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랑 같이 영화보러 간지가 언제인지 모른다.
그래서인지 오늘은 아무말않고 하자는대로 하기로 했다.
서면에서 무봤나 촌닭에 맥주 한 잔 걸치고
녹차 아이스크림으로 입에서 기름기를 뺀 다음
왕의 남자를 보러 CGV로 갔다.
광대의 삶에 미친 두 남자와
어머니의 죽음과 그 상처 속에서 자라난 왕의 광기
광대의 광기와 왕의 광기는 만난다.
그 광기는 피를 부르고
장생이는 왕의 광기를 세상의 광기를 조롱하다가 눈을 잃는다.
비로소 광대놀이에 대해 깨달음을 얻는다.
잃은 두 눈을 통해서...
어쩌면 인생도 하나의 광대놀이라는 사실을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것을 깨달으면 즐길 수 있는 인생...
어쩌면 마지막 순간엔 그 모두가 깨달음 속에서 모든 인생을 주어진대로 즐기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 것은 왜일까?
이젠 광기도 피도 상처도 슬픔도 질투도 아픔도 놀이가 된다.
한바탕 놀이로 주어진 인생길을 걷고나서 웃음으로 돌아볼 수 있는 놀이...
나는 오늘 영화를 보았다.
아니 나는 오늘 하루의 영화를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