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의 도전 - 한국 사회 일상의 성정치학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0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전에 미수다에 나온 여대생들의 근황에 대해서 글을 올린적이 있는데 당시에 여대생들의 다수는 아니라고 할지라도 어는 정도는 마음속으로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는 그러한 발언-예를 들면 키작은 남자는 별로다,결혼은 조건,남자를 위해 치장을 하니 데이트 비용은 남성 부담이 당연-을 과감히 밝힌 이른다 미수다 8적 여대생들이 현재 모습들에 관한 내용이었다.
대부분 인터넷에 떠도는 내용들이라던가,아니며 TV에 나온 내용들인데 결론적으로 말하자면,여러가지 이유로 TV에 나온 여대생들이 자신이 한 경솔한 발언탓으로 당시 뿐 아니라 현재까지도 마녀 사냥식으로 곤란을 겪고 있는데 과연 그녀들의 발언이 지금까지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들을 못할 정도로 큰 잘못이냐는 논지였다.
이미 2년이나 지난 일이었기에 대부분 기억속에서 사라졌겠지 하고 생각했지만 웬걸 아직도 키작은 남자는 루저다라는 발언을 기억하는 남성들이 상당수인지,별로 인지도도 없는 알라딘 블로그에 찾아와 댓글을 남기는 분들이 많았는데 결국 오늘은 그와 관련한 악플까지 받게 되었다.

오늘 그 악플을 보니 과연 대한 민국에서 페미니즘 운운하는 것을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뭐 내글도 페미니즘의 페자도 나오질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단지 미수다 여대생들을 옹호했다는 이유만으로 별로 찾는 이도 없는 블로그에 찾아와 댓글을 다니 말이다.
물론 과거에 비해서 여성들의 지위가 많이 향상되고 경제적으로 독립하는 여성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아직까지는 한국은 남성위주의 경직된 가부장적 사회-물론 이 가부장적 사회는 경제 불황으로 남성들이 직장에서 쫒겨나면서 서서히 무너지는 것도 사실이다-이며 비록 일부 여성들이 사회적으로 남성들과 대등하게 경쟁하여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아직까지는 소수자이면 피해자라고 할 수있다.
물론 남성들도 이 사실에 대해 부인을 하지 않지만 이번 미수다 여대생 동정글에 대한 댓글에서 알수 있듯이 키 작은 남자는 루저다란 남성들에게 전혀 피해가 없는-피해가 있다면 키 작은 남자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정도??- 발언에 대해 마치 벌떼 처럼 들고 일어나 커다란 피해를 입고 상처를 받은양 행동하고 있다.남성들이 여성들에게 그간 입힌 피해는 깡그리 잊어버린채 말이다.

오늘 그런 악플을 받으니 몇 년전에 읽었던 정희진의 페미니즘의 도전이 생각났다.정희진이 페미니즘의 도전은 일반 남성들이 페미니스트하면 흔히 생각하는 남성과 싸우려고만 하는 과격한 여자라는 식의 페미니즘에 대한 일반적인 고정 관념과 선입견을 깨주는 책이다.
기존의 페미니즘 책들이 사소 딱딱하고 이론적인 것에 치우쳤다면 이 책은 객관적이고 보편적이라고 믿었던 현실 세계가 사실은 남성 지배 이데올로기에 의해 주입된 편견과 왜곡에 의한 세계였음을 알려주면서 군위안부,스와핑,위안부,성 매매 등 한국 사회에서 논란이 되었던 여러 사건들을 여성의 시각에서 재해석 하면서 한국의 여성 현실을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저자가 말하는 여성주의 무엇이며 그것이 왜 필요한지를 차분하게 알려주고 있다.
저자는 페미니즘이 저항운동이 아니라 협상,공존을 위한 운동이라고 말하고 있다.페미니즘은 남성위주의 세계를 뒤엎는 것이 아니라 남성 위주로 되어있는 세계관과 가치관을 보편화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남성과의 차이나 차별에 대해 투쟁하는 것이 아니라 차이를 이해토록 하는 것이라면서 그동안 귀를 기울이지 않았던 여성들의 말을 귀담아 듣게되면 상대방(여성)의 존재를 깨닫고 대화를 통해 좀더 풍요로운 세상을 만들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페미니즘에 대해 남성들이 머리로 이해를 하게 되면 몸으로 이를 행할시 그간 남성에게 억압받던 여성의 현실외에도 빈부 격차에 따른 사회계급,학벌,외모,나이,장애,성정체성 그리고 인종에 따른 사회적 불평등과 제약에 대해서도 눈을 뜨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아마 이 책을 읽는다면 많은 남성들이 페미니즘에 대한 편견을 깨지 않을까 생각된다.그간 생각해왔던 투쟁과 혁명으로써 페미가 아니라 소통,협상과 공존을 통해 상호 발전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그간 남성위주의 억압적 사회체제에 대해 냉소를 표하지 않고 있기에 아마 많은 남성들이 공감을 표하지 않을까 싶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남성들은 군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도 저자의 의견에 반대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오래전에 읽은거라 자세하진 않지만 저자는 군 가산제 논쟁 때마다 “여자들이 의무는 다하지 않고 권리만 주장한다” 는 남성들의 비난에 대해 근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의무와 권리는 대립하는 개념이 아니라 국가는 일정한 자격을 갖출 경우, 개인을 국민으로 인정했으며 국민으로 인정받은 사람은 권리와 의무를 동시에 갖게 되었다고 주장하면서 의무나 권리는 국민에만 해당하는 것으로 여성이나 장애인은 국민 기준에 미달하는 2등시민이므로 의무, 권리가 없기에 병역 의무에서 면제된 것이 아니라 배제된 것이므로 처음부터 면제된 의무를 이행 안했다고 개인 권리와 취업권을 제한을 두는 군 가산점 제도는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군 가산점 문제는 군대를 가지 않으면서도 지배 계급이 된 남성들과 군대에 가야만 되는 남성들간의 계급간의 갈등이 군대간 남성과 군대 안가는 여성간의 갈등으로 치환되었다고 주장한다.또한 군대간 남성들은 군대르 면제받은 특권층 남성에 대한 열등감을 군대를 안간 여성과 장애인에게 공격성을 표출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장희진의 군대에 관한 의견은 남성들이 비아냥 거리는 기존의 이른바 꼴통 페미들의 무식한 견해보다는 어는 정도 논리 정연함을 가지고 있는데 그럼에도 현대의 관점에서 여성과 장애인의 2등시민이므로 군대를 면제받는 다는 논리는 남성과의 평등을 주장하는 그간의 의견과는 다소 배치되고있어 남성들의 적극적인 찬동을 얻긴 어렵단 생각이 든다.

페미니즘의 도전에서 저자는 페미니즘은 여성을 위한 목소리만을 내는 학문이 아니라 각기 다른 사람들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것이라면서 여성만을 위한 것이 아닌, 우리 사회에서 차별받는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 페미니즘이라고 독자들에게 말하고 있으며 이 책을 읽으면 그런 저자의 의견에 어느 정도 수긍할하게 된다. 
이 책은 군 문제에 대한 저자와 남성 독자들간의 이견이 분명히 있을거란 생각이 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미니즘의 편견을 많이 불식시키는 책이기에 많은 남성들이 읽어야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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