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정말로 맛있는 음식을 대접할게요















내가 읽은 건 이 책의 구판이다. 

이 새로운 표지가 더 예쁘네..


어쨌든.



'앤 타일러'는 이 책에서 중년 부부의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그들에게는 좋았던 순간이 있었고, 그 순간이 그들을 부부로 만들었으며, 그리고 지금도 마찬자기로 다시 사랑에 빠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렇지만 대체로 서로를 견뎌야 하는 시간들이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가족을 꾸려나가는 거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망가져버렸다는 걸 깨닫는 장면도 나온다.


아내인 '매기'는 내가 너무 싫어하는 캐릭터다. 실제 주변에서도 너무나 쉽게 만나볼 수 있는 캐릭터인데, 일단 그녀는 착하다. 착하고, 다른 사람들이 불행해지는 모습을 참을 수 없어한다. 혹여라도 타인이 어려움에 처하게 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발을 동동 구르고, 어떻게든 나서서 도와주고자 한다. 그러니 실제로 어려움에 처한 타인에게는 그녀가 친절한 사람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녀가 생각하는 '좋은' 방향, '좋은' 해결책은, 오롯이 그녀만의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생각하는 좋은 방향으로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이끌기 위해서 자주,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말들을 전하곤 한다. 이를테면, 아들과 이혼한 며느리에게 찾아가서, '그는 너를 그리워하고 있고 너의 냄새라도 맡으려고 니가 두고간 비눗갑을 책상 서랍에 보관해두고 있다'고 하는 거다. 며느리는 그 말에 감동해서 어떤 가능성을 품고 그 얘기를 들은 그 날, 시댁에 저녁을 먹기 위해 가는데, 헤어진 전남편은 비눗갑에 대해 알지도 못한다는 걸 알게 된다. 


"맙소사, 피오나. 그렇다면 지금쯤 버렸겠지. 그렇지만 그게 당신한테 그렇게 중요하다면, 내가 기꺼이 하나……."

"하지만 당신은 그걸 간직하고 있댔어. 그 비누 냄새가 내 냄새랑 비슷하다구! 날 생각나게 하기 때문에 눈을 감고는 코에다 그 비눗갑을 갖다 대고는 했다고 그랬단 말이야!" (p.453)



그러니까 매사가 이런 식이다. 매기는 자신의 아들 '제시'가 '피오나'와 죽고 못사는 사이이며 지금도 서로를 잊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헤어진 후에 집에 그냥 끊긴 전화가 왔었는데, 그건 당연히 피오나가 한거라 생각하고 제시에게 말한다. '피오나가 전화했다'고. 그 말에 제시는 피오나에게 다시 전화했서 어쩐 일로 전화했냐 묻지만, 피오나는 자기는 전화한 적이 없다 말한다. 애초에 비눗갑 얘기를 하러 간 날, 그 날도 충동적으로 피오나를 찾아간건데, 자신이 차 안에서 들었던 라디오방송에서 한 여자가 전화를 걸어, '예전엔 사랑때문에 결혼했지만 이젠 생활의 안정을 위해 재혼하기로 결심했다'는 말을 하는데, 그 여자가 당연히 피오나일거라고 생각하는 거다. 그래서 피오나와 제시를 다시 연결해주고 싶어하는 거다. 막상 피오나는 그 라디오방송을 듣지도 않는다는데도, 자꾸만 '네가 그랬잖니' 라고 말하면서 그걸 자꾸만 사실로 만들려는 거다. 아니라는데도... 매기의 이런 성향을 알기 때문에 피오나는 매기에게 '그가 정말 그렇게, 그런 식으로 말했냐'고 재차 확인하는데, 그때마다 매기는 '꼭 그런식으로 말한 건 아니지만', '그렇지만 그런 뜻임에 틀림없다'고 자꾸만... 어휴.. 



그녀는 사람들이 행복하기를 바라고 불편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래서 자꾸만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어떻게든 도우려고 한다. 그러나 그게 너무 자기만의 기준이었다. 사람들은 자신이 끼어들지 않아도 제 앞가림 하며 살아갈 수 있는데, 그녀는 가장 좋은 것은 자기가 정해주는 거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이건 얼핏 보면 도움을 주는 것 같고 선한 것 같지만, 상대가 자기 스스로 판단과 결정을 내릴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참.. 내가 오지라퍼여서 딱히 다른 사람에게 할 말은 아니지만, 매기는 세상 제일 가는 오지라퍼인거다. 하지도 않은 말을 했다고 하고 하지 않은 말에 대해서 틀림없다고 확신하며 다른 이의 삶에 끼어드는 모습이... 어휴..... 어찌나 피곤하던지..... 도움은, 내가 도와달라고 했을 때 주는 게 도움이지, 갑자기 끼어들어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게 도움이 아닌데... 읽으면서 오지라퍼가 되지는 말자고, 다른 사람의 인생에 끼어들어 더 좋은 방향을 내가 가리키지는 말자고 새삼 결심했다. 인간은 누구나 다 자기에게 좋은 걸 자기가 판단할 수 있고 또 실천할 수 있으니까. 



물론 피오나와 제시가 순전히 매기 때문에 지금의 상태가 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십대 시절, 성인이 되기도 전에 임신을 했고 그걸 지우겠다고 하는데, '여자친구가 아이를 지우지 못하게 엄마가 좀 말려줘요'라고 말한 제시는, 그 우유부단함과 철없음이 본인의 것이었다. 그는 한 직장에 일년 이상 다니지도 못해 생활력도 없었는데, 그런 사람이 무슨 남편과 아빠로 살아가려고 했단 말인가. 그런 제시와 함께 사는 게 피곤한 일임은 너무나 자명한 일 아닌가. 피오나와 제시가 만약 서로를 정말로 원했다면, 매기의 도움 없이도 그들은 같이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보았을 것이다. 매기가 자꾸 끼어든 건 사실이지만, 매기가 끼어들었기 때문에 그들이 갈라서게된 건 아니다. 그들이 갈라선 건, 제시와 매기, 순전히 둘 만의 일인 것이다. 



매기의 남편 아이러는 아이고야...부양의 의무를 너무나 지고 있다. 그는 의사가 되고 싶었지만, 아픈 누나들과 아버지를 부양해야 해서 본인이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없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등록금을 내놓은 상태였는데, 가족들을 부양해야 해서 등록을 반 년 미루고 일 년 미루고...하다가 하는수없이 아버지가 하던 사진액자 상점을 물려받고 말았다. 그 가게를 맡아서 하는 것도 아이러의 일이지만, 가족들을 대신해 세상을 대하는 것도 그의 일이었다. 그런 그가 결혼을 하지 못할거라는 것,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그의 아버지 생각이었지만, 아이러는 '나는 매기랑 결혼할거야' 하고는, 결혼을 한다. 매기는 특유의 오지랖과 불행한 사람들을 세상에 섞여들게 하기 위해 시누이들과 잘 지내려고 노력하는데, 아, 삶이 너무 고단하게 느껴졌다. 매기의 삶도, 아이러의 삶도. 어쨌든 그들에게도 분명 설레는 시절이 있었고, 매기는 당시에 사귀는 남자가 있었음에도 아이러와 결혼을 하게 되는 것이다. 



살다보니 매기는 아이러가 단점이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자신의 아들인데도 사랑스럽게 보아주지 못하고 자꾸만 비난을 한다. 아이러 역시 매기의 단점에 대해 알게 되었다. 사실을 사실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꾸만 자기 좋은 쪽으로 생각을 한다. 그래서 이 다른 점들 때문에 그들은 함께산지 28년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다툰다. 다투고 토라지고 실망하고 짜증이 난다. 그렇지만 또 금세 자연스레 화해가 된다. 아마도 이게 함께 오래 살아온 힘이 아닐까 싶다. '이언 매큐언'의 《칠드런 액트》에서도 함께 오래 산 부부의 어떤 힘 같은 게 느껴졌었는데, 이 책에서도 그랬다. 이 모든 일들을 겪어낸 그들 부부가, 침대에서 서로에게 기대는 장면이, 결국 함께산다는 건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도 받아들인다는 뜻이 아닌가 싶었던 거다.



"아이러, 우리는 나머지 여생 동안 무엇을 위해 살아가죠?"

그녀가 카드 더미 하나를 무너뜨렸지만, 그는 이해심 많게도 그 카드들을 똑바로 놓지 않았다. 그 대신 한 팔을 뻗어 그녀를 끌어당겼다.

"자, 이리 와, 여보."

그는 매기를 자기 옆에다 앉혔다. 그녀를 꼭 안은 채 스페이드 네 개짜리를 다섯 개짜리 쪽으로 옮겼다. 매기는 머리를 남편의 가슴에 기대고 바라보았다. 그녀는 아이러가 게임 중 재미있는 단계에 와 있는 것을 알았다. 카드를 이리저리 옮겨도 무방한 처음의 간단한 단계를 지나 지금은 선택의 폭이 점점 좁아져 이제야말로 정말 기술다운 기술과 판단력을 보여주어야 할 대였다. 그녀는 마음 속에서 무엇인가 일러이다 다시 서서히 평온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얼굴을 들어 아이러의 광대뼈에 입을 맞추었다. 그러고 나서 그의 품에서 빠져나와 침대 위의 자기 자리로 갔다. 내일 그들은 긴 자동차 여행을 해야 하고, 그녀는 출발하기 전에 잠을 푹 자둬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p.478-479)




그들은 서로 익숙해졌고, 남편이 혼자 즐기는 놀이가 있다는 것을 아내가 알고 있다. 남편은 혼자 즐기는 와중에도 아내를 안고, 아내는 이제 자러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자러 간다. 이런 일상속에 녹아드는 자연스러움이 결국 그들을 여기까지 오게한 게 아닌가 싶었다. 어떤 일들이 그들에게 있었고 또 앞으로도 있겠지만, 그래도 밤에 이렇게 침대에서 서로 안아줄 수 있다면, 산다는 게 자못 만족스럽게 느껴지지 않을까. 산다는 게 자못 만족스럽게 느껴진다는 문구만 생각하노라면, 나는 《밀레니엄》의 이 구절이 생각난다.





한밤중에 잠이 깬 그녀는 침대 위에 자기 혼자뿐이라는 걸 깨달았다. 아래를 내려다보았더니 그가 열심히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고 있었다. 그렇게 그녀는 손으로 턱을 받치고 그를 한동안 바라다보았다. 그는 행복해 보였다. 갑자기 그녀에게도 묘한 느낌이 찾아왔다. 산다는 것이 자못 만족스러웠던 것이다. (구판, 1권, p.290) 










그리고 위에서 잠깐 언급한 칠드런 액트도 한 번 짚고 넘어가자.



몸을 뒤척이자 축축하고 차가운 베개가 얼굴에 닿았다. 이제 완전히 잠에서 깬 피오나는 베개를 옆으로 치우고 다른 베개 쪽으로 손을 뻗다가, 등 뒤 옆자리에 길게 누운 따뜻한 몸이 손에 닿자 흠칫 놀랐다. 피오나는 돌아누웠다. 남편이 한 손으로 머리를 받치고 모로 누워 있었다. 그리고 다른 손으로 그녀의 눈을 가린 머리카락을 넘겨주었다. 다정한 손길이었다. 복도에서 새어 들어오는 빛에 그의 얼굴이 간신히 보였다.

잭이 말했다. "당신 자는 거 보고 있었어."

얼마 뒤, 한참이 지난 뒤, 그녀가 속삭였다. "고마워."

그리고 물었다. 모든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도 여전히 자신을 사랑할 것인지. 성립되지 않는 질문이었다. 잭은 아직 아는 게 거의 없으니까. 죄책감을 느낄 일이 아니라고 그가 자신을 타이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잭은 그녀의 어깨를 끌어당겨 안았다. "물론 그럴 거야."

그들은 어둑한 방에 마주 보고 누워 있었다. 침실 밖에서 빗물에 씻긴 거대한 도시가 부드러운 밤의 리듬 속으로 가라앉고 두 사람의 결혼생활이 불안하게 제자리를 찾아갈 때, 피오나는 남편에게 조용하고 한결같은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자신이 느끼는 수치심과 다정한 그 소년이 지녔던 삶의 열정과 그의 죽음에서 자신이 맡았던 역할에 대해. (p.289)





어젯밤 《종이시계》를 다 읽고나서, 그 다음책은 뭐로 할까 하다가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을 꺼내 두었었다. 그런데 출근길에 가져오자니 진짜 세상 두꺼워... 아, 다른 거 읽자, 하고 내 방 책장을 둘러보다가, 퍼뜩, 시이소오님이 새해 시작하셨다는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지하철안에서 읽기 시작했는데, 아, 너무 좋은 거다. 너무 좋아서, 읽어주고 싶었다. 이거, 당신한테 읽어주면 너무 좋을텐데.... 하고 잠깐... 생각했는데....


어쨌든 너무 좋다. 나중에 조용히 다시 이 책에 대한 감상을 쓰게 되겠지.


















여러가지로 우울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또 좋은 책을 읽으면 그 순간 그 책이 참 좋아서, 아, 인간은 복잡한 동물이구나, 생각했다. 지금 힘들고 우울한 것도 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좋으네' 생각하고 있는 것도 나이다. 힘들고 우울한 감정과 좋구나 감탄하는 감정이 함께 찾아든다. 그 모든 감정들이 내 안에 있다. 




자, 새해 첫번째 책나눔.


제가 가진 《종이시계》는 구판입니다. 그렇지만 새 책이지요. 제가 읽었던 책인데 읽고 싶으신 분 댓글 달아주시면, 가장 먼저 댓글 달아주시는 분께 보내드리겠습니다. 택배비 안받고 선물로 드려요. ㅎㅎ



그럼 여러분 안녕.




"밤이었어, 수요일 밤. 나는 누군가 내 가슴에서 무거운 짐을 번쩍 들고 간 느낌이 들었어. 집에 가서 열두 시간 동안 줄곧 잠을 잤어. 목요일에 린다가 뉴저지에서 왔는데, 그래도 딸 구실을 한 거지. 사위하고 아이들도 왔어. 그런데 나는 내가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느낌이 계속 들더라고. 무엇인가 잊은 것이 있었어. 병원에 있어야 한다는, 바로 그것이었어. 아주 초조했지. 그것은 마치 우리가 어렸을 때 하곤 했던 장난 같은 것이었는데, 너 기억 나니? 우리가 문간에 서서 손들을 문틀에 대고 밀며 앞으로 나아가면 손이 위로 붕 떴잖아. 마치 모든 압력이 나중에 반동적으로 작용하도록 축적 되었던 것처럼. 게다가 린다의 아이들은 고양이를 짓궂게 괴롭히기 시작했어. 그애들이 고양이에게 장난감 곰의 옷을 입혔는데도 린다는 알은체도 안 하더라구. 린다는 애들 버릇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했어. 맥스와 나는 그것을 보고도 싫은 소리 하지 않으려고 많이 참았지. 그 아이들이 올 때마다 우리는 단 한마디도 안했지만 방을 가로질러서 서로 눈을 찡긋해 보이곤 했어. 아무 말없이 그냥 어떤 표정만 교환하는 게 어떤 건지 너도 알지? 그런데 갑자기 눈을 찡긋해 보일 사람이 없는 거야. 나는 그때 처음으로 내가 정말 그이를 잃었음을 깨달았지." (p.82)




매기는 아이러와 결혼했을 때 그가 첫날밤 그녀를 바라보던 그 눈길로 항상 자신을 바라보리라고 생각했다. 그때 그녀는 레이스 달린 신부용 잠옷을 입고 아이러 앞에 서 있었고, 방 안에 빛이라고는 침대 옆에 있는, 얇은 갓을 씌운 램프에서 흘러나오는 불빛뿐이었다. 그녀는 제일 윗 단추를 풀고, 그리고 두 번째 단추를 풀어서 잠옷이 어깨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내려 발목 주위로 떨어지도록 했다. 아이러는 그녀의 눈 속을 깊이 응시했는데, 그는 마치 숨도 쉴 수 없는 듯했다. 매기는 그것이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p.54-55)

"내가 첫 번째 임신을 했을 때는 이런 걸 배우는 과정이 없어서 죽도록 겁이 났단다. 이런 교습이 있었다면 난 정말 신바람이 나서 받았을 거야. 그리고 후에 제시를 낳아 안고 병원을 떠나면서 이런 생각을 했지. ‘가만있자, 병원 사람들이 제시와 나를 그냥 이렇게 내보내는 건가? 난 아기에 대해 전혀 아는 게 없는데! 이런 일에는 면허도 없나? 아이러와 난 초보자에 불과한데 어쩌나‘라고 말이야. 내 말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온갖 일에는 다 교습이라는 게 있잖니. 피아노 연주나 타이핑 같은 거 말이야. 오랫동안수학 공식을 푸는 법을 배우지만, 아마 하느님도 아실 거다. 일상 생활에서 그런 건 전혀 필요 없다는 걸. 하지만 부모가 된다는 건 어떻니? 아니면 걸혼 같은 것도 마찬가지야. 차를 몰기 전에는 주 정부가 인가하는 도로 연수를 해야 할 필요가 있지. 하지만 운전 같은 건 아무것도, 정말 아무것도 아니야. 남편과 함게 하루하루를 살아나가고, 새로 태어난 한 명의 인간을 키우는 것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란 말이다." (p.266)

매기는 거의 숨막힐 듯한 절망감을 느꼈다. 어쩌면 사람들이 그토록 완벽하게 포장되어 있을까! 하루 종일 앉아 연구해도 모를 사람들이었다(어쩌면 다른 부부의 경우도 마찬가지일지 모른다). 어느 부부에게나 이 세상의 어느 누구도 알지 못하는 순간들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그들이 처음으로 정사를 했던 때라든지, 아니면 그들 중 한 사람이 한밤중에 괜히 놀라 깨어났을 때 서로 나눈 대화라든지. (p.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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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18-01-02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새해에도 페미니즘과 함께 하는 즐거운 생활 기원드려요~~ㅎㅎ
왜 댓글이 없는지 모르겠으나 선물 주세요..^^;;

다락방 2018-01-02 11:27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머큐리님, 반가워요.
네, 새해에도 페미니즘과 함께하는 즐거운 생활, 활기찬 생활!
선물은 머큐리님께 드리겠습니다.
주소3종셋트 비밀댓글로 남겨주세요~~

2018-01-02 15: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8-01-02 16:28   좋아요 0 | URL
오케바리!!

시이소오 2018-01-02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죠? 다락방님이 좋으셨다니 저도 너무 좋네요. 제 대화명을 언급해주신것도 너무 신나구요. 새해부터 좋으네요^^

다락방 2018-01-02 13:44   좋아요 0 | URL
ㅎㅎ 새해부터 좋으시다니 저도 좋네요.
그래서 책과 내가 만나는 것은 다 때가 있나 봅니다. 진작에 사두어도 읽지 못한 채로 있다가, 마침 언급된 김에 읽게 되었거든요. 언급됐다고 바로 다 읽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되었어요. 우연이 겹쳐 필연이 되고 그렇게 그 책과 내가 만나는 운명이 되고....

말이 길었습니다. 자주 뵈어요!

단발머리 2018-01-02 13: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글을 읽고 나니까 유시민 작가님 이야기가 또 연결되서 생각나네요.


˝기쁜 일이 있을 때 저는 책을 읽지 않습니다. 기쁠 때는 다른 사람들과 기쁨을 나누느라 아예 책 생각을 하지 않아요. 그러나 슬플 때, 분할 때, 억울할 때, 삶이 허무하게 느껴질 때는 책을 펼칩니다. 그런 감정을 대면하는 방법, 그것과 공존하는 방법, 그 무게를 견디는 방법을 책에서 찾습니다. (<표현의 기술>, 168쪽)


시이소오님과 다락방님 첫 책이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라는 거죠? ㅎㅎㅎㅎㅎㅎ
좋으시겠다^^

다락방 2018-01-02 13:46   좋아요 0 | URL
아, 단발머리님.
안그래도 오늘은 외로움에 대한 글을 읽고 싶어지더라고요. 무언가 똭- 생각났으면 좋겠는데 생각도 안나서, 친구에게 ‘외로움에 대해 내가 들려주고 싶은 문장이 있다면 골라줘‘ 라고 문자를 넣었거든요. 그런데 이런 답이 왔어요.

<마음은 빈집 같아서 어떤 때는 독사가 살고 어떤 때는 청보리밭 너른 들이 살았다. -문태준, 빈집의 약속 중>


여러차례 읽었는데, 단발님이 인용해주신 유시민의 문장도 참 좋으네요. 속 시끄러울 때 책이 정말 많은 도움이 돼요. 물론 책조차 보고 싶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요. 고마워요. 좋은 문장이예요.


솔닛 책도 좋아요, 단발님 :)

비연 2018-01-02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락방님. 저 페이퍼 쓰고 락방님 페이퍼 들어왔다가 깜놀요.
저도 이 책을.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 를... 골랐는데. 꺄오.

다락방 2018-01-02 13:46   좋아요 1 | URL
아아, 비연님. 이 책 정말 좋습니다. 몇 장 안읽었는데 참 좋아요. 아, 현명한 선택이었다, 스스로 쓰담쓰담 하고 있어요. 비연님도 얼른 읽으시고 우리 감상 나누어요! >.<

2018-01-05 1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05 14: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으로 행복한 12시, 김현주입니다] 바로가기 


해가 바뀌기 전에 많은 것들을 정리했는데, 또 많은 것들이 들어오기도 했다. 이를테면 위에 링크한 것 같은 소식들. EBS 에서 정오에 하는 라디오라는데, 저걸 들은 친구가 [독서공감, 사람을 읽다]가 나온다며 보내준거다. 들어보면 12월 29일 2부 초반에 독서공감에서 한 부분을 읽어준다. 디제이의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낭독에 힘이 실린다. 라디오에 소개된 것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저걸 듣고 친구가 내게 바로 알려준 것도 너무나 고마웠다. 내 친구니까 가능한 게 아닌가. 저걸 들은 사람은 한 두명이 아닐텐데 '이걸 알려줘야지'라는 생각은 내 친구니까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해가 바뀌는 마지막 날 듣게 되어 너무 좋았다. 좋은 소식이었고, 친구에게 고마웠다. 


그런데, 내가 쓴 글 누가 읽어주니까...좀... 오글 거리긴 했어.... ㅋㅋㅋㅋㅋㅋ


















해가 바뀌기 전에는 나의 여행친구 D를 만나 영화를 보았고 술을 마셨다. 너무 맛없는 스테이크를 먹어서 좀 짜증났지만 ㅋㅋㅋ 그래도 충분히 좋은 시간이었다. 우리가 한 해동안 함께 했던 것들에 대해 얘기하면서 나는 친구에게 고맙다고 몇 번이나 말했다. 같이 강의 들으러 간 것도 너무 좋았고, 강의 들으러 가지 않을래? 물을 때 기꺼이 가겠다고 해준 것도 고맙다고. 무엇보다 나의 중요한 순간순간에 내 이야기를 잘 들어준 친구이다. 이 친구가 언젠가 내게 그런 말을 했다. 우리가 함께 있을 때 어느 한 쪽으로 기울어지는 게 아니라 동등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아마도 기울어지는 느낌을 받았던 경험에 대해 얘기하다 나온 것 같은데, 친구가 그렇게 느낄 수 있다니 좋았다. 또한 우리의 여행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그때, 우리가 프라하에 갔을 때, 일정은 짧았고 나는 속이 좀 안좋아서 한식을 먹고 싶어했다. 오후 비행기를 타러 가기 전에 프라하성을 가고 한식을 먹는 일정 두 개를 넣었는데, 초행길인 우리가 낯선 길을 걷다보니, 시간이 우리 생각보다 훨씬 많이 걸리는 거다. 프라하성과 한식 둘 중 하나는 포기해야 하는 상황. 나는 밥을 먹고 싶기도 했지만, 프라하에 또 언제 온다고 프라하성을 안보나, 하며 두 가지 중에 뭘 선택하지 고민했는데, 사실 밥이 더 끌리긴 했다. 프라하에 갔다고 프라하성을 보란 법은 없지 않나.. 하면서. 내 여행이라는 것은 관광과는 거리가 머니까. 그러나 프라하에 처음 와보고 또 언제 올지 알 수 없는 내 친구의 입장도 나랑 같으리란 법은 없었다. 아마도 그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프라하성을 가자고 하지 않을까. 그런데 내 친구는 프라하성을 가는 대신 김치찌개를 선택했다. 세상 누가 프라하까지 가서 프라하성과 김치찌개중에 김치찌개 손을 들어줄까.... 백 명중에 한 명 있을까말까 한 그 경우가 바로 내 친구였다. 그때, 프라하성을 보자고 안하고 김치찌개를 선택해준 거 고마웠다고, 나 그때 한식이 절실했다고, 그렇게 말했다. 친구는 자기도 먹고 싶었다고, 가는 길이 몹시 좋았다고 했다. 정말 그랬다. 우리는 프라하성을 보지 못했지만, 유명하지 않은 곳의 한식집을 찾아가는 길, 그 골목골목이 너무 예뻐서 자꾸만 감탄했던 거다. 게다가 거긴 사람들도 없어서 걷기에도 좋았고. 그 길을 걷는동안에는 너무 좋아서, 나 여기에 와서 살까, 막 이렇게도 얘기했던 거다.


그래서 친구랑 그런 얘기도 했다. 우리가 여행이 즐거울 수 있는 이유는, 일정대로 되지 않았다고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 아니라, 바뀐 상황에 대해서 그 나름의 즐거움을 찾는 사람들이기 때문인 것 같다고. 여행은 그런 사람들에게 적절한 게 아닌가 싶다. 나는 대부분의 것들이 내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에 대해 크게 스트레스를 받는 편인데, 여행지에서라면 달라진다. 계획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어도,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 '대신 이런 일이 있었지!' 하며 즐거워 하는 거다. 친구와 내가 계획대로 되지 않을때도, 그런데 이런 게 좋잖아? 하며 좋은 것들을 볼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 다행으로 여겨졌다.


고마웠다. 그리고 고마운 건 고맙다고 말해야 하지. 친구에게 고마웠다고 술잔을 부딪히며 말했다.



연말엔 회사에서도 일이 많았고 그와중에 사고를 치고 수습을 했다... 이때 멘탈이 잠깐 나갔다 들어왔는데, 이것에 대해 트윗을 하니 내 트윗을 본 소중한 친구 한 명이 따뜻한 핫초코 기프티콘을 보내줬다. 사고 친거 수습하느라 고생했다고 따뜻하게 마시라고. 내 주변에 왜이렇게 좋은 친구들이 많지? 고마워라.



토요일에 영화 [두개의 사랑]을 보러 갔는데,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다른 영화들의 예고편을 보게됐다. 그 중 하나가 [원더풀 라이프]의 예고였는데, 그 예고편에서는 사람들에게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때가 언제인지'를 묻고 거기에 대해 답을 하고 있었다. 한 할아버지가, '나는 내 어린시절이 가장 행복했었다'고 말을 하더라.


그 예고편을 보면서 자연스레 나는 나에게 물었다. 나는?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언제가 가장 좋았지? 하고. 그런데 별 고민없이 '지금'이라는 답이 나오는 거다.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보면 30대가 시작되던 무렵부터 였던 것 같다. 내 삶에서 20대는 들어내도 좋다고 말할 정도로 그 시절의 내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데, 그러나 그 때가 있었기에 지금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때는 내 선택도 별로 좋지 않았던 것들로 가득했던 것 같아. 어릴때부터 지금까지 책읽기는 계속 해오고 있는데, 책 읽기가 좀 더 깊어지고 글 쓰는 걸로 연결되는 것도 30대 부터 였던 것 같다. 그전에도 글은 꾸준히 썼었지만, 뭐랄까, 본격 글쓰기는 30대부터 라고 해야할까. 사람을 만나는 것도 그랬다. 내 인생에 가장 좋은 사람들은 30대에 만난 사람들인 것 같다. 내가 나의 의지로 만나고 관계를 유지하게 된 사람들. 나는 30대를 보내면서 더 나은 관계를 가졌고, 더 나은 생각을 하게 됐고, 더 나은 삶을 살게된 것 같다. 그래서 지금에 이를 수 있었던 것 같은 거다. 30대부터 지금까지의 삶이 나에겐 가장 좋네, 라고 말할 수 있다니, 이런 자신이 또 너무 좋은 거다. 앞으로도 계속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야지. 그래서 또다시 '너의 삶에 있어서 언제가 좋았어?'라는 질문을 마주하게 되면, 30대부터 지금까지, 라는 답을 계속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나저나, 2017년에 [제2의 성]을 완독하지 못한 나는, 2018년의 시작을 역시 [제2의 성]과 함께 해야겠구나...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생각만 하지 읽지는 않고 있어. 독서 뭘까? 자꾸 다른 책이 읽고싶어지는 나를 어쩌면 좋지?


그렇다면 일단 떡라면을 끓여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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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이소오 2018-01-01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2018년의 시작을 리베카 솔닛의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로 했답니다.
작년 한 해 격조했네요. 다락방님도 올 한해 이상한 질문은 무시하시고, 건강하시고 건필하시고 건승하시고,
언제나 아름다우시기를 ^^

다락방 2018-01-02 08:16   좋아요 0 | URL
시이소오님게 뽐뿌받아 저 오늘 출근길부터 리베카 솔닛 책 시작했는데, 참 좋으네요.
말씀하신 것처럼 ‘이상한 질문은 무시하시고‘가 초반에 똭- 나오더라고요.
좋은 책으로 시작할 수 있게 해준 고마운 댓글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리고 새해에도 독서 뽐뿌 엄청 해주시기 바랍니다!

시이소오 2018-01-02 08:53   좋아요 0 | URL
리베카 솔닛 뽐뿌질에 가담했다니 신명나는 답글입니다. 새해 첫 출근이시네요. 추운 날씨지만 상쾌하게 시작하시길^^

2018-01-01 17: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02 08: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18-01-01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2017년의 마지막과 2018년의 시작을 <오로지 먹는 생각>과 함께 합니다. 행복해요ㅎㅎ 이제는 너무 유명하신 다락방님. 알라딘에 계셔주셔서 감사해요. 해피 뉴 이어^^

다락방 2018-01-02 08:18   좋아요 0 | URL
저는 완전 더 유명해져도 계속 다정하겠습니다. (응?) ㅋㅋㅋㅋㅋ

고마워요, 문나잇님.
계속 읽고 계속 맛있는 것 드세요.
그리고 우리는 계속 이렇게 다정하게 만나요!
:)

독서괭 2018-01-01 22: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떡라면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님 글 뭘까? 잘 알지도 못하는 분의 사적인 얘기가 어째서 재미있는 거지? 자꾸 다른 글도 읽고 싶어지는 나를 어쩌면 좋지?
합니다ㅋㅋ

다락방 2018-01-02 08:19   좋아요 0 | URL
떡라면 끓여 먹었어요. 물을 조금 더 많이 넣었어야 했는데 싱거울까봐 쫄았더니 짜졌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에잇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맛있게 먹었어야 됐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쩌면 좋긴요, 독서괭님. 자주 오시면 되지요. 자주 오셔서 열심히 읽고 이렇게 열심히 댓글 달아주세요. 우리 열심히 지내봅시다. 아하하핫.

스윗듀 2018-01-01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다락방님의 원더풀 라이프를 조용히 응원하고 2018년에는 그 일부가 될 거에요 히히힛

다락방 2018-01-02 08:20   좋아요 1 | URL
스윗듀님은 어쩜 말도 이렇게 이쁘게 해요? 히히히히히.
그래요, 일부가 됩시다.
박정현의 [그 다음해] 노래 생각나네요. 일부가 되고 싶었다는. 후훗.
그러다 일부 아닌 하나가 되는..... (응?)

새해엔 더 자주 봐요, 스윗듀님!

카스피 2018-01-01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무술년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다락방 2018-01-02 08:20   좋아요 0 | URL
카스피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초딩 2018-01-02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쿨한 다락방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여~~~

다락방 2018-01-02 09:35   좋아요 1 | URL
쿨하다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쿨한 것과는 거리가 먼 게 저인데요. ㅋㅋㅋㅋㅋ 그렇지만 고맙습니다! ㅎㅎ

초딩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8년에는 자주 뵈어요!

프레이야 2018-01-06 14: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이걸 이제 봐요. 축하해요. 저 영광의 책을 저도 읽었다는 거 영광이죠 ㅎㅎ 낭독녹음했지요 점자도서관에서. 시각장애인들도 귀로 읽으실 거에요.

다락방 2018-01-09 08:24   좋아요 1 | URL
프레이야님이 낭독녹음하셨던 거 기억하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헤헷.
저는 오늘 [고마워 영화]에서 읽었던 그 영화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어요.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이요.그 영화는 본 지 오래되어 내용은 잘 생각안나는데, 프레이야님이 그들에게 사랑 말고 다른 게 아무것도 필요없는, 그러니까 서로이면 너무나 충분한 것에 대해 글을 쓰셨잖아요. 그거에 대해 계속 생각하고 있어요. 이건 언젠가 글로도 정리하고 싶어서 사진을 찍어두었는데..언제 어떤 식으로 펼쳐질지는 모르겠어요.
 

뭐 먹고 싶어?라고 물었을 때 '아무거나' 라는 대답은 얼마나 부질없는가. 혹은 '난 다 좋아'라는 것도. 그렇게 말해놓고서는, '그럼 낙지볶음 먹을까?' 이러면 '그건 너무 맵잖아' 이러고, '그러면 회 먹으러 갈까?' 이러면 '난 날 건 싫더라' 이러고 '그러면 삼겹살 먹을까?' 이러면 '고기 먹으면 냄새 너무 나지 않냐?' 이러고. ㅋㅋㅋㅋ 어딜가나 이런 사람 있고, 나는 뭔가 '이게 좋다' 똭 말하지 않으면서 이건 이래서 싫고 저건 거래서 싫고...하는 사람들이 넘나 '왜저러나' 싶은데 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아침 지하철 출근길에서 책 읽다가, 이 부분 보고 빵터졌다.


그러니까 상황은, '세레나'의 남편이 죽었고 장례식을 치렀다. 장례식 후에 이웃들이 요리를 했다며 장례식에 참석한 사람들을 모두 세레나의 집으로 초대하는 거다. 그런데 세레나의 딸인 '린다'와 사위 '제프'가 세레나에게 외식을 하자고 한다. 맛있는 것을 사먹자며. '세레나'는 집에 이렇게나 음식이 많은데 왜 굳이 나가서 먹자는 거냐고 안내켜 하는데, 그래도 굳이 맛있는 걸 대접하겠다는 거다. 그런 상황에서의 대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너무 짜증나고 너무 웃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자기들이 원하는 데로 선택하고는 거긴 별로라는 엄마에게 '가시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하세요'라고 한다. 어쩔 ㅋㅋㅋㅋㅋ









물어보질 말든가 이것들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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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당신은 나를 잃은걸까.
    from 마지막 키스 2018-01-02 09:30 
    내가 읽은 건 이 책의 구판이다. 이 새로운 표지가 더 예쁘네..어쨌든.'앤 타일러'는 이 책에서 중년 부부의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그들에게는 좋았던 순간이 있었고, 그 순간이 그들을 부부로 만들었으며, 그리고 지금도 마찬자기로 다시 사랑에 빠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렇지만 대체로 서로를 견뎌야 하는 시간들이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가족을 꾸려나가는 거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망가져버렸다는 걸 깨닫는 장면도
 
 
 




대학 시절, 나는 아침마다 하워드 스턴Howard Stern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청취했다. 나는 하워드 스턴을 정말 좋아했었고 아직까지도 그렇다. 페미니즘에 대한 내 확신이 공고해짐과 동시에 그에 대한 지지를 쓰라린 마음으로 어느 정도 철회해야 했지만 말이다(어떤 면에서 보면 페미니즘은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이 우리를 미워한다는 사실을 천천히 깨달아가는 기나긴 과정에 불과하다고 볼 수도 있다). (p.42)









내게 2017년 한 해는 '린디 웨스트'의 저 문장으로 정리될 수 있을 것 같다. (이 자리를 빌어 이 책을 선물해준 알라디너 책친구에게 다시 한번 감사한다)


'어떤 면에서 보면 페미니즘은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이 우리를 미워한다는 사실을 천천히 깨달아가는 기나긴 과정에 불과하다고 볼 수도 있다'



현실에서도 그리고 책속에서도, 나는 내가 사랑하는 것들이 나를(우리를)미워한다는 사실을 번번이 깨닫게 되었다. 린디 웨스트가 '하워드 스턴'에 대해 지지를 철회한 것처럼, 나도 누군가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누군가와 인연을 끊고 누군가에게 실망하는 일들이 곧잘 일어났다. 저 문장은 내내 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나는 '필립 로스'에게 실망했고, '존 스타인벡'에게도 실망했다. '스티븐 킹'의 초기 작품에 대해서도 그랬다. 그런데 그들이 너무나 유명한 작가들이란 사실 때문에 속이 상했다. 그들이 그간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아왔고 또 앞으로도 받을 것인가. 필립 로스를 접으면서는 '이렇게나 글을 잘쓰는데, 이렇게 잘 쓴글로 우리를 미워하다니..' 하고 너무나 아픈 마음이 되었다. 저 문장은 2017년 나를 내내 사로잡는 문장이었지만,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다른 문장이 치고 나와 2018년을 또 2019년을 사로잡을지도 모르지만, 계속해서 저 문장은 함께할 것 같다. 



'어떤 면에서 보면 페미니즘은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이 우리를 미워한다는 사실을 천천히 깨달아가는 기나긴 과정에 불과하다고 볼 수도 있다'



페미니즘이 그런 걸 깨닫게 하기도 했지만, 반드시 페미니즘만이 그렇게 만든 것도 아니다. 나는 어떤 인간관계에서는 상대가 내가 사랑한만큼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사실 역시 아프게 깨닫기도 했다. 우리가 주고받는 사랑이란 게, 그 감정의 크기가 서로 같을 수는 없지만, 나는 내 안의 사랑이 커서, 어떻게든 유지하고 지켜나가려고 하고 받아들이려고 하고 공부해보려고 했는데, 사랑은 그저 사랑이라는 나 혼자만의 큰 감정으로 유지될 수 없다는 것도 알았다. 어떤 노력과 어떤 애씀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질없다. 그래서 2017년은 내게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들'에 대해 깨닫는 아픈 해로 정리되고 있다. 




그리고 이만큼의 책을 읽었다.




정리를 좀 해보자면,


의도했던 바는 아닌데 10월을 제외하고는 페미니즘 도서가 빠지지 않고 들어있다. 그런데 10월에 무슨 일이 있어서..책을 한 달동안 두 권밖에.. 못읽었지? -_-


5월달에는 '다니엘 글라타우어'의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와 《일곱 번째 파도》를 재독했다. (일곱 번째 파도는 옆으로 화면이 넘어가서 보이질 않는다. ireaditnow 앱이 열 권인가를 넘어가면 왼쪽으로 화면을 밀어야 책이 보여가지고.. 민 상태에서 내가 캡쳐한 모양이다.) 


6월달에는 《올리브 키터리지》를 재독했다. 일곱 번째 파도와 올리브 키터리지 모두, 2017년에 새로 사귄 나의 다정한 책벗과 같이 읽었다. 


책벗과 같이 읽은 책은 저 두 권말고도 또 있다. '존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와, 아직 진행중인 '보부아르'의 《제2의 성

》. 제2의 성 올해까지 다 읽는 게 목표였는데, 2권 펼치자마자 멈춰있는 상태이다. 하아- 이거, 2017년에 끝내고, 2018년에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은데.... 도전할 책 많은데... -0-












2017년, 가장 재미있고 의미도 있었던 '올해의 도서'는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이다. 와, 여기엔 진짜 .. 다 들어있다. 그러니 그냥 다들 읽으라 말하고 싶다. 내가 그간 알고 있었던, 생각했던 것보다 풍부한 이야기가 이 책 한 권에 다 담겨있다. 한 권짜리인데, 문학동네 고전으로 읽으실 분들은 양장본으로 추천한다. 읽고나면 느껴지는 것도 많고 생각할 것도 많고 하고 싶은 말도 많아진다. 일 년간 한 권의 소설만 읽을 수 있다면, 이 책을 고민없이 추천한다.


http://blog.aladin.co.kr/fallen77/9757697


http://blog.aladin.co.kr/fallen77/9755298


http://blog.aladin.co.kr/fallen77/9753104


















2017년 '올해의 노래'는 '심규선'의 <아라리>에 주기로 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박정현'의 <그 다음해>를 알게 되어, 요즘은 사실 그 다음해를 흥얼거리긴 하지만, 그래도 아라리를 처음 들었을 때, 밥 먹기도 힘들었던 그 감정에 대해 기억한다(그렇다고 밥을 못먹은 건 아니고 차돌된장 시켜서 삭삭 다 먹긴했다). 그렇게 심규선의 콘서트에 가서 울었던 것도. 






엊그제 여동생에게 '박정현'의 <그 다음해>를 들어보라 했는데, 어제 듣고 나서는 내게 감상을 말해줬다. 나는 언니처럼 그렇게 그 노래를 느낄 순 없는데, 완전 언니 노래더라. 언니가 어디에 꽂혔는지도 알겠어, 가사가 언니 가사더라고, 하면서 내가 꽂힌 부분의 가사를 얘기하는데, 와- 소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확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여동생이라 나를 잘 아는건가, 아니면 나는 유독 파악이 쉬운 인물인가. 여러분도 듣고 내가 어디에 꽂혔을지 맞혀보세요~ ㅎㅎ







올해의 영화는 《티스》. -모든 여자들의 질에 이빨을!!
올해의 뉴페이스는 syo님, jsshin 님
올해의 인물은 엄마.




겸손함을 배우는 한해였다. 내 몸이 얼마나 비루한지에 대해서 알게되었고, 아직도 더 많이 배워야 할 것들이 있다는 것도 알았다. 내가 생각한만큼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절감했고, 전체적으로 내가 얼마나 부족한지에 대해 알게되었다. 아, 나이 들면서 나는 겸손을 알게 되는구나, 했다. 그런 한편, 내가 나에 대해 끊임없이 돌아보고 반성할 수 있다는 것은 내가 좀 더 자랐다는 증거이겠다. 결정이나 선택을 함에 있어서 나는 몇 번이고 스스로에게 되뇌곤 한다. 재차 묻는다. 자, 나는 이 결정에 후회하지 않을것인가.

그러나 그렇게 고민한다고 해서 언제나 최선의 결과만 내 앞에 놓이는 것은 아니다. 이만큼이나 나이를 먹고 계속 공부하고 생각하고 노력하는데도, 여전히 모자란 발언을 하고, 몸은 마음대로 안움직이고, 사랑하는 사람은 나를 떠난다. 나이들면 아픔에 무뎌지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인간은, 어쩌면 나에 한정된 얘기겠지만, 끊임없이 깨지고 부딪치고 쓰러지고 울고 아파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것 같다.



물론 좋은 일들도 많았다. 새로운 친구를 사귀었고, 오래된 친구들과는 더 단단해졌다. 생애 가장 근사한 섹스(인생 섹스!)도 올해 있었다(그는 나에게 맞춤한 자지가 되기 위해 훈련에 훈련을 거듭한걸까?). 잘 팔리진 않지만 새 책이 나왔고, 잘 팔리지 않는데도 다음 책에 대한 제안도 들었다. 마감이 있는 글쓰기는 못한다는 걸 알게되었고(한 기업의 사보에 글을 썼는데 생애 가장 엉망인 글이었다..), 어쨌든 그렇게 돈을 받고 글을 쓰는 일도 해보았다. 규칙적인 운동을 시작했고 아직까지 그 운동에 지치지 않았다. 페미니즘 강연을 여러차례 들었고, 나의 전투력은 상승했다. 내가 옳다고 믿는 쪽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할지에 대해서도 역시 생각했다. 아직 부족하고 모자란 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또 앞서 나가고 있기도 하다고 생각한다. 호치민의 땀지랄과 쿠알라룸푸르의 공기 그리고 냄새, 프라하의 예쁨과 런던의 친절함을 경험했다. 동남아를 사랑하는 뜻밖의 나에 대해 알게된 것도 수확이다. 



2018년에도 나는 상처 받는 일들에 맞닥뜨리겠지만, 물론 좋은 일들 역시 꾸준히 생길 것이다. 꾸준히 책을 읽고 운동을 하고 여행을 다니고 사랑을 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야겠다고 생각한다. 단단해져야 겠다고도 결심한다. 전투력은 풀파워로 충전할 예정이다. 싸울 일에는 싸울 것이고 물어 뜯을 일에는 물어 뜯을 것이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좋은 얘기를 하고 좋은 곳엘 가고 좋은 것들을 먹고 마셔야지.



몇 해 전에 내내 외우고 싶었지만 한 구절만 떠올랐던 시는 '김이듬'의 <겨울 휴관> 이었는데, 올해는 '이규리'의 <많은 물>이다. 이 시는 5월에도 내내 내 머릿속에 있던 시였는데, 12월에도 그렇다. 나의 2017년, 올해의 시.


'결국 젖게 하는 사람은

한때 비를 가려주었던 사람이다'





많은 물


비가 차창을 뚫어버릴 듯 퍼붓는다

윈도브러시가 바삐 빗물을 밀어낸다

밀어낸 자리를 다시 밀고 오는 울음

저녁때쯤 길이 퉁퉁 불어 있겠다

차 안에 앉아서 비가 따닥따닥 떨어질 때마다

젖고, 아프고,

결국 젖게 하는 사람은

한때 비를 가려주었던 사람이다

삶에 물기를 원했지만 이토록

많은 물은 아니었다

윈도브러시는 물을 흡수하는 게 아니라 밀어내고

있으므로

그 물들은 다시 돌아올 것이다

저렇게 밀려났던 아우성

그리고

아직 건너오지 못한 한사람

이따금 이렇게 퍼붓듯 비 오실 때

남아서 남아서

막무가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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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윗듀 2017-12-28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스런 다락방님, 2018년 더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더 좋은 얘기를 하고 더 좋은 곳엘 가고 더 좋은 것들을 먹고 마셔요! 당신의 앞날을 축복합니다 ㅎㅎ

다락방 2017-12-28 11:21   좋아요 0 | URL
크- 좋은 댓글입니다. 아름다운 댓글이에요.
스윗듀님의 앞날을 제가 축복합니다.
우리 서로 축복하는 아름다운 관계를 좀 더 끈끈하게 이어가도록 해요.
새해엔 헬페미로 거듭납시다. 빠샤!! ㅎㅎ

2017-12-28 1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7-12-28 11:27   좋아요 0 | URL
땡! 틀렸습니다. 거기가 아니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윗듀 2017-12-28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그냥 제가 꽂혔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민망)

다락방 2017-12-28 11:36   좋아요 0 | URL
아 그런거구나! ㅋㅋㅋㅋ 그런데 거기에 대고 땡이라 그래서 미안해요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적어주신 부분의 뒷부분 저도 꽂혔어요.

syo 2017-12-28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NEW FACE OF THE YEAR 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싄남 ㅋㅋㅋㅋ

다락방 2017-12-28 11:50   좋아요 0 | URL
아 귀여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장소] 2017-12-28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인생은 아름다워~~ 같은 글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다락방 2017-12-28 12:20   좋아요 1 | URL
그장소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 한 해도 다정한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했어요.
:)

[그장소] 2017-12-28 12:22   좋아요 0 | URL
저도 다락방님과 함께한 시간들이 의미있고 즐거웠어요. ^^ 제 대뇌변연계의 어디쯤엔 늘 다락방 님이 콕 박혀있거든요! ^^*

다락방 2017-12-28 12:52   좋아요 1 | URL
콕! ㅎㅎ

mandarin 2017-12-28 12: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이란 책을 읽어보셨나요? 혹시 읽으셨다면 감상평을 들을 수 있을까요

다락방 2017-12-28 12:51   좋아요 1 | URL
저는 구판인 [행복한 페미니즘]으로 작년에 읽었어요. 지금 리뷰나 페이퍼를 찾아보니 딱히 감상을 적어놓진 않았네요. 그 책이 절판인게 아쉬워서 개정판이 나오길 바랐었고, 개정판이 나온게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입니다. 개정판으로 다시 읽으려고 준비해두고 있긴 한데, 아직 읽지 않았어요. 혹여 개정판 읽게 된다면 그때 감상 쓰도록 할게요. 과거에 써놓은 거 보니 죄다 밑줄긋기만 해놨네요...

알케 2017-12-28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 한해도 다락방님의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새해에도 비 맞지 마시고 잘피하시길.

다락방 2017-12-28 14:14   좋아요 0 | URL
알케님, 이렇게 들러주셔서, 읽어주셔서,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한 해도 건강하고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비공개 2017-12-28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NEW FACE OF THE YEAR 입니다. 22222
저도 완전 씐남.. .ㅎㅎㅎㅎ
영광입니다!!
전 다락방님의 2017년과 같은 2018년을 만들겠어요.
저의 롤모델이십니다.. 사랑합니다 다락방님!!

다락방 2017-12-28 14:26   좋아요 0 | URL
아이 좋아라.
jsshin 님은 볼 때마다 사랑한다고 해주셔서 너무 좋아요.
저도 사랑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jsshin님의 사랑을 먹고 무럭무럭 자랍니다. 헤헷.
내년 부터는 한 달에 한 번씩 꼭! 만납시다. 나의 좋은 술친구! ♡

단발머리 2017-12-29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린디 웨스트의 저 문장을.... 저는 다락방님 서재에서 만났어요.
오래 오래 기억에 남는 문장이고, 조금 슬프기도 하구요.
페미니즘이라는 커다란 파도가 우리를 더 성장하게 하겠지만, 그 사이사이 쓸쓸한 일들이 예감되기도 하구요.

다락방님의 글과 댓글과 음악과 음식과 술과 사진 덕분에 올 한 해, 많이 웃고 많이 즐거웠어요.
다락방님을 알게 되서 말이예요. 더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다, 작은 결심도 하게 됐구요.
고마워요, 다락방님~~~~~~
내년에도 좋은 글, 좋은 책, 또 부탁드립니다. *^^*

다락방 2017-12-29 10:07   좋아요 0 | URL
헤헷. 다정한 단발머리님 ♡
이번 해에 단발머리님을 만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좋았고요. 뭣보다 계속 지치지 않고 열심히 책 읽고 글 써주셔서 너무 좋아요! 계속 꾸준히 열심히 하셔서인지 글도 점점 더 잘 쓰시는것 같고요!! >.<

내년에도 우리 계속 다정하게 지내요. 다정하고 단단하게. 그렇게 지내도록 합시다!! ♡

레와 2017-12-29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사랑해 다락방 ♡ (와락!)

다락방 2018-01-01 14:13   좋아요 0 | URL
히히 나두요! 히죽히죽 ^________^
(맥북에서 하트를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못한다능 ㅋㅋ)

책한엄마 2017-12-31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해 동안 다락방님 글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계속 책도 나온다니-기대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다락방 2018-01-01 14:13   좋아요 1 | URL
꿀꿀이님, 한해동안 다정하게 대해주신 것,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우리가 서재안에서 게속 만나면서 다정하게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꿀꿀이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블랙겟타 2018-01-03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가 바뀌고 나서 다락방님의 17년 마지막 글을 읽게 되었지만 17년의 다락방님께 감사함을 표현하고자
이렇게 이 페이퍼 댓글로 남겨요 ^^
다락방님 글을 읽으면서 (출판계의 하나의 흐름이 있었지만서도) 다양한 페미니즘 도서에 대해 알게되었고
그것에 관한 시각도 접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저를 이분야의 책을 읽게 한 장본인! 입니다. ㅎㅎㅎㅎ (책임지세요!! ㅋㅋㅋㅋ)
정성스런 글도 17년에도 만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매번 읽기만 하는 독자긴 하지만...요. ^^;;
이 글도 다락방님이 링크해주신 노래와 함께 들으며 읽으니 감동이 두배!가 되었습니다. ㅋㅋㅋㅋ
(더덕분에.. 심규선의 환상소곡집을 bainil에서 전집 구매를.. ㅋㅋㅋㅋ)
(거기에서도 누가 앨범 중에서 아라리가 좋다고 글이 남겨져 있네요 ㅎㅎㅎ)
18년에는 17년과는 다른 (울고 웃는) 재미있는 한해가 되길 바라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다락방님.

다락방 2018-01-03 11:39   좋아요 1 | URL
아니 블랙겟타님 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나 고맙고 다정한 댓글을 ㅋㅋㅋㅋㅋ 감동이네요 진짜. 저는 정말 ㅠㅠ 저 좋자고 글을 쓰는데 ㅠㅠ 이렇게 여러분이 ㅠㅠ 잘 읽어주시고 좋아해주셔서 ㅠㅠ 행복합니다 ㅠㅠ

그리고 페미니즘 책을 읽게한 장본인이 저라니, 우앙- 저 짱이네요. 아 저는 어떻게 이렇게 시간이 갈수록 멋져질까요. 아하하하. 앞으로도 더 멋져지도록 하겠습니다.
심지어 심규선 노래까지 다운 받으셨단. 님 좀 짱인듯. 히히 ^_____________^

2018년에도 부지런히 읽고 쓰겠습니다. 그리고 계속 같이 생각과 느낌을 나누고 함께 공부하도록 해요, 블랙겟타님. 2018년에는 2017년보다 더 자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자주 글 써주세요!! >.<

블랙겟타 2018-01-03 11:51   좋아요 0 | URL
아직 제가 다락방님께 받은 감동에 비하면 발톱에 때도 못미치는데요.. ㅋㅋㅋㅋ ^^;;;
네! 다락방님의 멋짐은 아직 고점을 찍지 못한 걸요? 더 멋지셔도 됩니다!! ㅋㅋㅋㅋ

저도 올해는 제 글로 만나뵙기를 ㅎㅎㅎ
아! 그리고 다락방님이 멋진 노래를 추천해주셨으니 저도 슬그머니 한 곡 추천할께요. :))
‘좋아서하는밴드 - 0.4‘를 추천합니다^^

blanca 2018-03-09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랑켄슈타인을 고민하다 이 페이퍼 읽고 바로 주문하려고요!! 그 누구의 추천보다 더 와 닿아요.

다락방 2018-03-09 09:27   좋아요 0 | URL
아! 블랑카님이 읽으신다면 정말이지 근사한 리뷰가 나올거라 생각합니다. 전혀 고민없이 추천드릴 수 있는 책이에요. 꼭 읽어보세요 블랑카님.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단호)

2018-03-29 15: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3-30 08: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clavis 2018-03-31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해요 락방님

2018-04-01 09: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4-02 08: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13 08: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1-01-13 09:02   좋아요 1 | URL
이때 되게 조금 읽었네요. 연애중이라 그랬다..연애중에는 일년에 백권도 못읽었어요... ㅋㅋㅋㅋㅋ
 















'마이클 로보텀'이 쓴 '조 올로클린' 시리즈는 나오는대로 다 족족 읽고 있다. 조 올로클린은 나랑 접점이 하나도 없다. 그는 남자이고, 심리학자이며, 딸이 둘 있고, 아내와 별거중이다. 그런데도 나는 이 사람의 이야기에 굉장히 마음이 끌린다. 시리즈마다 각자의 굵직한 사건과 그것을 해결하는 것이 이야기의 중심 축이지만, 사실 나는 그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그가 별거한 아내와 갈등하는 그 상황, 새로운 여자와 잠깐 설레이는 마음을 갖는 그 순간, 중요한 순간에 가족에게 있어주지 못하는 그 죄책감.. 같은 것들에 심하게 이입이 되곤 하는데, 어제는 이 책을 다 읽은 후 책장을 덮은 후에 생각했다. 대체 왜일까. 왜 이 남자,심리학자,별거중,딸 둘인 남자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나는 왜이렇게 아프고 신경이 쓰일까. 그는 파킨슨병을 앓고 있고 그 병은 천천히 진행되고 있다. 그는 잔인한 살인사건이 일어날 때 경찰들에게 불려나가 사건에 도움을 준다. 범인에 대한 프로파일링을 하고 또 찾아내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그의 역할이 중요한 터라, 그가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자신이 원하는 장소에 있을 수 없는 경우가 자주 생긴다. 당연히 그와 그의 가족들을 위험한 상황에 몰아넣기도 하고. 전(前) 시리즈에서는 자신의 딸이 납치되는 상황까지 겪었던 터다.


그런 남편을 아내가 좋아할 리 없다. 아니 그러니까 그를 사랑한다. 그를 남편으로 또 남자로 사랑하고 그래서 그동안 함께 해왔다. 그렇지만 그렇게 자신과 가족을 위험에 몰아넣고 또 중요한 순간에 함께 있어주지 못하는 것은 너무 서운하다. 이런 일이 반복되는 데야 함께할 수 없다. 아내는 그에게 같이사는 걸 그만두고 싶다고 말했고, 그렇게 그들은 아직 이혼 서류에 도장은 찍지 않은 채로 별거중이다. 그러면서 중요한 가족 일에는 함께 하고.



조 올로클린은 아내를 사랑한다. 아이들도 사랑한다. 가끔 아내와 아이들이 사는 집 앞에 가서 그들을 가만 보기도 한다. 아내랑 다시 잘 되고 싶다. 다시 가족이 되고 싶다. 그 마음이 간절하지만, 그렇지만 또 어김없이 사건에 불려나가고, 이번 시리즈에서도 크리스마스 이브에 가족과 함께 있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 지키지 못하는 대신, 그는, 죽을지도 모르는 한 소녀를 살려냈다. 



나는 조 올로클린이 잘못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어딘가에서 공포에 떨고 있을 누군가를 구해내는 일은 너무나 가치 있는 일이니까. 그가 해줬기 때문에 누군가가 살 수도 있는 거니까. 그로서도 그런 자신의 성격을 어쩔 수 없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자기 자신이야말로 얼마나 답답할까. '내가 이번 일을 또 하면 아내는 나에게 실망할 것이다' 라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그렇지만 또다시 사건 현장으로 가버리는 일. 무엇보다 다시 가족의 일원이 되고 싶고, 아내와 함께 하고 싶은데, 그런데도 아내가 원하지 않는 일을 다시 하게 되어버리는 그 어쩔 수 없음. 조 올로클린은 결코 '나는 이걸 포기할 수 없어'라고 다짐한 게 아니다. '이것만큼은 양보할 수 없어'라고 한 것도 아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 자꾸 사건 현장에 간다. 사람에게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조 올로클린에게는 아마도 이것이 아니었을까. 다시 또 사건이 자기 앞에 떨어질 때, 안하겠다고, 싫다고 말해보지만 결국 그 상황 속에 들어가고야 만다. '너 내 말을 듣지 않으니 나를 사랑하지 않는구나' 라고 말하는 것은 얼마나 부질없을까. 조 올로클린은 다시 아내랑 함께 살고 싶은데, 그런데 자꾸 이렇게 된다.



아내 입장에서도 마찬가지. 이번에는, 이번만큼은, 하고 기다려 보지만 그는 또 어쩔 수 없이 미안하다고, 시간을 지킬 수 없을 거라고 말한다. 그리고 뒤늦게 나타난 남편은 힘들고 지쳐있다. 이걸 보는 일이, 가족에게 필요할 때는 곁에 없고, 그 시간이 지나 돌아와서는 힘들고 지쳐있는 남편을 보는 일이, 아내에게라고 쉬웠을까. 조 올로클린이 하는 일은 가치 있는 일이고, 그런 사람이 있어주어 고맙지만, 그러나 내가 아내라도 나는 그런 '남편'과 함께 하고 싶진 않을 것 같다. 나는 그가 뭔가 대단한 일을 하지 않아도 좋으니 나랑 같은 시간에 자고 같은 시간에 눈 떴으면 좋겠다. 내가 기쁜 순간에 그가 내 옆에 있었으면 좋겠고, 그가 힘든 시간에도 내가 그의 옆에 있어주었으면 좋겠다. 나조차도 이런 걸 바라면서, 그렇지만 조 올로클린에게는 '그 일을 그만둬요' 라고 말을 할 수가 없어. 아, 인생 뭐지. 사람 뭐지. 인간 뭐지. 이렇게나 이기적인 게 인간이란 말인가..... 내 애인이었어도 '그 일을 그만둬요' 라고 할 순 없었을 거야. 당신이 어쩔 수 없는 일이니까...... 하아- 인생 뭐고 사랑 뭐냐... 




이 책의 끝에는 마이클 로보텀이 쓴 <감사의 말>이 실려있는데, 아주 여러명에게 감사하면서 아내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끝까지 인내해준 아내, ㅂㅂㅇ 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그간 보내준 사랑과 지지는 메달을 받아 마땅할 정도다. 아내는 최고의 팬인 동시에 지명 독자이며, 또 시금석이기도 하다. 내가 이 일을 하는 것도 늘 현실을 직시하게 해주는 그녀를 위해서다. -<감사의 말> 中



아, 아내에게 하는 감사인사 너무 좋다. 이거 보면서 좋으네, 했다. 그런데 아내 이름은 왜 하필 ㅂㅂㅇ 이냐... 책에는 당연히 이니셜로 되어있지 않은데 이 이름 보니까 갑자기 울화통이 치밀고 쓰기가 싫어서 ... 그냥 이니셜로 쓴다. 내 페이퍼에 언급하기도 싫은 이름...싫어...미안합니다,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거라서요. 아, 갑자기 빡이 쳐오르네.. 아침 소불고기의 힘을 받아 빡이 친다...... 휴..... 진정하고,



그리고 그 뒤에 이런 글이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영국, 미국, 독일, 오스트레일리아, 그리고 그 외 여러 나라의 독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많은 이들이 내 책을 구매하고, 빌려 보고, 또 다운로드한다는 사실에 늘 감사하다.

다른 누군가와 글로 이야기를 나눈다는 건 매우 친밀한 일이다. 그것은 계약이고, 조약이며, 약속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날 침대로 데려가는지 알아?" 나는 아내에게 묻는다.

그럴 때마다 아내는 대답한다. "꿈 깨, 이 사람아."  -<감사의 말> 中





하하, 마이클 로버텀, 유머 감각 있으시네. 자기가 얼마나 유명한지 알고 그걸로 깨알 유머감각 보이시는데, 저렇게 쿨싴하게 대꾸해주는 아내도 좋다. 하하하하하.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홀로 박정현 콘서트에 다녀왔다. 예전부터 박정현 콘서트에 가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마침 다른 티켓 보러 들어갔다가 박정현 콘서트 소식을 알게된 것. 별다른 이벤트 계획도 없었던 터라 나는 냉큼 예매해놓고, 아, 가서 완전 울겠지...같은 생각을 했다. 이 즈음의 나는 매우 컨디션이 저조한 상황이었으므로 신나는 무언가를 즐길 의욕도 기운도 전혀 없었고, 그냥 슬픈 데 가서 처량하게 쳐울어야지... 생각했던 거다. 때가 때이니만큼 다들 밝고 행복해보이는데 나만 우울의 구렁텅이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는 것처럼 보였고, 그래서 박정현의 콘서트에서 노래가 시작되자마자 눈물을 흘리면서 가방에 준비한 손수건을 꺼내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아, 누가 본다면 저 여잔 뭐냐.. 했을 거야. 세상 커플 다 자리한 크리스마스 이브의 콘서트에서, 꾀죄죄한 얼굴로 앉아서 눈물을 줄줄 흘려... 


아니, 그런데, 절반 가량 지났을까, 게스트.... 가 나오는거다? 근데 이 게스트가 ㅋㅋㅋㅋㅋㅋㅋ 졸 활기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신현희와 김루트라고 요즘 되게 핫한 인디듀오라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와, 너무 활기차서, 막 사람들한테 율동시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씨양 ㅋㅋㅋㅋㅋㅋㅋ내가 이럴라고 온 게 아닌데 ㅋㅋㅋ 나 계속 울어야 되는데 어디 율동을 시켜 제기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 그렇지만 저들이 들어가고 나면 박정현이 나오니까, 박정현이 또 날 울려주겠지....하고 있는데, 그들이 들어가고 박정현이 나오더니,



이 좋은 에너지를 그대로 가져가자면서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라는 거다.



네??????????????????????????????????????????




나는 진짜 세상 가수가 다 자리에서 일어나게 시켜도, 박정현은 그걸 안 시킬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콘서트 예매하면서도, 나 일어날 기운 없는데 박정현이라면 절대 일어나게 시키지 않겠지, 후훗, 하고 간건데, 아니 일어나라니. 네?? 



내 자리는 3층이었고 끝자리였으므로 사실 큰 영향을 받지 않아 나를 비롯한 내 주변사람들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1층 사람들은 대부분 일어났다. 아 기운없어...이러지마...... 박정현 발라드 가수 아닌가요 ㅠㅠ 나 울라고 왔는데 왜 소리지르라 그러고 왜 춤추자 그러고 왜 일어나라 그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르지마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러는 거 아니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당연히 아는 곡들이 많았지만 모르는 곡들도 많았다. 그중에 <하비샴의 왈츠>라는 곡이 있길래, 그 곡의 제목을 콘서트에서 듣고는, '으응? 위대한 유산의 그 해비셤 부인.. 말하는건가?' 했는데, 집에 와 검색해보니 맞다, 정말 그 해비셤 부인이었다. 여러분, 《위대한 유산》읽으면 정말 좋다고 제가 오만번쯤 말한 것 같은데요. 네, 이렇습니다. 번역 문학 읽다보면 해비셤과 핍이 나와요. 아주 자주 나와요. 그런데 이제는 박정현의 노래에서도 해비셤이 나옵니다. 위대한 유산 읽으면 다른 책들을 읽는 감상이 더 풍부해집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해비셤과 핍을 아니까요. 










앵콜곡으로는 시인과 촌장의 노래 <좋은 나라>를 불러줬다. 나는 처음 듣는 노래였는데, 첫 가사 듣자마자, 진짜 너무 좋아가지고...박정현은 이 노래를 처음에 듣고 완전 펑펑 울었다고 하는데, 왜 울었는지 너무나 잘 알겠더라. 여러분, 좋은 나라 같이 듣자. 당신과 내가 좋은 나라에서 같이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오늘아침 반찬은 소불고기와 미역국 그리고 달랑무 지짐이었다. 세상 맛있어서 아 맛있다고 엄청 잘 먹고 있노라니, 엄마가 앞에서 내 먹는 모습을 보면서 계속 웃고 계시더라. 왜웃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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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7-12-27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마이클 로보텀 책은 족족 읽고 있어요 ㅎㅎ 좀 잔인하기는 하지만, 주인공의 심리묘사가 뛰어나다는 생각에...
그나저나, 크리스마스 이브에 ‘홀로‘ 콘서트라니... 락방님...철푸닥.

다락방 2017-12-27 10:54   좋아요 1 | URL
크리스마스에 홀로 콘서트를 갈만큼, 제가 이렇게나 강하고 모진 여자입니다, 비연님 ㅎㅎ
와, 세상 커플들 콘서트장에 다 모여 있어서 잠깐 흔들렸네요. ㅋㅋㅋㅋㅋ

존 조 올로클린과 그 가족들간의 이야기가 참 좋더라고요. 애틋해요. 잘 되었으면 좋겠다, 싶고요. 어제는 읽고나서 ‘섹스는 뭘까?‘ 생각했어요.
비연님, 섹스가 뭘까요?
아내에게 가고 싶은데, 다른 여자랑 섹스하고.... 섹스 뭐죠?
아 갑자기 기분 나뻐 ㅠㅠ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스윗듀 2017-12-27 12:49   좋아요 0 | URL
파하ㅏ하하하하하하핳 아 다락방님!!! 비연님 뭐라고 대답해옄ㅋㅋㅋㅋㅋ!!!!

비연 2017-12-27 13:37   좋아요 0 | URL
...ㅜ 락방님. 뭐라고 해야 할 지... 으헝... 저도 잘 몰라서... (휘릭)

다락방 2017-12-27 13:37   좋아요 0 | URL
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저는 쓰다보니 그냥 섹스는 뭘까.... 궁금해져서 그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hnine 2017-12-27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리스마스에 홀로 콘서트를 갈 만큼 독립적이고 할 것 하는 여자입니다! 라고 하시면 되지 않을까요? ^^
저는 심지어 12월 31일에서 1월 1일, 신문 광고 보고 산악회에서 모집하는 태백산 무박산행도 해봤는걸요 처음 보는 사람들과. 서른 몇 살 쯤... ㅋㅋㅋ
<좋은 나라>는 꽤 알려진 노래인데요. 시인과 촌장 노래인줄은 몰랐네요. 시인과 촌장 분위기와 금방 연결이 안되어서요.

다락방 2017-12-27 17:02   좋아요 0 | URL
ㅎㅎ 그러네요. 독립적이고 할 것 하는 여자인거네요. 헤헷.
혼자 가서도 울 것 다 울고 짜증낼 것 다 내고 왔어요. 하핫.

아니, 그런데, 태백산 무박산행... 이라니..그건 진짜 대단한데요? 엄청 힘들고 고단했을 것 같은데요. 그래서 하고나면 어쩐지 막 성취감도 있었을 것 같고요!!

좋은 나라는 저는 이번에 처음 들었는데 참 좋더라고요. 콘서트 다녀온 후부터 계속 흥얼거리고 있어요. 사실 콘서트 다녀온 후 흥얼거리는 게 이 곡 한 곡뿐만은 아니지만요. 오랜만에, 그다음해 도 계속 흥얼거려요. 좋은 나라랑 같이. 헤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