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없다 1
전여옥 지음 / 푸른숲 / 1997년 7월
평점 :
품절


이 책...왜 아직 절판이 안되었는지 모르겠다.

전여옥 본인도 절판을 원하지 않을까?
아무리 자기가 쓴 책이지만 쩍 팔릴 것 같다.

아무리 연금처럼 받아 챙기는 인세가 좋다지만,
이런 책을 써 놓고 쩍 팔리지 않는다면
전여옥은 분명 문제가 있는 사람이다.

2년 전 일본 관련 업무를 맡고 일본 출장을 자주 다니게 되면서,
일본어를 배우고 또 일본관련 서적들을 읽으면서,
전여옥의 그 유명한(?) <일본은 없다>가 어떤 책인지 궁금했다.

전여옥은 또라이인가? 아니면 마케팅 천재인가?

이런 자극적인 책 내면 분명히 팔린다.그것도 대박난다.
(그러니까 10년도 넘게 팔리고 있지만...)
그리고 유명해진다.
논리고 뭐고 반일 정서에 힘입어 한 인기 얻을 수도 있다.

책의 대박과 유명세를 노리고 일부러 이런 책을 냈다면 차라리 안심이다.

그런데...그런데...
이 책의 내용이 정말 전여옥이 생각하는 그대로라면
이건 정말 큰 일이다.
대한민국 최대야당의 대변인이 이렇게 논리도 논거도 없이
무작정 자기 감정을 내뱉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고 궁금한 점 몇가지.

1. 전여옥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 이 책을 읽으며 정말 혼란스러웠다.
전여옥은 거듭 되풀이해서 자신을 "센 여자", "드센 여자"라고 말한다.
또 메트로폴리탄, 세계화 이런 말을 한다.

그런데....
아무리 10년 전에 쓴 책이라지만
이해가 안되는, 이해 할 수 없는 표현들을 하고 있다.

굳이 서양사회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남편이 아닌 남자에게 보석을 받는 여자는 창녀밖에 없다는 것이 정설이다.(p30)

일본 여자들이 명품을 좋아하며,
크리스마스에 샐러리맨들이 여자친구 선물을 사려고
티파니나 미키모토가 터져나간다는 점을 비난하며 쓴 글이다.

아....어떻게 이렇게 비약을 할 수가 있나?
크리스마스 선물로 티파니나 미키모토에서 비싼 선물을 사는게 사회적 현상이라면 그건 "과소비"와 관련된 문제일 수 있겠다.

그런데...여기서 "창녀"가 왜 나오나?
남자친구한테 티파니에서 반지 선물 받으면 창녀인가?
아무리 일본을 싸잡아 비난하고 싶다 하더라도,
비약이 너무 심하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면 이런 비약이 한두군데가 아니다.

한국에서는 자신의 남편과 아버지가 아니고는
술을 따르지 않는다는 설명을 뭐 그런 장소에서까지 할 필요가 있나 싶었다.
(p168)

일본 사람들과 술을 마시다가
옆에 사람들이 다 서로의 술잔을 챙기며 첨잔을 계속 해주자
받아 마시기만 하며 한 말이다.

그 후, 술자리를 같이 한 사람들로 부터
"교양이 없다"는 말을 듣자 전여옥은 불끈하며 말한다.

"한국 여자들은 너희나라 여자들처럼 아무한테나 술을 따르지 않아.교양없이...."

아...정말 놀랍다.
어떻게 메트로폴리탄,세계화, 페미니스트...이런 좋은 말은 자기한테 다 갖다 쓰면서 이럴 수가 있나....

일본사회의 보수성과 폐쇄성에 대해서는
입에 거품을 물고 비난하면서
정작 자신은 이런 해괴한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 일본 여자들을 아무한테나 술 따라주고, 술집 나가는걸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고...어쩌고 하며 비난한다.

도대체 전여옥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2. 그럼 한국도 없나?

전여옥은 여러가지로 일본을 비난한다.

일본 여자들이 명품을 너무 좋아한다고...
신용카드로 24개월 할부를 해서 핸드백을 산다고...
돈도 없이 명품을 사들이는 신용 불량자들이 많다고....

그래서 일본은 없다고 말한다.
그럼....한국도 없나?

가령 지하철을 타면 20대 젊은 직장여성은 정말로 거짓말 안보태고 다섯명 가운데 세 명 정도가 '루이비통'이라는 프랑스 상표의 값비싼 핸드백을 들고 있다.(p203)

10년 전 한국은 루이비통 "이라는" 프랑스 상표라고 설명해야 했던 시절이었나 보다.

그런데...지금 한국은?
짝퉁이건 뭐건 루이비통 지갑이라도 다 하나씩 있다.
신용불량? 국가적인 문제다.

그래서 "일본은 없다"고 말하는
황혼 이혼, 이지매, 영화의 폭력성, 집단 행동(자살 site 등)은
지금의 한국에서 다 만연된 문제다.

그럼 한국도 없는가?
눈에 보이는 현상만으로 그렇게 한 나라를 폄하할 수 있는가?

3. 아직도 마음에 드는지?

이 책을 쓴 이유에서 전여옥은 이렇게 말한다.

그리고 내 스스로 이 책이 내 마음에 든다고 말한다.왜냐하면 이 책은 바로 '오기에 찬 한국인', 바로 내 자신이기 때문이다.(p7)

궁금하다. 아직도 이 책이 마음에 드는지...쩍 팔리지 않은지...

불행한 사실은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리지 않고 샀다는 것이고,
다행인 사실은 이 책을 "헌책방"에서 샀다는 거다.(한권 2천원)
걱정이 되는 사실은 사는 김에 2권도 샀다는 것이다.

고민이 된다. 2권을 읽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저질 드라마를 짜증난다고 마구 욕하면서도
다음회에 어떻게 될까 궁금해 하는것 처럼
2권은 또 어떤 황당한 내용인지 궁금하다.

2권 책 날개를 보니
최보은이 칭찬 일색인 "추천사"를 썼는데,
10년이 지난 지금 최보은은 아직 전여옥을 지지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강유원이 말했다. 복거일에게 필요한건 논술 선생님이라고...
전여옥 의원께도 논술 선생님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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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5-08-29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진짜 아직 이 책이 절판 안됐네요? 신기신기 +_+

바람돌이 2005-08-29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아직도 이 책이 팔리고 있다는 말인가요? 웃기는 대한민국...^^

글샘 2005-08-29 0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거일은 오히려 귀여운 쪽에 속하지 않을까요? 꼴통이지만 리버럴리스트로서 너무 우리말에만 얽매이지 말자는 주장은, 우리 나라 사람들의 맹목적 애국심에 충분히 손상을 줄 수 있었지요.
전여옥은 논술이 문제가 아니라, 선생님이 문제가 아니라... 제가 보기엔, 저런 경우를 지도 불능 학생이라 할 만합니다. 일본의 미래가 없는 것이 아니라, 전여옥의 미래가 없는 거죠.

오렌지향 2005-08-29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여옥이라는 여자가 국회의원이라는 것이 "전"짜만 들어도 심기가 불편합니다.(좋은말로 하면)

코마개 2005-08-29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원 동기 중에 저 책을 보고 전여옥이 정말 리버럴 하고 페미니스트여서 반했다고 하는 사람을 봤죠. '헉스'했습니다. 그 말을 한 사람도 딱 전여옥 스타일 이었거든요.

로드무비 2005-08-29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거 아세요?
그나마 전여옥의 책 중에 저게 제일 낫다는 거?
결혼하고 나서 낸 책들 보면 더, 더, 더 골때립니다.

moonnight 2005-08-29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은 담부터는 전여옥이란 이름도 듣기 싫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할 말 없게 만듭니다. 정말 쩍팔리고 골때리는 책이죠? ^^;;

2005-08-29 16: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벌식자판 2005-08-29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들을 보는 행위 = 스스로를 자학하는 행위

아직 2권을 않보셨다고 했죠? 보지 마세요.

이것들이 "책"이면... 담배는 불로초입니다.

식후장초, 불로장생~~~

kleinsusun 2005-08-30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벌식 자판님, 웃겨, 웃겨, 넘 웃겨요.우하하하.
이 책들을 보는 행위 = 스스로를 자학하는 행위.
맞는 말이네요. 이 책 읽으면서 스트레스 엄청 받았어요.
정말 예리하고 또 재미있네요.

kleinsusun 2005-08-30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oonnight님, 네...정말 쩍팔려요.이런 책이 10년 넘게 팔리고 있는 것도 넘....차라리 슬프다고나 할까...

로드무비님, 아니....이것보다 더 골때리는 책이 있단 말이예요??? 헉...

강쥐님, 그 대학원 동기란 사람.....참...좋은말로 엽기적이네요.
리버랄 뜻이 바꼈나? 영어사전을 찾아봐야 겠어요.ㅋㅋ

오렌지향님, 원래 싫어하긴 했지만 이 책을 읽으니 현기증이 나요. 이 책이 아직도 팔리고 있다니 참...

kleinsusun 2005-08-30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샘님, 아하.... 선생님 100명이 개인지도를 해도 어쩔 수 없는 지도불능학생.정말 적확한 표현이예요. 헌책이 사서 그나마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ㅋㅋ

바람돌이님, 이거 읽고 감동한 사람들도 있다는데요.헉...

야클님, 좋은 책들은 일찍 절판되어서 헌책방을 찾아 헤매야 하고...이런 책은 참...
푸른숲한테 실망했어요.

2005-08-30 17: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mizz 2005-09-26 0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고 상당히..
이런 분이 페미니스트라는 말을 듣는다면, 슬프지요..

kleinsusun 2005-09-26 0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izz님, 안녕하세요.
네...슬프기도 하고...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말하는게 웃기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