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은 합니다

저자 희렌최

다산북스

2021-08-26

자기계발 > 협상/설득/화술 > 화술





아무렇지도 않게 선을 넘는 사람들이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호신의 언어다.

해결되지 못한 울분이 무력감으로 변해 나를 좀먹지 않도록 호신의 언어 기술을 익혀보자.



결국 나를 건강하게 지켜내고, 적당히 받아주면서 끊어내는 대답의 기술이 필요해진다. 하지만 어른에 대한 말대답이 부정적으로 여겨지는 사회에서는 성인이 됐다고 해서 갑자기 자신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게 아니다. 어른 위엔 언제나 더 높은 어른이 있기 때문이다. 예의를 차려야 하는 분위기를 고려하여 나만의 대응 매뉴얼을 미리 만들어두지 않으면, 무례한 말에 즉각적으로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 이불 뒤집어쓰고 혼자 발길질하는 상황을 더는 맞지 않으려면 자신의 성향에 맞춰 상황별, 대상별 대화의 기술을 미리 익혀둬야 한다.



나에게 선플을 달 때,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인 자존감이 높은 척 말해볼 것을 추천한다. 스스로 자아 존중감이 높지 않다고 느껴질지라도,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자존감이 높아 보이는 사람처럼 나에게 말을 걸어보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며, 비록 마음이 편하진 않지만 자책을 하는 대신 다음을 기약하는 격려의 말을 해보자. 지금 떠오르는 부정적인 생각을 멈추고 이를 긍정적인 상황으로 대체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싫은 사람과 말을 해야 한다면, 꼬투리나 흠집이 잡힐 빌미를 제공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때 좋은 방법은 나의 호불호에 대한 언급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어떤 것을 좋아한다 또는 싫어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나를 괴롭히려는 상대에게 그 반대를 선택할 힌트를 주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상대가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나를 싫어하는 분야의 부서로 보낼 수도 있고, 내가 좋아하는 일만 빼놓고 제안을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싫은 사람 앞에서는 나를 되도록 드러내지 않는 것이 좋다.



뻔하지 않은 표현으로 매력을 느끼게 하고 싶다면, 먼저 부사의 사용을 줄여보자. 부사 대신 이를 대체할 다른 표현을 넣으면 평범한 말에 개성이 생긴다. 예컨대 “너무 좋아”라는 표현에서 ‘너무’를 대체하는 나만의 언어를 만들어보는 것이다. 뭔가를 표현할 때 입이 쉽게 떨어지지 않을수록 부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고 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자주 사용하는 부사를 점검해보고 일상적인 말 습관에서 이를 줄이도록 노력하는 것은, 말로 나만의 개성을 드러내는 데 꼭 필요한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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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 옳다는 사람과 대화하는 법

저자 마리테레즈 브라운

갈매나무

2024-07-08

자기계발 > 협상 / 설득 / 화술

경제경영 > CEO/비즈니스맨을 위한 능력계발 > 프레젠테이션





한 실험에서 극단적인 정치 성향의 참가자들에게 지지하는 당의 정책을 최대한 상세하게 설명해달라고 부탁하였다. 대부분이 설명하지 못했고, 그 후 그들의 정치적 태도가 다소 누그러졌다. 그러나 이들에게 개인적인 동기를 묻고 왜 그 정당을 지지하는지 이유를 열거하라고 시켰더니 같은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무지가 발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다고 믿는 것에 대해 기계적인 설명만 요청해도 스스로 자기 지식의 허점을 깨달았다.

토론에서도 이 원리를 이용하자. 상대의 아이디어에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고,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캐물어보자.



오해는 특별한 일이 아니다. 오해는 다반사다. 거절의 진짜 이유를 알아야 적절한 논리로 상대를 설득할 수 있다. 그래야 당신의 논리가 상대의 진짜 마음을 향할 테니까.



상대의 감정을 잘못 해석하면 어찌하나 걱정하지 말자. 당신이 틀렸다면 상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고칠 것이다. …… 사실과 감정을 결합하면 상대의 입에서 진실을 캐낼 수 있다. 상대가 끝까지 말하지 않더라도 신경질 섞인 태도나 말투에서 상대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때로 우리에겐 '수용'이 필요하다. 상대에게 다정하게 다가가 그 사람과 그의 입장을 존중하고, 필요하다면 자기 입장을 완전히 내려놓을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다. 때로는 '직면'도 필요하다. 거절하거나 뻔뻔한 행동을 지적할 줄 알아야 하며, 자기 입장을 명확히 밝히고 상대에게 "틀렸다"고 말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설득을 가로막는 가장 강력한 브레이크 중 하나가 오만이다. 상대가 제 잘난 맛에 취해서 자기 생각을 완전히 무시한다는 느낌이 들면 설득에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 방어 태세가 된다. 쥐꼬리만큼이라도 동의할 경우 자신이 틀렸다는 생각에 동의하는 꼴이 되니 말이다.



직장에서나 집에서나 '우리'를 상상하기란 어렵다. 협상을 할 때도 상대는 협상 파트너가 아니라 협상 상대이다. 함께 협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치고받고 싸운다. 하지만 상대를 설득하고 싶다면 오만하거나 가르치려 들어서는 안 된다. 그런 식의 태도는 토론을 격화시키고 편을 가른다.

당신과 상대가 같은 편임을 강조하자. 도저히 저 사람과는 같은 편이 될 수 없다는 기분이 들수록 더욱 같은 편임을 강조해야 한다.



차이점에 초점을 맞춘 전형적인 “네, 그렇지만” 식 토론이다. 언어학자이자 협상 자문인 하르트비히 에케르트(Hartwig Eckert) 박사는 대부분의 설득이 차이에, “그러나” 다음에 오는 반론에 초점을 맞춘다고 지적한다. 그렇게 하면 시선이 반론을 향할 뿐 아니라 반론을 계속 쫓아가야 하므로 상대에게 협상의 주도권을 넘기게 된다. 따라서 에케르트는 상대가 어떤 지점에 이미 동의하였는지, 동의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인정을 했는지에 관심을 기울여 이런 패턴을 부수라고 권한다. 상대가 동의한 부분을 반복하고, 심화 질문으로 그 점을 강조한다면 다시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해결책에 다가가려면 상대가 정말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모든 분쟁이 그러하듯 이 경우도 겉으로 드러난 상황, 즉 옷이 문제가 아니다. 그보다는 옷 뒤에 숨은 가치관이 더 중요하다. 다시 말해 소장의 ‘규칙 준수’라는 가치가 문제의 핵심이다. 가치관은 곧 정체성이다. 따라서 상대를 설득하려는 짓은 인격의 핵심을 직접 공격하는 일과 같다.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기회는 상대의 가치관을 인정하고 그것을 자신의 논리에 통합시키는 것이다. 일단 상대의 말에 숨은 가치관부터 알아내야 한다.



자기 가치관의 틀에 박혀 있으면 상대를 설득하기 힘들다. 가령 보수주의자들에게 소수자에 대한 관용을 요구하면서 ‘피해자’, ‘특권 의식’, ‘성차별’, ‘문제’ 같이 그들이 싫어하는 언어를 사용하면 당연히 반발이 인다. 보수적인 수신자에게는 ‘실용적’, ‘문명인’, ‘문화인’, ‘합리적’ 같은 단어가 훨씬 긍정적으로 먹힌다. 역사와 문화 같이 보수적인 가치관과 맞아떨어지는 단어는 대체로 잘 통한다.



한 번은 나도 그 기술에 넘어간 적이 있다. 노트북을 사러 매장에 갔을 때 판매원이 온갖 수치와 데이터를 열거하며 신형 모델을 권했지만 나는 계속 망설였다. 이럴 때 추가 정보는 별 도움이 안 된다. 내가 사용하기에는 그곳에 있는 모델 전부 별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때 판매원이 말했다. “저도 이 노트북을 쓰는데요, 이걸로 유튜브 영상을 편집하거든요. 너무 잘 되어서 신형 모델이 나와도 안 바꿀 생각이에요.” 나는 그 노트북으로 결정했다.



상대가 "그건 문제가 아니에요"라고 말하거든 그 말의 숨은 뜻을 까발린다. "문제를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시면 해결책이 안 나옵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이렇게 대응하면 누가 어떤 말을 해도 좋은지, 해도 되는 말과 안 되는 말은 무엇인지와 같은 중요하지 않은 곁가지로 흐르지 않고 토론을 다시 본래의 내용으로 돌릴 수 있다.



상사가 당신에게 "내가 상사인데, 상사를 존경하고 지원한다면 내가 맡기는 업무를 마다하지 않아야지"라고 협박하면 관계는 인정해도 입장은 거부한다. "당연히 존경하지요. 그래도 지금 업무량이 너무 많아서 추가 지시는 곤란합니다." 배우자가 "날 사랑한다면서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라고 할 때도 사랑은 강조하되 그의 입장은 거부한다. "사랑하지, 너무너무 사랑해. 하지만 사랑한다고 내 생각을 말할 수 없는 건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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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공시 모르면 주식투자 절대로 하지마라

저자 장우진

베가북스

2024-07-18

경제경영 > 재테크/투자 > 주식/펀드





주식도 그렇습니다. 저마다의 스타일에 따라, 같은 주식이라도 어떤 이는 매력적이라고 느끼고 또 어떤 이는 전혀 매력을 느끼지 못하죠. 그렇다면 전체 투자자를 하나로 뭉뚱그려서 보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들의 유형별로 그들이 느끼는 매력 포인트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겠네요.



가치투자자는 회사의 실적과 자산가치에 기반하여 기업을 평가하고 평가한 기업의 가치가 현재 주가보다 저평가되어 있을 때 투자 매력을 느끼는 투자자입니다.



상장주식의 주가가 미래 이익성장률의 함수라면, 기업 분석의 방향은 당연히 기업의 이익이 증가할 수 있느냐에 초점이 맞춰지게 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유튜브를 보고, 다른 이의 얘기를 듣고, 공시를 보고, 보고서를 보면서 열심히 공부하게 되죠. 하지만 공부를 열심히 해서 배우고 익힌 대로 이익이 성장하는 것을 보고 투자했는데 막상 주가가 떨어져 손실을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배운 대로 했는데도 자꾸 시험에서 답이 틀리니 애널리스트 등 전문가를 원망하곤 합니다. 저를 비롯해 공부를 잘했던 모범생들이 부딪히곤 하는 한계입니다.



전자공시 사이트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사이트에 어떤 공시들이 올라오는지, 그리고 우리가 중점적으로 봐야 하는 공시 내용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어야 합니다. 집에 공구 박스가 있다고 모두 맥가이버가 되는 건 아니죠. 공구의 쓰임을 이해하고 적재적소에 쓸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기업의 재무상태표를 생각해보면 자본은 주주에게 귀속됩니다. 주주는 소유한 지분율만큼의 자본을 소유하게 되죠. 기업이 투자할 때 부채레버리지를 잘 활용하면 자본의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적은 자본으로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으니 무조건 부채가 없는 기업이 좋다고 얘기할 수는 없죠.



연결재무제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집에서 엄마가 자기 돈으로 장부를 기록합니다. 자산은 무엇이 있는지, 대출은 얼마, 수입은 얼마, 생활비는 얼마, 지출은 얼마 등 엄마에게 들어온 돈만 가지고 장부를 만들면 이게 별도재무제표입니다.



매출액은 흐름이 중요하다고 얘기했는데요. 흐름을 살필 때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 바로 계절성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스크림 회사는 당연히 무더운 여름에 매출액이 크고 추운 겨울에는 급감할 겁니다. 이 경우 여름이 포함된 3분기보다 4분기 매출이 급감했다고 해서 회사에 큰 문제가 생겼다고 볼 수는 없겠죠. 그러니 직전 분기와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전년 동기’와 비교해봐야 실제로 매출액이 증가했는지 또는 감소했는지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주의할 것은 이렇게 사업보고서를 통해서 확인하는 데이터는 후행적이라는 한계가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주기적으로 보고서를 발간하는 대기업들은 사업보고서 발표 이전에 이미 실적 변화의 흐름이 시장에 알려지게 되죠. 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면 미리 주가가 오르고, 실적이 나쁠 것으로 예상되면 미리 주가가 하락한다는 의미입니다.



경험상 가장 의미 있는 증여는 임원들이 단체로 자식들에게 증여하는 경우였습니다. 4인 이상의 임원이 동시에 증여하는 상황을 생각해보면, 임원들이 우연히 동시에 증여할 가능성은 상당히 낮겠죠. 임원들끼리 얘기하다가 누군가 이번 기회에 자식에 증여해야겠다고 얘기하고 다른 임원들이 동조했을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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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저자 요한 볼프강 폰 괴테

허밍버드

2020-08-03

원제 : Die Leiden des Jungen Werthers (1774년)

소설/시/희곡 > 독일문학 > 독일소설





이 눈을 뜨는 것도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정말 마지막입니다. 아, 이 눈은 이제 더는 태양을 보지 못할 겁니다.  흐리고 안개 낀 날씨가 해를 가리고 있어요. 자연아, 너도 이렇게 슬퍼해 주는구나! 네 아들이자 친구이고 애인인 내가 이제 종말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 로테, ‘이것이 마지막 아침이다, 정말 마지막이다!’라고 자기 자신에게 말하는 심정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군요. 그렇지만 가물가물한 꿈결에 가장 가까울 듯싶습니다.


오, 저를 용서해 주세요. 제발 절 용서해 주세요. 어제 일을! 그것이 제 일생의 마지막 순간이어야 했습니다. 아, 그대, 천사여! 로테가 날 사랑한다! 그녀가 날 사랑한다!



아, 저는 그대가 절 사랑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정이 가득한 첫 눈길에서, 첫 악수에서 그걸 알아차렸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다시 그대 곁을 떠났을 때, 알베르트가 그대 곁에 있는 것을 보았을 때 저는 다시 열병 같은 의심에 빠져 용기를 잃고 말았습니다.


그 모든 것은 덧없이 사라지겠지만, 제가 어제 그대 입술에서 맛보았고 지금도 가슴속에서 생생하게 느끼고 있는 저 활활 타오르는 생명의 불꽃은 영원히 꺼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녀가 나를 사랑한다!


오, 로테, 내 사람이라고요! 제가 먼저 가겠습니다!


저는 꿈을 꾸는 것도 아니고 망상을 하는 것도 아닙니다! 무덤에 가까워질수록 마음이 더욱 밝아집니다. 우리는 그곳에서도 존재할 겁니다! 우리는 다시 만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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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꽃 (앙리 마티스 에디션)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

문예출판사

2018-11-05

원제 : Les Fleurs Du Mal (1857년)

시 > 외국시





인간과 바다



자유로운 인간이여, 항상 바다를 사랑하라!

바다는 너의 거울, 너는 네 영혼을

한없이 출렁이는 물결에 비추어 보는구나,

바다처럼 한없는 네 정신 쓰라린 심연은 아닌 것을.


너는 네 모습에 심취하길 즐기고

때때로 그 모습을 네 눈과 팔과 가슴으로 품으면

격하고 사나운 바다의 탄식으로

어느덧 네 가슴속 동요도 멎는구나.


너흰 둘 다 음흉할 만큼 치밀하구나.

인간이여, 그대의 심연 바닥을 헤아린 자 아직 없고

오 바다여, 네 보물 역시 아무도 모르게 감췄으니

그토록 너희 둘 집요하게 비밀을 감싸는가!


그런데도 너희 둘은 아득한 옛날부터

연민도 후회도 모르는 듯 서로 싸웠으니

어찌 그리 살육과 죽음에 도취하는가.

오 영원한 투사들, 오 냉혹한 형제들이여!




우주 만물을 당신 규방 안에 넣고 싶나요



우주 만물을 당신 규방 안에 넣고 싶나요

부도덕의 화신이여! 무료함이 그대 마음 악하게 했나요.

이빨로 그 이상한 놀이를 하자면

날마다 사람 심장 하나씩 걸어 놓아야겠지요.

당신 눈은 상점가 불빛처럼

아니면 축제 촛대처럼 타오르며,

남의 권력을 오만방자 휘두를 땐,

아름다움의 법 따윈 몰라도 되나요.


눈 감고 귀 닫은 기계처럼, 냉혹함의 향연!

세상 만인 피를 빠는 참 유익한 장치,

행여 부끄럽진 않은가요, 혹시 본 적은 있나요?

거울 속에 비치는 당신의 추한 모습.

악행의 대가로써 그 죄 하늘 찌르는데

죄의식에 떨린 일 정말 한 번도 없는가요?


언젠가 대자연의 원대한 섭리가 드러나면,

당신조차도 쓸모가 있을까요? 오 여인아, 오 죄악의 여왕이여,

ㅡ당신 같은 천박한 짐승이ㅡ무슨 천재라도 잉태할까?


오 거대한 진흙탕이여! 궁극의 비열함이여!




살아 있는 횃불



빛으로 가득한 그 눈들이 내 앞을 행진하네.

고귀한 천사의 자력에 끌리듯

내 형제들, 거룩한 형제들이 행진을 하네,

내 눈 속에 다이아몬드의 불빛을 흔들면서.


온갖 함정과 중죄에서 날 구원하고

그들은 아름다움의 길로 나를 인도하네.

그들이 내 하인이듯 나는 그들의 노예이니

내 존재는 온전히 이 살아 있는 횃불을 따른다네.


매혹의 눈들이여, 신비한 빛으로 반짝이도다,

한낮에 타오르는 촛불처럼.

붉은 태양도 이 환상의 불꽃을 당할 수 없도다.


횃불은 죽음의 찬미, 그대는 부활을 찬양하니

내 영혼의 부활을 노래하며 그대는 행진하고

태양조차 별들의 그 불꽃을 수그리지 못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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