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면 거리를 두는 게 좋아 (특별판 리커버 에디션, 양장) - 홀로 자유롭게 살아가는 고양이의 행복 수업
제이미 셸먼 지음, 박진희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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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세상의 소리가 점점 희미해지며 한밤이 되었을 때, 책장에 가만히 몸을 기대어 있으면 참 조용하다.

파스텔톤의 핑크빛이 가득한 머그컵에 따뜻한 차를 한 모금씩 마시며 기대었던 책장에 잠시 떨어져 눈길을 준다.

그리곤 몇 십분만에 읽을 수 있는, 가벼운 책을 꺼내들어 하루를 마무리한다.

책장에 기대어 앉는 그 위치에는 생각날 때마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들로 선별하여 꽂아놓곤 하는데 『사랑한다면 거리를 두는 게 좋아』 또한 그 자격이 충분하다.


저자, 지은이 셸먼은 뚱뚱한 고양이와 좋은 디자인에 대한 열정을 가진 예술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로드아일랜드 디자인스쿨에서 회화로 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거주하고 있다. 자신의 온라인 문구류와 기발하고 독특한 고양이 디자인이 특징인 'The Dancing Cat'이라는 이름의 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아침마다 창가에서 내가 일어나기를 학수고대하는 고양이 브룩시가 사무실로 들어왔다가 다시 나갔다가 또다시 들어와 나의 뮤즈로 활동하고 있다.



네게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는 거 알지?

오늘은 유난히 신경 쓸 일 많았잖아.


이젠 쉴 때야.

널 위해서.


낮잠을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어.

그건 게으른 게 아니라 여유니까.



무조건 달리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어렸었던 나의 '착각'이었다.

달리면 달릴 수록 기름이 소진된다는 것은 당연한데 기름 채울 시간없이 억지로 달렸으니 고장날 수밖에.

교수님께도 들었던 말이 '낮잠'인데, 막상 쉬려니 양심상 움직여야 할 것 같아 망설였지만 그런 생각은 일단 접고 요새는 꼭 휴식을 취하곤 한다.

일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선 휴식도 '꼭' 필요하다.



멋지다고? 당연한 말씀!


난, 늘 단정하지?

뭐든 준비하고 있으면

삶이 훨씬 쉬워지는 법이거든.



깔끔쟁이인 고양이들은 항상 단정하게 준비한다, 핥고 또 핥고.

어떤 면에서 보면 피곤하다 생각할 수 있겠지만 깔끔하게, 단정하게 준비하는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뒷말처럼 미리 준비하고 있으면 쉬워지는 것은 사실이니깐.



햇빛에 흠뻑 젖어봐.


충전하듯이.

저 찬란한 태양이 널 위해 떴다는 사실.

설마, 모르는 건 아니지?



이따금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을 꿈꾸곤 한다.

숲이 우거진 곳이 아니더라도 약간의 나무와 흙이 있는 곳 말이다.

항상 시골에 가면 자연 그대로의 냄새가 좋아 내리쬐는 따뜻한 햇살을 맞기 위해 몇 시간이고 동네 주변을 산책한다.

그 순간은 햇님과 바람 그리고 나만 존재할 뿐이다.

사람이 많이 다니는 동네를 산책하는 것도 코로나때문에 꺼려져 낮에는 마당만 돌아다니고 대부분 한적한 저녁이나 밤에 나가곤 했다.

그렇게 햇빛을 못 받아서 그랬는지 비타민 수치가 또 떨어지는 바람에 작년부터 비타민D 주사를 정기적으로 맞고 있다.

충전하듯이, 햇빛에 흠뻑 젖는 것도 우리에겐 꼭 필요하다.

나아가, 살면서 힘듦과 위기의 순간에 부딪히는 것이 다반사지만 자신을 지지해주는 '편'이 없다고 생각할 필요 없다.

글에 나와있듯이, 어쩌면 찬란한 태양이 나를 위해 매일같이 떠주고 있으니깐.



친구들 많이 사귀라고 강요하지 마.

내가 꼭 그래야 해?

그게 얼마나 피곤한 일인지 알잖아.


차라리 혼자가 되겠어.

뭐 어때!



배구선수 쌍둥이 자매를 시작으로 요새 유명인들의 '학교폭력'과 관련된 기사가 줄을 잇고 있다.

단순히 말다툼이라면 이는 진정한 사과로 끝낼 순 있겠지만 예로서 쌍둥이 자매들의 만행을 읽고나면 그런 생각은 절로 접어진다.

본인이 뿌린 씨앗은 본인이 그대로 거두는 법이 있듯이, 뒤로 감춰뒀던 무섭고도 못된 인성이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을 보면 이는 사과로 끝낼 문제가 아닌 것이다.

학교폭력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그들 스스로 자각해야 하는데 그들은 자각하지 못한다.

(심리학에서 이에 대해 공부했던 내용을 빌리자면) 그들은 단순하게 '장난'이라고 생각하며 그들을 괴롭히는 내내 '희열'을 느낀다고 한다.

이후, 나이를 먹고 그 때의 일을 물으면 단순히 장난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거나 기억이 안 난다고 입을 모은다고 한다.

(기억이 안 난다는 것은, 분명 기억이 있지만 자신의 현 상태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고 싶지 않아 회피하는 행동 중 하나이다.)

피해자들은 그렇게 아픔과 상처를 가진 채 꼭 꼭 숨고 스스로 삼켜야 한다, 평생.

용기내어 살짝 언급하자면 나 또한 잠깐 따돌림을 당한 적이 있다.

분명, 지금의 그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불과 초등학생의 어린 나이였는데 친구들을 선동하며 대놓고 따돌림을 시키고 온갖 무시를 당했었다.

그 때, 엄청난 스트레스로 학교에 가기 싫었고 난생 처음으로 죽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게 했었다.

그렇다고 거기에 내가 지고 싶진 않았다.

책을 보며 마음을 다잡았고 오히려 소수의 다른 무리들과 어울려 놀았는데 그들은 그 무리마저도 포섭하며 따돌림시키려 했었다.

다행히도 그 때가 학년이 끝날 때라 그렇게 길고도 긴 힘든 시간을 끝낼 수 있었다.

나중에 들어보니, 그 이유가 황당했는데 (당시 반에서 회장이었는데) 선생님이 나를 너무 아껴하셔서 질투가 나서 그랬다고 한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일일이 나열하면 괜스레 마음 아프고, 무엇보다 떠올리기 싫으니 언급하진 않겠지만 지금처럼 앞으로도 그들은 절대로 볼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이 친구, 저 친구 다 사귈 필요는 없다. 진정으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면 충분하다.

그들은 내 인생에서 지나가는 한낱 먼지에 불과했으니 말이다.

그 당시에 한 책을 읽고선 마음을 다잡았다고 앞서 말했는데 그 때 마음 속에서 외쳤던 말이 '차라리 혼자가 되겠어. 뭐 어때!'였다.

그 덕분에 더 진국인 친구들을 사귀었고 지금까지도 연락하고 있으니 그것으로 충분하다.

과외를 가르치면서 학생들의 고민을 가장 많이 들었던 것이 바로 '교우관계'였다.

물론, 삶에 있어서 인맥은 가장 중요할 수 있으나 걸러낼 줄도 알아야 한다.

더러운 흙탕물에서 손을 내미는 친구의 손을 맞잡으면 그대로 흙탕물에 같이 들어갈 수 있으니, 그럴 바엔 혼자가 낫다.



난 다시 뛰어볼까 해.


물론 그 전에 소중한 걸 잃을 염려가 없는지

확인부터 해야지. 꼭!


나의 사전에 '후회'라는 단어가

올라가는 걸 원치 않으니까.



점프하고 또 점프한다.

숙련된 집고양이들은 점프할 때 가급적 물건에 닿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 모습을 보면 참 신기하다.)

나아가, 사람도 마찬가지다.

도달하지 못해도 언제나 뛰고, 또 뛰어야 한다.

단, 망가지지 않게, 깨지지 않게, 소중한 것을 잃지 않게 말이다.


지쳐있는 삶에서 고양이가 건네는 메시지는 참 간결하고도 분명하다.

'나'를 찾기 위해, 나다움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새로운 배움으로 채워넣는 요즘이다.

그래서일까? 짤막한 문장이 마음을 울린다.

병원 가는 길에도 핸드백에 책을 넣어 가는 길에도 읽고 또 읽었다.

가족, 친구, 직장동료와 일 그리고 사랑, 우정, 인간관계까지, 우리는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치일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여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할 자격이 있는 우리에게 울림을 주는 메시지는 분명 필요하다.

이 책은 몇 권 더 구입해 힘든 이들에게 꼭 건네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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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1-03-04 01: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나의 책장님, 꽃이 있는 사진 투명한 유리병이 깨끗한 느낌이 들어서 좋아요. 잘 봤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해볼 건 다 해봤고, 이제 나로 삽니다 - 15인의 여성 작가들이 말하는 특별한 마흔의 이야기
리 우드러프 외 지음, 린지 미드 엮음, 김현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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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쏜살같이 흐르는 시간, 그 흐름에 몸을 맡기다 보면 언젠가 나도 40대가 되겠지?

그런 생각이 든다, 내 나이를 잊은 채 아직 내가 열일곱 살인 듯, 스무 살인 듯한.

특히 친구들을 만날 때면, 지금의 나이를 어느 순간 잊어먹게 된다.

열아홉 때까지는 안 그랬는데 스무 살이 딱 되고나서는 브레이크 없는 시간이 흐르는 듯 했다.

지금의 나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뭐랄까, 빠르게 흐르는 시간이 아쉬운 마음에서 나오는 일종의 투정이랄까.

열 다섯 명의 여성 작가들이 풀어낸 마흔의 이야기를 접해보니 '멋진 마흔'을 마주하겠다고 다짐하게 되는 것 같다.


저자, 린지 미드는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영어학 학사를,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수료했으며 다수의 매체에 글을 기고해 왔다.

그 외 열 네명의 저자들이 있다.



소울메이트, 옷으로 쓰는 우리의 연대기 _캐서린 뉴먼


저자, 캐서린 뉴먼은 소설가로 월간지를 비롯해 「뉴욕타임즈」, 「오프라 매거진」, 「보스턴 글로브」 등 여러 간행물에 정기적으로 글을 기고하고 있다.


1972년

나는 청 나팔바지, 그리고 모자에 인조털이 달린 물려받은 파카를 입고 있고, 내 친구는 빨간색과 흰색 체크무늬 바지에, 내가 엄청 탐내는 빨간색 고급 코트를 입고 있다.


1975년

우린 가장자리에 술이 달린 스카프에 샤워커튼 고리를 주렁주렁 꿰매 달아 머리에 두르고, 분홍색 립스틱을 발랐다.


1978년

우리는 얼굴에 계란을 바르고 있다. 아니, 흰자만 바른 것 같다. …… 우리는 '고래를 구해요!'배지를 달고, 줄무늬 스니커즈를 신고, 본벨 화장품에서 출시한 케이크 향, 그리고 소다 향 립밤을 줄에 달아 목에 달랑달랑 걸고 있다.


1980년

나는 무지개 멜빵을 하고, 무릎 보호대를 차고, 반짝거리는 빨간 바퀴가 달린 롤러스케이트를 신고 있다. 앞머리를 내리고 머리는 땋았다.


1981년

바르미츠바에 갈 때, 우린 아주 얇은 골지의 카키그린 코듀로이 바지에 하얀색 레이스 블라우스를 입고, 통굽 샌들을 신었다.


1983년

우리는 발목에 지퍼가 달린 청바지를 입고 있다.


1986년

우리는 그룹 R.E.M.의 티셔츠를 입고 빈티지 라인석 액세서리를 하고 마돈나 스타일의 머리띠를 머리에 둘렀다.


1989년

사진 속에서 친구는 레이밴 선글라스를 끼고, 검은색 미니스커트, 그리고 예일 대학 스웨트 셔츠를 입고 있다.


1990년

우리는 리바이스 501 청바지를 입고, 정치적인 문구가 들어간 티셔츠(침묵=죽음) 아래에는 검은색 레이스 속옷을 입고 있다.


1994년

뉴욕에 사는 친구는 닥터마틴 신발을 신고 유명한 브랜드의 짧고 하늘하늘한 원피스를 입고 있다.

캘리포티나에 사는 나는 싸구려 군화를 신고 중고 가게에서 산 짧고 하늘하늘한 원피스를 입었다.


1996년

난 여전히 캘리포니아 산타크루스에 살고 있다. …… 친구도 여전히 뉴욕이다. …… 우리는 서로의 삶을 부러워한다. 우리는 둘이 같은 삶을 살아가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2003년

친구는 내가 입던 검은색 임부복을 입었다. 그 옷은 친구의 첫 아이를 감싸고 있다.


2007년

우리는 참을성이 바닥나는 걸 느끼며 억지로 좋은 척 웃는 얼굴을 하고 있다. 함께 호텔 방을 쓰고 있는데, 아기는 울어대고 잠이 깬 큰애들은 기분이 안 좋고, 우리는 서로 '저런 건 참 저렇게 안 하면 좋겠는데.'라는 생각을 속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나처럼 헐렁한 탱키니를 입고 있는 건, 이 나이에 지극히 자연스러운 아줌마 뱃살을 감추기 위함이지 소변 주머니나 항암 치료를 위한 케모포트, 그리고 여러 차례 수수릉ㄹ 받고 생긴 수술 자국 같은 것을 숨기기 위함이 아니다.


2015년 2월

나는 사흘째 똑같은 회색 원피스 잠옷을 입고 있다. 친구는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의료용 압박 스카팅을 신고, 폴리 재질이 섞인 환자복에 정맥 주사를 꽂고 있다.


2015년 6월

"아무 것도 갖고 싶지 않아." 모두가 차례로 말한다. 아마도 죽은 사람의 옷이라는 게 영 기분이 이상한 모양이다. 하지만 나는 아니다. 나는 전부 다 갖고 싶다.




이렇게 보면 '일기'라는 것은 단순히 기록물에 지나지 않는다.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그 가치는 단위로 환산할 수 없다고 자부한다.

무엇을 입고 다녔는지에 대한 짤막한 일기에 불과하지만 읽으면 읽을 수록 괜스레 서글픔이 몰려오는 것은 왜인지 모르겠다.

나의 스타일을 직,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옷'이다.

옷 입는 스타일을 보면 그 사람의 평소 성격이나 취향을 어렴풋이나마 짐작해 볼 수 있다. 또한, 저자의 일기를 보면 성격 외에 환경 또한 스타일의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로서, 코미디언 박나래님을 보면 굉장히 패셔너블하다. 그녀의 밝고 활기찬 에너지가 옷에도 고스란히 드러나 있음을 알 수 있는데 반면에 그 옷을 내가 걸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물론, 밝고 웃음도 많다. 그러나 박나래님의 활기찬 성격의 턱 끝에도 못 미치는 나는 평소 깔끔하고 단아하게 입는 편이다.

외출할 때 열에 아홉은 거의 정장식으로 입고 아주 가끔씩 캐쥬얼하게도 입지만 대부분은 블라우스, 치마, 슬랙스 혹은 원피스가 전부이다.

좀 웃길 수도 있긴한데 집에 있을 때도 깔끔하고 예쁜(?) 홈웨어를 입고 있는 편이다.

엄마의 앨범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닮은 것 같으면서도 살짝 안 닮은 듯한.

엄마도 내 나이 때에 대부분 입었었는데 프릴이 있는 예쁜 원피스 혹은 깔끔하고 단아한 느낌을 주는 정작식 원피스가 대부분이었다.

여기까지 엄마를 꼭 닮긴 했는데 90년대의 도전적인, 패셔너블한 옷을 걸친 엄마의 모습을 사진으로 마주해 볼 때면 내가 절대 소화할 수 없는 영역이었다.

(아, 그 부분은 아마 둘째 동생이 엄마를 닮은 듯 하다.)

극중 저자의 마지막 일기를 보자.

저자는 친구의 옷을 가져왔을까? 아님 가져오지 않았을까?

그녀는 친구의 줄무늬 튜닉을 입고 출근하며 잠자리에 들 때는 친구의 잠옷을 입는다.

다른 친구들이 행복하냐고 의아해하며 물을 때면 그녀는 행복하다고 답한다.

농담을 잘하는 다정한 그녀의 십대 딸이 "절친이 난소암으로 죽고, 내게 남은 건 이따위 티셔츠뿐."이라는 글씨를 찍어주겠다고 하는데 그녀는 이렇게 생각한다.

이것만 남긴 것이 아니다. 친구는 자신에게 훨씬 더 많은 것을 남겨주었다고, 그렇게 생각한다.

자연의 섭리에 따르면 사람은 언젠가 죽게 마련이다.

그리고 이는 나이를 먹으면 먹을 수록 누군가와의 영원한 이별을 몇 번이고 맞게 되는데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다가올 40대에도 누군가와 이별을 할 수도 있는 일이다.

몇 주 전,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던 중에 마침 선생님이 그런 말을 해주셨다. (선생님은 누가 봐도 30대 같은 40대의 예쁜 선생님이다.)

살아보니 인간관계에 너무 연연할 필요는 없다고 한다.

물론 넓은 인맥을 가지는 것이 능력 중 하나이니 어떻게든 다 챙겨주려고 하지만 내가 준 마음을 돌려주기는 커녕 오히려 상처로 답하는 이들도 분명히 많다고.

꾸려진 가정 때문에 혹은 바쁜 일 때문에 자주 연락하지 못해도 끝까지 남는 친구는 분명히 있다고.

그들을 하나라도 더 챙기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라고 말이다.




꼭 다가오는 40대 혹은 40대가 그 대상은 아니다.

그저 살아오는 이야기가 한 책에 묶여 있어 '인생'에 대해 한 번쯤 되돌아보고 생각하게 된다.

언니, 오빠들과 얘기를 나누다보면 여자 나이, 서른은 이제 아이에 불과하다는 말을 듣곤 하는데, 인생에서의 시작은 20대가 아닌, 이제는 30대, 조금 늦어지면 40대가 될 수 있으니 무엇이든 열심히 해보라는 말을 덧붙여준다.

마흔이라는 나이의 기점을 맞으며 가족, 친구, 결혼, 일과 꿈 그리고 사랑과 우정을 가득 담은 이야기들을 읽고 나면 한숨 쉴 겨를 없이 나는 내일도 더 열심히 달려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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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3-03 10: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살아보니 인간관계에 너무 연연할 필요는 없다고,,,,

넓은 인맥 관리하다가 오히려 가까운 사람들에게 소홀하게 되고 어떻게든 다 챙겨주려고 하지만 내가 준 마음을 돌려주기는 커녕 상처로 답하는 이들이] 정말 많아요!
그냥 뭐든지 누구든지 적당히 거리두기 !
비대면시대에 인간관계도 미니멀리즘으로 ㅋㅋ
하나님 오늘하루 화사하게 보내세요 ^ㅎ^
 
해볼 건 다 해봤고, 이제 나로 삽니다 - 15인의 여성 작가들이 말하는 특별한 마흔의 이야기
리 우드러프 외 지음, 린지 미드 엮음, 김현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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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나이대의 이들에게 층분한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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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삼킨 소년
트렌트 돌턴 지음, 이영아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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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수정중]




『하나, 책과 마주하다』


"너의 마지막은 죽은 솔새. 틀림없어. 너의. 마지막은. 틀림없어. 죽은. 솔새."

당신의 가족은 이상적인 가족인가요?

속을 파헤쳐보면 대부분은 불완전한 가족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가정인 완벽한 가족은 대부분이 아닌 '일부'에 속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지고 볶으며 사는 것이 '가족'이다.

어쩌면 이해된다 느껴질 수 있고 어쩌면 과하다 느껴질 수 있는 엘리의 가족이야기는 당신에게 충분한 공감과 재미를 느끼게 할 것이다.


저자, 트렌드 돌턴은 오스트레일리아의 영향력 있는 저널리스트이자 소설 한 편으로 그해의 문학상과 올해의 책을 석권하며 전 세계 34개국을 사로잡았다.



여느 여학생처럼 꿈을 품던 엄마는 마약을 팔고 새아빠는 엄마가 마약에 빠져들게 한 연결고리였다.

말문을 닫아버린 형 그리고 살인과 탈옥을 일삼았던 베이비 시터 슬림 할아버지까지.

이 모두가 13살 소년 엘리의 가족이다.

이렇게 간략하게 소개만 해도 말그대로 '문제투성이'라고 생각될 수 있겠다.

그러나 엘리는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좋은' 사람이 되려고 한다.

슬림 할아버지가 말한다. “하지만 나쁜 사람이기도 하지. 누구나 다 그래, 꼬마야. 우리 안에 좋은 면도 나쁜 면도 조금씩 있거든. 항상 좋은 사람이 되는 건 어려워. 그런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안 그렇지.”

때로는 잔잔하게, 때로는 거세게 파도 치듯, 엘리의 삶도 파란만장의 연속이다.

특히, 브리즈번의 전설적인 마약 판매상인 타이터스 브로즈가 엘리의 삶을 더 밑바닥치게 하지만 짙은 어둠 속 한 줌의 희망은 언제나 존재하듯, 결국 엘리와 가족들은 진심으로 사랑을 공유하고 한층 성장하는 것으로 책은 마무리된다.

앞서 엘리의 새아빠는 엄마를 마약에 빠뜨린 장본인이라 언급하였는데 덧붙이자면 아이러니하게도 엄마를 마약에서 벗어나게 하는 구원자 역할을 하기도 하며 책 말미에 엄마가 마약사범으로 교도소에 가게 되는데 슬림 할아버지의 도움으로 엘리가 엄마를 직접 대면하여 희망을 심어준다.


저자의 어린 시절 경험이 일부 녹아 있어서 그런지, 책을 읽다보면 우리네 이웃에 있을 법한 이야기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내게 상처 준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을까?"

엘리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은 듯하다.

줄거리를 막상 다 쓰자니 결말까지 다 오픈될 것 같아 간략하게 줄였는데 언급하진 않았지만 엘리의 친아빠 또한 소설에서 엘리에게 큰 영향을 주기도 한다.

한 사건으로 인해 엘리의 엄마와 아이들이 아빠에게서 떠났는데 가족들이 떠나고선 아빠는 술과 담배에 절여졌지만 그 와중에도 놓치 않는 것이 있으니 바로 '책'이었다.

시간이 점점 흐르면서, 엘리가 아빠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주목하며 읽으면 좋을 듯하다.

아! 베이비 시터 슬림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빼놓을 순 없을 것 같다.

살인자에 탈옥왕이란 타이틀을 거머쥔 인물이지만 엘리에게 있어서 굉장한 조력자라 할 수 있겠다.

소설 속, 슬림 할아버지가 엘리에게 해주는 말들은 모두 '삶의 지혜'이기 때문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완벽한 가족은 없다. 본인이 생각하고 있는 이상적인 부모님 혹은 이상적인 형제, 자매 혹은 이상적인 조부모님 혹은 이상적인 친척까지.

완벽한, 이상적인 모습을 바라기란 쉽지 않다. 어긋나고 불편한 일을 당하거나 그 상황을 마주해도 참고 또 참는다.

언제 그랬냐는 듯 또다시 그런 상황이 반복되면 다음에는 절대 참지 않을거라 다짐해도 '가족이니깐.', '가족이라서.'의 이유로 또다시 모든 것을 삼키고 감내하게 된다.

그렇게 지지고 볶으며 사는 것이 가족이다.

사랑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언제나 사소하고 작은 순간들에 있었으니, 그 시작은 바로 가족이다.

가족과 함께 하는 순간순간, 우리는 사랑을 얻고 나누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책에서는 결말까지 유하게 흘러간다. 가족 그리고 사랑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며.

살짝 벗어났지만 그러나 현실은 현실이기에 한마디 더 보태자면, 물론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서로 사랑하고 존경하며 힘든 일도 극복함과 동시에 모두가 성장하는 것이 맞지만 절대 고쳐지지 않는 상습적인 말과 행동들은 잘라내는 것 또한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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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2-08 10: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나님 어제 알라딘 사진 업로드 오류나서 포스팅 홀라당 날려버리는줄 ㅠ.ㅠ

하나의책장 2021-02-13 15:51   좋아요 1 | URL
앗, 어쩐지! 사진이 계속 업로드가 안 되서 사진명도 계속 변경해보고 HTML도 만져봤는데 안 되더라고요ㅠ 오류였었군요ㅎㅎ
 
우산도 막지 못하는 빗방울이 있어
심재현 지음 / 부크크(bookk)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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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스무 살이 되어서, 즉, 성인이 되어 느끼는 감정 이전에 열아홉의 '나'는 그 때만의 감정과 생각들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열아홉의 나이인 저자가 쓴 글을 읽으며 그 때 써내려갔던 일기장과 글쓰기 노트를 꺼내보게 되었다.


저자, 심재현은 서울의 모 외국어고등학교에 재학 중으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사진을 찍는다고 한다.



목차

새벽 1시

새벽 2시

새벽 3시

새벽 4시

새벽 5시

새벽 6시



새벽 1시


소중함은 결코 그저 소중함이라는 가벼운 수사 하나로 정의될 수 없다. 깊고도 거대한 명사이다. 소중함은 사랑이며, 증오이며, 집착과 관찰, 그리고 다시 사랑이다. 소중함은 그래서 때때로 여러 방식으로 표현되곤 한다.

…… 소중함은 아픔, 사랑, 눈물, 추억, 악몽, 그리고 내일을 의미한다.


언제부턴가 내 미래에 대해 철학하기 시작했다.

…… 지금 당장은 내가 경험하고 있는 잔잔한 행복들에 그 의미를 부여하기로 한다.

그러나 이 하찮은 글을 끄적이는 내내 내 속을 채우는 감정이 분노라는 사실이 참을 수 없을만큼 부끄럽다.

…… 나는 또다시 깊은 어둠으로의 위험한 잠수를 감행한다.



새벽 3시


아무래도 이제는 조금 내려놔야 하지 않을까 싶어. 포기하고 싶을 때, 그때가 바로 포기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될테니깐.


내일이면, 다시 괜찮아지겠지.

…… 누군가의 화려한 위로보다는, 사려깊은 덤덤함에 감동받고 싶은, 그런 날이다.



새벽 5시


감정이라는 우주의 지도를 그리는 일이, 역시 쉽지는 않으니까요. 나의 행성은 그저 하나 추상의 별 하나만을 공전하고 있을 뿐입니다. 내 눈에 들어오는 별을 극히 일부입니다.




저자의 감정을 고스란히 토해 낸 짤막한 혹은 긴 글 그리고 시가 가득하다.

일기를 읽는 느낌도 들지만 자전적 에세이에 가까운 듯 싶다.

짤막한 저자 소개를 읽고선 생각든 것이 평소에 저자는 감정과 생각을 글로 고스란히 풀어내는 듯 싶었다.

나 또한 이를 잊거나 버리지 않고 글로서 풀어내는 편인데 책을 읽고선 오랜만에 상자를 꺼내 일기장을 펼쳐보았다.

책 중간에는 북 북 찢어져 있는 공간도 있었는데 실수는 아니었다.

'완벽하게, 꼼꼼하게'라는 성격 탓에 일기를 써도 【안네의 일기】 못지않게 그 날의 일들을 빠짐없이 적어내렸으니 그 때의 그 감정 또한 일기에 고스란히 묻어나 지울 것은 지워야만 했다.

이럴 때, 느끼곤 한다, 일기라는 것이 소중한 추억을 돌이켜 볼 수 있는 것과 동시에 치부책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개개인의 차이가 있겠지만) 열아홉의 나이면 단연 큰 것은 '진로'에 대한 고민일테고 그 외에 교우관계, 사제관계 그리고 사랑에 대한 고민도 있을 것이다.

나도, 당신도, 우리 모두가 열아홉의 나이를 지났다면 분명 한 번쯤은 겪어봤을 고민이다.

그렇게 풀어낸 마음이 고스란히 책 한 권에 담겨있으니 특히나 또래 학생들이 읽는다면 많은 공감을 할 것이다.


작년, 코로나 발병으로 인해 모든 것이 뒤바뀐 삶이었는데 학생들에게도 특히나 힘든 한 해였다.

특히, 수능을 치른 학생들의 경우 마스크 착용은 물론이고 가림막까지 설치하며 시험을 치뤘으니 참 고생했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

앞서 고등학교 때 쓴 글들을 꺼내 읽었다고 했는데 일기장 외에도 글쓰기 노트에 적힌 글들이 가득했었다. 괜찮은 글들로 추려 한 번 모아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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