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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칸타타
마쓰다 아유코 지음, 안혜은 옮김 / 올댓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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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클래식의 탄생은 '서양'이지만 여전히 동서양을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이 클래식을 사랑하고 있다.

클래식은 들으면 들을수록 마음에 와닿아 계속 듣게 되는데 그 관심이 쭉 이어져 곡이나 작곡가의 이야기 또한 자연스레 궁금해지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음악학과도 아닌데 클래식과 관련된 책은 꾸준히 읽게 된다. (배우면 배울수록 재미있는 분야라고 자부한다.)

이 책에서는 자주 연주되어 들을 기회가 많은 곡과 당대에 한 획을 그은 작곡가의 대표곡들을 선별해 곡의 특징과 그에 얽힌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저자, 마쓰다 아유코는 아몬드주식회사 대표이사로 전 도쿄 필하모닉 홍보 섭외부 부장이었다.

갓스이여자대학교 음악대학 피아노·오르간 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후 나가오카 시 예술문화진흥재단과 도쿄 필하모닉에서 기획과 홍보를 담당했다. 이후 일본우정주식회사 등을 거쳐 2013년 도쿄 필하모닉에 복귀했다.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은 독일어를 모국어로 사용한 작곡가들이고 비발디, 노시니, 베르디는 이탈리아어를 모국어로 사용한 작곡가들이다.

언급한 작곡가들의 사진을 보여주면 대부분 전자는 쉽게 알아차리지만 후자는 잘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저자는 이 경우를 기악(독일) 대 성악(이탈리아)의 영고성쇠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독일 작곡가들이 활동하던 시대에는 '음악가'란 당연히 '이탈리아어를 쓰는 이탈리아인'을 의미했으며 프랑스와 빈 궁정에 기용된 음악가 모두 이탈리아인이었다.

음악의 본고장은 이탈리아라는 인식이 일반적이었기에 오페라로 성공하기를 바랐던 모차르트 또한 대부분의 오페라를 이탈리아어로 썼다.

또한 악기 연주자보다 성악가를 특급 대우했을만큼, 연주회의 주요 레퍼토리도 항상 성악이었기에 자연스레 성악가들도 주목을 받았다.


이전에는 전기가 없던 시대여서 처음과 끝은 꼭 오케스트라 단독 연주로 진행되었다. 서곡과 중곡은 각각 연주회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종소리 역할을 한 셈이다.

프랑스혁명 이후, 왕정이 붕괴되자 왕실의 후원으로 진행했던 비공개 연주회는 줄어들었고 대신 음악가가 흥행주와 손잡고 청중에게 돈 받는 공개 연주회 방식이 주류를 형성하게 되었다.

오페라의 경우 제작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제작비가 덜 드는 기악 작품으로 관객을 모으게 되었다.

음악을 듣는 계층이 귀족에서 시민으로 옮겨가자 기악과 오페라의 지위가 역전되기 시작했고 19세기에는 기악이 오페라에 승리를 거둘 정도였다.


오페라는 언어 문화권에 가로막혀 전세계로 나아가지 못했으나 기악곡은 언어 장벽을 뚫고 전세계로 뻗어나가게 된다.

시대, 국경을 초월하여 지금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음악을 '이탈리아 대 독일'과 같은 일부 대결이 아니라 거대한 빛으로 클래식 음악을 이끌고 있다.




Ⅰ 음악 후진국 독일의 도약


독일 출신의 바흐와 헨델은 바로크 시대를 상징하는 거장이다.

(클래식 음악에서는 오페라가 탄생한 17세기초부터 바흐가 서거한 1750년경까지를 바로크 시대로 보고 있다.)

르네상스와 바로크 초기에는 부를 축적하는 것이 곧 국가의 부라는 믿음을 가지게 하기 위해 국민들에게 음악을 이용했다고 한다.

음악이 영혼과 감정을 다스리는 훌륭한 도구였기 때문이다.

루이 14세의 충직한 신하였던 장 밥티스트 륄리는 왕을 찬양하는 수많은 발레와 오페라를 만들었었다.

넓은 베르사유 궁전의 홀에서 화려한 사운드를 위해 현악기에 오보에를 조합했다.

이 때, 현악기+관악기 편성은 '관현악'의 발전을 한 걸음 앞당기게 된다.

그의 음악은 느리고 당당한 곡조로 시작해 경쾌한 음악으로 이어지다 당당한 음악으로 돌아가는 완-급-완 형식이었다.

'서정 비극'이라는 프랑스 오페라의 작풍을 개척하였고 오페라 공연 전에 연주되는 서곡의 형식을 새롭게 정립했으며 모든 바로크 작곡가의 교과서가 되었다.

프랑스에서 잇달아 화려한 예술 작품이 탄생하던 무렵, 30년 전쟁으로 암흑기를 보내던 독일은 재기의 움직임을 보이게 된다.

이후 1685년, 베토벤이 진정한 천재라 칭했던 바흐와 헨델이 태어나게 된다.

결국 이탈리아와 프랑스에 뒤쳐졌던 독일 음악을 그들의 활약으로 활기를 띠게 된다.

(바흐와 헨델은 같은 독일 출신이긴 하지만 활동 무대가 달랐는데, 바흐는 평생 독일에 머물며 활약한 반면 헨델은 명예혁명 이후 최전방에서 시대를 이끈 런던에서 활약하게 된다.)




Ⅱ 예술과 민족주의에서 비롯된 다양성


1827년 3월, 베토벤이 하늘의 별이 되었다. 그 무렵, 고전파는 막을 내린다.

그 말인즉슨, 이제 낭만파의 시대가 열렸음을 의미한다.

모차르트, 베토벤이 확립한 교향곡을 바탕으로 다채롭게 음악을 만들어간 결과, 교향시와 악극과 같은 새로운 음악 장르가 탄생하게 된다.

고전파 시대 이후 왕실 귀족의 손을 떠나 부르주아지 마니아에 의해 명맥이 유지됐으며 낭만파 시대에는 그 대상이 시민 계급까지 확대된다.

이는 자유롭게 작품을 추구할 수 있는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낭만파는 인간의 힘으로 헤아릴 수 없는 무언가에 대한 동경을 표현했다. 시, 문학, 미술 등 영감의 근원이 매우 다양해졌다.

기존 악기가 작곡가의 구상을 완벽하게 표현하지 못하자 민족 악기 등이 새롭게 발명되면서 악기 종류가 다양해졌고 오케스트라 편성 또한 대규모로 바뀌게 되었다.

민족주의 혹은 애국주의도 낭만파의 특징 중 하나였다.

1800년 대, 나폴레옹이 실각해 추방되자 유럽 여러 국가 대표들이 모여 빈 회의가 열리게 된다.

당시 강화된 반동체제는 유럽 전역에서 민중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게 되었고 왕정복고와 제국의 압정에 시달리던 민중들이 끝끝내 폭발해 유럽에서 잇달아 혁명이 일어나게 된다.

동유럽, 북유럽 그리고 러시아 출신 음악가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음악에 투영하게 된다. 바로 이 음악이 민족주의 음악이다.

그 시기 음악가들은 고전파 시대에 비해 변화무쌍한 환경에 놓이게 된다.


낭만파 후기로 접어들면서 음악은 근대화의 물결로 더더욱 다이내믹해진다.

당시 유명했던 음악가 바그너의 이야기를 짤막하게 해볼까 한다.

바그너는 30세인 이른 나이에 드레스덴 궁정 오페라 극장 관현악단의 지휘자로 취임하여 안정적인 생활을 하게 된다.

이후 3월 혁명을 시작으로 잇달아 혁명운동이 일어나자 바그너는 직접 혁명에 뛰어들었다.

이후 지명수배자가 된 바그너는 십수 년을 망명자 신분으로 보내게 되었다고 한다.

그동안 바그너는 예술론을 정리하여 논문을 쓰는 한편 게르만 신화에 심취하게 된다.

여기서 비롯된 작품이 바로 <니벨룽겐의 반지> 4부작이다. 20년 이상을 소요한, 실로 장대한 오페라였다.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라인강의 황금 반지를 차지하기 위해 신과 인간, 거인, 소인이 투쟁을 벌이는 이야기이다.

초연은 1876년 8월 13일에 시작되었다고 한다.

전용 공연장으로 지은 바이로이트 축제 극장으로 연주 장소를 정했는데 이는 관객석에서 오케스트라가 보이지 않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고 한다.

오케스트라 위에 뚜껑이 덮인 상태라 금관악기가 한꺼번에 포효해도 전체 음량이 억제되고 노래는 오케스트라 소리에 묻히지 않은 채 오롯이 객석으로 전달된다.

즉, 청중이 무대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된 셈이다.

그리고 파리 부르주아지의 감상 태도를 용납하지 못해 박스석을 없앴다고 한다.

음악을 사교장의 액세서리 취급하는 태도를 예술에 대한 모독이라 생각한 것이었다.

또 그는 자신의 작품은 자신의 극장에서 연주해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며 다른 극장에서는 절대로 못하게 했다고 한다.



전달하고 싶은 내용이 너무 많아 줄이고 줄이느라 혼났다.

소개하고 싶은 내용은 물론이고 시대의 작곡가도 하나하나 설명해주고 싶을 정도였으니, 책 한 권에 얼마나 많은 내용이 꽉 차 있었는지 모른다.

생각해보면 클래식에는 동서양을 초월하는 보편성이 있는 것 같다.

클래식의 탄생은 서양이라 할지라도 동양에서도 서양만큼 듬뿍 사랑받고 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도처에서 수시로 들을 수 있을 만큼 광고, 영화에서도 흔하게 배경음악으로 사용하고 있고 무엇보다 카페, 전시회 등에서도 잔잔하게 틀어놓고 있으니깐.

요즘은 쇼팽에 푹 빠져 하루에 두 시간 정도 시간을 내 한 곡, 한 곡씩 연주하며 음미하는 중이다.

잔잔함 속에 스며든 웅장함, 웅장함 속에 스며든 잔잔함때문에 클래식은 앞으로도 못 끊을 것만 같다.

공부한다는 느낌과 동시에 지루할 틈 없이 '이야기책' 읽는 기분이라 술술 읽혔던 것 같다.

클래식을 좋아한다면 꼭 한 번쯤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을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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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21-10-20 20: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음악사를 요약하고 다시 압축하였네요. 혼났다, 공감해요. ㅎㅎㅎㅎㅎ

mini74 2021-10-20 20: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을느낌 물씬나는 사진입니다 예뻐요. 아인슈타인이 어느 회의장에서 연설대신 바이올린을 연주했다는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음악은. 설명도 번역도 필요없이 그냥 듣기만 해도 통하는 마술언어 같아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사진이 예술이에요 *^^*

붕붕툐툐 2021-10-20 22: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독일이 음악 후진국이었군요~ 요약하시느라 고생하셨어요~^^
 

마티스의 〈춤Ⅱ〉에서 춤을 추는 사람들은 이 행성이 고민거리로 가득하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지만, 우리와 현실의 관계가 불완전하고 껄끄러우며 그런 관계가 일상적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그들의 태도는 우리에게 용기를 줄 수 있다.

알랭 드 보통은 우리가 우아하고 사랑스러운 예술을 싸잡아 감상적이고 부당하다고 비난한다면 그것은 큰 손실일 뿐이라고 말한다. 즉 인생의 고난을 겪으며 성숙해질 때 예술의 아름다움을 더욱더 음미할 수 있으며 아름답고 낙천적인 작품들을 통해서도 인생의 의미를 풍부하게 성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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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일 밤의 클래식 - 하루의 끝에 차분히 듣는 아름다운 고전음악 한 곡 Collect 2
김태용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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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나의 플레이리스트에는 클래식이 가득하다.

이전에 클래식을 즐겨 듣는다거나 클래식을 평소 듣는다고 하면 '어우, 뭐야.'하는 식의 눈빛을 받아본 적이 있어 클래식 좋아한다는 소리는 안 하는 편이다.

그래도 클래식을 향한 나의 사랑은 여전하다.

엄마께서 태교의 일환으로 클래식을 즐겨 들었었다고 하던데 아마 그 영향도 있지 않았나 싶다.

초등학교 때도 수업 마치고 집에 오면 엄마방 한켠에 동화책을 잔뜩 옮겨 책탑을 쌓아놓은 뒤 엄마방 TV 옆에 있던 큰 CD 플레이어에 모차르트 CD를 켜놓고 엄마는 잡지를, 나는 쌓아놓은 동화책을 읽었었다.

이렇듯,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질리지도 않게 듣는 것 중 하나가 클래식인지라 클래식과 관련된 책이나 특정 음악인을 다룬 책들도 꾸준하게 즐겨보고 있으며 클래식에 관한 강의도 교양으로 들은 적이 있다.

그러다 '클래식'과 관련된 또 하나의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바로 『90일 밤의 클래식』이다.


『90일 밤의 클래식』 저자, 김 태용은 서양음악사 저술가 겸 클래식 음악 칼러님스트로 국제적 권위의 영국 클래식 저널 <the Sttrad> 및 <International Piano> 코리아 매거진의 전문 클래식 음악기자와 상임 에디터를 역임하며 세계적인 연주자들에 대한 칼럼들을 기고했다.

또한, 예술의 전당, 세종문화회관, 금호아트홀 등의 클래식 전문 공연장의 공연기획자로서 클래식 음악의 대중적 육성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펼쳤으며 현재 클래식 입문자를 위한 강연을 하고 있다고 한다.



혹평을 넘어선 명작 | 표트르 일리지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 Op.23」


KBS중계석이나 국악한마당에서 관심있는 프로그램이 방영되면 다운받아서 따로 보곤하는데, 몇 주 전 KBS중계석에서 전주시향 연주 녹화본을 방영해줬었다.

당시 프로그램이 차이콥스키 피아노협주곡 1번이었는데 평소 좋아하는 음악가 중 한 명이 차이콥스키이기에 곧장 감상했었다.

(물론, 전공자도 아니고 음악에 대해 잘 알진 못하지만 조금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솔직히 연주된 음악이 귀에 꽉 찬 느낌이 없어서 아쉬웠다.)

그 아쉬움을 책으로 달래기 위해 Day 46을 펼쳤다.


"엉뚱하고 기괴한 발상이다. 심지어 거북스럽기까지 하다. 무엇보다 연주가 너무 어렵다. 이는 이류 작품에 지나지 않는다. 내가 지적한 부분을 고친다면 공연에서 연주해줄 수 있다."


누가 들어도 상처받을 혹평이다.

차이콥스키는 워낙 유명한 곡이 많은 러시아의 대표적인 작곡가이지만, 초기에는 엄청난 혹평을 받으며 연주 불가 판정까지 받았었다.

자신이 잘 다룰 수 있는 악기가 피아노였음에도 불구하고 오케스트라와 피아노의 접목을 꺼렸는데, 어느 날 갑자기 첫 번째 피아노 협주곡 작곡에 착수하였고 그렇게 완성한 곡이 바로 이 곡이다.

러시아에서는 뜨뜻미지근한 반응이었지만 미국에서만큼은 뜨거운 반응을 얻게 되었고 이후 피아노 협주곡 중 가장 대중적이고 인기있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혹평을 퍼부었던 루빈스타인도 자신의 잘못된 생각을 시인하고 이 곡을 즐겨 연주했다고 전해진다.



헨델도 모르는 울게 하소서 |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 「오페라 '리날도', HWV7」


영화 [파리넬리]에서 부른 '울게 하소서'는 아마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유명한 곡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울게 하소서'라는 제목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데, 이는 헨델의 오페라 「리날도」중 2막 4장에 등장하는 아리아로 '제발 나를 울게 내버려두오'라는 곡이다.

18세기 바로크 시대에 만들어졌음을 감안하면 이렇게나 아름답고 황홀하게 음악을 만들 수 있는지 그저 헨델의 음악성에 감탄을 금치 못할 뿐이다.

곡에 대해 잠깐 설명하자면, 11세기 제 1차 십자군 원정을 배경으로 십자군의 장군인 리날도가 그 주인공이다.

리날도가 십자군 최고 사령관의 딸 알미레나를 사랑하게 되었는데 적진의 왕 아르칸테가 마녀인 애인의 힘을 빌려 알미레나와 리날도를 생포하게 된다.

그 때, 아르칸테가 잡혀온 알미레나를 보고 첫눈에 반해 고백하게 되는데 이 때 알미레나가 부르는 노래가 바로 '제발 나를 울게 내버려두오'이다.

단순히, 음악을 들었을 때보다 이야기를 알고나니 그 음악에 대해 더 흥미가 생기지 않는가!



『90일 밤의 클래식』은 특히 클래식 입문자에게 더할 나위없이 좋은 책인 것 같다.

특징적인 부분이 있다면 QR코드가 수록되어 있어 해당 곡을 들을 수 있으며 곡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그 곡에 대한 감상 팁 그리고 추천 음반까지 수록되어 있다.

이외에도 (내가 읽은 책 중) 클래식과 관련된 책을 추천하자면, 「Classics A to Z」 그리고 「난생 처음 한번 들어보는 클래식 수업」 시리즈, 「1일 1클래식 1기쁨」을 추천한다. 최근에는 「한 권으로 듣는 클래식」, 「클래식 상식사전」도 읽었었는데 이 책들 또한 추천하고 싶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샤워한 후, 포근포근한 침대에 편하게 앉아 이어폰을 착용하고 휴대폰으로 클래식을 재생시킨 뒤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조용하고 편한 상태에서 펼치는 『90일 밤의 클래식』,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있을까!


Music is enough for a lifetime, but a lifetime is not enough for music.

_Sergei Rachmaninoff





90일 밤의 클래식10점

김태용 지음/동양북스(동양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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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힘 (리커버 에디션) - 최상의 리듬을 찾는 내 안의 새로운 변화
김선현 지음 / 8.0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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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단순히 그림을 감상하는 것이라기보단 보고 있으면 '힐링'이 되기에 끊을 수 없는 것이 '그림'인 것 같다.

그림 그리는 실력은 없지만 보는 것은 좋아하기에 꾸준히 미술관을 방문하고 는데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뜸할 수밖에 없었지만 내년에 코로나가 잠식된다 싶으면 마스크 꼭 쓰고 다시 다닐 예정이다.

그렇다고 미술관 못 간다고 해서 그림을 못 보는 것도 아니다. 바로 대체제인 책이 있기 때문이다.

가지 못하는 아쉬움, 달래기 위해 그림과 관련된 책은 꾸준히 보고 있는데 몇 권은 서평을 올린 적이 있지만 아직 올리지 못한 책들이 꽤 많다.

(서평 쓰는 속도가 읽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책을 통해 작품을 감상하고 있는 중에 꼭 추천해주고 싶은 베스트셀러가 몇 권 있는데 속도가 느릴지라도 천천히 한 권씩 올려보려고 한다.

이 책은 이전에 읽었던 책이었지만, 이번에 리커버로 예쁘게 재탄생해 내 눈을 호강시켜준 책으로 말그대로 힐링도서이다.

바로 예술 분야에서 꾸준히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려져 있는 『그림의 힘 리커버』이다.


『그림의 힘 리커버』는 2015년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을만큼 예술 분야에서 꾸준히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던 책으로, 곁에 두고만 있어도 미술치료가 될 만큼 힐링도서라 꼭 추천하고 싶다. 이전 책보다 리커버된 책이 훨씬 예쁘다. 더군다나 이번 리커버된 「그림의 힘」은 표지 자체에 제목이 없을 정도로 그림의 힘에 치중되어 있다.

실제 저자가 오랜 기간동안 미술치료 해온 경험을 토대로 효과가 좋았던 명화들만을 선별하여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하나 들려주고 그 그림의 힘에 대해 설명해주니 보고 읽는 것만으로도 힐링할 수 있으니 추천할 수밖에 없을 정도이다.

저자, 김 선현은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미술치료의 최고 권위자이자 트라우마 치료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동양인 최초로 독일 베를린 홈볼트 대학교 부속병원에서 예술치료 인턴 과정을 수료한 전적이 있다.

이외에도 그녀의 약력은 매우 화려하다. 한중일 임상미술치료학회장, 제주국제평화센터장, 대한트라우마협회 회장, 4.3 트라우마센터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미술치료계 최고 권위자이자 트라우마 전문가로서 동일본 대지진, 중국 쓰촨성 대지진, 네팔 지진, 제주 4.3 사건, 세월호 사고, 포항 지진, 강원도 속초‧고성 산불 등 국내외 재난현장에서 피해자와 유가족의 마음을 돌봤으며, 질병관리본부에서 시행하는 코로나19 감염병 스트레스 극복을 위한 ‘심리적 방역’ 전문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그림의 힘을 믿으시나요?


Work

존 러스킨은 "사람들이 일에서 행복하려면 세 가지가 필요하다.

일이 적성에 맞아야 하고, 일을 너무 많이 해서는 안 되며, 일에서 성취감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 세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 그림들은 지친 머리를 맑게 하고 집중력과 에너지, 의욕을 자극해 일의 행복을 찾는 데 도움을 줍니다.

Relationship
사랑하고 또 동시에 미워하게도 되는 존재, 어렵다고 등한시할 수 없는 영원한 삶의 과제 '사람'.
두 번째 장에서는 외로움이나 상처처럼 사람으로부터 오는 결핍들을 치유하고,
나의 사람 관계를 돈독히 꾸려나갈 수 있는 그림들을 담았습니다.

Money

돈이 지닌 힘은 일의 결과를 좌우하고 처지를 변화시킵니다. 이런 돈을 적이나 주인보다 적절한 동반자로 삼는 마인드가 중요합니다.

이 그림들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돈과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재설정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Time

과거의 기억에 따른 아픔, 현재의 불만,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누구나 느끼듯,

우리는 시간과 싸우고 화해하며 매일을 살아갑니다.

이 그림들을 감상하며 나를 둘러싼 시간의 흐름을 자연스럽고 편안히 마주해보십시오. 

Myself
진짜 내 마음을 들여다본 적 있나요?
때론 나조차 제대로 살피지 않은 나를 보살펴주는 그림들이 있습니다.
나만의 리듬과 스스로에 대한 사랑을 발견하게 해주는 이 그림들의 힘으로,
스트레스에 치이던 나의 일상이 문득 빛나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림의 힘 리커버』, 책에 나온 수많은 그림과 함께 이야기에 빠져든다면 왜 이 책을 추천했는지, 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는지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예전에도 독서에 대한 이야기를 쓸 때도 언급했지만 책에 나온 그림들도 마찬가지다.

하나하나 꼼꼼하게 다 볼 필요는 없다. 그림과 관련된 책을 읽을 때, 힐링 혹은 미술치료가 목적이라면 편한 마음으로 하나하나 넘기며 그림을 감상하는 것이 좋다.

특히,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가 있다면 문득 넘기던 중에 멈칫하게 하는 그림이 있다면 지금의 심리상태를 알 수 있는 척도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음을 어루만지는 그림이 필요한 이유 | 에드가 드가 「시골 경마장」


누군가가 3,000 프랑에 그림을 산다면 자신을 기쁘게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누군가가 30만 프랑에 그림을 산다면 그건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하기 위해서다.

_에드가 드가


하고 싶은 일 한 가지를 하려고 하면 하기 싫은 일 아홉 가지를 해야만 한다는 말이 있듯이, 어쩔 수 없는 일을 해야하는 상황이 오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이다.

아래에 있는 그림을 한참 들여다보면 무슨 생각이 드는가?

넓은 하늘? 끝없는 평원? 여유로움? 한적함?



유독 이 그림에 사람들이 많이 머문다고 한다. 왜일까?

 


그 답은 바로 '말'에 있다.

말은 언제나 '달리는' 것으로 표현되기에 만약 달리는 말로 표현되었다면 결국 그 말은 계속 일하는 셈인 것이고 보는 이들에게 피로감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고삐에 매여있지만 '원하든 원치 않든 달려야 함'에서 비껴 서있는 말을 보며 우리는 쉼의 정서를 받으며 느끼게 되는 것이다.



긴장을 풀어주는 노랑의 힘 | 폴 고갱 「기도하는 브르타뉴의 여인」



글쓰기 노트 한 켠에 엽서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기도하는 브르타뉴의 여인」이다.

세속들로부터 둘러싸여 있는 한 여인이 무언가를 기원하며 기도하는 모습은 긴장감보다는 보는 사람에게 편안함을 안겨다준다.

인생은 매일같이 반복되는 숙제이자 그 속에서 느껴지는 긴장감의 연속인지라 우리는 항상 긴장의 끈을 놓지않으며 살고 있다.

여기서 여인의 표정도 편안함에 한 몫하는 것 같지만 편안함을 주는 큰 이유는 바로 '색'에 있다.

노랑은 잘 여문 곡식이나 빛나는 태양의 고유색을 상징한다.

즉, 곡식이 수확의 기쁨을 주고 태양이 에너지는 발산하는 것처럼 노랑은 밝음 그 자체인 것이다.

시험을 앞두고 혹은 프레젠테이션을 앞두고 그 외에 긴장되는 일을 앞두고 있다면 노랑이 채색된 그림을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실제 수많은 화가가 희망의 상징인 노랑을 사용했고 그 힘은 알게 모르게 축적되어 있기 때문에 완전하게는 아니더라도 약간의 편안함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저자는 그림을 소개하며 덧붙인다.

중요한 미팅, 면접 또는 시험을 앞두고 쉽게 긴장한다면 이 그림에 편안히 마음을 내려놓기 바랍니다.



울음은 영혼이 회복하는 첫걸음 | 조지 클로젠 「울고 있는 젊은이」


애써 괜찮은 척하는 건 그만두세요.

울고 싶을 땐 우는 것이 최고의 스트레스 해소법입니다.



우는 것은 약해지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삭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 때는 알지 못했다. 그것이 '빠져나올 수 없는 아픔'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눈물이, 많은 편이다. 그러나 그것이 약해지는 것이라 생각되어 남들 앞에서는 절대 울지 않으려고 했다.

이를 앙 다물기도 하고 손등을 꼬집으며 보이지 않았다. 애써 혼자 있을 때, 그마저도 소리내어 울지 않았었다.

몰랐었다, 그것이 얼마나 힘들고 아프다는 신호인지.


얼마나 마음이 아프면 이럴까 공감되고, 보기만 해도 울음이 터지며 스트레스가 해소될 것 같다고 말합니다.

카타르시스가 이루어지는 데는 하나의 기관이 아니라 이렇게 다양한 기관이 관련하는데, 이것들이 동시에 발산할 때 카타르시스는 더 커지게 마련입니다.


어둡고 추운,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한 여인이 웅크리며 울고 있다.

내가 이 책을 볼 때 그림을 먼저 본 후에 글을 읽었었는데 이 그림을 한참 바라보는데 눈가에 눈물이 절로 차더니 눈물이 똑똑 떨어졌다.

정말로, 울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고 저절로, 눈물이 났다. 그냥, 눈물이 났다.

나에게 상처를 주는 이들도 있었지만 반면에 치유하려 해주는, 연고와 같은 이들도 있다.

남들 앞에서 잘 울지 않던 내가 무장해제된 날이 있었다.

아무 말 없이 들어주었고, 바라보았고, 안아주었다.

그 때, 참 많이 울었고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되었는데 그 날의 그에게는 정말 고마울 뿐이다.



자신감이 부족할 때 보면 좋은 그림 | 앙리 마티스 「이카루스」


그림은 자기발견이다. 모든 훌륭한 예술가는 자신의 모습을 그린다. _잭슨 폴락



복잡하고 어수선했던 마음이 단순하고 행복하게 정리되는 느낌을 받으실 겁니다.

위축됨이라곤 없는 당당함에 나도 절로 당당해집니다.


한참을 바라보았다.

몇 없는 색과 선이지만 그 속의 강인함을, 그림의 힘을.

짙은 파란색은 강인함과 젊음을 상징하고 가운데 존재하는 '나'는 노란빛의 조명을 받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노랑은 희망을 상징한다.

또한, 그림을 자세히 보면 심장에 빨간 점이 찍혀 있는데 이는 아직도 붉은 열정이 내 속에서 숨 쉬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림의 힘 리커버』는 수많은 그림과 이야기로 채워져 있어 마음같아선 다 올리고 싶을 정도로 마음을 울리는 그림들이 가득하다.

이를 읽고나면 어떻게 예술 분야에서 여전히 베스트셀러인지를 알게 될 것이다.

침대 옆 긴 협탁이 있는데 자주 재독하는 책들 위주로 올려놓고선 심야독서 혹은 새벽독서를 한다.

난 그림의 힘을 믿고 있는지라 요즘 자기 전이면 『그림의 힘 리커버』를 읽는다.

꼭 이야기를 읽지 않더라도 한 장, 한 장 그림만 슥슥 보며 넘기기도 한다. 나의 힐링도서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는 셈이다.

지금 시국에 미술관을 가는 것도 조심스러운지라 단순히 그림을 감상하고 싶은 이들부터 미술치료가 필요한 이들, 힐링하고 싶은 이들, 취미 생활로 그림 감상을 택하고 싶은 이들까지,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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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제이컴】에서 제품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서평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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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라르손, 오늘도 행복을 그리는 이유
이소영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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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칼 라르손의 행복은 무엇인지 궁금하여 이 책을 펼치게 되었다.


몇 달에 한 번씩은 꼭 하던 문화생활이 올해는 손에 꼽을 정도이다. 아니, 거의 없었다는 게 맞는 표현일 것 같다.

그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자 음악과 미술 관련 책들을 꽤 보았다.

(재독한 책도 물론 있지만) 음악은 『클래식 음악 연표』부터 『 이지 클래식』, 『1일 1클래식 1기쁨』, 『난생 처음 한번 들어보는 클래식 수업』, 『클래식, 비밀과 거짓말』 등을 읽었고 미술은 근래 읽은 『칼 라르손, 오늘도 행복을 그리는 이유』, 『더 터치』 외에 『방구석 미술관』,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반 고흐, 영혼의 편지』 등을 읽었으며 추가적으로 잡지와 원서들도 포함하면 말그대로 올해는 예술 분야를 특히 다독했다.

책 읽은 속도가 서평 쓰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언제 쓸지 모르겠지만 하나하나 천천히 써보기로 하며 그 첫번째 서평이 바로 『칼 라르손, 오늘도 행복을 그리는 이유』이다.


카린과 함께 꾸민 집, 내 가족에 대한 추억, 이 모든 것이 담겨 있는 그림들이 내 인생 최대의 작품이다. _칼 라르손 자서전 <<나>> 중에서


스톡홀름의 한 빈민가에서 남자아이가 태어난다. 그의 이름은 바로 칼이다.

부모님은 작은 여관을 시작으로 열심히 살기 위해 노력하였는데, 특히 어머니는 칼을 안전하게 키우고 싶어 당시 술을 파는 여관의 특성은 저버리고 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여관을 꾸리게 된다.

그러나 칼의 아버지는 허영심으로 가득 차 고급 모피를 사 입으며 남들에게 허세 부리기를 좋아하였는데 이 때 근처 여관 주인들에게 처음 술을 배우게 된다.

결국 술에 쩌든 아버지는 사촌에게 돈을 빌린 뒤 사라졌고 거기에 외상값을 갚지 않던 청년들이 늘면서 칼과 어머니는 모든 재산을 빚을 갚는 데 사용하고선 거리로 내몰리게 된다.

노숙자가 되어버린 신세도 한탄스러운데 당시 지역에는 전염병이 돌았으며 도둑과 살인자들의 증가로 싸움이 난무하였고 마을은 그야말로 난장판이었다.

칼의 어머니는 칼과 동생을 키우기 위해 온갖 잡일을 마다하지 않았고 11년만에 겨우 작은 방을 구할 수 있었으나 칼이 열네 살이 되던 해에 동생이 죽게 된다.

빛이라곤 보이지 않는 현실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칼이 긍정적인 마음의 씨앗을 품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외할머니와 어머니 덕분이었다.

외할머니는 항상 칼에게 동화를 들려주며 긍정의 힘을 놓치지 않게 하였고 어머니 또한 지옥같은 이 모든 것을 꿋꿋하게 버티는 것을 칼이 지켜보았기 때문이다.

열살때부터 미술에 남다른 재능을 가지던 칼, 그는 결국 어머니의 끊임없는 노력과 후원으로 스웨덴 왕립예술아카데미 기초 과정에 입학하게 된다.


칼의 그림을 보면 참 따뜻하다.

이후 칼의 아버지가 가족의 곁에 돌아왔으나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풍차 하나를 빌려 일하다 부상을 입었는데 이 때 칼과 어머니인 요한나가 아버지의 병원비를 대야 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아버지는 심술섞인 목소리로 "네가 태어난 날이 가장 거지 같은 날이야."라고 외쳤다고 한다.

아버지가 죽을 때까지 근처에 살며 왕래했다는 칼의 이야기를 들으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가 칼에게 진심어린 사과는 했을까? 마음에 양심이 있었다면 했지 않았을까?

그 답은 알 수 없지만, 칼의 그림에서 본 아버지의 모습과 현실에서 본 아버지의 모습은 살짝 다름이 느껴지는 것 같다.

굳이 시끄럽게 하고 싶지 않을 뿐더러 남은 여생은 편하게, 조용하게 보내고 싶어하는 어머니의 바람은 칼의 그림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불우한 가정생활을 겪으며 칼은 다짐한 것이 있었다. 훗날 배우자와 아이들에게는 이 모든 것을 겪게 하지 않겠다는 다짐이었다.

스웨덴 왕립예술학교를 졸업한 후 파리에 두번간 머무른 칼은 그 시기에 평생의 배우자이자 소울메이트인 카린을 만나게 된다.

당시 스물 넷의 칼의 삶에서 중요한 유화 작품들이 탄생하게 되는데 덧붙이자면 그의 유화 작품들은 이 시기의 것들이 대부분이다.

아! 칼과 카린의 이야기를 빠뜨릴 순 없을 것 같다.

카린은 같은 학교 출신의 후배로 프랑스로 유학온 여성 화가였다.

내성적이었던 카린은 부잣집 딸로 교양있게 자랐는데 가난했지만 호탕하고 인기 있는 칼과는 처음에 잘 맞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칼의 특유한 친화력과 그의 재능에 푹 빠진 카린은 그와 점점 친해지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오후, 친구들과 함께 산책을 나간 칼과 카린.

칼은 다리 한가운데 서서 카린에게 사랑한다며 로맨틱한 분위기 속에 청혼하게 된다. (꺄아!)

물론, 카린의 부모님은 반대했었지만 칼과 카린이 서로에 대한 굳건하고도 믿음직한 사랑을 보고선 허락하게 된다.


대개 외국 사이트에서 혹은 원서를 구입해 그림을 감상하곤 하는데 칼 라르손 또한 좋아하는 화가 중 한 명이다.

그의 따뜻하고도 생동감넘치는 그림들을 보고있자면 붓을 들고 싶을 정도이니깐.

평범하고도 단순한 매일매일의 일상을 그림으로 남긴 것을 보고있자면 칼의 행복은 바로 이런 데서 오는 게 아닌가싶다.

난 지극히도 평범한 것이 좋다. 그리고 단순하게, 평범하게 일상을 보내는 것이 앞으로도 나의 바람 중 하나이다.

커튼 사이로 스며드는 아침 햇살에 눈을 뜨고, 따뜻한 물에 온몸을 감싸며 잠을 깨우고, 진하게 내려진 아메리카노로 시작하는 하루.

일상의 반복에 때로는 지루하기도, 지치기도, 힘들기도 하겠지만 평범한 일상 속 중간중간 책을 보고 음악을 듣고 미술을 감상하고, 마음을 나누는 사람을 만나고…, 그거면 충분하다.

잔잔한 물결 속 돌덩이 하나 풍덩 던져지면 얼마나 크게 일렁이는지 이미 충분히 겪었기에 그거면 충분하다.

그래서인지 일상이 담긴 칼의 그림은 참 따뜻하고 예뻐서 좋다.

평범해도 예쁜 일상의 매일매일을 담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하나의 그림은 하나의 소중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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