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속의 비밀 1
댄 브라운 지음, 공보경 옮김 / 문학수첩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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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댄 브라운 작가는 우리나라에 역사와 스릴러를 결합한 '팩션 소설'을 널리 알린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도 그가 쓴 '다빈치 코드' 를 읽었을 때가 생각난다. 아무리 재미있어도 좀처럼 날 밤 새면서 책을 읽진 않는데 그 책은 그냥 밤새 읽었었다. 그만큼 재미있었고 작품의 짜임새나 완성도가 좋았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에 팩션을 강조하는 수 많은 소설들이 나왔으니 하나의 장르를 개척한 거나 다름 없다.


이 작가는 그 이후에도 여러 작품들을 냈었는데 실제 역사와 현실을 기반으로 적절한 허구를 섞어서 흥미로운 이야기 꺼리를 만들어냈다. 사실 그의 작품 속에 나오는 내용이 얼만큼 진실인지 어느 부분이 진짜인지 잘 모를 정도로 세밀하게 잘 쓴다. 그래서 어느 정도 글 쓰는 형식이 눈에 보이는 아쉬움이 있기도 하지만 재미가 있으니 알고도 또 보게 된다.


이번에는 '인간의 의식과 잠재력'을 탐구하는 노에틱 과학이 주된 소재다. 그것을 연구하는 캐서린과 주인공 랭던은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지만 늘 일정한 거리를 두다가 캐서린이 강연을 이유로 체코 프라하로 같이 여행을 가자고 제의한다. 그 제의를 받으면서 둘 사이는 급속도로 가깝게 되고 연인 사이로 발전하게 된다. 사실 전작들에서 이 캐서린이라는 인물이 나왔었는지는 모르겠다. 오랫동안 서로 좋은 감정이 있다가 이번에 폭발하듯이 서로에게 빠져든다.


사실 캐서린이 연구하는 노에틱 과학은 눈에 보이는 실제 과학이라기 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좀 뜬구름 잡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그런 것을 캐서린이 그 동안 쌓인 기존의 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획기적인 내용의 책을 써 내려고 한다. 이미 출간 계획도 다 세웠고 책이 나온다면 엄청난 이슈가 될 수도 있는 내용이다.


1권에서는 등산으로 치면 중반부에 다다른 느낌이다. 사건이 벌어지고 무엇때문에 일어났는지 내편과 적이 드러나면서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될려는 참이다. 2권을 바로 읽어야 한다. 탄력 받았을 때 바로 읽어야 이 작가 특유의 글 쓰기를 만끽할 수 있다.


이쯤에서 예상 되듯 이 책의 내용이 문제가 된다. 캐서린이 자신의 한 부 밖에 없는 원고와 사라진 것이다. 어떻게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배경은 미국이 아니라 체코다. 아직 옛 소련의 그림자가 남아 있는 곳. 여기에서 여러가지 일이 일어나면서 랭던은 체코의 외교 관계 정보국인 '우지'의 추격을 받게 된다. 그야 말로 뜬금없는 쫓김이었다. 그런데 정말 이 책의 내용이 뭔가 큰 것이 있는지 체코 주재 미국 대사관도 연관이 있는 것 같고 무엇보다 이 책을 펴 낼 출판사의 담당자에게도 신변의 위협이 가해진다. 이야기는 어떤 거대한 세력이 음모를 꾸미는 데 전혀 예상을 못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스릴감이 커진다.


책을 읽으면 '과연'이라는 생각이 바로 든다. 댄 브라운 특유의 몰아치면서도 지적인 내용이 잘 전개가 되기 때문이다. 인간의 정신에 대한 기존 관념을 완전히 뒤집는 이론이라고 하는데 사실 그 내용이 실제 하는지 소설 속에서 작가가 창작한 것인지 잘 모를 정도로 구성이 치밀하고 사실적이다. 그래서 초반부는 조금 지루한 면도 있는데 서서히 발동이 걸리면서 추격극과 그 속에 숨었던 진실이 조금씩 드러나고 이야기가 박진감 있게 흘러간다.


등산으로 치면 중반 정도 온 것 같다. 이제 이야기의 얼개가 대략 드러나고 어떤 목적인지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눈에 익으면서 한참 재미있어 지려고 한다. 그래서 바로 2권을 읽어야 한다. 이 작가의 책은 소재가 상당히 지식을 동반하는 내용이라서 바로 읽지 않으면 내용 전개를 잊어버리게 된다. 쉬지 말고 바로 2권으로 달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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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을 알면 주식이 보인다 - 채권쟁이의 주식 투자법
신년기 지음 / 아라크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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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최근 주식 시장의 활황과 앞으로 부동산 대신 주식으로 투자하게 하게 하겠다는 정부의 기조 등으로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사실 주식으로 돈 버는 것은 언뜻 보면 어렵지 않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근본적으로 공부를 많이 해야 하는 분야다. 조금 버는 거야 상관이 없지만 노후 대비나 생활비를 버는 용도로 벌자면 많은 공부를 해야 한다. 물론 공부를 많이 한다고 해서 늘 수익을 얻는 것은 아니지만 아예 모르고 시작하면 나중에 망할 확률이 높다.


주식을 어떻게 투자를 하고 바라봐야 하는 가는 너무나 많은 주장이 있고 뭐가 맞다 안 맞다 볼 수 없다.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서 맞는 것이 있고 또 틀린 것이 있는 것이다. 여러 상황에 잘 대처를 할려면 여러 이론을 공부해야 하는데 이번에 나온 책은 '채권'의 관점에서 주식을 투자하는 것을 이야기 하고 있다. 채권도 어떻게 보면 일종의 주식이라고 할 수 있는데 가치 있는 회사의 주식의 주가가 높은 것처럼 채권도 마찬가지다. 


채권의 기본 개념은 정부나 기업이 자금 조달을 위해 일정 기간 돈을 빌리고 나중에 약정한 이자와 함께 갚는 구조다. 가치가 안정적이고 높으면 당연히 많은 사람들이 살 것이고 대신에 이자는 약할 것이다. 조금 덜 안정적인 회사는 그만큼 위험도가 있으니 이자는 더 높을 것이고. 이것을 주식처럼 사고 파는 것이 채권인데 이 채권의 흐름을 알면 주식의 흐름도 잘 알 수 있다는 내용이다.


총 3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첫째 장에는 쿠폰 이자와 시장 금리의 차이를 통해서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듀레이션, 인플레이션, 크레디트 스프레드 등 관련되는 의미를 통해 경제의 흐름 속에 채권의 금리 등을 알아 볼 수 있게 한다. 돈이 풀리고 다시 들어가고 등의 돈의 흐름이 결국 경제가 어떻게 굴러가고 있는 가를 알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런 흐름에 대한 감각을 알려주고 있다.


2장에서는 알아두면 유용한 금융 시장의 주요 심리 지표를 이야기하고 있다. 처음에 미국의 경제 지표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데 사실 세계 1위의 경제 대국인 미국의 경제에 따라서 세계 경제가 출렁거린다는 것을 잘 알려준다. 한때 미국이 기침을 하면 한국은 몸살 걸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 나라는 미국의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것은 경제력이 발달한 지금의 우리 나라라고 해도 마찬가지니 미국의 경제 지표를 늘 살펴봐야 한다.

그밖에 소비자 시점, 코인러 시점, 공급자 시점, 투자자 시점 등 여러 시점에서 보는 경제 심리를 이야기 하고 있는데 그만큼 나의 시점만이 아닌 다각도의 시점에서 지표를 살펴 봐야 함을 이야기하고 있다.


1장과 2장에서 기본 개념을 숙지했다면 3장에서 이 책의 주제가 나온다. 바로 채권의 원리를 이용해서 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여러 상황에서의 투자 기법을 말해주고 있는데 다 알아두면 좋은 개념이다. 어차피 투자라는 것이 한 곳에만 하면 위험하기에 분산 투자하라고 하는데 3장에서의 여러 방법은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혹시나 모를 위험에 대비하는 것이라서 좋은 방향이다.

그중에서 주주 환원 정책을 펼치는 기업에 대한 설명이 눈에 띄었다. 자사주 소각이나 배당금 등을 통해서 주가의 등락에 따라서 결국 주주에게 이익이 되도록 정책을 펼치는 것을 말하는데 사실 이 부분에서 우리 나라는 미국에 비해서 주주의 이익에 대한 정책이 약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정부에서도 이 부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유도하고 있고 시장에 자금이 많이 유입이 되면 우리 나라 기업들도 더 나은 방향으로 정책을 펼치지 않을까 싶다. 이 부분은 노후에 대비해서 투자를 하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기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아빠가 아들과 대화하면서 설명해주는 형식이라서 좀 더 쉽고 어렵지 않게 쓰여졌다. 관련 자료를 통해서 설명을 더 풍부하게 하고 있어서 좋다. 채권 투자에 대해서 관심이 있었는데 채권과 주식의 연결성을 잘 풀이 한 책이라서 투자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조언이 된다. 투자를 위한 공부로 괜찮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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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스파르타 스포츠지도사 2급 필기 기본서+문제집 세트 - 전2권 2026 스파르타 스포츠지도사
유동균.윤동현 지음 / 박문각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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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각의 스포츠 지도사 2급 교재는 시험에 대비해서 완벽한 준비를 할 수 있게 하는 교재입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중요 이론을 잘 정리 해 놔서 그것만 공부해도 충분할 정도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기출 문제를 완벽히 해석, 학습할 수 있게 합니다. 그런 다음 관련된 예상 문제를 통해 공부한 것을 다시 점검을 하고 마지막으로 최종 모의고사를 통해 시험을 완전히 대비할 수 있게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을 처음부터 꼼꼼히 공부하면 시험에 넉넉히 대비할 수 있을 내용이라서 스포츠 지도사 시험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필수로 봐야 할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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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디츠 - 나치 포로수용소를 뒤흔든 집요한 탈출과 생존의 기록
벤 매킨타이어 지음, 김승욱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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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이 책을 읽기로 한 것은 지은이 때문이다. 실제 이야기를 마치 만들어 낸 마냥 극적으로 재미있게 쓰는 지은이 '벤 매킨타이어' 를 믿었기에 이 책도 그럴 것 같아서다. 전작인 '스파이와 배신자'에서 느꼈던 그 글쓰기의 역량이 기대됐는데 책을 읽어 보니 역시나 였다. 글 쓰는 솜씨는 어디 가지 않았다. 사실을 아주 극대화해서 마치 소설을 읽는 것처럼 흡입력 있게 잘 썼다. 


이번 책의 무대는 제 2차 세계 대전 중에 독일이 운영한 포로수 용소 '콜디츠'다. 사실 독일 포로 수용소는 유태인 학살과 관련한 것들을 주로 기억하고 있다. 그 유명한 폴란드 '아우슈비츠' 포로 수용소 같은 곳 말이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독일이 유태인 포로 수용소만 운영 했을 리가 없다. 여러 나라와 전쟁을 했기에 유태인이 아닌 일반 포로들을 수용한 시설도 있었을 것이다. 워낙 유태인 관련한 학살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그렇지 일반 수용소도 있었다. 그 중에 하나가 이 '콜디츠' 인데 이 곳은 일반 수용소 중에서도 가장 다루기 어려운 포로들을 가둬 둔 시설이었다고 한다. 


일단 외관상 상당히 폐쇄적이다. 산 위에 성이 있는데 이것을 개조해서 포로 수용소로 쓴 것이었다. 주위는 절벽이고 이 성 외에는 다른 건물이 없다. 그야말로 포로 수용소로 쓰기에는 딱 맞는 곳이었다. 원래 1043년 경 지어졌다고 하는데 그때부터 주위를 압도하고 무언가 강력함을 나타내는 분위기였는데 거의 천 년이 지나서 포로 수용소로 사용이 된다니 뭔가 아이러니한 느낌도 든다.


아무튼 구조적으로 탈출하기는 불가능한 곳이었지만 다른 포로 수용소와 마찬가지로 여기도 수 없이 많은 탈출 시도가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실패로 끝났다. 경비가 아주 삼엄하기도 했고 천혜의 요새라서 구조적으로 상당히 어려웠던 것이다. 그러나 인간이 어떤 존재인가. 없으면 만들어내고 뭔가 기회를 엿보는 존재 아닌가. 그들은 곧 방법을 찾아냈다. 바로 땅굴을 파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여러 포로들에게 비슷하게 든 생각이고 곧 여러 곳에서 땅굴을 파기 시작했다. 그것은 서로 알고 한 것이 아니라 각각 따로 시도한 작업이었다. 나중에 서로 협력하기도 했지만 견제하기도 했고 배신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역경을 뚫고 결국 성공에 이르게 된다.


사실 이 책은 수 많은 예술 작품에 나온 탈옥이야기를 중점적으로 그린 것이 아니다. 감옥을 탈출하는 이야기도 잘 전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이야기다. 이 '감옥'의 주된 인물들인 독일군과 포로들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가 독일군 포로 수용소에 대해서 대충 알고 있는 억압적이고 폭력적인 이미지와는 반대로 콜디츠에서는 상당히 건전하게 운영되고 있었다. 이른바 '제네바 협정'에 의해서 포로들에게 인간적으로 대우하고 여러 복지 혜택도 제공하고 있었다는 것이 이채롭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럭저럭 살 만 했던 것이다. 탈옥만 시도 안 한다면.


책은 그런 안정된 상태의 이면에 도사린 여러 인간 군상들을 세밀하게 보여주고 있다. 영국, 프랑스, 폴란드 등 여러 나라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어서 필연적으로 갈등이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원래 부터 군인이었던 것이 아니라 여러 직업을 갖고 있던 사람들이었는데 공산주의자, 과학자, 동성애자, 여자, 탐미주의자, 속물, 귀족, 스파이, 시인, 배신자들 각양각색이었다. 그야말로 포로 수용소가 하나의 작은 사회였던 것이다. 그래서 그 속에서 일어나는 여러 갈등과 불화 그리고 협력 등 또 다른 전장의 복잡한 모습을 잘 그리고 있다.


2차 세계 대전이 막바지에 그것도 독일의 패배에 다다르고 있다는 것은 아마 독일군이나 포로들이나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도 탈출을 시도하는 것은 결국 인간의 자유 의지가 작동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책은 나름 복잡한 상황에 있던 포로 수용소에서 보이는 여러 인물들의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감옥 탈출이라는 피 말리는 시도를 흥미롭게 잘 보여주는 수작이다. 소설이 아니라 논픽션이라는 점에서 현실이 드라마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피 튀기는 전장이 아닌 포로 수용소에서 일어나는 또 다른 긴장감 있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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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대동여지도 - 한글로 쉽게 읽고 활용하는 <대동여지도> (최신 개정판)
김정호 지도, 최선웅 도편, 민병준 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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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여지도는 웬만한 한국 사람이라면 이름을 들어본 지도다. 어떤 지도인지는 몰라도 이름 정도는 들어본 사람이 많다. 과거 위인전에 빠짐없이 등장했고 지도의 우수성에 비해 운명이 조금 슬펐기 때문에 아마 사람들이 많이 분개하기도 했을 것이다.


대동여지도는 조선 말 당대 지리 지식을 총망라한 그때로서는 최고의 지도였다. 주로 군사적인 면에서 많이 제작됐던 조선 전기에 비해 후기에는 상업적인 면으로도 많이 제작됐는데 그런 시류를 반영해서 대동여지도는 군사는 물론 정치, 행정, 경제 등 여러 방면으로 실 사용 할 수 있을 정도로 세밀하고 과학적으로 제작이 되었다.


이 지도를 만든 사람은 김정호인데 그의 일생에 대해서는 자세히 전해진 바가 없다. 당시의 신분제상 중인 이나 몰락한 양반 정도로 해석을 하기는 하는데 중요한 것은 이 지도는 당시 지배층의 지원을 받아서 만든 것이라는 거다. 옛날에 최남선이 당시 지배층이 어리석어서 이 지도를 못 알아보고 김정호를 옥살이 시키고 지도는 불태웠니 뭐니 해서 그것이 오랫동안 진실인 양 흘러왔으나 전혀 근거도 없고 실질적으로 있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대동여지도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고 당시의 수 많은 지도와 지리 서적의 장단점을 고스란히 흡수해서 단점을 줄이고 만든 것인데 핍박을 받았다면 어떻게 지도를 만들었겠는가. 그것은 낭설일 뿐이다. 그저 대동여지도는 김정호라는 뛰어난 지리 학자에 의해 조선의 지도 제작 기술을 총망라해서 최후로 만들어진 가장 과학적인 지도라는 것이다. 


그런 대단한 지도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한자로 적혀 있어서 실물로 접하기가 어려웠는데 이번에 나온 한글판은 대동여지도의 본 모습을 충분하게 알아갈 수 있게 한다. 지도를 보면 왜 군사 뿐만 아니라 행정, 상업에도 잘 쓰일 수 있는 가를 알 수가 있다. 기본적으로는 산과 산봉우리, 강, 호수 등 자연 지리가 실려  있지만 항구나 관청, 고을도 상세히 기재되어 있어서 교통을 알기 위한 목적으로도 좋은 지도다. 게다가 토지, 인구, 창고, 군사 조직 등도 있어서 여러 방면에서 실용적인 목적으로 쓰기에 참 대단하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조선은 초기에 그 당시로는 최고의 세계 지도라고 할 수 있는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를  제작할 정도로 지리학에 대한 능력이 탁월했다. 대동여지도는 그런 지도 제작의 역량이 이어져서 만들어진 지도인 것이다. 그래서 이 대동여지도를 알아 가는 것은 우리 내면의 지도 제작 능력을 알아가는 면에서 뜻 깊다 할 수 있다.


일단 대동여지도는 가로 세로 수 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지도지만 휴대하기 편하게 지도첩으로 만들어졌다. 그래서 그것을 참조해서 한글판도 첩의 형태인 하나의 책으로 만들었는데 보고 싶은 지역을 손쉽게 찾아서 볼 수가 있다. 각 지역에는 기본적으로 산과 하천을 자세히 그리고 거기에 이어진 여러 길들을 통해서 당시의 지리 정보를 유추할 수 있다. 자신이 태어난 고장과 인근 고을을 비교하면서 오늘 날의 상황에 맞춰 본다면 지리를 보는 눈이 더 넓어질 것 같다.


책은 필요에 따라 오리고 자르고 붙이고 할 수 있고 각 지역의 지도에 채색도 할 수 있다고 하니 한 권으로 한 반의 아이들이 이어 붙여서 하나의 큰 전도를 만들 수도 있다고 한다. 이미 많은 학교에서 시도한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 일반인 독자들이야 그러진 못하고 그저 자주 보면서 여러 지역을 알아가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설화 같은 이야기로 우리에게 익숙한 대동여지도가 한글판이 되어서 너무나 가깝게 다가왔다. 비록 현대의 지도 기법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아무런 측정 장비도 없었을 당시에 이렇게나 정확한 지도를 만들 수 있었다는 것이 참으로 대단하다. 지금 봐도 이상한 점이 없을 정도로 뛰어난 지도를 한글로 접할 수 있다는 것이 고마운 일이다. 글은 없고 그림이 대부분이어서 금방 한 권 보게 되지만 자신이 태어나거나 관심 있는 지역 위주로 자세히 보면 대동여지도의 가치를 더 잘 알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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