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어둠 속에서 환히 빛을 밝히는 벚꽃 

늦은 시각에 아파트 입구로 들어서면서야 비로소 나는 알아차린다.

아, 그리고 잎새가 파릇파릇 올라오는 느티나무

느티나무는 언제봐도 운치가 있다.

차를 주차하며 내리는 데 어떤 빛이 쏟아져내려 쳐다보니

그야말로 활짝 피어서 만개한 벚꽃들의 아리따운 자태에 반해버릴정도다.

그 빛나는 자태 사이로 초승달은 빛을 잃는다.

마치 초승달이 환하게 핀 벚꽃인줄 알았다.

아, 그런데 초승달이었다.

미안하다. 초승달아..

오늘은 너도 들러리서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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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콩 2006-04-03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운 것은 모든 사람이 아름답게 느끼는군요. 요즘 너무 좋아요. 동시에 살아있음에도 감사~ 대기가 온통 향기로워서 정신을 못 차릴 정도!!

달팽이 2006-04-03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벚꽃은 봄의 전령사이자 숲의 소식을 전하는 전령사라고 하더군요.
우주의 마음이 떨려오는 계절인 봄에
우리 마음이 떨리지 않는대서야 말이 아니죠..

비로그인 2006-04-04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도대체 사시는 곳이 어데시길래 벌써 벚꽃이 피었단 말입니까, 예? 햐..울 동네에도 어서어서 꽃들이 만발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달팽이 2006-04-04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봄은 남도의 끝에서부터 올라가니까 열흘 정도 기다리시면 제가 봄의 기운을 불어서 위로 보내드리죠...ㅎㅎ

파란여우 2006-04-04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돌이님과 달팽이님이 사는 곳은 부산 광역시와 전라북도라는 지리적 차이가 있고
제가 사는 곳은 충청남도라는 차이가 또 있군요.
벚꽃이 이리 달리 피어 나다니 더 어여쁘잖아요.
해콩님네는 아주 행복해 하시는군요^^

달팽이 2006-04-04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파란 여우님 덕에 좀 각도를 왼쪽으로 틀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군요..
태풍의 진로와도 같이 오른쪽으로 휘면서 올라가게끔 불어야겠군요.ㅎㅎ
 

  아침부터 운동장에서 새 한마리가 그렇게 울어댈 때

뭔가를 눈치챘어야 했다.

아침에 집을 나서며 쳐다본 하늘에

두겹 세겹으로 하늘을 막아버린 흐린 구름들이

소리도 없이 걷히고 햇살이 내리쬐기 시작할 때

뭔가를 눈치챘어야 했다.

삶이 죽음이고 죽음이 삶이라고는 하지만

이 생에서의 마지막 만남을 미처 준비하기도 전에

예고도없이 떠나버린 사랑하는 님

만날 때 헤어짐을 알고

헤어질 땐 다시 만날 것을 안다고 하지만

다시 만날 기약도 없이

훌쩍 가버린 사랑하는 님아

그대 간 곳이 어디인가?

그대 떠나고 내가 남은 이 곳은 또한 어디인가?

죽음을 통해서 삶은 더욱 선명해지고

삶을 통해서 죽음이 더욱 막막해지는데

삶과 죽음은 손아귀의 모래처럼

어느듯 우리가 예측하지 못한 곳에서 갈라지고

내가 살고 있는 여전한 이 세상은

그대가 맞는 새로운 세상을 가늠할 수 없는데

인생의 여정을 마친 그대가

어느 봄햇살 따스하게 내려앉는 곳에서

나의 단잠 속에 왔다가 갈 줄 어이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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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6-03-22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회자정리요 거자필반이라지만
어리석은 몽매함은 그 길을 알지 못하고
탐욕과 성냄을 벗어던지지 못하고
이 소중한 지금, 여기를 팽개치고 삽니다.
단잠 속에 왔다가는 하루.
달팽이 걸음으로 꽃나무 위에 오를 때쯤이면
벚꽃이 활짝 피겠지요?

달팽이 2006-03-22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나리가 지천으로 피었습니다.
매화도 그 절정의 자태를 드러냅니다.
세상은 이리도 봄의 향연에 흠뻑 빠져 있지만
삶과 죽음은 늘 우리들 곁에 있습니다.
그 삶과 죽음에 연연하지 않고 살아가는 날을
맞고 싶군요.
요즘, 바쁘시더군요..
 

차 천장에 따닥따닥

빗방울은 봄의 소리

차창에서 바라보는

희뿌얘진 세상풍경

젖은 가지위 날아든

이름모를 작은 새여

그 울음은 청아하여

허공속을 가르는데

날아간 나뭇가지 위

봄의 향기 걸려 있다

봄비 봄내음 봄마음

사랑사랑 가지마다

옹근마음 집집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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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덕화 2006-03-18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근할때 영인 스님의 예불문이나 관음 정근을 들으며 하는데, 저도 비오는 날은 그냥 빗소리를 듣습니다. 봄비가 내는 소리, 아늑하고 좋더군요._()_

달팽이 2006-03-18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예전에 차를 타고 다니면서 명상음악이나 불교음악을 듣곤 했는데
요즘은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니 걸을 때가 많군요.
그래서 자연에 더욱 눈과 귀를 열어놓게 되더군요..
오늘은 비가 와서 차를 오랫만에 몰고 학교에 왔어요.

니르바나 2006-03-19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팽이님이 읊으시면 아름답고 서정적인 낭만시조차 禪詩를 듣고 있다는 느낌을 강렬하게 받게되어서 듣고 즐기기보단 마음으로 읽고 있는 니르바나를 보게됩니다. ^^

달팽이 2006-03-19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니르바라님께서 이렇게 걸음하여 주시니 영광입니다.
저는 아직 어둡고 게으른 한 사람의 공부인일 따름입니다.
님의 글이나 공부인의 글을 접하며 마음을 추스리는 공부 정도이지요.
하지만 공부하며 사는 즐거움만큼은 소중하게 생각하고 삽니다.
 

학교에서 1명씩 가는 통일 교육을 신청을 했다.

지난번에 강쌤이 이런 교육이 있는데 공문 내려오면 한 번 가봐라하는 얘기도 얘기지만

3일동안 조용히 여행다닐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신청했다.

그래도 혼자만 가면 섭섭할 것 같아 친구 몇에게 전화를 돌려보니...

3월이라 바쁜가 전화도 공교롭게 안된다.

으이구..이거 혼자서 외로이 3일을 보내야 하나...

뭐, 새로운 사람 만나는 것도 좋지만...

6월 중순이라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가끔 연락해보는 수밖에...

뭐, 아니면 혼자라도 좋고...

통일교육을 관변단체나 기업인들이 한다는데 대해 상당한 거부감이 있긴 하지만..

그저 논다는 생각으로 다녀오기엔 좋을 듯..

간 김에 설 나들이도 좀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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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로 올라오는 길

나는 앞에서 천천히 가며 길을 막아서는 택트 한 대를 발견한다.

그러면서 속도를 천천히 줄인다.

시선을 고정시키며 자세히 쳐다본다.

우리학교 학생 하나가 아버지의 허리춤을 꼭 붙잡고서 등교하는 중이다.

아버지는 아이의 등교길이 가팔라서 힘들까봐 손수 택트를 몰고 아이를 등교시키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 넓지 않은 길에 보도도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가파른 길을 등교시키는 아버지의 마음이 편치 않았던 것일까?

문득 저 작고 왜소한 아버지의 등짝이 따뜻해보인다.

허리춤을 꽉 잡고 커브를 돌아 가파른 교문을 향해 숨가쁘게 굉음을 내며 오르는 50cc짜리 택트,

그 위에 올라앉은 두 부자의 다정한 모습이 눈에 가득 찬다.

저 아이는 참 행복한 하루를 맞겠군...

아니 적어도 바라보는 나는 마음 한 켠이 따뜻해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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