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달의 궁전카페에서 가져왔습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사람이 많을 겁니다. 신청자가 많으면 달의 궁전카페에 가입한 지 얼마 안 되었거나 활동을 잘 하지 않는 분들이 선정될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그래도 한 번 신청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신청을 원하시는 분은 링크 주소를 클릭하면 됩니다.

 

http://cafe.naver.com/darlgung/2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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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10 15: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5-09-10 18:16   좋아요 0 | URL
저도 읽고 싶은 책이 있어도 신청을 자제하는 중입니다. 몇 년 동안 서평단 활동 덕분에 공짜 책을 읽은 혜택을 많이 누려서 그런지 서평단 활동을 안 해본 분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어요. 제가 블로그에 서평단 공지사항을 스크랩하면서 올리는 이유가 바로 그겁니다. 제 글에 ‘좋아요’ 눌러주고,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보답하는 차원으로 서평단 공지사항을 공유하고 싶어요. ^^

yureka01 2015-09-10 16:31   좋아요 0 | URL
서평단 참가할 기회 더 많으면 좋은것은 맞아요. 소식을 몰라서 못하면 책 알릴 방법이 줄어들테니까요..^^

고양이라디오 2015-09-17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좋은 취지네요. 멋지십니다!
 
몸 숭배와 광기 - 개정판
발트라우트 포슈 지음, 조원규 옮김 / 여성신문사 / 2004년 11월
평점 :
품절


 

 

 

 

 

 

신디 셔먼 『Unitled Film Stills #39』 (1979년)

 

 

 

신디 셔먼은 속옷만 입은 채 욕실에 서 있다. 그녀가 서 있는 사진을 1분 동안 가만히 주시하면 프레임을 가득 채운 그녀의 불안감이 당신에게도 전이된다. 잘 들어보면 자신의 몸을 바라보면서 내뱉는 그녀의 속삭임도 들린다. “난 정말 예쁘지가 않아. 그 사람이 내 몸을 본다면 무슨 생각을 할까.” 여성들은 거울을 자주 본다. 외모가 뛰어나고 안 뛰어나고를 떠나서 여성이라면 최소한 하루에 10차례 이상은 거울을 들여다볼 것이다. 자신에게 변화를 주려는 본능적인 행동이다. 거울을 보며 못마땅한 부위를 살피고 이를 가리기 위해 화장을 하거나 최후의 방법으로는 성형수술을 선택하기도 한다. 여성에게 아름다움은 자신감의 표현이며 살아가려는 삶의 의지이기도 하다. 그러나 오늘날의 ‘외모 가꾸기’는 몸과 마음을 파괴할 정도로 병적이다.

 

외모지상주의는 21세기 사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이데올로기다. 작은 치수의 옷에 몸을 맞추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정상 체중인데도 몸무게를 줄이려다 부작용을 겪는다. 이들 대부분이 처음에는 운동이나 가벼운 다이어트 요법 등을 통해 몸매를 가꾸다가, 점점 막대한 시간과 돈을 들여 성형수술을 하고, 결국은 다이어트 강박증 및 성형 중독 현상에 이른다. 뛰어난 외모는 한 사람의 능력으로 평가되고 그 누구도 현대사회에서 미용과 패션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없다. 외모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던 남성까지 외모 가꾸기에 한창이다. 이제 예뻐지려는 욕구는 여성의 전유물이 아니다.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어떤 아름다움이 가치를 갖는지 혼란스러운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외모와 아름다움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뻔하다. 외모가 아니라 내면 아름다움이 중요하다는 것. 외모에 집착하는 사람들에게 다른 사람의 행동과 시선에 신경 쓰지 말고 스스로 겸비하고 마음을 닦으라고 권한다. 그러나 이런 충고는 외모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의 짜증을 유발할 수 있다. 그들은 내면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천사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거울 속에 사는 악마가 아름답게 살라고 유혹한다. 그리고 악마는 우리에게 저주를 내린다. 악마의 장난 때문에 우리는 외모 자체의 이상이나 장애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비현실적으로 왜곡된 신체상을 추구한다. 거울은 분명 외모를 비추지만 우리는 거울 안에 비친 제 모습으로부터 타인이 생각하는 아름다움을 찾으려고 한다. 나르키소스처럼 자기 연민과 자기애 때문에 뛰어들고 싶어도 뛰어들지 못하므로 우리는 거울 앞에서 외모에만 치중하라고 자기를 설득하는 중이다.

 

자신도 모르게 ‘아름다움’의 지배에 구속당한 사람들. 우리를 괴롭히는 악마는 비단 거울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접해온 미디어(텔레비전, 신문, 잡지 등) 속에서도 ‘아름다움’으로 둔갑한 악마가 득실거리며 산다. 미디어의 악마는 우리의 생각을 획일화한다. 미디어는 외모에 대해서 적지 않은 정형화된 이미지(Stereotype)을 갖게 한다. 영화나 드라마, 만화에 등장하는 여주인공은 대부분 예쁘고 날씬하고 연약한 모습으로 나온다. 반대로 뚱뚱한 사람은 미련하다거나 이성 친구가 없다거나 하는 등 미디어의 일반적인 묘사를 통해 우리는 외모에 대해서 크나큰 편견을 갖게 된다. 특히 청소년기에는 모방심리가 강해서 멋있게 나오는 연예인을 보고 동일시하려는 특성도 강하다. 따라서 드라마를 보고 외모가 잘생긴 사람을 무조건 우상화한다든지, 뚱뚱하고 못생긴 사람을 무시한다든지 하는 선입견이 형성된다.

 

여성들은 나이, 계급과 상관없이 사회에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방식으로 몸을 계발할 것을 주문받는다. 지위와 부는 여전히 사람을 판단하는 주요 기준이지만 ‘아름다움’ 또한 지위나 부와 동등한 가치를 지니는 독립적인 특성으로 여겨지게 된 것이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면 타인에게 좋은 평가를 받아 호감을 얻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 혹독한 단련 행위를 거치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몸을 파괴한다. 결국, 여성의 ‘아름다움’에 집착하는 사회 속에는 ‘자신을 위한 만족’보다는 ‘남성의 취향’을 먼저 생각하는 의식구조가 숨어 있다. 여기에 맞서 초기 페미니스트들은 ‘못생겨도 당당해지자!’고 외쳤다. 외모를 꾸미지 않음으로써 외모를 평가하는 세상에 반기를 들었다. 하지만 많은 여성이 ‘아름다운 여성’과 ‘지적인 여성’이라는 선택의 갈림길에 선다면 아름다운 여성이 되기를 원할 것이다. 페미니스트라고 여기는 여성들도 거울 앞에 서면 아름다워지기 위해서 고민을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미(美)’에 미쳐버린 세상을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몸 숭배와 광기》가 1999년에 출간된 이후로 ‘외모지상주의’ 광풍이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오늘도 미디어와 미용 산업이 만들어 낸 ‘아름다움’의 신화는 새로운 기준을 만들고 거기에 미달한 사람들을 탈락시킨다. 아름다움에 대한 과도한 집착과 망상은 개인을, 나아가 사회를 병들게 한다. 《몸 숭배와 광기》의 저자 발트라우트 포슈는 우리가 자신을 외부로부터 평가하는 데서 벗어나 내부로부터 느끼는 방법을 터득할 때,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고 말한다. 안타깝게도 이 원론적인 해법만이 외모 강박증을 부추기는 우리 주변의 악마를 무찌르는 유일한 방법이다. ‘나’를 사랑하는 일이 이렇게 힘들 줄이야. 거울 속 못난 얼굴을 보니 문득 故 이주일 선생의 유행어가 떠오른다. “못생겨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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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스트> 9월호에 독서모임을 하는 북클럽 ‘달의 궁전’에 관한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달의 궁전’은 제가 유일하게 참석했던 북클럽입니다. 여기에 활동하는 분들이 폴 오스터의 소설을 좋아해서 그의 대표작 이름을 따와서 ‘달의 궁전’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예전부터 <악스트>에 대한 이웃들의 글을 쭉 봤는데요, 아무도 ‘달의 궁전’을 언급 안 해주셔서 전 이 사실을 모르고 지나갈 뻔했습니다. 제가 지방에 살고 있다 보니 독서모임에 자주 참석하지 못했지만, 저에게 소중한 인연들의 목소리를 책으로나마 들을 수 있게 되어 반갑게 느껴집니다. 또 한편으로는 자랑스럽습니다. <악스트> 9월호를 읽어야 할 이유가 생겼어요. 서울에 거주하시는 분 중에 독서모임에 관심이 있다면 ‘달의 궁전’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네이버 공식 카페도 있습니다. 그곳에 접속하여 카페 회원으로 가입하면 한 달에 한 번씩 열리는 독서모임 소식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가끔 서평 이벤트도 합니다. 앞으로도 ‘달의 궁전’ 많은 관심 부탁합니다.

 

 

 

* ‘달의 궁전’ 공식 카페 : http://cafe.naver.com/darlg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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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5-09-09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지 않아도 기사 났다고 축하 분위기던데 이거였구나.ㅎㅎ

cyrus 2015-09-09 21:11   좋아요 0 | URL
문단에 있는 작가들이 참여하는 문예지에 독서모임 클럽의 글이 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에요. ^^

수이 2015-09-09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지네_^^ 멀리서나마 뿌듯하다.

cyrus 2015-09-09 21:12   좋아요 0 | URL
야나문도 잘 돼서 잡지에 소개되었으면 좋겠어요. ^^

yureka01 2015-09-09 2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주변에 독서클럽하나 있었으면 좋으련만..그런게 없으니..아쉽네요.

cyrus 2015-09-09 21:14   좋아요 0 | URL
독서모임이 오프라인 활동으로만 이루어지면 독서모임하는 북클럽이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 많을 겁니다.

인디언밥 2015-09-10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아아아 저도 읽었는데! 속으로 부럽다 부럽다 이러면서.. -0-

cyrus 2015-09-10 15:24   좋아요 0 | URL
저도 부러워요. 저 모임에 함께 했으면 참 좋았을 텐데 말이죠. ㅎㅎㅎ
 

 

 

 

 

 

 

 

페이스북에는 정말 별 이상한 사람들의 정신 상태를 보여주는 글과 사진들이 떠돈다. 안 보고 싶어도, 어쩔 수 없이 보게 된다. 생판 모르는 사람이 올린 글과 사진에 페이스북 친구가 좋아요를 누르면, 페이스북 친구인 나도 그걸 볼 수 있다. 생각해 보면 끔찍한 일 아닌가. 내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과 사진이 페이스북 친구관계도 아닌 사람 또한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나는 일주일에 두 번 정도 페이스북을 접속한다. 하루에 두세 번 이상 페이스북을 접속한 적이 없다. 정말 할 일 없을 때 불필요한 정보만 가득 널려있는 페이스북을 접속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책 이야기 가득한 북플을 접속하는 것이 더 낫다고 본다. 북플도 어느새 페이스북처럼 일상을 찍은 사진이 있는 글이 많아졌지만, 아직까지는 참을 만하다.

 

각설하고, 어제 페이스북에 접속하면서 어떤 사람이 캡처해서 자신의 타임라인에 올린 사진을 보게 되었다. 페이스북 친구가 누른 좋아요덕분에 아주 어이없는 사진을 봤다. 출처가 어딘지 잘 모르지만, 어떤 여자가 답변을 구하려고 인터넷 게시판에 질문을 올렸다. 그 질문이 가관이다. 연봉 3,200만 원을 버는 27세 남자친구를 둔 여자가 결혼하면 맞벌이를 안 해도 되는지 물어봤다. 이 여자는 돈 잘 버는 남자를 만나 결혼해서 안락한 생활을 누리고 싶은 마음을 아주 솔직하게 표현했다. 남자의 경제적 형편을 믿고 결혼을 고민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사실 남자 또한 교제하는 여성의 경제적 조건을 고려하면서 결혼을 고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혼한 여자가 일하는 것을 성폭행이라고 생각하는 그녀의 발언이 심히 걱정된다. 이 문제가 되는 발언은 여성을 김치녀라고 말하면서 극도로 혐오하는 자들에게 좋은 먹잇감이 된다. 남자를 조금이라도 무시하는 듯한 발언만 보면 득달같이 달려드는 여성 혐오 남자들은 이 여자를 전형적인 김치녀의 전형이라고 비하할 것이다. 페이스북에도 여성 혐오 남자들의 글이나 재미로 김치녀라는 단어를 쓰는 사람의 글을 종종 보게 된다.

 

그러나 여자의 발언에 분노하고, 혐오한다고 해도 이것을 정당한 비판으로 볼 수 없다. 일단 이 여자가 생각하는 성폭행의 의미가 왜곡되었음을 알려주어야 한다. 이러한 설명 없이 무조건 김치녀라고 욕하는 태도는 옮지 않는다. 최근 성과 관련된 각종 사건이 빈발하면서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 ‘성폭력등 다양한 단어가 난무하고 있다. 이들 용어는 개념이 각각 다르고 그 행위에 대한 책임에도 차이가 있다.

 

 

 

 

 

 

 

 

 

 

 

 

 

 

 

 

 

성폭행은 강간과 강간 미수를 말한다. 당연히 여자의 성폭행발언은 논리적으로 성립할 수 없다. 여자는 맞벌이 생활을 좋아하지 않는다. 맞벌이 생활을 제안하는 남편이 못마땅하다. 여자는 성폭행을 남자가 여자에게 일하는 것을 강요하는 일인 것처럼 너무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렇다면 성폭력성폭행의 의미와 무슨 차이가 있을까.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성폭력성을 매개로 해서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이뤄지는 모든 가해행위라고 정의한다. 성희롱이나 성추행, 성폭행 등은 모두 성폭력의 개념에 포함된다. 여기까지는 헌법에서 규정하는 성폭력의 일차적 의미다. 요즘에는 여성에 대한 폭력도 성폭력으로 포함하기도 한다. 여성을 인격체로 대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성욕을 표출하거나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행위를 성폭력으로 본다. ‘성폭행의 의미를 착각해서 오용한 여자를 향해 무심코 김치녀라고 비하하는 행위는 언어폭력이다. ‘김치녀발언은 여성을 인격체로 대하지 않는 혐오를 기저에 깔고 있다. 이 단어의 의미를 모르면서 마치 유행어처럼 농담으로 사용하는 아이들이 많아질까 봐 걱정된다. 장담하건대, 분명히 이 캡처 사진은 여기저기 공유되면서 떠돌다가 일베 사이트로 향하게 될 것이다. 이 글을 보고 열폭하는 일베 회원이 비로그인 상태에서 댓글을 남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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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08 23: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09 18: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08 23: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09 18: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인디언밥 2015-09-10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첫 sns가 북플이어서 다행히 저런 글은 보지 못했지만.. 흔히 자작글이라고, 위와 같은 식으로 만들어서 유머 게시판에 올리는 경우로만 알았는데.. 그런 것만도 아니었군여

cyrus 2015-09-10 15:30   좋아요 1 | URL
저런 글도 자작글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자작글이나 광고를 올려서 ‘좋아요’ 수를 많이 얻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요. 페이스북을 안 하신다니 정말 잘하신 겁니다. 페이스북에 접속하면 정신건강을 해롭게 만드는 게시물이 하루에 두 개 정도는 보곤 합니다. 안 보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보게 됩니다. 정말 북플은 청정지역이에요.
 

 

 

 

 

 

 

 

 

 

 

 

 

 

 

 

 

 

 

“아름다움은 저주받을 그 무엇이다. 타인과의 만남에서 아름답다는 것은 중요한 부분이다. 사람들은 아름답게 보이려고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아름다운지의 여부는 타인의 눈으로 결정된다는 것이다. 아름답기를 소망하는 일 자체는 즐거움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정해진 기준에 맞아야만 아름다울 수 있다면 기분은 나빠지고 병이 날 수도 있다. 아름다움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시대를 초월해 아름답다는 평가를 들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름다움은 표현과 감상의 테두리 안에 있는 현상이다.” (23쪽)

 

외모가 아름다운 사람들은 양면적인 위치에 있다. 그들은 사람들의 평가적인 시선을 피할 수가 없다. 여성들은 타인의 시선을 잘 감지한다. 여성들은 자신을 남들의 시선으로 바라보곤 한다.
“자신의 아름다움을 확인하길 원하지만 동시에 자신을 객관적 대상으로 체험하고 싶지 않은 마음은 서로 모순이다. 아름다움을 내보이고 성적인 신호를 발산하면서도 남의 눈에 띄고 싶지 않다는 마음, 그것이 여성들의 모순된 심리이다.” (23쪽)

 

좋아서 자발적으로 몸을 연출해보이는 것과 마지못해 꾸미는 것은 분명 다르다. 강박과 괴로움이 시작되는 지점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부터는 아름다움이 병이 된다.
“외모를 아름답게 변화시키는 것에 대해선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 그런 노력이 즐거움을 주며 개성을 확장시켜 주는 한에서는 말이다. 하지만 그것이 개성을 억압하고 제한한다면 분명 문제가 있다.” (33쪽)

 

초기 페미니스트들은 여성미라는 개념과 여성 육체의 성적 대상화를 비판하였다. 그래서 그들은 외모를 꾸미는 노력이 여성운동에 대한 배반이라고 보았다. 그들은 브래지어를 공개화형시켰고 성적인 느낌이 들지 않는 옷을 입었다. 이런 저항적 행위는 물론 여성운동의 정치적 전략의 일부분이었다. 여성들은 봐란 듯이 외모를 꾸미지 않음으로써 남성들과 동등한 선에 서려고 했다. 존중받기 위해 아름답게 꾸밀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었다. 하지만 어느 사이엔가 이 전략의 효과는 떨어졌다. 왜냐하면 화장과 치장을 거부하는 해방적 행위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은 여전히 자신의 육체를 불만스럽게 여겼기 때문이다. 미국의 심리학 잡지 <사이콜로지 투데이>의 조사에 따르면,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여기는 여성들의 39%가 자신의 육체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대답했다. 아름다움에 대한 욕구가 있는 한, 여성미에 관한 규범적 고정관념을 거부하는 일도 해결책이 될 수는 없었다. (35쪽)

 

“여성들에게 외모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래서 외모는 정체성을 위협하는 가장 강력한 요인이기도 하다. 수많은 여성들이 상상 속에서 자신의 몸을 심하게 왜곡시킨다. 자신의 몸에 대해 부정적으로 일그러진 이미지를 갖는 것은 여성들에게는 흔한 일일 뿐, 특이하거나 예외적인 일이 아니다.” (137쪽)

 

자기 외모를 부끄러워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이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다. 그 불안은 아름다움이나 여성다움을 인정받지 못하면 어떻게 할까 하는 불안과 연관이 있다. 그리고 더 깊은 곳에는 이 모든 것 때문에 사랑받지 못하면 어떻게 할까 하는 두려움이 있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자진해서 적응을 하게 되며 스스로의 해방을 어렵게 하게 된다. 즉 아름다움의 신화를 남들이 정의하는 것으로 인식하지 않고 자기 자신의 욕구로 여기게 되기 때문이다. (164쪽)

 

아름다우려면 마땅히 노력을 해야 하고, 일단 아름다워진 다음에는 그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아름답고자 하는 여성들의 열망은 너무도 큰 나머지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몸을 스스로 마구 훼손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179쪽)

 

여성들이 거울을 보는 것은 허영심이나 자아도취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스스로를 비판적으로 평가, 검토하기 위해서이다. 거울 속의 자기 모습을 보고 도취되는 여성은 거의 없고, 오히려 부족한 점을 확인하곤 한다. 거울을 볼 때 여성은 자기의 모습을 자신의 눈으로뿐 아니라, 타인의 눈으로도 본다. 거울은 타인의 시선이기도 한 것이다. (1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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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5-09-08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부터 난생처음 페미니즘 책 읽고 있습니다. 나중 다 읽고 의견 교환 기대됩니다. ^^

cyrus 2015-09-08 22:43   좋아요 1 | URL
어떤 책을 읽고 있으신지요? 궁금합니다. ^^

yureka01 2015-09-08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본주의와 결합된 섹스와 미용과 성형 산업은 이젠 종교 같아요..

cyrus 2015-09-08 22:47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요즘 남자들도 아름다움을 찬양하는 산업 종교에 빠지고 말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