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친하게 지내는 또래 대리 P가
요즘 슬럼프에 빠졌다고 고민을 말했다.
어제 오랜만에 출근한 난
시차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일에
축 늘어져 있었다.
그래도 슬럼프에 빠졌다며 한숨 짓는 P에게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아
딴에 생각나는대로 말했다.
"있쟎아...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고 싫지? 그치?
그럴 때 5분만...5분만...하고 계속 누워 있으면
시간은 시간대로 가고 잠은 잠대로 못 자쟎아.
그럴 때 미친 척 하고 벌떡 일어나서 샤워를 하면
기분이 좋아지쟎아.
슬럼프도 그렇게 잠에서 깨는 것처럼 벌떡 일어나서 나와봐.
축 늘어져 있다가도,
도저히 못 일어날 것 같다가도,
샤워를 하면 개운해 지는 것 처럼
미친 척 하고 한번 기분을 up시켜 봐."
말이 되는건지...?
착한 P는 "고마워.힘이 되었어.일해!" 하며 어깨를 툭툭 치고 갔다.
오늘 아침....
도저히 일어나기가..... 너무도... 힘들었다.
5분만....5분만....하며 5분 단위로 계속 울리는 핸드폰을 부여잡고
침대에 축 늘어져 있었다.
그러다 겨우 겨우 일어났을 때,
어제 내가 P한테 한 말이 생각나 웃음이 나왔다.
미친 척 하고 일어나 샤워를 하면 기분이 좋아지쟎아?
참....그걸 누가 모르나....
그건 누구나 알고 있다.
미친 척 하고,
힘들지만 벌떡 일어나 샤워하면 된다는 것을....
하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는 것을....
아는 것과 하는 것은 다르다.
그런데 슬럼프에 빠졌다고 한숨 짓는 P에게
그런 교장 선생님 훈화 말씀 같은 말을 했으니...
P한테 밥이라도 한끼 사줘야 겠다.
삼계탕 같이 영양가 높은 걸로....쓸데 없는 말 대신.
어제 그런 맹한 말을 듣고
"고맙다"고 말한 P.
고민을 나누어줘서 고마워.
힘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