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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을 생각한다
김용철 지음 / 사회평론 / 2010년 1월
평점 :
오늘 신문기사를 보니 삼성그룹 인사가 났는데 사상 최대로 501명이 임원 승진했다고 전하면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맏사위이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남편인 임우재 삼성전기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는 기사가 났는데 삼성그룹이 전무에서 부사장 승진할 때 통상 3년 쯤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임 신임 부사장은 2년만에 승진, 그룹 평균보다 1년 빠른 셈이라고 한다.현재 이건희 회장의 자식들인 이재용은 삼성전자 사장 큰딸 이부진은 호텔신라 사장,둘째 딸 이서현은 제일모직 부사장,둘째 사위 김재열은 제일 모직 사장인데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인사다.
삼성그룹의 임원 승진 기사중에 눈에 띄이는 것중 하나는 김인주 삼성카드 고문이 삼성선물 사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는 내용인데 김사장은 이건희 회자의 신임을 받아 초고속 승진을 하다가 김용철 전 삼성그룹 법무팀장의 삼성비자금 폭로와 이후 이어진 특검 수사의 여파로 이학수 전 구조조정본부장(현 삼성전자 고문)과 함께 일선에서 퇴진했던 인물이었다.
뭐 결국 2007년도에 김용철 전 삼성 법무팀장의 삼성 비리 고발이후 퇴진했던 인물중에 이건희 회장에 이어 김인주도 사장으로 복귀했고 이학수 삼성전자 고문은 작년말에 복권되었으니 당시 삼성 비리 관련 인물들은 거의 다 원대 복귀한 셈이다.
이 기사를 보면서 2007년에 삼성 비자금 문제를 폭로했던 김용철 전 삼성 법무팀장이 문득 떠올랐다.그는 자신의 영달과 안위를 버리고 삼성이 비리와 비자금을 폭로했지만 말 그대로 계란으로 바위치기 격이라 삼성그룹과 이회장은 끄덕 없어 가히 삼성 공화국이라고 할 만하다.
하지만 김용철 변호사는 삼성 비리에 대한 양심고백 당시 이미 공개한 것들과 삼성에서 법무 팀장을 맡으면서 7년간 일하며 보고 겪은 삼성에 대한 이야기를 덧붙여 '변호사 김용철이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라는 카피를 달고 삼성을 생각한다라는 책을 출판하게 된다.
삼성을 생각한다가 출간되었을 당시 이 책의 파괴력을 직감한 삼성은 저자와 독자의 대화가 열리는 장소에 비밀리에 압력을 넣어 이를 무산시킨 전력도 있으니 이 책의 내용이 진실임을 스스로 고백하는 셈이 되었다.그래선지 삼성을 생각한다는 각종 포털이나 신문지상에 광고를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입소문을 타고 결국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삼성을 생각한다는 알라디너 모님께서 보내주셨는데 솔직히 읽으면서 그래도 한국을 대표하는 삼성이란 기업이 이정도까지 구린내를 필지는 전혀 예상 못했기에 정말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업었다.
이 책속에서는 저자가 삼성에 있으면서 보았던 삼성 내부의 모습과 삼성과 정부와의 유착을 적나라하게 고발하고 있는데 참 그 내용이 어마어마 한데 그중 몇 개를 적어보겠다.
삼성은 이날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사장단 물갈이를 했다. 60대 이상 고령 경영자를 뒤로 물리고, 50대 신진을 경영일선에 배치한다는 명목으로 이루어진 인사였으나, 실상 이재용에게 경영권을 넘기기 위한 기초작업에 불과했다.삼성 사장단의 면면을 잘 아는 이라면 이번 인사를 보며 느꼈을 게다.윤종용, 이기태 등 조금 억세다 싶은 사람은 다 물러났다.대신 이건희 일가에 고분고분한 사람들이 대거 발탁됐다.
또, 사상 최대 규모 물갈이 속에서도 삼성 비리에 연루된 이들은 자리를 지키거나 오히려 승진했다.삼성 특검 수사 과정에서 광범위하게 차명 계좌 거래 사실이 확인돼 경영일선에서 퇴진했던 배호원 전 삼성증권 사장이 당시 인사에서 삼성정밀 화학 사장으로 복귀했다...경영권 불법 승계 혐의에 연루돼 기소된 유석렬 삼성카드 사장은 삼성 토탈 사장이됐다. 삼성의 정보수집과 로비업무를 총괄했던 장충기 전 전략기획실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해서 삼성 브랜드 관리위원장을 맡게 됐다.황백 제일 모직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한 것도 이때다. p.100
뭐 오늘 삼성 그룹 임원 승진과 관련되서 적은 것이도 하지만 주식회사인 삼성 그룹이 얼마나 이건희 회장 개인과 그 일가의 독단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는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뭐 이 회장으 각종 비리에 손발이 되었던 임직원들의 출세하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니 매한가지나 삼성이 전혀 변하지 않았단 증거라 하겠다.
OJT를 받으면서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삼성전자 수원 공장의 가전 부문 조립 라인을 꼽고 싶다. 여성 생산직, 남성 생산직이 컨베이어 벨트에 예속돼 두 시간에 10분씩 휴식하면서 꼼짝없이 일하는 모습을 봤는데 혹시 배탈이 나더라도 화장실에 갈 수 없는 정도였다.또 복도는 전등이 희미하여 앞을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두웠다.화장실에서는 손 닦는 수건이 없어서 자기가 갖고 있는 손수건으로 닦도록돼 이었다.텔레비전 화면에 비친 깨끗한 공장 풍경과 너무 거리가 멀었다....북한에서 외부인이 구경하는 평양 거리는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지만 실제로 주민들이 생활하는 곳의 환경은 엉망이라는 이야기가 떠올랐다.외부에는 ‘지상 천국’이라고 홍보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북한과 무엇이 다른가 싶기도했다. p.122
김 변호사가 OJT받던 시절이니 뭐 대략 10년도 전 이야기인 것 같은데 이렇게 비 인간적인 대우를 하며 노동자들을 쥐어짜서 삼성-그래도 월급을 타회사보다 많이 주어 직원들의 불만을 잠재우는 것 같다-이 1등 기업이 되는지 자못 한심해 진다.아무리 세계 일류 기업,일등 기업이라고 노래를 부르며 뭐하는지…자신들이 구린지는 아는지 그래서 삼성은 아직까지 무노조 기업이다.그리고 지금도 충남 탕정에 있는 LCD공장이 직원들은 백혈병으로 죽어가는데 아직까지도 삼성은 책임 이 없다고 발뻄한다.
이 책을 보면서 놀란 사실중 하나는 드라마에서 얼핏 봤던 제왕적 회장이 실제로 존재하고 오히려 TV 드라마보다 더하다는 사실이다.삼성의 공식문서에는 이건희나 부인 홍리나의 이름을 직접 쓰면 불경이라고 해서 A와 A`로 이재용은 ‘JY' 큰 딸인 이부진은 ’BJ' 작은 딸인 이서현은 ‘SH';라고 적는다고 하니 가히 봉건왕조와 다름이 없다. 뭐 이정도야 애교라 봐줄수 있지만 이른바 회장 비서실을 통해서 그룹을 운영하는 것은 커다란 문제가 아닌가 싶다.분명 독립회사가 주주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의 각 계열사들은 대표이사가 있음에도 100억대의 투자도 스스로 못하고 비서실에서 결정을 내린다고 한다.
게다가 오너 일가가 개인 자금이 아닌 회사돈은 이용하다 사업에 실패해서 회사와 주주들이 이익을 침해한 적도 무척 많은데 이건희가 삼성 자동차를 만들었다 망해서 그 손실을 각 삼성 계열사에 떠 넘건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자만 독일의 명품 카메라 회사인 롤라이를 1000억원에 인수해서 100만원에 판 일이라든가 미국의 망해가는 컴퓨터 회사 AST를 인수해서 1년만에 1조3000억원을 날린일등등 이 책속에는 우리가 모르는 내용이 한 가득이다.
게다가 아들인 이재용이 e삼성’을 하다 실패하고 부실을 떠 넘긴일이나 딸들이 사업에 그룹 차원으로 지원하는 것등등 도대체 해외 기업이라면 도저히 불가능한 일들이 삼성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당최 믿기질 않는다.
아니 이런 삼성의 불법과 비리를 고발했음에도 왜 정부는 삼성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이른바 군사 정권이야 그렇다치고 기업가 출신이 대통령이서 그렇다고 쳐도,왜 진보 출신의 대통령이 두명이나 나왔음에도 왜 삼성 불법과 비리를 눈감아 주었던 것일까?
저자는 이에 대해 아래와 같이 적고 있다.
2007년 삼성 비자금 등이 공론화되었을 때도, 노 전 대통령은 이 문제를 덮으려고만 들었던 사실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점이다.
사실, 김대중-노무현 민주정부 10년 동안 이런 사례는 흔했다. 법학 교수 43명이 삼성에버랜드 사건을 고발한 것은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0년 6월이었다. 김대중 정부는 재벌의 편법상속 통제를 재벌개혁 8대 과제의 하나로 내세웠지만, 삼성은 늘 예외였다. 김대중 정부의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그리고 경제검찰 수장 가운데 이건희의 불법행위를 조사하거나 공론화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노무현 정부 역시 다를 게 없었다. (p400)
참 대단하지 않은가! 이제 삼성은 5년 단임 대통령은 결단코 건드릴수 없는 신성 불가침의 존재가 되어버린것이다.군부 쿠데타가 일어나 다시 군사정권이 들어서지 않는 이상 아마 이후 그 어떤 정권도 삼성을 감히 건드리지 못할 거란 생각이 든다.
며칠 전 뉴스를 보면 수출 1조시대에 삼성전자 한 기업이 650억불을 수출했으면 삼성 그룹이 전체 수출액의 약 22%정도를 차지하고 있다는 가사도 났다.삼성은 이제 대한 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이고 우리가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기업이 되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보면 그런 자랑스러운 기업의 속살을 들여다보면 제왕적 총수가 지배하고 그 일가들이 각종 불법과 비리를 저지르며 얼마 안되는 주식으로 삼성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2007년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그룹 비자금 비리문제를 폭로했을 당시 많은 사람들이 삼성그룹이나 이건희 회장 일가를 비난하기보다는 김용철 변호사를 비난했는데 수십억의 연봉을 받으면서 뒤에다 비수를 꼽았다고 여기면서 호남인임을 탓했는데 이는 보수언론들과 삼성 측의 여론조작으로 인한 것이지만 자신이 속해 있던 조직이나 동료의 비리를 감싸주는 것이 미덕이라고 생각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하지만 그런 사람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당시 자신들이 생각이 얼마나 짧았는지를 아마 뼈져리게 느낄수 있을 것이다.
삼성을 생각한다는 삼성 비리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책이다.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걱정하는 이들이라면 이 책을 읽어야 겠지만 삼성에 입사하는 것이 최대의 목표이고 가문의 영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절대 읽어서는 안되는 금단의 도서이다.
끝으로 삼성은 호남 출신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의 비리를 고발한 이후 단 1명도 호남출신 사장이나오질 않는다고 한다.아마 이것이 삼성의 본질이 아닐런지….
by cas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