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이렇게 된 것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예전부터 낯선 사람들을 대할 때면 이처럼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는 그냥 포기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나 자신에 신물이 나서 뭔가 꼭 조치를 취하고 싶다. 이상한 건 예전에 다니던 중고등학교나 지금 다니는 대학교에서 어떤 공적인 일을 할 때는 별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아마도 해야 하니까, 피할 길이 없으니까 그런 것 같다. 그래서 낯선 사람들에 부대낄 수밖에 없고 아무에게도 말을 걸지 않으면 굶어 죽을 수밖에 없는 곳으로 아주 멀리 가버리자고 결심한 것이다. 나는 사자 머리를 한 양철 허수아비다. 그러니까 오즈로 가야한다.-19-2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