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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유나이티드 - 음악도 인생도 뿌리에 물을 주어야 꽃이 핍니다 클래식 유나이티드 1
정경 지음 / 똑똑한형제들(주)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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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클래식의 매력은 무궁무진하다.

각 악기의 조화로움이 한데 어우러져 마음이 편해지면서 머릿속에서 한 편의 서사가 완성된다.

그것이 바로 클래식이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임윤찬 피아니스트, 정석 그대로의 연주를 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었다.

임윤찬 피아니스트의 우승 소식이 연일 뉴스에 나오게 되니 클래식에 대한 관심은 물론 우리나라의 위상 또한 한층 더 높아진 것 같아 절로 흐뭇했었다.

크게 조명되지 못했을 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클래식계 전문가들은 지금도 유럽에서, 미국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클래식 계의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철학과 삶의 방향은 무엇일까?


저자, 정경은 경희대학교 음악대학을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예술 경영학 박사(Ph.D) 학위를 취득(The Fusion of Performing Arts and Its Impact on Cultural Code.2012), 이탈리아 ‘가에따노 도니젯띠’ 시립 음악원(Academia)에서 오페라, 뮤지컬, 연출가 과정의 Diploma를 받았다. 국내 및 국제 음악 콩쿨대회에서 10회 우승하였으며, 2010년 예술 신인상, 2016년 제3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내일의 예술가상’을 수상했다. 경희대학교 오페라마 담당 교수를 역임. 현재 국민대학교 예술대학 교수 및 (사)오페라마 예술경영 연구소 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클래식계의 이단아로 불려지고 있다. 기존의 클래식, 오페라, 성악가의 영역을 벗어나 파격적인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작품을 발표하고 있으며 이탈리아 작곡가 로시니의『La Danza』, 오스트리아 작곡가 슈베르트의 『Standchen』, 독일 작곡가 베토벤의 『Ich liebe dich』, 락 기타리스트 김세황과 함께 제작한 아다스 알도의 『그녀에게』는 클래식 최초의 오페라마 뮤직비디오로 평가받는다.




◈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 | 음악과 인생은 뿌리에 물을 주어야 꽃이 핍니다


정경 :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계보를 잇는 대한민국의 바이올리니스트라는 말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경선 : …… 나이 든 연주자의 무대를 지켜보는 것만큼 감동적인 순간은 없습니다. 아직도 선생님이 연주하시는 모습을 보면, '저도 그 나이가 되어도 계속 연주를 해야겠다.', '쉬지 않고 가야겠다.'는 각오가 생겨요. 또 저의 스승이자 멘토이신 실비아 로젠버그 선생님도 연주를 멈추지 않으십니다. 진정한 예술가이신 그분을 스승으로 모시면서 아직도 많은 걸 배우게 됩니다.


정경 : 바이올린의 매력은 무엇입니까?

이경선 : 바이올린은 악기의 왕이라고 불려요. 모든 악기가 다 할 수 없는 것들을 바이올린이 할 수 있는 게 있어요. …… 소프라노에서부터 베이스까지 저희는 다 소리 낼 수 있다는 것이죠. 그게 장점이에요.


정경 : 이경선에게 바이올린 연주란 무엇입니까?

이경선 : 배우가 연기를 하는 것과 흡사하지 않나 싶어요. 또는 미술가가 종이에 그림을 그리는 것. 작가가 소설을 쓰는 것. 이러한 모습들이 내가 소통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저는 악기로 그 소통을 하는 거예요. 그리고 저는 웬만한 연주는 모두 연주료가 없든 있든 YES를 하죠. …… 즉, 저에게 연주는 저의 실력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며,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는 길입니다.


정경 : 바이올리니스트로 살아온 인생의 철학이 궁금합니다.

이경선 : 바이올린은 고음 악기지만, 좋은 음악은 베이스음이 튼튼하지 않으면 감동이 전해지기 어려워요. 바이올린의 고음이 줄기라고 비유하면, 베이스음은 뿌리인 셈이죠. 즉, 뿌리가 튼튼하면 줄기를 통해서 아름다운 꽃이 피어납니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제일 중요한 기본, 그리고 이 기본을 토대로 밸런스를 유지한다면 음악이 지닌 무한한 에너지, 그리고 밸런스를 가지고 우리의 인생도 스토리텔링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정경 : 이경선에게 열정과 성공이란 무엇일까요?

이경선 : 성공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자세라고 생각해요. 돌이켜보면 저에게 다가온 행운도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게 아니라 하루 종일 연습하고 밤에는 아르바이트로 악기 값을 충당하고 익숙지 않은 언어를 밤새워 공부하며 하루하루 쌓은 결과물인 것 같아요. 제가 확신하는 건 작은 일에 정성을 다하는 사람이 큰일도 잘할 수 있다는 거예요. 성실한 자세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이 시대에도 변함없이 소중한 가치죠.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사람인 것 같아요. 항상 겸손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내가 좋은 사람이어야 합니다.




◈ 퍼커셔니스트 심선민 | 가슴을 움직이게 하는 연주자가 진정한 음악가입니다


정경 : 심선민의 연주는 타고 나신 건가요?

심선민 : 저의 재능은 타고나지 않았습니다. 저는 지금도 저의 부족한 점을 채워가면서 연구하고 있죠. …… 오케스트라 합주 때 심벌즈를 잘 치고 싶어서 하루에 500번 이상씩 매일 연습했던 기억도 납니다.

그 후 2001년, 독일에 유학 갔을 때 저의 연습 방법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비로소 깨달았어요. 그때부터 저는 타악기를 처음 시작할 때 배우는 기초 테크닉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 그 급한 성격이 곡을 연주할 때 방해가 되어 스트레스가 되었죠. 그때 제가 선택했던 방법은, '횡단보도를 건널 때 천천히 건너기'입니다. 저는 신호등을 건널 때 노란불에 건너려 하는 버릇이 있었지만, 그 이후로 횡단보도의 녹색 신호등이 켜질 때까지 기다린 후에 천천히 건너는 습관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정경 : 심선민이 생각하는 타악기의 매력은 무엇입니까?

심선민 : 무한대로 소리가 나올 수 있는 것이 타악기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타악기는 악기의 소재, 두드리는 방식 등에 따라 수천 가지 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 앙상블이나 오케스트라에서는 리듬을 이끌어주어 곡의 절정을 이끌어내며, 마지막 정점에서 폭발적인 효과를 내줄 수 있는 유일한 악기이기 때문에 타악기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국내에서 타악기와 다른 악기와의 콜라보 공연은 아직 드뭅니다. 조금만 아이디어를 낸다면, 청중들에게 선보일 수 있는 재미있는 클래식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경 : 30년 동안 타악기를 연주하셨습니다. 중간에 위기가 온 적이 있을까요?

심선민 : 당연히 있습니다. 그 강도의 깊이가 때로는 크게, 때로는 작게 자주 왔었어요. …… 저의 방황하는 모습을 지켜보시던 지도 교수님께서 어느 날 제 옆으로 오시더니 저의 손을 꼭 잡아 주시면서, "너는 이 세상에서 제일 최고의 퍼커셔니스트야."라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제가 하는 연주는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으며 저만이 할 수 있고, 제가 가진 음악성과 음악을 표현하는 느낌은 어느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으며, 선생님께서 여태껏 양성했던 제자 중에서 가장 전달력이 뛰어난 연주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씀을 듣는 순간, 저의 두려움과 회색 구름이 모두 걷히고 저의 마음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정경 : 대중음악에 비해 생소하게 느껴지는 클래식 음악의 방향성에 대한 생각이 궁금합니다.

심선민 : …… 클래식 음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고전 낭만시대 등의 클래식 연주는 현재 대중음악을 연주하는 연주회에 비해 관람하는 청중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입니다. 하지만 꾸준히 노력하고 연주한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많은 청중이 찾아와 주시며, 좋아해 주실것이라고 믿습니다.


정경 : 타악기 연주자로서 기억되고 싶은 모습이 있으신가요?

심선민 :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퍼커셔니스트의 모습은 단순히 퍼커셔니스트로 정의되는 것이 아닌 음악가라고 포괄적으로 말하고 싶습니다. 연주를 할 때에는 그 음악 안에 인간미와 예술성이 들어가 있어야 합니다. 당연히 그 전에는 정확성이 뒷받침되어 있어야 하죠. …… 눈으로 보이는 것, 귀로 들리는 것도 있지만, 가슴을 움직이게 하는 것.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연주자가 진정한 음악가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청중들이 함께 호흡하며 감동과 '희로애락'을 줄 수 있는, 또 "심선민과 함께 했던 시간이 의미 있었고 행복했다."라고 기억될 수 있는 그런 퍼커셔니스트로 남고 싶습니다.

클래식은 클래식에 머물러선 안 됩니다. …… 특히 다른 장르와의 크로스 오버를 넘어 현대 클래식 분야에 오르간만의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클라리네티스트 조인혁 | 연주는 정점에 올랐을 때부터 진짜 시작됩니다


정경 : 동양인 최초 덴마크 칼 닐센 국제 클라리넷 콩쿠르에서 입상을 하시며 목관악기의 역사를 쓰고 계십니다. 클라리네티스트 조인혁의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친 존재가 있으신가요?

조인혁 : …… 파리국립고등음악원의 파스칼 모라게스 선생님입니다. 이 분은 현대음악의 거장이라고 불리는 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 다니엘 바렌보임에 의해 18살에 파리 오케스트라 클라리넷 수석 주자로 발탁된 천재연주가입니다.


정경 : 클라리넷의 매력은 무엇입니까?

조인혁 : 클라리넷의 매력은 악기 자체가 가지고 있는 음색입니다. 인간의 목소리와 가장 많이 닮았다고 이야기하죠. ……

또 다른 이 악기의 매력은 모던함입니다. 클라리넷은 다른 악기에 비해 역사적으로 길지 않아요. 예를 들어 바순, 오보에보다 훨씬 더 뒤쳐진 악기이죠. 고전시대부터 오케스트라에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고, 낭만시대부터 주인공으로 나온 악기입니다.


정경 : 클라리네티스트 조인혁의 꿈은 무엇입니까?

조인혁 : 나이가 들어서 연주력이 자연스럽게 떨어졌을 때 그것을 잘 받아들이고 아름답게 무대에서 내려올 줄 아는 연주자가 되길 꿈꿉니다. 늙은 수석 연주자가 연주력이 떨어져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주면서까지 정년을 지키는 모습이 아름답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단원으로 내려와 풍부한 경험으로서 젊은 수석을 서포트 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름다워 보이더군요.




◈ 소프라노 박미자 | 진실되지 않은 사람은 결코 진실된 음악을 할 수 없습니다


정경 : 소프라노 '박미자'는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의 환생이라고 불립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박미자 : 화려한 콜로라투라부터 웅장한 드라마틱까지 거침없이 쏟아내는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를 존경합니다. 그런데 '세기의 디바', '오페라의 여신'이라고 불렸던 마리아 칼라스도 처음에는 주목을 받지 못했어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주연 배우가 취소되어서 당시 무명이었던 마리아 칼라스에게 기회가 주어졌고 그 후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게 된 것이죠. 공교롭게도 저에게도 유학시절에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주연 배우가 취소되어 대신 무대에 오를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마침내 그 기회는 제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었죠.


정경 : 성악가가 천직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박미자 : …… 노래 부르는 게 좋았어요. 그래서 유학을 갔고, 연습만 하며 앞만 보고 달려갔습니다.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놓고 돌아보니 지금까지 내 인생의 즐거움과 행복을 준 것은 오로지 성악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성악가로서 저의 음악을 듣는 이들에게 기쁨을 주고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무대에서 그동안 열심히 했던 걸 보여줬을 뿐인데, 그 이상으로 저를 좋아해 주시는 것을 보니 '아, 이게 내 천직인가 보다.' 하며, '행복하다.'고, '선택하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경: 아름다운 음악가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박미자 : …… 무리한 욕심으로 인해 본인을 망치지 않고 남을 배려하는 착한 심성의 소유자가 아름다운 예술을 실연하는 음악가라고 생각합니다.


정경 : 클래식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박미자 : 우리나라에서는 극소수만이 클래식 음악에 관심을 갖고 연주장을 찾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도 계속 클래식은 철학을 이어가며 발전해야 합니다. 따라서 애호가가 많아지도록 훌륭한 음악을 보여줘야 하는 것이 우리 성악가들의 임무이며, 시대에 발맞추어 클래식이 퇴색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대중적인 음악들을 접목시키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경 : 성악가, 교육자 박미자의 꿈은 무엇인가요?

박미자 : …… 좋은 성악가를 많이 발굴해 내고 키워내서 한국 성악계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세계 어디서든 꿈을 향하여 도전하는 그들을 응원하며 자기가 선택한 이 길이 행복한 인생이 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대한민국 클래식계의 각 전문가들이 모여 음악인으로서의 철학과 삶의 방향을 풀어놓은 인터뷰집이다.

지휘자부터 작곡가, 바이올리니스트, 첼리스트, 피아니스트, 오르가니스트, 퍼커셔니스트, 트럼페터, 클라리네티스트, 플루티스트 그리고 바리톤, 소프라노까지!

각 분야 전문가들의 이력이 너무 화려해 한참을 눈에서 떼지 못할 정도였다.


스트레스가 쌓일 때면 그때 그때 풀었어야 했는데 혼자서 감내하는 스타일인지라 몸이 아플 정도로 모른 척 했었다.

그 때부터 시끄러운 소음을 피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음악 스타일도 조용한 곡만 선호하게 되었다.

평소도 자주 듣긴 했지만 그 이후로 더 듣게 되다보니 플레이리스트에서 제일 많이 듣는 곡들은 대부분 클래식이다.

이렇듯 너무나 사랑하는 클래식이기에, 그 분야의 책을 꽤 많이 읽어봤지만 대한민국 클래식 계의 전문가들을 만나본 책은 처음인 것 같아 매우 새롭고 유익했다.

특히나 눈에 띄는 이름들이 많아 반가웠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임윤찬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듣고선 참 놀랐다.

어쩜 저렇게 정석 그대로의 연주를 할 수 있는지! 타고난 재능도 있겠지만 얼마나 많은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알 수 있었다.

피아노와 하나가 된다는 말이 이런 것이겠지?

조인혁 클라리네티스트는 세계 최고의 오페라극장으로 꼽히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케스트라에 동양인 최초로 클라리넷 수석주자로 발탁되었다는 소식으로 뉴스에 나온 적도 있었다.

무려 195 대 1의 경쟁을 뚫고 말이다.

새삼 느낀다. 우리나라에도 음악 분야의 영재들이 많다는 것을.


평생 한 분야만 파고 든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기에 그들이 가지고 있는 삶의 방향과 철학은 매우 본받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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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8-17 20: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클래식은 완전 모르지만 이런 책을 읽으면 클래식에 대한 시야가 넓어질거 같아요. 역시 특정분야에서 성공한 분들의 철학은 남다른거 같습니다 ~!!

하나의책장 2022-12-16 19:24   좋아요 1 | URL
관심있어서 읽기도 하지만 하나라도 더 배워보고 싶어서 읽고 있는 것 같아요ㅎㅎ
특정 분야에서 활약하신 분들 보면 존경스럽고 부러워요^^
 
365일 명화 일력 (스프링) - 하루의 시작이 좋아지는 그림의 힘
김영숙 지음 / 빅피시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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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레베카를 보고 싶었는데 결국 백신때문에 가지도 못하고,
코로나만 없었다면 일 년에 열댓 번은 갔을 미술관!
작지만 알차게 들어있는 명화를 보며 아쉬움을 달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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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뭐라고 - 언젠가 한 획을 그을 한국영화 스태프 32명과의 대화
안소희.주화 지음 / 퇴근후작당모의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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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경력차의 영화 스태프들이 전하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스태프들의 입장에서 바라본 한국 영화의 세계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으며 그들의 고충 또한 들어볼 수 있어서 굉장히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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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써! CREATE NOW! - 디즈니, 드림웍스, BBC가 선택한 크리에이터 맥라우드 형제의 창작 기법 바이블
맥라우드 형제 지음, 이영래 옮김 / 북드림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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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것을 좋아하는 내게 창작 기법을 터득할 수 있는, 쓰는 것에 대한 배움이 있을 것 같은 책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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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1-02 00: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당장 써!
라는 명령형 좋은데요 ^^

하나의책장 2021-11-19 10:31   좋아요 0 | URL
그죠? 저도 보자마자 임팩트 있는 제목이라 생각했었어요^^
 
클래식 칸타타
마쓰다 아유코 지음, 안혜은 옮김 / 올댓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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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클래식의 탄생은 '서양'이지만 여전히 동서양을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이 클래식을 사랑하고 있다.

클래식은 들으면 들을수록 마음에 와닿아 계속 듣게 되는데 그 관심이 쭉 이어져 곡이나 작곡가의 이야기 또한 자연스레 궁금해지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음악학과도 아닌데 클래식과 관련된 책은 꾸준히 읽게 된다. (배우면 배울수록 재미있는 분야라고 자부한다.)

이 책에서는 자주 연주되어 들을 기회가 많은 곡과 당대에 한 획을 그은 작곡가의 대표곡들을 선별해 곡의 특징과 그에 얽힌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저자, 마쓰다 아유코는 아몬드주식회사 대표이사로 전 도쿄 필하모닉 홍보 섭외부 부장이었다.

갓스이여자대학교 음악대학 피아노·오르간 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후 나가오카 시 예술문화진흥재단과 도쿄 필하모닉에서 기획과 홍보를 담당했다. 이후 일본우정주식회사 등을 거쳐 2013년 도쿄 필하모닉에 복귀했다.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은 독일어를 모국어로 사용한 작곡가들이고 비발디, 노시니, 베르디는 이탈리아어를 모국어로 사용한 작곡가들이다.

언급한 작곡가들의 사진을 보여주면 대부분 전자는 쉽게 알아차리지만 후자는 잘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저자는 이 경우를 기악(독일) 대 성악(이탈리아)의 영고성쇠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독일 작곡가들이 활동하던 시대에는 '음악가'란 당연히 '이탈리아어를 쓰는 이탈리아인'을 의미했으며 프랑스와 빈 궁정에 기용된 음악가 모두 이탈리아인이었다.

음악의 본고장은 이탈리아라는 인식이 일반적이었기에 오페라로 성공하기를 바랐던 모차르트 또한 대부분의 오페라를 이탈리아어로 썼다.

또한 악기 연주자보다 성악가를 특급 대우했을만큼, 연주회의 주요 레퍼토리도 항상 성악이었기에 자연스레 성악가들도 주목을 받았다.


이전에는 전기가 없던 시대여서 처음과 끝은 꼭 오케스트라 단독 연주로 진행되었다. 서곡과 중곡은 각각 연주회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종소리 역할을 한 셈이다.

프랑스혁명 이후, 왕정이 붕괴되자 왕실의 후원으로 진행했던 비공개 연주회는 줄어들었고 대신 음악가가 흥행주와 손잡고 청중에게 돈 받는 공개 연주회 방식이 주류를 형성하게 되었다.

오페라의 경우 제작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제작비가 덜 드는 기악 작품으로 관객을 모으게 되었다.

음악을 듣는 계층이 귀족에서 시민으로 옮겨가자 기악과 오페라의 지위가 역전되기 시작했고 19세기에는 기악이 오페라에 승리를 거둘 정도였다.


오페라는 언어 문화권에 가로막혀 전세계로 나아가지 못했으나 기악곡은 언어 장벽을 뚫고 전세계로 뻗어나가게 된다.

시대, 국경을 초월하여 지금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음악을 '이탈리아 대 독일'과 같은 일부 대결이 아니라 거대한 빛으로 클래식 음악을 이끌고 있다.




Ⅰ 음악 후진국 독일의 도약


독일 출신의 바흐와 헨델은 바로크 시대를 상징하는 거장이다.

(클래식 음악에서는 오페라가 탄생한 17세기초부터 바흐가 서거한 1750년경까지를 바로크 시대로 보고 있다.)

르네상스와 바로크 초기에는 부를 축적하는 것이 곧 국가의 부라는 믿음을 가지게 하기 위해 국민들에게 음악을 이용했다고 한다.

음악이 영혼과 감정을 다스리는 훌륭한 도구였기 때문이다.

루이 14세의 충직한 신하였던 장 밥티스트 륄리는 왕을 찬양하는 수많은 발레와 오페라를 만들었었다.

넓은 베르사유 궁전의 홀에서 화려한 사운드를 위해 현악기에 오보에를 조합했다.

이 때, 현악기+관악기 편성은 '관현악'의 발전을 한 걸음 앞당기게 된다.

그의 음악은 느리고 당당한 곡조로 시작해 경쾌한 음악으로 이어지다 당당한 음악으로 돌아가는 완-급-완 형식이었다.

'서정 비극'이라는 프랑스 오페라의 작풍을 개척하였고 오페라 공연 전에 연주되는 서곡의 형식을 새롭게 정립했으며 모든 바로크 작곡가의 교과서가 되었다.

프랑스에서 잇달아 화려한 예술 작품이 탄생하던 무렵, 30년 전쟁으로 암흑기를 보내던 독일은 재기의 움직임을 보이게 된다.

이후 1685년, 베토벤이 진정한 천재라 칭했던 바흐와 헨델이 태어나게 된다.

결국 이탈리아와 프랑스에 뒤쳐졌던 독일 음악을 그들의 활약으로 활기를 띠게 된다.

(바흐와 헨델은 같은 독일 출신이긴 하지만 활동 무대가 달랐는데, 바흐는 평생 독일에 머물며 활약한 반면 헨델은 명예혁명 이후 최전방에서 시대를 이끈 런던에서 활약하게 된다.)




Ⅱ 예술과 민족주의에서 비롯된 다양성


1827년 3월, 베토벤이 하늘의 별이 되었다. 그 무렵, 고전파는 막을 내린다.

그 말인즉슨, 이제 낭만파의 시대가 열렸음을 의미한다.

모차르트, 베토벤이 확립한 교향곡을 바탕으로 다채롭게 음악을 만들어간 결과, 교향시와 악극과 같은 새로운 음악 장르가 탄생하게 된다.

고전파 시대 이후 왕실 귀족의 손을 떠나 부르주아지 마니아에 의해 명맥이 유지됐으며 낭만파 시대에는 그 대상이 시민 계급까지 확대된다.

이는 자유롭게 작품을 추구할 수 있는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낭만파는 인간의 힘으로 헤아릴 수 없는 무언가에 대한 동경을 표현했다. 시, 문학, 미술 등 영감의 근원이 매우 다양해졌다.

기존 악기가 작곡가의 구상을 완벽하게 표현하지 못하자 민족 악기 등이 새롭게 발명되면서 악기 종류가 다양해졌고 오케스트라 편성 또한 대규모로 바뀌게 되었다.

민족주의 혹은 애국주의도 낭만파의 특징 중 하나였다.

1800년 대, 나폴레옹이 실각해 추방되자 유럽 여러 국가 대표들이 모여 빈 회의가 열리게 된다.

당시 강화된 반동체제는 유럽 전역에서 민중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게 되었고 왕정복고와 제국의 압정에 시달리던 민중들이 끝끝내 폭발해 유럽에서 잇달아 혁명이 일어나게 된다.

동유럽, 북유럽 그리고 러시아 출신 음악가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음악에 투영하게 된다. 바로 이 음악이 민족주의 음악이다.

그 시기 음악가들은 고전파 시대에 비해 변화무쌍한 환경에 놓이게 된다.


낭만파 후기로 접어들면서 음악은 근대화의 물결로 더더욱 다이내믹해진다.

당시 유명했던 음악가 바그너의 이야기를 짤막하게 해볼까 한다.

바그너는 30세인 이른 나이에 드레스덴 궁정 오페라 극장 관현악단의 지휘자로 취임하여 안정적인 생활을 하게 된다.

이후 3월 혁명을 시작으로 잇달아 혁명운동이 일어나자 바그너는 직접 혁명에 뛰어들었다.

이후 지명수배자가 된 바그너는 십수 년을 망명자 신분으로 보내게 되었다고 한다.

그동안 바그너는 예술론을 정리하여 논문을 쓰는 한편 게르만 신화에 심취하게 된다.

여기서 비롯된 작품이 바로 <니벨룽겐의 반지> 4부작이다. 20년 이상을 소요한, 실로 장대한 오페라였다.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라인강의 황금 반지를 차지하기 위해 신과 인간, 거인, 소인이 투쟁을 벌이는 이야기이다.

초연은 1876년 8월 13일에 시작되었다고 한다.

전용 공연장으로 지은 바이로이트 축제 극장으로 연주 장소를 정했는데 이는 관객석에서 오케스트라가 보이지 않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고 한다.

오케스트라 위에 뚜껑이 덮인 상태라 금관악기가 한꺼번에 포효해도 전체 음량이 억제되고 노래는 오케스트라 소리에 묻히지 않은 채 오롯이 객석으로 전달된다.

즉, 청중이 무대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된 셈이다.

그리고 파리 부르주아지의 감상 태도를 용납하지 못해 박스석을 없앴다고 한다.

음악을 사교장의 액세서리 취급하는 태도를 예술에 대한 모독이라 생각한 것이었다.

또 그는 자신의 작품은 자신의 극장에서 연주해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며 다른 극장에서는 절대로 못하게 했다고 한다.



전달하고 싶은 내용이 너무 많아 줄이고 줄이느라 혼났다.

소개하고 싶은 내용은 물론이고 시대의 작곡가도 하나하나 설명해주고 싶을 정도였으니, 책 한 권에 얼마나 많은 내용이 꽉 차 있었는지 모른다.

생각해보면 클래식에는 동서양을 초월하는 보편성이 있는 것 같다.

클래식의 탄생은 서양이라 할지라도 동양에서도 서양만큼 듬뿍 사랑받고 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도처에서 수시로 들을 수 있을 만큼 광고, 영화에서도 흔하게 배경음악으로 사용하고 있고 무엇보다 카페, 전시회 등에서도 잔잔하게 틀어놓고 있으니깐.

요즘은 쇼팽에 푹 빠져 하루에 두 시간 정도 시간을 내 한 곡, 한 곡씩 연주하며 음미하는 중이다.

잔잔함 속에 스며든 웅장함, 웅장함 속에 스며든 잔잔함때문에 클래식은 앞으로도 못 끊을 것만 같다.

공부한다는 느낌과 동시에 지루할 틈 없이 '이야기책' 읽는 기분이라 술술 읽혔던 것 같다.

클래식을 좋아한다면 꼭 한 번쯤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을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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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21-10-20 20: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음악사를 요약하고 다시 압축하였네요. 혼났다, 공감해요. ㅎㅎㅎㅎㅎ

하나의책장 2021-11-19 12:51   좋아요 1 | URL
공부한다 생각하고 포스트잇 덕지덕지 붙이면서 읽었어요!ㅎㅎ
그래도 좋아하는 분야인만큼 정-말 재미있었어요^^

mini74 2021-10-20 20: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가을느낌 물씬나는 사진입니다 예뻐요. 아인슈타인이 어느 회의장에서 연설대신 바이올린을 연주했다는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음악은. 설명도 번역도 필요없이 그냥 듣기만 해도 통하는 마술언어 같아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사진이 예술이에요 *^^*

하나의책장 2021-11-19 12:53   좋아요 1 | URL
그죠? 음악은, 정말 신기한 것 같아요^^
듣는 것만으로도 전해지는 감정들이 무궁무진하니깐요!

가을이 왔었나 싶을 정도로 너무 짧아서 아쉬워요.
그래도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네요^^
이제는 사진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녹여보도록 하겠습니다ㅎㅎ

붕붕툐툐 2021-10-20 22: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독일이 음악 후진국이었군요~ 요약하시느라 고생하셨어요~^^

오거서 2021-10-28 17:55   좋아요 3 | URL
독일이 절대로 음악 후진국일 수 없어요. 출발이 조금 늦었다는 정도일 뿐. 오페라 개혁 등 음악사에 굵직한 성과를 많이 이룬 국가에요.

하나의책장 2021-11-19 12:56   좋아요 1 | URL
맞아요! 단어 선택이 조금 애매했던 것 같아요^^
책에서도 나오듯이, 출발이 늦어진 것 뿐 음악사에서 독일은 빠질 수 없는 중요한 나라이지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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