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의 거인들 - 우리는 아직도 그들이 만든 세계에 살고 있다
마이클 만델바움 지음, 홍석윤 옮김 / 미래의창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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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질서는 대부분 20세기에 규정된 것이다. 그런데 그냥 합의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많은 전쟁과 갈등을 통해 쉽지 않은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다 볼 수 있다. 이 책은 그런 현재의 질서를 만든 여러 인물들을 소개하는 내용이다. 내용은 잘 몰라도 이름은 들어본 적 있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우선 미국의 윌슨 대통령. 우리 역사를 좀 아는 사람에게는 '민족 자결 주의' 를 주장한 미국 대통령으로 알려져 있다. 순진했던 당시 조선 사람들은 이 주장으로 우리가 독립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 민족 자결 주의는 강대국에게만 해당되는 것이었고 식민지 사람들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불완전한 것이었다. 윌슨은 오늘날의 팽창적인 미국의 단초를 마련한 사람이었다. 원래 고립주의가 강했던 미국이 1차 세계 대전에 참여하면서 세계 정세에 한발 더 뛰어들게 만들었고 느슨한 연방국가 미국을 좀 더 강력한 국가로 만들기 위한 시동을 걸기도 했다. 하지만 민족 자결 주의와 국제 연맹 창설 등을 통해 좀 더 제도화된 평화를 주장한 것은 오늘날에도 미국 정치에 살아 있게 된다.


제 2차 세계 대전은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낳게 한 최악의 전쟁이었고 지금은 그 전쟁의 유산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 엄청난 전쟁을 일으킨 사람은 히틀러다. 그저 선동하는 데만 능력이 있었고 어떤 전략이나 전술도 없는 그런 사람이 히틀러인데 그가 일으킨 2차 세계 대전은 수 많은 나라들에 큰 상처를 주고 말았다. 책에서는 그가 어떻게 권력을 장악하고 독일을 전쟁의 구렁텅이로 빠지게 하는 지를 잘 이야기 하고 있다.


히틀러가 나오면 거기에 대항하는 지도자가 있기 마련인데 대표적인 것이 처칠과 루즈벨트다. 처칠은 그 특유의 자신감과 끝을 모르는 끈기로 혼자서 버티고 있던 영국을 잘 이끈 인물이다. 사실 처칠 자체는 여러가지 편견이나 욕심으로 크게 점수를 주기가 힘들다. 영국 제국 주의의 끝자락에 있는 사람이기에 그의 말을 들어보면 미쳤나 싶기도 하다. 하지만 그는 탁월한 지도력을 발휘해서 영국을 결집 시키고 독일에 대항하는 교두보를 마련하게 된다. 그러지 않았다면 노벨 문학상을 탔을까도 싶다.


루즈벨트는 미국 최초의 3선과 4선 대통령이다. 초대 대통령인 워싱턴이 재선까지만 하고 물렀기에 그런 전통을 이은 것이 미 대통령들인데 루즈벨트는 무려 4번이나 했다. 그가 일부러 한 것은 아니다. 아마 재선까지만 하고 물러났을 것이다. 그러나 2차 세계 대전이라는 미증유의 사건이 일어나면서 나라를 하나로 통합시키고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대선에 출마했고 무난하게 당선이 된다. 그 전까지 고립 주의의 세력이 크던 미국을 전 세계 경찰 국가의 위치까지 끌어올린 사람이다. 2차 대전 당시 독일의 갖은 공세에도 직접적인 참전을 하지 않았지만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하면서 전면에 나서게 된다. 이미 미국은 1차 대전에서부터 초강대죽의 싹을 틔우고 있었는데 2차 대전을 통해 명실상부한 초강력 국가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책은 20세기에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 여러 인물들의 간략한 전기와 함께 그들의 말과 행동이 어떻게 역사에 남기게 되는지 잘 이야기하고 있다. 간디를 제외하고는 모두 다 우리 민족에게도 영향을 끼쳤다. 이들이 없었다면 인류 역사는 또 달라졌을까. 개인은 역사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하지만 일어날 일이 더 크게 되거나 더 작게 만들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이 든다.


대부분 아는 사람들이라서 별다른 내용이 아닐까 했는데 간단하게 소개를 잘 했고 그들의 행동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잘 설명하고 있어서 각 인물을 알아가는데 괜찮은 평전 같다. 책에 실린 여러 인물들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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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해 - 세상의 중심이 된 바다의 역사
찰스 킹 지음, 고광열 옮김 / 사계절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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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흑해는 아는 사람만 아는 그리 알려지지 않은 바다다. 어디라고 하면 딱 꼬집어 이야기 하기 어렵지만 어디 어디쯤 이라고 하면 대충 알 수 있는 사람은 있을 것이다. 흑해는 오늘날의 튀르키예 위에 있는 바다다. 구 소련권인 우크라이나, 조지아와 함께 루마니아, 불가리아와 튀르키예로 둘러 쌓인 타원형의 호수 같이 보이는 바다다. 바다인 이유가 튀르키예의 이스탐불을 통해 에게해로 나갈 수 있고 에게해는 다시 지중해로 나아간다. 


아무튼 많은 나라와 연관이 된 바다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여기에 얽힌 역사가 참 많을 수 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흑해를 중심에 놓고 주변을 살피는 이런 내용의 책은 잘 없었는데 이번에 나온 책이 흑해와 관련된 오래된 역사를 잘 정리하고 있어서 큰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흑해는 뜻이 말 그대로 검은 바다를 말하는데 왜 이렇게 불렀는지는 여러 학설이 있지만 오스만 투르크 제국이 들어서고 흑해라는 이름이 대체로 정착이 된 것으로 볼 때 이 때의 이유가 가장 크지 않나 싶다. 지리적으로 흑해는 튀르키예의 북쪽에 있다고 했는데 전통적인 투르크 문화에서 검은색이 북쪽을 뜻하는데 거기에서 명칭이 굳어진 것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여기는 염도가 낮아서 물고기가 잘 살지 못한다고 하고 환경 자체는 그다지 좋지 못한데 그래도 이 흑해를 통해서 여러 나라들의 이익이 충돌하는 중요한 무대이기도 하다.


책은 지역, 변경, 민족이라는 개념 아래에서 흑배의 기원과 함께 역사상 어떤 사람들이 왕래를 했고 문명을 발전시키고 전쟁을 했는지 등등 흑해와 관련된 2700년의 역사를 적절한 내용으로 잘 정리하고 있다. 이 흑해에서 가장 중요한 나라는 아무래도 러시아와 튀르키예다. 이 바다는 한때 러시아의 바다처럼 사용되기도 했고 나중에 오스만 투르크가 번성하면서 러시아와의 대립이 주를 이루기도 했다. 튀르키예의 속성이 그렇듯 이 지역은 유럽과 아시아 그리고 기독교와 이슬람, 문명과 야만의 양면을 다 가지고 있다. 물론 그런 이분법으로 이 세계를 딱 잘라서 정의할 수는 없다. 이 책은 그런 면을 넘어서 이 흑해의 실체를 알려주고 있다.


책의 각 장은 흑해에서 가장 주도적으로 활동하던 나라에서 부른 이름이다. 당연히 바다를 지배한 나라들이 자신들이 부르기 좋은 이름으로 불렀지만 오늘날에는 단순히 검은 색깔의 바다라는 편의주의적인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흑해는 지리적으로 그리스에서 가깝기에 고대 그리인들이 개척을 했다. 검은 바다로 불리는 만큼 옛날 사람들에게는 이 바다가 무섭고 공포스러웠을 것이다. 그것이 점점 흑해를 알게 되면서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갔는데 이것은 이름의 의미가 바뀌는 계기가 되었다.


흑해가 전략적인 중요성을 가지게 된 것은 러시아의 남진 이후이다. 작은 공화국에서 오늘날의 큰 땅을 가진 큰 나라로 성장하던 러시아는 흑해를 통해서 여러 나라와 이어졌다. 여러 수출품을 흑해를 접한 연안 항구에서 교역이 이루어졌는데 그런 것 뿐만 아니라 흑해를 통해 군사력의 표출도 이루어졌다. 그 유명한 '흑해 함대'는 러시아 군사력의 상징이기도 했다. 이런 러시아 앞에 오스만 투르크와의 대립은 바다의 긴장을 더 크게 했다.


러시아의 팽창을 저지하려는 영국과 프랑스는 오스만을 지원함으로써 더 국제적인 면을 가지게 되었고 흑해는 더 복잡한 양상을 끼게 된다. 접해 있는 나라들 뿐만 아니라 흑해와 관련된 이익에 이어져 있는 나라들도 분쟁에 참여하게 되어서 이 바다의 중요성은 더 부각되고 있다.

책은 2000년 전후의 상황까지만 이야기 하고 있어서 그 뒤에 이어진 중요한 사건이 자세히 다뤄지지 않고 있는데 바로 러시아의 크림 반도 침공이다. 소련에서 독립해서 우크라이나라는 국가를 세웠지만 크림 반도를 러시아에 빼앗기고 나중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에 돌입해서 언제 휴전할 지도 모르는 상황에 빠졌다. 


책은 흑해라는 지역을 주인공으로 해서 그 주위 지역이나 나라의 여러 역사를 압축해서 잘 이야기해주고 있다. 아주 세세히 이야기하지는 못하지만 이 정도면 흑해라는 지역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는 할 수 있을 정도다. 흑해를 주된 소재로 다룬 것으로는 이 책의 최초라고 하는데 그만큼의 가치가 있다. 내용 자체는 쉽게 잘 읽히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긴 호흡으로 읽으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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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폰네소스 전쟁사 현대지성 클래식 72
투퀴디데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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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인 펠레폰네소스 전쟁사를 잘 읽어 볼 수 있는 기회다. 여러 자료와 명화 등을 통해 전쟁의 진면목을 잘 알 수 있다. 이 전쟁으로 그리스 전역이 힘을 잃고 그 틈에 마케도니아가 힘을 축적해서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하니 참 묘하다. 이때 이후로 비슷하게 역사는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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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폰네소스 전쟁사 현대지성 클래식 72
투퀴디데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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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미국과 소련이 대립하던 냉전 시대에는 진짜로 전쟁이 일어날 듯한 분위기였다. 그렇게 조바심 내면서 살던 시절이 소련이 무너지면서 드디어 평화가 오나 싶었다. 그러나 미국과 소련의 핵전쟁 위협이 감소했을 뿐, 여러 나라들 사이의 전쟁은 계속 되었다. 각종 전쟁과 테러로 인해 수 백만의 사람들이 죽고 다쳤는데 인간들 사이의 평화란 참 쉽지 않겠구나 했었다. 2차 세계 대전 이후에는 나라 간의 확정된 국경은 지켜지는 것이 굳어졌으나 최근의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 등으로 지구촌에는 다시 전쟁의 기운이 피어오르고 있다.


사실 인간은 그 욕심과 망각 때문에 과거에서 교훈을 얻고도 또 똑 같은 행동을 한다. 비슷한 상황에서 그것을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똑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현재의 일들은 과거에도 수 없이 봐 왔는데 오늘날 강대국 간의 전쟁이나 대립은 이미 천 년 도 더 전에 비슷하게 일어났으니 그 한 예가 '펠로폰네소스 전쟁' 이다.


이 전쟁은 간단하게 말해서 기존의 강대국이었던 스파르타에 신흥 강대국이었던 아테네가 대립하면서 일어난 전쟁이다. 이런 형식은 역사상에서 그동안 수 없이 봐 왔다. 나누고 절제하는 나라가 없고 모든 것을 독식하다가 힘을 기른 다른 나라에 또 모든 것을 독식하고. 그렇게 계속 새로운 세력과 다툼을 하는 것이 역사상의 반복된 일이었다. 과거를 통해서 교훈을 얻자고 하는데 그게 쉽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아테네는 잠재력이 있는 국가였다. 그것이 언제 어떻게 발현 될지 관건이었는데 역량을 드러낼 기회가 왔다. 바로 페르시아의 침공이었다. 이 전쟁에서 그리스 국가들은 단결해서 페르시아를 물리쳤는데 그 선두가 스파르타와 아테네였다. 전쟁이 끝나고 나서 아테네가 제국의 위상을 갖게 되자 스파르타가 불만을 갖게 된다. 아테네가 그리스 전역에 자신의 민주정을 확산 시키자 과두정이었던 스파르타에게는 위기가 되는 것이다. 


결국 기존 강대국이었던 스파르타에 신흥 국가인 아테네가 도전하는 모양이 되면서 나중에 전쟁이 터지게 되는데 이것이 펠로폰네소스 전쟁이다. 이 책은 그 전쟁을 기록한 역사책이다. 전쟁은 서로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치열하게 전개가 된다. 때로는 스파르타가 이기고 때로는 아테네가 이겼다. 그들을 지지하는 각각의 동맹 국가들도 힘겨운 싸움을 이겨갔다. 전쟁만 한 것이 아니라 중간 중간 평화도 이어졌다. 그러나 전쟁은 끝을 보자는 분위기였고 결국 페르시아의 지원을 받은 스파르타가 승리하게 된다.


사실 단순하게 스파르타가 아테네를 이겼다고 말하는 것이지만 당대 많은 나라들이 상관이 있는 전쟁이어서 국제전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그리스 동맹군과의 싸움에서 진 페르시아가 뒤에서 스파르타를 지원한 것은 잘 모른다. 페르시아의 입장에서는 비록 한 번 졌지만 국력이 완전 소진된 것은 아니었다. 이제 전면전을 하기 보다는 적들 내에서 분열을 일으키는 것이 더 나은 전략이었기에 스파르타와 아테네의 전쟁을 잘 이용했다. 강한 군대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인구나 경제 면에서 약점이 있는 스파르타는 페르시아의 지원 덕으로 결국 승리를 한다. 하지만 전후 페르시아와 싸우게 되고 페르시아는 아테네를 비롯한 반스파르타 동맹을 맺어서 스파르타를 굴복 시킨다.


이 전쟁의 최후 승자는 누구일까. 단순하게 스파르타가 이겼다고 할 수 있겠지만 자신의 정체성이 약해지면서 스파르타는 계속 쇠락하고 아테네도 국력이 약해졌다. 그 난리 속에서 조용히 힘을 키운 나라가 바로 마케도니아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그 나라. 힘을 키운 마케도니아가 필리포스2세 때 그리스 전역을 손에 넣었고 그 뒤를 이은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대제국을 건설하게 되는 것이다. 전쟁의 여파는 그리스 전체 도시 국가들 뿐만 아니라 외곽에 있던 페르시아나 마케도니아까지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지금으로부터 1500년 전의 오래된 전쟁이라서 잘 모를 수도 있는데 '투키디데스' 에 의해 쓰여진 이 전쟁사 덕분에 당대의 일을 잘 알 수 있게 되었다. 작가의 고향이 아테네라서 아테네 편향으로 쓴 책이 아닐까 하지만 당대의 일을 비교적 중립적으로 객관적인 사관을 가지고 썼기에 오늘날까지 고전으로 대접 받고 있다. 


사실 이 전쟁은 짧은 시간 동안 일어난 것이 아니라 30년에 걸쳐서 전쟁과 휴전을 반복했고 각기 맺은 동맹도 많고 계기를 바꾸게 되는 전투도 많아서 사실 좀 복잡하다. 기본의 스파르타에게 아테네가 도전한 형식이 되었지만 그 상황을 외교적으로 잘 풀지 않고 전쟁을 택한 것은 결국 더 많은 욕심을 부렸기 때문이다. 승자는 스파르타였지만 그 자신이 제국을 운영할 능력이 안 되어서 스파르타 제국이 오래 가지 못했던 것이 아이러니하다.


그리스 역사에서 유명한 고전이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이 적어서 그런지 국내에 출간된 펠로폰네소스 전쟁에 관한 책이 별로 없다. 그 와중에 이번에 새롭게 현대지성에서 나온 이 책은 그래서 귀한 책이다. 그리스어 원전에서 번역했을 뿐만 아니라 수 백개의 각주와 해설을 통해 내용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하게 하고 명화, 지도, 연표, 연설 등의 자료가 풍부해서 책을 더 가치 있게 한다. 내용이 방대해서 쉽게 읽기는 어렵지만 차근차근 읽어 내려간다면 이 전쟁의 깊은 속살까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이 좋다.


#현대지성클래식 #고전책 #펠로폰네소스전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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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천재 고려 - 최강대국에 맞선 작은 나라의 생존 전략
이익주 지음 / 김영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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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기이한 행동으로 정책이 왔다 갔다 하면서 우리 나라 같은 수출주도형

나라는 여러 방면에서 힘든 시절이다. 사실 미국만이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경기가 안 좋고 우리 나라 또한 안 좋은데 미국 트럼프의 변덕으로 더 힘든 상황이 되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우리가 실리를 얻고 있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중국과 일본이 틈이 벌어지고 있고 우리는 중립을 지키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피해를 덜 보고 있다.

             

우리 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나라들에 둘러 쌓여 있다. 한반도와 맞대어 있는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바다 건너 일본과 미국. 이들 중 어느 나라도 우리를 함부로 못하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그들과 같은 반열이라고 할 수도 없다. 지리적으로 참 재수 없는 위치에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게 지금만 그랬나 싶으면 그렇지 않고 그 정도는 약해도 과거에도 죽 있었던 일이다.


고조선 시절부터 조선 조까지 우리의 주된 갈등 상대는 북방이었다. 중국 본토의 한족과 더불어 만주의 거란족, 여진족 등과 많은 갈등이 있었고 때로는 국운을 건 전쟁을 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우리의 체급이 열세인 경우가 많았기에 늘 싸울 수는 없는 법. 적당히 달래고 협상을 해서 우리가 멸망 당하지 않게 해야 했다. 그것이 바로 외교다. 지금도 중요하지만 그 옛날에도 중요하다. 이 책은 오늘날에도 써먹을 수 있는 외교술, 그 중에서 고려의 외교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사실 우리 역사에서 조선은 여러 방법으로 많이 다루어서 좀 익숙한 느낌이 드는데 고려는 아직 모르는 사람이 많다. 최근에 드라마를 통해 고려의 자주성과 거란과 몽골 항쟁에서 보이는 군사력 등이 사람들 기억에 많이 남을 듯 싶다. 그러나 고려가 외교를 잘 했는 것을 아는가? 단순히 고려 군사력이 높았던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외교를 잘 했기에 고려라는 나라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에서는 거란과 몽골이라는 큰 세력을 어떻게 고려가 대했는지 이야기하면서 고려의 탁월한 외교술을 설명하고 있다.


우선 거란은 일반적으로 우리 발해를 멸망 시키고 고려를 침략해서 강감찬 장군에게 박살 났다

고 많이 알고 있다. 맞는 사실이다. 그러나 전쟁을 이겨서 평화가 지속된 것이 아니라 외교를 잘 해서 평화를 이룬 것이다. 사실 처음 거란이 침공했을 때는 그 유명한 서희의 활약으로 전쟁없이 오히려 강동 6주를 얻기 까지 했다. 그 이후 전쟁도 잘 싸워서 결국 마지막 결전인 귀주 대첩으로 끝을 낸 것이다. 


그러나 거란은 거란이다. 중국 송나라도 어찌하지 못하던 거란을 고려가 끝까지 이길 수는 없다. 계속해서 거란이 쳐들어오면 버티기 힘든 것이다. 그것을 알고 전쟁이 끝나자 말자 거란에 사신을 보내어 화친을 요청한 것은 바로 고려다. 적당히 거란의 체면을 세워주면서 동시에 거란의 요구 사항을 들어주고 평화를 얻었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실리 외교다.


고려 중기는 거란이 쇠퇴하고 그 자리를 훗날 금나라로 불리는 여진이 치고 올라왔다. 당시 여진은 고려를 부모의 나라로 섬겼으나 점점 커져서 고려를 압박하기에 이르렀다. 그들이 스스로 황제국이라 칭하면서 중국도 압박하고 고려에도 군신 간의 관계를 요구했다. 당시에도 자주파가 있었지만 송이나 거란도 어찌 못하던 여진을 고려가 단독 방어하기는 힘들었다. 그래서 적당히 그들의 요구를 들어줬고 동시에 전쟁을 하기 어려웠던 여진은 그대로 고려와 화약을 맺어서 역시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


고려의 역사에서 가장 큰 시련은 역시 몽골의 침략이다. 당시 고려는 무신의 난이 일어나서 무신이 집권하고 있을 때였다. 몽골과의 여러 공방전 후 무신 정권은 왕실을 강화도 옮기도 장기 항쟁에 돌입했다. 사실 말이 항쟁이지 전국은 초토화 되었다. 몽골에 맞선 이들은 무신 정권이 아니라 각 지역의 백성들이었다. 그들 덕분에 그래도 나라가 유지되었던 것이다. 아마 무신의 난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벌써 항복했을 수도 있다. 그러다가 무신들이 물러나고 왕의 친정이 시작되면서 무의미한 항쟁에 대한 반대가 고개를 들게 되었다. 그런 와중에 몽골에서 권력 투쟁이 있었고 운 좋게 당시 승자인 쿠빌라이를 편 들은 고려는 부마국이 되면서 그 무시무시한 몽골제국하에 살아 남은 몇 개의 국가 중 하나가 되었다.


이렇듯 실리 외교로 최대한 고려의 이익을 지키고 전쟁을 막았던 고려가 마지막에는 왕조의 운이 다하는 모양인지 상황 판단을 잘못하고 말았다. 몽골이 세운 원나라 말에 명나라가 새로 생기면서 당시 급부상한 신진 사대부들은 원을 배척하고 명을 따르려고 했다. 그러나 원은 예상보다 수명이 길었고 스스로 신하를 자처한 고려에 대해서 명은 철령위 설치 등 오히려 등에 칼을 꼽으려고 했다. 중립을 선언하면서 원과 명 사이에서 줄타기를 했었어야 한다. 그것은 거란이 흥할때 중국 송나라에 대해서 했던 중립 등거리 외교에서도 드러나듯이 철저하게 상황 판단를 했어야 하는데 그것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게 결국 고려가 망하고 조선이 세워지게 되는 하나의 배경이 되었다.


책은 고려의 역사 중에서 대륙의 세력과 어떻게 대처했을 때 나라를 보존하고 이익을 지킬 수 있었는지 여러 나라들과의 관계 속에서 설명하고 있다. 그런 여러 나라들과의 관계를 지은이는 '국제관계사'라고 이야기하는데 맞는 말이다. 우리는 늘 두 개 이상의 나라들과 여러 관계를 맺고 적절한 등거리 외교를 할 때는 이익이 극대화 되었고 단순한 외교를 할 때는 피해를 봤다. 지금 여러 강대국으로 둘러 쌓인 상황은 과거 고려의 외교 정책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전쟁을 불사할 정도로 강력한 무력을 갖고 있긴 해야 하지만 전쟁을 위한 것이 아니라 평화를 위해서 외교를 잘 해야 하는 것을 책에서 역설하고 있다.


책은 어렵지 않게 잘 쓰여졌다. 고려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만 있어도 이해할 수 있게 쉽게 쓰였기에 고려의 역사 그 중에서도 외교사에 관심 있는 사람은 읽어 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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