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유나이티드 - 음악도 인생도 뿌리에 물을 주어야 꽃이 핍니다 클래식 유나이티드 1
정경 지음 / 똑똑한형제들(주)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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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클래식의 매력은 무궁무진하다.

각 악기의 조화로움이 한데 어우러져 마음이 편해지면서 머릿속에서 한 편의 서사가 완성된다.

그것이 바로 클래식이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임윤찬 피아니스트, 정석 그대로의 연주를 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었다.

임윤찬 피아니스트의 우승 소식이 연일 뉴스에 나오게 되니 클래식에 대한 관심은 물론 우리나라의 위상 또한 한층 더 높아진 것 같아 절로 흐뭇했었다.

크게 조명되지 못했을 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클래식계 전문가들은 지금도 유럽에서, 미국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클래식 계의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철학과 삶의 방향은 무엇일까?


저자, 정경은 경희대학교 음악대학을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예술 경영학 박사(Ph.D) 학위를 취득(The Fusion of Performing Arts and Its Impact on Cultural Code.2012), 이탈리아 ‘가에따노 도니젯띠’ 시립 음악원(Academia)에서 오페라, 뮤지컬, 연출가 과정의 Diploma를 받았다. 국내 및 국제 음악 콩쿨대회에서 10회 우승하였으며, 2010년 예술 신인상, 2016년 제3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내일의 예술가상’을 수상했다. 경희대학교 오페라마 담당 교수를 역임. 현재 국민대학교 예술대학 교수 및 (사)오페라마 예술경영 연구소 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클래식계의 이단아로 불려지고 있다. 기존의 클래식, 오페라, 성악가의 영역을 벗어나 파격적인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작품을 발표하고 있으며 이탈리아 작곡가 로시니의『La Danza』, 오스트리아 작곡가 슈베르트의 『Standchen』, 독일 작곡가 베토벤의 『Ich liebe dich』, 락 기타리스트 김세황과 함께 제작한 아다스 알도의 『그녀에게』는 클래식 최초의 오페라마 뮤직비디오로 평가받는다.




◈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 | 음악과 인생은 뿌리에 물을 주어야 꽃이 핍니다


정경 :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계보를 잇는 대한민국의 바이올리니스트라는 말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경선 : …… 나이 든 연주자의 무대를 지켜보는 것만큼 감동적인 순간은 없습니다. 아직도 선생님이 연주하시는 모습을 보면, '저도 그 나이가 되어도 계속 연주를 해야겠다.', '쉬지 않고 가야겠다.'는 각오가 생겨요. 또 저의 스승이자 멘토이신 실비아 로젠버그 선생님도 연주를 멈추지 않으십니다. 진정한 예술가이신 그분을 스승으로 모시면서 아직도 많은 걸 배우게 됩니다.


정경 : 바이올린의 매력은 무엇입니까?

이경선 : 바이올린은 악기의 왕이라고 불려요. 모든 악기가 다 할 수 없는 것들을 바이올린이 할 수 있는 게 있어요. …… 소프라노에서부터 베이스까지 저희는 다 소리 낼 수 있다는 것이죠. 그게 장점이에요.


정경 : 이경선에게 바이올린 연주란 무엇입니까?

이경선 : 배우가 연기를 하는 것과 흡사하지 않나 싶어요. 또는 미술가가 종이에 그림을 그리는 것. 작가가 소설을 쓰는 것. 이러한 모습들이 내가 소통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저는 악기로 그 소통을 하는 거예요. 그리고 저는 웬만한 연주는 모두 연주료가 없든 있든 YES를 하죠. …… 즉, 저에게 연주는 저의 실력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며,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는 길입니다.


정경 : 바이올리니스트로 살아온 인생의 철학이 궁금합니다.

이경선 : 바이올린은 고음 악기지만, 좋은 음악은 베이스음이 튼튼하지 않으면 감동이 전해지기 어려워요. 바이올린의 고음이 줄기라고 비유하면, 베이스음은 뿌리인 셈이죠. 즉, 뿌리가 튼튼하면 줄기를 통해서 아름다운 꽃이 피어납니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제일 중요한 기본, 그리고 이 기본을 토대로 밸런스를 유지한다면 음악이 지닌 무한한 에너지, 그리고 밸런스를 가지고 우리의 인생도 스토리텔링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정경 : 이경선에게 열정과 성공이란 무엇일까요?

이경선 : 성공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자세라고 생각해요. 돌이켜보면 저에게 다가온 행운도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게 아니라 하루 종일 연습하고 밤에는 아르바이트로 악기 값을 충당하고 익숙지 않은 언어를 밤새워 공부하며 하루하루 쌓은 결과물인 것 같아요. 제가 확신하는 건 작은 일에 정성을 다하는 사람이 큰일도 잘할 수 있다는 거예요. 성실한 자세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이 시대에도 변함없이 소중한 가치죠.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사람인 것 같아요. 항상 겸손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내가 좋은 사람이어야 합니다.




◈ 퍼커셔니스트 심선민 | 가슴을 움직이게 하는 연주자가 진정한 음악가입니다


정경 : 심선민의 연주는 타고 나신 건가요?

심선민 : 저의 재능은 타고나지 않았습니다. 저는 지금도 저의 부족한 점을 채워가면서 연구하고 있죠. …… 오케스트라 합주 때 심벌즈를 잘 치고 싶어서 하루에 500번 이상씩 매일 연습했던 기억도 납니다.

그 후 2001년, 독일에 유학 갔을 때 저의 연습 방법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비로소 깨달았어요. 그때부터 저는 타악기를 처음 시작할 때 배우는 기초 테크닉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 그 급한 성격이 곡을 연주할 때 방해가 되어 스트레스가 되었죠. 그때 제가 선택했던 방법은, '횡단보도를 건널 때 천천히 건너기'입니다. 저는 신호등을 건널 때 노란불에 건너려 하는 버릇이 있었지만, 그 이후로 횡단보도의 녹색 신호등이 켜질 때까지 기다린 후에 천천히 건너는 습관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정경 : 심선민이 생각하는 타악기의 매력은 무엇입니까?

심선민 : 무한대로 소리가 나올 수 있는 것이 타악기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타악기는 악기의 소재, 두드리는 방식 등에 따라 수천 가지 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 앙상블이나 오케스트라에서는 리듬을 이끌어주어 곡의 절정을 이끌어내며, 마지막 정점에서 폭발적인 효과를 내줄 수 있는 유일한 악기이기 때문에 타악기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국내에서 타악기와 다른 악기와의 콜라보 공연은 아직 드뭅니다. 조금만 아이디어를 낸다면, 청중들에게 선보일 수 있는 재미있는 클래식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경 : 30년 동안 타악기를 연주하셨습니다. 중간에 위기가 온 적이 있을까요?

심선민 : 당연히 있습니다. 그 강도의 깊이가 때로는 크게, 때로는 작게 자주 왔었어요. …… 저의 방황하는 모습을 지켜보시던 지도 교수님께서 어느 날 제 옆으로 오시더니 저의 손을 꼭 잡아 주시면서, "너는 이 세상에서 제일 최고의 퍼커셔니스트야."라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제가 하는 연주는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으며 저만이 할 수 있고, 제가 가진 음악성과 음악을 표현하는 느낌은 어느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으며, 선생님께서 여태껏 양성했던 제자 중에서 가장 전달력이 뛰어난 연주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씀을 듣는 순간, 저의 두려움과 회색 구름이 모두 걷히고 저의 마음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정경 : 대중음악에 비해 생소하게 느껴지는 클래식 음악의 방향성에 대한 생각이 궁금합니다.

심선민 : …… 클래식 음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고전 낭만시대 등의 클래식 연주는 현재 대중음악을 연주하는 연주회에 비해 관람하는 청중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입니다. 하지만 꾸준히 노력하고 연주한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많은 청중이 찾아와 주시며, 좋아해 주실것이라고 믿습니다.


정경 : 타악기 연주자로서 기억되고 싶은 모습이 있으신가요?

심선민 :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퍼커셔니스트의 모습은 단순히 퍼커셔니스트로 정의되는 것이 아닌 음악가라고 포괄적으로 말하고 싶습니다. 연주를 할 때에는 그 음악 안에 인간미와 예술성이 들어가 있어야 합니다. 당연히 그 전에는 정확성이 뒷받침되어 있어야 하죠. …… 눈으로 보이는 것, 귀로 들리는 것도 있지만, 가슴을 움직이게 하는 것.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연주자가 진정한 음악가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청중들이 함께 호흡하며 감동과 '희로애락'을 줄 수 있는, 또 "심선민과 함께 했던 시간이 의미 있었고 행복했다."라고 기억될 수 있는 그런 퍼커셔니스트로 남고 싶습니다.

클래식은 클래식에 머물러선 안 됩니다. …… 특히 다른 장르와의 크로스 오버를 넘어 현대 클래식 분야에 오르간만의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클라리네티스트 조인혁 | 연주는 정점에 올랐을 때부터 진짜 시작됩니다


정경 : 동양인 최초 덴마크 칼 닐센 국제 클라리넷 콩쿠르에서 입상을 하시며 목관악기의 역사를 쓰고 계십니다. 클라리네티스트 조인혁의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친 존재가 있으신가요?

조인혁 : …… 파리국립고등음악원의 파스칼 모라게스 선생님입니다. 이 분은 현대음악의 거장이라고 불리는 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 다니엘 바렌보임에 의해 18살에 파리 오케스트라 클라리넷 수석 주자로 발탁된 천재연주가입니다.


정경 : 클라리넷의 매력은 무엇입니까?

조인혁 : 클라리넷의 매력은 악기 자체가 가지고 있는 음색입니다. 인간의 목소리와 가장 많이 닮았다고 이야기하죠. ……

또 다른 이 악기의 매력은 모던함입니다. 클라리넷은 다른 악기에 비해 역사적으로 길지 않아요. 예를 들어 바순, 오보에보다 훨씬 더 뒤쳐진 악기이죠. 고전시대부터 오케스트라에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고, 낭만시대부터 주인공으로 나온 악기입니다.


정경 : 클라리네티스트 조인혁의 꿈은 무엇입니까?

조인혁 : 나이가 들어서 연주력이 자연스럽게 떨어졌을 때 그것을 잘 받아들이고 아름답게 무대에서 내려올 줄 아는 연주자가 되길 꿈꿉니다. 늙은 수석 연주자가 연주력이 떨어져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주면서까지 정년을 지키는 모습이 아름답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단원으로 내려와 풍부한 경험으로서 젊은 수석을 서포트 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름다워 보이더군요.




◈ 소프라노 박미자 | 진실되지 않은 사람은 결코 진실된 음악을 할 수 없습니다


정경 : 소프라노 '박미자'는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의 환생이라고 불립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박미자 : 화려한 콜로라투라부터 웅장한 드라마틱까지 거침없이 쏟아내는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를 존경합니다. 그런데 '세기의 디바', '오페라의 여신'이라고 불렸던 마리아 칼라스도 처음에는 주목을 받지 못했어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주연 배우가 취소되어서 당시 무명이었던 마리아 칼라스에게 기회가 주어졌고 그 후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게 된 것이죠. 공교롭게도 저에게도 유학시절에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주연 배우가 취소되어 대신 무대에 오를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마침내 그 기회는 제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었죠.


정경 : 성악가가 천직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박미자 : …… 노래 부르는 게 좋았어요. 그래서 유학을 갔고, 연습만 하며 앞만 보고 달려갔습니다.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놓고 돌아보니 지금까지 내 인생의 즐거움과 행복을 준 것은 오로지 성악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성악가로서 저의 음악을 듣는 이들에게 기쁨을 주고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무대에서 그동안 열심히 했던 걸 보여줬을 뿐인데, 그 이상으로 저를 좋아해 주시는 것을 보니 '아, 이게 내 천직인가 보다.' 하며, '행복하다.'고, '선택하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경: 아름다운 음악가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박미자 : …… 무리한 욕심으로 인해 본인을 망치지 않고 남을 배려하는 착한 심성의 소유자가 아름다운 예술을 실연하는 음악가라고 생각합니다.


정경 : 클래식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박미자 : 우리나라에서는 극소수만이 클래식 음악에 관심을 갖고 연주장을 찾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도 계속 클래식은 철학을 이어가며 발전해야 합니다. 따라서 애호가가 많아지도록 훌륭한 음악을 보여줘야 하는 것이 우리 성악가들의 임무이며, 시대에 발맞추어 클래식이 퇴색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대중적인 음악들을 접목시키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경 : 성악가, 교육자 박미자의 꿈은 무엇인가요?

박미자 : …… 좋은 성악가를 많이 발굴해 내고 키워내서 한국 성악계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세계 어디서든 꿈을 향하여 도전하는 그들을 응원하며 자기가 선택한 이 길이 행복한 인생이 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대한민국 클래식계의 각 전문가들이 모여 음악인으로서의 철학과 삶의 방향을 풀어놓은 인터뷰집이다.

지휘자부터 작곡가, 바이올리니스트, 첼리스트, 피아니스트, 오르가니스트, 퍼커셔니스트, 트럼페터, 클라리네티스트, 플루티스트 그리고 바리톤, 소프라노까지!

각 분야 전문가들의 이력이 너무 화려해 한참을 눈에서 떼지 못할 정도였다.


스트레스가 쌓일 때면 그때 그때 풀었어야 했는데 혼자서 감내하는 스타일인지라 몸이 아플 정도로 모른 척 했었다.

그 때부터 시끄러운 소음을 피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음악 스타일도 조용한 곡만 선호하게 되었다.

평소도 자주 듣긴 했지만 그 이후로 더 듣게 되다보니 플레이리스트에서 제일 많이 듣는 곡들은 대부분 클래식이다.

이렇듯 너무나 사랑하는 클래식이기에, 그 분야의 책을 꽤 많이 읽어봤지만 대한민국 클래식 계의 전문가들을 만나본 책은 처음인 것 같아 매우 새롭고 유익했다.

특히나 눈에 띄는 이름들이 많아 반가웠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임윤찬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듣고선 참 놀랐다.

어쩜 저렇게 정석 그대로의 연주를 할 수 있는지! 타고난 재능도 있겠지만 얼마나 많은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알 수 있었다.

피아노와 하나가 된다는 말이 이런 것이겠지?

조인혁 클라리네티스트는 세계 최고의 오페라극장으로 꼽히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케스트라에 동양인 최초로 클라리넷 수석주자로 발탁되었다는 소식으로 뉴스에 나온 적도 있었다.

무려 195 대 1의 경쟁을 뚫고 말이다.

새삼 느낀다. 우리나라에도 음악 분야의 영재들이 많다는 것을.


평생 한 분야만 파고 든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기에 그들이 가지고 있는 삶의 방향과 철학은 매우 본받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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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8-17 20: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클래식은 완전 모르지만 이런 책을 읽으면 클래식에 대한 시야가 넓어질거 같아요. 역시 특정분야에서 성공한 분들의 철학은 남다른거 같습니다 ~!!

하나의책장 2022-12-16 19:24   좋아요 1 | URL
관심있어서 읽기도 하지만 하나라도 더 배워보고 싶어서 읽고 있는 것 같아요ㅎㅎ
특정 분야에서 활약하신 분들 보면 존경스럽고 부러워요^^
 
이웃집 백만장자 (골드 리커버 에디션) - 푼돈이 모여 어마어마한 재산이 되는 생생한 비법
토머스 J. 스탠리.윌리엄 D. 댄코 지음, 홍정희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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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 해도, 돈이 없으면 행복할 순 없다.

행복은 마음의 여유으로부터 나오는데, 이 때 필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금전적인 여유'인 것이다.

금전적인 여유 또한 부합해야 마음에서 여유로움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저자인 토마스 스탠리와 윌리엄 댄코 박사는 고소득, 고순재산을 보유한 다양한 사람들을 연구해왔는데 백만장자들 중에서 특히 자수성가한 백만장자들을 직접 인터뷰하고 조사하여 부의 축적 공식을 연구해왔다.

미국인이 썼기에 미국인의 기준으로 볼 수 밖에 없는 책이라 부합하지 않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지만, 우리가 책에서 얻고자 하는 것은 '백만장자'에 관한 핵심적인 팁이니 읽다보면 절로 공감하게 될 것이다.


저자, Thomas J. Stanley는 작가이자 강연자이고 연구원이었다. 스탠리 박사는 1973년 이후 줄 곧 부자들에 관해 연구해왔는데, 그의 연구 논문은 전국 대중매체에서 자주 인용되고 있다.

그는 베스트셀러 《부자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Marketing to the Affluent)》의 저자이기도 하다. 이 책은 ‘Best of Business’의 미국 10대 경영서적에 선정되었다.

조지아 주립대학에서 마케팅 교수로 재직할 때 우수 명예교수로 임명되었던 스탠리 박사는 출간 20주년을 맞이해, 백만장자들이 어떻게 부를 유지해오고 있는지 추적·조사하고 또 과거의 백만장자와 신흥 백만장자들의 부의 축적 공식을 비교·연구하여, 후속편인 《이웃집 백만장자 변하지 않는 부의 법칙》을 집필하던 중 2015년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저자, 윌리엄 D. 댄코는 뉴욕 주립대학 올바니 캠퍼스에서 마케팅을 강의했다.

학술지 《소비자 조사(Journal of Consumer Research)》, 《업계 조사(Journal of Business Research)》, 《광고 조사(Journal of Advertising Research)》와 미국 내 주요 대중매체에 글을 발표했다.

1973년부터 스탠리 박사를 도와 부자들에 관해 연구하기 시작했으며, 죽기 전까지 스탠리 박사와 함께 수많은 학술 연구 및 컨설팅 연구를 했다.




Ⅰ 이웃집 백만장자는 어떤 사람인가


'평범한 미국인'에게 있어서 부자의 정의는 무엇일까?

'평범한 미국인',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부자란 풍부한 물질을 소유한 사람들이라고.

하지만 저자인 토마스와 윌리엄은 부자를 다르게 정의내린다.

단순히 풍부한 물질을 소유한 사람이라고 정의내리지 않는다.

사치스러움을 과시하는 사람들은 소득을 올려주는 자산부터 채권, 개인 사업, 천연가스 채굴권 등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반대로, 저자들이 말하고자 하는 부자들은 고도의 소비 성향 생활 방식보다 증식 자산을 소유하는 데서 더 큰 기쁨을 얻는 사람들인 것이다.

부자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순재산으로 확인해 보는 것이다.

(책에서는) 현재의 자산 가치에서 부채를 빼 100만 달러 이상의 순재산을 가졌다면 부자로 정의한다.

혹은 순재산에 대한 기대치에 근거하여 확인하는 것도 부자인지 아닌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고소득, 고순재산을 보유한 다양한 사람들을 연구해온 저자들이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해 부자 방정식 몇 가지를 개발해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당신의 나이에 상속 재산을 제외한 모든 수입원에서 나오는 세전 연간 실현 소득을 곱한다. 그 결과를 10으로 나눈다.

모은 상속 재산을 제외한 이 수치가 당신의 순재산 기대치이다.

자산 축적 정도가 상위 25% 이내라면 엄청난 부를 축적한 사람 Prodigious Accumulator of Wealth 이고 하위 25%에 포함된다면 기대 이하의 부를 축적한 사람 Under Accumulator of Wealth 인 것이다.

PAW인가? UAW인가? 아니면 평균 정도의 부를 축적한 사람 AAW, Average Accumulator of Wealth 인가?


가장 높은 백만장자 집중률을 자랑하는 종족은 과연 누구일까?

러시아계가 그 첫번째이며 뒤이어 스코틀랜드계, 헝가리계 순이다.

미국 전체 인구 가운데 러시아계 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고작 1.1%라는데 이들 중 백만장자 비율이 6.4%나 된다면 100가구 중 약 22가구가 100만 달러 이상의 순재산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코틀랜드계는 미국 전체 가구 중 1.7%에 불과하지만 백만장자 전체 가구 중에서는 9.3%나 된다. 이는 미국 전체 가구 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인 1.7%에 비해 5배가 넘는 수치이다.

특이하다면 소득에 비해 순재산이 많은 백만장자의 비율이 매우 높다.

어떻게 다른 집단보다 적은 고소득자 비율에 비해 높은 백만장자 비율을 나타낼 수 있는 것일까?

스코틀랜드계 사람들은 대체로 검소하다. 가계 수입을 고려할 때, 이에 맞지 않는 소비는 절대 하지 않고 근검 절약하는 환경을 스스로 정하여 그 범위 내에서만 생활한다.

스코틀랜드계의 자손들은 청소년기부터 정서적, 경제적 독립을 하기 때문에 부모의 재산을 낭비하려고 하지 않는다.

오랜 과거로부터 내려온 가치관이 자손들에게 대대로 올바르게 전해진 결과물이었다.

이 가치관들이 특히 자수성가한 백만장자들이 가지고 있는 전형적인 특징이다.




Ⅱ 절약, 절약, 또 절약


부자를 묘사하는 단어 세 개는 어떤 것들일까?

절약, 절약, 또 절약!


재산을 모으는 초석은 다름아닌 절약이다.

과소비 생활을 하면서도 백만장자가 될 수 있었던 사람은 거의 없었다.

복권에 당첨되거나 퀴즈쇼에서 우승한 상금을 받는 등의 방법으로 부자가 될 확률은 매우 낮다.

자수성가한 백만장자들은 대부분 검소하고 평범한 생활을 하고 있으며 매일같이 화려한 생활을 보내진 않는다.

백만장자들은 예산을 세우고 지출을 억제하는 방법으로 부자가 되었으며 똑같은 방법으로 재산을 유지한다.




Ⅲ 돈이 되는 분야를 찾아라


부자들이 근검절약 정신을 가져도 돈을 안 쓰는 것도 아니다.

부유층 사람들은 대부분이 자영업을 하거나 사업가, 관리자들이기 때문에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해야 하며 특히 그들은 자녀와 손자를 위한 상품과 서비스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부유층 자녀들 또한 꽤 많은 돈을 소비하고 있다.

혹시 들어보았는가?

부자들을 상대로 일하면 대개 본인도 부자가 된다는 사실을!


미국의 경우, 앞으로 10년 동안 어느 때보다 많은 부가 생성될 것이라 예측하고 있는데 이는 세계 경제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니 유심히 볼 필요도 있다.

앞서 많은 부가 생성될 것이라 예측했는데 즉, 앞으로 20년간 부유층과 그 상속인들의 문제를 해결해 줄 전문가들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문 변호사 중에서도 상속 전문 변호사, 세무 전문 변호사, 이민 전문 변호사가 있으며 의료 전문가와 치과의사, 자산 청산 관재인과 자산 감정인, 교육 기관과 교육 전문가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모든 것은 변하기 마련이기에, 사업 환경도 변할 수밖에 없다.

즉, 예측 가능한 것은 변화뿐이다.

대부분 성공한 사업가들에게 사업의 이유를 물으면 '자유'와 관련된 이야기를 한다.

자영업의 경우, 자신이 사장이기에 남에게 고용되는 것보다 덜 위험하다고도 말한다.

그렇다고 실제 통계를 보면 모두가 사업이나 자영업에 뛰어들지 않는다.

야망은 물론 용기도 있어야 하지만 일을 추진하기에 앞서 두려움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연구에 따르면, 매일 위험에 맞서 자신의 용기를 시험해 온 기업가들이 두려움을 덜 느낀다는 결과가 있다.

즉, 기업가들은 위험에 맞서는 과정을 통해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언급했듯이 미국인 기준으로 작성된 책이라 예시들을 보면 조금은 동떨어지게 느낄 수 있는 독자들도 있을 것 같다.

허나 이 책에서 확인해볼 수 있는 팁들이 많다.

저자들은 재산을 물려받거나 로또와 같은 행운을 거머쥔 백만장자들이 아닌 자수성가한 백만장자들을 두고 오랫동안 연구해 왔다.

자수성가한 백만장자들 중에서도 저마다 주어진 상황이나 환경이 다르니 부를 이룬 방법이 상이할 터인데 이들의 공통 분모는 분명히 존재했다는 것이다.


백만장자들은 7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소비는 적게, 나머지는 모두 투자하는 습관을 갖고 있으며 시간, 돈,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배분한다.

사회적 지위보다 경제적 독립을 중요시하며 부모의 도움 없이 부를 축적, 이를 자녀 교육에도 적용하고 가족들에게 경제적 자립을 유도한다.

또한, 새로운 시장 기회에 대해 적극적으로 공략하며 자영업이나 전문직에 종사한다.


효율성은 재산을 모으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부자들은 재산을 모으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시간과 에너지와 돈을 효율적으로 분배한다.

중요한 것은 부를 축적하기 위해서는 절제와 희생, 근면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 해도 돈이 없으면 행복할 순 없다.

백만장자가 되지 않더라도 행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는 만큼의 부는 쥐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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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들리와 그레이스
수잔 레드펀 지음, 이진 옮김 / 밝은세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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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프랭크의 아내, 하들리.

프랭크의 비서, 그레이스.

그들에게는 전혀 접점이 없었다, 프랭크의 사무실로 향하기 전까지만 해도.

각자의 이유로 프랭크의 사무실에서 있던 200만 달러를 훔쳐 절반으로 나누고 헤어지려 했다.

그러나 200만 달러는 프랭크가 마약을 팔았던 자금이었고 이를 FBI가 쫓고 있었다.

결국 FBI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 하들리와 그레이스, 그들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저자, 수잔 레드펀은 동부 해안에서 태어나고 자라 15세 때 캘리포니아로 이주했고, 캘리포니아 주립 공과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다. 현재 레스토랑을 소유하고 있는 남편과 라구나 비치에 살고 있고, 작가일 뿐만 아니라 주거 및 상업 디자인을 전문으로 하는 건축가로 활동하고 있다. 2013년 가정 폭력을 일삼는 남편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집을 떠난 여성의 놀라운 사랑과 아이들에 대한 헌신을 다룬 《허시 리틀 베이비(Hush Little Baby)》로 데뷔해 크게 주목받았고, 2016년 어린 시절의 소중함과 엄마가 어린 자녀를 보호하기 위해 나설 수밖에 없는 위험한 선택을 다룬 소설 《평범하지 않은 삶(No Ordinary Life)》, 2020년 치명적인 자동차 사고 이후 불가능해 보이지만 계속되는 삶의 이야기를 그린 《한순간에(In an Instant)》, 2022년 인내, 생존, 우정을 다룬 《모멘트 인 타임(Moment in Time)》을 발표해 찬사를 받았다. 전 세계 13개국에서 그녀의 소설이 출간되었다.




하들리


하들리에게는 남편 프랭크, 딸 매티 그리고 여동생의 자식이지만 제 자식처럼 키우고 있는 스키퍼가 있다.

겉으로 보기엔 평범할 것 없는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 것 같지만 하들리에게 있어서 남편 프랭크는 치워버리고 싶은 정도였다.

프랭크는 언제나 빨랐다.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것인지 곧장 답하였고 설사 하들리가 답장이 느리면 휴대폰의 진동이 멈추지 않을 정도였다.

집에 돌아왔을 때는 언제나 그녀가 멋지게 차려입고 자신을 맞이해주길 바랐다.

딱 그뿐이었으면 버틸만했겠지만 폭력적이고 가학적인 성격이라 혹여나 매티가 잘못을 저지르면 하들리를 성적으로 학대할 정도였다.


벗어나고 싶다. 벗어나야만 한다.

한 달 전, 여동생 바네사가 하들리에게 결혼 소식을 알리며 스키퍼를 데려가 키우겠다고 말하였었다.

그래! 벗어나자! 스키퍼를 데려다주면서 도망치자!

딸 매티를 데리고 프랭크에게서 벗어나려면 돈이 절실히 필요했다.

그렇다면, 방법은 단 하나뿐이었다.

프랭크의 금고를 털기 위해 하들리는 프랭크의 사무실로 향했다.



그레이스


그레이스는 프랭크의 비서로 일하고 있었다.

돈이 여러모로 필요했던 그레이스는 착수한 지 석 달 만에 악착같이 주차장 재임대하는 계약을 성사시키게 된다.

프랭크가 협상에 성공하면 수입의 10퍼센트를 떼어주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수입에 영향을 줄 만한 계약이었다.

지미의 도박 빚을 갚을 수도 있고 자동차 타이어를 새것으로 교체할 수도 있고 생후 4개월 된 마일스를 주간 보호 시설에서 데리고 나올 수 있었다.

그런데 프랭크는 보기 좋게 계약서를 반으로 접더니 이내 갈기갈기 찢어 쓰레기통으로 던져 버렸다.

대놓고 협박하며 약속을 엎어버린 프랭크에게 한 마디 할 수 있는 일이었지만 그레이스는 결국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그레이스는 생전에 할머니가 해준 말을 떠올렸다.

"사람은 절대로 변하지 않아. 오직 바보들만 변할 거라고 기대하지."


아무리 발버둥쳐도 밑바닥같은 삶에서 벗어날 수 없으니 직접 나서야만 했다.

은행 잔고는 한 푼도 남지 않은 상태이고 분명 화요일이 되면 해고될 판이었다.

내 아이를 위해서라도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

"믿을 사람은 오직 너 자신뿐이야."

그렇다면, 방법은 단 하나뿐이었다.

프랭크의 금고를 털기 위해 그레이스는 프랭크의 사무실로 향했다.



금고 안, 200만 달러


금고로 향한 하들리.

하들리는 프랭크의 비상열쇠를 이용해 사무실로 조용히 들어갔다.


금고로 향한 그레이스.

그레이스는 주위를 살피며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그레이스?"

"토렐리 부인?"

두 사람은 서로 상대방을 의아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프랭크의 돈을 노리고 있다는 것을 서로 알게 된 둘은 나누어야 할 돈의 비율을 따지며 실랑이를 벌였다.

금고 속 두툼한 돈다발 위에 올려진 총구까지 겨누며.


구두를 신고왔던 하들리는 결국 발목을 살짝 삐게 되었고 그레이스의 부축을 받아 주차장으로 향했다.

그레이스가 하들리를 화장실 바닥에 버려두고 돈다발만 챙겼다면 그걸로 끝이었겠지만 괜스레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

그레이스는 주차해둔 혼다로 다가가 잠든 마일스를 안고 하들리의 SUV로 향했다.

엘 토로에 있는 한 호텔의 이름을 대자 그레이스는 일단 SUV 시동을 걸었다.

집을 나오려고 했다, 그것이 남편의 금고에서 돈을 훔치려는 이유였다라고 그레이스에게 말하자 그레이스는 돈은 안 줄 거라며 딱 잘라 답했다.

울화통이 터지는 하들리에게 그레이스는 드라이브스루에 들려 인앤아웃 버거를 샀다.

그렇게 가던 중 갑자기 차를 멈춰 세운 그레이스가 입을 열었다.

"나눠요."

"……"

"50대 50이었잖아요. 그러니까 당신이 절반을 가져가요."

"갑자기 왜 마음이 바뀌었죠?"

"카르마."

"……"

"난 솔직히 카르마를 믿어요. 내가 멍청한 짓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에게 절반을 넘겨주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아요. 그러니까 당신 몫을 가져가요."


호텔로 들어와 프랭크의 금고에서 가져온 돈은 무려 200만 달러였다.

밉상이긴 해도 그레이스 뺨에 입이라도 맞추고 싶을 정도로 하들리는 노래를 부르고 싶을 정도였다.

이렇게 많은 돈은 도대체 어디서 난 것일까?



FBI 요원


퉁퉁 붓고 이상하게 보일 정도로 발목 상태가 좋아보이지 않자 그레이스는 하들리를 병원에 데려다주었다.

그런데 누군가 쫓아오는 것이 아니겠는가.

FBI 요원이었다.

설마? 프랭크의 돈이 쫓기는 돈이었던거야?

그레이스와 마일스, 하들리와 매티, 스키퍼는 그렇게 열심히 내달렸다.

그레이스가 쓰레기통에 휴대폰을 버리자 하들리도 따라했고 눈치 빠른 매티도 휴대폰을 던지며 달렸다.

일단 몸을 숨기는데 성공했다. 지금부터 각자 헤어지자고 말을 꺼내자 감수성많은 하들리의 눈물에 그레이스는 결국 결단을 내렸다.

"…… FBI 요원들을 따돌리고 여기서 빠져나갈 때까지 같이 가요. 하지만 그다음엔 각자 서로의 길을 가는 거예요."


어처구니가 없었다.

여자 둘이 감시 카메라 천 대가 설치되어 있는 병원에서 요원들을 따돌리고 무사히 나갔다는 점이.

더군다나 두 여자 가운데 한 명은 다리를 다쳐 목발을 짚고 있고 어린애 둘과 갓난아기까지 같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하들리와 그레이스는 전혀 접점이 없는 인물이었다.

하들리의 여동생은 신혼여행 중이라 전화를 받지 않았고 그레이스의 남편은 예상치 못한 이야기에 굉장히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

그 어떤 가설을 세워도 지금까지 두 여자가 계속 붙어 다니는 이유는 무엇일까?

CCTV를 살펴보니, 분명 병원 주차장에서 하들리와 그녀의 아이들이 달려가는 그레이스를 향해 뒤쫓아 갔다.

그레이스는 분명 그들과 얽히고 싶지 않은 것이 분명한데 왜 함께 있는 것일까?



그리고 ……


금고에서 200만 달러를 챙겨 각자의 몫으로 100만 달러를 챙길 수 있었지만 200만 달러는 프랭크가 마약을 판매해 모아놓은 돈이었다.

FBI가 감시 카메라를 설치해 두었던 범죄 증거물이었기에 이제는 하들리와 그레이스가 FBI에게 쫓기게 되었다.

처음에는 어쩔 수 없이 함께했지만 결국은 긴 여정을 함께 한 두 여성은 위기의 순간마다 한껏 지혜를 발휘해 헤쳐나간다.

돈을 나눌 때까지만 해도 빠르게 끊어내고 싶은 사이였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아이들'이란 매개체를 통해 유대감이 형성되며 떼려야 뗄 수 없는 친구 사이로 발전한다.

과연 하들리와 그레이스는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




비 오는 날, 엄마가 잠시 볼일보고 오실 동안 카페에 들어가 아이스 라떼 한 잔을 시켜놓고선 못 다 읽었던 책을 펼쳐들었다.

40분이 흐르고 엄마가 카페로 오셨던 그 때, 마지막 장을 덮었다.

질척거림없이 빠르게 읽어내릴 수 있다는 것은 갈수록 몰입도 놓고 재미있는 소설임을 뜻한다.

『하들리와 그레이스』가 그랬다.

『하들리와 그레이스』는 고전 영화 「델마와 루이스」에서 영감받아 쓴 작품으로 변화된 나를 비롯하여 아이들, 가족, 사랑의 의미까지 느껴볼 수 있다.


성격이나 행동 자체가 정반대인 하들리와 그레이스이기에 내용이 어떻게 흘러갈지 몰라 더 몰입할 수밖에 없었다.

누가 알았을까. 오렌지카운티에서 출발할 때만 해도 돈만 나누고 헤어질 계획이었는데 이렇게 솔트레이크 시티 외곽에 있는 바비큐 레스토랑에서 다같이 밥을 먹고 있을 줄은.

일주일만의 모든 것이 바뀌어버린 하들리와 그레이스. 그들이 이렇게 치열하도록 협심한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아이들때문이었다.


금고를 털고난 직후 그리고 도주하는 과정에서 하들리와 그레이스의 변화된 심리 그리고 매티, 스키퍼와 마일스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살펴보며 읽는다면 더 재미있게 흐름을 따라갈 수 있을 것이다.

덧붙여 FBI 요원과 하들리의 관계 또한 주목하여 읽는다면 끝까지 읽기도 전에 어떤 결말로 향할 지 유추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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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 나는 이제 다르게 읽는다 - 도스토옙스키부터 하루키까지, 우리가 몰랐던 소설 속 인문학 이야기
박균호 지음 / 갈매나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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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수많은 소설을 읽으면서, 소설 속 인문의 세계를 들여다본 적은 있는가?

첵을 통해 소설에서 나오는 소재부터 배경까지 찬찬히 살펴보고 나니, 내로라하는 작가들의 작품들이 왜 찬사를 받는지 알 것만 같았다.

저자는 말한다, 소설은 가장 공을 들여 만든 정교한 이야기라고.




Ⅰ 역사의 단면을 다룬 벽돌책 도전하기


♣ 러시아 사실주의 문학, 시베리아를 담다


'러시아'를 생각하면 자연스레 연상되는 단어들이 떠오를 것이다.

애서가인 내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역시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이다.

그의 작품들을 살펴보면 연결되는 끝지점이 있는데 바로 '시베리아'이다.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의 드미트리도, 「죄와 벌」의 로댜도, 「부활」의 카튜샤도 시베리아 유형지로 향하게 되는 결말을 맞이한다.

실제 도스토옙스키는 고골에게 보내는 벨린스키의 편지를 낭독했다는 죄명을 받아 사형선고를 받았었다. 그의 나이 28살이었다.

다행히 사형 집행은 취소되었지만 4년을 감옥에서 보낸 후, 시베리아로 보내져 4년 동안 복역했어야만 했다.

「죽음의 집의 기록」은 도스토옙스키가 시베리아에서 복역했던 경험을 토대로 지은 소설이다.

저자는 특히 시베리아 유형지에는 또 다른 세상이 연결될 것이라 생각했기에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과 「죄와 벌」의 주인공이 시베리아 유형을 떠나면서 소설이 끝났다는 점을 아쉽게 보고 있었는데 다행히 그 궁금증은 책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바로 「시베리아 유형의 역사」이다.

사실 나 또한 이 책을 통해 처음 보게 되는 책이라 드미트리, 로댜, 카투샤의 유배 생활을 엿볼 수 있었다.


시베리아는 아시아계 민족이 거주하며 수렵과 유목으로 생계를 유지하던 곳이다.

러시아에게 있어서 시베리아는 모피와 지하자원을 조달하는 식민지에 불과했는데 표도르 1세가 시베리아를 영토로 합병하고 예카테리나 2세가 시베리아 행정청을 러시아 중앙 행정체제로 대체하면서 공식적으로 러시아의 영토가 되었다.

17세기 러시아에서 중범죄는 대부분 사형으로 다루어졌으며, 있었긴 해도 드물었던 유형 제도가 1649년 전국주민회의법전에서 시베리아 유형으로 공식 등장하게 되었다.

이는 지주에게 속한 농노가 이동할 수 있는 권리를 빼앗고 시베리아라는 지역을 유배지로 삼는 법안이었다.

광활하고 척박한 땅에서 사람이 살 만한 땅으로 개척을 할 수도 있고 무엇보다 통제로 공포감을 줄 수 있으니 시베리아 유배형은 러시아 정부입장에서 매우 이득인 셈이었다.

또한 앞서 언급했던 도스토옙스키에 관한 내용처럼 러시아 권력 체제를 비판하는 위험인물들을 손쉽게 사회에서 격리시키려면 시베리아 유배만 한 것이 없었다.

이렇다 보니 17세기 중반부터 사형보다 시베리아 유배형이 더 많아져 시베리아는 유배의 땅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 로맨스 소설에 가려진 노예들의 삶


「맨스필드 파크」를 책으로 혹은 영화로 본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책은 읽었지만 아직 영화는 보지 못해 영화는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겠지만 책과 영화의 내용은 살짝 다르게 흘러간다고 한다.

(책으로) 짤막하게 소개해보자면… 가난한 집안환경에서 성장한 주인공 패니는 이모네집이 있는 맨스필드 파크로 보내지게 된다.

이모부는 엄하고 이모는 무신경하고 큰이모는 구박하고 사촌들 또한 무관심으로 그녀를 대하니 모든 것이 낯설어 쉽게 적응하지 못하지만 사촌오빠 에드먼드만이 유일하게 그녀에게 마음을 써주었다.

고향을 그리워하며 적응하기 힘들어했던 패니는 점점 굳건한 마음을 지닌 사람으로서 성장하게 된다.

이후 잔잔했던 맨스필드 파크에 스캔들이 터지는데, 결론만 말하자면 에드먼드를 사랑했던 패니는 결국 그와 결혼을 하게 된다.

책 「맨스필드 파크」에서는 이모부가 엄하고 가부장적이어도 가족을 소중히 여기는 것으로 표현되지만 영화 「맨스필드 파크」에서는 남미에 위치해 있는 자신의 농장에서 일하는 노예를 학대하고 성폭행하는 사디스트로 표현된다고 한다.

소설에서 다루지 않는 노예 무역을 영화에서는 여실히 나타내어 사회의 부조리를 보여준다고 한다.


책에서는 노예 무역이라는 단어가 한 번밖에 나오질 않아 제인 오스틴을 비판하는 비평가들도 더러 있다.

제인 오스틴은 과연 노예 해방에 관심이 없었을까?

소설의 배경이 된 시대는 1800년대로 장남과 함께 안티과로 떠난 해가 1806년이었는데, 1806년은 영국 의회가 노예 매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값싼 노동력으로 운영되던 농장들이 경영난에 부딪히고 있었다.

즉, 출간되기 이전부터 노예 문제는 영국 사회의 큰 쟁점이었던 것이다.

식민지에 농장을 소유했던 이모부 토마스 경이 의회의 일원이었다는 설정 자체가 노예제도를 간접적으로 비판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책으로 접해서 노예 무역에 초점을 두지는 않았었다.

줄거리의 흐름에 따라 읽었기에 그러려니 했었는데, 글을 읽고나니 무엇이든 깊게 살펴볼 필요는 있겠구나 싶었다.

어떤 부분으로든 '연결'되기 때문이다.

덧붙여 저자처럼 노예 무역과 농장체제에 대해 궁금해졌다면, 마커스 레디커의 「노예선」을 살펴보면 된다.

비슷한 맥락으로 선장과 선언, 노예의 시각에서 심층 분석했기에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Ⅱ 복잡한 인간 내면의 소우주 이해하기


♣ 예술의 불멸하는 재료, 질투


출간한 지 80년이 지났지만 대중들에게 뮤지컬이나 영화로 끊임없이 선보이고 있는 작품이 있으니, 바로 대프니 듀 모리에의 「레베카」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전 연인이나 배우자에게 질투심을 느끼는 증상을 뜻하는 레베카 증후군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고아로 자라 귀부인의 하녀였던 '나'는 한 홀아비와 사랑에 빠져 결혼에 성공하지만 모두가 전 부인이었던 '레베카'를 사랑하고 잊지 못해 대놓고 무시를 당한다.

모두가 레베카만을 신봉하니 자존감 또한 바닥으로 추락하여, 스스로 레베카보다 예쁘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끊임없이 질투심에 시달린다.

이 모든 것이 하녀가 꾸민 계략이지만 '나'는 남편에게조차 한 여자로 취급받는 게 아니라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

레베카가 앉았던 자리에서 앉아야 했고 레베카가 사용했던 식기를 이용해 식사해야 했고 레베카가 사용했던 물건들을 그대로 사용해야만 했다.

직접 대면한 적도 없는 레베카이지만 상황 자체가 더 몰고간 것이었다.

그러나 남편의 진심을 마주하고 나니 '나'가 가졌던 질투심은 모두 사라지게 되었다.


질투가 얼마나 사람의 정신을 피폐하게 만드는지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질투에는 샤덴프로이데가 존재한다.

'나'를 불행하게 만들었던 레베카가 불행해지니 이는 곧 '나'의 행복으로 연결되었다.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던 자존감이 올라가니 '수습 하녀'에서 '엄격한 여주인'으로 스스로를 승격시켰고 남편 맥심이 저지른 살인마저도 감싸안는 대담함까지 보여준다.

샤덴프로이데 Schadenfreude 는 남의 불행이나 고통을 보면서 느끼는 기쁨을 말하는데 상처를 뜻하는 Schaden과 즐거움을 뜻하는 Fredue의 합성어이다.


질투에 능한 사람들은 삶에서 사소한 질투가 끊이질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시기나 질투가 나 자신에게 큰 영향을 준다면 문제가 된다. 「레베카」의 주인공 '나'처럼.

'나' 자신을 잃지는 말아야 한다. 즉, 적정선이 중요한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동일한 조건이나 상황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니 경쟁사회 속에서 질투는 당연히 느낄 수 있는 감정이라 생각한다.

심지어 신들도 질투를 하였다. 질투의 여신이 던져놓고 간 황금사과때문에 트로이 전쟁까지 일어나지 않았는가.

질투는 사람의 타고난 본성 중의 일부이며 인간이 존재하는 한 없어지지는 않을 감정 중 하나인 것이다.




Ⅲ 아는 만큼 빠져드는 일상의 인문학


♣ 고양이, 인류 이전 신의 대리인


저자가 어린 시절 에드거 앨런 포의 「검은 고양이」를 읽고선 막연하게 고양이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후 다시 읽어보니 생각이 달라졌다고 한다.

「검은 고양이」의 주인공이 벽에 넣고 묻어버린 고양이가 끝내 살아남아 비명을 지르는 바람에 아내를 죽인 범죄가 탄로나게 된 이야기인데, 그 기억만 가지고 있으니 당연히 무서웠을 것이다.

그런데 다시 읽고보니 그제서야 보였던 것이다. 알코올 중독자가 되어버린 주인공이 고양이를 일방적으로 학대했다는 사실을.

고양이 플루토는 애교도 많고 주인을 잘 따랐으며 심지어 외출할 때도 주인을 따라 나오려고 했다.

개는 주인과 한시도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지만 고양이는 자기 생활도 매우 중요하기에 혼자 있는 시간이 더 많은 편이다.

그런데 플루토는 고양이임에도 불구하고 개과였다.

「검은 고양이」를 읽을수록 고양이의 참모습이 궁금해진 저자는 「고로 나는 존재하는 고양이」를 펼치게 되었다.


과거 서양에서는 검은 고양이를 마녀로 생각했었지만 고대 이집트에서는 국보 그 자체였다.

이집트인들이 특히 귀히 여긴 이유는 건조한 사막에서 사람과 가축의 목숨을 노리는 코브라를 고양이만이 유일하게 잡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곡식과 목숨을 지켜주는 고양이에게 신앙의 권위까지 부여하게 된다.

개는 사냥을 할 수 있어 구석기 시대부터 인간의 동료가 되었었다.

이후 농사를 짓는 신석기 시대가 왔고 쥐로부터 식량 창고를 보호하게 되면서 고양이가 뒤늦게 인간의 가족이 되었던 것이다.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워본 적은 없지만 외가집에 가면 방학 때마다 강아지와 시간을 보냈다.

단독주택이라 옥상에 가끔씩 길고양이가 지나다니긴 했지만 그뿐이었다.

주변에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도 없어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었는데 미국에 잠시 머물렀을 때 함께 했던 고양이덕분에 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었다.

침대에 비스듬히 누워 TV를 보고 있으면 조용히 내 곁으로 다가왔고 shake it, shake it, hands를 하면 발톱을 감춘 채 뽀송뽀송한 젤리를 뽐내며 앞발을 손 위에 올려놓아 주었다.

깨끗하고 깔끔한 것은 물론 조용하고 애교많은 고양이를 보며 처음으로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을 정도였다.


어제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고양이 연쇄살해범, 캣 프레데터를 조명하였다.

재작년 봄, 포항 한 대학교에서 나무 위에 물체를 보곤 모두가 기겁했다고 한다. 잔혹하게 살해된 고양이의 사체였던 것이다.

심지어 고양이를 십자가에 못 박거나 잔인하게 사체를 훼손시키기까지 했는데 경찰의 잠복 수사 끝에 한 남성을 체포하게 되었다.

그는 고양이에게 분노를 표현하였지만 사실 그 대상은 사람들이었다는 사실에 소름이 끼쳐 너무 무서웠었다.


성경에서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며 신을 대신해서 세상을 다스릴 임무를 맡겼다고 하지만 사실 그 임무는 사람이 아닌 고양이에게 처음 맡겨졌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중국 고대 신화에서는 신이 세상을 창조한 다음 동물들을 관리하고 세상이 올바르게 돌아갈 수 있도록 관리하는 일을 고양이에게 맡겼다고 전해진다.

왜일까? 생각이 많고 사색을 즐겼으며 신과 소통하고 다른 동물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능력까지 선사받았기 때문이다.

이후 세상 돌보기보다 따뜻한 햇볕 아래 낮잠 자는 것이 더 좋았던 고양이가 그 다음으로 사람을 신에게 추천했다고 전해진다.

저자는 중국 신화를 통해 고양이에 대한 3가지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첫째, 고양이가 원래 언어 체계를 가졌던 동물이라는 사실이다.

둘째, 고양이는 어쩌면 인간보다 더 똑똑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셋째, 우리는 고양이가 쓸데없이 잠을 많이 자는 모습에서 고양이가 철학적인 동물이라는 점을 잡아내야 한다.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맞을 수 있다.

정신 활동은 육체 활동만큼이나 에너지를 소비해야 하는데 고양이를 보면 하염없이 뭔가를 생각하는 것처럼 보인다.

게을러 보여도 매우 정신적이고 철학적인 동물이 사실인가보다.

특히 미국에서 고양이와 함께 하며 나를 이해한다고 생각했던 게 한 두번이 아니었는데 첫번째 이유를 보니 우연은 아니었나보다.




'책이 책을 불러 일으킨다.'

'인문학적 견문이 넓어지는 느낌이 든다.'


책을 읽고나니 이 생각부터 번득 들었다.

『오십, 나는 이제 다르게 읽는다』에서 나온 책들을 이미 읽었다면 충분히 배경지식이 되어 새롭게 혹은 덧대어 해석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다.

읽지 않았어도 어려움은 없지만 아마 그 내용이 궁금하여 언급되었던 책들이 어느새 책장에 꽂혀져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의 독서습관 중 하나인 재독에 확신을 들게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한 시대를 대표했던 작가가 쓴 고전 소설이라면 꼭 '재독'하기를 추천한다.

성장하면서 자연스레 생각의 깊이도 깊어지는데 이 때 읽고 보는 것들이 전부 새롭게 해석되기 때문이다.

단순히 책 제목만 보고 머뭇거릴 필요가 없다. 성인이 되었다면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여담으로, 책 속의 책을 풀어쓰자니 혹여나 안 읽은 사람들도 있겠다 싶어 나도 모르게 작품마다 줄거리를 쓰고 있었다.

알라딘에서 진행했던 북펀드였던 도스토옙스키 컬렉션 덕분에 「죄와 벌」부터 「가난한 사람들」, 「백치」, 「악령」,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까지 재독할 수 있었는데 「죄와 벌」과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은 거의 다 쓰는 바람에 내용이 너무 길어져 따로 빼놔 저장해놨으니 이는 따로따로 작성해 또다른 리뷰로 업로드 할 예정이다.


나도 꽤 많은 책을 읽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중에서 딱 절반밖에 보지 않았다는 사실을 마주하고 하니 더 많이 보고 읽어야겠구나 싶었다.

특히 아직 보지 못했던 고전소설 위주로 섭렵해야겠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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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7 19: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나의책장 2022-12-16 19:25   좋아요 0 | URL
댓글을 이제야 봤어요! 감사합니다^^
요새 날씨가 정말 추워요. 감기 조심하세요♥

persona 2022-08-07 21: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레베카도 사두고 읽지 않았는데 얼른 읽어봐야겠네요.

하나의책장 2022-12-16 19:26   좋아요 1 | URL
오 정말요? 전 재미있게 읽었었거든요!ㅎㅎ
Persona님 마음에도 쏙 들 거예요♥
 
마음을 전할 땐 스칸디나비아처럼 - 은유와 재치로 가득한 세상
카타리나 몽네메리 지음, 안현모 옮김 / 가디언 / 2022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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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특별하게 배우지 않아도 '대화'를 통해 습득할 수 있는 것이 있으니, 바로 속담이다.

관용구를 많이 알아야 언어의 세계가 풍부해지기에, 우리는 언어를 배울 때 단어와 함께 관용구를 함께 공부하게 되는 것이다.

영미권 관용구의 경우, 시험에서 빠질 수 없는 부분이기에 학창시절부터 영단어와 함께 배우고 익히니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스칸디나비아 관용구에 대해 들어본 적 있는가?

북유럽식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스칸디나비아 관용구를 두어 번 접한 적은 있지만 이에 관련하여 자세하고 쉽게 접할 수 있는 책은 없었다.

그! 런! 데! 그런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알고 나면 재미있고 알고 있으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

이상하고 환상적인 스칸디나비아 명언의 세계에 푹 빠져보자!


저자, 카타리나 몽네메리는 스웨덴 남부에서 태어나 자랐으며, 그곳에서 자연을 만끽하고 카다멈빵을 먹으며 바다에서 수영하는 것을 좋아했다. 옥스퍼드와 런던에서 오랫동안 출판업에 종사했다. 영국에서 생활하며 스칸디나비아반도 인근 나라들의 문화가 매우 독특하고 유별나 보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특히 최근 일부 국가에서 스웨덴 문화를 특이하게 여긴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스웨덴 친구는 왜 그렇게 말을 했을까?” 이에 대한 의문에 그는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면 마음도 통할 것이라 믿는다. 세상을 연결하는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것이 언어라는 것을 많은 이에게 전하고 싶다. 그녀는 2019년 영국에서 스웨덴으로 돌아와 연인과 함께 말뫼에서 생활하고 있다.


역자, 안현모는 대학에서 언어학을 공부했고, 대학원에서 통번역을 전공했다. 익숙함과 낯섦이 포옹하듯 균형을 이루는 짜릿하면서도 안정적인 감각을 좋아한다. 그래서 매일의 일상을 사랑하고 아끼는 만큼 온 세상을 누비고 여행하는 것을 즐기며, 그 안의 사람들과 주고받는 모든 언어와 소통에서 소중한 희열을 느낀다.




♠ 작은 냄비에도 귀가 달렸잖아 Even small pots have ears

이렇게 보면 무슨 뜻인지 상상이 가는가?

아마 이 문장을 보면 단박에 눈치챌 것이다.

Walls have ears!

벽에도 귀가 있다라는 관용구가 있듯이, 스웨덴에도 비슷한 숙어가 있는데 바로 '작은 냄비에도 귀가 달렸잖아!'이다.

(참고로 스웨덴에서는 조리용 냄비 손잡이를 '귀'라고 부른다.)

이 표현은 아이들이 가까이에 있으니 특히나 대화를 조심하자는 뜻에서 사용되고 있다.


집에 있을 때, 영화를 하루종일 틀어놓는 편이다. 보는 것이 아닌 듣는 용으로.

마침 Disney의 Sleeping Beauty를 듣고 있었는데 Flora, Fauna, Merryweather의 대화 중에 이 문장이 나와서 그대로 옮겨봤다.


Fauna: Well, perhaps if we reason with her.

Flora: Reason?

Merryweather: With Maleficent?

Fauna: Well, she can't be all bad.

Flora: Oh, yes, she can!

Merryweather: Ooh, I'd like to turn her into a fat, old hoptoad.

Fauna: Now, dear, that isn't a very nice thing to say.

Flora: Besides, we can't. You know our magic doensn't work that way.

Fauna: It can only do good, dear, to bring joy and happiness.

Merryweather: Well, that would make me happy.

Flora: But there must be some way.

Flora: There is!

Fauna·Merryweather: There is?

Merryweather: What is it, Flora?

Flora: I'm going to-

Flora: Shh, shh, shh, shh, shh!

Flora: Even walls have ears.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를 우리는 Walls have ears!로도 활용할 수 있다.

어른들끼리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아이들이 가까이에 있다면 스칸디나비아식 관용구도 사용해보자.

Even small pots have ears!




♠ 늪지의 부엉이로군 Owls in the bog

부엉이는 역사적으로 지혜, 지성을 상징하고 있다.

그런 부엉이가 늪지에 빠졌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덴마크에서는 수상쩍은 일이 벌어지고 있을 때, Owls in the bog로 표현한다.




♠ 간에서 곧바로 말하자면 Talk straight from the liver

스칸디나비아인들은 대부분 말을 직설적으로 하지 않는다.

굳이 말을 직설적으로 하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노르웨이 사람일 것이다.

노르웨이에서 자주 사용하는 말 중 하나가 바로 Talk straight from the liver이다.

간이 신체의 느낌과 감정의 중추라고 믿었던 시절에서 유래하여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말한다는 뜻으로 쓰인다.




♠ 골짜기에 무민이 없네 Not all the Moomins are in the valley

무민을 보고 있으면 그저 사랑스럽고 편안한 기분이 든다.

무민과 관련된 동화책들은 당연히 하나의 책장에 꽂혀져 있고 무민과 관련된 프로모션이 나오면 꼭 챙겼을 정도로 무민이 너무 좋다.

핀란드의 대표적인 캐릭터 무민!

핀란드 문화와 디자인의 필수 아이콘이니 관련 관용구가 있다는 게 너무 신기해 머릿속에 바로 입력했다.


Not all the Moomins are in the valley

무민들이 무민 골짜기에 없다?

무민이 무민 골짜기에 없다면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뜻일 것이다.

그렇다. 멀쩡히 보고 들었는데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쓰는 말이다.

The lights are on, but nobody's home과 같은 맥락이다.




♠ 자전거 타러 나온 Out cycling

In Copenhagen the re are more than half a million bicycle owners.

Were everyone to be 'out cycling' on the streets at once, it would be utter chaos.

'Out cycling' therefore suggests someone is completely bonkers.

One can only guess how many thousands of people survive the morning commute through sheer luck alone.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거주하는 사람들 중 자전거를 소유하는 사람들만 해도 50만이 넘는다고 한다.

자전거를 타러 다 나왔다고 하는 것은 결국 극심한 혼돈을 초래하지 않겠는가?

'자전거 타러 나온'은 단단히 미쳤음을 의미해 사람에게 수식어로 붙여서 사용하곤 한다.




♠ 얼음 위에 소가 없다 할지라도 No cow on the ice

아주 오래 전, 스칸디나비아에서는 소들이 1년 내내 자유롭게 들판을 배회하던 적이 있었다고 한다.

소에게 물을 먹일 때는 강가로 몰았었는데, 겨울에는 농부들이 소들을 위해 얼어붙은 호수에 구멍을 뚫어 물을 마시게끔 해놨다고 한다.

그런데 간혹 얼음의 두께가 너무 얇아 소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힘없이 깨져버렸었는데 그렇다해도 난리피울 정도는 아니였었다.

소의 엉덩이와 뒷다리가 단단한 바닥을 지지하고 있는 한, 꼬리를 힘껏 잡아당기면 충분히 물가로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상황을 빗대어 No cow on the ice는 누군가를 진정시키려고 할 때 긴장풀고 걱정하지 말라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가족 모임이 있던 어느 날이었다.

어른들은 아직이고 나와 동생, 사촌동생은 진즉 밥을 다 먹고선 기다리고 있었는데 고모부가 아이스크림 하나씩 사준다고 하셔서 식당을 나왔었다.

편의점으로 가는 길, 식당 바로 옆에 서점이 하나 있었는데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시곤 책 하나씩 사줄테니 골라보라는 말에 신이 나서 서점 안으로 들어갔다.

동생과 사촌동생은 재미있어 보이는 만화책으로 고르고 있던 중, 알록달록한 표지에 '속담'이라는 단어가 단박에 눈에 띄어 난 그 책을 단숨에 집어들었었다.

여담이지만, 그 책을 고른 내게 고모부는 책 읽는 걸 좋아하냐고 물으셨다. 그러자 나는 노는 것보다 책 읽는 게 더 좋아요라고 답했었고 그 날 이후 고모부는 위인전 세트를 사주셨었다. 그 때, 받았던 위인전은 물론 속담책까지 아직 보관하고 있다.

아무튼 집에 가자마자 속담책을 펼쳐 한 장, 한 장씩 읽어보는데 이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었다.

별 말 아닌 것 같은데 깊은 뜻을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신기했었던 것 같다.

첫 시작이 '재미와 신비로움'이였으니 내게 관용구는 지금까지도 재미와 신비로움, 그 자체이다.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상을 휩쓸고 다녔을 때, 함께 했던 큰 조력자가 있었으니 바로 샤론최 통역가였다.

샤론최 통역가의 통역한 영상들을 보면 적절한 관용구를 활용해 대화를 이끌어 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관용구를 알면 알수록 언어의 내공이 한층 더 풍부해질 수밖에 없다.


휘게, 라곰 - 이미 책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어 우리에게는 익숙한 북유럽 라이프스타일이다.

「The prince and me」라는 영화에서도 덴마크 왕자인 에디에게 덴마크를 상징하는 것을 묻자 이렇게 대답한다.


I don't know anyone from Denmark.

I've never heard of anyone from there.

Have you?

Yeah, sure. Eddie?

Kierkegaard, Niels Bohr, Hans Christian Andersen.

Wow.

Hans Christian Andersen? Hans Christian Andersen?

Lars Ulrich.

From Metallica?

From Metallica.

Get out.

OK.

And Helena Christensen.

Whoa, whoa, wait a second.

The Victoria's Secret model?

Yes.

OK.

That's gotta be the coolest country in the world now.

You should be a superpower.


덴마크의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인어공주, 레고 블록부터 핀란드의 산타 할아버지와 무민, 스웨덴의 이케아, 노르웨이의 겨울왕국 그리고 아이슬란드까지.

저자의 말처럼 생각해보면 스칸디나비아와 관련하여 우리는 꽤 많은 것들을 이미 접하고 있다.

언젠가는 꼭 가봤으면 하는 여행지이기에 그 나라의 문화를 살펴보는 것 중 하나가 언어만한 것이 없어 이렇게 책을 펼치게 되었다.

북유럽식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스칸디나비아 관용구를 두어 번 접한 적은 있지만 영미권 관용구는 둘째치고 북유럽에 가지 않는 이상 이에 관련하여 자세하고 쉽게 접할 수 있는 책은 없었다.

이미 두번 읽었긴 했지만 요즘은 잠자기 전에 몇 페이지씩 보고 또 보기를 반복하고 있다.

책 본문 옆에는 그림과 함께 조그마한 글씨로 원문이 함께 실려 있어 덩달아 영어공부까지 할 수 있다.

이상하고 환상적인 스칸디나비아 명언의 세계에 푹 빠져있는 지금, 외국 문화와 언어에 관심있어하는 친구들을 위해 몇 권 더 구매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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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8-05 19: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칸디나비아의 명언 표현이 하나같이 다 재미있네요. 하나님 설명이 없으면 대부분 이게 뭐지 할거 같아요 ㅋ 역시 유럽은 스칸디나비아~!!

하나의책장 2022-09-12 11:51   좋아요 1 | URL
이 책 보고나니 특히나 더 여행가고 싶어지더라고요^^
장거리로 비행기 탄 지가 언제인지 벌써 까마득해요ㅠㅎㅎ

mini74 2022-09-08 09: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리뷰도 사진도 맛집 *^^* 하나님 축하드립니다 ~

하나의책장 2022-09-12 11:51   좋아요 1 | URL
리뷰, 사진 맛집이라니! 최고의 칭찬인걸요>.<
감사합니다, 미니님^^

거리의화가 2022-09-08 09: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항상 정성어린 사진과 글에 놀랍습니다^^ 이달의 당선 축하드려요!

하나의책장 2022-09-12 11:52   좋아요 1 | URL
사진은 몰라도 글에는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 편인데, 알아주시니 너무너무 뿌듯해요ㅎㅎ
감사합니다^^

그레이스 2022-09-08 09: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하나의책장 2022-09-12 11:53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그레이스님^^

이하라 2022-09-08 13: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나님 축하드립니다.
즐겁고 행복한 추석연휴 되세요.^^

하나의책장 2022-09-12 11:54   좋아요 1 | URL
하라님, 감사해요^^
아쉽게도 연휴 마지막날이지만 행복하게 보내세요^^

새파랑 2022-09-08 16: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하나님 당선 축하합니다~! 즐거운 연휴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하나의책장 2022-09-12 11:54   좋아요 3 | URL
행복한 추석 연휴 보내셨나요?
이번에는 유난히 짧게 느껴져 쉬었다는 느낌을 더더욱 못 받았던 것 같아요ㅠ
연휴 마지막날이라 아쉽지만, 그럼에도 행복하게 보내세요^^

서니데이 2022-09-08 18: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즐거운 추석연휴 보내세요.^^

하나의책장 2022-09-12 11:55   좋아요 3 | URL
매번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도 행복하고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겨울호랑이 2022-09-12 16: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하나의책장님의 글을 통해 스칸디나비아 지역을 사랑하는 저자의 마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이와 함께 베네루스 3국으로 통칭하는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3국이 저마다 자신들의 역사와 문화가 있는 것처럼, 스칸디나비아 일대 국가들의 같은 듯 다른 문화가 관용어 안에 녹아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하나의책장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

하나의책장 2022-11-30 09:22   좋아요 1 | URL
(이제서야 댓글을 답니다ㅠ) 감사합니다. 겨울호랑이님☺
오늘 날씨 정말정말 춥죠? 감기 조심하세요❤

러블리땡 2022-09-14 22: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나의 책장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

하나의책장 2022-11-30 09:21   좋아요 0 | URL
이제서야 댓글을ㅠ
러블리땡님, 감사합니다^^ 오늘 날씨 정말 추우니 옷 따뜻하게 입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