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독서 모임

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




3월의 세계 문학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구소영 옮김

라스트 울프

알마

2021

 



2026년 3월 27일 금요일

저녁 8시~10시

장소: 인더가든









3월의 세계 문학을 만든 독자들








[북 큐레이터(도서 추천)]

정현정, 김성현, 조약돌



[진행북클럽투르기윤색]

최해성



[사진]

김성현, 최해성










[곁두리(간식과 음료)]

(버터떡을 만드는 수제 디저트 카페) 인더가든

(모임이 있는 날이면 차, 커피 드립백을 넉넉히 챙겨오는) 김성현



[<세계 문학> 독자]

정현정, 조약돌, 김성현, 향기, 히시마 


 


 


※ 북클럽투르기(bookclubturgy, bookclubtur+)


 

독서 모임 후기를 쓰는 사람

독자들의 대화를 그러모으고 메꾸는 엮은이.



북클럽투르기는 

공연 제작을 위해 희곡과 연극을 전체적으로 분석하는 사람을 뜻하는

드라마투르기(dramaturgy)’에서 따온 말입니다.








327 금요일은 문학 애호가들에게는 뜻깊은 날이었습니다.

















* 한강 작별하지 않는다(문학동네, 2021)



[<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 2026년 1월의 세계 문학]

[서울 독서 모임 <달의 궁전> 2025년 12월의 책]

퍼시벌 에버렛송혜리 옮김 제임스》 (문학동네, 2025)




2024년에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전미 도서 비평가협회상(National Book Critics Circle Awards) 소설 부문을 수상했습니다. 전미 도서 비평가협회상은 전해에 영어로 출간된 책 중 최우수 도서에 수여하는 미국의 문학상입니다.







<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 1월의 세계 문학 지정 도서였던 퍼시벌 에버렛(Percival Everett)제임스작년 전미 도서 비평가협회상 소설 부문 최종 후보작이었습니다. 2022년에 발표된 에버렛의 소설 <Dr. No>는 국내에 번역되지 않은 책이지만전미 도서 비평가협회상 소설 부문 최종 후보작에 올랐습니다. 제임스는 전미 도서 비평가협회상을 받지 못했지만, 2024년 전미 도서상(National Book Award, 소설 부문), 2025년 퓰리처상(소설 부문)을 받았습니다.









27일에 ‘DMZ 세계문학 페스타가 파주에서 개막했습니다. 일요일까지 3일 동안 진행되는 문학 축제입니다

















[피터 박스올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 개정판 1001번째 책]

*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김하은 옮김 붉은 인간의 최후: 세컨드핸드 타임, 돈이 세계를 지배했을 때(이야기장수, 2024)

 

*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박은정 옮김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문학동네, 2015)



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벨라루스의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Svetlana Alexievich)를 포함한 해외 작가들이 참석합니다.

 


















* 캐시 애커, 장한길 옮김 무의미의 제국(문학과지성사, 2025)




<서점 극장 라블레>서울에 있는 세계 문학 전문 서점입니다. 27일 저녁, 그곳에서 캐시 애커(Kathy Acker)의 소설 무의미의 제국북토크가 열렸습니다. 무의미의 제국을 우리말로 옮긴 장한길 번역가와 이 책을 추천한 박솔뫼 작가가 북토크를 진행했습니다.













세계 문학 작품들을 살펴보면서 고르고 싶을 때 <서점 극장 라블레>에 자주 방문했습니다. 이곳에 가면 ‘독자들이 모르는 작가들이 쓴 문학 작품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런 책들은 생각보다 잘 팔리지도 않고, 소수의 문학 애호가만 찾아서 읽죠. 저는 비주류 작가들의 책, 특히 ‘19세 미만 구독 불가판정을 받은 문학 작품을 <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지정 도서로 읽어보고 싶어요. 하지만 혼자 음지에 숨어서 읽은 책을 양지의 독자들에게 권장하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 D. A. F. 사드, 성귀수 옮김 사제와 죽어가는 자의 대화(워크룸프레스, 2014, 사드 전집 1)

 


[피터 박스올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 50번째 책]

* D. A. F. 사드, 성귀수 옮김 소돔 120일 혹은 방탕주의 학교(워크룸프레스, 2018, 사드 전집 2)

 


* D. A. F. 사드, 성귀수 옮김 알린과 발쿠르 혹은 철학 소설(워크룸프레스, 2025, 사드 전집 3)


















[피터 박스올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 53번째 책]

* D. A. F. 사드, 이형식 옮김 미덕의 불운(열린책들, 2011)

 

* D. A. F. 사드, 이충훈 옮김 규방철학(도서출판b, 2018)

 

* [절판] D. A. F. 사드, 정해수 옮김 밀실에서나 하는 철학(민음사, 2011)

















* D. A. F. 사드, 김문운 옮김 소돔의 120(동서문화사, 2012)

 

* D. A. F. 사드, 김문운 옮김 악덕의 번영(동서문화사, 2011)


















* [절판] D. A. F. 사드, 역자 미상 소돔 120(고도, 2000)

 

* [절판] D. A. F. 사드, 오영주 옮김 사랑의 범죄(열림원, 2006)

 

* [절판, No Image] D. A. F. 사드, 이형식 옮김 사랑의 죄악(장원, 1993)




‘19세 미만 구독 불가문학 작품들에 ()과 폭력, 암울한 현실을 생생하게 묘사한 내용이 많고, 정상에서 벗어난 인물들이 나옵니다이들은 안정적인 사회 질서와 도덕에 반기를 들고, 더 나아가 파괴하려고 시도합니다그래서 처음 출간됐을 때부터 지금까지도 찬사보다 많은 비난을 받고 있어요. 


















‘19세 미만 구독 불가문학 작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소수의 독자는 저주받은 명작으로 치켜세우지만, 대다수 독자는 쓰레기 작품이라면서 비난을 퍼붓습니다. 독자들의 호불호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19세 미만 구독 불가문학 작품의 최고봉은 단언 사드 후작(Marquis de Sade)의 작품일 것입니다.









성과 폭력을 노골적으로 묘사한 캐시 애커의 무의미의 제국》도 출간 당시 독자와 비평가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습니다. 독자들에게 정신적 충격을 주는 문학 작품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안목이 뛰어난 독자와 비평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습니다. 그래도 비주류 문학 작품들은 여전히 독서 모임 지정 도서로 주목받기가 어렵습니다. 고상한 책끼리 모여서 멋을 부리는 고전 목록에 제외되고, 읽으면 위험할 것 같은 불온 도서로 취급받으니까요그렇기 때문에, 저는 <서점 극장 라블레>무의미의 제국》 북토크가 세계 문학 애호가들이 주목해야 할 중요한 행사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327일이 특별한 날인 이유는 세계 연극의 날이기 때문입니다. 연극이 극장 무대 위에서 자라는 나무라면 희곡은 씨앗입니다연출가, 드라마투르기, 배우, 무대 제작자들은 다 같이 희곡을 읽으면서 어떻게 희곡을 무대에 표현할지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연극인들은 관객들을 사로잡는 싱그러운 나무를 가꾸는 정원사입니다. 


독서 모임 후기의 첫머리가 너무 길어졌습니다. 이번 달에 만난 작가의 이름도 길어요. 헝가리의 소설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Krasznahorkai László)입니다


올해 1월 모임 때 정현정 님이 제일 먼저 라슬로를 언급했어요. 라슬로의 책 중 가장 얇은 라스트 울프를 읽었다고 했어요그런데 도통 무슨 내용인지 잘 모르겠다고 하더라고요. 혼자 읽기 힘든 라스트 울프를 다 같이 읽어보자고 제안했어요사실 저도 여러 번 읽어봤는데, 줄거리를 파악하기 힘들뿐더러 요약하는 것도 어려웠어요. ‘내가 이야기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나?’라고 느낄 정도로 머리 위로 물음표들만 쏙쏙 솟아올랐지요.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조원규 옮김 사탄탱고》 (알마, 2018)


* 조원규, 정성일, 정은수, 금정연, 고영범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읽기(알마, 2026)




『라스트 울프(The Last Wolf)는 2009년에 발표된 중편 소설입니다. 번역본에 작가의 초기작인 두 편의 단편소설 헤르먼사냥터 관리인(Herman: The Game Warden)과 기교의 죽음(The Death of a Craft)이 실려 있습니다. 두 작품 모두 1985년에 발표되었습니다. 1985년은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자 출세작인 사탄탱고가 나온 해이기도 합니다.









라슬로의 소설들을 읽다가 머리가 막힌다면 최근에 출간된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읽기를 읽어보시면 좋습니다라슬로의 글을 만난 사탄탱고의 번역자 조원규 시인, 영화평론가 정성일, 서평가 금정연, 극작가 고영범, ‘읽기 중독자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의 감상문을 모은 책입니다. 다섯 편의 감상문을 읽으면 라슬로 문학 세계의 특징을 파악할 수 있어요.








고영범 극작가는 고정된 회오리의 세계_마지막 늑대라는 글에 라스트 울프』의 줄거리를 요약했습니다. 라스트 울프전직 철학 교수인 ’, 와 대화를 나누는 바텐더가 등장합니다는 바텐더에게 스페인의 엑스트레마두라라는 곳에 마지막 늑대를 사냥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숨 쉴 틈이 없는 두 사람의 대화를 읽은 고영범 극작가는 각자 자기 말만 하고, 전혀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깔끔하게 마무리를 짓지 못한 채 흐지부지하게 흘러가는 대화를 나선형으로 부는 회오리로 비유했습니다.








 










* 이상, 권영민 책임 편집 이상 시 전집(민음사, 2022)

 

* 이상, 권영민 책임 편집 이상 소설 전집(민음사, 2012)




현정 님은 라슬로의 이야기를 읽는 내내 이상의 시와 소설이 떠올렸다고 했어요이상이 쓴 시 중에 가장 난해하기로 유명한 오감도시제 2운동(運動)구두점과 단락 없이 하나의 문장으로 이어져 있어요









이상의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은 희망 없는 현실 속에서 무기력하게 살아갑니다. 암울한 식민지 조선을 벗어나지 못한 지식인들의 불안과 절망감이 스며들어 있어요. 라슬로의 소설도 마찬가지예요. 라슬로가 만든 인물들은 종말이 임박한 세계 안에서 저항하지 못한 채 살아갑니다.







 











* 바츨라프 스밀, 강주헌 옮김 세상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가: 우리의 문명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한 과학적 접근(김영사, 2023)




성현 님도 라슬로의 문체에 적응하지 못해서, 이번 달에 읽기 시작한 과학책이 더 쉽게 읽혔다고 했어요. 그러면서 갑자기 가방에 있던 과학책 한 권을 불쑥 꺼내서 소개했어요! 에너지 연구 전문가이자 환경 과학자 바츨라프 스밀(Vaclav Smil)이 쓴 세상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가라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이 나타나면서 대화가 잠깐 옆길로 샜어요. 사실 우리 모임은 문학 외에도 정치나 사회 문제 등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누기도 합니다. 대화 분위기가 어수선하지만, 그래도 저는 독서 모임 지정 도서와 전혀 관련이 없어도 자기가 읽은 책을 소개하고 추천하는 불쑥 큐레이팅을 좋아해요.








 











* 클레어 키건, 홍한별 옮김 이처럼 사소한 것들(다산책방, 2023)


 

[대구 책방 <일글책> ‘북 앤 필름’ 2026년 3월 도서]

* 시그리드 누네즈, 정소영 옮김 어떻게 지내세요(엘리, 2021)




우리 모임에 꾸준히 참석하는 분들은 저처럼 다른 독서 모임 활동도 병행합니다. 그래서 성현 님처럼 여러 권의 책을 다독하고, 각자 읽었던 다른 책들을 소개합니다. 조약돌 님라스트 울프』에 나온 일부 장면을 본인이 읽은 두 권의 소설, 클레어 키건(Claire Keegan)이처럼 사소한 것들과 시그리드 누네즈(Sigrid Nunez)어떻게 지내세요와 엮어서 설명했어요. 작가와 내용이 서로 다른 두 권의 책을 엮어서 자기만의 관점으로 해석하는 일은 정말 멋지고, 흥미롭습니다저는 이런 형식의 큐레이팅을 최대한 정확하게 쓰고 싶은데, 문제는 제가 안 읽은 책을 접하면 그 책의 줄거리나 핵심 내용을 못 써요. AI가 한 권의 책을 아주 빠르게 요약해 주지만, 저는 아직도 손으로 종이책을 툭 건드리고 두 눈으로 문장을 만지는 일이 익숙해요이처럼 사소한 것들어떻게 지내세요》는 제가 읽지 않은 책이라서 약돌 님의 큐레이팅을 기록하지 못했어요.


다른 독자들이 추천한 책은 제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고, 당장 만나고 싶은 책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언젠가는 만날 수 있습니다. 올해로 독서 모임 활동을 한 지 15년 되었어요. 취향과 관심사가 제각각 다른 애서가들을 만나면서 아주 잠깐 스치듯이 마주친 책들도 많았는데요, 그 책 중 몇 권은 시간이 지나서 독서 모임 지정 도서로 만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독서 모임 후기를 쓸 때 다른 독자가 추천한 책 제목과 작가 이름을 기억해두고, 기록합니다.


라슬로가 묘사한 인물들은 결국 소멸에 이르게 됩니다. 현정 님은 인간 존재의 취약함을 생생하게 드러낸 이야기를 읽으면서 노화에 대해 생각했다고 합니다. 노화는 차분하게 모든 것을 지워버리는 힘(헤르먼: 사냥터 관리인, 103)’입니다.








민음사에서 나온 이상 시 전집의 얼굴(앞표지) 그림오감도시제 4입니다. 0부터 9까지 숫자가 나열된 입니다. 오감도시제 4호는 오감도에 맞먹을 정도로 난해한 이상의 연작시 건축무한육면각체의 일부인 진단 0:1’을 개작한 것입니다.


건축무한육면각체진단 0:1’을 분석한 어느 수학자의 견해에 따르면, 숫자판은 위에서 아래로 한 줄씩 내려갈 때마다 1/10씩 곱해지는 등비수열입니다. 결국 이 수열은 0으로 수렴됩니다. 수학자는 이상이 만든 숫자판이 소멸하는 세상을 상징한다고 해석했습니다.



라슬로의 소설은 모든 존재가 소멸하여 ‘0으로 향하는 이야기입니다.

소멸의 공포를 그린 라슬로의 소설이 거북하다면 읽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라슬로가 우리에게 말하고 싶은 진실은 언젠가는 만납니다.



(0). (One, 1). 한 것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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