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오즈
요헨 틸 지음, 정지현 옮김 / 낭기열라 / 2006년 5월
절판


나도 내 안에 숨어 있는 것을 찾아낼 수 있다면 좋겠다. 그리고 낯선 사람에 대한 수줍음도 꼭 떨쳐버리고 싶다. 정말이지 너무나도 지독한 수줍음!-18쪽

어쩌다 이렇게 된 것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예전부터 낯선 사람들을 대할 때면 이처럼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는 그냥 포기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나 자신에 신물이 나서 뭔가 꼭 조치를 취하고 싶다. 이상한 건 예전에 다니던 중고등학교나 지금 다니는 대학교에서 어떤 공적인 일을 할 때는 별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아마도 해야 하니까, 피할 길이 없으니까 그런 것 같다. 그래서 낯선 사람들에 부대낄 수밖에 없고 아무에게도 말을 걸지 않으면 굶어 죽을 수밖에 없는 곳으로 아주 멀리 가버리자고 결심한 것이다. 나는 사자 머리를 한 양철 허수아비다. 그러니까 오즈로 가야한다.-19-20쪽

나는 이름을 야자수에 새기거나 화장실 벽에 쓰지도 못했다. 멍청한 짓이란 건 알지만 뭔가를 남기고 싶다. 남들 보라고 하는게 아니라 나를 위해서. 케언스에서 여행을 '첫 경험' 하면서 잃어버린 나의 '여행 순결'을 기념하기 위해서. 물론 그것과의 이별을 슬퍼하진 않을 것이다. 잃어버릴 순결은 아직 얼마든지 있으니까. 순결을 용기만큼이나 쉽게 잃어버릴 수 있다면 내 문제는 반으로 줄었을 텐데. 순결은 무지다. 그리고 나는 무식한 채로 죽고 싶지 않다.-1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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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6-05-24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 오즈.
'여행을 통한 성장'이라는 오랜 주제를 재치있게 변주한 코믹청춘소설, 이라는 것은 이 책을 읽지 않고서는 공감할 수 없는 말이다. 그리고 왜 '오즈'로의 여행인지도.
안녕, 오즈.... 상큼, 은 아니고 다른 표현이...하며 책을 봤는데 '경쾌한 문체'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온다. 정말 소심쟁이, 수줍음쟁이 루카스의 오즈 여행기는 깔끔하고 경쾌하게 그려져 있다. 그리고 번역표현이 정말 맘에 든다. 독어도 모르고 원작의 느낌도 모르면서 이런 얘길 한다는 것 자체가 웃기는 얘기일지도 모르지만. 깔끔한 문장과 대화를 읽다보면 책의 경쾌한 문체,가 느껴지기때문에 번역하신 분이 꼼꼼히 잘 옮겼네 라고 생각하게 된다.
아, 쓰다보니 책에 대한 느낌들이 스멀스멀 기어나오네. 댓글로 쓰기엔 길고 리뷰로 쓰기엔 짧은. ;;;;;

해적오리 2006-05-24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정말 야하지?

chika 2006-05-24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정말 야한거면 사립학교 아이들은 포르노 ㅜㅡ,,,,,, /꾸웩!

해적오리 2006-05-24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만에 읽은 야한 책이어신디...
나의 기준이 넘 엄격한가?
헌디 언니는 영성 서적만 읽을 거 닮은디 책 읽는 종류가 꽤 다양해얘..

chika 2006-05-25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한티서 잡식성을 빼면 남는게 없댄허난~ ;;;;

산사춘 2006-05-25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낭기열라에서 책이 또 나왔군요! 무엇보다도 야하다니 더 끌리는구만요.

chika 2006-05-25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사춘님~ 꼭 읽고 리뷰 올려주세요! 아주 멋진 리뷰가 나올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