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마음이 조금 가라앉는 분들을 위해,

오늘은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를 권합니다.





■ 영화 정보


제목: 브리짓 존스의 일기 (Bridget Jones’s Diary)

감독: 샤론 맥과이어

출연: 르네 젤위거, 콜린 퍼스, 휴 그랜트

장르: 드라마, 멜로 / 로맨스, 코미디

개봉: 2001년

러닝타임: 97분





■ 영화 줄거리


30대 싱글 여성 브리짓 존스는 매년 새해가 되면 결심합니다.

담배를 끊고 체중을 줄이고 멋진 남자를 만나겠다고 말이죠.

하지만 인생은 늘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직장에서는 상사에게 흔들리고 가족의 기대와 잔소리에 시달리며 그녀는 민망하고 실수 가득한 하루를 반복합니다.

그러던 중 직장 상사 다니엘과의 묘한 썸과 어릴 적부터 알던 변호사 마크와의 엇갈림이 그녀의 감정을 복잡하게 흔들기 시작합니다.

브리짓은 연애, 자존감 그리고 커리어 사이에서 자신이 진짜 원하는 삶을 살게 될 수 있을까요?



■ 영화가 주는 메시지


『브리짓 존스의 일기』는 우리에게 조용히 속삭입니다.

"불완전해도 괜찮다. 너 자신으로 살아가라."


외모, 다이어트, 커리어 그리고 연애.

어느 하나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브리짓은 실수투성이의 일상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삶은 계산대로 흘러가지 않지만 그 우연 속에서 진짜 자신을 찾게 되는 거죠.


누군가는 말합니다, 사랑은 '완벽한 나'를 만들어야만 얻는 것이라고.

하지만 이 영화는 말합니다.

진짜 사랑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알아보고 껴안아주는 사람과의 만남이라고.



■ 영화에 책을 더하다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 김수현


타인의 기대에 맞추느라 지친 마음에게 건네는 위로 에세이입니다.

(어쩌다보니 제 글에 자주 추천책에 오르는 책이 되었네요.)

브리짓처럼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고 싶은 이들에게 꼭 필요한 책입니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 김하나, 황선우


여기 한 지붕 아래 여자 둘 고양이 넷이 와글와글 모여, 결혼도 혈연도 아닌 조립식 가족(DIY FAMILY)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있습니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는 사회의 시선과 기대를 벗어나 자신만의 삶을 직접 선택해 살아가는 여성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브리짓이 걸어가는 길과 흡사해 추천해봅니다.



■ 하나의 감상


브리짓은 우리 모두의 어설픈 자화상입니다.

"이래도 괜찮을까?"라는 마음 앞에서 그녀는 우스꽝스러울지언정 끝까지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려 합니다.


그 모습이 때론 위태로워 보여도 그 안에는 단단한 자기 수용이 있습니다.

웃기고 슬프고 부끄럽지만 그 모든 순간들이 결국 나를 만들어가는 소중한 조각들이죠.


브리짓이 마지막에 우리에게 전하는 말이 떠오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괜찮아."

지금 나 자신을 자꾸 깎아내리고 있는 분들에게 이 영화가 작은 용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건넴의 대상


완벽하지 않은 나를 자꾸 탓하게 되는 분

위트 있고 따뜻한 에너지가 필요한 분

마음 놓고 웃고 울 수 있는 영화를 찾는 분




이 영화를 보고 마음에 남은 장면이나 생각이 있다면, 공감(♥)과 댓글로 나눠주세요.

당신의 감상이 더해지면, 이 공간은 조금 더 깊고 따뜻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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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눈부신 친구 (리커버 특별판)

저자 엘레나 페란테

한길사

2016-07-07

원제 : L'amica Geniale (2011년)

소설 > 세계의 소설 > 이탈리아소설

소설 > 세계의 문학 > 이탈리아문학




나는 그녀를 쓰기 시작했고, 그럼으로써 나 자신을 다시 살아냈다.




■ 책 속 밑줄


오늘 아침 리노의 전화를 받았다. 나는 그가 평소처럼 돈을 빌려 달라고 할 줄 알고 안 된다고 말하려 했다. 하지만 리노가 내게 전화를 한 것은 돈 때문이 아니었다. 리노는 자기 어머니가 사라졌다고 했다.



리노 어머니의 이름은 라파엘라 체롤로다. 하지만 나만 빼고 모두들 그녀를 '리나'라고 불렀다. 나는 그녀를 '라파엘라'라고도 '리나'라고도 부르지 않았다. 지난 60년 동안 내게 그녀는 '릴라'였다. 만약 내가 그녀를 갑작스레 리나나 라파엘라라고 부른다면 그녀는 우리의 우정이 끝났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릴라와 관련된 물건이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는 사실에 나 자신도 놀랐다. 릴라는 어쩌면 이 오랜 세월 동안 자신과 관련된 물건을 내게 아무것도 남기지 않은 것일까. 사실 그녀와 관련된 물건을 간직하고 싶지 않은 것은 내가 아니었을까. 아마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날 저녁 돈 아킬레의 현관으로 이어지는 어두운 층계를 난간을 따라 한 계단 한 계단씩 올라가기로 결정한 바로 그 순간 릴라와 나의 우정은 시작되었다.



우리 사이엔 언제나 그런 게 있었다. 사랑, 질투, 두려움, 경쟁심… 내가 그녀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애썼던 모든 감정들이.



우리는 같은 시간을 살았지만,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살아냈다.



나는 릴라를 읽는 것으로 삶을 이해했다. 나의 가장 어두운 구석은 언제나 그녀와 닮아 있었다.



■ 끌림의 이유


『나의 눈부신 친구』는 나폴리 4부작의 첫 번째 이야기로 두 소녀 릴라와 레누가 유년 시절을 지나 청소년기까지 겪는 복잡하고도 찬란한 여성의 삶을 그려낸 성장 소설입니다.

유년기 특유의 질감, 여성이 가지게 되는 운명, 사회 계급, 지성에 대한 열망 등에 대한 소녀의 내면과 시대의 풍경을 동시에 볼 수 있었습니다.

이들의 우정은 질투와 동경이 교차합니다.

또한 릴라와 레누, 이 두 사람은 한 사람의 내면처럼 읽히기도 합니다.

우리는 모두 때로는 레누처럼 조용히 지켜보는 존재로, 때로는 릴라처럼 자기 방식으로 세상과 부딪히며 살아가는 존재니까요.



■ 간밤의 단상


책장을 덮고 난 후에도 한동안 마음이 조용하지 않았습니다.

한 사람의 삶을 들여다본 듯했습니다.

릴라와 레누는 단순히 캐릭터가 아닙니다.

그들은 서로에게 그리고 독자인 우리에게 기억의 그림자처럼 남습니다.

여성 간의 우정, 경쟁, 질투 그리고 사랑이 생생하게 표현되다 보니 실제 같은 느낌이 들어 때때로 아프고 또 그래서 더 진실했습니다.


"나는 그녀를 쓰기 시작했고, 그럼으로써 나 자신을 다시 살아냈다."

이 문장은, 특히 우리 모두가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이유를 다시 일깨워주는 말이기도 했습니다.



■ 건넴의 대상


여성의 성장 서사를 깊이 느끼고 싶은 분

우정과 자아의 경계에서 질문을 가지고 있는 분

나의 눈부신 친구를 가슴에 품고 있는 분



이 책을 읽고 마음에 남은 문장이나 순간이 있다면 공감(♥)과 댓글로 나눠주세요.

당신의 감상이 더해지면 이 공간은 조금 더 깊고 따뜻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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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의 책 DIGEST

5월 넷째 주, 책이라는 거울 앞에서 나를 다시 들여다보는 시간






■ 이번 주 <간밤에 읽은 책> 돌아보기


월요일 | 『하버드 철학 강의』 – 하버드 공개 강의 연구회

행복한 인생에도 고통은 존재합니다.

고통을 담담하게 마주할 수 있는 내면을 갖추는 것, 그것이 철학의 시작이자 삶을 사랑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에 대한 깨달음을 준 책이 바로 『하버드 철학 강의』였습니다.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3870011245



화요일 | 『스누피, 나도 내가 참 좋은걸』 – 찰스 M. 슐츠

단순한 만화가 아닌 자존감을 높여주고 위로를 건네주는 아주 귀여운 철학 수업이었습니다.

스누피가 전해준 긍정의 메시지, 꼭 읽어보세요!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3871138455



수요일 | 『라이너스, 행복하기에도 모자란 하루야』 – 찰스 M. 슐츠

라이너스와 함께 했던 새벽녘은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하루하루가 빠듯하고 벅찰 때 라이너스는 우리에게 충분히 행복할 자격이 있다고 속삭입니다.

그 속삭임, 꼭 들어보세요!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3872437237



목요일 | 『노박씨 이야기』 – 슈테판 슬루페츠키

사랑은 닮는 게 아니라 다름을 품는 일이라는 걸 알게 해준, 짧지만 강렬한 이야기였습니다.

책 속 문장들이 상상력을 자극해 생각날 때마다 보게 되는 어른 동화책입니다.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3873623172



금요일 | 『헤르만 헤세, 음악 위에 쓰다』 – 헤르만 헤세

글이 음악이 되고, 음악이 삶이 되는 시간!

『헤르만 헤세, 음악 위에 쓰다』는 헤세의 문장 속에서 삶의 리듬과 사유의 깊이를 깊이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3874809917





































■ 이번 주 <모든도서리뷰> 돌아보기


화요일 | 『마흔에 읽는 인문학 필독서 50』 – 여르미

지금 어떤 질문을 품고 살아가고 있나요?

『마흔에 읽는 인문학 필독서 50』은 고전들을 삶에 투영시켜 삶의 성찰과 통찰을 하나씩 꺼내볼 수 있게끔 도와줍니다.

꼭 마흔이 아니어도, 인문학책이 어려운 입문자들은 물론 삶이 조금씩 단단해지기를 바라는 이들에게 추천합니다.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3871838128



목요일 | 『행동은 불안을 이긴다』 – 롭 다이얼

불안을 이기는 가장 강력한 도구는 행동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불안을 없애지 마세요. 그저 불안한 자신을 데리고 움직이세요!

『행동은 불안을 이긴다』는 마음보다 몸을 먼저 움직이게 해주는 책으로 불안과 무기력 사이에서 방향을 잃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3874259939




















■ 이번 주 <함께읽는시집> 돌아보기


수요일 | 『진달래꽃』 – 김소월

이별을 말없이 보내주는 아름다운 고전시로 사랑의 깊이를 절제된 언어로 담아내었습니다.

다시 읽어도 깊은 감동은 여전했습니다.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3873048404


















이 한 주, 어떤 문장이 당신의 마음에 남았나요?

책을 통해 우리는 서로의 마음을 비추고 더 나은 삶의 방향을 조심스레 꺼내보게 됩니다.

다음 주도 여러분들과 삶을 붙드는 문장들 사이에서 함께하고 싶습니다.

다음 주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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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 음악 위에 쓰다

저자 헤르만 헤세

북하우스

2022-02-10

원제 : Musik

에세이 > 예술에세이 > 음악에세이

예술/대중문화 > 음악 > 음악이야기




음악을 사랑한 문학가, 삶의 쉼표를 악보처럼 남기다.




■ 책 속 밑줄


그것이야말로 음악의 비밀이다. 음악이 그저 우리의 영혼만을 요구한다는 것, 하지만 오롯이 요구한다는 것 말이다. 음악은 지성과 교양을 요구하지 않는다. 음악은 모든 학문과 언어를 넘어 다의적 형상으로, 하지만 궁극적인 의미에서 항상 자명한 형상으로 인간의 영혼만을 끝없이 표현한다. 위대한 거장일수록 그가 관조하고 체험한 바의 효력과 깊이는 무제한적이다. 또한 순수한 음악적 형식이 완벽할수록 우리 영혼에 끼치는 영향은 직접적이다.



당시 내게 음악은, 세상이 더 이상 안중에 두지 않으려 하는 모든 고운 것, 우아한 것, 신성한 것을 가장 강하고도 직접적으로 떠오르게 했다. 전쟁은 부득이하다면 한동안 견딜 수 있었다. 전쟁 안에서 내가 인간성을 수행하고 상처 치유를 돕는다고 나 좋을 대로 생각할 수 있는 자리를 찾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음악은 견딜 수 없었다. 나를 가누는 그 궁색한 질서와 규율이 음악 몇 마디면 송두리째 붕괴되었고, 이 세계와 이 전쟁에서 도망가고 싶은 참을 수 없는 갈망이 깨어났다.



저는 예술에 대해 말하고 사유할 때 예술가의 시선을 고수하지만, 예술비평가나 미학자가 아니라 모럴리스트로서 바라봅니다. 나 자신이 예술의 영역에서 무엇을 거부해야 하고 불신해야 하는지, 무엇을 숭배하고 사랑해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겁니다. 이런 문제의식은 가치와 아름다움에 대한 규범화된 객관적 개념들에서 오는 것이 아닙니다. 양심의 문제라고 할 수 있지요. 이 양심은 도덕의 문제이지 미학의 문제가 아니고요. 바로 그런 이유로 저는 그것을 취향이라 부르지 않고 양심이라 부릅니다. 이 양심은 주관적이며 저 자신에게만 의무 지우는 것입니다.



베토벤은 달라요. 그에게는 훌륭하고 궁극적인 차원에서 드라마적인 것이 있습니다. 삶, 변화, 발전이요. 피아노 소나타 작품들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건 23번입니다> 해명 불가능한 보물입니다. 경이로운 교향곡들도, 매혹적인 현악 사중주 작품 몇 편도 마찬가집니다. 제가 마음 깊이 느끼는 바로 그것을 불가사의하게 표현하는 쇼팽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견딜 수 있는 피아노 음악은 베토벤뿐일 것 같습니다.



음악을 자주 듣는 사람이 이런 낙을 굳이 따로 기록하고 찬사를 늘어놓는다는 것이 놀라우실까요?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늘 오롯이 즐길 수는 없거든요. 깊은 숲속에서 자연의 온갖 아름다움과 평화로움에 둘러싸여 있을 때면, 문득 집에서 초를 켜놓고 시가를 입에 문 채 1800년에 나온 낭만적인 통속문학을 읽는 게 낫겠다 싶기도 해요. 아니면 훌륭한 연주회에 앉아 있을 때 욕구가 갑자기 가시면서 암벽과 양치식물이 바라다보이는 협곡 어딘가에 혼자 누워 있었으면 할 때도 자주 있고요.

그런데 훌륭한 음악에 실로 ‘장악된’ 순간, 홀바인의 냉철하고 고상한 광채가 제게 말을 걸어온 순간, 시냇물에 재빨리 몸을 담그려고 초록 숲속에서 옷을 벗어던진 순간에는 삶의 의욕으로 충만해져 마음이 화사해지고 풍요로워지고 두근대는 나머지, 다른 사람들도 이토록 벅차고 행복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까지 들어요.



우리는 음악과 같은 것을 발견할 수 있는 곳에 머물러야 합니다. 사는 동안 음악이라는 감정, 울려 퍼진다는 느낌, 리듬 있는 삶이라는 기분, 화음처럼 존재할 권리에 대한 감각 말고 추구할 만한 건 아무것도 없거든요. 그게 있다면 다른 건 꽤 엉망이어도 돼요. 우린 다들 엉망이잖아요.



음악은 제가 무조건 경탄하는, 절대적으로 꼭 존재해야 한다고 믿는 유일한 예술이고요. 다른 그 어떤 예술에 대해서도 그렇게 말하고 싶지 않아요.



음악은 말이 필요 없는 언어이며, 그래서 가장 깊은 위로가 된다.



문학이 삶을 가르친다면, 음악은 삶을 살게 한다.



■ 끌림의 이유


음악을 통해 삶을 이해하고자 했던 헤세의 섬세한 감정과 사유가 담겨 있습니다.

『데미안』, 『싯다르타』, 『유리알 유희』 등의 대표작을 통해 깊은 성찰을 보여줬던 헤세는 이 책에서 문학 너머 저편의 음악이 어떻게 그의 감정과 사유에 영향을 주었는지를 솔직하게 고백합니다.

음악가들을 향한 존경, 음악 속에서 발견한 자유 그리고 인생의 불확실성 앞에서 그가 어떻게 악보를 읽듯 삶을 따라가고자 했는지 알게 될 것입니다.



■ 간밤의 단상


음악을 사랑하는 작가의 글에는 특별한 온기가 있습니다.

헤르만 헤세는 문학으로 이름을 남겼지만 그의 내면을 가장 깊이 흔든 것은 늘 소리였습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어느 순간 멈추게 되는 문장들이 있습니다.

말보다 멜로디가 위로가 되었다는 그의 고백은 어쩌면 우리 모두의 마음속 조용한 한 구석을 닮아 있습니다.

헤세의 책을 읽을 때면 유난히 필사를 많이 하는데 이러한 이유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는 삶이 고단할 때면 조용히 음악 속으로 걸어 들어갔습니다.

누구에게 말하지 않아도 되는 슬픔, 무엇으로도 설명되지 않는 기쁨, 그 모든 것을 음악은 알아차렸고 헤세는 음악 안에서 다시 살아갈 힘을 얻었습니다.

읽고 나면 이런 생각이 자연스레 듭니다.

'나에게 음악은 어떤 언어였지?'

사실 제게 음악은 숨 쉴 수 있는 품입니다.

어쩌면 저처럼 헤세 또한 음악은 가장 조용한 말, 가장 안전한 품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음악이 당신에게 말을 걸어왔던 순간이 있다면 헤세의 이 책이 그 기억에 살포시 빛을 더해줄지도 모르겠습니다.



■ 건넴의 대상


헤르만 헤세의 내면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싶은 분

말보다 음악에 더 위로받는 순간이 많았던 분

문학과 음악의 경계를 넘나드는 글을 좋아하는 분




이 책을 읽고 마음에 남은 문장이나 순간이 있다면 공감(♥)과 댓글로 나눠주세요.

당신의 감상이 더해지면 이 공간은 조금 더 깊고 따뜻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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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박씨 이야기

저자 슈테판 슬루페츠키

문학동네

2001-09-08

원제 : Herr Novak und die Mausfrau

소설 > 오스트리아소설

세계문학 > 오스트리아문학




그는 사랑을 꿈꿨지만, 그 꿈 속에서도 늘 혼자였다.




■ 책 속 밑줄


끔찍한 월요일이었다.

노박 씨는 콘트라베이스를 켜지 않았다.

카페에도 가지 않았다.

책을 읽지도 않았고 먹지도 않았고 편지도 쓰지 않았다.

노박 씨는 앓고 있었다. 상사병…… 주체할 수 없는 사랑에 빠진 것이다.


"내가 바보였어.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찾아 헤매느라 발에 물집까지 생겼으니. 제정신이 아니었어. 마음만 빼앗긴 게 아니라 건강까지 빼앗긴 거야."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그녀는 연필을 내려놓고 탁자 위로 스케치북을 건네주었다.

"잘 그리시네요. 정말 멋진걸요."

릴라와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둘은 오랫동안 카페에 앉아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랑 고백, 그 얼마나 아름다운 일일까.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나는 나고 당신은 당신이에요. 함께 있어 즐거우면 그뿐이에요. 그렇지 않다면…… 그걸로 끝인 거구요."

집으로 오는 길에 버스에 치이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었다.

너무나 혼란스러운 나머지 생각에 잠겨 길을 걷다가 도로 한가운데에 그대로 서버렸던 것이다.


그는 이제 예전의 크기로 돌아왔다.

그는 발을 쾅쾅 구르며 떠나갈 듯 외쳤다.

"나는 나야! 그리고 네 말대로 넌 바로 너지! 넌 소중한 내 마음을 받을 자격이 없어!"


다시 겨울이 왔다. 겨울과 함께 눈도 내렸다.



■ 끌림의 이유


『노박 씨 이야기』는 짧고 동화 같은 이야기지만, 그 여운은 의외로 깊습니다.

한 생쥐가 품은 사랑과 좌절 그리고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을 통해 우리 내면의 외로움을 들여다보게 하죠.

노박 씨는 사랑을 통해 상대와 하나가 되고 싶어 했지만 결국 중요한 깨달음에 이릅니다.

사랑은 닮는 것이 아니라 다름을 품고 함께 걷는 일이라는 것을요.

그의 혼란과 성장은 어쩌면 우리 모두가 한 번쯤 겪는 내면의 통과의례 같기도 합니다.



■ 간밤의 단상


사랑은 종종 외로움에서 시작됩니다.

텅 빈 마음 한가운데 누군가가 들어와 주길 바라며 우리는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죠.


『노박 씨 이야기』는 그 손끝에서 마주치는 차가운 현실을 아주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상대를 사랑한다는 건 결국 그 사람의 온전한 존재를 받아들이는 일인데 노박 씨는 그걸 조금 늦게 알게 됩니다.


"나는 당신이 되고 싶어요."

간혹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는 종종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게 되는데, 노박 씨가 내뱉었던 이 말은 어쩌면 너무 많은 것을 원하는 사랑의 본능을 상징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사랑은 동일함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노박 씨는 결국 상처받고 나서야 자신만의 크기로 돌아오게 됩니다.


사랑은 상대를 닮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자리를 인정하고 함께 걷는 일입니다.

그래서인지 노박 씨가 자기 자신을 다시 찾는 그 장면이 어쩐지 눈부시게 느껴졌습니다.

사랑이란 나를 잃지 않으면서도 함께할 수 있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니까요.



■ 건넴의 대상


사랑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은 분

짧지만 여운 깊은 이야기로 마음을 채우고 싶은 분

감정의 결을 글로 느끼고 싶은 분




이 책을 읽고 마음에 남은 문장이나 순간이 있다면 공감(♥)과 댓글로 나눠주세요.

당신의 감상이 더해지면 이 공간은 조금 더 깊고 따뜻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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