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누피, 나도 내가 참 좋은걸

저자 찰스 M. 슐츠

알에이치코리아(RHK)

2019-05-30

원제 : The Philosophy of Snoopy

에세이 > 그림에세이

에세이 > 외국에세이




피너츠 친구들이 건네는 다정한 위로가 하루를 살게 합니다.




■ 책 속 밑줄


뭔가를 결정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야…

그래서 난…

비글 보드에 물어보지 않고는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아!



이게 나의 '첫 번째 봄날'이라는 춤이야…

우아한 동작 하나하나가 새로운 계절이 주는 기쁨에 대한 찬사지…



It snowed last night...

Now, I can't see a thing suddenly I'm shut off from the world and all its problems.

Let's hear it for the snow!!


또 자네.

왜 그렇게 많이 쉬는지 모르겠어.

내일이 엄청난 날일 걸 대비해서 푹 쉬어두는 거야…

내일이 그런 날이 아닐 수도 있지만 그런 날이라면, 난 이미 준비돼 있는 거지!



If you think about something at three o'clock in the morning and then again at noon the next day, you get different answers.



가끔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주 바쁜 하루를 보내는 방법일 수도 있어.



■ 끌림의 이유


스누피의 이야기는 나를 다정하게 바라보는 법을 알려주는 만화입니다.

조금 모자라도 실패해도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있어도 괜찮다고 말해주니 누군가에게는 친구처럼, 누군가에게는 멘토처럼 다가옵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저자 찰스 M. 슐츠의 진심 어린 철학이 녹아 있습니다.

어린이 만화 같지만, 어른이 될수록 더 필요한 문장들이 작고 느린 마음을 조용히 안아줍니다.



■ 간밤의 단상


완벽하지 않은 날들이 자꾸 쌓여갈수록 스스로를 다그치기 쉽습니다.

좀 더 잘했어야 했었다고 제 자신을 몰아붙이게 되는데, 결국 작아지는 것은 제 마음이었습니다.

자책하며 힘들어하던 그 순간, 스누피가 제게 속삭여주었습니다.

"그래도 너, 꽤 괜찮아."


지치고 불안할 때,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이 절실히 필요한 순간이 있습니다.

그때 스누피는 이따금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고 설령 하루가 실수투성이여도 사랑받을 수 있다고 말해줍니다.

"너도, 지금 모습 그대로도 괜찮아."

짧은 한 컷 속에 담긴 스누피의 일상, 그 안에 담긴 따뜻한 유머와 위트는 때로는 가볍게 웃게 해주었고 때로는 조용한 위로를 안겨 주었습니다.

그렇게 스누피와 친구들이 건네는 속 깊은 이야기 속에서 제 자신을 조금 더 다정하게 바라보는 연습을 했습니다.


자꾸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어 애쓰는 마음이 있다면 오늘은 이렇게 말해보는 건 어떨까요?

이 짧은 문장이 오늘 당신의 하루를 조금 더 가볍게 만들어줄지도 모릅니다.

"나도, 나를 좋아해. 꽤 많이."



■ 건넴의 대상


스스로를 다그치고 있는 분

마음이 지치고, 위로받고 싶은 분

일상의 유머와 여유를 찾고 싶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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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철학 강의

저자 하버드 공개 강의 연구회

북아지트

2023-07-25

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삶이란 질문을 멈추지 않는 자의 여정이며, 철학은 그 여정에 빛을 더한다.




■ 책 속 밑줄


인간의 욕망과 수요는 끊임없이 변화하며 이를 통해 인간은 서서히 성장한다. 오로지 돈만 바라보는 사람이 있다면 끝없이 욕망과 수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영원히 만족할 만한 행복감을 얻지는 못할 것이다 행복이란 돈을 많이 버는 것, 많은 재물을 얻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자신에게 맞는 무언가를 얻는 것이다. 행복은 선택할 수 있고 선택하기에 앞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그래야 당신에게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것을 찾고 행복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철학자들은 행복이란 단지 어떠한 요구에 대한 만족만이 아니라 그것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다른 사람 앞에서 자신의 가장 좋은 면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다 당신에게 주목하는 것은 아니다. 진심으로 당신을 신경 쓰는 사람만이 당신에게 주목한다. 모든 사람이 당신이 무슨 일을 잘 해내는지, 못 해내는지 신경 쓰는 것은 아니다. 조금 망신을 당했다고 해서 당신이 어리석은 사람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의미 없는 걱정을 하느라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소모하는 것은 가장 어리석은 행동이다.



자신을 즐겁게 만드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바로 자신을 좋아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자신을 좋아하는 법을 배우면 세상의 뜬소문과 멀어지고 맑고 깨끗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자신에게 더 이상 실망하지 않아도 되고 인생의 길에서 항상 희망을 볼 수 있다. 이렇게 한 걸음씩 자아를 완벽하게 만드는 과정에서 인생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쾌락은 늘 우리를 유혹하지만, 오래 남지 않는다.

철학자들은 말한다. 고통을 피하고 싶은 인간은 쾌락을 좇기보다, 삶의 ‘기본 상태’를 평온하게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고통 없는 삶은 없다. 하지만 고통은 삶의 일부일 뿐, 전부는 아니다. 진정한 행복이란 '쾌락이 사라져도 무너지지 않는 상태'에서 시작된다.



삶의 최대의 성취는 바로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개선하고 생각의 폭을 넓히는 것이다. 우리는 모든 상황에 객관적인 사물을 변화시키지는 못한다. 그렇다면 변화시킬 수 있는 건 오로지 우리의 생각뿐이다. 어려움과 변화가 닥쳤을 때 창의적인 사고는 더 좋은 해결 방법으로 이끄는 원동력이다. 생각하면 변화하고, 변화하면 통한다. 삶 속에 일어나는 수많은 일들은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다. 만약 사고의 사각지대에 빠졌다면 각도를 바꾸어 생각해보는 편이 좋다. 끊임없는 변화는 반드시 문제해결 방법을 찾게 할 것이다.



■ 끌림의 이유


우리는 매일 크고 작은 문제를 맞닥뜨립니다.

그럴 때 나는 누구인지, 무엇이 옳은 지에 대해 질문을 떠올리게 되는데, 이 순간이 바로 철학과 삶이 맞닿는 순간입니다.

이 책은 그 질문들을 차분히 붙잡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삶의 태도, 고통을 대하는 자세, 행복의 구조 등 누구나 고민해봤을 질문들 속에서 철학은 우리에게 여전히 유효한 나침반이 되어줍니다.



■ 간밤의 단상


우리는 누구나 행복한 삶을 원하지만 현실은 우리를 힘겹게 만들곤 합니다.

특히 도망치거나 외면하고 싶은 순간들이 매일 눈앞에 닥쳐오죠.

책은 말합니다, 그 순간의 해답이 바로 철학 안에 있다고.

철학은 단지 고전 속 지식이 아니라 우리 내면을 강화하고 삶의 뿌리를 단단하게 해주는 사유의 도구입니다.


곰곰히 생각해봤습니다.

즐거움이 삶의 일반적인 상태가 되고 고통은 그저 지나가는 작은 에피소드가 된다면,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강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요.

모든 고통을 막을 순 없지만, 담담하게 마주하고 스스로를 회복하는 힘, 그게 철학이 우리에게 주는 용기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스무 살 이후로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행복을 찾고자 달리지만 아직은 어디쯤에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철학은 가르쳐줍니다.

행복이란 어떤 거대한 사건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 행복을 느끼고 싶어하는 나 자신을 인식하는 것이라고요.

결국 중요한 것은 좋아하는 일을 찾는 일과 그것을 삶의 방식으로 삼아가는 나의 태도입니다.



■ 건넴의 대상


철학을 일상에 적용해보고 싶은 분

삶의 방향에 대해 다시 질문하고 싶은 분

차분하게 내면을 정비하고 싶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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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가지 식물로 읽는 세계사

저자 사이먼 반즈

현대지성

2024-12-03

원제 : The History of the World in 100 Plants

역사 > 세계사

과학 > 식물




밀, 커피, 목화… 이들은 단순한 식물이 아닌, 인류의 국경과 문명을 뒤흔든 조용한 권력이었다.




■ 책 속 밑줄


우리 인간은 스스로를 이성을 갖추고 자연을 뛰어넘은 고귀한 존재, 무한한 능력을 지니고 천사처럼 행동하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신과 같은 존재가 되었고, 세상을 우리 뜻대로 주무르고 있다.

그러나 우리 인간은 여전히 식물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다. 우리의 과거는 모두 식물과 관련이 있다. 우리의 현재도 모두 식물과 관련이 있다. 식물이 없다면 우리의 미래도 없다. 그 100가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역사는 나무와 함께 시작한다. 아마도 모든 역사가 그렇게 시작하리라. 우리의 족보를 하나하나 거슬러 올라가보자. 증조부의 증조부의 증조부까지. 충분히 위로 거슬러 올라가면(수백 년이 아니라 수백만 년을 헤아릴 정도로 멀리 올라가보면), 대부분의 시간을 나무에서 보낸 조상을 만나게 된다. 그들은 똑똑했고, 서로 마주 보는 양손의 엄지손가락으로 나뭇가지를 아주 잘 잡을 수 있었다. 세상을 입체적으로 잘 볼 수 있는 눈 덕분에 그만큼 나뭇가지 사이의 거리를 잘 판단할 수 있었다. 그들은 아프리카에서 살았고, 놀랍도록 나무에 잘 적응해서 살았다. 정말 오랫동안, 매우 안정적으로 삶을 꾸려나갔다. 그런데 기후가 바뀌었다. 기후변화는 이 책에서 앞으로 거듭 등장할 주제다.



고흐가 아를에서 그린 해바라기 그림들은 모나리자만큼이나 유명하다. 각각의 그림은 티셔츠와 마른행주, 냉장고 자석 등 온갖 형태로 수없이 복제되어 너무 흔해져서 되레 해바라기라는 꽃 자체는 주목하지 못하기 쉽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고통스러웠던 예술가의 신화 같은 삶이 아니다. 해바라기 그림은 환희가 얼마나 압도적인 감정인지, 그리고 그런 고조된 경험이 얼마나 끔찍하게 무너지기 쉬운지를 보여준다.



열대우림의 대규모 파괴가 이루어진 바탕에는 열대우림이 엄청나게 울창한 이유가 엄청나게 비옥한 땅 때문이라는 생각이 깔려 있다.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열대우림은 분명 온도와 습도가 아주 높고, 5,000만 년 이상 그러한 환경을 유지했다. 일정한 온도와 습도 그리고 울창한 숲은 뒤얽혀서 놀랍도록 복잡한 상호 의존 체계를 이루었다. 열대우림이 울창한 이유는 토양 때문이 아니라 숲 그 자체 때문이다. 씨앗은 숲의 바닥에 떨어져 다시 싹을 틔운다. 그럼에도 인간은 여전히 숲을 파괴하면서 열대우림을 생물이 살기 어려운 환경으로 만들고 있다. 브라질너트를 먹으면서 열대우림이 다른 데서는 기대조차 할 수 없는 크나큰 혜택을 우리에게 주고 있다는 사실을 잠깐이라도 머리가 아닌 배로 느껴보자.



찰스 다윈은 파리지옥이 세상에서 가장 경이로운 식물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파리지옥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려고 구운 쇠고기와 삶은 달걀을 먹였다. 널리 알려진 이후로 파리지옥은 인간의 상상력을 끊임없이 자극해왔다. 육식을 하는 그 식물의 특성을 더욱 확장한 식인 식물 이야기들도 나왔다. 존 윈덤의 1951년 소설 『트리피드의 날』을 읽거나 같은 제목의 1962년 영화를 본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지만, 무언가 막연히 위협적이고 겁이 나는 식물을 흔히 트리피드(triffid)라고 부른다.



매년 미국 전역에서 거대한 대형 트럭들이 벌들이 윙윙거리는 벌집을 센트럴밸리로 수송한다. 벌들은 그곳에 도착한 후 꽃가루받이를 한다. 전 세계에서 가장 대규모로 이루어지는 인위적인 꽃가루받이 행사다. 이때 140만여 개의 벌집이 그곳으로 모여든다. 면적 4,050제곱미터당 벌집이 두 개씩 필요하고, 벌집 하나에 200달러의 비용이 든다. 최근 몇 년간 벌집 군집 붕괴 현상(꿀을 채집하러 나간 일벌 무리가 돌아오지 않아 벌집에 남은 여왕벌과 애벌레가 떼로 죽는 현상―옮긴이)이 일어나면서 가격이 치솟았다. 벌집에 악영향을 미치는 이러한 현상은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서 간단한 해결책도 없다. 행사가 끝난 후 센트럴밸리를 떠날 때는 가져온 벌집의 3분의 1 정도가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사라진 벌집의 수를 되돌리기는 어렵다.



■ 끌림의 이유


식물은 배경이 아니라 주인공이었습니다.

문명의 탄생도, 전쟁도, 제국의 흥망도 식물 없이 존재할 수 없었다는 것을 책을 통해 처음으로 실감했습니다.

특히 인간의 탐욕이 식물을 거쳐 노예제와 전쟁, 중독과 착취로 이어지는 과정은한편의 문명 비극 같았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식물은 우리에게 늘 생명과 희망의 상징이기도 했습니다.

문명과 생태의 교차점에서 한 줄의 식물 이름이 세계를 어떻게 움직였는지 알아가는 시간이 무척 의미 있었습니다.



■ 간밤의 단상


우리는 식물을 종종 배경처럼 여기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100가지 식물로 읽는 세계사』는 그 인식을 단호하게 뒤집습니다.

모든 시작은 씨앗 하나에서 비롯되었고 모든 문명은 뿌리에서 자라났다는 사실을 이 책은 조용하지만 강하게 들려줍니다.


밀로 시작된 고대 문명, 향신료로 열렸던 대항해 시대, 사탕수수와 목화로 확산된 노예제 그리고 오늘날 기후 위기의 중심에 놓인 아마존의 열대우림까지, 식물은 늘 역사 한복판에 있었습니다.

어쩌면 인간은 식물을 지배한 게 아니라 식물에 의해 문명의 방향이 좌우되어 온 셈입니다.


서울대공원 식물원에 갈 때마다 느꼈던 조용한 설렘이 떠올랐습니다.

사람들 발길이 드문 그곳에서 저는 매년 시간을 보냅니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그리고 올해도 꼭 가려 합니다.

이 책을 읽고 문득 떠올랐습니다.

나는 지금 어떤 식물의 은혜 속에 살고 있는 걸까?

그 식물들은 어떤 시간과 고통을 지나 지금 여기에 다다른 걸까?


식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습니다.

이제야 우리는 지구의 주인이 아니라 손님이라는 사실을 조금은 실감하게 됩니다.



■ 건넴의 대상


역사와 자연을 함께 읽고 싶은 분

세계사의 이면에 숨어 있는 흥미로운 맥락을 알고 싶은 독자

식물, 생태, 환경에 관심 있는 교양 독자

조용한 아침에 생각을 넓히고 싶은 모든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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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이 삶을 사랑할 것인가

저자 마이클 노턴

부키

2025-04-02

원제 : The Ritual Effect

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삶을 사랑한다는 건, 단순한 일이 반복될 때 그 안에 마음을 담는 일이다.




■ 책 속 밑줄


메이비: 혹시 'T'라고 새겨진 금목걸이 어디서 파는지 아세요?

마이클: 그거 십자가야.

메이비: 짜가라고요?

ㅡ시트콤 <못말리는 패밀리>


나는 어렸을 때 일요일만 되면 아일랜드계 가톨릭 신자였던 부모님과 목청 대결을 버이며, 성 테레사 성당에 미사를 보러 가지 않겠다고 박박 우겼음에도 매번 뜻은 이루지 못했다. 내가 특히 싫었던 것은 설교가 아니라("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라는 말은 늘 지당하다고 생각했다), 대본처럼 짜인 순서였다.



리추얼은 또한 끊임없이 효율을 추구하고 주의를 요구하는 디지털 기술의 압박에서 벗어나는 수단으로 의미를 갖는다. 리추얼을 위한 신성한 공간을 따로 지정함으로써 현재의 순간에 집중할 수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나는 이 매일 밤의 퍼포먼스를 분석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내가 뭘 하고 있는 걸까? 그것은 내 딸만을 위한 리추얼은 아니었다. 나를 위한 리추얼이기도 했다. 내가 그 일련의 절차를 엄격하게 수행했던 것은 어떤 '효과'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매일 밤 이 리추얼을 반복하면서, 그 리추얼에 밤을 무르익게 하고 잠을 불러오는 힘이 있다고 믿게 되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확고한 리추얼 회의론자였던 내가 진정한 리추얼 신봉자가 되어 있었다.

나의 변화를 깨달은 순간, 궁금해졌다.



케이크든, 별것 아닌 CD 보관함이든, 집에서 빚은 맥주든, 공을 들일수록 애정이 더 많이 간다. 누구나 일상 속의 지극히 평범 한 장면을 치르는 자신만의 방식이 있다. 그렇게 세월에 걸쳐 나만의 것이 된 행위가 바로 우리의 리추얼 시그니처다. 우리는 자신만의 리추얼을 통해 주변 환경에 나름의 정성을 들이고, 동시에 더욱 풍요롭고 깊이 있는 삶을 경험하게 된다.



통과의례는 우리를 변화시킨다. 다른 누구 또는 다른 무엇이 되고자 하는 우리 내면의 근본적이고 영속적인 욕구가 충족될 수 있게 해준다. 스스로에게 그리고 세상에, 우리가 진정 어떤 사람인지를 각인시킬 수 있게 해준다.



리추얼은 긍정적인 면에서든 부정적인 면에서든, 우리의 집단 정체성을 공고히 하는 사회적 접착제로 작용한다. 다행히도 우리는 집단 정체성을 형성하고 조정함으로써 더 다양한 타인과 관습을 포용할 수 있다. 정체성의 초점을 정치와 같은 양극화된 영역에서 스포츠나 음악 등 문화적 방면으로 옮겨 집단의 경계를 넓힌다면, 갈등을 완화하고 생산적인 변화를 이루어가는 동시에 누구에게나 소속의 경험을 넓히는 길이 될 수 있다.



리추얼은 공동의 노력 속에서 의미를 만들어 우리를 하나로 묶어줄 수 있다. 그러나 리추얼은 자신과 다른 리추얼을 가진 이들에 대한 불신을 심어주어 사람들을 갈라놓을 수도 있다. 다행히도, 갈등이 어느 정도 가라앉고 나면 리추얼이 화해의 도구가 될 수 있다.



■ 끌림의 이유


『어떻게 이 삶을 사랑할 것인가』는 격변이나 성공이 아니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감정을 회복하고 삶을 사랑할 수 있을지를 조곤조곤 들려줍니다.

저자는 일과 인간관계 그리고 내외적인 감정의 사이에서 우리가 어떻게 마음의 연결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여러 사례를 통해 따뜻하게 전합니다.

삶을 잘 살기 위한 방법보단 삶과 연결된 감각을 회복하는 데 집중하고 있어서 지금 당장 삶을 단단하게 붙들고 싶은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문장들을 전합니다.



■ 간밤의 단상


정말 힘이 부칠 때면 아침에 눈 뜨자마자 매일 제 자신에게 스스로 물어봅니다.

"오늘도 버텨낼 수 있을까?"

물론 이에 대한 대답 따위는 없습니다.

대답할 시간이 어디있나요. 일단 샤워하러 가야지요.

그런데 이 책은 그 질문에 대해 아주 조용히 대답합니다.

"삶을 견디는 것이 아니라 삶을 사랑할 수도 있어요."


삶이 무겁고 버거운 이유는 그 무게를 지탱할 감정의 리듬을 잃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책을 읽고 나니 저도 나름의 작은 의식이 있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아침에 마시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외출할 때 듣는 팝송, 누군가에게 보내는 짧은 인사 그리고 매일 밤 하루를 마무리짓는 일기조차 작은 의식이 되어 제 자신을 지키고 있었다는 것을요.


오늘은 저만의 리추얼을 하나 더 만들어보려 합니다.

매일 반복되는 하루에도 나를 놓치지 않기 위한, 아주 사소하고도 다정한 연결을요.

삶을 사랑하는 법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그냥 오늘 하루를 무사히 살아낸 나에게 수고했다고 말해주는 작은 의식 하나면, 그거 하나면 충분합니다.

오늘도 자신을 많이 사랑해주세요...♥



■ 건넴의 대상


삶이 무기력하게 느껴지는 분

일상에 작은 의미를 다시 불어넣고 싶은 분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도 나를 돌보고 싶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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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보듯 너를 본다

저자 나태주

지혜

2015-06-20

시 > 한국시




살아 있는 것들은 다 꽃이다. 그러므로 너도 꽃이고, 나도 꽃이다.




■ 책 속 밑줄


풀꽃 1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풀꽃 2


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

색깔을 알고 나면 친구가 되고

모양을 알고 나면 연인이 된다

아, 이것은 비밀


풀꽃 3


​기죽지 말고 살아 봐

꽃피워 봐

참 좋아



■ 끌림의 이유


『꽃을 보듯 너를 본다』는 시집이지만 제겐 한 권의 고요한 교과서과도 같습니다.

삶과 사람 그리고 존재에 대해 배워가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읽는 이의 마음에 조용히 말을 거는 책이기에, 스승의 날이 다가오면 생각나는 책 중 하나입니다.

책은 다정하게 알려줍니다.

진정한 스승은 가르침보다 존재함으로 말을 건넨다는 사실을요.



■ 간밤의 단상


고요한 새벽녘, 책장 앞에 잠시 멈춰 섰습니다.

한참을 바라보다 조용히 손에 쥔 책.

매년 스승의 날이 다가오면 이 책을 자연스레 다시 펼칩니다.

저는 유독 문학 선생님들과 인연이 깊었습니다.

대학교에 들어가고서부턴 편지와 함께 작은 선물 그리고 책 한 권을 꼭 보내드렸지요.

그중에서도 이 책은 제가 선생님들께 두 번째로 드렸던 특별한 책입니다.

그만큼 제 마음의 문장을 담기에 부족함이 없었던 시집이기도 합니다.


나태주 시인의 시는 크게 외치지 않습니다.

하지만 조용히, 천천히, 무언가를 일깨워 줍니다.

그는 인생의 흐름 속에서 배움과 성찰의 시간을 오랫동안 응시해온 시인이자 많은 이들에게 삶의 스승으로 남은 존재입니다.

그가 말하듯, 우리는 사랑하며 배우고 기다리며 배우고 바라보며 배웁니다.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문득 떠올렸습니다.

내가 존경했던 스승님들과 삶의 모퉁이에서 말없이 손을 내밀어 주었던 어른들의 얼굴을.

꽃을 보듯 누군가를 바라본다는 건, 결코 가볍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그건 존재에 대한 깊은 존중이자 감사를 담은 고요한 응시였으니까요.


오늘 아침, 그분들의 따뜻했던 눈빛과 말들을 마음속에 조용히 다시 떠올려 봅니다.

그리고 나도 언젠가,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될 수 있기를 조심스럽게 소망합니다.



■ 건넴의 대상


스승의 날, 뜻깊은 책을 찾으시는 분

조용한 위로와 다정한 시를 찾는 분

사랑과 배움의 본질을 다시 느끼고 싶은 분




이 책을 읽고 마음에 남은 문장이나 순간이 있다면 공감(♥)과 댓글로 나눠주세요.

당신의 감상이 더해지면 이 공간은 조금 더 깊고 따뜻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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