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공부를 제대로 못해서 미혹함에서 벗어나지를 못한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공부를 꾸준하게 이어갈 것인지가 과제다.

책을 읽어보기도 하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좌선을 해보기도 하지만

꿈속으로도 스며들지 못하고 깨면 영 모르는 나이다.

그러다가 오늘 아침 문득 눈을 떴을 때

아! 내가 이렇게 어둡지만 눈을 떠서 마음을 찾으려는 마음이 고맙고

매일 또 공부하려고 하는 마음이 고맙고

또 마음먹기에 따라 세상 만물이 공부거리가 되니 고맙고

무엇보다 내가 미혹하다는 것을 스스로 알아주는 마음이 고맙다.

책을 보며 사는 미운 내게 한마디씩 말걸어주는 처가 고맙고

책읽는 것 방해하며 내 손을 끌어당기는 아들이 고맙다.

참 고마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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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2-24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이누아 2006-02-24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얘기 들려줘서 고마워요.^^

달팽이 2006-02-24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마스테 _()_

파란여우 2006-02-25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달팽이 2006-02-25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님이 돌아오신건가요?
 

  소독을 끝내고 두 시간 정도 집을 비워야 한단다.

그래서 산행이나 가야지 하고 시장길을 뚜벅 뚜벅 걸어서 올라가다가 문득

옆으로 고개를 돌리니 디지털 도서관에는 사람이 많았다.

나도 모르게 문을 열고 신문 두어 개를 본 후에 녹색평론을 훑어보다가

2층으로 올라가 열람실에서 어떤 책이 있나 구경하다가

이 책을 발견했다.

그리고 집에 와서 찾아보니 품절. 어디에서도 구할 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다시 가서 대출을 해와야했다.

아, 좀 관심가는 책은 왜 이렇게 절판된 것이 많을까?

대중성이 없어서 상품으로서의 가치는 떨어지지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가치를 가진 책들이

언제쯤 사람들의 눈에 띄어서 다시 출판될까?

오늘,

다석 류영모 선생님의 도덕경 해석인 "빛으로 쓴 얼의 노래 노자"란 책을 구했다.

이를 어쩌지?

잃어버렸다고 하고 돈으로 물어내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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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6-02-09 1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잃어버렸다고 하구, 현금으로 차액을 변상하는 겁니다.
이만한 일은 부처님도 이해하실겁니다. 호호

달팽이 2006-02-09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지요..?헤헤..

비로그인 2006-02-09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되는 건가요?? ㅎㅎ
나도 한번?

달팽이 2006-02-09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번 해보세요..ㅋㅋ

혜덕화 2006-02-09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런 방법도 있군요. ㅎㅎ . 하지만, 책은 여러 사람이 보도록 해 주는게 책에 은혜갚는 거 아닐까요?

돌바람 2006-02-10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를 어쩌지?에서 크게 웃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저도 도서관 책을 보며 속으로 많이 갈등하던 구절이라. 책도둑은 도둑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몇번 훔치기도 했더랬습니다. ...그래도 혜덕화님 말씀처럼 하시는 게 어떠실까 합니다. 책의 형태는 좀 다르지만 복사를 하는 방법도 있고 하니...

달팽이 2006-02-10 0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그렇지요? 혜덕화님, 게다가 돌바람님까지...
헌책방을 좀 돌아다녀봐야죠..
원래 귀한 것 치고 쉽게 얻어지는게 별로 없더군요..
 

  처랑 같이 영화보러 간지가 언제인지 모른다.

그래서인지 오늘은 아무말않고 하자는대로 하기로 했다.

서면에서 무봤나 촌닭에 맥주 한 잔 걸치고

녹차 아이스크림으로 입에서 기름기를 뺀 다음

왕의 남자를 보러 CGV로 갔다.

광대의 삶에 미친 두 남자와

어머니의 죽음과 그 상처 속에서 자라난 왕의 광기

광대의 광기와 왕의 광기는 만난다.

그 광기는 피를 부르고

장생이는 왕의 광기를 세상의 광기를 조롱하다가 눈을 잃는다.

비로소 광대놀이에 대해 깨달음을 얻는다.

잃은 두 눈을 통해서...

어쩌면 인생도 하나의 광대놀이라는 사실을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것을 깨달으면 즐길 수 있는 인생...

어쩌면 마지막 순간엔 그 모두가 깨달음 속에서 모든 인생을 주어진대로 즐기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 것은 왜일까?

이젠 광기도 피도 상처도 슬픔도 질투도 아픔도 놀이가 된다.

한바탕 놀이로 주어진 인생길을 걷고나서 웃음으로 돌아볼 수 있는 놀이...

나는 오늘 영화를 보았다.

아니 나는 오늘 하루의 영화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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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2-07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왕의 남자 보고 싶었는데 친구랑 같이 가서 봐야겠어요....
아니면 혼자가던가....

달팽이 2006-02-07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보시고 글을 올려주세요..

파란여우 2006-02-07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시윤이 동생이 태어나지 않았군요
전 기다렸다가 OCN에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한 발 늦는 삶. 촌로가 다 되어가는 듯한 느낌입니다. 우하하하^^

달팽이 2006-02-07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아온 영화 또는 다시보는 영화에서 보셔도 무방합니다.
벌써 고목 한 그루와 따스한 햇살이 생각나는군요..ㅎㅎㅎ
 

  달이 둥그렇게 차오르기 시작하면 아주 오래전부터

내 마음은 늘 같이 차오르곤 했었다.

달빛이 온 우주에 비치면

나뭇잎도 들판도 산등성이도 모두 밝아지곤 했다.

사람사는 모든 집과 아파트의 창에 담겨진

달빛은 무수한 사람들의 동공을 통하여

가슴으로 스며들곤 했다.

어머니는 언젠가 말씀하셨다.

내 태몽을

꿈 속에서 갑자기 주위가 은은하게 밝아오더니

커다란 달이 어머니의 품으로 들어왔다고 했다.

태몽때문이었을까?

달이 차오르면

나의 마음도 함께 차오른다.

아니 차오른다고 말하기보다는 투명해지는 것을 느낀다.

달은 어려서부터 늘 나에겐

동경의 대상이었다.

보름달과 설날은 쟁반같은 달처럼 풍성하고 기다려지는 날이었고,

달 밝은 겨울밤에는 늘 친구들과 어울려 쥐불놀이나 술래잡기를 하였고

언 냇가에서 썰매를 달리기도 하였다.

이젠 달 밝은 밤에는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달을 구경한다.

잔 속에 달빛을 담가서 마시는 흥을 그 무엇과 견주랴

값진 말로서 마음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밤에

달이 있다면 더 무엇을 바랄까

달이 차면 게살이 빠진다고 한다.

그래서 그믐에 잡은 게가 맛있다고 한다.

달은 그렇게 게를 텅비게 한다.

그 달은 우리 마음도 텅비게 만든다.

그 텅빈 가운데

둥근 달이 드리우는 빛으로 온 세상은 소통된다.

우리 마음의 달도 그렇게 떠오른다.

"오직 마음의 달이 높이 떠올라

온 우주를 비추니

이것이 또 무엇인가 "하고

경허스님은 말씀하셨다.

달은 깨달음을 상징하기도 한다.

보름마다 비었다 차는 달의 주기를 따라

우리들의 마음에도 세상은 담겨졌다가 사라진다.

내 마음과 외부를 소통시키는 그 자리

내 마음과 달이 우선 소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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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덕화 2006-01-16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_()_
 

아이들을 인솔하러 어린이 대공원으로 가기 위해 길을 걸으며 나는

"APEC으로 입산 금지가 되면 어떡하지" 하고 걱정을 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걱정이 만덕시장을 지나 은행나무 길을 들어서면서 나는 잊어버렸다.

노란 은행나무가 눈처럼 쌓여 또 하나의 설국을 만들어내었던 것이다.

은행나무 잎들이 눈처럼 날리는 길을 걸으며 나의 시름들은 하나씩 잊혀져 갔다.

산행로에 들어서는 입구에는 입산금지란 포스터가 붙어 있었으나

그 아래로 14일부터 20일까지라고 씌여 있었다.

순간 마음은 갑자기 환해지고 무엇하나 걸리는 것이 없게 되었다.

하늘도 파랗고 높은데 게다가 구름 한 점 걸리지 않은 청옥빛이었다.

산길로 난 길을 따라 걸으며 어제까지 쏟아대던 비가 오늘은 이렇게 파란 하늘을 만들어낸 것을

보면서 이것은 마술이야...하고 생각했다.

숲에서도 낙엽은 무수히 바람에 날리었고, 바람은 연약한 나뭇가지와 잎에 부딛혀 온갖 소리를 만들어내었다.

 

아! 내 몸도 한 자루의 피리가 되었다.

나뭇가지 사이로 불어오는 저 바람에

내 마음은 갖가지의 선율을 만들어내고

그 선율의 리듬을 따라 넘는 산길은

마냥 즐겁고 푸르기만 하더라....

 

아이들과 시작한 산행은 그야말로 올 가을의 정취를 극대화시킨 산의 미학이었다.

낙엽이 쌓인 숲길을 걸으면서 내가 느끼는 이 감정도 아이들과 나눌 수 있었으면 했다.

그들도 이미 느끼고 있으리라. 때로는 힘들다고 투정하고, 때로는 이제 얼마나 남았냐고 하면서도

새들이 여기 저기서 날아오르고 청솔모가 나뭇가지를 타고 재주를 넘고 시냇물이 졸졸졸 흐르는 돌담을 지나서...

예쁜 집 돌담 아래로 피어난 들꽃들을 보며.....

남문에 도착하여 한 점씩 입에 넣은 수수떡이 입안에서 녹았다...

거기서 내려다본 동부산의 모습들을 둘러보는 시원함까지...아, 저기 광안대교도 보이는 군.....

남문에서 아이스크림과 물을 먹으면서 아이들은 이제 다왔다고 안도했다..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면서 아이들은 자신들이 지나온 길들을 자랑스럽게 쳐다보았다.

마지막으로 오늘의 일정을 문자시로 옮겨본다면...

 

나뭇잎눈처럼쌓여

여기는또다른설국

내몸은한자루피리

가지사이로불어온

바람에내맘은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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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5-11-12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키가작은 단풍나무
무리지은 패랭이꽃
내고향길 가고싶다
그리움을 품어보는
11월하루 오후나절
파란여우 고향길의
보드라운 그리움은
달팽이님 낙엽눈에
청옥빛의 하늘한번
바라보다 웃음짓네
발딛은곳 어디멘가
고향땅은 노을빛에
낙엽처럼 물들테지

달팽이 2005-11-12 1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창을여네 밖을보네
별을보네 달을보네
하얀달속 정든고향
어렴풋이 떠오르네
타향살이 몸붙이면
그곳또한 고향이나
마음속에 품은그곳
어찌어찌 잊힐리까
빠알갛게 물들었던
단풍나무 기억나네
파란여우 가슴가슴
붉게붉게 맺힌연정
그리운길 고향의길
낙엽되어 떨어지네
바람한점 타고넘어
고향의길 찾아가네

혜덕화 2005-11-12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어제 어린이 회관에 갔었습니다. 저는 비와 단풍이 주는 가을의 아름다움을 마음에 가득 담아왔습니다. 님의 행복이 느껴지네요._()_

달팽이 2005-11-12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혜덕화님은 집도 가까워서 걸어서도 갈 수 있는 거리군요...
저도 물론 산을 걸어넘어서 갈 수 있는 거리죠..
오늘 너무 좋은 날씨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