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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의 미술관
최정표 지음 / 파람북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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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의 미술관

저자 최정표

파람북

2025-06-24

예술 > 미술 > 미술관

여행 > 테마여행





■ 책 소개


『백야의 미술관』은 덴마크부터 노르웨이, 스웨덴, 러시아까지, 저자가 북유럽 미술관을 여행하며 느낀 감정과 사유를 담은 여행 에세이입니다.

한여름에도 해가 지지 않는 백야의 미술관과 자연이 교차하는 풍경을 따라가며 공간 자체로도 예술이 되는 장소들을 섬세하게 기록합니다.

작품 설명에 머무르지 않고 그 앞에 섰던 순간의 감정과 질문을 풀어내다 보니 어느새 작품 앞에 선 듯한 몰입을 경험하게 합니다.





■ 책 속 메시지


예술은 삶을 기록하는 방식이자 자기 자신을 다정히 들여다보는 도구이며 여행은 풍경을 보는 일이 아니라 나 자신의 시선을 새롭게 조율하는 일입니다.

삶을 감각하는 통로이자 쉼터가 되는 미술관은 고요함 속에서 가장 깊은 감정을 마주하게 합니다.

『백야의 미술관』은 미술과 공간, 개인의 감정이 만나는 접점을 따라 걷습니다.

유명한 작품들에서 마주한 문화와 철학, 예술가들의 삶까지 폭넓게 아우르는 사유는 우리 내면의 성찰을 이끌어냅니다.





■ 하나의 감상


지난 주말, 방정리하다 보관함 하나를 꺼내들었습니다.

그 안에는 여행 다녀오면서 사온 마그넷부터 미술관, 박물관에서 기념품으로 사온 마그넷이 한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미술관 다녀온지 꽤 된 것 같아 가고는 싶지만 한여름에 굳이 나가기는 싫어 택한 것이 바로 독서였습니다.

『백야의 미술관』은 예술은 해석이 아니라 감각이라는 진리를 조용히 전해주는 안내서입니다.

경험으로서의 미술관과 사유로서의 풍경이 잘 묘사되어 있어 마치 여행하는 시인의 노트 같았습니다.

특히 제가 항상 가고 싶었던 덴마크국립미술관이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어 너무 행복했습니다.


스칸디나비아 3국인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은 북유럽으로 분류됩니다.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 시내 한복판에는 덴마크국립미술관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문화의 대전당이라고 불리우는 덴마크국립미술관은 서유럽 작품은 물론 덴마크와 스칸디나비아 작품, 옛날 석고상 등 26만여점이 넘는 작품을 소장한 대형 미술관입니다.

덴마크국립미술관은 왕의 수집품과 부자들의 기증품으로 만들어졌는데 근대 이전의 왕실은 개인이 넘볼 수 없을 정도의 수준으로 그림들을 수집했다고 합니다.

덴마크 왕실이 본격적으로 그림을 수집한 시기는 16세기입니다.

유명한 독일 화가인 알브레히트 뒤러가 자기의 판화 중 최고품을 모두 덴마크 왕인 크리스티안 2세에게 주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때부터 왕가에서 미술 수집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죠.

왕가의 수집품은 크리스티안보르 궁전에 보관되고 있었는데 1884년에 큰 화재가 발생하게 됩니다.

다행히도 많은 작품을 구출해 낼 수 있었지만 왕실 소장품들이 갈 곳이 없어지자 당대 최고의 덴마크 건축가였던 빌헬름 달레루프의 설계로 새로운 미술관을 짓게 됩니다.

그렇게 덴마크국립미술관이 탄생하게 됩니다.

1980년대 중반부터 덴마크 작가와 더불어 국제적인 작가의 현대적인 작품도 수집하게 되면서 소장품들이 한층 더 풍부해지게 되면서 오늘날 덴마크는 많은 명품 미술관을 자랑하는 나라로 거듭나게 됩니다.


처음은 언제나 설레임을 안겨주기 마련인데 대대적인 공사로 인해 미술관 전체가 폐쇄되어 당황스러운 저자의 스웨덴국립미술관 방문 후기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습니다.

공사를 위해 가림막이 쳐져 있음에도 스웨덴국립미술관이 지닌 웅장함과 아름다움을 윤곽에서 고스란히 느꼈다고 합니다.

그렇게 미술관을 구경하지 못하게 된 저자는 미술관 바로 앞이 바다이기에 그 풍광이라도 한껏 느껴보고자 발길을 돌리게 됩니다.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은 14개의 섬으로 구성된 항구도시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나라의 앞 순위로 꼽히는 나라인데 미술관은 뒤쳐진 상태였습니다.

건물이 낡고 시설이 낙후되어 나라의 위상을 드높일 수 없으니 대대적인 공사를 진행하게 된 것입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화가들이 있는데 그 중 한 분이 바로 카를 라르손입니다.

카를 라르손은 스웨덴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화가이기도 합니다.

특히 그의 작품 중 <큰 자작나무 아래서의 아침 식사>는 가족의 행복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그림으로 스웨덴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생활용품에 패러디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작년에 대한민국-스웨덴 수교 65주년을 기념해 마이아트뮤지엄에서 전시회를 연 적이 있었습니다.

카를 라르손을 비롯해 앤더스 소른, 칼 빌헬름손, 요한 프레드릭 크로우텐, 휴고 삼손 등 스웨덴과 덴마크,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예술가들의 명작 75점을 볼 수 있었죠.

카를 라르손과 관련된 책을 오래 전에 리뷰했으니 아래 URL에서 확인해주세요.

칼 라르손, 오늘도 행복을 그리는 이유 ▶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2042442740


평소에도 전시회를 자주 다니는 편인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북유럽 미술관 특유의 고요하고 단단한 정서가 마음에 깊이 남았습니다.

저자는 미술, 여행, 감정의 경계를 허물며 독자가 스스로 그 공간에 서 있는 듯한 여운을 남깁니다.

한 문장, 한 시선이 담백하고도 명료해서 미술이나 여행을 잘 몰라도 충분히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예술은 해석이 아니라 감각이며 여행은 풍경이 아니라 시선입니다.

『백야의 미술관』은 당신의 일상 속에도 미술관 같은 장면이 숨어 있음을 조용히 알려줍니다.

읽고 나면 오늘 하루를 조금 더 느리게, 조금 더 깊게 살아내고 싶어질 것입니다.



■ 건넴의 대상


북유럽 여행 혹은 미술관 여행을 꿈꾸는 분들에게

삶의 쉼표가 필요하거나 영감이 필요한 분들에게




이 책을 읽고 마음에 남은 문장이나 감상이 있다면 공감(♥)과 댓글로 나눠주세요.

당신의 감상이 더해지면, 이 공간은 조금 더 따뜻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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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phie 할매 방랑 일기
남경희 지음 / 지식과감성#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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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phie 할매 방랑 일기

저자 남경희

지식과감성#

2025-06-02

에세이 > 한국에세이






■ 책 소개


과중한 책임과 일상에 짓눌려 온 자신을 위해 Sophie 할머니는 한 가지 결심을 합니다.

떠나요, 혼자서 ♬

그렇게 Sophie 할머니는 영국 역서터에서 어학연수를, 프랑스에서는 세 달 동안 파리지앵이 되어 파리에서 머물게 됩니다.

오랜 시간동안 교사와 워킹맘으로 살아온 그녀는 삶의 궤도를 과감히 수정하게 됩니다.

그 용기있는 여정이 뭐랄까, 잃어버린 자아와 느슨해져 버린 감각을 찾기 위한 진짜 여행으로 읽힙니다.



■ 문장으로 건네는 사유


막상, 떠날 날이 다가오니 잠이 안 온다.

Exeter.

일단 이름이 이유 없이 마음에 들고

오래된 도시,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도시라는 유학원 홈페이지에 실린 설명이 마음에 들어서 정한 동네.

어찌 되었건 확실한 한 가지.

지금 취소하면, 죽을 때 후회할 거다.



홈파티에서 일본 아줌마 학생이 물어보았다. 왜 여기 엑서터로 왔냐고.

"Just inspiration! No reason."

사실이 그러하다.

그러나 이렇게 이쁜 동네에 살아 보게 되어 참 좋다!



그러나 현실은 늘 환희와 보람이 넘치는 시간만 있지는 않다.

오히려 살엄음 밟듯 살면서 거의 매일 고통스럽게 묻는다.

왜 왔냐고. 왜 공부하고 있냐고. 쓸데가 있냐고.

나는 엄혹한 현실에 직면해서 나를 똑바로 보아야 한다.

몸은 부실하여 수업 마치면 다른 거 해 볼 엄두도 못 내고, 나이는 많아서 다른 아가들과 어울릴 때는 민폐 끼치지 않으려고 조심해야 하고, 와야 할 이유도 없이 그냥 오고 싶었기 때문에 온 것이고, 공부해서 쓸데없고, 쓸 만한 실력도 안 되고, 나의 남은 날이 얼마나 될지는 더욱 가늠할 수 없다고.

그래서 내게 용기가 필요하다.

나를 똑바로 보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럼에도 절망하지 않고 앞으로 걸어 나갈 진정한 용기가.



■ 책 속 메시지


삶의 목적은 결국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는 여정입니다.

Sophie 할매는 과감히 아직도 나를 모른다고 고백 아닌 고백과 함께 나이가 아닌 지금의 자신을 드러내는 일상의 여유를 선택합니다.

책을 읽으며 확신했습니다.

여행은 단순한 공간 이동이 아닌 내면과의 대화이며 삶을 다시 설계하는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요.



■ 하나의 감상


나도 언젠가 한 번쯤 나 자신을 위해 떠나볼 수 있을까?

이 책을 읽고나니 마음 깊숙한 곳에서 품었던 물음에 대한 답이 조그맣게 들렸습니다.

나이를 먹는 것과 성장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Sophie 할매는 자신의 성장 담론을 삶의 방식으로 쓰고 있었습니다.

한때 저도 답을 찾겠다고 애썼지만 막상 찾지 못하였었는데 그 이유를 이제야 알았습니다.

결국 나 자신을 마주할 용기가 더 필요하다는 사실을요.



■ 건넴의 대상


인생의 중간 지점에서 방향을 잃었다고 느끼는 분

안정감 있는 삶 속에서 뜻밖의 탈출과 해방을 꿈꾸는 분

자기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성장을 쓰고 싶은 분




이 책을 읽고 가슴에 남은 문장이나 순간이 있다면 공감(♥)과 댓글로 나눠주세요.

당신의 감상이 더해지면 이 공간은 조금 더 깊고 따뜻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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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예술로 여행하기
함혜리 지음 / 파람북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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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예술로 여행하기

저자 함혜리

파람북

2025-02-14

여행 > 프랑스여행 > 프랑스여행 가이드북

여행 > 테마여행 > 미술관/박물관/예술기행





- 예술을 통해 만나보는 프랑스

- 도시와 작품이 어우러진 감각적인 여행의 기록





예술은 단순히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시대를 담아내는 창입니다.

번잡스러운 현실은 잠시 잊고 일탈하고 싶은 기분이 들 때면 여행 분야의 책들을 찾아보곤 합니다.

오늘은 그렇게 발견한 책 한 권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단순한 여행서가 아닌 프랑스 곳곳에 스며든 예술의 흔적을 따라가게 해주는 책, 바로 『프랑스, 예술로 여행하기』입니다.





예술을 위한, 예술에 의한, 예술의 도시



"진귀한 보석을 품은 광산과도 같은 미술관은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배우기에 가장 좋은 장소다. 미술관과 박물관 등 문화자산이 빼곡한 파리는 아름다움을 찾는 사람들이 최고로 치는 도시다. 가볼 곳이 너무 많아서 어디부터 가야 할지 모르겠다면 가장 핵심부터 공략하는 것이 방법이다."





예술을 생각하면 저절로 떠오르는 나라 중 하나가 바로 프랑스입니다.

가본 적은 없지만, 종종 프랑스에 가는 친구가 만날 때마다 잔뜩 찍어온 사진들을 보여주곤 하는데 얼마나 눈이 호강하는지 모릅니다.

대충 찍었다는데도, 프랑스 곳곳을 담은 사진들이 예술 그 자체이니깐요.

넓디 넓은 광장, 분수, 줄지어져 있는 아름다운 건물들 그리고 수많은 미술관과 박물관까지!

특히 루브르는 사람에 치이는 것이 힘들어서 그렇지 서너번 가도 질리지 않는다고 하니 언제 한번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파리의 면적은 서울특별시의 6분의 1 정도입니다.

동서로 흐르는 센강을 중심으로 형성된 파리는 센강의 중심에 있는 생루이섬이 그 시초로 알려져 있죠.

행정구역은 생루이섬이 있는 지역에서 시작해 달팽이 모양으로 구획되어 1구-20구까지 나뉩니다.

파리 중심부인 1구에 있는 루브르 박물관은 원래 왕궁입니다.

13세기에 지어진 루브르궁은 루이 14세가 베르사유궁을 짓고 이전한 이후 왕실의 소장품을 전시하는 갤러리로 썼습니다.

프랑스 혁명으로 인해 왕실 소유 문화재들이 국가에 귀속되면서 나폴레옹이 공화국 국민의 교양을 위해 루브르궁을 박물관으로 바꾸어 일반에 개방하게 되었지요.

유럽 최초 근대적 박물관의 탄생을 알리는 순간이었습니다.


살아있는 미술 교과서를 마주하고 싶다면,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퐁피두 센터는 물론 오랑주리 미술관과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에 꼭 방문해보세요.





시작부터 말이 많았던 올림픽이었지만, 셀린 디온의 사랑의 찬가는 전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사르르 녹이기엔 충분했습니다.

셀린 디온이 노래를 불렀던 곳, 바로 파리의 대표적인 상징물인 에펠탑입니다.

개선문과 함께 대표적인 상징물로 주목받는 에펠탑은 사진으로 많이 마주한 곳이기도 합니다.

특히 낮과 밤의 느낌이 완전히 달라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다지요.



걷는 것을 좋아한다면 더욱 사랑할 수밖에 없는 파리!

프랑스 국립도서관과 생제르맹 카페들은 산책자들의 천국이나 다름없습니다.

그곳에는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본인 직지심체요절이 보관되어 있습니다.

리노베이션 공사를 위해 12년간 문을 닫았다가 2022년 여름 재개관하였는데 대형 도서관과는 비교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마주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렇듯 1장은 아름다움으로 가득 찬 도시인 파리에 대한 내용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주요 명소는 물론 명소에 대한 역사적인 사실까지 풀어내고 있고 특히 인상파 화가들의 발길이 닿았던 곳과 파리에서 만날 수 있는 럭셔리 브랜드의 마케팅까지 살펴볼 수 있어 예술과 교양을 자연스레 습득할 수 있었습니다.





나는 항상 어디론가,

어느 목적지를 향해 가는 여행자 같아.



빈센트 반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쓴 편지 일부입니다.

고흐는 동생 테오가 있는 파리에 와서 파리 예술가들의 열정적인 작업에 큰 감동을 받게 됩니다.

그러나 도시의 삶은 마냥 팍팍하기만 했습니다.

결국 예술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으로 떠나기 위해 남프랑스 아를에 도착하게 됩니다.

그의 나이 서른다섯살, 본격적으로 그림을 시작한 지 6년째 되는 해였습니다.

아직 북풍이 매섭게 불고 눈까지 쌓여 찬란한 빛을 마주할 순 없었지만 무언가가 그를 사로잡습니다.

날씨가 풀리면서 나타난 빛나는 노란색, 바로 해바라기꽃이었습니다.

성벽 바로 안쪽 호텔에 방 하나를 빌려 옥상을 아틀리에 삼아 그림을 그렸다고 합니다.

고흐의 황금을 머금은 해바라기는 프로방스와 미래를 상징하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는 아를에서만 총 7점의 해바라기 그림을 완성시킵니다.


'아! 이곳 한여름의 태양은 어찌나 아름다운지! 내 화실을 여섯 점의 해바라기 그림으로 꾸밀 생각이네. 원래의 색을 죽인 크롬옐로 장식품들은 다양한 배경에서 불타는 듯 튀어나와 보일 거야.'

_친구 에밀베르나르에게 쓴 편지



2장에서는 남프랑스를 대표하는 명소와 화가들을 연결시켜 예술 여행을 떠나게 해줍니다.

화가를 따라가는 여행을 쭉 하다보니, 작가를 따라가는 여행을 했던 정여울 작가의 에세이도 줄지어 생각났었습니다.

그만큼 흐름이 좋아 책과 함께 떠나는 예술 여행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가장 가까운 책장에 꽂아넣은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지치고 힘들 때면 여행에세이를 꺼내 들곤 하는데 오래오래 곁에 두고 읽게 될 것 같습니다.

예술이 일상이 되는 프랑스의 모습을 보고있자니 자연스레 <미드나잇 인 파리>도 생각나 간밤에 영화까지 보았습니다.

널리 알려진 명소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덜 조명된 공간까지 다루고 있을뿐더러 한 시대를 살아간 예술가들의 흔적을 따라가며 그들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어 그곳에 깃든 문화와 감성을 온전히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예술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문화적 풍경을 보고있자니,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느끼고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예술을 바라보는 프랑스의 태도였습니다.

어떤 계층의 전유물도 아닌, 누구나 보고 누릴 수 있는 삶의 일부라는 점은 정말 부러웠습니다.


그림 실력은 젬병이지만 캔버스를 꺼내 들어 간간히 백드롭 페인팅을 하곤 하는데 곧 봄이 다가오니 노란색 계열 위주로 칠해봐야겠습니다.

저처럼 당장 떠나기 어렵다면 꼭 읽어보세요!

건축, 회화, 조각, 공연 예술까지 다채로운 영역을 아우르고 있어 이 책 한 권이면 충분히 예술 속으로 떠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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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길 위에 저 시간 속에 - 빛나지만 음험하고 고요하지만 번화하며 고풍스러우면서도 탈역사적인 척하는 어느 매력적인 도시 여행기
이인우 지음 / 파람북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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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길 위에 저 시간 속에

저자 이인우

파람북

2024-07-12

인문학 > 문화/문화이론 > 일본문화

여행 > 일본여행 > 문화/역사기행





근래 답답한 일들이 있다보니 마음 한 켠에 시원함을 불어넣고 싶어 여행과 관련된 책을 꽤 읽고 있는 중인데 차례차례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오늘 여행할 나라는 일본입니다.


2019년 중국 우한시에서 발병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지면서 전세계가 봉쇄되었었습니다.

당시 국내를 여행하는 것도 조심스러웠던 시기였기에 여행업계는 직격타를 맞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을 것만 같던 코로나19는 개발된 백신으로 인해 점차 수그러들었고 봉쇄되었던 나라들이 점차 해제되면서 이전의 일상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와 동시에 해외여행객 수도 점차 증가하게 되었는데, 2023년은 특히 여행시장 회복의 해였습니다.

그 중 인기있던 나라는 바로 일본이었습니다.

인천국제공항을 기준으로 2023년에만 1,350만여명이 일본 노선을 이용하였는데 도쿄(나리타), 오사카, 후쿠오카 등 주요 도시뿐만 아니라 시즈오카, 마쓰야마 등 소도시 노선에도 연간 6만명 이상이 모였다고 합니다.

오사카 노선의 여객수는 381만명에 달했는데 이는 인천공항을 오고 간 노선 중 가장 많은 여객을 운송한 단일 노선으로 꼽힙니다.

두 번째는 도쿄(나리타) 노선, 세 번째는 후쿠오카 노선으로 단일 노선 여객수 톱3가 전부 일본 노선일 만큼 가장 인기있는 나라는 일본이었습니다.





오늘은 일본에서 특히 빛나지만 음험하고 고요하지만 번화하고 고풍스럽지만 탈역사적인 척하는 곳인 교토로 여행해보려고 합니다.

교토는 역사와 문화가 차곡차곡 쌓인 곳인만큼 하나의 인문학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한겨레신문 기자이자 교토 리쓰메이칸대학 객원연구원이기도한 저자는 천년고도의 곳곳을 답사했다고 합니다.

특히 주변을 둘러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에 빠지며 산책하기를 좋아한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은 여행지라고도 극찬하고 있지요.

책에서는 한국인들에게도 익숙한 교토의 명소들도 가득하지만 현지인들조차 모르고 지나칠 수 있는 숨겨진 명소 또한 소개하고 있습니다.

역사와 문화가 켜켜이 쌓여진 곳이다 보니 책을 통해 저자와 함께 하는 인문 기행이 마냥 새롭고 설레임을 가져다주기도 합니다.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에서는 일본의 아름다움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가쓰라리큐, 슈가쿠인리큐, 시센도, 겐닌지 등 교토의 볼거리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2부에서는 교토의 예술문화가 담긴 8곳을 통해 교토의 풍경을 한껏 구경할 수 있습니다.

3부에서는 교토 산책길에서 빠지면 섭섭할 아름다운 교토 정원 12곳을 돌아볼 수 있습니다.

4부에서는 교토의 시작점인 두 가모신사를 시작으로 교토의 신라신사들 즉, 신라인들의 흔적을 엿볼 수 있습니다.

5부에서는 한국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교토의 인상적인 장소 즉, 한일 연대 기록을 담고 있습니다.





벚꽃이 예쁘게 피던 시기에 일본을 다녀온 친구가 여행을 마치고 선물을 안겨주었습니다.

선물 중 하나가 벚꽃을 연상케하는 한정판 입욕제였습니다.

특히 사진으로 마주한 일본의 벚꽃 풍경은 황홀함 그 자체였습니다.

사진으로만 봐도 예쁘고 황홀한데 실제로 보면 그 감동은 어마어마하겠지요.


교토의 벚꽃은 3월 말부터 4월 초순이 절정이라고 합니다.

교토 동쪽 히가시야마 산기슭 아래 데쓰가쿠노미치라고 불리는 산책로가 있는데 북쪽 끝에는 긴가쿠지가 있고 남쪽에는 에이칸도와 난젠지가 있습니다.

중간중간 호넨인 등 고찰이 점점이 흩어져 있는데, 이 명승지군을 하나로 꿰는 실이 철학의 길입니다.

일본의 길 100선에 뽑힐 정도로 국제적인 명소인 이 곳은 혼자 걷기에 더할나위없이 좋다고 합니다.



철학의 길이라는 이름은 일본 근대철학계의 거두 니시다 기타로(1870~1945)가 명상하며 이 길을 걸은 데서 유래했다. 독일 하이델베르크에 '철학자의 길'이 있다면, 일본 교토엔 '철학의 길'이 있다는 식인데, 관광산업 측면에서는 신의 한 수 같은 작명이다. 사실 물이 흐르고 꽃이 피는 길이 어디 이 길뿐이랴.

……

철학의 길 중간쯤에 니시다가 만년(69살)에 썼다는 하이쿠(일본 단시) 한 수가 새겨진 둥근 돌을 만난다.


"그들은 그들이고, 나는 나다. 나는 나의 길을 갈뿐이다."


니시다는 불교의 선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일본 철학을 수립한 것으로 유명하다. 후학들은 비문에 "선생의 가르침이 철학의 길을 산책하는 사람들에게 애창되기를" 바라지만, 시구만을 보면, 왠지 모르게 고집 센 노철학자의 '절대고독'이 먼저 느껴진다.





일본어에서 정원은 고대에 식물채집지를 뜻하는 '니와'와 울타리 쳐진 경작지를 뜻하는 '소노'가 합쳐진 말로 니와와 소노가 집안으로 들어와 제사 장소가 되고 점차 유락과 예술적 관상의 장소로 변해간 것이라고 합니다.

고대 일본 정원들을 보면 특유의 분위기가 있죠.

이는 대륙에서 들어온 불교와 도교사상이 융합되어 자연풍경식 정원으로 발전했기 때문입니다.

선종사원에서는 돌과 모래를 주로 하는 가레산스이가 만들어졌고 권력층이 된 사무라이계급 사이에서는 호화로운 서원정원이 만들어졌죠.

부유한 중간계급으로 성장한 마치슈계층에서는 다도를 결합시켜 다정과 노지를 만들게 됩니다.

정치권력을 무사에게 빼앗긴 왕실은 귀족적 미의식을 투영시킨 궁정별장을 짓게 됩니다.

이러한 정원의 형태는 곧 서민들에게도 전해져 근대 이후에는 계층 상관없이 일본적인 생활건축문화의 하나로 자리잡게 됩니다.

교토는 천년고도라는 말답게 보석 같은 정원들도 많다고 합니다.

그 중 저자가 가본 12곳의 정원을 첨부해봅니다.


1. 도후쿠지 방장 핫소노니와

2. 히가시혼간지 쇼세이엔

3. 다이토쿠지 료겐인

4. 묘신지 타이조인

5. 난젠지 곤치인

6. 루리코인

7. 교토고쇼

8. 닌나지 교쇼정원

9. 만슈인

10. 쇼렌인

11. 짓소인

12. 다이고지 산보인





해마다 교토에서는 '교토 코리아 페스티벌'이 펼쳐집니다.

펼쳐지는 행사 중 하나가 조선시대 일본방문 사절단인 조선통신사 재현 행진입니다.

2022년 9월 18일,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것이 중단되었던 시기였지만 교토 국제교류회관을 출발한 조선통신사 재현 행렬은 오카자키공원 일대를 행진하게 됩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한 것일까요?

나라 간의 관계는 나쁠지라도 사람 사이의 끈은 놓지 말자는 의지의 표현을 보인 것이라고 합니다.


1607년부터 1811년까지, 조선통신사는 일본에 12차례를 방문하였습니다.

당시 조선 입장에서는 포로로 끌려간 조선인 송환과 문화전수를 통한 일본의 침략욕구 억제가 목적이었고, 일본 입장에서는 대규모 조선사절단을 통해 막부의 권위를 높일 수 있어 200여 년간 계속될 수 있었습니다.

초기에는 짧은 일정에도 불구하고 전쟁으로 끌려간 피로인들을 만나 그들의 애환을 들으며 귀국 교섭에 진력했었다고 합니다.

14세기 후반부터 16세기 중반까지 한일관계는 우호적이었으나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임진왜란을 기점으로 적대적인 분위기로 흘러가게 되었습니다.

1719년 조선사절단이 환송연을 거부하며 분쟁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는 한 무덤때문이었습니다.

도요토미가 세운 절 앞에서 환송연을 열려고 했을 뿐 아니라 절 부근에 일본군이 베어간 조선인의 귀와 코를 묻은 이총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후 이 행사는 열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2003년 교토시가 정비한 이총의 안내문에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으킨 이 전쟁은 한반도 민중의 끈질긴 저항에 패퇴함으로써 막을 내렸으나 전란이 남긴 이 귀무덤(코무덤)은 전란 하에 입은 조선 민중의 수난을 역사의 교훈으로서 오늘날까지 전하고 있다"는 자성의 문구가 담긴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도요토미 시데요시를 신으로 모신 도요쿠니 신사가 여전히 이총을 '전공'처럼 거느린 모습은 '용서하되 잊지 말자'는 말의 의미를 깊이 경계시키고 있다.





지리적으로 가깝지만 역사적 사건 등의 이유로 유독 멀게 느껴지는 나라, 일본!

특히 5부에서 나오는 한일 연대 기록은 한국인이라면 꼭 가봐야 할 곳이 등장합니다.

교토 유명 명소들을 소개하는 책이기도 하지만 역사 탐방에 초점이 맞춰진 책이기에 인문, 예술사에 가까운 책인 것 같습니다.

특히 일본인이 가지고 있는 내면 세계에 초점을 맞춰 그간 읽어왔던 여행 에세이와는 달리 넓은 견문으로 일본과 일본인들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들은 물론 그의 인문학적 해설과 역사 지식이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습니다.

일본이 처음인 여행객은 물론 일본의 숨겨진 명소를 찾는 여행객들과 여유로운 마음으로 산책과 하이킹으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여행객들에게, 또한 일본이란 나라에 대해 알고 싶은 이방인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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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민 지음, 원동권 사진 / 트래블라이크 / 202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새해만 되면 어디론가 여행가고 싶은 마음이 꿈틀꿈틀거리는데 달려야 하는 시기에 당장 갈 순 없으니 여행책이라도 잔뜩 구매해 위안받고 있다.
폭신폭신한 쿠션에 기대어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 내려 여행책 보고 있으니 이것 또한 소소한 행복이구만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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