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드의 부활...? 

올해 상반기 세계고전문학 출판 경향에서 주관적 입장으로 봤을 때 눈에 띄는 점이 마르키 드 싸드 (1740~1814) 작품의 출간이다.   

싸드라고 하면 먼저 떠오는 것인 싸디즘(Sadism)의 원형, 포르노그래피를 방불케하는 악명 높은 내용임에도 이탈리아의 감독 파올로 파졸리니 감독의 영화와 함께 고전의 반열(?)에 올랐고 국내 헌책방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절판된 번역본을 구하기가 쉽지 않기로 유명한 <소돔 120일>의 작가, 정상적인 사람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평생을 방탕한 스캔들 그리고 감옥, 정신병원 생활을 한 세기의 반항아 등 독자와 학자들 사이에서 평가의 호불호가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작가 중의 한 사람이다.    

<소돔 120일>과 더불어 싸드의 작품들은 도착성욕을 묘사한 것이 많아  외설과 부도덕의 이유로 모든 검열을 받아야 했던 관계로 오랫동안 그의 문학적 가치는 묵살되곤 하였다. 거기에다가 가학증이라고 불리우는 사디즘을 낳게 한 그의 독특한 성적 취향은 오히려 자신이 썼던 소설보다 자신의 이름을 후세에 더욱 알리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그래서 다른 나라보다 성적 개방 정도가 낮은 우리나라에서 싸드의 문학이 정착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소돔 120일> ' 고도 ' 라는 출판사에서 번역자 이름 없이 출간되었다가 절판되었지만 지금은 10만원을 호가하는 귀한 책(?)이 되어버렸다. (싸드의 문학적 가치가 재인정되어서 뒤늦게서야 빛을 보는 것이 아니라 포르노를 연상케하는 내용에 대한,  단순히 싸드의 소설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이런 기현상이 생겼을거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해본다)  <소돔 120일>이 출간되기 7년 전에는 ' 장원 ' 이라는 출판사에서 싸드의 단편소설 5편을 수록한 <사랑의 죄악>(이형식 역)이 출간된 적이 있었지만 이 책 역시 절판 상태이다.  

 

           

  

 

 

 

 

 

국내에 싸드의 문학이 묻히려고 하고 있을 즈음에 열림원에서 <사랑의 범죄>가 출간되었는데 이 책은 장원에서 출간된 <사랑의 죄악>에 수록된 단편소설 5편 중 3편이 수록되어 있다.  

장원 <사랑의 죄악>에 수록된 단편소설은 [팍스랑즈, 혹은 야망의 죄] [플로르빌과 꾸르발, 혹은 숙명] [도르쥬빌, 혹은 미덕 때문에 죄를 짓게 된 사나이] [쌍세르 백작부인 혹은 딸의 연적이 된 어머니] [으제니 드 프랑발], 총 5편이며 열림원 <사랑의 범죄>에는 [도르쥬빌] [쌍세르 백작부인] 을 제외한 세 편이 수록되어 있다.   

(* 간혹 헌책방에 가게 되면 운이 좋으면 <사랑의 죄악>이 굴러다닐 수 있는데 나 역시 자주 들리는 헌책방에서 구하게 되었다. 열림원 <사랑의 범죄>는 현재도 판매 중인데 두 판본에 수록된 작품의 차이를 알고 구입하면 좋을 것이다) 

  

 

 

 

 

 

 

 

  

 

 

 

 

 

 

 

 

 

뒤이어, 싸드의 문학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사드 관련 책들이 나오기 시작하였고 대화체의 작품인 <사드의 규방철학>(이충훈 역, 도서출판 비)도 국내에 소개되었고 최근에는 민음사에서 <밀실에서나 하는 철학>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나왔다.

<How To Read 사드>(웅진지식하우스)를 쓴 존 필립 는 사드의 문학을 접할 때 먼저 <사드의 규방철학>을 먼저 볼 것을 권하고 있을 정도로 <소돔 120일><미덕의 불운><알린느와 발꾸르>와 함께 사드 문학의 근간을 이루는 작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리고 싸드 문학의 대표작으로 알려진 <미덕의 불운>(열린책들)이 출간되어 왠만한 싸드의 작품이 국내에 소개되었다.  이 작품 역시<사랑의 죄악>을 번역했던 이형식 서울대 불어교육과 교수에 의해 소개되었다.   실제로 싸드는 이 작품을 발표한 이후 소설에 등장하는 자매 쥐스띤느와 쥘리에뜨를 내세운 후속작들을 내놓게 되는데 <쥐스띤느 혹은 미덕의 불운>(1791년 작) <新 쥐스띤느 혹은 미덕의 불운, 그의 언니 쥘리에뜨의 이야기>(1797년 작) 이 있다.  

 

     

 

  마조히즘의 유래     

 

 

 

 

 

 

 

 

 

 

싸디즘이 성적 대상에게 고통을 줌으로써 성적인 쾌감을 얻는 이상 가학증이라고 하면 항상 대응되는 또 다른 비정상적인 성적 행위로 언급되는 것이 바로 마조히즘(Masochism)이다. 마조히즘은 반대로 가해자로부터 고통을 받음으로써 성적 쾌감을 얻는 경향이다.  

싸디즘이 마르키 드 사드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면 마조히즘 역시 레오폴트 폰 자허마조프(1836~1895)라는 작가의 이름에서 유래되었으며 이 두 정신의학적 용어는 독일의 정신의학자 크라프트에빙(1840~1902)이 처음으로 하나의 개념으로 정립하였다.

자허마조프 역시 싸드 못지 않게 실제로 독특한 성적 도착증을 가지고 있었는데 자신의 경험에서 탄생된 작품이 <모피를 입은 비너스>이다.   

자허마조프는 젋은 미망인 파니 폰 피스토르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는데 소설 속 인물들처럼 실제로 이 두 사람은 노예 계약서(!)를 작성하였고 자허마조프는 실레로 그녀 앞에서 노예 노릇을 자처하면서 그녀가 무자비하게 채찍질을 휘두를 때 성적 쾌감을 얻었다.    

어떻게 보면 자허마조프의 성적 쾌감을 얻는 방식과 과정은 싸드보다 양호한 편이다.  

자허마조프는 사랑하는 여인 파니 폰 피스토르와 노예 계약을 맺음으로써 노예 계약서에 있는 내용대로 자신의 성적 쾌락을 정당하게(?) 얻고 있다. 반면에 싸드는 인간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자신의 욕구대로 충실히 반영하는 사티로스(Saturos)적 인물이다.   당사자에 대한 감정을 이해하지도 않으며 순전히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 강압적으로 행하는 것이 싸디즘의 특징이다.

 


알렉산드르 카바넬 <사티로스와 님프> 1860년 

사티로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반인반수(半人半獸)의 괴물이다. 

장난이 심하고 주색을 밝히기로 유명한 캐릭터인데  

오늘날에는 정욕의 화신으로 상징되고 있다,  

영어에서 ‘호색한’ 을 뜻하는 Satyric은 사티로스에서 파생된 낱말이다. 

  

오늘날에는 싸디즘과 함께 마조히즘 성향을 가진 사람에 대해서 호의적으로 보지는 않지만 자허마포즈가 <모피를 입은 비너스>를 발표했던 당시에는 마조히즘이 어느 정도 허용되는 분위기였다. 실제로 자허마조프는 마조히스트들에게 수많은 팬레터를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생전에 동시대로부터 외면받았던 싸드에 비하면 자허마조프는 화려한 명예를 누렸다.   

그는 역사학 교수로 활동했었고 그의 마조히즘적 성향의 작품에 대한 비난이 당대의 독자들 사이에서 빗발쳤음에도 불구하고 말년에는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을 정도로 자신의 인생 중 가장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하였다. 

 



  

  <모피를 입은 비너스> 제베린 & 반다 vs  

  <으제니 드 프랑발> 프랑발 & 으제니  

 

싸드와 자허마조프. 이 두 작가는 인간의 숨겨져 있는 성(性)에 대한 본성을 날카롭게 묘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후대의 문학가들로부터 문학적 가치를 인정받았지만 자신의 이름에서 유래된 정신의학적 용어에 대한 인식탓인지 여전히 그들의 문학에는 외설적이라는 이미지가 여전히 남아 있으며 고전이라고 불리고 있어도 독자들에게 선뜻 읽기가 부담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외설적이라는 선입견을 벗어내고 이들의 작품을 읽게 된다면 이들의 작품이 순전히 외설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이 두 작가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의 성격과 행위는 정상적이라고는 볼 수는 없지만 일정한 줄거리도 없이 그저 남녀 간의 음란한 성행위만 강조하여 보여주는 3류 포르노그래피보다는 약한 편이다.    

싸드의 소설을 포르노그래피보다는 줄거리가 있지만 허술하기 짝이 없는 막장에 가까운 에로영화와 같다고 해야되나...?    

싸드의 작품 중에서 지금까지 읽어본 것이 이형식 교수가 번역한 열린책들의 <미덕의 불운>과 <사랑의 죄악>인데 특히 <사랑의 죄악>에서 수록된 <으제니 드 프랑발> 이라는 단편소설은 인상 깊다.   

<으제니 드 프랑발>은 으제니라는 여자와 그녀의 아버지인 프랑발와의 근친상간적 사랑을 그린 이야기다.  기존의 상식을 벗어나는 그의 인물 설정 방식은 정말 싸드가 아니라면 나올 수 없는 발상이다.  독자들에게 관음증을 불러일으키는 싸디즘적 장면과 사회를 지배하는 관습과 윤리, 종교를 무시하는 싸드의 사상이 반영되고 있으며 비록 내용 구성면에서는 허술한 감이 있지만 한 편의 반전 드라마를 보듯이 흥미진진한 사건들이 펼쳐진다.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다면 열림원 <사랑의 범죄>를 읽어보시길) 

그리고 자허마조흐의 대표작 <모피를 입은 비너스>에서는 귀족 청년 제베린과 연상인 미망인 반다와의 노예 관계적 사랑을 그리고 있다.   

싸드의 단편소설 <으제니 드 프랑발>과 자허마조프의 <모피를 입은 비너스>에 등장하는 두 커플들은 우리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성적 쾌감을 충족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행위를 단순히 자신의 성적 욕구 쾌감을 해소하기 위한 일시적인 방식이 아닌 상대방과 자신과의 관계를 이어주고 있는 ' 사랑 ' 이라는 감정과 연관지어서 생각하고 있다.    

 

   

  사랑 vs 쾌락

내가 볼 때 그리스 사람들의 밝은 관능은 고통 없는 기쁨이에요. 그건 내가 평생 추구하고자 하는 이상이지요. 나는 기독교나 현대인들, 즉 정신의 기사들이 설교하는 그런 사랑을 믿지 않거든요. 자, 나를 잘 보세요. 나는 단순한 이단자보다 더 나쁜 여자에요. 나는 이교도에요.  

(중략) 

나는 괴테의 <로마의 비가>에 나오는 이 구절이 늘 너무나 좋았어요. 자연 속에는 ' 신들끼리 사랑을 나누었던 ' 영웅 시절의 사랑이 들어 있어요. 그 당시에는 ' 눈길은 곧 욕망으로 이어졌고, 욕망은 그 쾌감으로 번졌지요' .  다른 모든 것은 다 인위적이고 꾸민 것이고 가짜죠. 기독교를 통해서 - 그 끔찍한 상징인 십자가가 나는 늘 무서웠어요. -  뭔가 낯설고 적대적인 것이 자연과 자연이 지닌 순진무구한 충동 속에 개입되게 되었죠.  

- 자허마조프 <모피를 입은 비너스> 김재혁 역, 펭귄클래식코리아, p 35 -   

 

반다의 충동적이면서도 자유분방한 사랑은 당시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기독교적 윤리와 사랑에 반하고 있는데 싸드의 반 기독교적 사상과 유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에 반다는 자신을 사랑의 노예로 삼아달라는 제베린의 요구에 수긍하지 못했지만 그녀도 점차적으로 기이한 관계를 통해서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색다른 쾌감을 느끼게 된다.  

평소에는 제베린을 사랑스러운 연인처럼 대하다가 모피를 입는 순간 채찍질을 휘둘러 제베린을 노예처럼 난폭하게 다루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제베린은 그녀가 휘두르는 채찍질을 맞아가면서 성적 쾌락을 얻음으로써 전형적인 마조히즘을 보여주고 있다면 반대로 반다는 채찍질에 맞아 고통스러워하는 제베린의 모습을 통해서 그녀 역시 가해자 입장에서의 성적 쾌감을 얻게 되는 싸디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 쾌감에 사로잡힌 나머지 그녀는 제베린뿐만 아니라 여행 중에 만난 독일의 젋은 화가에게도 똑같은 행위를 하게 된다.  

 

반대로 <으제니 드 프랑발>은 프랑발 귀족이 주인이고 으제니가 노예 관계로 설정되어 있다. 재미있는 점은 근친상관이면서도 노예적인 관계가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은 학습의 효과 덕분이다. 프랑발 귀족은 으제니가 태어나는 순간 어머니와의 관계를 단절시키는 동시에 그 당시 어린이들이 배워야하는 기독교적 윤리와 관습 대신에 쾌락과 본능 충족을 강조하는 자신만의 가치관(?)을 가르친다.  평생 프랑발 귀족의 교육에 세뇌당하듯이 성장한 으제니는 자연스럽게 프랑발 귀족에게 반할 수 밖에 없게 되고 오직 프랑발 귀족의 말이 옳다고 생각하게 된다.  

  

제가 열렬히 숭배하는 유일한 사람이 아닌 그 누구에게 저를 바칠 수 있으리까!   

(중략) 

아! 즐기세요. 나의 애정 깊은 오라버니시여. 나의 가장 좋은 친구여. 그대의 으제니를 그대의 재물로 삼으시오. 사랑하는 그대의 손에 의해 재단에 올려진다면 이 으제니는 영원한 승리자가 될 거예요. 

- 사드 [으제니 드 프랑발], 이형식 역, 장원 <사랑의 죄악> 수록, p 225 - 

 

결국 으제니는 쾌락과 욕망에 사로잡힌 자신의 모습이 프랑발 귀족을 향한 사랑이라고 믿게 된다. 프랑발의 음침한 교육에 의해서 왜곡된 사랑의 방식을 답습하게 되는 것이다.   

 

    

 

  사랑의 두 얼굴   

 

 

 

 

 

 

 

 

 

싸드와 자허마조프의 소설 속 두 커플은 서로 간의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서 기이한 관계를 맺게 되었지만 실상 서로 자신들의 욕구와 쾌락을 총족하는 모솝을 보여준 사육의 관계로 남게 되었다. 누구로부터 비롯되어서 기이한 관계를 가졌는가를 떠나서 반디와 으제니는 사육으로 변질된 사랑의 관계를 쉽게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그들이 생각하고 있던 사랑은 자신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마저 고통만 안겨주는 무시무시한 사육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사랑이 우리가 생각하는 정상적인 사랑의 모습을 벗어난다고해서 비난할 수는 없다.  싸드와 자허마조흐가 소설을 통해서 보여준 사랑의 형태는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사랑의 이중적인 모습이기 때문이다.


 

 


자크 루이 다비드 <비너스로부터 무장해제당하는 마르스> 1824년

 

바다 한가운데의 거품으로부터 탄생된 비너스는 서풍의 신 제퓌로스의 도움으로 조개에 실려 퀴프로스 섬이라는 곳에 상륙하게 된다.  오늘날에는 이 섬을 사이프러스라고 불리고 있는데 사이프러스 섬에 사는 사람을 영어로 ' 사이프리언 ' 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단어에는 ' 음탕한 여자 ' 라는 뜻도 담겨져 있다고 한다.  사이프러스 섬을 사는 사람을 음란의 상징으로 불리게 된 까닭은 비너스 때문이다. 비너스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별명 중에는 ' 아프로디테 포르네 ' 라는 것이 있다.  직역하면 ' 음란한 아프로디테 ' 라는 뜻이다. 

비너스가 사랑의 여신에서 음란한 여자로 불리게 된 이유는 그녀가 항상 두르고 다니던 마법의 허리띠 때문이었다.  ' 케스토스 히마스 ' 라고 불리는 이 허리띠를 비너스가 매고 있으면 신이든 인간이든 누구든지 비너스의 유혹을 쉽게 벗어나지 못했다고 한다.   

난폭하기로 유명한 전쟁의 신 마르스(아레스)도 비너스의 치명적인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 그 허리띠에는 춘화도가 그려져 있을 정도라니 비너스를 육체적인 사랑의 여신으로 만들기에 충분하다. 

신화 속에 등장하는 비너스의 모습은 이 세상에는 정신적 가치가 강조되는 절대적인 사랑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육체적인 사랑의 접촉이 허용되는 음란한 사랑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재미있게도 故 이윤기는 이런 비너스의 음란한 면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모든 남성을 유혹할 수 있는 비너스의 허리띠는 음란함의 상징이 아닌 인류 종족의 보존을 위한 번식력의 상징이라고 평을 하고 있다.

하지만 순수함과 음란함이 균형적으로 공존하고 있는 사랑이 지나치게 음란한 감정에 치우치게 되면 좋지 않은 결말을 초래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최근에 모 스포츠 선수와 여 아나운서 간의 불미스러운 스캔들의 과정과 결말에서 그 교훈을 찾을 수 있다.    

반디가 입었던 모피는 비너스의 허리띠처럼 제베린과 그 밖의 다른 남자들을 쉽게 유혹하고 굴복할 수 있었겠지만 모피는 그저 아름답게 보이는 모피일뿐이다.  연약하고 도도한 반다가 채찍질을 휘두르면서 강압적인 모습으로 변할 수 있었던 것은 모피를 입은 반디가 아름다워서 그런 것이 아니다. 

반디는 모피를 입은 비너스가 아니라 자신의 성적 쾌락에 집착하는 아프로디테 포르네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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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1-05-29 0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드의 책이 지금 절판이군요. ㅎ
그래서 대학 도서관에는 좀 너덜너덜한 상태로 있는 건가.. 싶어집니다. ^^

요즘 서구의 신화를 좀 공부하는 중인데 어디선가 보던 그림들이 여기에 있네요~
늦은 시간 페이퍼 잘 보고 갑니다 Cyrus님!!

cyrus 2011-05-30 11:15   좋아요 0 | URL
한 번은 대학 도서관에 있엇을 때 <소돔 120일>이 있는가
찾아본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자료검색창에는 소장되어 있는데
하권만 있더라구요. 아마도 누군가가 대출했는데 반납을 안 했던가봐요 ^^;;
왠만한 도서관에도 사드의 소설은 보존서고에 보관되어 있더군요.

stella.K 2011-05-29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의 범죄가 좀 궁금하긴 해요.
하지만 제가 시루스님 이 페이퍼에서 언급한 책들을 읽을 자신이 없더라구요.
규방철학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어제, 최승호, 김언희 시인 독자와의 만남에 다녀왔는데
시를 좋아하지 않아 이런데 가면 좀 좋아질까 싶어 간건데
시가 워낙 독특해 오히려 기겁하고 왔습니다.
말하자면, 사드의 책도 그럴 것 같다는 거죠...ㅋㅋ

cyrus 2011-05-30 11:16   좋아요 0 | URL
읽으라고 권하기에는 좀 애매한,, 작가인거 같아요 ^^;;
그렇다고 비약이 심할 정도의 묘사는 생각보다 없는데 말이죠. ^^

2011-05-30 02: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30 1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카스피 2011-05-30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ㅎㅎㅎ 장원판 소돔 120일과 국내에서 처음 번역된 모피를 입은 비너스는 오래전에 구한책인데 이사를 가면서 어디 박스속에 숨었는지,혹은 분실했는지 모르겠군요ㅜ.ㅜ
cyrus님 글을 읽으니 다시금 읽어보고 싶네요^^

cyrus 2011-05-31 13:43   좋아요 0 | URL
사드의 절판된 책이라면 나름 레어템일텐데,, 이번 기회에 한 번
찾아보시는 것도 좋을거 같아요 ^^

꽃도둑 2011-05-31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드의 글을 읽는데는 용기를 필요로하지 않을까 싶어요.
들었다가 놨다가 결국 읽지 못한 경험이 있어서,,, 왜 두려워 했는지 모르겠어요..
사이러스님 페이퍼를 읽으면서 다시 용기내봐?..할만큼 멋지게 쓰셔서..어찌될지는 모르겠네요.^^ 아..신간평가단 끝나자 왜 이리 게을러지는 지 모르겠네요. 나름 하는 일이 있어서 시간 내기는 좀 글치만..사이러스님 글에 자극 좀 받아가야겠어요.

cyrus 2011-05-31 13:45   좋아요 0 | URL
정말 오랜만이에요. 꽃도둑님 ^^

저도 처음에는 읽을 용기가 선뜻 나지 않았는데,, 자허마조흐 덕분에(?)
읽게 되었어요. 이제 기말고사가 다가오는데 시험 공부하라 과제물 준비하라
또 한 번 잠수를 타야될거 같아요 ^^;;

마녀고양이 2011-06-01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사드는 접하지 못 했지만
프랑스 소설(영화화도 된) 'O의 이야기'를 대학 시절 읽고
큰 충격을 받았었습니다. 또한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작가 앤라이스의 소설 '섹스 클럽'도
비슷한 맥락을 가지고 있죠. 제게 충격은 음란한 묘사보다는
인간의 욕구에 대해서 였습니다.

그것은 미약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의 누군가를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힘과
존재 의미를 알 수 없는 인간에게 누군가가 의미를 부여해 주기에 자신을 양도할 수 있다는 안도감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었습니다. 누군가 휘둘러준다는 것, 어떤 의미로든,
그것은 가끔 제게서 책임과 의무를 내려놓는 홀가분함을 주거든요.

cyrus 2011-06-01 16:47   좋아요 0 | URL
마고님이 언급하신 그 책 읽어봐야겠는데요 ^^;;
저는 솔직히 말하자면 싸드와 자허마조흐의 소설을 읽으면서 선정적인
장면이 기억이 남는데,, ^^;; 마고님은 인간의 욕구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보셨다니, 욕구에 대한 마고님의 댓글 내용이 수긍이 가네요.
역시 심리학을 공부하셔서 그런지 관점이 남다르시는군요 ^^

루쉰P 2011-06-02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돔 120일>은 제가 일했던 헌 책방에 한 권 소장돼 있었는데 그 가격에 너무 놀랐던 기억이 나네요. 왜 그리 비싼가 항상 궁금했는데 이 리뷰를 읽으니 이해가 되네요.

육체적 사랑..그것을 사랑으로 부를 수 있는지가 영 꺼림직해요. 물론 남자로서 여자를 육체적으로 갈망하는 것이 아니라면 위선이겠지만 결국 사랑이라는 것이 정신과 육체 둘 중 한 면만 취해서는 불균형의 극치를 보여준다고 여기거든요. ^^

사디즘이나 마조히즘 역시 공감할 수 없는 사랑의 종류이기는 해요. 치밀한 분석을 보고 아주 많은 도움을 받아가요. ㅋㅋㅋ

cyrus 2011-06-02 23:43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나온지 꽤 오래 되었고 절판된 책은 헌책방매니아들 사이에서는
고가에 거래되는가봐요.

저도 육체적 사랑에 너무 치우친 사랑은 진정한 사랑이라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싸드와 자허마조흐의 소설을 읽으면서 여러 번 그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루쉰P 2011-06-10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라 2관왕이시더라구요. ^^ 완전 대단하세요. 알사탕 8천개!! 뜨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