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
벵하민 라바투트 지음, 노승영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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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당신은 언제 가장 외로움을 느끼는가?


나의 경우로만 한정해서 말하자면 설명할 수 없는 것을 설명해야 할 때. 비슷하게 다시 풀면, 이해시킬 수 없는 것을 이해시키고 싶을 때. 곁에 사람이 있고 없고와 상관 없이, 어쩌면 이해가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기대가 있을 때 더욱더. 그러므로 기대를 지워버리면,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대상을 저리 치워버리면 나는 외롭지 않을 수 있다. 정말로 내가 외로웠던 순간은 숱한 소통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거의 완벽하게 몰이해 당했던 경험들이다. 의도적인 배척과 은근한 차별의 경험보다 더 입맛을 쓰게 했던 것은 나를 이해할 생각이 전혀 없는 채로 던져지는 질문들에 전전긍긍하며 대답을 내놓으려던 스스로의 모습이다.


“(120) 하지만 청중에게 원자에 대한 자신들의 관념을 버리라고 요구하는 젊은이에게 귀를 기울이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누구도 그가 보는 것처럼 보고 싶어하지 않았다.* 하이젠베르크가 슈뢰딩거의 이론을 반박하는 내용으로 칠판을 채우기 시작하자 사람들이 그를 계단위로 떠밀어 강의실 밖으로 내쫓았다. 그의 요구는 지나친 것이었다. 물질의 가장 작은 차원을 바라보는 데 왜 과학자들이 상식을 버려야 한단 말인가? (…) *하지만 하이젠베르크는 그들이 전부 틀렸음을 알고 있었다.* 전자는 파동도 입자도 아니었다. 아원자 세계는 그들이 이제껏 알고 있던 그 무엇과도 달랐다. 이것은 그에게 절대적으로 확실한 사실이었다. 확신이 어찌나 깊던지 말로 표현할 수조차 없었다. 무언가가 그에게 드러났기 때문이었다. 어떤 설명도 허락하지 않는 무언가가. 하이젠베르크는 사물의 심장에 있는 시커먼 핵을 엿보았다. 이 모습이 진짜가 아니라면 그의 모든 고통은 헛된 것이었을까?”


그런가하면 동시에 당신은 또 언제 가장 충만함을 느끼는가?


여기에 대해서도 나는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도통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은 문제들을 이해할 수 있어 졌을 때. 혹은 이해 받을 수 없는 상황을 마치 이해 받은 것 처럼 느꼈을 때. 내 삶과 경험이 가진 고유한 불가해함을 ‘알 수 없음’의 통째(그것은 양자의 운동방식?!?ㅋ)로 존중받는 어떤 순간적인 경험, 그런 인격과 태도를 갖춘 인간을 만났을 때. (난 그것이 우리가 애써서 공유 해야하는 태도로서의 이해understand라고 생각한다.) 그럴 때 나는 충만해지고 인생은 살아볼만 하다고까지 생각한다.


“(216) 스승의 머릿속에서 기어가 딸깍거리며 생각을 갈아 정수를 추출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그가 다가가자 보어는 이 짝지은 성질들이 방금 말한 두 가지 변수에만 해당하느냐고 물었다. 하이젠베르크는 숨을 헐떡거리며 아니라고 했다. 전자가 어떤 상태에 머무르는 시간과 그 상태에서 가지는 에너지를 비롯하여 양자적 실재의 여러 측면을 좌우한다고 설명했다. 보어는 이 관계들이 물질의 모든 수준에 존재하는지, 아원자 영역에만 존재하는지 물었다. 하이젠베르크는 이 관계들이 전자에 대해서는 자기 두사람만큼 참이지만 거시적 대상에 미치는 효과는 미미한 반면에 하나의 입자에 미치는 영향은 어마어마하다고 단언했다. 하이젠베르크가 자신의 새 개념을 뒷받침하는 수학적 근거를 적어둔 종이를 꺼내 건네자 보어는 눈밭에 앉아 읽었다. 하이젠베르크에게 영원처럼 느껴진 시간 동안 보이는 말없이 계산을 검토했으며, 다 끝나자 일어나는 것을 도와달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추위를 떨치려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


직관과 열정이 탁월해 “(95)심장의 심장”을 알아버린 소설 속 과학자들은 심연과도 같은 고독과 “(123)종교적 환희”와도 같은 찰나적 이해의 경험들 사이를 부지런히 오고가며 조증과 울증을 반복한다. 그러한 수학-물리학적 지적 희열의 세계는 “(251)밤의 정원사”가 말하는 것 처럼 평범한 “(252)일반인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종류의 것임이 분명하고, 에지간한 정신력과 자아존중감을 갖추지 못하면 “특이점”에 잡아먹혀 내면과 정신세계마저 “찢어발겨”질지 모르는 위험함이 두려워 난 감히 건네다 보고 싶지도 않지만. 


그러나 이 책은 물리학 책이 아닌 소설 책!!!!! 때문에 나는 하이젠베르크(와 슈바르츠실트와 그로텐디크와 같은 초천재들이)가 느꼈을 외로움(빡침?ㅋ)과 충만함을 내가 겪은 삶의 경험에 빗대어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일면식도 없는(정말입니다. 저같은 문과생도 읽을 수 있어요…) 이 물리학자들의 이론에 아무 의미없는 (내가 슈뢰딩거의 방정식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게 뭐란말입니다) 내적 친밀감이… (응?) 생기고 말았는 데…. 그들과 친밀해진다한들 이 몸이 그 과학 지식을 이론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분량이란 작고 작은 미시세계의 아원자만큼의 미미함일 듯 하므로, 쓸 수 있는 이야기만을 골라서 좀 더 적자면…



2.


언제나 ‘이론 자체’보다는(이건 전문적으로 공부하지 않으면 모르는 거) 이론이 가지고 있는 태도와 배경, 인식론에 더 먼저 관심을 가지는 편이다. 때문에 이 책을 다 덮고 나서 이런 저런 심란함에 속이 좀 상했다. 기존 앎의 폐기, 세계를 설명하고 분류하는 과학적 방법론 자체의 폐기를 촉구하는 하이젠베르크가 하는 말이 대충 어떤 의미인지 확 끼치니까(심지어 그의 불확정성 이론은 아직까지 반증도 되지 않았다), 여태껏 내가 학교에서 배운 게 뭔지 싶고, 내가 아는 것이 있긴 한가, 우동사리 같은 뇌를 좀 정화수 같은 데다가 헹궈야하는 거 아닌가, 나 같은 인간 만 세상에 드글드글 하면, 인류의 미래는 진짜로 없고(이미 없긴하지만서도 한번 더 앵콜), 소설 속 레몬 나무처럼 화려하고 잔혹하게 와랄랄라~다 죽겠구나 싶어서.


“(253) 이것을 실제로 이해하는 사람은 산 자와 죽은 자를 막론하고 단 한 명도 없다. 우리의 정신은 양자역학의 역설과 모순을 감당할 수 없다. 양자역학은 마치 다른 행성에서 지구로 떨어진 이론 같아서 우리는 유인원처럼 그 주위를 뛰어다니고 만지작거리고 노리개로 쓸 뿐 결코 진정으로 이해하지못한다.”


그러니까, 아무도 이해못한(ㅋ) 양자역학은 아인슈타인으로 상징되는 20세기 인류의 중요한 두 가지 사고방식에 치명적인 균열을 낸 듯 한데, 하나는 인과론이고 다른 하나는 주체-대상의 이분법인 것 같다. 실제로 소설 속에서 하이젠베르크와 그의 스승 보어는 “(217)철학적으로 말하면 이것은 결정론의 종말”이라는 종류의 대화를 나눈다. 과학 문외한인 나는 이 소설을 읽지 않았다면, 양자역학이 이런 종류의 철학적 함의를 갖고 있는지 오랫동안 알지 못했을 것이다. 


인과론과 이분법. 이미 백년 전에 코펜하겐에서 아인슈타인과 함께 박살난 이 두 가지 사고 방식은 우리 삶 속에서 끈덕지게 작용하고 있으며, 모든 제도권 교육의 토대가 되어 가장 먼저 습득하는 *세상을 이해하는 주요 방식*일 터다. 나 역시 사실 숨쉬는 것 처럼 자연스럽게 그 방법으로 사고하고 있는 사람이고.


그런데 뭐라고요? “(217) 양자는 단일한 정체성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요? (224) 입자를 대상으로 만드는 것은 측정 행위” 라고요? 


“(225) *과학은 이제 실재를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대면할 수 없습니다. 세계를 분석하고 설명하고 분류하는 방법은 스스로의 한계*를 맞닥뜨렸습니다. 이것은 개입이 탐구 대상을 변화시킨다는 사실에서 비롯합니다. 과학이 세상에 비추는 빛은 우리가 바라보는 실재의 모습을 바꿀 뿐 아니라 그 기본적 구성 요소의 행동까지도 바꿉니다. ”


잠깐… 그러면 이거 좀 너무 많이 생각을 바꿔야 하는 거잖여, 근데 왜 우리가 지금까지 배운 것들의 치명적 맹점에 대해서 그 어떤 선생님도 정색하면서 이야기해주지 않았나. (내가 20세기 사람이라서? 그런데 양자역학 정식화 최초논문 1925인데여?) 신의 자리에 과학이 차지했다고 떠들면서, 아, 나는 신도 모르고 과학도 몰랐네. 내가 모르는 것은 알고자 하지 않았기 때문이지만… 양자역학은 안 알려주더라도, 지금까지의 방식으로 세상은 ‘이해되지도 않겠지만, 이해할 수도 없다’고 미리 미리 좀 배워줬더라면, 내 인생 좀 덜 힘들었을거 아니겠냐며…. 


나는 ‘왜’와 ‘이유’와 ‘원인’이 너무도 중요한 그런 사람이었고, 할 수 만 있다면 예상 가능한 범위 안에서 대책 세워가며 살고자 하는 소박한(?) 인간이었단 말이다. 게다가 주체와 대상에 대해 타자와의 소통이라는 것에 대해 얼마나 숱한 밤 (술이나 마시며) 고민했었는 데… 이마저(?)도 양자역학 이론에 발맞추어(ㅋㅋㅋ) 조금 덜 경직되게(ㅋㅋㅋ) 생각했더라면, 이해가 아니라 ‘불가해’ 함에 대해서도 같은 밀도로 중요하다고 여겼더라면… 그걸 F=ma배울 때 같이 좀 알려줬더라면, 나 인생 덜 심각하게, 힘빼고, 좀 더 재미지게 살았을 것 같은 데… 이제와서 굳어버린 사고 습관 바꾸려니 아주 맨날 맨날 책읽고 글써야 하고, 누가 돈 주는 것도 아닌데, 증멜루 힘이 든다고요. 투덜투덜😩


어쨌든 이젠 뇌과학이 아니라 양자역학까지 나서서 나한테 인과론 좀 집어 치우라고 하는 바, 대체 인과론도 없이 어떻게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나요?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저는 나이 반칠십에 알라딘 서재에서 배운 띵언으로 대체합니다. 인생은 예측불허! 인간이란 원래 모순덩어리! 헙!!🫡



3.


“(124)영원의 한 조각”에 가 닿을 수 있었던 과학자들은 ‘이해하는 일’이 가져다 주는 필연적 외로움에 투항하지 않았고, 자신이 이해한 세계를 세상에 이해시키는 일도 멈추지 않았다. 자신들이 공들여 발견한 개념들의 ‘조각’이 “(71)괴물”이 될까봐 걱정했고, 세상에 피해를 입힐까봐 “(97)노심초사” 했다. “참된 이해”에 닿기 위해서 터무니없게도 “(200)양자의 방식으로 생각”하는 일까지 감행했다. 그 결론이 “이해할 수 없음”이라 하더라도, 이해하기 위한 노력들을 멈추지 않았다. 


그런데, 그들은 대체 왜?🤔 왜를 묻는 것은 아인슈타인의 방식처럼도 느껴진다. 묻긴 묻되 그 전처럼 물어서는 안될 거 같다. 


마지막 단편, <밤의 정원사>가 레몬 나무를 베어서 속을 들여다 보지 않고서는 나무가 언제 죽을지 알 방법이 없다며, 그런데 누가 그렇게 하냐면서 되묻는 지점이 의미심장하다. 이제 더 이상 ‘지식’을 그런 방식으로 이해하려 들어서는 안된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하여튼 늙은 나무는 병들거나, 베이거나, 과숙으로 죽거나 죽긴 죽을 거다. 나무보다 적게 사는 인간의 유한함이야 말하면 입 아프다. 그러므로 우리는 죽을 것이고, 죽을 때 까지 알려고 노력한 들 아마도 다 알 수는 없을 것이다. 이전 처럼 다 죽여서 알려 할 수도 없을 것이고. 


그러므로 이해를 멈추지 않되 다만

다른 방식, 다른 방식의 이해. 

다른 방식으로 이해하기.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를 ‘다른 방식(태도)으로 이해하기’를 촉구하는 소설로 읽고 싶었다. 내가 그러고 싶었던 건… 팬더믹 이후에 걱정이 좀 많아졌기 때문이다. 아, 인류여 더는 이러지 말자🥲 내 비록 원자처럼 생각하는 것은 넘사벽이지만, 레몬나무 입장도 한번 쯤은 생각하며 이해의 대상과 폭를 넓히고 그 방법도 새롭게 모색 하겠습니다. 그러니 나무여, 살자. 조금 더 오래.


지적으로 자극되면서도, 한 없이 겸손해지는 독서였다. 아, 물리와 우주를 생각할 때 딸려오는 뭔가~ 아득하고 웅장한 아름다움은 덤이다. 읽기 전에 양자역학과 관련된 김상욱 책 읽으면 조금 도움이 될 것 같은 데, 사실 몰라도 조금만 노력하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슈바르츠실트에 따르면 질량의 밀도가 가장 높아질 때 무엇보다 두려운 것은 공간의 형태가 달라진다거나 시간에 기묘한 영향을 미친다거나 하는 것이 아니었다. *진짜 두려운 것은 특이점이 맹점이며 기본적으로 불가지不可知라는 사실이라고 그는 말했다.* 빛은 특이점에서 결코 탈출할 수 없으므로 우리의 눈은 특이점을 볼 수 없다. 우리의 정신 또한 특이점을 이해할 수 없다. 특이점에서는 일반상대성 법칙이 여지 없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물리학은 아무 의미도 없어진다. - P70

슈바르츠실트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은 것은 이것이었다. 물질이 이런 종류의 괴물을 낳는 경향이 있다면 그것은 인간 정신과도 상관관계가 있을까? 인간 의지가 충분히 집중되면, 수백만 명의 정신이 하나의 정신 공간에 압축되어 하나의 목적에 동원되면 특이점에 비길 만한 일이 벌어질까? 슈바르츠실트는 그런 일이 가능할 뿐 아니라 조국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고 확신했다.
- P71

자신의 개념과 슈뢰딩거의 개념을 합쳤더니 양자 물체가 고정된 정체성을 가지지 않고 가능성의 공간에 거주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것이었다. 전자는 하나의 장소가 아니라 여러 장소에 존재하며 하나의 속도가 아니라 여러 속도를 가진다고 하이젠베르크는 설명했다. 파동 함수는 그 모든 가능성이 겹쳐져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 전자에 일정한 운동량을 부여하면 위치를 도무지 확정할 수 없게 된다. 전자는 당신의 손바닥에 있을 수도 있고 우주 끝에 있을 수도 있다. 이 두 변수는 수학적으로 상보적이다. 하나를 확정하면 다른 하나는 사라진다. - P214

입자는 여러방식으로 공간을 통과할 수 있지만 그중에서 하나만 고를 수 있다. 어떻게? 순전히 우연으로. 하이젠베르크가 보기에 어떤 아원자 현상이든 절대적으로 확실하게 기술하는 것은 이제 불가능했다. 이전에는 모든 결과에 대해 원인이 있었지만 이젠 *확률의 스펙트럼이 존재할 뿐*이었다. 만물의 가장 깊은 바닥에서 물리학이 발견한 것은 슈뢰딩거와 아인슈타인이 꿈꾸었듯 세계의 끈을 당기는 합리적인 신이 지배하는 단단하고 확고한 실재가 아니라 우연을 가지고 노는 천수千手 여신의 변덕에서 탄생한 놀랍고도 희한한 세상이었다.
- P219

탁월한 우상 파괴자인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은 그런 극단적 변화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물리학이 객관적 세계에 대해 그만 말해야 한다는 것은 관점의 변화만이 아니었다. 그것은 과학의 정신 자체에 대한 배신이었다. 아인슈타인은 물리학이 확률에 대해서뿐 아니라 원인과 결과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야 한다고 확신했다. 세상의 사실들이 상식과 그토록 상반된 논리를 따른다고는 믿을 수 없었다. 자연법칙이라는 관념을 버리고서 우연을 왕좌에 앉힐 수는 없었다. - P226

기껏해야 20년 안에우리는 인간성의 진짜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게 되리라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예전에는 이해했다는 말은 아니지만상황이 점차 악화되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우리가 원자를쪼개고 최초의 빛을 포착하고 우주의 종말을 예측하는 데는한 줌의 방정식과 구불구불한 선, 알쏭달쏭한 기호만 있으면 충분하다. 인류의 삶을 지배하는 이 수식들을 일반인은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평범한 사람들만 그런 것이 아니다.
과학자들조차 더는 세계를 이해하지 못한다. - P252

하지만 나무는 사뭇 다른 생명체이며 이런 과숙의 과시는 식물보다는 인류의 마구잡이식 파괴적 성장과 더 가까워 보인다. 내 레몬나무를 얼마나 살려두어야겠느냐고 그에게 물었다. 그는 베어서 속을 들여다보지 않고서는 알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말이지, 누가 그러고 싶겠는가? - P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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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하인드 스토리
    from 의미가 없다는 걸 확인하는 의미 2022-08-22 20:36 
    과거의 나도 주장과 근거가 맞물려 있는 글을 쓸 줄 알았다. (어쩌면 그런 게 더 쓰기 쉬웠다) 그러나 서재의 달인 뺏지도 벌써 4개 째... 이제와 나의 독후감이란 갱장히 사적(?)임을 추구하고 있어서 (일기와 다를 바가 없다, 그런데 나 일기 너무 잘쓰지 않나요? ㅋㅋㅋㅋㅋ) 잠자냥님과 같은 알찬 리뷰 기대하고 오신 분들이 제 리뷰 읽고서 얘는 왜 여따대고 이런 소리를 한대(?)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책을 소재삼아 나의 심각한 사상(?ㅋㅋㅋ
  2. 이모 중의 왕 이모 스테이시 앨러이모로 (feat.신유물론 페미니즘)
    from 의미가 없다는 걸 확인하는 의미 2023-02-04 16:57 
    알라딘의 시스템은 나에게 많은 책들을 알려주는 데(알만한 사람은 다 알겠지만 그 책들이 무슨 책인지 분간(?)하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갈 수가 있다), 알고리즘은 똑똑해서 나를 나보다 더 잘안다. 얘를 대체 왜 설명해주는 거지? 싶은 책들 중에 제일 나를 짜증스럽게 했던 건 <신유물론>에 관한 책들이었다. 나는 코웃음을 쳤다. 남한에 유물론(사회주의)이 언제 있었다고 ‘신’유물론이냐ㅋㅋㅋ 그러다가 1월의 책 <페미니즘 이론과 비평>
 
 
다락방 2022-08-19 09: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거 에이포 한 장 맞아요?

공쟝쟝 2022-08-19 09:49   좋아요 0 | URL
분량이 정해져 있었어여?? ㅋㅋㅋㅋㅋ (쓰다보니 많이쓰는 게 취미인 사람)

잠자냥 2022-08-19 10:14   좋아요 0 | URL
1장 내외인데 이 사람 너무 나갔네 ㅋㅋㅋㅋ 저도 한잔 반은 됩니다.

잠자냥 2022-08-19 10:14   좋아요 1 | URL
아니 한 장 반 ㅋㅋㅋ 한 잔은 어제 한 거고!

공쟝쟝 2022-08-19 10:15   좋아요 1 | URL
양으로 승부한다. 솔직히 잠자냥님은 못따라갈 거 같으니까(유 진짜 넘 잘씀ㅋㅋㅋ) 저는 간식 박스라도 굽신굽신!!!

다락방 2022-08-19 09: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진짜 쟝님 대단하네요. 정말 대단해요. 저도 이 책 시작했는데 저는 ‘도대체 이걸로 무슨 리뷰가 나온단 말인가!‘ 했거든요. 어떤 느낌, 마음 같은 것은 제 안에 퍼져나가는데 그것을 밖으로 표출할 때 어떤 단어들로 어떤 문장을 만들지는 저에게 정말 전혀 생각나지 않는거예요. 그래서 이 책의 리뷰를 쓴 분들 다 대단하다 생각했는데 쟝님은 어떻게 이런 언어들로 이렇게 써내나요? 그러니까 뭔가 느꼈으면서 분석도 하는 그런 리뷰네요. 대단합니다. 항상 쟝님 보면서 느끼는 거지만 적합한 언어를 잘 찾아내는 것 같아요. 그렇습니다.

공쟝쟝 2022-08-19 10:14   좋아요 2 | URL
아니, 백년 전에 이미 상식이 파괴니 이를 어쩌니 하면서 과학자들은 싸우고 난리 친뒤 우리는 모른다네~ 겸손해졌는데, 대체 무엇이 잘못되어 왜 아이큐 100 현실의 평범 인간들은 아직도 흑백논리, 이분법, 니가 뭘알아, 내가 더 잘알아 훈계하는 계몽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가.! (이러면 너무 나.빼.쌍. 이죠?ㅋㅋㅋ 책한 권 읽고 인류의 문제점 파악한 척 하기ㅋㅋㅋㅋ)

잠자냥 2022-08-19 10: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쟝하민 라바투트의 탄생!

공쟝쟝 2022-08-19 10:16   좋아요 1 | URL
하민씨 저 하민씨 태어난 로테르담이랑 하민씨 살던 헤이그 다녀왔어요 ㅋㅋㅋㅋ (치근덕 거리기)

단발머리 2022-08-19 11: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아! 너무 좋은 리뷰인데요. 전 양자역학 첨 읽을 때 (양자역학 1도 모르다가 0.3 아는 사람) 관찰 대상이 관찰자의 개입 여부에 따라 다르게 행동한다는게 넘 신기했어요. 그니까 광자가 마치 의지가 있는 것처럼? 어? 나, 보고 있어? 그럼 이리 가야지? 어? 아무도 없어? 그럼 이리 가야지. 이런 거. 관찰자, 객관자의 허상을, 개입의 그 어마무시함을 좀 깨닫고 그랬어요. 관찰자의 해석에 따라 달라지는 (역시 <시선은 권력이다>) 그런 거요.
원래 정해준 만큼 써야하는데 잘 썼으니까 ㅋㅋㅋㅋㅋ 좋은 결과 바랍니다! 하민씨 80년생이더라 ㅋㅋ 그냥, 그렇다고요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8-19 15:17   좋아요 1 | URL
맞아요, 객관성의 허상 ㅋㅋㅋ 그거 너무 놀랍고 사실 왜 나한테 안알려줌? 이랬어요 ㅋㅋㅋ 그 좋은 걸 과학자들만 알았다니 ㅋㅋㅋㅋㅋㅋㅋ
하민씨 ㅋㅋㅋ 몸에 문신이 많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

건수하 2022-08-19 13: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게 과학책이 아니고 소설 리뷰란 말입니까.... 왜 다들 이 책을 읽으시나 했더니 리뷰 대회가 있는 모양이군요 ㅎㅎ
(A4 얘기가 나와서 알았)

저는 과학쪽 업에 종사하고 있지만 양자역학은 알고 싶지 않더란.. 계속 모르고 살고 싶어요.
다들 어디서 매력을 느끼시는지 궁금하지만 읽지 않을거야...

공쟝쟝 2022-08-19 15:19   좋아요 1 | URL
양자역학이 아닌 소설자체의 아련한 아름다움이 있다니깐욬ㅋㅋㅋㅋㅋ 뭔가 이과한테 다 진 것 같은 문과생의 허탈함이 있었다 ㅋㅋㅋ (지독한 문이과 이분법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8-19 15:19   좋아요 2 | URL
하지만 일주일 뒤, 우리는 이 책이 궁금해 몰래 읽다가 결국 리뷰를 작성한 수하님을 만나게 됩니다 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2-08-19 15:26   좋아요 1 | URL
/단발님 리뷰대회도 끝났는데 제가 그럴일이냐며…
사실 전 어글리 러브가 더 궁금합니다 ㅋㅋㅋ 일주일은 좀 무리고 나중에 읽을지도요 ㅋㅋㅋ

공쟝쟝 2022-08-19 15:44   좋아요 1 | URL
어글리 러브 ㅋㅋㅋㅋㅋㅋ 지금 세계1위예여 ㅋㅋㅋㅋ 파리도 로테르담도 어글리열풍 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8-19 15:45   좋아요 2 | URL
어글리 러브에 마일스 나와요. 어마무시 섹시 코드 장착. 어두운 과거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치명적 매력의 파일럿.

건수하 2022-08-19 16:05   좋아요 1 | URL
’읽고싶은 책’ 에 다 담았습니다 여러분…. ;;

단발머리 2022-08-19 16:07   좋아요 1 | URL
그래요, 잘하셨어요. 좋은 선택이고요 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8-19 19: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늘 이 책 리뷰를 몇 개째 읽었는지??어질어질~@.@
근데 또 다들 잘 써😃😃
우열을 가리기 힘들어요.
누가 대상을 타시려나??ㅋㅋㅋ

공쟝쟝 2022-08-21 18:15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쵸.. 사람들 물리에 진심이엇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레이스 2022-08-20 15: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려운 책을 만화로 읽는 것과 비슷한 느낌! 재미있게 읽었어요! ㅋ

공쟝쟝 2022-08-21 18:16   좋아요 1 | URL
네,그레이스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뭔가 정갈하게 써보고 싶었는 데 결국 수다떨 듯 써야 써지더라고요.. 흑....
 

일하면서 엘레나 페란테 소설 나폴리 시리즈를 듣고 있다. 어제는 너무도 깊은 빡침에 흥분을 참지 못하고 다 듣기도 전에 백자평을 남겼는 데… (웬갖 이탈리안 ‘잡’놈들 때문에 열불 터져서 못읽/못듣겠다는ㅋㅋㅋㅋ) 오늘도 역시 대환장 파티…

제발, 제발 그러지마. 애들아, 너희 아직 열 여덜, 아직 스무살도 안됐잖아. 제발 그 남자를 구원자로 여기지마. 그 남자는 너를 절대 구원하지 않아. 구해주지 않는다고. 으아아아악 제발 제발 그 남자랑 자지마. 널 내팽개치지마. 제발 그 러 지 마… 그… 러…지…마…. 사랑하지마, 그를 사,랑,하지마…ㅜ_ㅜ


하지만 사랑하겠쥐… 그를 사랑하겠쥐…. 사랑하지 않고서는 이야기가 안되겠쥐….

하지만 자겠지… 걔랑 자겠쥐… 그리고 자는 것에 꽂히겠쥐… 시상에는 맘 정보다 더 깊은 몸 정이라는 거이 있…;;


이러나 저러나 오디오북으로 들으면서 웃김 포인트가 좀 있었다. 까먹기 전에 적어두자.


1. 나의 눈부신 친구


두 소녀가 호호 할머니가 되기까지의 우정 일대기를 그리고 있다는 나폴리 시리즈의 1권 답게 애기 레누와 릴라의 이야기가 전해지는 데, 서로 죽빵 날리고 돌팔매질 하면서 막캥이 처럼 놀던 빈민가 소녀·소년들이 어느 새 훌쩍 커버리는 모습, 이게 반전이다. 여자한테 돌이나 던지고 놀던 꼬맹이 놈들이 자랄 수록… (역시 인성은 개차반이지만) 다들 넘나 잘생긴 청년이 되어 버리는 것…! 훤칠하고 잘생긴, 잘생기고 키가 큰, 다부지고 매력적인, 잘생긴, 잘생긴, 잘생긴… 형용사가 다 잘생긴이여븜… 구둣방 청년도, 야채 가게 총각도, 약국집 아들내미도, 다… 왜…? 잘생긴 거죠?🤷🏻‍♀️🤷🏻‍♀️ 못 생겼다는 설명이 왜 없는 거죠?


그러다가 문득, 아. 이곳은 나폴리. 굴뚝 청소부 마저 잘생겼다는 이태리, 패션도 스타일리쉬 하지만 패션의 완성은 역시 얼굴…(응?) 그렇다. 애기들이 나이 먹으면 다 잘생겨지는 그것은 작가의 허황된 망상이 아니라 일반적인 나폴리의 현실일 수도 있는 것이다!!! 내가 거기서 안 살아봐서 모르는 데, 그럴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하게 되니까 납득이 된다 된다된다...? (그만해…)


아니, 뭐, 그렇다고 잘생긴 놈이라고 잡놈이 잡놈이 안되는 건 아니지만서도ㅋㅋㅋㅋ 그러니까 주인공들을 포함한 온갖 여자 등장 인물들이 아무리 봐도 별로인 놈들에게 훼까닥~ 정신줄을 놓는 것에 대한 일말의 개연성?은 잘생김...?! 넘어가자. 크킄큭



2.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는 소녀들이 이제 처녀들이 되는 시기여서 그런지 아주 이런 저런 성적인 공격(?)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저는 듣던 귀를(?) 의심하고 말았는 뎁쇼. 이게 눈으로 읽을 때랑은 좀 다르게… 듣는 것은 중간에 끊을 수도 없는 데, 성우들이 연기를 참 잘해… 그리고 엘레나 페란테가 참 잘썼어…(작가 성별 여성 맞죠?ㅋㅋㅋ?) 아주 찰지게 잘써븜 


그러니까.. 야해. 야하다. 겁나. 들으니까 특별히 더 야함. 아주 주인공의 젊고 호기심 어린(?) 팔딱거리는 성욕을 찰지게 … 암튼 상황 묘사가 디테일한 데, 그걸 읽는 목소리의 연기가 또 디테일하다고… 응? 그래서… 아 왤케 야해 왤케 야해!!!! 앍 야해!!! 이러면서 주책 떨고 싶었는 데, 주책 떠는 것 보다 장면 넘어가는 게(?) 더 중요했기 때문에 주책을 참게 되었다. 아무튼 오디오북으로 듣는 로맨스 소설의 잤잤(?) 씬… 이거 물건이네요…ㅋㅋㅋㅋㅋㅋ?!? (늙다리 이태리남이 느끼하게 하앍-거리는 건 정말 못참아 주겠지만 암튼 그래도 주인공의 흥분이 고스란히 전해진달까나ㅋㅋㅋㅋ 🥵ㅋㅋㅋ 여러분 잠깐 짬을 내어 2권 초반만이라도 듣고 공감 좀 해주라ㅋㅋㅋ)



아무튼 코로나19는 거동의 자유(아직 자가 격리 중)와 함께 후각과 미각의 상실(ㅜㅜ 뭘 먹어도 다 맛이 없엉)도 앗아갔으므로 나는 극도의 심심함 속에서 잠을 아주 많이 자고 있는데 (체력이 확 떨어진 것 같긴 하다), 일하다가 덥고 기운없어 헥헥대고 그러다가 피곤하면 자고 일어나서 책 좀 읽다가 졸다가 이건 아니지 정신차리고 일하다가 지쳐서 또 헥헥대고 잠깐 멍때리다가 또 에라, 난 쉬어야해 잠들고 이런 식이었다. 


암튼 오늘은 조금 피곤하다고 바로 나, 너무, 잠 자는 거 아닌가? 싶어서 낮잠 말고 영화라도 한편 봐야지~하고 예전 부터 보려고 찜해둔 <스파이의 아내>를 봤는 데, 선택 이유는 그냥 아오이 유우가 보고 싶어서. (2천년대에 20대를 보낸 사람 치고 아오이 유우 안좋아한 여자 사람 있습니까?) 나와 함께 마흔에 가까워지고 있는 아오이 유우는 변함없이 아름다워서 괜히 울컥했다. 유우짱… 와따시는 흰머리 나는데? ㅠㅠ??


아니 근데 이게 아니고. 아무튼 나는 또 삐딱하게, 여자가 뭘 알아, 니가 뭘 봤어? 지들만 뭐를 아는 척 해대는 일본 제국의 좌파 코스모폴리탄들한테 삔또 상해가지고 혀 쯧쯧 차면서 영화를 보고 있었는 데… 세상 해말간 얼굴로 당신이 스파이라면 난 스파이의 아내가 돼게써요!!이러는 아오이 유우에게 뭐랄까 할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가 하— 할말하않이 되고 말았다. 몰라, 난 그 시절을 안살아봤으니까. 그리고 나라고 뭐 안그랬던 적 있어? 그뤠... 그래서 그냥. 난 좀 슬퍼.



좀 인상적였던 장면은 만주에서 돌아온 남편을 아오이 유우가 너무나도 사랑하는 얼굴로… 온 사랑을 다 담아서 절박하게 끌어안는 장면인데… 당신 너무 너무 보고 싶었어요, 당신이 돌아와서 너무 너무 너무 다행예요, 그것은 분리되고 싶지 않은 어떤 원초적 갈망 같기도 하면서, 자신이 의탁해야하는 유일한 구원자에 대한 어떤 내던짐(?)처럼도 보이기도 하고, 내지는 삶에 대한 어떤 집착(?)…처럼도 보였음. 그래 나는 저처럼 누군가를 심각하게 사랑(?)해본 적이 있던가? 저 얼굴은 사랑하는 여자의 얼굴인가? 가만, 생존에 성공한 것 같은 얼굴 아닌가? 그러니까 아, 살았구나, 나는 이제 살았구나!! 하는 얼굴에 가깝게 느껴졌다.


그래서 운명을 비롯, 모든 생사여탈권이라는 것이 알 수 없는 남자(이 영화를 포함해 나폴리 시리즈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원칙인데, 자칫 빤해 보이는 클리셰가 덕지덕지 붙어있는 그 남자들은 여주인공들의 어떤 순간에 구원자처럼 등장하며… 결국에는 알,수,없,게 되어버린다. 그래서 그녀들의 인생도 함께 알,수,없,게 되어버린다지🥲. 내 입장에선 정말 이것이 미스테리다. 그들은 너무 뻔한데, 왜 그녀들은 사랑에 홀딱 빠지는 겐가.)들에게 휘둘릴 수 밖에 없는 가까운 과거의 여성들에게 사랑하는 능력이란, 남자를 못잃는 그 멘탈리티란 말이다, 어쩌면 절박한 생에의 의지? 그러니까. 아아, 그러지마 발 동동. 수준으로 말린다고 해서 말려질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서…


뿌리깊은 여성의 자아 의탁 정체성이라는 서글픈 굴레가 휘몰아쳐 덮쳐오면서, 저라고 왜 아니겠어요 하고 말았습니다. 그건 그렇고 아오이 유우 언니(그렇다. 제겐 찐으로 언니 입니다 ㅋㅋㅋㅋ 후후ㅋㅋㅋ 나 유우보다 어려ㅋㅋㅋ) 제가 일본 영화 끊은 이후에도 작품 활동 계속 해주어 고맙습니다. 그리고 감명 깊은,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아, 스포를 막기 위해 적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아-! 


암튼, 마지막 부분이 좋아서 원작 소설이 있나? 있다면 읽어보고도 싶었다!!

감독이 일본영화의 거장인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라고 했지? 왐마. 거장, 거장이 맞는 듯 하네요? ㅋㅋㅋ




실은 코로나 걸리고… 나서, 한 이틀 밤은 엄청난 이루 말할 수 없는 흡족함을 느끼며 잠들었다.

내 인생에 이렇게까지 편안한 적이 있었던가? 할 정도의 평안한 마음이었다.

할 일이야 조금 있었지만, 아무 걱정이 없었다. (코로나만 잘 나으면 된다는 사실이 주는... 쾌차에 대한 몰입감?ㅋㅋㅋㅋ?)

아 편안해, 아 편안하다, 아, 평안해, 아 평안하다. 난 낫기만 하면 된다 낫기만.


그리고 다 나은 어제부터는 막,좀, 초조하다. 왜냐면... 책을 사!고! 싶기 때문이다. (강조. 읽고 아님 사고 ㅋ)

나는 모른다. 너무 모른다! 나는 알고 싶다! 너무 알고 싶다! 내 안의 지식 욕망이 마구마구 폭발하면서 초조해지고 있어. 이런 초조함은 또 처음이다. 어서 가라 앉혀야할 터인데 잘 안돼.... (하앍). 이 초조한 마음을 진정시키려면 여역시 책...책을 사야하는 겁니까? 







일단 뼛속까지 아프게 후벼썼을 것 같은 애나 번스 데뷔작이라는 신간이 읽고 싶다. 왠지 <밀크맨>보다 더 적나라하고 와닿을 것 같다. 

언제나 고상한 목소리의 김혜리기자님의 신간도 읽고 싶으다.ㅜㅜ   

그리고 저거 익스프레스 시리즈가 읽고 싶다. 아니, 갖춰 두고 궁금할 때 마다 펼쳐보고 공부하고 싶다. 어려운 거 읽을 자신 없고 만화잖여… 저거 다 이해하면 대충 이과 지식 섭렵 아니겠나요? (벵하민 라바투트 땜시롱 괜히 양자역학 아는 척 하고 싶어져가지고 ㅋㅋㅋㅋㅋ 양자역학만이 아니라 갑자기 천상 문과생이 이과적 지식 욕망 폭발하는 중…)



그렇게 나이 마흔 앞두고 이과적인 인간이 되고 싶어진 나는 최재천 박사님이 감수했다는 이런저런 책들도 괜히 읽고(사고) 싶어지고… 


그런데 그런데… 또 나의 버지니아 울프 언니께서 나의 ‘비타’ 응?!! 비타?!? 서간문이래. 편지래. 여자 둘이 러브레터래. 으허허. 너무 보고 싶잖아요? 그리고 비타하니까 알라딘의 비타님이 사랑에 빠져버린 정미경 선생님 책도 한 권 보고 싶고요? 솔직히 너무 포스트포스트 해서 좀 지겨워져서 그만 포스트 하고 싶은데, 김은주 샘에 이어 이번에 드디어 정희진 샘 책에서도 그 이름 나와버린 로지 브라이도티 선생님의 <포스트 휴먼> 이제는 무슨 말 하는 지도 좀 알아 볼 때가 되었지 싶고…. 




사실 이렇게까지 내가 흥분해서 세상의 모든 지식을 다 알고 싶어라(모든 책을 다 사고 싶어라)하는 데에는 요즘 한참  꺅꺅 거리면서 읽어내고 있는 정희진처럼 쓰기 4권 서문의 영향이 지대한 데 (본 영화 중심으로 발췌독 중 인데, 영원히 읽고 싶습니다. 선생님)…



인식, 인식 인식의 부분성

인식, 인식 인식의 위치성

인식, 인식, 인식의 가능성과 불가능성


뭐 그런 단어들이 나한테서 마구마구 소용돌이 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21) 부분적 관점은 사회에서 통용되는 지배적인 객관성 개념에 나의 목소리를 보내고 조율하고 틈새를 내는, 공동체의 생존을 위한 중요하나 실천이다. 지배 세력들이 그들만의 가치를 말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오히려 그것을 선망한다면? 동일시한다면? 나를 억압하는 이들을 내가 지지한다면? 당대의 한계 없는 발전주의가 그 위험한 스토리 중 하나다. 예전에는 역지사지가 어려운 일이었지만, 지금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 되었다. 내 몸에서 타인을 생각할 공간은 좁아져만 간다.”


한계 없는 발전주의와 내가 시시각각 매몰되곤 하는 능력주의, 그런 가치관들에 나를 다 내어주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이 나를 해치고 있지는 않는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여백, 동시에 역지사지 할 수 있어야 하는 몸. 헤아림, 그럼에도 불구하고 헤아려보는 것.


“(23)… 소설쓰고 있네!와 같은 말은 틀렸다, 영화(재현)가 더 현실적일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현실과 재현의 경계는 없다. *현실을 모두 볼 수 있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지식은 어디(인식자의 위치)에서 어디(현실의 일부)를 보는가에 관한 이야기이다.” 


부분, 부분적 관점. 총체성에 대한 전체론에 대한 단호한 폐기. 그런 일방적(폭력적)시선에 대해 한결 쫄지 않는(?) 비아냥을 체화하기.


“(24) 탈식민주의, 생태주의, 페미니즘은 이러한 저항에서 탄생한 사상이다. 이 사유들은 말하는 사람(주체)과 규정되는 대상(텍스트, 영화…)간의 관계에서, *주체의 일방성을 성찰하려는 노력에서 시작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주체의 말이 상대화 되고 부분화 될 때 대상도 여러 모습으로 달리 보일 것이다. 이렇게 부분적 관점은 대상에 관한 이야기를 더 개방할 수 있고 더 다양하게 말할 수 있다. 물론 이건 상대주의가 아니다. 상대주의와 반대다. 상대주의는 인식자의 위치, 부분성에 관한 인식이 전혀 없다. 부분적 관점은 모두들 똑같이 ‘여럿 중의 하나’라고 보는 탈정치가 아니다. 자기 입장의 사회성과 정치학을 분명히 하면서, 인식하는 자기 자신에 대해 말하는 실천이다.”


주체들의 말을 상대화시킬 수 있을까? 나를 규정짓던 말들을 ‘아니’라고 단호하게 내칠 수 있을까? 의미심장하고 당당하게 내가 나를 옹호하면서도 멈추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런 동력이 내게 있는가? 이젠 예전 처럼 기를 쓰고 증명하려고 하지 않는, (사실- 어쩌면- 그래서-내 존재의 의미- 조차- 없는 것 같은-) 적어도 내가 스스로 획득하게 된 어떤. 나는. 아는, 나만 아는, 그냥. 그럼에도 불구하고, 궁금해하지도 않을 테니, 해명할 필요조차 없어진, 어쩌면, 아무 쓸모가 없는, 누구에게도 필요하지 않아, 유용성이라곤 하나도 없는, 밥만 먹고 잠만 자도, 나는. 내가 안녕하다는, 안녕할 수 있다는, 내가 그리하여, 마침내, 소중하다는 감각. 나는 이것을 유지하고 싶다. 이 상태를 가까스로 가지게 되었다. 내 쓸모는 나만 알면 된다. 나만 느끼면 된다. 난 이제 안다. 감히. 그런 자아 존중감을 가지고 있다. 이 미친 세상에서. 감히 그렇다. 나는 너무도 제 정신이다. 그래서 내가 미친 것 같지만. 나는 알아, 내가 너무 안 미친 거. 


“(26)부분적 관점은 내 입장(젠더, 성별, 나이, 지역….)에서 기존의 보편성에 문제 제기하는 변혁적 관점이다. 독창적 사유와 글쓰기는 덤이다. 이 세상에 적응하면서 ‘착하고 그럭저럭한 아름다운(?) 글로 사랑받으려는’ 삶(몸)에서 어떻게 독창성이 나오겠는가. 글은 사람의 결과다. 사람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그럭저럭 대충대충 아름다운 사랑을 받을 필요가 없다. 나는. 이제. 사랑, 그거 받을 거면 아주 대차게 (안)미친 사랑을 받아버리던가(나는 제 정신이 박힌 눈이 똑바로 떠진, 똑바로 눈 뜰 수 없으면 눈을 뽑아버린 아주 지독하게 제 정신인 사랑을 원한다.), 정신 못차릴 거면 그 사랑 폐기하세요. 


! 그렇다 ! 나는 그런데 ! 

마침내 우리의(?) 정희진이, 그 자신이 생산해 내는 글쓰기과 읽고 쓰기, 공부들을 ! 확신에 찬 언어로 ! 그래도 살려면(?) 이 방법 밖에 없다!고 일러주는 것 같아서. 나는 무척 공부가 하고 싶어졌다. 책을 읽고 싶다. 읽고 있는데도 읽고 싶어. 그리고 책을 사고 싶다. 아. 초조해. 초조하다.(내가 이 상태를 물어봤더니 부장님 왈, 시작이라고 했다. 나, 이제서야 드디어 시작인가? 책 못(읽어)사서 초조한 기분?) 책 사고 싶은 데, 사놓고 다 못 읽을까봐. 다 못 읽고 죽을까봐. 아프면서 생각해봤는 데, 다 나으면, 역시 내가 제일 하고 싶은 거, 제일 쓸데 없는 짓(공부)을 할거야. 근데 그게 가장 나 다운 짓 같으니까 그걸 할거야. 나여, 그래도 돼. 나, 그렇게 살아도 돼. 읽자, 더 읽자, 돈 벌자, 책 사야 하니까, 건강하자, 나는 공부를 해야하는 몸이니까! 우하하!!!! 근데 뭐부터 하지?!! 엉?! 


빨리 자가 격리 해제되고 달리기 하고 싶다. 

뇌에 산소 공급 팍팍하고, 코어에 힘 뽝 주고 😤, 막막 책 읽기 하고 싶다. 아…. 

그리고 책 사고 싶다아아아…  종이 값 올라서 책 값도 오른다는 데… 


아아, 그러지마, 책 값 오르지마, 제발, 안돼. 흑흑. 아아, 안돼긴 뭐가 안돼..돼..돼...돼... 니가 오르면 나도 내 존재급을 올릴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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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9-08 09: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돼 돼 돼 … ㅎㅎ 당선 돼!! ㅎㅎㅎ당선 축하드려요. 추석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

그레이스 2022-09-08 10: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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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나폴리 4부작 2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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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놈이나 덜 가진놈이나
배운놈이나 못배운 놈이나
파시스트나 공산당이나
어후 진짜 어후 웬갖 이탈리아 잡놈 대잔치ㅋㅋ 남의 집 놈편놈이나 내 집의 내 새끼나 ㅋㅋ 달고 태어난 원죄로 열등감때문에 돌아버리는거 여자한테 보상받을 생각좀하지말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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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8-16 21: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님 기대해요 대환장 지점은 이제부터 시작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8-16 21:14   좋아요 1 | URL
아나 이거 읽는 사람들 다 지금 다 아이고 아후 아오 이러면서 읽은 거죠? 이 두꺼운 책들을? 저는 듣다가 화나서 몇번 정지 누르고 냉수 들이킴ㅋㅋㅋㅋ

mini74 2022-08-17 18: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탈리아 잡놈들과 그 헤어날수 없는 릴라의 매력ㅎㅎㅎ 이거 드라마라도 나와서 봤는데 전 아역들이 더 좋더라고요.~

공쟝쟝 2022-08-17 21:55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 저는 레누가 너무 이해되면서도 짜증나요 ㅋㅋㅋㅋㅋ 🥲 정말 제가 느끼는 이 짜증스러움까지 포함해서 엘레나 페란테는 천재예요!!!

바람돌이 2022-08-17 21: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계속 읽을까 말까를 고민하게 하는.... 쟝쟝님 다 읽고 리뷰를 보면 판단에 아주 도움이 되겠습니다. ㅎㅎ

공쟝쟝 2022-08-17 22:02   좋아요 2 | URL
제가 오늘 모처럼 왓챠에서 <스파이의 아내>라는 영화를 보았는데 말이죠 ㅎㅎㅎ 여성의 사회적진출이 거의 불가능하던 시절의 여성의 사랑능력이란 일종의 권력에 대한 의지 아닌가….. 그것을 놓고 보면 이 시절의 여자들은 정말 사랑을 해야만 하는 것이겠구나… 남자를 잃을 수 없는 / 그 속성을 다 간파해도 잃을 수가 옶는 과거 세대 여자들에 대해 답답하면서도 지금은? 이러면 아 아직 멀었다 이런 생각을 하게 하는 그런 텍스트들이네요 ㅠㅠ
정말 이럴거 여주인공 둘이 그냥 살았음 싶네요 ㅋㅋㅋㅋ 가부장제와 자본주의는 사랑의 적이 확실합니다 ㅠㅠ

잠자냥 2022-08-17 22: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고구마 100개인 거 같아 역시 안 읽기로..;

공쟝쟝 2022-08-18 18:16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미는 있어요 여주인공들이 다 천재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 능력치 쩝니다.. 근데. 남자를 못잃엌ㅋㅋㅋㅋ
 
나의 눈부신 친구 나폴리 4부작 1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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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여…. 대체 왜?!!!!!! 왜???!!! 응???!!!!! 그 신발을 그놈 시키가 신고 있는 거여?? 엉??? 어쩌려구래?? 다음 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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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2-08-16 11: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이거 시작하셨어요?? 재밌죠~~!

공쟝쟝 2022-08-16 12:22   좋아요 1 | URL
듣기 시작했습니다 ㅋㅋㅋㅋ 아오 힘들어요 ㅋㅋㅋ 열불 천불 나서 ㅋㅋㅋㅋ
 

땀찍찍 흘리고 책장정리 샷을 찍고 난 후부터 오한이 온 것을 시작으로 발열 몸살 인후통 기침 가래(비체ㅋㅋ) 초 스피드로 넓게 잡으면 3박 4일 짧게 잡으면 72시간을 아주 스피디 하고 강렬하게 코로나 바이러스와 몸이 만나 융합ㅋㅋㅋ하고 나니, 몸이 한결 가뿐하고 아주 상쾌하다. (아직 남은 비체들이 재채기로 튀어나오긴 하지만... 기침할 때 빼곤 안아프다) 한바탕 앓고 나니 가벼운 기분, 여러분 알아요?

 

대부분 잤고 깨어있을 동안에는 누워서 책 읽고 북플하고 다시 자고 약먹고 밥먹고 자고 (편했다 마음이) 일어나 밥먹고 약먹고 책읽다 잤다. 잠이 안오면 정희진의 <새로운 언어를 위해서 쓴다>를 읽었고, 읽으면서 아파서 좋았다. 정희진 샘의 가장 띵문이라면 안다는 것은 상처 받는 것’ 아니겠나요? 코로나가 상처내고 있는 몸으로 정희진의 신간을 읽는 것이야 말로 진짜 앎에 가까워 지는 😮‍💨 무튼 ’의 다른 말은 아픔인 것을... 아픈 채로 알아가니까 죽을 것 같고 아주 좋았다.

 

“(19) 어떻게 하면 나를 붙잡고 있는 아는 것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지금 내게 필요한 시각은 무엇일까? 어떤 기존의 언어가 새로운 관점을 방해하고 있을까? 이 과정을 내 몸은 견딜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용기를 내서, 잠깐 각성하는, 쉬운 부활’rebirth 이 아니라 다시 태어나는 갱생’regeneration을 할 수 있을까.”

“(155) 융합은 사회가 요구하는 가로지르기이며 앎의 변화다. 여기서 필요한 태도는 아는 것을 버릴 수 있는 용기와 다른 입장에 대한 탐구력이다. 평생 확신해 왔던 자기 인식과 기득권을 포기해야 하는, 새로운 진실에 맞닥뜨리는 순간이 찾아올 때가 있다. 간혹 지적이고 윤리적인 이들은 극심한 혼란을 겪고 '낭인'이 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을 변화 시키지 않는다.


나를 붙잡고 있는 아는 것에서 탈출하는 앎.

 

아는 것은 힘이다혹은 세상은 아는 것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흔해 빠져 지구를 해치고 있는 세계 속에서 오랜 기간 나의 위치는 ... 나는 종종 내가 남자로 태어났다면... 하고 생각하게 될 때가 있는 데 (지금은 여자라서 다행이라고 안도하지만) ... 많이 가르칠 필요 없는, 너무 무식하지는 않은 적당히 알 것 들만 알면 되는 그런 계급, 계층의 여자애였고, 나 역시 그게 맞다고 생각했던 모양인지, 공부란 걸 하고 싶다는 마음을 스스로가 알아차려 주지 못했다. (공부를 탁월히 잘했다면 조금 달랐으려나?내가 속한 세계에서 나의 포지션은 알아도 모르는 척이 미덕이었고, 아는 척은 비호감으로 찍히기 좋은 자질이었던 것 같다.

 

요 근래까지도 스스로 알고자 하는 용기를 과계몽이라면서 은근히 탓(물음표가 많은 나를 사람들은 속 시끄럽다며 좋아하지 않았다)했다. 몰랐으면 좋았을 걸하면서 운 적도 많다. 사실 대부분은 그 이유로 운다. 모르고 싶어... 엉엉... 하면서 운다. 무튼 살아오는 대부분 나는 내가 아는 것이 쓸 데가 없을까봐, 삶을 해칠까봐 두려웠다. 나는 너무 알고 싶은 데, 알수록 알면 알수록 외로워지니까. 내가 점점 더 이상해지는 것 같으니까. 내가 속한 세계의 사람들과 헤어지거나 다르게 살 용기까진 없었으니까. 음. 뭐. 그랬다.

 

그래서 *나를 붙잡고 있는 아는 것이라는 문장은, 지식을 구하는 이들에게 태도의 전환의 촉구하는 이 문장이 주는 어떤 무거움은, =권력으로 작동하는 삶을 살아본 사람들에게 조금 더 와 닿는 종류의 것이지 않을까. 나처럼 최선을 다해서 아는 것을 겁내온 사람보다는? (지금은 지적 오만을 떠는 것이 목표로 바뀌었을 만큼... 다 아는 척하면서 와구 와구 씹어 먹고 싶은 지적 허영의 결정체가 나다. 쿄쿄.) 얼렁얼렁 공부 잘해져서 가까운 미래의 나는 *나를 붙잡고 있는 아는 것’*이 무겁게 느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은 그냥 모든 앎이, 다 통째로 새로워서, 거진 무분별함.

 

어쨌든 (분야를 제도권 교육에서 배우는 일련의 것들로 한정한다면) 나의 지식은 그다지 공부를 하려 한다 거나 알려고 노력하지 않은 덕에 기성의 언어 오염이 덜 되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즉 내가 가지고 있던 얄팍한 앎들이 그다지 깊지 않아, 나를 붙잡아 세우지 않았으므로 새로운 지식을 섭취/생산하기 위한 *기존 앎의 폐기*는 상대적으로는 수월한 부분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아프게, 혹은 아파야 알게 되는 것들.

에 대해서라면 나도 좀 할 말이 없지는 않은 것이다.

 

세상에는 수월하게 알 수 있게 되는 것이 있고, 아프게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대충 검색을 통해서 찾아볼 수 있는 백과사전 같은 정보들을 수월한 앎이라고 하고, 알았다고 느꼈던 것을 하나도 몰라지게 되어 버리는 순간을 아프게 알게 되는 것이라고 하자후자는 지적인 희열이나 쾌감과는 조금 멀다. 그 모름(혹은 몰랐음) 속에서 반성을 할 때도 있고, 배신감에 치를 떨 때도 있고, 나의 순진함을 탓할 때도 있고, 하염없이 겸손해질 때도 있으며... 솔직히 말하자면 대부분 일상의 유지를 위해 합리화(부정)를 한다. 다시 말해 더는 알고 싶어하지 않는다.

 

알려면, 아는 걸 다 몰랐다는 걸 인정하고 처음부터 생각을 다시 생각해야하는 그런 앎을 섭취하는 것은 어쨌든 기운을 많이 써야 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기운도 없고 아프기도 싫어서 알기 싫었는데, 요즘엔 아프더라도 아는 쾌감을 알아버려서 (독학 변태의 탄생...) 뭔가 많이 바뀌어 가지고 지금의 난 모르고 싶은 것일 수록 어쭈? 더 알아봐?하는 식의 긁어파는 악취미를 갖게 된 것도 같은 데, 오늘 쓰고자 했던 것은 이것이 아니고. ㅋㅋㅋㅋㅋㅋㅋ 

 


나에게 가장 아픈 앎을 가져다 준 첫 번째 책은 당연히 정희진이 쓴 <페미니즘의 도전>이었다. (뭐, 이에 관해서는 굳이 쓰지 않아도 다들 비슷하게 겪었을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인생에서 가장 외롭게 읽었던 책은 <정희진처럼 읽기>였다. 아니, 읽고 난 뒤에 가장 외로워져 버린 책 이려나.그들은 단지 할 수 있으니까 그렇게 한 것이다.”라는 문장 하나로 정희진은 가해자들을 이해하려는 나의 치열한 노력과 지난한 시도들을 가뿐히 중단 시켜버렸고, 난 덕분에 자유로워졌다. 이미 이별했지만 좀처럼 떠나오지 못하던 많은 것들과 더 단호하게 이별했고, 아주 가끔 인생이 무거워질 때 알 수 없는 분노와 복수심에 불타는 것만 빼면 대체로 나 자신이 잘사는 일에만 몰두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경험은 뭐랄까 체했을 때 손가락을 따기 전에 바늘 앞에서 느끼는 공포와 아픔 같은 거라서... 검은 피 좀 보고 나니까 트름 나오고 방구 뀌고 그럴 수 있게 되어서... 손 따는 거 이제 안 무섭다. 그러므로, 아프게 아는 맛을 두 번 알려주신 정희진 선생님.

 

그렇다 하더라도 <정희진처럼 읽기>를 읽을 때, 나는 외로웠다. 너무 너무 외로웠다. 소스라치게 외로웠다. 그 때 처음으로 진짜 외로움이 뭔지 알 것 같다고 느꼈을 정도였다. 이 책을 권할 수 있을만한 사람이 주변에 없었고, 그 책의 문장들을 이야기한들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도 없었으며, 너무 너무 이 책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는 데, 이 책을 읽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단.한.명.도 없는 상태였다. (그리고 방금 검색해서 알게 된 사실인데... 그거 읽고 쓴 독후감에 당시 모르는 사람1 알라딘 셀럽 다락방이 오셔서 홀로 외로이 댓글을 달아주셨네요?🤣 감사했습니다. 푸하하 인생은 정말인지 예측불허) 세상에 정희진의 외로움과 나의 외로움만 존재하는 것 처럼도 느껴지는 외로운 독서였다. 독서의 외로움. 선생님 어쩌라고요. 그러니까 어쩌라고요. 나는 이걸 알고 이제 그냥 살면 되나요? 나는 너무 너무 외로웠지만 외롭더라도 정희진 처럼 읽어야 (어쨌든 이걸 아는 정희진은 살.고.는.있으니까) 다음의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너무 심오한가? 아무튼 난 심오했다. 살았고. 읽었다.  

 


세 번째로 동급에 올려놓고 싶어진 이 책 <새로운 언어를 위해 쓴다>는 읽으면서 진짜로 몸이 아팠다. 아프다는 건 감각 하나하나가 날 서는 것이라 약 없이 견뎠던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첫날 밤은 들숨과 날숨에도 세포가 공기에 쓸리는 것 같았다. 바이러스 덕에 내게 피부라는 얇은 막이 둘러쳐져 있어, 외부 세계와 분리되어 내부가 바깥으로 흘러내리지 않고 형체를 갖춘 채 공기와 접촉하고 있구나....를 알게 되었다. 세상과의 경계면을 고통을 통해 선연히 느끼다니(크으-) 이것이 바로 몸으로 깨우친 앎ㅋ이올시다.ㅋ


 “(167) 한 가지 시각으로는 문제를 파악할 수도 없고, 해결할 수도 없다. 아니, ‘해결’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무엇이 해결인가? 피해의 기억은 투쟁을 통해 재해석할 수 있지만, 이전 상태로 돌아갈 수는 없다. 그나마 자기 갱신만이 해결에 가까울 뿐이다.

“(171) 사회 변화는 지식의 재해석에서 시작한다. 재해석은 기존의 의미를 해체함으로써 의미를 생산, 확대, 다양화하는 과정이다. 크게 두가지 방식이 있따. 개념 내부의 차이를 드러내거나 개념을 다른 시각에서 보는 것이다. 이것이 창조로서 융합이다.

“(222) 객관성은 중립의 대명사다. 그래서 진리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너의 객관’이 ‘내겐 폭력’인 경우가 많다. 객관은 스스로 선재先在한다고 여겨지지만, *상황적 지식*은 지식이 만들어진 조건을 파고든다. 어떤 조건에서 우리의 인식이 만들어졌는가. 그 과정을 알아야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 모든 지식은 특정 맥락에서만 의미가 있다. 만사에 적용되는 지식은 없다.

아프게 알게 되는 앎. 머리로 수월하게 깨우치는 지식이 아니라 온몸으로 상황으로 삶으로 겪어가면서 배우게 되는 종류의 앎들. 기성의 언어로는 설명할 수가 없어 내게 맞는 언어를 절박하게 찾다가 발견해내는 내 숨을 틔워주는 문장들.

 

이번에 앓으면서 나는 기분이 너무 좋았다. 먼저는 분별없는 인류로서 언제 한번은 바이러스와 융합·공존(?)해야 하는 데, 시의 적절 맞춤 하게 바이러스가 찾아와주셔서(?) 마음 편히 앓았기 때문이었고


다음은 <새로운 언어를 위해 쓴다>를 읽으면서 앓았기 때문인 건데.

읽으면서 이런 것들을 새삼 다시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수 년동안 정희진을 읽으면서 아프고 외롭던 시간을 지나, 그가 써내는 글들과 소개한 책들을 꾸준히 따라 읽고 쓴 덕에 획득하게 된 어떤 이해력과 언어가 지금의 나에게 있다는 것.


내가 글을 쓰게(공부하게) 하는 고통을 맛 보여준 삶의 경험들이 있다는 것. 걔네들은 이제 맞춤한 글자들만 발견하면 되겠다는 듯 자신들이 재해석 될 날(물론 나는 공부를 해야한닼ㅋ)을 기다리며 일종의 자원으로 고스란히 내 몸과 무의식에 남아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제는(!) 

함께 읽고, 쓰며, 공부해 온 알라딘의 <여성주의 책 읽기>를 통해서 만난함께 융합을 이야기 해볼 수 있는 도반들이 있다는 것ㅠㅠㅠㅠㅠㅠㅠㅠ (<정희진 처럼 읽기>를 읽을 때 제가 얼마나 외로웠던가요........여러분......... 크흑흑흑 )

 

나는 그래서

웃으면서 ^^

앓았다고 합니다.

 

<페미니즘의 도전> 개정 증보판 머리말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26)이 모든 어려움을 돌파하는 데 여성주의 인식만큼 중요한 것이 감사하는 마음이다. 내 처지가 어떻든 간에, ‘지금, 여기의 나는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양보의 결과다. 이것이 세상의 원리다. 그래도 나를 조금이라도 도와주는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방해하지는 않는 사람들에게, 단 한 사람일지도 나를 격려하는 사람에게, 그래도 변화한 성 평등의 현실 앞에, 이 체제에서도 세상과 자신을 속이지 않고 살아가는 수 많은 성실한 사람들에게, 육체적심리적 질병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동지들에게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감사는 예절이나 긍정적 태도, 마인드 컨트롤이 아니라 세상에 대한 접근 방식이다*. ...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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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2-08-14 10: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에궁 쟝님 이제 나아지셨다니 다행이지만 고생 많으셨어요. 몸에 좋은 것 좀 챙겨드시고 쉬엄쉬엄 읽으세요 ^^

저는 <페미니즘의 도전>보다 <정희진처럼 읽기>를 먼저 읽었는데 제 책읽기에 한 전환점이 되었어요 :)

이번 책 얼른 읽고 싶네요 (라고 말만 며칠째)

공쟝쟝 2022-08-14 10:34   좋아요 3 | URL
자가격리 심심해요 ㅠㅠ 그래도 병(?)이어서 아푸니까 난잡하고 게걸스럽게 읽기는 중단 중입니다 ㅋㅋㅋ
<정.읽>이 수하님께도 전환점이었다니, 아아 좋아요, 좋네요 🥲 희진샘 자기 글 읽는 독자 적을 거라고 겸손하시지만 독자 가성비(?)만큼은 정말 최고이신 복받으신 분.
놀라울 정도로 이젠 외롭지만 외롭지 않아요.

라파엘 2022-08-14 12:0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쟝님의 서재는 전체 글들이 마치 한 편의 성장서사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ㅎㅎ
몸도 마음도 건강이 나아지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후유증이 없도록, 무리하지 마시고 평안한 시간 보내시길 바라요 😊

공쟝쟝 2022-08-15 20:22   좋아요 1 | URL
마흔이 다 되어가는 데... 여전히 성장 중 인 게 좀 남사스럽긴 합니다만 ^^;; 난 나니까~

바람돌이 2022-08-14 12: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제 삶과 인생을 완전히 뒤집어엎은 경험이 대학입학 광주 이영희선생님의 책 전환시대의 논리였어요. 쟝쟝님에 비하면 올드하죠. ㅎㅎ
이 때의 경험은 기존의 내 삶과 가치관과 앎의 체계 전체를 부정하는것이어서 충격이 장난 아니었어요. 그런데 이 때의 경험은 이후 다른 생각을 받아들이는 걸 좀 더 쉽게 할수 있게 했달까 그런게 좀 있는거 같아요. 어쨌든 그 이후로도 쭉 이어진 다른 생각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어 온 것이고 앞으로도 그러할테고요.
쟝쟝님 나아간다고 자만하지 마시고 휴유증도 있어요. 저는 코로나 낫고 난 이후 한동안 체력 저하로 허덕였습니다. 우리 정신만큼 몸도 소중하니까 아껴주자고요. ^^

공쟝쟝 2022-08-15 20:27   좋아요 1 | URL
전환시대의 논리....는 80년대 책 아닌가요?.... (바람돌이님 연배가?;;;?) 하하 저도 대학 시절에 빨갱빨갱한 처음보고 참 많이 놀라고 그랬는 데요, 그래도 그건 머리로만 충격이었는 지 그렇게까지 막 외롭고 힘들고 그렇지는 않았던 것 같거덩요.(사실은 나 이만큼 똑똑한 사람이야~ 이러면서 즐겼던 것 같기도 해요...) 물론 과거에 목숨 걸고 읽던 분들 만큼은 아녔겠지만, 페미니즘 책읽기는 읽기 시작하는 순간, 지금까지의 관계와 사랑에 대한 개념을 다 땅에 처박아야한다는 걸 직관적으로 느끼게 되는 그런 고립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체력 저하라... 전 미각 상실로 인한 입맛 저하 ㅜㅜ... 꾸역꾸역 챙겨먹긴 합니다만.. 확실히..ㅣㅣㅣ 후유증 후유증 명심하겠습니다 ^^

잠자냥 2022-08-14 13: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만 자를 넘어 이 만자 이상 긴 글 쓴 걸 보니 몸이 아픈 건 다 나았군요?! 자, 이제 공부를 위해 아파봅시다요. 융합하는 공부로 아픈 몸을 겪고 변태의 과정으로 고고!

공쟝쟝 2022-08-15 20:28   좋아요 1 | URL
변태 변태 변태합시다. 비 또 쏟아지려는 모양예요. 자냥 남은 휴일 잘 쉬시고 내일도 무사 출근 하소서!

persona 2022-08-14 13: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헐… 조금 더 충분히 쉬셔서 비체들과 완전히 이별하시길 바랄게요. 고생하셨어요!

공쟝쟝 2022-08-15 20:30   좋아요 1 | URL
네, 오늘까진 남들 쉬는 것 처럼 거의 쉬면서 슬렁슬렁 일했습니다. 완전이별 하고 미각과 후각이 돌아오면 좋겠습니다 ㅜㅜㅜ 일단 저도 걸렸다능.. 펄손아님 아직이죠?ㅠㅠ 끝까지 살아남아라!

persona 2022-08-15 20:35   좋아요 1 | URL
에고… 얼른 후각과 미각이 돌아오길 바랄게요. 파이팅이요!
저는 코로나보다도 요즘 계속 더위먹고 아무거나 주워먹고 토하고 설사하고 자고의 연속입니다. ㅋㅋㅋ 매해 어떻게 역대급 더위를 갱신하는지 목에만 땀띠 났었는데 올해는 온 몸 땀띠예요.

공쟝쟝 2022-08-15 20:48   좋아요 0 | URL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저도 여름은 체력적으로 항상 힘들었던 것 같아요 ㅜㅜㅜ 자면서 더 지치는? ㅋㅋㅋㅋㅋ 큰물 피해라도 좀 피해가시기를...ㅜㅜ 힝..ㅜㅜ 물 많이 마셔요... 더위 그만먹구 ㅠㅠㅠ

persona 2022-08-15 20:50   좋아요 1 | URL
입추도 지났고 조금만 지나면 더 괜찮아지겠죠. 열대야 줄어든 건 다행인 것 같아요. ㅎㅎ 여튼 힘냅시다. 잘 먹고 잘 자고요. 파이팅!!

단발머리 2022-08-14 19: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재해석은 기존의 의미를 해체함으로써 의미를 생산, 확대, 다양화하는 과정. 창조로서의 융합(171쪽)

... 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오히려 더 아련하게 무언가, 무엇인가 멀어지는 걸 느낍니다. 오래오래, 쟝님의 도반이 되고 싶어요.
코로나 후에 몸이 가벼워진다는 내 말, 맞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도 다 나을 때까지 무리하지 마세요^^

감사합니다!

공쟝쟝 2022-08-15 20:35   좋아요 0 | URL
확실한 건 이 책에서 ‘융합‘이라는 단어 만큼은 희진샘이 확실히 재해석 해체 해버리시고, 의미를 생산해버리고 다양화해버리시고, 창조로서 융합해버리신 듯 해요 ㅋㅋㅋ
읽는 건 어떻게든 독서 목록들 베껴가며 따라 읽어볼 수 있겠는 데, 사유나- 쓰기- 만큼은 아아, 희진 샘이 아무리 엑기스 쏙쏙 뽑아 일케 잘 알려주셔도 따라서 도전해 볼 엄두조차 내지지 않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예요. 오래오래 제 도반이 되어주실거죠? 과거에도 그렇고 앞으로도 미리미리 감사합니다🙏🙏

등롱 2022-08-15 00: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코로나 얼른 완전한 쾌유하시기를 빕니다!
정희진처럼 읽기 저도 정말 외롭게 읽은 기억이 있는데요 ^^ 왜 그리 독서의 기록도 외롭고 쓸쓸하고 저도 그렇게 혼자서 나누지도 못하고 읽었는지 모르겠어요.
요새 계속해서 북플 타임라인에 새로운 언어를 위해 쓴다가 올라오는데 저도 어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공쟝쟝 2022-08-15 20:45   좋아요 2 | URL
여성주의 읽기의 숨은 새멤버 등롱님! 역시도 외롭게 읽으셨구나 ㅜ,,ㅠ 아... 정말............ 외로워서 몸에 발진생길 거 같은 외로움이었........... 그러게요 왜 그렇게 혼자서 나누지도 못하고........... ㅜㅜ ㅜㅜㅜ ... 그런데........ 그렇잖아요 ㅜㅜㅜㅜㅜ 그냥 나눌 수가 없는 게 ... 그거 읽고 외로워지는 것 보다, 그거 나눠보려다가 하나도 나눌 수가 없다는 것을 느꼈을 때의 그 괴로움이 ㅠㅠㅠㅠㅠ 어떤 상처는 개별적이고 내밀하고 너무너무 난해한 거라서 드러내 보이는 것이나 나누는 것 조차도 상상이 가지 않는 경우가 있기도 하죠 ㅜㅜ 뭐 전 이제 인생 자체가 그런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서 읽어보세요. 상처에는 마데카솔 보다 역시 공부가 짱 입니다.

등롱 2022-08-17 17:48   좋아요 1 | URL
바로 사러 갑니다 ㅎㅎㅎㅎㅎ 상처에는 마데카솔보다 공부가 짱! 이거 명언이에요!!!

그레이스 2022-08-15 10: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제 괜찮으신지...
속히 나아지시길!

공쟝쟝 2022-08-15 20:46   좋아요 1 | URL
네 너무 괜찮은 데. 제가 사랑하는 커피 냄새를 맡을 수가 없어요 ㅜ_ㅜ
그것만 빼면 속히 다 나아버렸다고 봐도 무방한 상태입니다...^^

시에나 2022-09-16 17: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희진 처럼 읽기를 처음 읽고 바로 정희진 선생님을 미워하면서도 사랑하게 되었지요. 저는 그 책 읽고 일주일 아팠어요. ㅠㅠ 모든 문장이 어찌나 저를 난도질하던지....


공쟝쟝 2022-09-16 17:19   좋아요 0 | URL
마이 아프셨쥬?.... 전 정희진샘을 한번도 미워한 적이 없지만 ㅜ_ㅜ (선생님을 미워할 수는 없쥬. 오로지 아프게 알 뿐.) 미워하면서도 사랑한다는 그 말이 무슨 말인지는 알수 있습니다. 난도질.... 세상이 난도질한 상처에 빨간약 발라주신 분.. 정 희 진.... 저는.. 좀 마니 쓰립디다...ㅋㅋ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