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짊어지고 안고 간다는 것은 꽤나 힘든 일이다.

애써 웃으며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살아가고 있지만 이를 알아주는 이가 있다는 건 큰 선물인 것 같다.

그리고 그런 선물같은 이가 내게 있다는 사실에 진심으로 감사함을 느낀다.


커피를 좋아하니 커피를 대신해 차를 마셨으면 해서 오설록에서 산 선물세트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도 샀다.

여기에 예쁜 티컵 세트까지 구매했는데 정작 사진에 나와있는 쇼핑백만 주고 나머지 쇼핑백 하나를 현관에 빠뜨리고 나갔었다.

(다음에 만나면 줘야하기에, 미리 알면 재미없으니 사진은 생략)


오랜만의 만남이 이렇게 설레고 행복했던가.

눈 마주치자마자 눈물부터 나왔는데 어떻게든 삼키느라 혼났었다.

4시간이 4분처럼 지나가듯, 짧은 시간이었지만 결론적으로 '나'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넌 네 자신을 사랑해?

곧장 '응'이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머뭇거리다 '응, 그러겠지.'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끝내 대답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당연한 이야기일 뿐더러,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을테지만

나다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진정으로 '나'를 사랑해야만 나다운 삶을 실현시킬 수 있다.

인생을 제대로 살기 위해서는 가장 나답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실행해야만 한다.

즉, 나답게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은 결국 자기 진정성을 찾는 것과 같은 맥락인 것이다.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나다운 삶, 즉, 자신이 지향하고자 하는 삶의 목표에 근접하기 어려워진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누군가에게는 결코 단순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혹시 나를 사랑한다고 대답하지 못한 이유가 결국은 나의 주체성을 잃어버려서 그런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내 삶의 주체는 '나'이기에 스스로 이해하고 판단하며 결정해야 하는데 그 과정 속에서 나의 주체성을 떨어뜨리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지금 실현시키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상기하며 그 목표에는 '나'의 관심과 애정이 분명하게 들어가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혹시 나를 사랑한다고 대답하지 못한 이유가 결국은 나 자신에게 관심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관심도, 흥미도 없는 이런 경우, 자신에게 현재 삶의 낙이 무엇인지를 돌아봐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이었는지,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 무엇이었는지, 내가 좋아하는 장소는 어느 곳이었는지 등에 대해 말이다.

만약 아인슈페너를 좋아하고 여기저기 산책하기를 좋아한다면 아인슈페너 맛집을 돌아다니는 것도 좋다.

이는 나의 관심사를 끄집어낸 것이며 결과적으로 나의 '낙'이 되었으니 '나는 아인슈페너를 좋아하고, 걷기를 사랑하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어느새 그런 나를 사랑할 수 있는 첫 발걸음을 떼는 셈이니깐.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서서히 자존감이 떨어지면서 우울과 불안이 닥쳐올 수도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성인들이 말하길 삶의 위기에 봉착했을 때, 나 자신을 더 많이 믿고 사랑하라고 강조하는 것이다.

자존감이 떨어진다는 것은 결국 멘탈 또한 약해진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는데 어느 순간 쿠크다스 같은 멘탈로 변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나는 안팎으로 한 번 이상은 크게 상처를 받았었다.

쓸데없는 자존심은 가지고 있지 않아도 자존감만큼은 굳건하다고 생각했지만 오산이었다.

서서히 나의 자존감은 밑바닥을 향해 돌진하고 있었고 무엇보다 나 자신을 전혀 사랑하지 않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착하게 사는 것만이 결코 정답이 아니다.

선하게 사는 것은 최선이며 착하게 사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이 먹잇감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게 된다.

세상이 그렇게 변했기 때문이다.


누군가 나에게 일찍 말해주었더라면 떨어지는 자존감에게 얼른 손을 내밀었을 것이다.

누군가 나에게 일찍 말해주었더라면 이기적으로 살아도 되니, 나 자신을 마음껏 사랑하라고 소리쳤을 것이다.

그래도 늦게나마 깨달아 천천히 어루만져 주고 있으니 괜찮아질거라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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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1-05-02 00: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앞으로는 더 많은 좋은 일들이 있으시기를. 좋은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시기를. 하나의책장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하나의책장 2021-05-16 22:38   좋아요 1 | URL
좋은 말들, 차곡차곡 쌓으니 힘이 나요! 감사합니다😊 굿밤되세요💖

scott 2021-05-02 00: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인슈페너 사랑하는 사람요기! 주체적인 삶의 첫번째 조건 나자신을 믿기! 하나님 오월 신록처럼 푸르고 건강하게♡

하나의책장 2021-05-16 22:41   좋아요 2 | URL
앗! scott님도 아인슈페너 좋아하시는군요☕ 주말 잘 보내셨나요? 다가오는 한 주도 화이팅입니다❣

새파랑 2021-05-02 07: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사진 선물 받으면 엄청 기쁠꺼 같아요. 그리고 저렇거 사진 잘 찍는거 너무 부럽네요^^ 정말 자존감이 중요한게 이게 떨어지면 우울해진다는게 문제라는~ 나를 위해, 그리고 내가 원하는 걸 하는게 좋은거 같아요~~!

하나의책장 2021-05-16 22:47   좋아요 2 | URL
책과 차 세트가 전부인지라 쪼끔 민망하지만; 제가 평소 친구나 지인들에게 소소한 선물을 자주 하는 편이에요😊 맞아요! 자존감이 떨어지면 알게 모르게 우울해지죠ㅠ 새파랑님, 다가오는 한 주도 행복 가득하게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