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너에게 - 엄마가 아들에게 전하는 사회생활에 꼭 필요한 60가지 팁
송정연.송정림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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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미국에서 한 유튜버가 뜨거운 관심을 받게 된다. 채널을 오픈한 지 두 달여만에 230만의 구독자를 모았을 정도였다.

영상을 보면 특별한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다. 면도하는 방법, 넥타이매는 방법 그리고 선반 만드는 방법, 막힌 배관을 고치는 방법 등등.

유튜버 Rob Kenny는 Dad, how do I?를 운영하며 Dad와 advice를 합쳐 Dadvice, 즉, 아빠가 가르쳐주는 일상 속의 소소한 팁을 영상에 담아내고 있다.

어릴 적, 부모님이 이혼하게 되면서 형 집에 얹혀살게 되었지만 아빠의 빈자리가 컸던 그는 지금의 큰딸의 권유로 유튜브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아버지의 부재가 있는 이들을 위해 랜선아빠를 자처한 그는 지금 360만명의 '랜선아빠'로 통하고 있다.


문득 영상을 보다가 절로 떠오르는 책이 한 권 있어 꼭 소개하고 싶었다.

바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너에게』이다. 이 책은 "엄마"가 조언해주는 사회생활에 필요한 팁이 가득하다.

라디오, 드라마 작가로 내공을 쌓은 저자 두분은 각각 아들 하나를 두었는데 사회생활에 입문하는 아이들을 위해 실질적인 노하우를 담아 책으로 엮어냈다고 한다.

엄마가 조언해주는 사회생활 팁은 과연 뭐가 있을까?


저자, 송정연은 청취자들과 소통하는 시간이 가장 즐겁다는, 천생 라디오 작가로 감성은 다시 일어서게 하는 힘을 제공하며 부서지기 쉬운 마음을 일으켜 세우는 힘이라고 믿고 매일매일 감성주의자로 아침을 맞고 있다. [유열의 음악앨범], [이숙영의 FM대행진], [이숙영의 파워FM]을 거쳐 현재 SBS [이숙영의 러브FM] 작가로 매일 아침 감성 에너지를 세상에 전하고 있다. 2010년 SBS 연예대상 방송작가상, 2014년 한국방송작가상을 수상했다.

저자, 송정림은 에세이 『이 순간 사랑』, 『하루 한 편, 세상에서 가장 짧은 명작 읽기』, 『나 열심히 살고 있는데 왜 자꾸 눈물이 나는 거니』, 『엄마와 나의 모든 봄날들』, 『참 좋은 당신을 만났습니다』, 『감동의 습관』, 『사랑하는 이의 부탁』, 『신화에게 길을 묻다』 등을 집필했다. 드라마 [슬플 때 사랑한다], [여자의 비밀] 등의 극본을 썼다.




Ⅰ 사람과 사람 사이


졸업한 지 한참 되었어도 중학교, 고등학교 선생님들과 꾸준히 연락하며 지내곤 하는데 내게 있어서 굉장한 '힘'과 동기부여를 해주시는 고마운 분들이다.

간혹 선생님들 이야기를 잠깐 꺼낼 때면 부럽다는 댓글을 받곤 한다.

그렇다면, 타인에게 호감을 받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지만 꾸준히 연락하는 스승님들 모두 국어와 문학을 가르쳐주신 분들이다.

그 중 한 스승님과 안부를 물을 때면, 꼭 내게 명언 하나씩을 남겨주시곤 하는데 대부분 칼릴 지브란의 명언들이다.

마음에 와닿는 말들이 주옥같아 매번 글쓰기노트에 적어놓는데, 그래서인지 나 또한 칼릴 지브란을 굉장히 좋아한다.

칼릴 지브란이 말했다. '우리 인간의 가장 큰 단점은 다른 사람의 단점을 찾는 데 너무 몰두한다는 점이다.'

대부분이 그렇진 않지만, 일부는 아무리 친한 지인이라 할지라도 장점은 건너뛰고 단점부터 보는 경우가 있다.

그런 사람들의 대부분이 사람을 볼 때면 단점만 보인다고 한다.

그런 부류의 사람들은 끝끝내 남지 않는 게 있으니 바로 '사람'이다.

은근슬쩍 나의 단점을 집어내며 돌려 말하는 이들에게 누가 가까이 하고 싶을까?

저자는 말한다. 상대방이 변하기를 원한다면 드러난 약점을 들춰내기보단 숨어 있는 장점을 꺼내줘야 한다고.

사람 자체를 고칠 순 없지만 남의 '단점 교정자'가 되기보다는 남의 '장점 발견자'가 되라고 조언한다.

나는 사람을 만나면 상대방에게 예쁜 말을 많이 해주려고 한다.

예쁜 말로 인해 용기를 얻었다거나 위로를 받았다거나 혹은 행복하고 기분 좋았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분명 그들에게 그 순간이 힘이 되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좋은 대화를 나누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살면서 가장 후회되는 실수는 많겠지만, '말실수'의 경우는 두고두고 후회되는 실수에 속한다.

대부분의 실수는 나홀로 상처를 안고 가는데, 말실수는 특히나 상대방의 마음을 해치기 때문이다.

한마디의 말이 부드럽고 따뜻한 '솜'이 될 수도 있고 한마디의 말이 차갑고 날카로운 '칼'이 될 수도 있다.

'솜'이 되느냐, '칼'이 되느냐는 본인에게 달렸으니 좋은 대화법을 꼭 알고 익혀두는 것이 좋다.

덧붙여,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 가장 중요한 자세는 바로 '경청'이다.

정리하자면, 좋은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는 상대의 눈을 맞추며 밝은 시선으로 미소를 짓고 상대방의 말을 주의깊게 듣는다.

그리고 대화하는 순간에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모조리 입 밖으로 꺼내지 않고 말로 내뱉기 전에 생각의 점검을 꼭 거쳐야 한다.



인생은, 정말, 어두운 꿈은 아니랍니다.

때로 아침에 조금 내린 비가

화창한 날을 예고하거든요.

어떤 때는 어두운 구름이 끼지만

다 금방 지나간답니다.

재빠르게, 그리고 즐겁게

인생의 밝은 시간은 가버리죠.

고마운 맘으로 명랑하게 달아나는 그 시간을 즐기세요.

가끔 죽음이 끼어들어 제일 좋은 이를 데려간다 한들

슬픔이 승리하여 희망을 짓누른들

그래도 희망은 쓰러져도 꺾이지 않고

다시 탄력 있게 일어선답니다.

그 금빛 날개는 여전히 활기차게 힘 있게

우리를 잘 버텨줍니다.

씩씩하게, 그리고 두려움 없이

시련의 날을 견뎌내보세요.

영광스럽게, 그리고 늠름하게

용기는 절망을 이겨낼 수 있을 거예요.




Ⅱ 몸과 마음 다스리기


이렇게까지 노력했는데 이렇다할 성과도 없다.

남들은 벌써 도착지에 다다른 것 마냥 달려나갔는데 나는 아직 그 근처에 가지도 못했다.

이런 생각을 하려고 하진 않지만 때때로 그런 마음이 들기도 한다.

잔병치레 하나 없던 튼튼한 내가 지금은 잔병치레로 고생하고 있다.

그 원인의 시작은 분명 스트레스겠지. 몸과 마음을 돌보지 않았기에, 전적으로 내 잘못이다.

시험 당일,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어지러움증이 도져 결국 시험장에 가질 못했었는데 문득 그 때 생각을 떠올릴 때면 그런 마음이 든다.

사람이기에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나만 자꾸 뒤쳐진다는 마음이 드니 덩달아 조급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자꾸 조급해질 땐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말한다, 우리에겐 기다림이 필요하다고.

모든 것이 즉석에서 바로 바로 해결되는 현대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힘든 수업이 바로 '기다림'이라는 과목이라고.

「인생 수업」이란 책에서도 이런 말이 나온다.

그 어떤 것이라도 단 한 번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당신이 무화과 하나를 원한다고 나에게 말하면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그 역시 시간이 필요하다고. 먼저 꽃을 피우도록 기다리라고. 열매를 맺고, 그것이 마침내 익을 때까지 시간을 주라.

기다림, 즉, 인내심을 기르기 위해서는 나쁜 상황을 잘 받아들일 수 있는 연습이 필요하다.

꿈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해서 신에게 대들 수 없듯이.


저자는 우리에게 말한다.

급히 뛰어가는 사람과 천천히 걷는 사람, 그중에 물론 경쟁력은 뛰어가는 사람에게 있겠지. 하지만 끝까지 꾸준히 가는 사람에게는 아무도 못 당하는 거야. 뭔가를 향해 계속 그치지 않고, 멈추지 않고, 묵묵히 걸어가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결국에는 더 멀리 간다는 사실을 명심하렴. 세월의 속도에는 상관없이, 타인의 보폭에도 신경 쓰지 않고 오직 내 속도, 내 보폭으로 꾸준히 걸어가는 사람은 당당하고 거칠 것 없단다.




Ⅲ 오늘보다 나은 내일


살아가는데 있어서, 인생의 멘토가 있다면 잠시 헤매고 있는 길의 방향성을 "멘토"가 제시해 주기도 한다.

그렇다면, 인생의 멘토는 어떤 분을 두면 좋을까?

멘토는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을 때 진심으로 상담 상대가 되어주고 지도해줄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저자는 객관적으로 날카롭게 분석하고 어떻게 해야 할 지 조언해주는 사람을 멘토로 둬야 발걸음이 훨씬 단단해질 것이라고 조언한다.

"존경할 만한 사람을 친구와 동지로 두는 것은 성스러운 삶의 절반입니다."라고 제자가 말했을 때, 부처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렇지 않다. 존경할 만한 사람을 친구로 두는 것은 삶의 절반이 아니라 삶의 전부다."



크게 네 파트로 나누어지는데 살아가면서 필요한 팁들이 한가득이다.

선물을 잘하는 방법이 따로 있는지, 칭찬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꼰대 같은 어른을 만나면 어떻게 대해야 할지, 곁에 두면 안 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지 등등 사람과 관계 맺는 과정에서 오는 궁금증들을 해결해준다.

그 외에 몸과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셀프 컨트롤 방법과 사회에서 필요한 애티튜드 그리고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한 성장, 성취에 대한 방법들을 담고 있다.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에세이, 인문서를 여러 번 소개하며 강조하긴 했지만, 매번 어려운 것이 인간관계이기에 알고 있어도 계속 되새김질 하는 것이 좋다.

미국의 존슨 대통령 또한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 자신만의 원칙이 있었다고 할 정도니깐.


존슨 대통령의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한 법칙

⊙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라.

⊙ 함께 있는 것이 상대방에게 아무런 고통을 주지 않는, 오래된 구두나 모자 같은 편안하고 원만한 사람이 되어라.

⊙ 어떤 일에도 마음이 흔들리거나 격하지 않게 해라.

⊙ 자랑하거나 뽐내거나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는 인상을 주지 마라.

⊙ 사람들과의 교제에서 보람을 느끼는 폭넓은 사람이 되도록 하라.

⊙ 성공한 사람에게는 축하의 말을, 슬퍼하거나 실망한 사람에게는 위로의 말을 전하는 기회를 놓치지 마라.

⊙ 의식적으로라도 자연스럽게 해라.

⊙ 자기 취향대로 사람에 대해 좋고 싫음을 내세우기 전에 사람들을 좋아하도록 노력해라.

⊙ 과거의 오해든, 지금 가지고 있는 오해든 모든 오해를 없애도록 해라.

⊙ 사람들의 정신적인 힘이 되어야 한다. 그건 자신의 큰 힘이다.


(내용에 들어가기에 앞서 말했던) 롭 케니는 본인처럼 혼자 살거나 아버지의 부재를 느끼는 이들을 위해 유튜브를 시작했었다.

그리고 많은 이들에게 아빠가 줄 수 있는 조언들을 영상으로나마 전한다.

요즘은 맞벌이시대다보니 부모님이 계셔도 이러한 실질적 조언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경우에도 우리가 조언을 얻을 수 있는 곳은 많다.

부모님, 선생님이 될 수도 있고 친구, 지인이 될 수도 있지만 책이나 유튜브를 통해 쉽고 빠르게 조언받을 수 있다.

엄마가 사회생활에 입문하는 아이들을 위해 조언하는 실질적인 노하우들이 가득 담겨있으니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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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0-20 00:3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와! 대리석 책상!! 그러나 뒤에 책장이 탐납니다 ^ㅎ^

하나의책장 2021-10-20 05:17   좋아요 4 | URL
그죠? 책상도 예쁜데 책장도 탐나더라고요ㅎ
요새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서재 사진들만 잔뜩 모으는 중이에요^^

새파랑 2021-10-20 06: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사회생활 하기 전에 이 책을 읽고 하나님의 페이퍼를 보았더라면 잘 시작했을거 같은데 😅

마지막 사진 보면 책의 전당 같은 느낌이 들어요 ^^

그레이스 2021-10-20 06: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서재도 책도 ❤💛💙.......💜
 
메밀꽃 필 무렵 베스트셀러 한국문학선
이효석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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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생원, 시침을 떼두 다 아네······. 충줏집 말야."

계집 목소리로 문득 생각난 듯이 조 선달은 비죽이 웃는다.

"화중지병이지. 연소패들을 적수로 하구야 대거리가 돼야 말이지."

"그렇지도 않을걸. 축들이 사족을 못쓰는 것도 사실은 사실이나, 아무리 그렇다군 해두 왜 그 동이 말일세. 감쪽같이 충줏집을 후린 눈치거든."

"무어 그 애숭이가? 물건 가지고 낚았나 부지. 착실한 녀석인 줄 알았더니."

"그 길만은 알 수 있나······. 궁리 말구 가 보세나그려. 내  한턱 씀세."


어디서 한 번쯤은 많이 봤을 지문일 것이다.

수능을 준비했다면 EBS 수능특강에서 한 번쯤은 봤을 『메밀꽃 필 무렵』의 한 부분이다.

그만큼 문학적으로도 높게 평가되고 있는 작품 중 하나인데 오랜만에 추억을 되살려보고자 책을 펼쳤다.


저자, 이효석은 성(性) 본능과 개방을 추구한 새로운 작품경향으로 주목을 끌기도 했던 1920년대 대표적인 단편소설 작가였다.

그의 『메밀꽃 필 무렵』은 한국 단편문학의 수작으로 손꼽힌다.

강원도 평창 출생으로 경성 제1고보(현재 경기고등학교)를 거쳐 경성제국대학(현재의 서울대학교) 법문학부 영문과를 졸업하고 1928년 [조선지광]에 단편 「도시와 유령」을 발표하면서 동반작가로 데뷔하였다.

『행진곡』 『기우』 등을 발표하면서 동반작가를 청산하고 구인희(九人會)에 참여, 『돈』『수탉』 등 향토색이 짙은 작품을 발표하였다. 1934년 평양 숭실전문 교수가 된 후 『산』『들』 등 자연과의 교감을 수필적인 필체로 유려하게 묘사한 작품들을 발표했고, 1936년에는 한국 단편문학의 전형적인 수작이라고 할 수 있는 『메밀꽃 필 무렵』을 발표하였다.

그의 문체는 세련된 언어, 풍부한 어휘, 시적인 분위기로 요약할 수 있으며, 시적인 정서로 소설(산문문학)의 예술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1942년 평양에서 결핵성 뇌막염으로 3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단편문학이 가득한 『메밀꽃 필 무렵』은 책마다 조금씩 다르게 구성되어 있어 아마 (이전에 읽었었다면) 그 내용은 왜 없지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대부분 문학시간에 지문으로 한 번쯤은 나와 접해봤을 터인데, 책으로는 중학교 때 도서관에서 처음 접했었다.

『깜둥바가지 아줌마』에서 「깜둥바가지 아줌마」도 물론 좋아했지만 「사슴」, 「쌀 도둑」이 인상깊었듯이, 이 작품에서는 「메밀꽃 필 무렵」을 포함해 「산」, 「들」이 인상깊었었다.

대략적인 내용은 너무 잘 알려져 있어 간략하게 「메밀꽃 필 무렵」의 줄거리를 말하자면 이렇다.


Ⅰ 메밀꽃 필 무렵


왼손잡이인 허 생원은 여자와는 연분이 없는 인물이었다. 숫기도 없었고 여자와 함께 정을 보낸 적도 없었다.

그래서인지 충줏집만 생각하면 얼굴이 붉어지고 온 몸이 떨리기까지 한다.

동이 때문이다. 꼴사나운 난질꾼이 낮부터 술을 먹고 수작을 부리니 장돌뱅이 망신만 시킨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아무튼 나귀 소동 후에 함께 봉평 장을 떠나게 되고 허 생원은 성 서방네 처녀와의 추억을 이야기하게 된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정을 나눈 여자와의 추억이었다.

함께 길에 나선 조 선달은 친구가 되고서부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을 이야기였다.

동이 또한 그에게 그간의 성장 과정에 대해 말하는데 문득 동이가 자신의 아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다 개울에 빠지게 된다.

그리곤 문득 동이가 자신과 같은 왼손잡이임을 알게 된다.





허 생원과 동이를 연결해주는 것은 봉평이고 그들이 연관되어 있음을 더 간접적으로 의미하는 것이 바로 '왼손잡이'이다.

허 생원에게 봉평은 성 서방네 여자, 즉,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정을 나누었던 곳이고 동이에게 봉평은 누군지도 모르는 아버지와 관련된 곳임을 암시한다.

그의 소설을 보고있자면 대부분 자연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인간의 정을 느낄 수 있다.

허 생원과 나귀가 보여주는 정서적 융합은 물론이고 작품을 보고있으면 인간과 자연이 하나됨을 추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의 단편 중 하나인 「산」 또한 그렇다.

중실은 첩을 건드렸다는 누명을 쓰게 되는데 이 때 갈 곳 없는 그가 향한 곳이 바로 산이었다.

그리곤 그는 자연과 하나됨을 느끼며 그 속에서 살아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는 식민지 시대에서 문학적 정체성을 고뇌했던 사람으로, 그의 작품을 보고있으면 이런 단어들이 연관지어 생각날 것이다. 고향, 이방인, 생활 문화, 자연, 사회주의 등등.

이른 나이에 병으로 세상을 떠났는데, 그보다 더 오래, 오래 살았다면 더 좋은 작품들을 많이 남기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중학교 때, 도서관에서 책으로 처음 접했고 대학교 때 책을 구입해 한 번 더 읽었는데 이번이 꼭 세 번째다.

좋아하는 작품인만큼 중간에 짤막짤막하게 생각날 때마다 읽긴 했는데 특별하게 새 책으로 읽은 것으로 세어보자면 이번이 세 번째이다.

각 출판사에서 출간되고 있는 「어린 왕자」도 모아 소장하고 있는데, 「메밀꽃 필 무렵」도 이제 두 권째이니 모아봐야겠다.

마지막으로, 글쓰기 노트에 따로 적었을 만큼 좋아하는 구절이 하나 있다.


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곳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예쁘게, 의미있게 표현한 구절들이 많은 작품들을 좋아하는데 작가 이효석의 소설들을 보고있으면 꼭 '시'같다.

구절 하나하나 괜스레 더 곱씹게 할 만큼 묘사하는 부분을 읽을 때면 꼭 시 읽는 기분이 절로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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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1-10-16 17: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앗 우선 사진 넘 예뻐요 ㅜㅜ
☺️☺️☺️

하나의책장 2021-10-19 22:32   좋아요 0 | URL
앗, 감사합니다^^
요즘 날씨가 너무 추워졌죠! 감기 조심하세요^^
 
우리는 함께 자란다 - 선생님이 아이에게 배우는 사랑
최희숙 지음 / 텍스트칼로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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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여섯살 다문화 아동을 가르쳐줄 수 있냐는 제안을 승낙했지만 유아교육지식도 전무한데다 그 아이는 사고뭉치라고 한다.

성인을 상대로만 가르쳤는데 초등학생, 중학생도 아닌 유치원생을 상대로 가르쳐야 한다.

과연 저자는 아이를 잘 가르칠 수 있을까?


저자, 최희숙은 대학교를 졸업한 이후 몽골과 베트남에서 현지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쳤다. 한국으로 돌아온 후에는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교육학 석사 과정을 밟으면서 대학교 한국어교육센터 등에서 일했다. 현재는 베트남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나는 내 속의 무언가가 무너져 가는 것을 느꼈고, 그 무언가는 눈물이 되어 밖으로 쉴 새 없이 나왔다. 그제야 깨달았다.

'아, 나 정말 한국어 교사로서 행복했구나. 나 이거 엄청 좋아했구나.'



Ⅰ 만남


실업 급여 신청 후, 같이 지냈던 토끼 교사가 저자에게 물었다.

"선생님, 찾아가는 한국어 교육 인력풀 강사 한번 신청해 보세요."

성인만 가르쳤던 그녀였기에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은 전무했고 무엇보다 다문화 아이들을 가르칠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경력 단절의 위기까지 닥치자 결국은 지원하게 되었고 유치원생을 맡게 된다.

6세 반 아이지만 만 4세인 아이, 진수!

바로 그녀가 가르칠 아이였다.

부모님 모두 외국인임에도 불구하고 진수는 한국어를 거의 다 이해하고 말할 줄 아는데, 다만 한국인 아이보다 능력은 떨어져 발음이 이상하거나 가끔은 말을 못 알아들을 정도라고 한다.

덧붙여, 아이가 반말을 하며 단체 놀이에도 참여하지 않고 정리도 잘 안 하질 않아 힘들다고 한다.

그나마 일대일로 교육받을 때는 괜찮아 개인 선생님을 붙여주려는 것이었다.

저자는 앞서 강사를 신청해보라는 토끼 교사에게 곧장 연락해 조언을 구했다.

드디어 진수와 첫 만남의 시간이 왔다.

오동통한 몸에 눈에 띄는 체격을 가진 진수는 정말 첫마디부터 반말로 시작했다.

"지금은 선생님하고 진수만 같이 있을 거야. 선생님이 진수 선생님이야."

"너가 누군데?"



Ⅱ 수업


"우와! 이거 봐! 꽃이야!"

"'이거 보세요. 꽃이에요.'라고 해야지."

"이거 보세요! 꽃이에요! 어? 개미다. 저거 봐 봐! 개미 가고 있다!"

"'저것 보세요.' 그러게. 꽃이 너무 예쁘다! 개미도 있네? 다른 것도 있나?"


"차가 많아. 우와~ 차 많아. 어? 저거 봐! 차가 인사하고 있어!"

"어? 그러네! 차가 서로 인사하고 있네? 진수야, 어쩜 그렇게 멋진 생각을 했어? 진수 너무 멋있게 말한다!"


당연한 것을 보고 신기해하는 진수는 알고보면 참 순수한 아이였지만 그렇다고 수업이 마냥 순탄하게 흘러가지는 않았다.

마냥 떼를 부리기도 하고 억지를 부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진수에게 어떤 수업이 좋을지 찾고 또 찾았다.



Ⅲ 성장


진수는 친구들과 달리 언어능력이 떨어지니 자연스레 거리감도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가정에서 한글을 떼기에, 저자는 다이소에서 산 한글 색칠 놀이 책을 시작으로 진수에게 한글을 가르쳐주기 시작했다.

우여곡절도 많았던 사건도 있었고 저자 또한 스스로 자질에 대해 생각해볼 때도 있었지만 어느 날 진수는 저자를 "엄마"라 부르며 엄마같다고 표현하게 된다.


진수를 가르치기 전에는 내가 과연 아이를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을까, 아이와 나의 만남에는 돈이라는 대가가 있는데, 대가가 있는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되었다.

하지만 진수와 만난 지 2개월이 지난 지금, 나는 진수를 정말로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

지금의 진수는 반말을 존댓말로 고쳤고 스스로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으며 지금도 열심히 배우는 중이라고 한다.



어른이 되어도 '어린시절 나의 모습, 즉, 어린 아이'를 마음에 품고 산다.

어린 시절에 크게 상처받았던 일들은 트라우마가 되어 성인이 되어도 이내 발목을 붙잡기도 한다.


저자는 '진수'를 위해 노력했지만 이는 곧 저자의 '어린 아이'를 위해 노력하는 것과도 같았다.

그녀는 진수를 만나고서부터 달라진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의욕'이었다. 매일매일 아이에게 어떻게 수업하고 어떻게 대화할지를 고민하고 또 고민하며 그에 관해 공부하고 또 공부했다.

저자는 말한다. 진수를 만나고선 삶의 태도가 180도 변했다고!

진수뿐만 아니라 저자도 같이 성장했다는 말이 꼭 맞았다.



물론 같은 내용은 아니나 이전에 봤던 【The Kindergarten Teacher 나의 작은 시인에게】라는 영화가 떠올랐다.

"오늘, 너의 시를 훔쳐도 될까?"

극중 주인공 리사는 유치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마음 한 켠, 채워지지 않은 공허함을 가지고 있었다.

시를 통해 욕망을 충족하려 한 그녀의 눈에 학생 지미가 들어온다.

지미가 시에 천재적인 재능이 있음을 깨닫고선 지미의 시를 훔쳐 수업에서 자신의 것마냥 발표하기도 하는데 결과적으로 이는 리사의 올바르지 못한 집착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해피엔딩이 아닌 결말인데다 많은 여운을 주는 영화였었는데 같은 맥락은 아니지만 이상하게도 이 영화가 문득 떠올랐다. (제자를 향했던 선생님의 행보가 달라서 그랬던 건지;)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에 이어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에서 오은영 박사님의 육아법과 아이에 대한 해결책을 보면 항상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아이들은 왜 문제를 일으키나요?'라는 물음에 오은영 박사님이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살아있기 때문이에요!"

부모 또한 완벽하지 않고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아이가 문제있는 행동 혹은 말은 한다할지라도 오롯이 아이에게 원인이 있는 것만은 아니다.

저자 또한 진수의 문제되는 말과 행동을 고쳐주기 위해 진심으로 아이의 눈높이를 맞추며 대화하려고 했었는데, 그런 점이 책에서 매우 인상깊었다.

(아이가 물론 한국 국적이 아닌 다문화 아이라는 점이 특수한 상황이긴 하지만) 국적을 떠나 아이의 행동들은 어디를, 어떻게 향할지 모르니 '아이를 위한 교육'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 같다.

지금 부모이거나, 부모가 될 예정이거나 혹은 훗날 부모가 될 사람이라면.

그래서 다양한 책을 읽어야 하나보다. 예컨대 이 책 또한 그 중 하나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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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0-10 19:0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영화 봤습니다 마지막 꼬마 ㅎ 반전!

하나의책장 2021-10-19 22:33   좋아요 2 | URL
앗! scott님도 보셨군요ㅎ
scott님은 책뿐만 아니라 영화도 두루두루 잘 보실 것 같아요^^

붕붕툐툐 2021-10-10 20:5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우왕~ 제가 흥미로워하는 류의 책이에요~ 영화도 꼭 보고 싶네영~ 저도 오은영 박사님 솔루션 좋아해요~ 부모란 존재는 참 믾이 배워야 하는 거 같아요!

하나의책장 2021-10-19 22:34   좋아요 2 | URL
자주 보진 못하지만 <금쪽이> 프로그램에서 오은영 박사님 솔루션으로 아이가 달라진 모습을 보면 정말 감탄밖에 안 나와요.
항상 박사님이 강조하길, 처음부터 아이가 잘못하진 않다고 하는데 그럴 때면 부모란 존재는 늘 노력해야만 하는 존재 중 하나인 것 같아요.
 
끝까지 쓰는 용기 - 정여울의 글쓰기 수업
정여울 지음, 이내 그림 / 김영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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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정말 우연히 보게 되었다.

평소 정여울 작가님의 책이 출간되면 꼭 챙겨보기에 이런 행운이 있나 싶었다.

언택트 사인회라니!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일 수밖에 없는 요즘 시기에 딱 적절한 듯 싶었다.

주문 시, 각인옵션에 입력한 이름으로 사인하여 배송해주는 시스템이다.




책 소개 | 글쓰기에 필요한 것

글을 쓴다는 건 벌거벗은 자기 자신을 마주한다는 것.

낯설고 알 수 없는 존재가 될 수 있는 용기, 상처를 고백할 용기가 글쓰기에 필요합니다.




책 소개 | Q&A와 에피소드, 글쓰기 수업까지

평범한 사람이 스무 권의 책을 내고 50만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기까지, 수많은 질문과 그에 대한 명쾌한 대답.

내일은 더 나은 자신이 될 것이란 믿음으로 매일 쓰며 배우고 느낀 솔직한 감정과, 한 장 한 장 써 내려간 원고가 비로소 한 권의 책을 만들기까지 생각한 것들.


나도 글을 쓸 수 있다는 자신감과 끝가지 쓰는 용기만 있다면,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고 얘기하는 정여울 작가의 글 쓰는 방법을 담았습니다.



책 소개 | 온전한 자신을 마주하기

글을 쓰는 동안에는 온전히 나 자신에게 푹 빠져보세요.

잘될 거라는 생각, 잘되지 않을 거라는 생각, 그 모두를 떨쳐내세요.

내가 부족하다는 생각, 남들이 내 글을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생각도 멀리 던져버려요.

지금 여러분이 쓰는 바로 그 이야기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글입니다.



책 소개 | 경험은 이야기의 씨앗

아무리 사소한 경험도 언젠가는 한 권의 책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이야기의 씨앗입니다.

내 관심의 안테나가 닿는 곳곳에 이야기의 씨앗을 뿌려놓고, 그 이야기가 언젠가 아름드리나무로 성장할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책 소개 | '끝까지 쓰는 용기' 일러스트 스티커

메이커스에서만 만날 수 있는 '끝가지 쓰는 용기' 일러스트 스티커입니다.

글쓰기와 어울리는 귀여운 일러스트 2종류로 구성했죠.




책 소개 | 정여울

가장 사랑하는 것은 글쓰기, 가장 어려워하는 것도 글쓰기, 그러나 여전히 포기할 수 없는 것도 글쓰기인 행복한 글쟁이.

자칭 '치유 불능성 유리 멘탈', '상처 입은 치유자' 또는 '문송해도 괜찮아.' 국문과 대학원을 거쳐 작가가 되는 길을 모두가 반대하는 상황에서, 남들이 뭐라든 오직 그 길로만 걸어가며 희열을 느끼는 경주마.

매일 상처 받지만, 상처야말로 최고의 스승임을 믿습니다.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KBS 제1라디오 <백은하의 영화관, 정여울의 도서관>, 네이버 오디오 클립 <월간 정여울>을 진행하죠.

지은 책으로 《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심리 수업 365》, 《상처조차 아름다운 당신에게》, 《나를 돌보지 않는 나에게》 등 20권과 그 중 제 3회 전숙희문학상을 수상한 산문집 《마음의 서재》가 있습니다.





몇 권 주문하면서, 내가 가질 책은 '하나'로 할까 '하나의책장'으로 할까 고민하다가 후자를 택했다.

'하나'는 나중에 직접 작가님과 만날 기회가 생기면 그 때 받고 싶다.


코로나때문에 모든 것이 비대면으로 이루어졌구나 싶다.

직접 대면은 어려우니 화면을 통해 라이브로 소통하고 심지어 사인회도 언택트로 이루어지니 말이다.


엄마 생일선물로 가방을 사다드리긴 했지만, 매년 이맘때쯤이면 항상 가을옷을 사드리니 생일선물의 연장선으로 옷 몇 벌을 사드렸다.

주말에는 외출하는 게 손꼽힐 정도로 거의 나가질 않는데 빨리 사고 빨리 오자는 마인드로 주말에 잠시 외출을 결정했다.

그 때 느꼈다. 아, 코로나 이전과는 정말 다르구나!

굳이 뭘 사려고 하면 일부러 평일에 움직이고 주말에는 거의 집에만 있어서 잘 몰랐는데 분명한 건 이전과는 달리 손님이 많지는 않다는 것이었다.

뭐, 그 시간대가 점심 시간이 겹쳐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사람도 많지 않았고 무엇보다 자주 가는 매장에 손님이 두 팀밖에 없었으니깐.

마스크 잘 쓰고 각별히 조심한다면 안 걸린다고들 하지만 집-직장밖에 몰랐던, 정말 조심했던 가까운 지인들의 코로나 소식이 조금씩 들릴 때면, 괜스레 긴장하게 된다.

이전처럼 자유롭게 문화 생활도 즐기고 친구들도, 지인들도 종종 만나 웃고 떠들며 맛있는 것 먹을 때가 그립다.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며 마음껏 그림을 눈에 담은 후, 밀크티를 먹을까 아인슈페너를 먹을까 고민하던 그 때,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손에 들고선 목적지 없이 산책하던 그 때, 예쁜 카페에서, 예쁜 디저트를 시켜놓곤 소소한 담소 나누던 그 때 …….

나열할 수 있는 소소한 일상들이 너무 늦지 않게 우리에게 찾아왔으면 좋겠다.

아, 제주도도 얼른 가고 싶다 ꔷ̑◡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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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2인 가구 생활 - 비혼 여성 둘이 같이 살고 무사히 할머니 되기 프로젝트
토끼.핫도그 지음 / 텍스트칼로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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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읽어보지 못한 색다른 소재를 삼은 책을 볼 때면 꼭 한 번쯤은 읽어보게 된다.

이 책 또한 그 중 하나이다.

과거와는 달리, 생각의 관점이 달라져 그간 고수해온 순서 혹은 방법을 따르진 않는다.

부모님 세대만 해도 20대 중, 후반에 접어들어 결혼을 했고 대부분 여성들은 30대가 넘어가면 조금 늦었다는 인식이 잡혀있었다. 허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결혼은 모르겠고 돈 많이 벌어 행복한 노년을 즐기고 싶은 저자의 이야기가 지금 세대에게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온다.


저자, 토끼는 어디 가서 일 못한다는 소리는 절대 안 듣는 야무진 20대 직장인이다.

핫도그와 함께 시작한 재테크 스터디를 통해 투자를 시작하게 되었고, 이제는 돈 모으는 재미에 푹 빠졌다.

브런치와 주식 앱 ‘오르락’에 재테크 일기를 꾸준히 쓰고 있다. 재테크는 이제 나의 삶에서 가장 짜릿하고 즐거운 일이 되었다.

저자, 핫도그는 자취 경력 1n년 차의 프로 자취러로서 30대 직장인이다.

홀로 라이프를 즐기던 중 문득 친구와 함께 사는 일을 꿈꾸게 되었다.

꿈은 현실이 되어 마음 맞는 친구인 토끼와 2년째 같이 살고 있다.

이제는 더 나아가, 지속 가능한 여성 공동체라는 새로운 꿈을 구상 중이다.




결혼하지 않고 친구랑 살기로 했습니다

'오늘'만을 위해 살았던 두 여성이 있다. 바로 이 책의 저자인 토끼와 핫도그다.
지금의 젊은 날을 위해 소비를 아끼지 않았지만 지금은 훗날 편하고 행복한 '미래'를 위해 지성, 체력 그리고 돈을 차곡차곡 모으고 있다.

28살, 그녀는 처음으로 비혼을 선언했다.
친구 무리 중에서 먼저 결혼하는 친구를 위해 축의금을 같이 맞추기로 한 것인데, 비정규직이었던 그녀는 꽤 많은 액수로 느꼈던지라 친구들에게 축의금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친구는 어차피 결혼할 때 그대로 돌려받으니 축의금은 품앗이하는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결혼할 생각이 전혀 없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홀로 라이프 계획'을 세우게 된다.
당시 비혼이란 개념이 널리 통용되지 않았던터라, '생일파티 겸 축의금 회수식'이라 명명하고선 8년 후에 생일 파티를 열겠다고 선언하게 된다.
올해 초, 드디어 비혼식을 하는 것이냐고 친구들이 물어왔는데 코로나때문에 불가능하니 그대로 8년 뒤를 기약하자고 답했다고 한다.

어린 시절부터 결혼과 거리가 멀었다는 저자의 이야기를 듣고나니 문득 환경 또한 큰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
예컨대, 나는 결혼을 빠르게 할 생각이 전혀 없는데 여동생의 경우는 결혼도 빨리 하고 아기도 빨리 가져야겠다는 생각이다.
(만나고 있는 사람이 평생을 함께 할 수 있을 사람이라면 때 놓치지 말고 가라고 했으니, 아마 여동생이 먼저 결혼할 것 같다.)
이것도 사실 이유가 있다면 동생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나는 엄마의 시집살이를 직, 간접적으로 체험했기에 빠르게 가야 한다는 생각을 못하는 것 같다.
결혼하기 전에는 몰랐지만, 결혼하고나니 시어머니, 시누이들의 시집살이가 시작되었는데 어린 내가 봐도 엄마는 너무 힘들었었다.
힘들어하는 엄마의 모습을 온전히 지켜본 것은 나 하나뿐이었고 엄마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또한 나 하나뿐이었다.
그리고 엄마가 직장을 다니게 되니 그 타겟이 이상하게 내가 되었는데, 엄마가 없을 때는 내가 엄마이기에 여동생에게 그런 부담은 하나도 짊어지지 않게 했었다.
작건, 크건 시시콜콜한 스트레스도 나 혼자서 떠안았었으니 결혼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저자는 그렇게 비혼을 다짐했고 깊게 생각말고 계획부터 빠르게 세웠다.
혼자는 미약하지만 둘은 창대하리라!
바로, 미래를 도모할 동거인을 급구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일부 여성들은 '마음 맞는 친구와 함께 살고 싶다!'라는 생각도 간혹 했겠지만 딱 생각 내지 상상에만 그쳤을 것이다.
아무래도 이런 사례들이 드물 뿐더러, 틀에 박힌 생각과 관습 때문에 어른들(부모님들)은 '결혼'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MZ세대 여성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마음이 맞는다면 결혼할 순 있겠지만 굳이 나이가 찼다고 해서 무작정 결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책에서는 MZ세대의 여성들이 그렇게 생각한다고 표현했지만, 생각해보면 이미 이전부터 여성들은 그렇게 생각해왔을 것이다.
단지,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말을 못 꺼냈을 뿐.
고된 시집살이와 부부갈등 등의 원인으로 못 살겠다를 수십 번, 수백 번 외쳐도 '이혼'이라는 낙인이 남들 눈에 좋아보이지 않아도 꾸역꾸역 참고 사는 게 과거의 여성들이었으니깐.
그만큼 인식과 시선이 달라졌음을 느끼게 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황혼이혼', '졸혼'이 아니겠는가.

곁에 있는 친구들, 언니들을 보니 딱 절반 정도는 결혼을 했고 나머지는 아직 미혼인 상태다.
난 비혼주의자는 아니나, 내가 눈으로 직접 봐왔던 것들이 있어서 그런지 아직 결혼이라는 것이 마냥 행복하게 다가오는 단어는 아닌 것 같다.
결혼은 현실이기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집안일은 '여자의 것'이라는 틀에 박힌 관습때문에 맞벌이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집안일은 여자의 몫이라면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요즘은 남성들의 시각 또한 많이 바뀌었다고 하나 사실 이것은 인식이 개선되었음에 대한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그냥, 사람에 따라 다르다.

비혼을 택했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여자 연예인들이 많아지면서 결혼의 필요성에 대해 사람들, 특히 여성들의 인식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
물론, 능력만 된다면 혼자 사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마음 맞는 친구와 산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기에 이 책을 읽을 때 굉장히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러고보니 어떤 방송이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지만 한 방송사에서 시골할머니들의 일상을 잠깐 보여준 적이 있었다.
세분이 동네 이웃이셨는데, 남편과 사별하고 자녀들은 타지로 나가면서 마음 맞는 친구들이 같이 살게 된 경우였었다.
물론 상황이 똑같은 것은 아니나, 세 분이서 재미있게 사시는 것을 보고선 저렇게 사는 것도 괜찮겠구나를 느꼈었었다.

에세이이긴 하나, 중간은 투자와 재테크와 관련된 내용이 담겨있어 경제 분야가 녹아있는 에세이라 할 수 있겠다.
혼자 살 계획이라면 혹은 마음과 맞는 사람과 살 계획이라면 굉장히 유용할 수밖에 없다.
소수는 이걸 보면서 탐탁치않아 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색안경을 벗고 바라보면 이 또한 굉장히 건강하고 행복한 미래를 위한 준비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 한 번쯤은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우리의 목표는 확실하다. 이 험난한 세상에서 무사히 할머니가 되는 것.
그러기 위해 필요한 준비물은 첫째로 돈이고 둘째로 체력과 건강이며 셋째로는 든든한 공동체다.
결혼은 모르겠고 돈을 많이 벌면서 소중한 인생을 즐기다가 누구에게 손 벌리지 않고도 노년을 잘 살아가고 싶다.
가장 나답게 살기 위한 우리의 도전은 계속된다. _저자 토끼&핫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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