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꿨다.

꿈속에서 나는 반드시 내가 처리해야 하는, 나만이 할 수 있는 어떤 일 때문에 저기 먼 데로 비행기를 타고 갔다. 그러나 회사에 휴가를 길게 낼 수 없어 그곳에서 오래 머무를 수는 없었다. 내가 해결해야 할 일은 회사 일이 아니라 그렇다고 내 일이 아니라, 내가 아는 그 사람에 관련된 일이었다. 그게 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런데 반드시 내가 해야 했다. 나만이 할 수 있었다. 내가 그 능력과 내가 그 의지를 갖고 있었다. 그래서 그렇게 훌쩍 그곳으로 급하게 갔지만 그에게 알릴 수는 없었다. 그는 큰 빌딩의 한 층에 살고 있었고 그곳에는 나의 상황과 나의 마음을 알아 나를 도와주고자 하는 친구도 있었다. (놀랍게도 그녀는 내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알라디너였다.) 친구는 나를 맞아주고 내가 일을 해결하게 도와주었다. 나는 그곳에 있었던 만큼 그를 만나고 싶고 이야기도 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내가 여기에 있음을, 여기에 와 있음을 그에게 알리는 것 뿐이었다. 우연인 척 내가 여기 있음을 그에게 알릴 수는 있었지만, 한순간 우리는 마주쳤지만 인사도 할 수 없었고 나는 얼른 두려운 마음에 돌아섰다. 나를 도와주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고 다시 집으로 들어갔는데, 거기에는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술을 마시고 있었다. 나도 그 자리에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 나는 그가 내일 캠핑을 가서 하루 자고 올 것이라는 걸 알게 됐다. 나는 내일 다시 비행기를 타고 돌아가는데. 그렇다면 우리는 이렇게 더이상 만나지 못하는건가. 내가 내일 한국으로 돌아가면 여기에 다시 오게 될지도 알 수 없고 온다면 언제 올지도 알 수 없는데, 오늘이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눌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데, 그런데 이렇게 보지 못하고 돌아가야 하는건가. 나는 초조해졌다. 그와 나 사이에는 문이 있었다. 나는 문 밖에 있었고 그는 문 안에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일은 너무 큰 용기가 필요했다. 그것은 나에게나 용기이지 상대에겐 실례일 수도 있었다. 그러므로 나는 문을 두드릴 수도 열 수도 없었다. 그러나 그가 문을 열고 나온다면 우리는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오늘을 이야기로 마무리 할 수도 있을 터였다. 나는 우연을 기대했다. 그와 내가 마주칠 우연. 그것만이 우리를 잠깐의 만남으로 혹은 대화로 이끌어줄 수 있을 것이었다. 그러나 우연에도 의지는 필요했다. 우리가 우연히 마주치는 순간을 위해서는 문 안의 그가 문을 열고 나오고자 하는 그의 의지가 필요했다. 그 의지는 그러나 내가 어쩔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나의 것이 아니라 그의 것이었으니까. 그의 의지까지 내가 어쩔 순 없는 것이었다. 어쩌지, 이 밤이 끝이다. 이 밤이 지나면 우리는 영영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마주하지도 못한 채로 나는 잠에서 깼다.




깨고 나서 한참을 마음이 아팠다. 조금만 더 시간을 줘보지 왜 벌써 깼을까. 조극만 더 시간이 있었다면 어쩌면 만났을지도 모르는데. 너무해. 언제 꿈을 깨버릴지 모르니 나는 진작에 용기를 냈어야 했던걸지도 모르겠다.  어떤 용기는 너무 늦다. 너무 늦으면, 그것은 용기가 아니다.


이 슬픔 꿈을 꾸며 뒤척이게 됐던 것은 최근에 읽은 <NORMAL PEOPLE>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지난주 분량을 읽으면서 너무 아팠는데, 아마도 그래서 나는 이렇게나 슬픈 꿈을 꾸게 된 건 아닐까.

















대학에서 재회한 메리앤과 코넬은 다시 만나는 사이가 되었다. 이제는 누가 니네 같이 자는 사이지? 물어도 부정하지 않는다. 게다가 메리앤도 코넬도 서로와 있을 때 자신이 가장 자신다워진다는 것도 안다. 우린 역할극을 할 필요가 없이 서로에게 편하게 녹아든다는 것을 안다.

그런데, 코넬이 아르바이트 하던 곳에서 코넬에게 근무 시간을 줄일 것을 요청했다. 장사가 잘 안돼 언젠가 문을 닫을 것이라 짐작 했지만 이렇게 코넬의 근무 시간을 줄여버리면 버는 돈이 더 적어진다. 지금도 친구랑 사는 방값을 간신히 내는데 이를 어쩐담. 대부분의 날들을 메리앤의 집에 가서 시간을 보냈고 그 때 메리앤이 식사값도 댔고 맥주도 샀다. 영화티켓도 메리앤이 결제한다.

메리앤은 이에 대해 한 번도 불평한 적도 없고 불만을 가지지도 않았고, 그걸 코넬도 안다. 그리고 지금 방값을 더이상 낼 수 없어 메리앤에게 '나 다시 일자리를 구할 때까지 너랑 좀 지내고 싶은데'하면 메리앤은 고민하지 않고 바로 그러라고 할 것이라는 것도 안다. 그러나 그 말을 한다는 것은 아무리 둘이 만나고 또 오래 함께 지내는 사이여도 좀 어렵다. 메리앤은 돈 걱정 없이 살아온 사람이고, 계층이 다르다고 코넬은 느끼는 터라, 그 말을 꺼내는 것은 큰 마음먹기가 필요하다.


나는 롯데리아에 앉아 미숫가루를 시켜 먹으면서 이 부분을 읽었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나의 노동자모드가 장착되는 걸 느꼈다. 이상하다, 이것은 너무나 이상하다. 왜 어떤 사람은 일을 하는데도 방값을 낼 수 없을까. 왜 어떤 사람은 일을 하지 않는데도 맥줏값이며 밥값을 아무렇지도 않게 쓸 수 있을까. 돈을 쓰려면 버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고, 벌려면 노동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지 않나. 그런데 왜, 노동하는 코넬은 돈이 없고 노동하지 않는 메리앤은 돈이 있는걸까. 왜. 왜 노동하면서도 비참함을 느껴야 하지? 왜? 이거 너무 이상하지 않은가. 왜 세상은 이따위지? 


이건 비단 코넬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흔하게 볼 수 있는 우리 주변의 이야기다. 어떤 사람은, 그러니까 우리 나라에서는 그걸 '금수저' 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태어나면서부터 많은 돈을 갖고 있다. 굳이 노동하지 않아도 매일 노동하는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돈을 갖고 더 좋은 것을 사고 더 맛있는 것을 먹는다. 어떤 사람들은 노동하지 않아도 게속 큰 돈이 들어오고 어떤 사람들은 노동해도 먹고 살기가 힘들다. 이거 너무 이상하지 않나. 열심히 노동하는데 왜 비참해야 하지. 열심히 노동하는데 왜 아쉬운소리 해야 하고, 열심히 노동하는데 왜 빈부격차를 느껴야 하지? 왜?



자, 코넬은 어렵지만, 메리앤에게 얘기한다. 코넬이 하고 싶었던 얘기는 나는 룸메의 집에서 나와야 하고 렌트비를 벌 때까지 너랑 좀 있고 싶은데, 였다. 그러면 다음 수순은 당연히 메리앤의 '그렇게 해' 였다. 


Hey, listen. By the way. It looks like I won't be able to pay rent up here this summer. Marianne looked up from her coffee and said flatly: What?

Yeah, he said. I'm going to have to move out of Niall's place.

When? said Marianne.

Pretty soon. Next week maybe. -p.123


어렵게 얘기를 꺼냈다. 있잖아, 나 이번 여름에는 렌트비를 댈 수가 없어. 나의얼의 집을 나와야 해. 다음주에는 그렇게 해야 될 것 같아, 라고 코넬이 말한다. 그러나 그 다음의 상황은 코넬의 짐작대로 되질 않는다.


Her face hardened, without displaying any particular emotion. Oh, she said. You'll be going home, then. -p.123


메리앤은 코넬의 말에 '우리집에서 있어'라고 하질 않고 '오, 그러면 너는 너네 (엄마가 있는)집으로 가겠네' 라고 하는거다. 이에 코넬은 당황한다. 이게 아닌데. 그런데 거기다 대고 이제와 자신의 뜻을 밝힐 수가 없다. 코넬은 숨이 막히는 걸 느끼면서 '응 그렇겠지' 한다. 메리앤은 자신이 마시던 커피잔을 내려보면서 '너 그러면 9월에 돌아와야겠네' 하고 코넬은 그렇다고, 학교는 계속 다닐거라고 말한다. 



So you'll only be gone three months.

Yeah.

There was a long pause.

I don't know., he said. I guess you'll want to see other people, then, will you? -p.124



너 3개월 동안 없네, 하는 메리앤의 말과 이어지는 잠깐 동안의 침묵. 그리고 코넬은 자신이 옆에 없을 그 3개월의 시간동안 메리앤은 다른 사람을 만나고 싶어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말을 한다. 넌, 다른 사람을 만나고 싶을 수도 있겠지? 


Finally, in a voice that struck him as truly cold, Marianne said: Sure. -p.124



그래서 둘은 헤어진다. 둘다 헤어질 생각도 없었고 의지도 없었는데 한순간에 헤어지게 된다. 둘다 서로를 좋아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가장 잘 맞는다는 것도 알고, 서로가 서로를 향해 '너같은 사람은 없어' 라고 하면서도 헤어지게 된다. 코넬은 테이블에 얼굴을 박고 울고 싶어한다. 이야기가 왜 이렇게 진행되었지? 너무 울고 싶다. 이게 아닌데. 그런데 너무 늦었어. 아니, 언제 늦어버린거지? 왜 늦었지? 울고 싶다. 그리고, 나도 울고 싶다. 이 짧은 대화가 진행되는 방식이, 흐름이 너무 가슴이 아파서. 마음과 다른 말들을 하게 되는 그들이 너무 아파서. 이미 벌어진 일이니 '만약'은 부질없다지만, 만약 코넬이 일자리를 잃지 않았다면, 만약 코넬이 지금보다 조금만 더 돈이 있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어도 된다. 굳이 힘들게 내가 만나는 사람에게 사실 나 렌트비가 없어, 라고 말을 꺼내는 일이 없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그 말을 꺼내기가 너무 어려웠는데, 그런데 상대가 '그러면 너 집에 가겠네?' 라고 해버리는데에야 더 어떻게 대응한단 말인가. 


메리앤으로서도 당황했다. 메리앤이라고 이 모든 일들이 쉽고 좋았던 게 아니다. 만약 메리앤이 들은 말이 '나 렌트비가 없어서 나와야 돼' 가 아니라, '나 렌트비가 없어서 머물 곳이 필요한데 너랑 같이 있어도 될까?' 였다면 메리앤은 거침없이 고민없이 그러라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메리앤이 들은 말은 렌트비가 없어서 집을 나와야 한다는 거였고, 메리앤으로서는 그 말에서 '나랑 있고 싶어한다'는 걸 캐치할 수가 없다. 왜? 메리앤으로서는 이미, 코넬이 자신을 부정했던 시간들을 갖고 있다. 자신을 만나면서도 자신을 만난다는 걸 말하지 말아달라고 했던 코넬을 알고, 자신을 만나면서도 졸업파티에는 다른 여자를 데려갔던 코넬을 안다. 메리앤은 코넬을 좋아하지만 코넬이 자기가 좋아하는 크기만큼 자기를 좋아하는지에 대한 확신이 없다. 그런 상황에서 '나랑 있자' 라고 하는 데에는 아주 큰 용기가 필요하다. 감히 거기까지 생각할 수도 없다. 코넬이 나랑 머물고 싶어할 것이다, 라는 생각을 메리앤으로서는 할 수가 없다. 그들에겐 그들을 감추고자 했던 코넬이라는 과거가 있다. 


결국 서로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그들은 어긋난다. 나는 너를 좋아하는데 너는 나를 그만큼까지 좋아하는 건 아닌것 같아. 따지고보면 그들은 이제야 비로소 같이 자는 사이냐, 만나는 사이냐에 '그렇다'를 할 뿐, '우리는 연인이다' 라고 말한 적은 한 번도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너네 연인이지?' 라는 물음에는 '아니야' 라고 말하니까. 오픈 릴레이션십? 하아- 그건 결국 가장 소중한 사람을 잃게 만든다. 어디서 쿨한 척이야 쿨한 척은. 세상에 쿨한건 없다니까? 쿨한 척 하는 내가 있을 뿐이다. 만약 코넬이 메리앤의 사랑을 확신했다면 그리고 메리앤이 코넬의 사랑을 확신했다면 이들은 완전히 다른 결말을 맞이했을 것이다. 이야기의 흐름은 완전히 바뀌었을 것이다. 이들이 서로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면, 한마디를 더 할 수가 있었다.


나 갈 곳 없는데 너랑 있게 해줄래? 였다면 메리앤은 응, 이라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말하기 위해서는 코넬에겐 좀 더 자신감과 확신이 필요했다.

나 갈곳 없는데, 라는 말을 들은 메리앤이 코넬의 사랑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면, '걱정하지 말고 나랑 있어' 라고 말할 수 있었을 것이다. 나랑 있자는 제안이 그에게 부담이 될거라는 생각도 하지 않을 것이고, 나랑 있는 걸 싫어할 것이라는 생각도 하지 않을 것이고, 거기에서 거절을 당할 것이라는 두려움도 없었을 테니까. 그들이 진작부터 서로에 대한 사랑을 감추지 않았더라면 이야기의 흐름은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고, 코넬은 아이처럼 울고 싶어하는 마음이 생기지도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생각해본 적도 없는데, 이제 그들은 서로가 아닌 '다른 사람'을 만나기로 한것이다. 맙소사.

게다가 다른 사람을 만나고 싶지? 라니. 만약 코넬이 3개월간 기다려줘, 라고 했다면 메리앤은 응 이라고 했을 거다. 메리앤으로서도 다른 사람 만나고싶지? 라는 말을 들은게 얼마나 아팠을까. 물론이지, 라고 답을 하는 그 마음은 얼마나 큰 상처를 받았을까. 그런 말을 들을거라고 메리앤도 생각하지 못햇을 것이다. 이들은 서로에게 잘못했고 그런데 서로를 탓한다.


메리앤은 헤어지고난 후 결국 '내가 맥주며 밥이며 다 사줬는데 날 차버리네' 라고 생각하고

코넬은 헤어지고난 후 결국 '다른 사람 만나고 싶어서 나랑 헤어지길 기다렸네' 라고 생각한다.


서로가 서로를 그렇게 좋아하면서 이렇게나 어긋날 일인가. 그런데 이 어긋남의 기원을 찾아 올라가보면, 거기엔 빈부의 격차가 있는 거다. 이 사랑이 헤어지는 것은 서로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인게 아주 크지만, 그러나 애당초 서로에 대한 확신을 확인할 필요가 뭐가 있느냔 말이다. 같은 정도의 경제적 상황이었다면 확인하고 점검하는 순간 조차 필요가 없었을텐데. 사귀는 동안엔 사실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 헤어지고 나면 너무나 명백한 헤어지는 이유가 된다. 코넬은 렌트비를 댈 수 없었고 결국 그 일은 '너 다른 사람 만나고 싶겠네?' 라는 예상치 못한 흐름으로 전개된다. 



아 너무 아프다. 진짜 너무 아프다. 나는 너무 아팠다. 코넬이 테이블에 얼굴을 박고 울고 싶다고 했을 때, 이야기가 왜 이렇게 됐지? 라고 절망할 때 같이 절망했다. 게다가 롯데리아의 미숫가루라떼는 너무너무너무너무 맛이 없었다. 정말 맛없었다. 여러분 먹지마요, 비추비추. 



사랑이 너무 어렵다. 사랑은 너무 어렵다. 사랑은 빈부격차가 존재하는 곳에서는 더 어렵다. 우리의 모든 상황이 비슷했다면 이렇게까지 어렵지 않았을텐데. 한쪽은 돈이 너무 없고 한쪽은 돈이 너무 많으면, 어떻게든 삐끗한 결말을 맺고야 만다. 사이가 좋을 때는 문제되지 않았던 것이 사이가 나빠지면 바로 그 문제가 된다. 내가 돈 다 썼는데 날 버려?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여기는 자본주의 사회니까. 그렇지만 사귀는 동안 너무 좋았잖아. 일 끝내면 내 집으로 와서 나랑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섹스도 하고 서로를 품에 안고 잠드는 시간들이 좋았잖아. 그러면 그냥 응 맞아 우리 사귀어, 우리가 연인이야, 라고 했으면 좋았잖아. 그랬으면 우린 연인이야 라는 서로에 대한 소속감이 있었을 것이고, 나는 저 사람의 연인이고 저 사람은 나의 연인이다 는 이야기의 흐름을 완전히 다르게 바꿔놓을 수도 있었다고 이 빵꾸똥꾸들아.


코넬은 왜 일을 해도 돈이 없을까. 왜. 세상은 뭘까.

그리고 이 철없는 젊은이들이여. 너네 연인이야? 라는 물음에는 왜 계속해서 아니라고만 해? 심지어 코넬은 엄마가 너네 헤어졌니? 라는 물음에 우리 사귄적 없다 라고 해버린다니까. 도대체 뭐하는 시추에이션이니, 너네... 그런 한편, 그러나 우리가 사귀는 것을 메리앤의 집에선 허락하지 않을거야, 우리에겐 계급 차이가 있으니까, 라고 코넬은 생각한다. 너가 부자이고 내가 가난한 것, 이것은 사랑이라고 해도 극복하기 힘든 문제이다 나는 우린 계층이 다르다고 생각할만큼 부자 남자를 만난 적이 없어서 잘은 모르겠지만, 만약 내가 어마어마한 부자, 그러니까 그레이 같은 부자를 만난다면 어떤 마음일까? 계속 일할 것이다. 사랑이란 건 어느 순간 돌변해버릴지도 모르니까. 

얘들아, 부자 연인 만나도 일을 놓지마. 무인도에 떨어져도 살아갈 길을 우리 스스로 찾아야 해!!



자, 이들 관계의 종료는 누가 말한걸까. 이 관계의 끝은 누가낸걸까?

코넬로서는 이 관계의 종료를 메리앤이 선언한 셈이다.

메리앤으로서는 이 관계의 종료를 코넬이 선언한 셈이다.

'우리 그만 만나자' 라는 말을 한 사람이 상대를 찬 게 아니다.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있었다면, 종료의 말은 내가 했을지언정 종료 자체는 상대가 한 것일 수 있다. 게다가 그 상황도 그 말도 모든게 오해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 코넬로서는 이 관계의 종료를 메리앤이 했다고 생각하지만, 그러나 메리앤이 원한건 이 관계의 끝이 아니었다. 메리앤으로서도 이 관계의 종료를 코넬이 했다고 배신감을 느끼지만, 그러나 누구보다 메리앤과 함께하고 싶었던 사람이 코넬이다. 우리는 우리 생각보다 더 오해를 자주하는 존재일지도 모른다. 우리의 오해는 결국 우리를 아프게 만들었을 것이다. 우리를 아프게 만든건 상대가 아니라 어쩌면 우리 자신이 행한 우리의 오해이다.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의 후속편 <일곱 번째 파도> 생각도 났다. 에미에게 좋은 게 무엇인지, 에미의 행복을 위한게 무엇인지 레오는 자신의 기준으로 생각하고 판단했다. 그러나 그것은 결과적으로 에미를 행복하게 해주지 않았다. 이 점을 레오는 뒤늦게 깨닫는다.



나는 당신에게 가장 좋은 길을 택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나 자신이 당신에게 가장 좋은 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은 미처 못 했어요. 유감이고 불행이에요. 기회를 놓쳤어요.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p.242)








메리앤과 코넬은 상대에게 가장 좋은 길을 생각한다면서 결국 상대에게 가장 좋은 길을 내던지고 있다. 그들은 서로에게 그들 자신이 가장 좋은 길이다. 그런데 아직 거기까지 생각을 못하고 있다. 그 점이 너무나 가슴이 아프지만, 그러나 그들은 아직 젊다. 어쩌면 내 생각보다 빨리 그 길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고작 대학생이잖아. 아직 대학생이잖아. 나를 봐, 나는 여전히 기회를 놓치잖아.



나 역시 어떤 오해로 상대의 손을 놓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들었다.

아마 상대 역시 어떤 오해로 나와의 관게를 종료로 받아들였을 수도 있을 것이다.

에미는 자신에게 좋은 길을 알았다. 나 역시 나에게 좋은 길을 알았다. 에미의 상대도 그걸 몰랐고 나의 상대도 그걸 몰랐다. 유감이고 불행이다.



샐리 루니를 더 읽어보고 싶어졌다. 그러고보면 샐리 루니는 <친구들과의 대화>에서도 빈부 격차를 표현했다. 이미 모든 걸 다 갖춘 삼십대의 남성과 아버지가 용돈주는 걸 까먹으면 밥값도 없는 대학생 여주인공. 어쩌면 샐리 루니가 천착하는 것은, 이 사회의 빈부격차로 인해 어긋나는 관계인 것일지도 모르겠다. 시작은 빈부격차이지만, 그 빈부격차로 인해 우리가 서로를 오해하고 더 가까이 다가서지 못하고, 결국 관계의 종료를 선언하는 일. 종료를 바란 적 없으나 종료가 되었던 일.



메리앤과 코넬이 너무 슬프다. 바보들, 이 바보들아!!!




토요일에는 친구들을 만났다. 코로나로 친구들을 자주 만나지 못해 지적인 대화가 늘 그리웠던 터, 친구1은 자리에 앉자마자 한나 아렌트 얘기를 꺼냈고, 친구2는 헤어지는 순간에 양자 역학 얘기를 했다. 저기, 친구들아, 내가 지적인 대화를 원했지만 이렇게까지 지적인 걸 원한 건 아니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잔나비 최정훈을 좋아하게 되었다. 너무 어려서... 좀 거시기하지만 소울메이트에 나이가 무슨 상관인가. 





이 노래 들어보니 이 가수는 아마도 시집을 종종 읽는가보다 싶다. 감성은 나랑 결이 다르지만, 그래도 우리가 좋은 소울메이트가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 소울메이트 필요하면 (비밀)댓글 달아주세요. 저는 진짜로 엄청나게 좋은 훌륭한 소울메이트가 된답니다? ㅋㅋㅋㅋㅋ 세상 천지 다 뒤져봐라, 나같은 소울메이트가 있나. 없다. 

물론, 당신도 괜찮은 사람이어야만 우리 사이에 소울메이트가 가능하다.


비도 멎었고 낙지볶음이나 포장하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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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연대가 아닌 고독으로만 성취할 수 있는 강인한 우정(혹은 이상주의)에 대하여
    from 의미가 없다는 걸 확인하는 의미 2022-06-07 10:26 
    자리에 앉자마자 왜 한나 아렌트에 빠질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해서 각자의 치임 포인트를 말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하이데거 쓰레기!를 도합 열 번 씩은 외치고… 벤야민 이야기를 하다 갑작스럽게 도나 해러웨이로 대화의 주제가 이어지면서 우리 앞에 구워지고 있는 것이 삼겹살이라는 사실에 잠시 아이러니를 느끼다가… 또… 에 … 그러니까 도나의 심오함은 너무도 심오해서 <육식의 성정치>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입장과는 핀트와 어긋나는 부분이 있지 않느냐고
  2. 마음이 너무 아프다 ㅜㅜ
    from 마지막 키스 2022-06-07 22:26 
    코넬은 렌트비가 없어서 집에서 나와야했고 메리앤이 기꺼이 함께 있자 할 줄 알았지만 메리앤은 '너 그럼 고향으로 가겠네?' 라고 말을 했더랬다. (먼댓글 연결된 어제 페이퍼 참고) 나는 그들 사이의 빈부의 격차가 야속했고 서로의 사랑을 확신하지 못해 떠나는 상대를 두고 보는 그들이 안타까웠다. 그런 한편, 코넬은 코넬대로 자신에게 돈이 없다는 걸 말하는 게 싫었겠지만, 메리앤은 자신과의 관계를 감추고 싶어했던 코넬이란 역사를 갖고 있기 때문에 상대가 나
 
 
singri 2022-06-06 11: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잔나비 최고

다락방 2022-06-06 13:21   좋아요 1 | URL
사랑에 빠져버렸습니다. 하아-

청아 2022-06-06 12: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혹시 저 또 출연한건가요?(기대ㅎㅎ)
어떻게 꿈이야기가 이렇게 흥미진진한거죠? 다락방님
책에서도 느꼈지만 소설가적
재능이 있으시다고 생각해요!
속독하게 만드는 흡입력은
누구나 가질 수 없는 재능.
저는 꿈이 제법 스펙타클한 편인데 기억이 잘 안나요😭

다락방 2022-06-06 13:22   좋아요 4 | URL
네, 맞습니다, 미미님! 미미님 왜 자꾸 제 꿈에 나오시는거죠? ㅋㅋㅋ 저 이거 쓰면서 ‘미미님은 아마 본인 얘긴줄 아실 것이다‘ 했어요 ㅋㅋㅋㅋ 이상한 촉이랄까 ㅋㅋㅋㅋㅋ 꿈에서 저를 도와주셨어요! 감사한 분 ㅠㅠ
저는 소설가가 오래 되고 싶었으나 소설을 쓰는 것보다 읽는 걸 더 잘한다는 걸 알게 되었으므로 소설가가 되는 꿈에는 세이 굿바이를 합니다.. 흑흑. 그렇지만 말씀 감사해요!!

- 2022-06-06 14:3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같이 절망하다가 미숫가루 라떼 맛없어서 더 절망스러운 거 너무 알 것 같다... 근데 태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잔나비씨... 당신...... ㅋㅋㅋㅋㅋ 다락방의 소울메이트가 되시려면 나이 마흔 넘어서도 죽을 때까지 매일 일기를 쓰셔야해요. 거기에 전완근 등근육 있어야하는데... 쟈긴 목소리가 좋으니까 일단 근육 잠시 빼놓고 뇌근육부터.. 단련.... 헝.. 근데 혹시 같은 업계 너드커넥션 서영주랑 친해요? 난 그분이 좋은 데..혹시 소울 메이트 되면 나 다락방 친구니까 나 서영주 소개시켜줘. 난 소울메이트는 필요없고 고막 남친... .
코넬, 매리엔.. 이 미련한 애들아......... 근데............. 니들은 나이라도 어리지....... 왜 우린... 나이 먹고도 비슷한 짓(자기 기준대로 상대방을 생각해버리는 일)을 반복하니.. 에미와 레오처럼 ㅋㅋㅋ 사랑 어렵다. 계급 어렵다. 역지사지 어렵다. 노동 어렵다. 그리고.. <말과 사물>.. 어렵다............

다락방 2022-06-06 14:42   좋아요 5 | URL
잔나비 최정훈이래요. 아놔 ㅋㅋㅋ 좋아한다면서 이름도 제대로 모르다니, 나야말로 빵꾸똥꾸다 증맬루! ㅋㅋ 페이퍼도 최정훈으로 수정했어요. 그런데 최정훈이 이름이 더 낫다 ㅋㅋㅋ 뭐래 ㅋㅋㅋㅋ 근데 목소리 좋더라고요. 오늘 시장 가는 길에 노래 몇 곡 들었는데 목소리가 좋았어요. 노래 부르는 목소리. 저는 노래 부르는 목소리 권인하 스러운 건 너무 싫어가지고 ㅋㅋㅋ 근데 잔나비 노래 목소리 좋더라고요. 아오 ㅋㅋㅋㅋ 아 몰라 ㅋㅋㅋㅋㅋㅋㅋ 부끄럽다 ㅋㅋㅋㅋㅋㅋㅋ 서영주는 또 누구람? 있어봐, 내가 최정훈 하고 소울메이트 되면 우리 쟝쟝이한테 서영주 좀 소개시켜주자, 할게요. 딱 기다리고 있어봐요.

사랑 어려워. 코넬 메리앤 아직 넘나 젊어. 젊고 빈부의 격차가 있으니 사랑이 얼마나 더 어렵겠어요. 나이 들어도 어려운데 ㅠㅠ 사랑도 어렵고 노동도 어렵고 공부도 어렵고 인생이 어렵다... 에휴.........

- 2022-06-06 14:40   좋아요 3 | URL
아 못살아 진짜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잔나비야 미안하다..................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근데 이름 어차피 못외울거라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서영주...!!! 너도 (이 댓글 달려고) 검색해서 알았어 ㅋㅋ 곧 까먹을 이름임 ㅋㅋㅋㅋ 아마 내일은 기억 못할거야.. 미안하다..증멜루...ㅋㅋㅋ
내가 라가슈, 뒤메질, 이폴리트, 캉길렘 이런 사람들 이름은 외워도 (누구냐고요? 푸코의 스승들입니다) ..... 가수 이름은 절대 못 외우지... 노래를 100번 들었어도...... 가수가 누군지를 몰라 나는... 하아.... 미쳐버릴 정도로 고급진 뇌거든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6-06 17:51   좋아요 2 | URL
잔나비.. 가방 속에 언제나 시집 넣고 다니는 청년이네요. 개인적으로는 소설을 넣고 다니는 쪽을 더 선호하긴 하지만..
잔나비야, 잘 살자. 흠흠.

- 2022-06-07 10:15   좋아요 1 | URL
그래 잔나비.. 되도 않는 시인 되겠다고 깝치다가 박읍읍 같은 관종 되지 말고 응?! 조심해!!! 가사 잘쓰니까 그거 계속써~ 누나도 오늘은 니 음원으로 스밍간다.

다락방 2022-06-08 08:07   좋아요 2 | URL
앗 제가 하려고 했던 말인데요. 글 쓴다고 깝치지 마라, 그게 인생 똥칠하는 지름길이다... 하는 거요. ㅋㅋㅋㅋㅋ

2022-06-06 12: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2-06-06 13:02   좋아요 1 | URL
으앗 감사합니다! 지금 최정훈 으로 수정했습니다.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

mini74 2022-06-06 13:4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헤어지는 이유 중 하나가 경제적 격차ㅠㅠ자격지심에 무시하는 것 같아서 차마 말을 못해서 자존심에. ㅠㅠ 왠지 사랑마저 돈이 있다면 쉬워질거 같아 씁쓸하지만 또 돈이 넘쳐나도 헤어지고 울고 죽고 하니 … 사랑에 딱 알맞은, 이별에 돈은 상관없을 수 있는 재산정도는 얼마일까요 . 전 예전 모대학대나무숲 게시판에 너무나 가난했던 여자애가 자신과 헤어진 남친에게 그동안 너무나 고마웠다고 밥값 영화비 다 내주고 네덕에 회도 먹어보고 뷔페도 가보고 했다고. 좋은 선물 하나 못해줘 미안하다는 글 보고 넘 슬펐던 기억이 다락방님 글 읽으니 떠오르네요 붙잡고 싶어도 잡지 못하는 마음엔 더 잘해줄 수 없음을 , 짐이 될거란 맘도 있겠지요. 잔나비 노래 좋지요 *^^*

다락방 2022-06-06 17:10   좋아요 3 | URL
맞아요. 자격지심이라는 걸 갖지 않고 살면 좋겠지만 우리는 누구나 저마다의 자격지심과 열등감을 가지고 있죠. 그들 사이에 커다란 사랑과 그 사랑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자신의 약점들을 극복하고 함께 앞으로 갈 수 있겠지만 그건 정말이지 너무나 어려운 일인것 같아요. 가난은 사람을 참 못나게 만들어요. 남들 다 경험한 것을 나는 경험해보지 못하게 하니까요. 렌트비가 없어서 사는 집에서 나와야 하는, 그리고 갈 곳이 없는(물론 엄마 집이 있지만) 젊은이의 마음이 어땠을지 너무 속상해요. 너와 나의 마음만 굳게 챙기기도 어려운데 상황까지 방해를 하다니 ㅠㅠ

잔나비 노래 너무 좋네요. 사실 노래가 너무 좋다기 보다는 잔나비가 더 좋지만요. 그러니까 잔나비보다는 최정훈... 럽..

단발머리 2022-06-06 17:2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가난이 솔직하게 못하는 하는, 연인에게조차 그렇게 하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전 코넬과 마리앤을 원망하고 싶네요. 더 깊은 관계, 더 나은 관계로 나가지 못하게 하는 건, 거절당하면 어떻게 하지, 하는 두려움이 있다는 건데. 내가 좀 못나 보이더라도, 말할수는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요. 막 무릎꿇고 50장짜리 편지 쓰고 집앞에서 기다리고 그런 거 아니어도, 물어볼 수는 있을텐데. 내 맘에 꼭 맞는 사람 만나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데. (특히, 섹스에서는 더욱) 안타까움이 뭐 절절히 사무칩니다.
롯데리아에서 미숫가루 안 먹을게요. 글고 잔나비는 사랑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6-06 17:17   좋아요 5 | URL
맞습니다, 단발머리 님. 그들에게 더 큰 확신이 있었다면 빈부의 격차를 끌어 안고 앞으로 함께 갈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코넬은 충분히 자신이 일을 하고자 하는 의욕이 있는 사람이었으니까요. 그러니 둘이 함께 더 깊이 이야기하고 한걸음만 더 내디뎠어도 그들은 함께 했을 것인데, 그들은 상대를 사랑하지만 상대의 사랑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했던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빈부의 격차는 그들의 발목을 잡아버리게 된거죠.
단발머리 님 댓글 읽고나니 정말 그러네요. 섹스가 잘 맞는 사람은 마흔 넘어서도 찾기 힘든건데 뭐 이십대 초반에 찾아버렸으니... 그후에 메리앤은 연애에서 역할극을 하려고 하잖아요. 자신을 시험해보려고 하고. 그냥 자기 그 상태 온전하게 있어도 되는 상대를 놓쳐버린게 그러나 또 완전히 놓고 싶진 않아서 어정쩡하게 유지하는게 안타깝고 또 안타까워요. 휴..

단발머리 님 덕에 최정훈 이름을 외울 수 있게 되었어요. (이 팁을 알려준 쟝님께 감사) 너무 오랜만에 젊은 남자사람에 대한 호감이 생겼네요. 어떤건지............잊고 살았는데요..............가슴 속에 사랑이 자라납니다. 무럭무럭..

새파랑 2022-06-06 16: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일곱번째 파도 읽어야 하는데 깜빡하고 아직 못 읽었네요 ㅋ 잔나비 저 노래 좋던데 다시 가사를 보니까 정말 감수성이 엄청나네요~!!

다락방 2022-06-06 17:22   좋아요 3 | URL
나는 읽기 쉬운 마음이니 그대 쓰윽 훑고 가래요. 아니 무슨 감성이에요 이게 대체... 시집 읽는 청년일 것 같습니다. 읽는 것 뿐만 아니라 써내는 청년 같아요. 그 감성은 제 감성과는 좀 많이 다르지만... 뭐 그래도 좋습니다. ㅋㅋㅋㅋㅋ

blanca 2022-06-06 17: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샐리 루니 <노멀피플> 저도 정말 좋았어요. 작품이 편차가 좀 있긴 하더라고요. 잔나비 와 저도 팬인데...그 유튜브에 인마이백 보셨어요? 알라딘 서재 데리고 와야 할 것 같던데요. ㅋㅋ

다락방 2022-06-06 17:47   좋아요 3 | URL
제가 노멀피플 읽은게 블랑카 님 리뷰 덕이었어요. 블랑카 님 리뷰 읽고 너무 좋아서 책 읽었는데 전 그 당시엔 딱히 좋지 않았거든요. 근데 이번에 원서로 읽으면서 보니 그 때 블랑카님 리뷰 생각나면서, 아 블랑카 님은 이걸 보셨던거구나! 했어요. 새삼 블랑카 님이 얼마나 책을 잘 읽는 분이신가에 대해 감탄했습니다. 블랑카 님은 진짜 짱이에요!!

그나저나, 인마이백.. 이 뭐죠?( 라고 쓰고나서 검색하고 보고 왔습니다)

in my bag 말씀하신 거군요! 아니, 시집을 읽는 청년일거라 짐작은 했는데 시집을 세 권씩 넣고 다니고 언제나 넣고 다니는 그런 청년이었네요. 게다가 노트까지. 아... 알라딘 서재 이미 하고 있는거 아닌가 몰라요. 정훈씨, 알라딘에 와요. 여기 당신 같은 사람들이 잔뜪이에요. 안그래도 엊그제 친구들 만나서 제가 가지고 다니는 다이어리 꺼내 보여주며 여기다 메모한다고 그랬는데, 잔나비 저랑 같은 류의 사람이네요. 껄껄.
아, 시집 가지고 다니는 잔나비 너무 좋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2-06-07 10:13   좋아요 1 | URL
ㅋㅋ 저도 그거 유튜브 보고 왔어요 (이 대화에 낑기고 싶어서) 참고로 잔나비 팬 아니고 다락방 팬입... 그 잔나비가 들고 있던 노트 다락방님 노트랑 크기랑 필기 형태가 비슷하던 데!! (제가 증인입니다 ㅋㅋㅋ)

다락방 2022-06-08 08:07   좋아요 2 | URL
잔나비가 단어 적는다는 패드 나도 있다 ㅋㅋ 집에서 그거 펴두고 메모할 때도 있어요. 그리고 나는 다이어리에 메모하고 다니지. 핸드폰 덜 볼라고 수첩 작은거 넣고 다닌다는 것도 너무 좋아요. 그냥 쓰는 청년이라는 게 너무 좋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감은빛 2022-06-06 18: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원서로 책을 읽고 계셨군요! 멋져요!
지낼 곳이 없어서 나와야만 하는 상황을 저도 겪어봤어요. 정말 다행히도 당시 제 여자친구는 자신의 집으로 들어오라고 말해주었죠.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 고시원으로 들어갔을텐데.

이 글 읽으니 갑자기 옛날 생각 나네요. ㅎㅎ

다락방 2022-06-07 08:32   좋아요 0 | URL
헤어짐의 원인은 반드시 빈부의 격차는 아니지만 주요한 이유가 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책 속의 주인공들이 서로가 서로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었더라면 그들도 함께할 수 있었을텐데요. 감은빛 님의 여자친구처럼 나랑 함께 살자, 라고 할 수도 있었을 것이고 혹은 너랑 함께 있어도 될까? 할수도 있었을텐데요. 안타까워요.

번역서 옆에 두고 읽고 있습니다. 원서를 온전히 읽을 실력은 아니라서요. 후후

독서괭 2022-06-06 19: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심각하게 읽다가 미숫가루라떼 너무너무 맛없다는 이야기에 갑자기 개그가🤣🤣🤣 잠깐 마음 가다듬고 다시 읽을게요..

다락방 2022-06-07 08:32   좋아요 0 | URL
롯데리아 미숫가루 너무 맛없어요. 아 너무 짜증나요. 절반 이상 남겼네요. 삼겹살 먹으러 가기 전에 살짝 배고파서 먹은건데 살짝 배고픈 채로 먹어도 맛없는 미숫가루... 히융 ㅠㅠ

독서괭 2022-06-07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플에서는 영상이 안 보여서 잔나비의 무슨 노래일까, 역시 ‘주저하는 연인들‘일까 했는데 맞네요 ㅎㅎ 저는 ‘가을밤에 든 생각‘을 우연히 듣고 넘 좋아서 몇곡 들어봤던 가수예요.
둘이 헤어지는 과정이 너무 안타까운데 이해도 되네요. 저런 식으로 서로의 진정을 모르고 어긋나는 일들이 참 많죠.. 이렇게 샐리 루니에 대한 다락방님 평가는 달라지나요?^^

다락방 2022-06-08 08:04   좋아요 1 | URL
제가 이 페이퍼를 올릴 당시에는 저 노래밖에 알지 못했는데요, 그 뒤로 다른 노래들을 들어보니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잔나비의 노래는 <사랑하긴 했었나요> 입니다. 아 이 노래 너무 좋아서 완전 반복청취 했어요. 세상에, 쉼보르스카 시집을 들고 다니는 청년이래요. 맙소사. 이런 청년이 있답니다, 독서괭님? 시집을 들고 다닐 것 같은 청년이다 라고 생각했지만 쉼보르스카 라니. 크- 치인다 진짜. 크-

독서괭 님, 샐리 루니에 대해 평가가 달라질 뿐더러 샐리 루니를 더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빈부의 격차에 대한 것도 그렇고, 제가 ‘확신 없음‘이라고 했던 것도 그 안에 다른 것들이 더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신간 나왔다는데 그것도 읽어봐야겠어요. 휴..

PersonaSchatten 2022-06-07 13: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매리앤은 소외당한 경험이 있으니 저럴 수 있다 싶어졌는데요. 그래도 이 커플 너무 의지가 없네요? 너무 흘러가는대로인데요? ㅠㅠ
그건 그렇고 코넬은 좀 다리몽댕이 감인데요? 일단 저라면 오 집에 가게? 라고 물었을 때 올타쿠나, 내가 염치가 모기 똥만큼도 없는 거 아는데, 니 신세 좀 져도 될까? 의 부탁으로 시작해서, 베란다도 좋아, 구걸을 하다가, 니가 날 구해주지 않는다면! 난 길바닥에서 죽을지도 몰라,라는 협박이라도 다시 했을 거 같아요.
근데 이 사람들은 서로가 전혀 쪽팔림을 감수하지 않으려하고, 너무 플로우에 상황을 맡겨버리네요? 그게 정말 슬프네요.
물론 경제적 격차에 지쳐서 그런 말이 안나오는 걸 수도 있겠네요. 그러고 보니. 코넬에게 좀 미안해지네요. ;; 근데 사랑하는데. 으아.
거기다 여친에게 3개월이면 다른 사람에게 반할 수도 있는 긴 시간인데 나 안 잡아? 가 아니고, 3개월이면 딴놈 만날 수도 있겠네? 그럴 거지?, 이 말을 왜 상황의 어쩔 수 없는 부분을 암시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너의 의지를 묻는 표현으로 물어버리면 어떡해요. will you라니! 바람의 의지를 확인하려는 듯한 저 태도. 아 증말.
저런 말까지 하는데 매리엔 입장에서도 내 집에 있어란 말 안나올 거 같은데요. Sure 옆에 왠지 새꺄,가 붙어야 할 거 같은;;
참 슬프네요. 그러고보니 급발진 죄송합니다.

다락방 2022-06-08 08:06   좋아요 2 | URL
페르소나 님. 맞아요. 소외당한 경험이 메리앤에게 있습니다. 게다가 무시받고 학대 받았던 경험도 있고요. 이 페이퍼를 쓸 때만 해도 그래서 그렇겠지, 하면서도 ‘그래도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 용기를 내!‘ 했었는데, 어제 학대에 대한 부분 읽고 나니, 여기서 더 어떻게 한걸음을 더 내디딜 수 있단 말인가.. 하게 되어서 무척 마음이 아픕니다.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자랐느냐가 그 사람을 완전히 결정짓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고정시키는 것도 아니지만, 사랑받는 존재라는 자각을 못하게 하거나 뒤로 늦추게 하는 것만큼은 틀림 없는 것 같아요. 어휴, 어제 밤에 조금 읽다가 너무 힘들었네요. ㅠㅠ

페르소나 님, 급발진 할만합니다. 저는 어제 너무 휘청거렸어요 ㅠㅠ
 
시사IN(시사인) 제768호 : 2022.06.07
시사IN 편집국 지음 / 참언론(잡지) / 2022년 5월
평점 :
품절


매번 뒤에서부터 읽었는데 이번 호는 앞에서부터 읽는다. 커버 스터리는 N번방 관련, 이슈는 박지현 인터뷰. 박지현은 정말 당차고 단단하고 옳다. 진심으로 존경하게 된다.
이 똥같은 대한민국에 어떻게 이런 인물이 왔을까.
이번 호는 특히 알찬데, 심지어 독자리뷰는 알라디너 등장!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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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6-03 22:3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시사인을 읽다가 독자리뷰에서 내 친구를 만날 확률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햇살과함께 2022-06-03 22:59   좋아요 2 | URL
다락방님 글 보고 시사인 다시 펼쳐봤네요!! 오호 이 닉네임 저도 알라딘에서 봤어요!! 저도 시사인은 항상 뒤에서부터 봐서 커버스토리 잘 안보게 되는데 이번 호는 앞에서부터 보려구요.

다락방 2022-06-04 22:51   좋아요 0 | URL
그 분이 전혀 자랑하질 않아서 그 이름을 발견했을 때 너무 놀랐어요! ㅋㅋ 저도 앞에서부터 봤는데 좋았어요. 햇살과함께 님, 연대하는 마음으로 읽어주세요!

얄라알라 2022-06-03 23: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 알라디너가 누구이실까? 궁금 무척! ^^

다락방 2022-06-04 22:51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알라딘에서 활동을 열심히 하는 분은 아니신지라 낯선 분일 수도 있어요 ;;

기억의집 2022-06-04 12: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지금 박지현 안 봐서 너무 좋은데…. ㅠㅠ

다락방 2022-06-04 22:52   좋아요 2 | URL
전 박지현을 탓하고 미워하고 욕하는 사람들을 보는게 너무 괴롭습니다. 전 박지현이 바꿀 민주당을 지지했고 박지현 없는 민주당에겐 어떤 쇄신 가능성도 느끼지 않으며 지지도 하지 않을 겁니다.

바람돌이 2022-06-04 13: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응 누구? 하면서 바로 시사인 펼쳐봤네요. ㅎㅎ 이렇게 닉네임으로 독자리뷰를 쓰기도 하는구나 했네요. ^^
전 요즘 박지현씨 주의깊게 보고 있어요. 지지해주고 싶고 뭔가 도와줘서 진짜 괜찮은 정치인이 됐으면 하고 응원하고 있습니다.

다락방 2022-06-04 22:55   좋아요 1 | URL
저도 닉네임 독자 리뷰 처음 이에요. 사실 그간 독자리뷰에 관심 없었는데 이번엔 우연히 딱 보게 됐어요.
박지현 의 정치에 대한 감각과 옳은 말은 하는 당당함과 굴하지 않는 의지 모두 응원하고 지지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정치하길 바라고 대통령까지 됐으면 좋겠어요. 민주당에겐 너무 과분한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부디 대통령이 되어주길.. !!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4월~12월(2022년)

아니, 이 페이퍼까지 쓰면 오늘 총 세 개의 글을 쓰네. 리뷰 하나, 페이퍼 둘. 세상에 글 제조기여 뭐여.. 아무튼,


6월,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도서는 '거다 러너'의 《가부장제의 창조》입니다.
















여성주의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이 책도 언젠가 한 번은 꼭 읽어보겠다! 생각하신 분이 많으실텐데요, 그러나 두꺼운 분량에.. 뒤로 미루거나 중단한 분들 역시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자, 이번 기회에 도전!!



도나 해러웨이 책이 너무 어려운데도 여러분 다들 열심히 읽어주셔서 정말 뿌듯합니다. 여러분 최고!!


자, 그럼 우리 6월에도 열심히 달려봅시다.

6월 이후의 같이 읽기 목록은 연결된 먼댓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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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2-05-31 10:1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만 총총… 걸어가실 때 총총총총 소리가 울리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젤 좋아하는 <가부장제의 창조> 넘나 기대됩니다!!

다락방 2022-05-31 11:28   좋아요 4 | URL
단발머리 님 이번에 읽으시면 도대체 몇회독 이신가요? 저는 드디어!! 재독을 하게 됩니다. 저는 재독을 위해 깨끗한 책을 또(!) 마련해 두었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5-31 11:0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글 제조기 오늘은 세 가지 메뉴를 허하노라.......

다락방 2022-05-31 11:29   좋아요 3 | URL
흐음. 세 가지 까지는 못먹을 것 같은데. 일단 생선까스랑, 우동이랑... 밥도 먹을까요? ㅋㅋㅋㅋㅋ

mini74 2022-05-31 11: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 담아서 총총 ㅎㅎㅎ

다락방 2022-06-02 08:23   좋아요 1 | URL
미니 님, 6월도 화이팅입니다!!

PersonaSchatten 2022-05-31 12: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저는 리뷰와 페이퍼의 차이를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어요. ㅋㅋㅋ 쓰기도 그냥 한 메뉴에 욱여넣기 ㅋㅋㅋ

다락방 2022-06-02 08:23   좋아요 2 | URL
뭐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저는 페이퍼가 더 잘 써지긴 해요. ‘리뷰‘라고 하면 어쩐지 각잡고 쓰게 되어서 더 못쓰겠더라고요. 저는 페이퍼가 더 잘 맞습니다. 후훗.

singri 2022-05-31 12: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무슨책인가 궁금하던참입니다ㅎ
어려워보이지만 화이팅

다락방 2022-06-02 08:24   좋아요 2 | URL
싱그리 님, 도나 해러웨이보다는 낫지 않을까, 합니다. ㅋㅋㅋ 도나 해러웨이를 읽은건 다른 어려운 책을 좀 더 쉽게 느끼게 하기 위함이 아닐까........ ㅋㅋㅋㅋㅋ
싱그리 님, 6월도 화이팅이요!!

거리의화가 2022-05-31 13: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뒤늦게 구매 안한거 알고 후다닥 구매해서 모셔두었네요. 다음달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다락방 2022-06-02 08:25   좋아요 1 | URL
거리의화가 님, 우리 6월에도 힘내서 읽고 씁시다. 화이팅!

2022-05-31 15: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02 08: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02 15: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독서괭 2022-05-31 23: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도 두껍습니까.. 후.. 저는 <나는 고백한다>를 시작해버렸고.. ㅠㅠ

잠자냥 2022-06-01 09:17   좋아요 2 | URL
오, 드뎌!

독서괭 2022-06-01 10:53   좋아요 2 | URL
갑자기 확 당겨서 집어들었는데, 재밌네요 ㅠ 흐름 끊기지 말고 꾸준히 읽어보려고요~!

다락방 2022-06-02 08:26   좋아요 2 | URL
아.. 저도 있는데 말입니다. 나는 고백한다...... 전 언제 읽을까요? 하하하하하

가부장제의 창조, 화이팅!!

책읽는나무 2022-06-01 07: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번 달은 이 책이 맞나?? 헷갈려 하던 중였어요.
한 6 개월치를 미리 사다 놓았었는데, 이제 벌써 이 책이 마지막 책이 되어 있어서 깜놀했습니다. 언제 이렇게 시간이?????
암튼 궁금했었던 책이었어요.
단발님과 다락방님 글을 읽다 보면 늘 인용되던 책이었기에 읽어 봐야지~하면서도 돌아서면 까먹고, 또 인용문 보면 아, 맞다~만 도대체 몇 번이었던지!!!ㅋㅋㅋ
읽을 기회를 주셔 늘 감사해요^^

다락방 2022-06-02 08:39   좋아요 2 | URL
책나무 님, 아마 책나무 님도 밑줄 박박 그어가며 읽게 되실겁니다. 시간이 정말 빠르죠? 벌써 6월이라니..
그래도 그냥 시간을 흘려보내지 않고 매달 여러분들과 같은 책을 읽는다는게 뿌듯합니다. 뭔가를 하면서 보내는 것 같아서요. 대단치 않은 일이라도 무언가 했다는 기억이 남는게 참 좋으네요. 그 길에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책나무님. 우리, 6월에도 힘내서 열심히 가봅시다!!

독서괭 2022-06-01 10: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이책 우주점 중고로 담고 6월 적립금 나오면 사려고 기다리다가 두번이나 놓치고 세번째 조금 비싼 중고로 주문에 성공했습니다 ㅋㅋ 앞에 두분 누구세요 ㅋ

다락방 2022-06-02 08:40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는 처음에 중고로 읽었는데 결국 새 책 다시 샀어요. 제가 새 책에 밑줄을 긋겠다는 각오로다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힘겹게 득템에 성공하신 독서괭 님, 우리 화이팅!!

얄라알라 2022-06-02 15: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가부장제의 창조] 이번 주에 받아 볼 수 있습니다. 완독할 수 있을지는 실물을 보고 판단하는 걸로 하겠습니다!

다락방 2022-06-07 08:25   좋아요 0 | URL
얄라알라 님, 우리 함께 완독합시다!!(그러나 저 아직 시작 안했다능 ㅋ)

등롱 2022-06-03 07: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5월의 해러웨이 선언문 정말 어려웠지만 보람차게 읽었습니다! 관심있는 주제로 가득한 책이었어요~
관련해서 읽고 싶은 책들이 자꾸 생겨나고, 관련한 사상가들을 따라가고 싶어졌습니다.
어 물론 현실은 매월 같이 읽기 책 따라가는 것도 벅차지만... 꿈은 크게 갖는 걸로!!

가부장제의 창조는 꼭 읽어보고 싶었던 책입니다!
다락방님 덕분에 도나 해러웨이도 읽어냈으니 가부장제의 창조도 도전~
이번달도 열심히 읽어보겠습니닷~!

다락방 2022-06-07 08:26   좋아요 2 | URL
등롱 님, 저는 도나 해러웨이의 책을 선정하고 아마도 많은 분들이 중도 포기하실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러나 제 예상과는 달리 어렵지만 다 읽었고 무슨 말인지 잘 이해 못해도 뿌듯하다, 하시는 걸 보고 제가 너무 좋았습니다. 그리고 여러분께 막 감사한 마음이 들고, 여러분이 너무 자랑스럽고 그렇습니다.
저도 도나 해러웨이의 책을 읽고 다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렇지만 도나 해러웨이의 책을 읽고난 후에 제가 생각하는 많은 것들이, 제가 지향하는 것들이 도나 해러웨이의 생각과 닿아있지 않나 생각해보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모르더라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무언가 읽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필요한 일이라고요.

등롱 님,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고 우리 가부장제의 창조 도 힘내봅시다!

등롱 2022-06-07 12:32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다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어딘가 닿아있는 느낌만으로도 더 읽고 싶고 더 공부하고 싶어져요~! 해러웨이 관련해서 책을 잔뜩 체크하고 있습니다 ㅋㅋ 어려워도 해러웨이 선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달도 힘내서 가부장제의 창조 도전입니다 ㅎㅎㅎㅎ

- 2022-06-07 12:33   좋아요 1 | URL
도전 😤🫡🫡🫡🫡
 
그 단어를 쓰는 당신이 그런 사람이다

'릴리스'의 책 《내 팔자가 세다고요?》를 읽다 보면 '폴리아모리'(두사람 이상을 동시에 사랑하는 다자간 사랑)를 할 수 있는 사주팔자가 있고 그걸 할 수 없는 팔자가 있다고 했다. 오, 이것도 사주팔자로 가능한 것이구나. 나로 말하자면 폴리아모리는 내 얘기로 만들진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혹여 상대가 내게  제안한다면 오, 그렇다면 다른 사람하고 폴리아모리를 하든지 뭘하든지 나는 너랑 쌩~ 이렇게 되어버리는 사람인데, 내심 내가 그걸 싫어하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었다. 나는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과 정신적으로도 그리고 육체적으로도 충족된 교감을 나눈다면 다른 사람과 굳이 또 관계를 맺을 이유가 없다,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릴리스의 책을 읽기 전에는 '사랑이 늘 부족하고 사랑을 갈구하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고 폴리아모리를 생각했다면, 릴리스의 책을 읽고나니 폴리아모리를 할 사람 따로 있고 안 할 사람 따로 있다, 이렇게 되어버려서 세상엔 다양한 사람이 존재한다, 를 받아들이기가 더 쉬워졌다. 뭐가 됐든 자기들끼리 쇼부쳐서 하면 되는거니까. 난 아님. 그러니까 폴리아모리 얘기가 갑자기 왜 나왔냐면, 어제 지하철안에서 읽은 샐리 루니 때문이다. 

















원서로 먼저 읽었던 샐리 루니의 《친구들과의 대화》에서도 일부일처제의 부조리함? 같은 얘기가 언급되고, 그러면서도 주인공은 자기랑 연애하는 유부남이 집에 가면 아내랑도 잘까? 뭐 이런거 걱정하는 거 보면서 인간이란 무엇인가.. 생각하게 되었는데, 그러니까 '나는 오픈된 관계를 여러명과 가질 수 있어!' 라고 말하는 것과, 그것이 실제로 나의 일이 되었을 때 내가 반응하는 것은 다를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니 자기 자신을 좀 더 솔직하게 볼 일이다. 여하튼 그랬는데, 이번 노멀 피플 에서도 역시 오픈된 관계, 독점적이지 않은 관계를 얘기하면서 스리섬 제안이 나오는거다.


스리섬은, 혹시나 모를 사람들을 위해 친절히 설명해주자면 세 명이 섹스하는 것을 말한다. 무슨 에로틱 영화 이런 거 보면 가끔 스리섬 하는거 나오는데, 나는 그게 어떻게 세상 에로틱한건지 이해를 전혀 못하는 사람이다. 여튼 스리섬에 대해서라면 사실 친밀한 관계(연인이나 친구들)에서 농담으로 간혹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는 바, 나는 언제나 절대 안돼 절대 안돼 무조건 안돼를 말하는 사람이었다. 내가 너랑 섹스하는데 왜 다른 사람이 있어야 해?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나인 것이다. 스리섬을 할 수 있겠냐 못하겠냐 라는 말이 나왔을 때  '남자 한 명 여자 두명(나 포함)'이 가능하냐 에 나는 싫다고 했고 '그렇다면 남자 두명에 여자 한명(바로 나)'은 가능하냐 고 했을 때 그것도 절대 안된다고 했다. 그러니까 이건 남자가 두명이라 나를 물고빨고 해주든 여자가 두명이라 한 남자를 나누든 그런거랑 별개로 결코 할 수 없는, 하기 싫은 것이란 말이다. 도대체 그걸 왜 해야되나, 나는 그거 싫다!! 라고 생각하면서, 그런데 '왜' 냐고 물어보면 그저 내가 독점적인 사람인가? 라고만 생각했더랬다. 그런데, 샐리 루니가, 내가 그걸 싫어하는 이유를 코넬의 입을 빌어 설명해준다. 



그러니까, 대학에서 코넬과 메리앤은 또다시 섹스를 하는 사이가 된다. 이들의 사이를 짐작한 친구 '페기'는 너네 같이 자니? 물었더니 망설임없이 메리앤은 그렇다고 한다. 여기에 코넬은 만족감을 느낀다. 고등학교때 숨겼던 것이 내내 마음에 걸렸는데 이제 이렇게 드러낼 수 있는 게 좋은거다. 페기는 다시 묻는다. 그러면 너네 연인이야? 그 말에는 연인이 아니라고 메리앤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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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연인이 아니라는 메리앤의 말에 당황했는데 코넬은 딱히 당황하지 않고 페기는 오히려 멋지다고 말한다. 독점적이지 않은 관계로구나, 너희들은. 나도 오픈된 릴레이션쉽을 갖고 싶은데 남자친구가 싫어해! 이런 대화를 나누면서, 그러다가 페기가 제안하는 거다. 스리섬을...

코넬은 맥주 라벨을 뜯고 있었고 딱히 페기가 하는 말에 귀기울여 듣고 있지 않다가 그제야 자신에게 뭔가 묻는 줄 알고 잘 못들었는데 뭐라고? 한다.


Well, whatever you call it, she says. A threesome or whatever. -p.100

글쎄, 네가 뭐라고 부르든. 스리섬 아니면 그 비슷한 뭐든 말이야. -책속에서



자, 코넬은 그걸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He can‘t do it. He‘s not indecisive on the question of whether he‘d like to do it or not, he actually can‘t do it. For some reason, and he can‘t explain it to himself, he thinks maybe he could fuck Peggy in front of Marianne, although it would be awkward, and not necessarily enjoyable. But he could not, he‘s immediately certain, ever do anything to Marianne with Peggy watching, or any of her friends watching, or anyone at all. He feels shameful and confused even to think about it. It‘s something he doesn‘t under-stand in himself. For the privacy between himself and

Marianne to be invaded by Peggy, or by another person, would destroy something inside him, a part of his selfhood, which doesn‘t seem to have a name and which he has never tried to identify before. - P100


그는 그런 행위는 할수 없다. 하고 싶은가 아닌가라는 질문에 확고하게 대답할 수 있고, 정말로 그런 짓은 할 수 없다. 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자신이 메리앤 앞에서 페기와 섹스를 할수는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비록 불편하고꼭 즐겁지만은 않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는 페기가 지켜보는 가운데, 혹은 메리앤의또 다른 친구든 아니면 다른 어떤 사람이든지켜보는 가운데, 메리앤에게 아무것도 할 수 없으리라고 즉시 확신한다. 생각만으로도 수치스럽고 혼란스럽다. 왜 그런지 그자신도 본질적으로는 이해하지 못하지만 말이다. 그와 메리앤이 공유하는 사생활을 타인이 침범하면 그의 내면에 있는 어떤 것, 그러니까 마땅히 부를 명칭도 없고 그가 전에는 한 번도 확인해본 적도 없는, 그의 자아의 일부가 파괴될 것이다. -책속에서



그래, 만약 단순히 섹스의 쾌락만을 위한 사람들이 자기들끼리 뜻이 맞아 한다고 하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가, 나의 친밀한 누군가와, 섹스도 나누지만 섹스 전과 후에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나의 가장 좋은 친구이자 연인인 그 사람과, 그 관계에 누군가가 더해져서 뭔가를 더 주려고 한다는 것은 내게는 파괴이다. 우리의 친밀한 사생활에 대한 파괴. 코넬의 destroy 가 뭔지 너무 잘 알 것 같다. 나는 이렇게 말하는 코넬이 그래서 좋았다. 코넬이 타인과의 사이에 친밀함이 형성되고 그들 관계만의 사생활이 형성됐다는 것을 파악하고 있는게 좋았다. 왜냐하면 그들은 이제 정말 베스트 프렌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The conversations that follow are gratifying for Connell, often taking unexpected turns and prompting him to express ideas he had never consciously formulated before. They talk about the novels he‘s reading, the research she studies, the precise historical moment that they are currently living in, the difficulty of observing such a moment in process. At times he has the sensation that he and Marianne are like figure-skaters, improvising their discussions so adeptly and in such perfect synchronisation that it surprises them both. She tosses herself gracefully into the air, and each time, without knowing howhe‘s going to do it, he catches her. Knowing that they‘ll probably have sex again before they sleep probably makes the talking more pleasurable, and he suspects that the intimacy oftheir discussions, often moving back and forth from the conceptual to the personal, also makes the sex feel better. Last Friday, when they were lying there afterwards, she said: That was intense, wasn’t it? - P97


코넬은 그 뒤에 이어지는 대화들이 마음에 든다. 대부분의 경우 대화는 뜻밖의 방향으로 전개되며, 그가 전에는 한 번도 신경 써서 생각해본 적 없는 것들을 표현하도록 유도한다. 그가 읽고 있는 소설, 그녀가 하고 있는 연구 조사, 그들이 살아가는 바로 그 순간의 역사, 그런 순간이 진행 중일 때 그것을 관찰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가끔씩 그는 자신과 메리앤이 마치 피겨 스케이팅 선수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두 사람은 스스로 깜짝 놀랄 정도로 완벽하게 호흡을 맞추면서, 아주 능숙하게 즉석 토론을 해나간다. 그녀는 우아하게 공중으로 몸을 던지고, 그는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도 모르면서 매번 그녀를 받아낸다. 아마 잠들기 전에 다시 한 번 관계를 가질 것을 알기 때문에 대화가 더욱 즐거운지도 모른다. 그는 개념적인 것부터 개인적인 것까지 넘나드는 그들의 토론에서 비롯되는 친밀감 덕분에 그 섹스가 더 기분 좋게 느껴지는 것이 아닐까 추측한다. 지난 금요일, 그들이 일을 다 치르고 나서 누워있을 때, 그녀가 이렇게 말했다. 정말 강렬했지? -책속에서



대화도 마음에 들고 섹스도 좋은데 대체 다른 누구가, 다른 무엇이 왜 더 필요한가? 필요없다. 필요 없어. 할 필요가 없다. 우리 사이의 단단함과 친밀함에 굳이 다른 걸 끼울 필요가 정말 없다. 원하지 않는다. 원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코넬과 메리앤의 미래는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젊은이들이여, 방황하는 것은 젊은이의 특권이지만, 자기 자신을 잘 들여다볼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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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31 09: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2-05-31 09:42   좋아요 2 | URL
네, 저는 코넬이 되게 어리석었지만 성장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반면 샐리 루니는 오픈된 관계, 독점적이지 않은 관계에 계속 신경 쓰는 느낌이고요. 샐리 루니 가 젊은 작가여서 쓸 수 있는 문장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또 그렇기 때문에 저랑 안맞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앤드류 책은 저도 나중에 다시 읽어보려고요. 좀 어렵기도 했어서 나중에 다시 읽으면 또 다르지 않을까 싶어요.

청아 2022-05-31 1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많이들 이 책을 읽는 이유가 있었군요?! 미드에서도 스리섬이 한번씩 등장하던데 저도 그게 전혀 로멘틱하지가 않고 어떤 면에서 폭력적이라고 느꼈어요.

특히 범죄수사물에서 스리섬을 악용해(?)연인으로 하여금 모델을 시켜준다는 명목으로 미성년자를 끌여들이게한뒤
결과적으로는 남자만 즐기는 형국이되어 수사에 들어간걸 봤거든요.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하는 경우가 많아서 이런것도 충분히 있을법한 일인것 같아요.

다락방 2022-05-31 11:44   좋아요 2 | URL
스리섬은 로맨틱 한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저도 생각합니다. 그보다는 성적 쾌감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저는 그걸 원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음, 아무튼 저는 아닙니다. 그리고 언급하신 것처럼 범죄에 이용되는 경우도 있고 폭력적인 성향도 갖고 있죠. 그건 일대일 섹스에서도 마찬가지지만요. 여하튼 제 생각은 친밀한 두 사람 사이에는 굳이 필요가 없는 것이다, 입니다. 뭔가 이런 식으로 자기 안의 무언가를 채우고 싶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이다, 라고 생각해요. 그게 뭐가 됐든요. 전 영 정신 사나워서... 흠흠.

잠자냥 2022-05-31 11: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침부터 스리섬 설명 안 해줘도 되는데! ㅋㅋㅋㅋㅋ
전 스리섬 생각하면 그거 정신 없어서 어떻게 하나 싶더라고요. ㅋㅋㅋㅋㅋ 정신 없다 정신 산란해......
암튼 스리섬 하고 싶은 분들은 방에 거울을 잔뜩 놓아두세요... 네 사람+a의 효과가... ㅋㅋㅋㅋ

다락방 2022-05-31 11:45   좋아요 3 | URL
저는 또 다정하고 친절하여 혹여 모르는 분들이 계실까봐 ㅋㅋㅋ
말씀하신 것처럼 저도 정신 사나워서 생각도 하기 싫어요. 일대일에서도 가끔 집중 안되는데 세 명이 하면.. 아 안됩니다. 아오 스트레스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2-05-31 13: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아, 스리섬이란 그런 것이었군요! 저는 몰랐습니다! 그런 것이 있었군요! 참으로 성애의 세계는 다양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6-02 08:02   좋아요 1 | URL
아아 공쟝쟝 님, 스리섬.. 을 이 페이퍼를 통해 알게되셨단 말입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봐, 이래서 내가 자세하게 설명하는 것이다!!)
뭐 저로서는 딱히 필요하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꼭 해보고 싶은 것인가 봅니다. 흠흠.

- 2022-06-02 14:00   좋아요 0 | URL
평생 몰라도 될 tmi의 지식…* 인터넷은 왜 발달해서 자꼬 필요없는 호기심을 생성한단 말인가….

단발머리 2022-05-31 13: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페이퍼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음... 코넬은 메리앤과 섹스할 때 진짜가 나오는구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자기 모습, 원초적인, 동물적인 그런 모습이 표출되는구나, 그걸 아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그걸 알면 물러나지 말아라, 코넬. 메리앤이랑 케미스트리 리딩도 되는데 왜 그렇게 자꾸 움츠려드느냐!!!

저는 이 노래 ‘헨리 & 수현‘ 버전 좋아해요. 수현 좋아해서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6-02 08:07   좋아요 0 | URL
결과적으로 이 책은 자신에 대해 불확신한 젊은이들에 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어요. 코넬은 자기의 느낌도 알고 감정도 알고 또 책도 많이 읽고 공부도 열심히 하면서, 그런데 뭔가 자꾸 흔들리는 것 같거든요. 내가 이 사람을 좋아하고 잘 맞는다면 이 사람과 내가 만나는 사이다, 라는 것을 바깥으로 드러내도 될텐데 그것에 대해 주춤하는 것도 그렇고요. 아마도 젊은 시절이기 때문에 방황을 하는 것이겠죠. 그리고 이 세상의 남자들에게는 특히나 더 연인을 트로피 삼고 싶어하는 마음도 있는 것 같고요. 고등학교 때는 인기도 없고 친구도 없는 메리앤이라 몰래 만났지만 지금은 메리앤이 더 인기 많은 대학시절이니 관계가 드러나는 것도 좋아하고요. 아무튼 이들의 오랜 인연을 계속 따라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헨리랑 수현이 이 노래 부른건 몰랐지만, 헨리랑 수현이랑 그 .. 노래 부르는 프로그램에서 친하게 잘 지내는 건 되게 보기 좋더라고요? 후훗.

바람돌이 2022-05-31 16: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섹스가 가지는 다양한 면이 있을테고 그 중의 어느 면에서는 스리섬도 가능하겟죠.
하지만 또 섹스가 가지는 기능 중에 두 사람 사이에 뭔가 특별한 교감을 느끼는 기능도 있잖아요. 물론 모든 섹스가 그런건 아니지만 어느 순간 스파크가 확 일어나듯 느껴지는 그런게 있어요. 그건 셋이서 하는 놀이로서의 섹스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울 듯.... 저는 세상에는 놀거리가 천지인데 굳이 섹스를 하면서 놀고 싶지는 않아서 스리섬은 패스하고 싶지만 문제는 아무도 나에게 그런 제안을 하지 않는다는거군요. ㅠ.ㅠ

다락방 2022-06-02 08:10   좋아요 0 | URL
네, 섹스가 주는 쾌락에 있어서 스리섬을 원할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그걸 채우고 싶은 사람들이 뜻이 맞는다면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몸과 몸으로 하는 행동이 이렇게나 쾌락을 준다, 는 것이 목적이라면 할 수 있는 것이겠지요. 그렇지만 책 속의 코넬이 말한것처럼 섹스를 나누는 상대와 내가 그저 일시적이거나 지나가는 사이가 아닌, 친밀한 사이라면 스리섬은 필요하지도 않을 뿐더러 그걸 한 번 해볼까? 하는 생각 자체가 안들것 같아요. 우린, 우리 끼리 이미 너무나 충분하니까요.

바람돌이 님, 인생은 깁니다. 미래는 예측불허. 스리섬의 제안은 앞으로도 올 수 있지 않겠습니까?!

독서괭 2022-05-31 23: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침부터 스리섬을 논하셨군요 ㅋㅋㅋ 저도 본능적인 거부감이 듭니다. 남들이 하는 거야 딱히 상관없지만 저는 못할 것 같아요. 그리고 한번 경험하면 다시는 그 사람과 단둘이 그전과 같은 섹스는 못할 것 같아요.
코넬, 맘에 드네요 ㅎㅎㅎ

다락방 2022-06-02 08:19   좋아요 1 | URL
맞아요, 독서괭 님. 한 번 경험하고 난 이후에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우리 사이의 친밀함이 여전할까, 라고 하면 그것도 잘 모르겠어요. 물론 그것을 놀이로써, 우리 쾌락의 한 수단으로써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런 사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삶에서 어떤 신념을 갖게 된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을 들여다본다는 걸 뜻하는 것 같아요. 생각해보고 들여다보니 이건 안되겠다, 이쪽으로 가야겠다 하는 방향성도 생기는 것 같고요.
아무튼 독서괭 님, 우리는 성실히 계속 스스로에게 물어가며 살아갑시다.
 
두 생애 - 정찬 소설집
정찬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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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람마다 모두 천착하는 주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그것을 예술로 표현할 것이고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그것을 정치로 드러내려 할 것이다. 정치도 예술도 하지 않는다면 일상을 사는 중에 드러날 것이고, 혹여라도 사회생활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내내 머릿속에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표현하지 않아도 어떻게든 나와 함께 살아간다고 나는 생각한다.


정찬 의 소설집을 읽으면서 자연스레 이승우가 떠올랐다. 책의 말미 '홍정선'의 해설을 읽노라면, 정찬은 국내 다른 소설가와는 다른 소설을 쓴다고 했는데, 나 역시 그 해설에 적극 동의한다. 내게는 그런 작가가 정찬으로 인해 둘이 생긴 셈이다. 국내의 여느 작가들과는 다른 글을 쓰는 사람이라고 나는 이승우만 생각해오고 있었는데 정찬 역시 그러한 것이다. 그리고 그 '다르다'는 것은 내게는 좀 더 긍정적 평가다. 나는 이승우를 많이 읽어왔고 앞으로도 계속 읽을 것인데, 이 작가는 다르다, 는 생각을 그의 책을 읽을 때마다 하기 때문이다. 정찬을 읽으면서도 그랬다. 이 작가는 다르다, 마치 이승우 같다, 했다. 글을 쓰는 것, 글에 담는 생각, 그것을 표현하려는 것이 모두 독보적인 것에서도 그렇지만, 이 둘이 뭔가 한가지에 천착하는 것도 그렇고 깊이 생각하고 공부하다보니 그것은 단순히 자기들이 먹고 사는 일에 관련된 문학 뿐만이 아닌 신앙까지 닿는 것, 들이 그렇다. 이승우야 신앙인이 되려고 했던 사람이지만 정찬의 약력을 보니 딱히 그렇진 않았다. 공부라는 건, 그것이 어떤 분야가 됐든 결국에는 철학에 닿는 것이고 그러다보면 종교(신앙)도 지나칠 수 없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 


이승우가 '아버지와 나'에 대해 천착하며 그것을 놓지 못하고 있다면 처음 읽는 정찬은 그것이 '폭력'이었다. 정찬은 계속해서 폭력에 대해 말한다. 폭력에 대해 다른 방식으로 계속해서 말한다. 내가 이 책에서 제일 처음 읽었던 단편 <희생>은 한 여성이 국가로부터 당한 폭력을 얘기하고 있다. 1980년대가 배경이고 사랑하는 남자가 수배중인데 경찰들은 여자를 잡아가 그 남자의 행방과 평소 태도를 묻고 잘 모른다고 대답하는 여자를 잔혹하게 고문하며 강간한다. 그 과정에서 그녀는 임신을 하는데, 그래서 사랑하는 남자에게 갑자기 자기 행방을 알리지 않은 채로 이별을 고한다. 그 아이를 낳기로 하고 의학을 공부하고 난민을 위해 일을 하는 것은, 그녀가 자신이 당한 폭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의 많은 희생자와 피해자들의 곁에 서서 다른 사람들은 이런 아픔을 겪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담는다. 작품 속 여자는, 인간이란 마땅히 그러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렇게 행동하는 거다.



슬픔이 폭력에 대한 분노를 지운다고 생각하시면 안 돼요. 분노와 원한은 달라요. 폭력에는 분노해야 해요. 폭력에 분노하지 않는다는 것은 폭력을 인정하는 행위나 마찬가지예요. 그 분노를 껴안으면서, 분노를 넘어서는 감정이 슬픔이에요. 분노가 또 다른 폭력으로 치닫지 않게 하는 고귀한 감정이지요. 세상은 폭력으로 가득 차 있지만 그럼에도 세상이 아름다운 것은 슬픔에 감싸여 있기 때문이에요. 예수를 보세요. 예수가 가시 면류관을 쓴 순간 그는 여성적 존재로 변화했어요. 그가 십자가에 못 박히는 순간 눈부시게 아름다운 여성적 존재로 변화 했어요. 그 여성적 존재에서 흘러나오는 슬픔의 눈물이 세상을 적셨어요. 그러니 세상이 아름다울 수밖에요. -<희생>, p.120



내가 정찬이란 작가를 처음 알게 된 건 '정희진' 선생님 때문이었다. 워낙 극찬을 하시고, 심지어 절판될까봐 같은 책을 몇 권씩 사둔다고 하셨던 바다. 도대체 그 작가가 왜? 하는 마음으로 정찬의 소설을 한 권 사두고 미루었다가, 이번에 이 《두 생애》를 사서 먼저 읽게 된 것. <희생>이란 작품을 읽으면서, 아, 이래서 정희진 쌤이 정찬을 좋아하는구나, 했다. <희생>은 세번째 단편이었는데 그 후에 바로 읽은 첫번째 단편 <두 생애>는 늙어가는 교황과 아무 이유없이 고통에 희생된 어린 소년의 삶을 대비시키며 고통에 대해 얘기한다. 와, 이 작가는 폭력과 고통을 놓지 않는구나. 그런 한편 어떤 '간절한 마음' 같은 것도 역시 놓지 않는다. 이해하려고 하고 받아들이려하고 깊이 보려고 하는 시선이 있구나, 했다. 그 뒤에 차례대로 읽은 다른 단편들은 좀 애매했고, 마지막에 읽은 <폭력의 형식> 에서 나는 너무나 끔찍함을 느끼고 만다 ㅠㅠ


<폭력의 형식>은 위의 인용문에서 지칭한 '분노가 다른 폭력으로 치닫게'된 경우를 썼다고 할 수 있다. 얼마전 뉴스에서 보았던 기사가 바로 오래전의 이 소설에 담겨 있었다. 보육원에 맡겨진 어린 손녀를 데려다 성폭행 한 사건이 뉴스에 나왔다면, 이 <폭력의 형식>에서는 보육원에 맡겨진 어린 남매들중에 여자 조카만 데려온 이모와 이모부가 있다. 그 뒤의 이야기는 기사에 대해 언급했으니 짐작 가능할 것이고, 보육원에 어린 여동생보다 좀 더 머물렀던 소년도 결국 이모부 집에 가게 되는데 그 사이에는 몇 년의 시간이 있었고, 낯선 이모부는 자신에게 검정고시로 교육을 좀 받으면 어떻겠느냐 제안한다. 어릴 적에 부모를 잃고 따뜻하게 감싸주는 어른들이 없던 소년에게 이건 너무나 감사한 제의였고 그는 눈물을 흘리며 이모부를 존경한다. 그러다 이모부가 어린 자신의 여동생에게 계속해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걸 알게 되는데, 이 때 그의 분노는 그 가해자인 이모부를 향하는 게 아니라 어린 희생자이자 피해자인 여동생을 향한다. 이 소년에게는 자신에게 따뜻하게 해줬던, 자신에게 공부를 하라고 해줬던 저 어른을 미워할 의지와 마음이 좀처럼 생겨나질 않는 거다. 미워해야 하는 건 저 가해자인데 그걸 알지만 미워할 수 없고, 그러나 일어난 이 일은 너무나 부조리하고 분노해야 할 일이고, 그렇게 소년 안에 자라게 된 폭력적인 성향은 절대 그렇게 나와서는 안되는 방향으로 나오게 된다. 


나는 이 단편이 너무 읽기에 힘들었고, 와 이 책을 내 책장에 꽂아둬야 하나 고민하기에 이르렀다. 앞의 <두 생애>를 두고 다시 읽어보고 싶어지는데 이 <폭력의 형식>이 너무 힘든 거다. 자라나는 아이에게 폭력적인 환경이 주어지고 부당한 폭력이 그 아이에게 연속해 가해지고 그런 아이가 자라는 과정에서 그리고 어른이 되고 나서도 폭력을 제 안에서 숨길 수 없게 되는 이야기는, <희생>에서 용서하고 세상을 바꿔보려는 여자와는 다른 결로 흘러가지만, 그러나 폭력이 허용되는 안된다는 이야기의 맥락은 같다. 그렇지만 이건 읽기에 진짜 너무 힘들었다. 만약 정찬을 읽을 때 가장 먼저 읽는 단편이 <폭력의 형식>이었다면, 나는 다른 작품들을 읽지 않았을 것 같다. 이 단편을 읽고서는 '정희진 쌤은 어느 지점을 좋아한걸까' 하고 생각해보았지만 답은 찾을 수 없었다. 이 단편은, 읽을 때 주의를 요한다. 



왜 우리가 천착하는 주제가 있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 어쩌면 살아오면서 어떤 일이 우리에게 있었기 때문인건지 도대체 왜 어떤 것에 그렇게 집착하면서 파고 들어가고 계속 알아보고 싶고 이야기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는 결국엔 어떤 말을 해야 한다고, 계속해서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마련인듯하다. 정찬에게 그것은 폭력이었던 것 같다.



읽기에 쉬운 소설은 아니다. 읽기 전에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할 소설이다. 함부로 다른 사람에게 권할 수도 없다.




어머니의 빈소는 쓸쓸했어요. 생전에 어머닌 외로운 분이었지요. 삶이 쓸쓸해으니 죽음의 자리도 쓸쓸할 수밖에요. 저는 산 자로서 죽어 누운 어머니를 내려다보았어요. 산 자가 아무리 몸을 낮추어도 죽은 자와 나란히 할 수 없어요.-<희생> -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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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22-05-31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궁금한데 너무 힘들까 봐 망설여지고...저는 이승우 작가에 대한 다락방님 마음을 그의 인터뷰를 읽고 정말 십분 이해하게 됐어요. 정말 정말 다른 사람(좋은 의미에서)이구나...이런 사람도 있구나...이승우 같은 작가라니 정말 끌리네요.

다락방 2022-05-31 09:40   좋아요 0 | URL
네 그렇지만, 저는 거침없이 둘 중 누구냐 물어보면 이승우라고 답할 겁니다. 저에게는 이승우의 문장이 더 좋고 뭐랄까, 이승우의 문장이 더 고급져요. 그리고 저를 더 깊은 내면으로 끌어들이는 것도 이승우인것 같아요. 이승우 같지만, 그러나 이승우가 더 좋다, 라고 결론 내릴 수 있습니다.

일단 다른 단편들을 읽고난 뒤에 <폭력의 형식>은 읽을지를 결정하셔도 될 것 같아요. 다른 단편은 그렇게 막 힘들진 않거든요. 좀 가라앉아 있긴 하지만. 그런데 폭력의 형식은 정말 힘들었어요 ㅠㅠ

라파엘 2022-05-31 09: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글은 다 좋은데, 특히 소설을 읽고 써주시는 글이 진짜 좋아요. 항상 더 생각하게 되고 많이 배우게 됩니다 😊

다락방 2022-05-31 09:49   좋아요 3 | URL
아이고, 라파엘 님 감사합니다. 어휴 ㅠㅠ 칭찬은 다락방을 춤추게 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춤을 추지는 않습니다. ㅎㅎ

잠자냥 2022-05-31 11:17   좋아요 2 | URL
칭찬은 다락방을 먹게 할뿐..... :p

다락방 2022-05-31 11:24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은 생선까스를 좀 먹어야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2-05-31 13:13   좋아요 1 | URL
제가 아는 다락방님은 춤을 추고 있을 것입니다. 그것도 아니면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춤을 추고 있었다에 제가 100원 걸어요~

잠자냥 2022-05-31 11: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정찬이라는 작가는 정희진 쌤 때문에 알게 되었고, 정희진 쌤 때문에 읽어보려고 시도했으나 결국 아직 읽지 못했어요.
<폭력의 형식>은 정말 이야기가 괴롭네요... 그런데 <희생>에서도 강간당해서 임신한 아이를 낳는다는 설정이.... 걸립니다. -_-;;; 이것은 결국 남 작가의 한계인가 뭐 이런 생각이 얼핏 들었습니다(작품을 읽지 않았으므로 제 짧은 생각일 수도 있지만).

다락방 2022-05-31 11:28   좋아요 2 | URL
정찬 작가는 폭력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안된다는 메세지를 던지지만, 남자라는 종에 대해서도 그 한계를 인식하고 있는 걸로 보였어요. 발기된 성기가 폭력의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것 같고요. 그래서 강간 설정이 다른 남자 작가들이 그러는 것처럼 어떤 ‘빻음‘으로 이해되지는 않기는 하지만, 그래도 괴롭긴 괴로워요. 특히 <폭력의 형식>은 너무 괴로워요 ㅠㅠ 저는 정희진 선생님이 도대체 이 작가를 왜그렇게 좋아하는지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이래서 그런가‘, 하다가 ‘도대체 왜그러지‘ 하고 있어요. 정찬의 다른 책을 더 갖고 있으니 더 읽어봐야 알 것 같아요. 확실한 건, 현재의 다른 국내 작가들과는 좀 다르다는 느낌을 줍니다. 확실히요.

근데.. 음.. 좀 오글거리는 게 있어요. 이렇게나 폭력적이고 우울한 글인데 이상하게 오글거리는 지점들이 툭툭 튀어나와요. 그 부분이 더 적응이 안돼요 ㅎㅎㅎㅎㅎ

잠자냥 2022-05-31 12:07   좋아요 1 | URL
아, 제가 도서관에서 정찬 작가 책 빌려 읽다가 우울하기도 한데, 오글거려서 다 읽지 못하고 반납했거든요.... 다락방 님이 말씀하신 그게 무엇인지 대충 알겠습니다.

암튼 도서관에 반납하면서 정희진 쌤하고 나랑 소설 취향은 안 맞나보다 ㅋㅋㅋㅋ 했습니다.

희진쌤 강연에서 정찬 작가는 고통에 끊임없이 사유하는 점이 좋았다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다락방 2022-05-31 12:33   좋아요 2 | URL
네, 맞아요. <희생>도 오글거리는 지점들이 있어서 ㅋㅋㅋ 아니 이건 뭣이람? 했답니다. 제가 별 하나 뺀 게 오글거림 때문이었어요. 아놔 ㅋㅋㅋ 저만 느끼는 게 아니었군요!
저는 정희진 선생님 때문에 더 읽어볼 생각이 있는 작가입니다.

- 2022-05-31 13:41   좋아요 2 | URL
ㅇ ㅏ.... 그거 오글거리는 거.... 촌스러운 거.. 그거 저 좀 고통인.... 데..... 저 MZ라서 좀 그런거 용납못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이 리뷰 참 좋아요.. 책도 읽어보겠사옵나이다..
천착...... 맞아요. 천착하는 주제.... 다 포기해도 포기가 안되는 어떤 지점이 있고, 거기서 사유가 나오고 문학이 나오고 창작이 나오고 철학이 나오고 그런 것 같아요. 그것이 나를 찾아가는 것일지도 모르겠고 나를 고유하게 하게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 합니다. 다정한 이웃들의 각자의 천착 지점에 대해 둥근 물음표가 지어지는 점심먹고 아메리카노 타서 앉은 화요일. 콜드블루 냠!ㅋㅋ

잠자냥 2022-05-31 14:22   좋아요 3 | URL
요즘 천착에 굉장히 천착하고 있는 공천착

다락방 2022-06-02 08:20   좋아요 3 | URL
맞아요, 우리는 각자가 다 자기만의 과제를 안고 살아가는 것 같아요. 그걸 풀기 위해서 책도 읽고 글도 쓰고 영화도 보고 여행도 다니고 그러는게 아닐까 합니다. 좀 더 정확한 답을 찾기 위한 여정이 인생이 아닐까..
저는 다시 작업실에 나와있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오늘도 월급 루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