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랑 같이 영화보러 간지가 언제인지 모른다.

그래서인지 오늘은 아무말않고 하자는대로 하기로 했다.

서면에서 무봤나 촌닭에 맥주 한 잔 걸치고

녹차 아이스크림으로 입에서 기름기를 뺀 다음

왕의 남자를 보러 CGV로 갔다.

광대의 삶에 미친 두 남자와

어머니의 죽음과 그 상처 속에서 자라난 왕의 광기

광대의 광기와 왕의 광기는 만난다.

그 광기는 피를 부르고

장생이는 왕의 광기를 세상의 광기를 조롱하다가 눈을 잃는다.

비로소 광대놀이에 대해 깨달음을 얻는다.

잃은 두 눈을 통해서...

어쩌면 인생도 하나의 광대놀이라는 사실을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것을 깨달으면 즐길 수 있는 인생...

어쩌면 마지막 순간엔 그 모두가 깨달음 속에서 모든 인생을 주어진대로 즐기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 것은 왜일까?

이젠 광기도 피도 상처도 슬픔도 질투도 아픔도 놀이가 된다.

한바탕 놀이로 주어진 인생길을 걷고나서 웃음으로 돌아볼 수 있는 놀이...

나는 오늘 영화를 보았다.

아니 나는 오늘 하루의 영화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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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2-07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왕의 남자 보고 싶었는데 친구랑 같이 가서 봐야겠어요....
아니면 혼자가던가....

달팽이 2006-02-07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보시고 글을 올려주세요..

파란여우 2006-02-07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시윤이 동생이 태어나지 않았군요
전 기다렸다가 OCN에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한 발 늦는 삶. 촌로가 다 되어가는 듯한 느낌입니다. 우하하하^^

달팽이 2006-02-07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아온 영화 또는 다시보는 영화에서 보셔도 무방합니다.
벌써 고목 한 그루와 따스한 햇살이 생각나는군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