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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세 14억, 젊은 부자의 투자 일기
조상훈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03년 10월
평점 :
절판
신입사원 때, 나는 참 "이상한" 사고방식을 갖고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그 때 난 "회사=대학원"이라고 생각했다.
무역/국제통상 이런 대학원에서 지루한 강의를 들으며 공부를 하는 것 보다, 훨씬 더 많이 배운다고 생각했다.
회사와 대학원의 차이를 그 때는 이렇게 생각했다.
회사 - 훨씬 더 많이 배우면서 돈을 받는다.
대학원 - 지루한 강의를 들으면서 돈을 낸다.
회사를 "돈 받으면서 다니는 대학원"으로 생각하니,
월급이 무슨 선물처럼 느껴졌다.
대학원은 한 학기에 몇백만원씩 내야 하는데
대학원 안 다니고 훨씬 더 많이 배우니까 돈 굳힌거라 생각했고,
그러니까 등록금 만큼은 써도 된다 생각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어이 없고 기가 막힌 논리지만
그때는 나름대로 진지했다.
그래서....월급을 아낌 없이 펑펑 썼다.
계절마다 브랜드 정장을 몇벌씩 사고, 구두에 핸드백에 온갖 악세사리에....
저축은 할 생각도 안했다. 돈을 모아야 한다는 필요성 자체를 느끼지 못했다.
한마디로....아무 생각이 없었다.
<33세 14억, 젊은 부자의 투자 일기>의 저자 조상훈은 90학번.
95년. 조상훈은 갓 임관하고 보직을 받은 신출내기 소위였다.(학사장교)
" 이제 갓 임관하고 보직을 받은 신출내기 소위에게 무엇보다 재정적인 면은 너무 취약했다.모은 돈이 있을 리 없고,수당까지 다 합쳐야 연 800만 원밖에 되지 않는 수입으로 누구를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이 두려웠다."(p16)
이런 "두려움"으로 조상훈은 결혼 한 달을 앞두고 도망쳤다.
누구를 평생 책임진다는 것이 너무나 두려워서...
"부자가 되고 싶었다.그것도 하루라도 빨리 부자가 되고 싶었다.그래서 다시 또 소중한 사람을 내가 준비되지 않아서 보내야 하거나 도망치는 경우를 겪고 싶지 않았다."(p19)
조상훈은 부자가 되겠다는 "절실한 필요"를 느꼈다.
온통 그 생각 뿐이었다.
그래서 아끼고 저축해서 돈을 모으고, 공부하고, 투자를 했다.
얼마 전까지 나는 내가 이재에 밝지 못하다고 생각했다.
이재에 밝고 재테크에 능한 사람들은 선천적으로 타고 나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건.... 너무도 잘못된 생각이었다.
조상훈과 나의 차이점은
조상훈은 부자가 되겠다는 "절실한 필요"를 일찍 느낀거고,
나는 돈을 모아야 한다는 필요를 그 당시에 느끼지 못했던 거다.
지금은?
절실히...느낀다.
그래서 이런 책도 읽게 되었다.
정신을 좀 일찍 차렸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이런 생각을 하지만,
후회는 소용 없는 일.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저축하고,공부하고, 투자해야지...하고 불끈 결심한다.^^
투자를 잘 하는 사람들이 다 그렇듯이,
조상훈도 정말 공부 열심히 했다.
"어떤 투자를 하게 되더라도 반드시 해당 분야 책을 세 권 이상은 읽고 덤벼들었다.아무리 시간이 없어도 꼭 그렇게 했다.적어도 내 판단 기준에는, 설사 기회를 놓칠지언정 그 분야에 대해 다룬 책을 먼저 읽어보지 않고서는 시작할 수 없는 것이다."(p67)
"장담하건대,책을 읽지 않으면서 부유해지고 싶다고 말하는 것은 모순이다.엄청난 독서량을 내뿜으면서 책만 붙들고 있으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적어도 관심 분야의 책을 손에 들 만한 겸손함이 필요하다.나보다 잘난 사람이 썼다는 그 이야기를 겸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p68)
이 책은 구체적인 투자기법을 설명하지 않는다.
주식을 사라,집을 사라,땅을 사라,상가에 투자하라 이런 말을 하지 않는다.
다만, 조상훈이 했던 투자의 실례들을 보면서,
조상훈의 투자 과정들을 보면서
투자란 이렇게 하는 거구나...배울 수 있다.
특히, 정말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는 걸 확실히 배울 수 있다.
사족) 이 책은 중요한 부분이 빨간색으로 써 있다.
심지어 아주 중요한 부분은 빨간색+큰글씨로 써 있다.
무슨 학원 교재도 아니고 읽기에 오히려 방해가 된다.
읽는 사람에 따라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다르다.
왜 이랬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