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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대학에 가는가
EBS [왜 우리는 대학에 가는가] 제작팀 지음 / 해냄 / 2015년 3월
평점 :
젊은이는 아프다. 아니, 이 시대의 젊은이는 아프다. 혼자서 점심을 먹고 시간을 쪼개어가며 즐겁지도 않은 공부를 하고 스펙쌓기를 하고 또 직업을 찾아 헤맨다. 초등학교때부터 공부 공부 하는 강요와 내 인생을 위해선 공부 밖에 없다는 암묵적 동의로 입시교육환경 속으로 빠져들면서부터 특목고 대학 취업으로 이어지는 통로를 지나야 한다. 그 통로를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지나가고 또 그 길만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생각하며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기를 쓰고 노력한다.
그런데 대학에서 길을 잃어버렸다. 서울대학에 오면 인생의 고민이 끝이 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란다. 지방대학에서도 자기만 열심히 해서 실력을 갖추면 그만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란다. 외국의 유명대학에 나오고 스펙을 많이 쌓으면 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란다. 이런 저런 학벌과 스펙도 없는 나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단다. 대학이 어느 때부터인가 절망과 좌절을 경험하는 공간이 되어버렸다. 행복하게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고 진로를 결정하고 직업을 선택하는 공간이 아니라 어찌됐든 좋은(??) 직업을 선택해서 잘먹고잘살아야 하는 수단으로 전락해버린 것이다.
그런데 정작 대학입시를 보며 달려온 학창시절 모두가 부정되면서 생기는 깊은 절망감을 극복하기가 너무 힘들다. 세상이 원한다고 해서 그 길을 열심히 달려왔는데 이제 그 세상이 외면한다. 그러니 인생이 위축되고 대학생활이 힘들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꼬여버린 것일까?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는 무엇일까? 기업이라는 조직에 분명 비용보다 효율이 큰 사람이겠지. 그게 기업의 이윤논리이니 그 사람의 연봉만큼 아니 그보다 훨씬 더 많이 기업에 이득을 안겨다줄 사람일 것이다. 그 인재라는 것은 현 시대에 과연 무엇일까?
최근에 오면서 기업에서도 창의성과 열정, 인성과 긍정성의 가치를 중요시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덕목이란 것이 대부분 자신에 대한 바른 이해와 자아존중감과 긍정성에서 나온다. 그리고 이런 덕목은 세상의 기준에 흔들리지 않는 자신에 대한 이해와 기준이 있을 때에 비로소 만들어진다. 그런데 우리들은 단 한 번의 실패도 용납되지 않는 사회에서 한 번의 실패에 가로막혀 더 이상의 희망을 발견하지 못하는 청춘들을 보게 된다. 그럴 때마다 안타깝고 슬픈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자신에 대한 긍정성과 희망과 실패로부터 배워서 더욱 나아가려고 하는 의지와 삶 전체에 대한 신뢰와 긍정이 바로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인성이라면 그것을 배우는 학교교육은 잘못되어 있다는 것이 된다.
멘토들을 통해서 다섯 대학생들이 자신감을 가져가는 과정을 보게 되었다. 누구나가 태어나면서부터 가지는 기질은 장점과 단점이 있다. 때로는 장점이 단점이고 단점이 장점이다. 어느 면에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신의 기질과 자신으로부터 배우려는 의지와 열정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인재의 기준이 된다. 인재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의 삶에 대한 긍정과 자신에 대한 신뢰로 끊임없이 도전하고 용기를 잃지 않는 자가 결국은 세상의 기준으로도 인재가 된다.
스티브잡스, 빌게이츠, KFC 창업자 커넬 샌더스, 광고천재 이재석 등을 보라. 얼마나 많은 실패를 거듭하고도 절망하지 않고 그 실패에서 배워 더욱 스스로를 업그레이드 시켰는지....우리들은 아니 우리 사회는 너무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고 실패의 미덕을 인정하지 않고 실패의 교훈을 되새기지 않아 그 실패 한 번에 쓰러지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그 세상의 장애물을 받아들이지 말고 스스로 거기에 기꺽이지 않고 자신을 끊임없는 긍정과 꿈의 희망으로 가져가는 것이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인재가 된다. 그럴려면 자신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고 나아가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대학에서의 배움과 가르침에 대해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과연 우리들의 배움터는 문제가 없는가? 우리 교육이 문제라면 그 대안적 교실을 또는 대안적 배움을 실현하는 모델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 소개하면서 마무리를 짓는다. 이스라엘의 하브루타 교육법, 조벽 교수님의 교수법, 샌델 교수님의 교수법 등 틀에 박힌 수업을 탈피하고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교수님들의 수업을 소개하면서 진정한 배움이란 무엇인지 묻고 있다. 더 나아가 진정한 삶이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왜 대학에 가야 하는가? 의 물음은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물음을 묻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