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출근 길에 신문을 읽다가
전도연이 칸 여우 주연상 트로피를 들고 있는 사진을 보니
가슴이 짜~안 한 것이 울컥하기 까지 했다.
전도연의 친구라도 되는 것처럼.

내가 신입사원이었을 때, 그러니까 97년,
전도연은 <접속>으로 영화에 데뷔했다.

그 때는 PC 통신이 한참 인기였고,
전도연과 한석규 주연의 <접속>은
주제가였던 Sarah Vaughan의 [Lover's concerto]가
서울의 모든 카페와 길거리 리어카에서 울러 퍼질 만큼 인기였다.

그 후 <약속>, <해피 엔드>,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인어공주>, <너는 내 운명> 등 쉬지 않고, 꾸준히 영화를 해 왔다.

<약속> 같이 "이래도 안 울래?"하는 신파의 극치, 허접한 영화도 있었고
<해피 엔드> 같은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는 영화도 있었고,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같은 잔잔한 소품 같은 영화도 있었다.

어쨌거나 전도연은 재벌 또는 재벌의 방계와 결혼해서
활동을 중단했다가 이혼 후 컴백을 한다거나,
쌩뚱 맞게 가수로 데뷔한다거나,
쇼 오락프로 패널로 출연한다거나 하지 않고
쉬지 않고, 꾸.준.히 영화를 해 왔다.

10년간 꾸준히 성장해가는 동갑내기 전도연을 지켜보면서
웬지...동지의식(?) 같은 걸 느꼈다.
지치지 않고, 외도하지 않고 꿋꿋하게 한 길을 파는 그녀에게!

2007년, 97년 <접속>으로 데뷔한지 10년만에
전도연은 10번째 영화 <밀양>을 찍었고,
10번째 영화는 그녀에게 칸 여우 주연상이라는 커다란 선물을 줬다.

칸 트로피를 거머쥔 전도연의 모습에 그토록 가슴이 뻐근했던 건
언제나 품고 있었던 나의 믿음, 꾸준함은 힘이 세다! 를 그녀가 보여 줬기 때문이다.

꾸준함은 재능 보다 힘이 세다...고 나는 믿는다.
작년에 알게 된 노동자 화가 S는
자신이 매일 아침 외우는 말을 전시회 도록과 함께 메일로 보내 줬다.
"재능이란 자기 자신과 자기의 힘을 믿는 것" (화가 고르키가 한 말이란다.)

꾸준함을 이기는 자산은 없다.(그렇게 믿는다.)
그 어떤 재능도, 그 아무리 대단한 부모의 빽도...

힘들다고 투덜대지 말고,
당장 눈에 보이는 보상이 없다고 좌절하지 말고,
남들과 비교하며 안달하지 말고,
꾸준히....꾸준히 가야지.
때로 힘들 때는 버티기 전략으로!

Go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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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7-06-04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go go~~~ 전도연 참 멋진 배우임을 새삼 느낍니다. 진정한 배우지요~
저 다요트 시작했구 3킬로그램 감량했습니다. go go!

글샘 2007-06-04 0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하는 일을 한다면, 재능 이상의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자기 자신에게 늘 불만이고, 불안해하기 쉬운 것이 재능없는 사람들의 특성이죠.
자기를 믿는 것, 그리고 뒤돌아 보지 않고 매진하는 것. 그것이 정말 큰 재능 중의 하나 아닐까요? 99%의 노력을 할 수 있는 독한 뚝심같은 것. 세실님은 그 뚝심을 가지신 분이군요. ㅎㅎㅎ 모두모두 고고 합시다.!!

프레이야 2007-06-04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꾸준함을 이기는 자산은 없다. 저를 위한 경구로 알고 기분 좋은 하루 시작할게요.
수선님도 좋은 하루! 님, 스킨이 참 멋져요. 우아한 포인트벽지 같아요. ^^

사마천 2007-06-04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꾸준한 노동자 화가라고 하니 고흐가 떠오르네요 ^^

blowup 2007-06-04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들이 고작 책을 읽으며 남의 인생을 더듬어 보는 동안,
배우들은 빙의처럼 남의 인생을 살아 보니.
성숙해지지 않는 것이 이상하겠죠?
네이버에서 본 이동진의 전도연 인터뷰가 꽤 재미있었습니다.
전도연 씨의 대답들이 참 영리하면서도 깊더군요.
꾸준함은 없던 재능도 만들고, 게으름은 있던 재능도 갉아먹는 것 같아요.

혜덕화 2007-06-04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 그녀의 결혼 소식을 듣고 혼자 말했습니다. 어찌 전도연 뿐이겠습니까? 세상의 모든 커플들이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 세상의 모든 싱글들도 씩씩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 오지랖 넓은 아줌마의 생각이랍니다. ^^

2007-06-07 15:4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