉 사적인 형벌뿐입니다. ...
다만 이번 사건을 통해서 사형 私刑 을 허용해 버리면, 복수가 복수를 부르며 끝없는 보복이 시작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3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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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6-13 1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옳은게 있기나 할까?

chika 2006-06-13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윽~ ㅠ.ㅠ
(옳은것도 많다고 봐요. 만두언냐도 옳고오~! ^^)
 
그때 카파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 전설적 포토저널리스트 로버트 카파의 2차대전 종군기
로버트 카파 지음, 우태정 옮김 / 필맥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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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진 건 주머니 속의 동전 한 닢이 전부였다. 나는 동전을 던져 결정하기로 했다. 만약 앞면이 나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기필코 영국으로 갈 것이고, 뒷면이 나오면 <콜리어스>에 내 처지를 설명하고는 전도금을 되돌려 주리라.
공중으로 동전을 튕겨 올렸다. 결과는 뒷면이었다. 바로 그 순간이었다. 그까짓 동전에 나의 미래를 내맡길 수 없다는 생각이 든 것은.-10쪽

보도 사진가로 산다는 것과 다정한 마음을 잃지 않고 간직한다는 것이 서로 양립할 수 있는가에 대해 자문자답을 해 보았다. 병사들이 다치고 죽어가는 장면은 빠뜨린 채 그저 한가하게 비행장 주변에 앉아 있는 모습만 찍은 사진은 사람들에게 진실과는 동떨어진 세게를 보여주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전쟁의 실상을 제대로 보여주려면, 전사자와 부상자까지도 여과 없이 찍은 사진을 보여줘야 한다. 생각이 여기까지 이르자, 내가 감상에 빠지기 전에 그런 장면들을 한 통의 필름에 담아두길 잘했다는 판단이 섰다.-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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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넘어 2006-06-09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파의 책이군요. 스페인 내전 당시 공화군 청년이 총에 맞는 장면을 촬영한. 이 책 읽어 봐야겠습니다. 지금 마음의 여유는 없지만. 침 발라 놓고 갑니다 ^^*
 
기발한 자살 여행
아르토 파실린나 지음, 김인순 옮김 / 솔출판사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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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문은 양파 껍질을 벗기는 작업에 비유할 수 있었다. 거짓말의 껍질을 벗기고 나면 순백색의 진실이 드러나고, 양파 껍질을 벗기면 몸에 좋고 맛 좋은 양파 살이 모습을 나타낸다. 두 경우 모두 껍질을 벗기는 사람은 눈물을 흘린다........
삶은 그런것이다. 결국에 양파는 잘게 썰려서 버터에 볶아진다.
....(중략).... 용감하게 양파 껍질을 벗기던 사람은 의자에서 미끄러져 떨어졌다. 담뱃불이 손가락을 태웠고, 입에서 피가 쏟아져 나왔다. 반장은 이제 끝장이라고 생각했다. 왠지 마음이 홀가분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을 필요가 없었다. 죽음은 알아서 수확을 거두어 간다.-328-3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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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은 잠들다
미야베 미유키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5월
구판절판


"마음이 놓여-. 그렇게- 자연의 엄청난 힘을 보고 있으면. 나 같은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하찮은 존재라는 걸 깨닫게 되니까. 나는 이따금 내가 무척 대단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다른 사람의 생각을 뭐든 알 수 있으니까. 스스로 선택받은 인간이라고 생각하게 되지. 그런 생각이 드는 건 정말 싫은데."

-325쪽

"마음속에 잔뜩 숨겨져 있는 원석 말이야. 그 사람의 마음을 이루고 있는 원석. 그것만으로는 완전하지 않지. 그 사람이 그것을 꺼내 갈고닦지 않으면....... 이젠 갈고 닦거나 꺼낼 일도 없어진 원석이었던 거야"
"때문에 섣불리 과거를 들춰내거나 하면 오히려 그 사람이 혼란스러울 것이다. 그걸 깨닫게 된 거지"(327)

-327쪽

<농아들에게 수화를 가르치죠. 미도리 유치원은 그런 아이들을 정상인 아이들과 함께 가르칩니다. 아주 드문 일이죠>

사실 '정상'이라는 말은 마땅치 않은 표현이다. 정신이 썩은 인간이라도 사지만 멀쩡하면 '정상'이라는 얘기니까
-349쪽

"이따금 이런 생각을 합니다. ... 어쩌면 우리는 정말로 자기 자신 안에 용을 한마리 키우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고요. 상상도 할 수 없는 능력을 갖춘, 신비한 모습의 용을 말이죠. 그 용은 잠들어 있거나, 깨어 있거나, 함부로 움직이거나, 병들어 있거나 하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용을 믿고, 기도하는 것 정도가 아닐까요? 부디 나를 지켜주세요, 올바르게 살아갈 수 있기를, 내게 무서운 재앙이 닥치지 않게 되기를, 하면서요. 그리고 일단 그 용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그 다음에는 떨어지지 않으려고 매달리는 게 고작이겠죠. 하지만 역시 마음대로 조종할 수는 없을지도 모릅니다. 어쩔 수가 없는거죠."
-388쪽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그러기 위해 살아가는 게 아닐까? 마음이 편치는 않은 일일지 모르지만, 그래도 1년에 한 번 정도는 이렇게 밤중에 혼자 그런 생각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야, 분명히"-47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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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6-06-01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실과 비현실, 합리와 불합리는 아주 잘 어우러진 형태로 공존한다. 영원히 교차할 일이 없는 철길과도 같다. 우리는 그 양쪽에 바퀴를 얹고 달리고 있다. 그래서 철저하게 현실적이어야 할 정치가가 무당에게 점을 보거나, 현실을 초월해야 할 종교가가 세금을 안 내려고 머리를 쥐어짠다. 인텔리전트 빌딩을 지으면서도 심각한 얼굴로 고사를 지낸다. 합리의 레일 쪽으로 너무 기울어지면 냉혈한이 되고, 불합리의 레일로 기울어지면 광신도가 된다. 그리고 결국에는 어느 지점에선가 탈선하게 되어 있다.(72-73)

생각할거리가 많았던 책이다.

물만두 2006-06-01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다니까~

비로그인 2006-06-01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말씀에 한표~!
 
안녕, 오즈
요헨 틸 지음, 정지현 옮김 / 낭기열라 / 2006년 5월
절판


나도 내 안에 숨어 있는 것을 찾아낼 수 있다면 좋겠다. 그리고 낯선 사람에 대한 수줍음도 꼭 떨쳐버리고 싶다. 정말이지 너무나도 지독한 수줍음!-18쪽

어쩌다 이렇게 된 것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예전부터 낯선 사람들을 대할 때면 이처럼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는 그냥 포기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나 자신에 신물이 나서 뭔가 꼭 조치를 취하고 싶다. 이상한 건 예전에 다니던 중고등학교나 지금 다니는 대학교에서 어떤 공적인 일을 할 때는 별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아마도 해야 하니까, 피할 길이 없으니까 그런 것 같다. 그래서 낯선 사람들에 부대낄 수밖에 없고 아무에게도 말을 걸지 않으면 굶어 죽을 수밖에 없는 곳으로 아주 멀리 가버리자고 결심한 것이다. 나는 사자 머리를 한 양철 허수아비다. 그러니까 오즈로 가야한다.-19-20쪽

나는 이름을 야자수에 새기거나 화장실 벽에 쓰지도 못했다. 멍청한 짓이란 건 알지만 뭔가를 남기고 싶다. 남들 보라고 하는게 아니라 나를 위해서. 케언스에서 여행을 '첫 경험' 하면서 잃어버린 나의 '여행 순결'을 기념하기 위해서. 물론 그것과의 이별을 슬퍼하진 않을 것이다. 잃어버릴 순결은 아직 얼마든지 있으니까. 순결을 용기만큼이나 쉽게 잃어버릴 수 있다면 내 문제는 반으로 줄었을 텐데. 순결은 무지다. 그리고 나는 무식한 채로 죽고 싶지 않다.-1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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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6-05-24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 오즈.
'여행을 통한 성장'이라는 오랜 주제를 재치있게 변주한 코믹청춘소설, 이라는 것은 이 책을 읽지 않고서는 공감할 수 없는 말이다. 그리고 왜 '오즈'로의 여행인지도.
안녕, 오즈.... 상큼, 은 아니고 다른 표현이...하며 책을 봤는데 '경쾌한 문체'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온다. 정말 소심쟁이, 수줍음쟁이 루카스의 오즈 여행기는 깔끔하고 경쾌하게 그려져 있다. 그리고 번역표현이 정말 맘에 든다. 독어도 모르고 원작의 느낌도 모르면서 이런 얘길 한다는 것 자체가 웃기는 얘기일지도 모르지만. 깔끔한 문장과 대화를 읽다보면 책의 경쾌한 문체,가 느껴지기때문에 번역하신 분이 꼼꼼히 잘 옮겼네 라고 생각하게 된다.
아, 쓰다보니 책에 대한 느낌들이 스멀스멀 기어나오네. 댓글로 쓰기엔 길고 리뷰로 쓰기엔 짧은. ;;;;;

해적오리 2006-05-24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정말 야하지?

chika 2006-05-24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정말 야한거면 사립학교 아이들은 포르노 ㅜㅡ,,,,,, /꾸웩!

해적오리 2006-05-24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만에 읽은 야한 책이어신디...
나의 기준이 넘 엄격한가?
헌디 언니는 영성 서적만 읽을 거 닮은디 책 읽는 종류가 꽤 다양해얘..

chika 2006-05-25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한티서 잡식성을 빼면 남는게 없댄허난~ ;;;;

산사춘 2006-05-25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낭기열라에서 책이 또 나왔군요! 무엇보다도 야하다니 더 끌리는구만요.

chika 2006-05-25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사춘님~ 꼭 읽고 리뷰 올려주세요! 아주 멋진 리뷰가 나올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