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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여행자를 위한 도슨트 북

저자 : 카미유 주노

출판사 : 윌북아트 (2025)

장르 : 예술/대중문화 > 미술 > 미술사

키워드 : 미술관여행자를위한도슨트북, 카미유주노, 미술사책추천, 미술입문서, 미술관추천책, 도슨트책, 예술책추천, 미술관가기전읽을책




그림을 이해하는 순간, 미술관은 완전히 다른 공간이 된다.



미술관에 가본 적 있으신가요?

눈앞에는 분명 아름다운 작품들이 펼쳐져 있는데 막상 어떻게 봐야 할지 몰라 몇 걸음 걷다가 그냥 지나쳐버린 경험도 가지고 있지 않나요?

저는 그 순간이 늘 조금 아쉽게 남곤 했습니다.

조금만 더 알았다면, 조금만 더 이해했다면 이 공간이 달라 보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미술관 여행자를 위한 도슨트 북』은 800년에 걸친 흐름을 작품과 화가 중심으로 풀어내며 우리가 실제 미술관에서 마주하게 될 장면처럼 자연스럽게 안내합니다.

마치 한 권의 전시를 천천히 따라 걷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연대기를 외우는 게 아니라 그림 하나를 깊이 들여다보는 방식이 오히려 미술을 훨씬 더 가깝게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미술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


우리는 종종 미술을 지식으로 먼저 접근합니다.

시대, 사조, 이름을 알아야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책은 그 순서를 바꿉니다.

먼저 보고 그 다음에 이해하는 것!

그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흐름이 쌓이도록 이끕니다.

어쩌면 미술이 어려웠던 이유는 우리가 잘못된 방식으로 시작했기 때문은 아닐까요?



작품을 따라 걷는 미술사 여행


이 책은 조토 디 본도네부터 뱅크시까지, 100명의 화가를 통해 미술사의 흐름을 보여줍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단순한 설명이 아니라 작품 속 디테일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낸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림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안으로 들어가는 경험에 가까웠습니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여성, 아시아, 비주류 예술가까지 함께 다루며 보다 넓은 시선으로 미술을 바라보게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간밤에 읽은 책, 미술관 여행자를 위한 도슨트 북


예전에는 미술관에 가면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부담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더 멀어졌던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이해하려고 애쓰기보다, 먼저 바라보는 것부터 시작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미술을 설명하기보다 미술과 가까워지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에 더 가깝습니다.

그림 앞에서 멈추는 법, 조금 더 오래 바라보는 법, 나만의 감상을 만들어가는 과정까지!

미술관이라는 공간이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작품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몰랐던 건 아닐까요?

이 책은 그 시작점을 조용히 짚어줍니다.



이 책을 추천합니다!


미술관을 가면 어떻게 감상해야 할지 막막했던 분

미술사를 쉽고 재미있게 시작해보고 싶은 분

여행처럼 미술을 경험하고 싶은 분




『미술관 여행자를 위한 도슨트 북』은 미술을 잘 알아야 한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보라고 말합니다.

다음에 미술관에 가게 된다면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작품 앞에 서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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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의 심리학 - 예술 작품을 볼 때 머릿속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오성주 지음 / 북하우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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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정보

감상의 심리학

저자 오성주

북하우스

2025-03-05

인문학 > 교양 심리학

예술 > 대중문화 > 미학





■ 책 소개


"어제 아침의 풍경, 기억나시나요?"


책 속에 등장하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오늘을 즐기기보단 오늘을 버텨보자는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오늘의 나는 어제의 맑고 푸른 하늘, 이슬 맺힌 풀잎, 잎 사이를 스치는 바람 같은 사소한 아름다움은 너무 쉽게 잊어버리고 놓치기도 합니다.

감상조차 사치처럼 느껴질 만큼 우리의 감정은 메말라 있기도 합니다.


그런 우리에게 꼭 필요한 책 한 권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책에서는 말합니다.

감상은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고.

감상은 삶의 여유가 아니라, 삶을 더 깊게 살아내기 위한 태도라고.



■ 문장으로 건네는 사유


예술에 대한 객관적 이해가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고, 이것이 예술을 이해하는 유일한 길도 아니다. 왜냐하면 예술은 매우 주관적인 경험이며, 예술의 역사는 과학의 역사처럼 논리적인 단계를 거친 진보라기보다는 작가와 그를 둘러싼 환경이 우발적으로 만들어낸 창발 현상들의 나열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예술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는 예술가가 아닌 감상자들이 예술을 이해하는 데 많은 통찰을 줄 수 있고, 예술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해준다고 믿어진다.



예술은 정답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예술 앞에서 더 많은 질문을 품게 되며 해석의 여지를 통해 자신만의 의미를 만들어갑니다.

책에서는 객관적인 미술 이해도 중요하지만 감상의 진짜 무게는 감상자의 인식과 정서적 반응에 있다고 말합니다.

사람은 0.1초만 그림을 보더라도 여러 감정과 직관적 해석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만큼 감상은 무의식에 가까운 반응이며 동시에 기억과 감정의 교차점에서 피어나는 복합적인 행위인 셈이죠.



작가들은 삶에서 일어난 사건이나 통찰에 의해 작품 스타일이 크게 변화하곤 한다. 그에 따라 똑같은 화가의 그림이어도 좀 더 세밀한 지식을 가지고 작품을 감상할 필요가 있다.

…… 감상자의 해석에 따라 다른 은유가 그림 속에서 건져진다. 그림 속에 인물이 아닌 나무, 바위, 산이 표현되어 있어도 그럴 수 있다. 거울은 자신의 얼굴을 비추지만, 그림은 자신의 마음을 비추는 것이다.



예술은 감상자의 해석으로 비로소 완성됩니다.

감상은 단지 눈으로 받아들이는 수동적 행위가 아닌 내 안의 기억과 감정이 그림과 맞닿는 심리적 창작인 것이지요.

그래서인지 그동안 놓쳐왔던 내 반응의 의미를 되새겨보게 되었습니다.

어느 장면 앞에서 이유 없이 눈물이 나거나 딱히 설명할 수는 없는 그마음의 움직임, 그 모든 것이 사실은 나의 역사와 연결된 감정의 결과였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림 감상에는 머리만이 필요하다는 편견이 있다. 이는 감상이 순전히 뇌에서 일어난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뇌는 순수하게 추상적인 생각만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 즉, 뇌는 끊임없이 몸과 소통하고 있다. 뇌는 몸상태에 따라 생각이 달라지기도 한다.



참 신기하죠?

머리로 분석하고 판단하는 것만이 감상의 전부가 아닙니다.

그림을 보는 순간의 나의 몸 상태, 그 순간의 기분 등 모든 신체적 경험들이 그림의 해석에 스며듭니다.


예컨대, 같은 그림을 아침에 봤을 때와 밤에 봤을 때의 감상은 달라집니다.

또한 마음이 무거울 때와 가벼울 때의 감상 또한 마찬가지죠.

이는 단지 기분의 차이가 아니라 감상이라는 사건이 뇌와 몸이 함께 만드는 총체적 반응이라는 증거입니다.



마티스 이후의 화가들은 그의 색채 실험을 한층 더 발전시켰다. 오늘날 미술관에서 볼 수 있는 많은 작품들은 형태와 색의 고유한 관계를 의도적으로 깨뜨리고 있으며, 이러한 파격이 단순히 정상적인 것을 넘어 "우월한 미술"로 인식되는 경향마저 있다. 그러나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 이는 "모두가 화려한 색으로 칠해진 그림을 언제나 좋아할까?"라는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진행된 미국의 한 연구는 흥미로운 결과를 제시했다. …… 풍경화의 경우, 컬러로 제시된 그림이 흑백으로 제시된 그림보다 더 아름답고 즐겁게 느껴졌으며, 선호도 역시 높았다. 그런데 인물화에서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났다. 얼굴 그림이 흑백으로 제시되었을 때가 컬러로 제시되었을 때보다 더 아름답고 즐겁게 평가되었으며, 선호도도 더 높았다.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은 미술 감상 경험이 적은 일반 대학생들입니다. 일반화시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색이 없는 흑백사진이어도, 인물이 담긴 흑백사진을 한참 바라본 적이 있었습니다.

분명 색이 없는데 감정은 고스란히 표현되었기 때문이었죠.

사진에 숨겨진 감정이 슬픔인지 분노인지 알 수 없는 미묘함이 한참을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렇듯 감상은 나와 작품 세계 사이의 대화입니다.

때로는 색이 빠진 세계에서 더 풍부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 책 속 메시지


감상은 보는 행위, 그 이상입니다.

우리는 색, 장면, 분위기 앞에서 왠지 모르게 끌림을 느끼기도 하고 이유 없이 마음이 편안해지거나 불편해지기도 합니다.

이 책은 그러한 감정들을 억누르거나 지나치지 말고, 천천히 들여다보라고 조언합니다.


감상은 미적인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삶을 인식하는 태도이며 스스로를 이해하고 세계와 연결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매우 본질적인 인간의 활동입니다.



■ 하나의 감상


나는 왜 이 장면에 끌렸을까?


나이가 들면 사유 또한 깊어진다고 하죠.

요즘 따라 책을 읽을 때, 영화나 그림을 볼 때마다 나도 모르게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어느 날, 무심코 보게 된 사진 한 장이 있었습니다.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된 모나리자 작품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모든 사람들이 팔을 뻗는 사진이었습니다.

보통 전시회는 친구들과 함께 가지만, 그림을 감상하러 미술관에 갈 때는 거의 혼자 가곤 합니다.

도슨트 해설이 시작되기 전, 일찍이 가서 그림을 한참 감상하기 때문이죠.

그렇게 한참을 바라봅니다. 이후 제 개인적인 감상이 끝나고 나면 도슨트의 해설을 듣고 그날의 전시회 감상을 마치는 것이지요.


그림을 감상한다는 행위는 단지 시각적 아름다움을 즐기는 일이 아니라 그 앞에 선 감상자의 감정, 경험 등 자신의 해석이 개입됩니다.

즉, 매우 주관적이고 내면적인 사건이라는 통찰을 담고 있죠.

책은 감상이 더 이상 예술 작품을 분석하거나 비평하는 외부의 시선이 아닌, 그 순간의 감정과 해석을 통해 나 자신을 바라보는 시간이라는 독보적인 시각을 제시합니다.

우리는 그림을 통해 무엇을 봤는가보다 왜 그렇게 보았는가를 질문하게 됩니다.

결국 이야기하는 것은 나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감상이란 살아 있는 나의 감정, 경험, 무의식의 흐름이 투사된 또 하나의 창작입니다.

그래서 책에서도 감상을 창조적 해석의 행위로 정의합니다.

작품을 마주한 순간, 우리는 이미 무언가를 새롭게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이지요.

계속해서 끌리는 장면들이 내가 인식하지 못했던 갈망 혹은 회복되지 않은 감정들이 숨어 있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합니다.

이 책이 그런 저의 무의식적인 선택들에 의미를 부여하게 만들었습니다.

즉, 감상은 내게 있어서 결국 나를 알아가는 심리적 자화상 그리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삶이란 단지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느끼며 살아가는 것이라는 중요한 메시지를 되새겨 보게 만드는 책입니다.

무심코 지나쳤던 하늘, 바람, 스치는 표정 하나까지도 나만의 시선으로 되짚어 보세요.

그것이 곧 나 자신의 섬세한 자극이 될 것입니다.



■ 건넴의 대상


그림이나 미술을 어렵게 느끼는 일반 독자

일상의 감정에 자주 매말랐다고 느끼는 이들

예술 감상에 심리적 깊이를 더하고 싶은 분

자신을 돌아보고 싶은 ‘조용한 질문’을 품고 있는 사람


예술에 어려움을 느끼지만, 그 아름다움을 느껴보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은 훌륭한 안내서가 될 것입니다.





이 책을 읽고 마음에 남은 문장이나 순간이 있다면, 공감(♥)과 댓글로 나눠주세요.

당신의 감상이 더해지면, 이 공간은 조금 더 깊고 따뜻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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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의 팔레트 명화의 색
알 구리 지음, 이유민 옮김, 박남 감수 / EJONG(이종문화사) / 2015년 8월
평점 :
품절





화가의 팔레트 명화의 색

저자 알 구리

EJONG(이종문화사)

2015-08-03

예술/대중문화 > 미술





-고전부터 현대까지, 색채의 발전과 표현 방식에 대해

-화가들이 색을 통해 관객과 교감하려는 노력과 연구를 다룬 책





미술은 제겐 동경의 분야입니다.

그래서인지 단순히 감상하는 것을 넘어 작품 속에 담긴 색채와 화가의 의도에 대해 깊이 탐구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제가 아끼는 책 중 하나인 『화가의 팔레트 명화의 색』을 오랜만에 펼친 김에 다시 한 번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색채의 역사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의 색채 역사를 간략하면서도 핵심적으로 서술되어 있어 미술 입문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 암기로 끝냈던 미술 지식이 이제는 배우고 싶어서 스스로 탐구하게 되니 책 속의 내용이 더욱 흥미롭고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특히 색조 회화, 점묘법, 현대적 심리 표현과 같은 색 표현 방식의 발전 과정을 정리한 부분이 매우 유익했습니다.



화가와 색채의 대화


화가들에게 있어 색은 단순히 물감을 칠하는 작업을 넘어선 도전입니다.

그림 속의 '파란색 의자'를 묘사한다고 할 때, 화가들은 단순히 '파란색'이라고 말하는 것에 대한 부족함을 알고 있기에 이들은 보는 이들이 느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실제의 색을 표현하기 위해 연구를 거듭합니다.

프탈로 블루나 여름 하늘빛과 같은 세밀한 표현을 통해 관람자의 기억과 감각을 자극하는 것입니다.

이반 올브라이트와 같은 화가들의 사례를 통해 색채가 지닌 심리적, 영적인 힘에 대해 탐구합니다.

특히 그는 잔상의 개념을 활용하여 색채의 여운이 우리의 지각과 무의식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며 자신의 작업에 반영하였죠.

단순히 색을 쓰는 것이 아니라, 색 자체가 작품의 일부가 되는 예술적 접근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팔레트와 물감의 역사


현대에 우리는 수십 가지의 색을 쉽게 구매하고 혼합할 수 있지만 과거 화가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팔레트의 표면부터 물감의 혼합까지 모든 것이 섬세하게 연구되었죠.

그래서 과거 팔레트는 단순히 물감을 섞는 도구가 아닌 화가의 의도를 표현하는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하였습니다.

책에서는 이러한 물감의 역사와 사용법을 자세히 설명하며 색을 체계화하는 미학적 접근법도 소개합니다.





감각과 기억을 자극시키기 위해 화가들이 그간 색에 대해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하고 연구했을까요?

미술의 기술적 측면과 철학적 깊이를 모두 아울러 색채의 본질을 탐구하고 이를 통해 작품의 개성을 만들어가는 화가들의 여정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어 경외심이 절로 듭니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색을 통해 자신의 그림을 보는 이들과 교감하려는 화가들의 의도를 알게 되니 그림을 바라보는 제 시각도 조금은 달라졌었습니다.

고전부터 현대에 이르는 서양 회화 작품들을 통해 색의 역사와 사용법을 세세하게 조명하고 있는 『화가의 팔레트 명화의 색』.ᐟ

미술을 사랑하는 사람 또는 색채의 세계를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은 단순히 읽을거리를 넘어 새로운 영감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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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전히 가지런하게 놓인 나막신, 투박해 보이지만 막상 뚜껑을 열면 단내가 새어 나올 것 같은 질그릇, 아직 할 이야기가 남은 듯 버리지 못한 미련이 담긴 빈 병, 그리고 자신에게 다가오는 빛과 그림자를 모두 집어삼킨 채 시침을 떼는 테이블 등을 그린 그림에는 "매형이 내 그림을 어떻게 생각할까? 이 정도면 괜찮다고 할까?"라는 고흐의 수십 번의 질문이 묻어 있는 듯하다.

한순간 눈에 들어오는 모습 그대로를 붓으로 재빨리 담아내 미완성 같은 완성을 추구하는 이들이 인상주의자라면, 신인상주의는 원색의 작은 색점을 빼곡히 찍어 그리는, 이른바 점묘법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이 그림은 고흐가 ‘점묘법’을 익혀 나름대로 구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섬세한 붓질로 세밀하고 정교하게 그린 그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눈, 들판, 지붕, 사람, 개, 진흙, 나무 등 색을 입고 서성이는 이 모든 것에는 묘한 힘이 서려 있어 풍경 속에 뛰어들게 만든다. 캔버스 깊숙이 손을 넣었다 빼면 손목까지 눈이 묻어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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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의 세계 - 우리가 사랑한 영화 속 컬러 팔레트
찰스 브라메스코 지음, 최윤영 옮김 / 다산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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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의 세계

저자 찰스 브라메스코

다산북스

2024-05-29

원제 : Colours of Film (2023년)

예술/대중문화 > 대중문화론






POST-FACTO COLOURISATION


태초는 어둠 그 자체였습니다. 그 후, 빛이 탄생하는 순간에 접어들게 됩니다. 바로 영사기의 발명입니다.

사진술은 그림술에서 발전해 사실주의를 기반으로 하는데, 영화는 여기서 또 발전해 시간을 조종해 움직이는 상태와 정지된 상태를 공존케 합니다.

컬러영화는 실제 존재하지 않는 요소를 추가하게 되면서 완전한 사실주의의 이상에 가까운 아이러니를 초래합니다.

전문가들은 제한적인 평가에서 벗어나 순수 예술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수 세기 동안 회화가 이룩해 낸 색채의 폭을 따라잡아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죠.

수많은 사람들이 도전했지만 한계에 직면했고 이후 고유의 색채화 공정을 완성해 흑백 필름에만 의존했던 상황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코닥이 사전 착색 필름인 소노크롬을 개발해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제 색상이 아닌 실제에 근접하려는 시도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다 영국의 조지 앨버트 스미스가 키네마 컬러 기법을 고안해 천연색을 최초로 만들어내게 되고 이후 프리즈마 기법도 나오게 되죠.

그럼에도 대공황의 여파로 영화제작사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흑백 필름을 사용하였습니다.

이제는 가상 현실까지 만들어내는 시기에 접어들었기에, 오랫동안 사랑받았던 흑백 영화를 컬러로 복원하기도 합니다.

다만, 영화계의 순수주의자들은 작품을 훼손하는 행위로 보고 비난하고 있어 흑백영화의 사후 색채화는 여전히 논란의 대상입니다.

색상의 간섭 자체는 큰 위협이 아닐 수 있지만 이를 통해 피부색을 교묘하게 바꾼다면 이는 이야기가 달라지지요.

현재 딥페이크 기술로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루 중 글 읽는 시간만큼 기다려지는 시간이 바로 미드·영화 보는 시간입니다.

고전 영화도 좋아하는 스타일이라면 종종 보곤 하는데, 특히 제 최애는 바로 「Roman Holiday」와 「Breakfast At Tiffany's」지요.

「Breakfast At Tiffany's」는 흑백으로 먼저 본 뒤 이후 컬러로도 보았는데 희한하게 처음 흑백으로 보았을 때의 느낌을 오롯이 느낄 순 없었습니다.

처음 흑백으로 접했을 때 머릿 속에서 그려진 색이 완벽하게 드러맞지 않아서였을까요?


영화를 구성하는 요소는 변하기 마련이기에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색상은 다르죠. 색상의 변화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불가피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영화의 특정 장면을 구글링해보면 같은 이미지더라도 색상이 다른 이미지를 여럿 볼 수 있습니다.

이렇듯 색이란 쉽게 변하고 정의 내리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책에서는 영화에서 색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고 무엇이 될 수 있는지를 설명해줍니다.

특히 해당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이 영화 속에 적용한 개념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기도 하죠.

50편의 영화를 통해 색이 지닌 잠재력을 탐구하고 있어 매우 교육적인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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