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 탄생 - 이 시대 최고의 지성이 전하는 ‘안다는 것’의 세계
사이먼 윈체스터 지음, 신동숙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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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탄생

저자 사이먼 윈체스터

인플루엔셜(주)

2024-08-30

원제 : Knowing What We Know

역사 > 역사학

역사 > 문명 > 문화사





현재 우리는 스마트폰 하나면 모든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뜻 모르는 단어부터 휴대폰으로 걸려오는 익명의 스팸번호까지 스마트폰만 있으면 모든 것을 알 수 있게 되죠.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수많은 정보가 우리의 머릿속에 고스란히 저장되는 것만은 아닙니다.

과거와 달리 전화번호마저 외울 필요가 없어지니 지식과 정보에 대한 기억의 필요성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렇듯 어렵고 복잡한 것을 인공지능이 대신 수행해주다 보니 경험과 배움을 통해 지식을 쌓아온 인간의 뇌는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자연스레 의문이 생깁니다.


20세기에 벌어졌던 현장의 목격자였으며, 21세기 변화하는 역사의 증인이기도 한 사이먼 윈체스터는 세계 곳곳을 탐험하던 최고의 지성인입니다.

그 또한 이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되었고 이 의문을 토대로 인간의 지식 세계를 탐구하는 새로운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지식의 탄생』은 지식의 정의를 시작으로 지식이 지금까지 어떻게 인류에게 전수되었는지, 그 전달 수단이 어떻게 진화해왔는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인도 중남부에 위치한 도시 벵갈루루는 밝은 미래를 상징하는 도시라는 명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첨단기술과 사치스러운 문화를 누리는 도시였죠. 그런 도시 한 켠에 아주 빈곤하게 사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얼마나 가난한지 최저 생활비조차 감당하기 힘들어 빈곤은 물론 오물과 범죄가 만연했습니다.

이렇다보니 그곳에서 사는 수만 명의 어린이들은 교육조차 꿈꿀 수 없었죠.

그런 그곳을 바꾼 한 여성이 있으니, 바로 슈클라 보스입니다.

벵골인인 중년의 그녀는 검은 물이 흐르는 수로 옆에 간이 테이블과 의자를 놓고선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기 시작했지요.

교육이 받고 싶다면 지금 당장 이 앞으로 오라고. 물론 교육비는 무료라고.

이 순간을 기점으로 슈클라 보스 본인은 물론 많은 사람들의 삶에 변화를 안겨주게 됩니다.

몇 년 후 결혼한 그녀는 딸을 낳았는데 딸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에 입학시켰고 그녀 또한 미국계 호텔 기업의 유능한 임원이 되었습니다.

인도에서 여성이 이런 높은 지위에 오르는 것 자체가 매운 드문 일이랍니다.

성공의 정점을 찍은 그녀는 딸도 독립시키고 집안도 안정되자 오랜 꿈이었던 학교를 세우게 됩니다.

그녀는 이미 그 프로젝트를 실행중이었죠.

앞서 말했던 수로 옆에 테이블과 의자를 가져다둔 것이 바로 학교 프로젝트의 시작입니다.

서서히 성장한 학교 프로젝트는 10년이 지나자 크게 번창했으며 꿈꿀 기회가 없던 빈민가 자녀들에게 꿈을 실현시켜주게 되지요.

200년 전 소설가 로런스 스턴은 지식에 대한 욕구는 재물에 대한 갈망과 마찬가지로 습득할수록 더욱 커진다고 했었습니다.

즉, 학교 프로젝트는 지식이 더 많이 스며들수록 지식에 대한 욕구가 더 강렬해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된 것입니다.


행복의 에너지가 가득한 이 학교들에서는 활기가 넘쳤다. 교문에 들어서서 모래가 깔린 운동장을 가로지르기 전부터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농촌에서 동틀 무렵 외양간에 있던 소 떼를 몰고 들판으로 나가는 "소 떼 흙먼지 시간"으로 불리는 선선한 이른 아침, 아이들의 발걸음으로 길에 흙먼지가 일었다. 친구들과 놀거나 수업에 들어가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아이들이 북적북적했다. 아이들은 옅은 파란색과 노란색이 들어간 교복을 단정하게 입고, 변화된 삶을 즐기고 있었다.


지식의 소중한 가치를 잘 알아 지식을 얻으려고 노력하는 이들에게서 나타나는 현상들은 대부분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호기심을 갖는다는 것입니다.

세대와 관계없이 인간은 호기심이라는 유용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300년 전 새뮤얼 존슨이 말했죠. 호기심은 건강한 정신의 확실하고 영구적인 특성 중 하나라고.

호기심은 앎의 요소를 끌어당겨 결국 앎을 얻는 모든 사람을 변화시킵니다.

그렇다면 진지한 호기심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일까요?

아니면 다윈의 설명처럼 더 큰 이익 도모를 위해 선택된 유전자 변이인 것일까요?

이에 대한 답이 궁금하신가요?

조금 힌트를 드리자면, 지평선과 수평선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지식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방대해지는데 그 확장 속도가 워낙 빠르다보니 누구나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방법이 오히려 따라가지 못할 정도입니다.

무엇보다 오래전부터 지식은 귀하게 여겨져 왔습니다.

Knowledge lies here.

지식이 여기 있다는, 도서관의 근본적인 신념입니다.

메소포타미아는 세계 최초 진정한 도서관의 본고장으로 기원전 7세기 아시리아의 마지막 왕인 아슈르바니팔이 만든 도서관이 위치해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귀중한 역사적 자료의 원천이라 칭송받을 정도로 이 도서관은 단순히 지식을 수집하고 저장하는 장소가 아닌 그 건물에 들어오는 모든 사람들이 지식을 공유할 수 있도록 사용자 친화적으로 설계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웅장하고 아름다운 아슈르바니팔도서관은 2016년 말에 무참히 파괴되고 맙니다. IS에 의해 말이죠.

왜 도서관을 파괴시킨 것일까요?

이라크 사람들은 아랍 전역에서 생각이 깊고 교양있는 민족으로 알려져 있어 IS의 지도부가 자신들의 존재에 위협이 될 것이라 확신하고 먼저 파괴한 것입니다.

역사를 살펴보면, 전쟁으로 파괴된 곳 중 빠지지 않는 곳이 지식을 모아놓은 '도서관'입니다.

오래전부터 지식은 단순히 보관하는 것이 아닌 안전하고 확실하게 보관해야 했습니다.

즉, 모두가 지식의 보고인 도서관을 아주 소중하고 꼭 필요한 장소라고 여겼음을 의미합니다.





"아는 것이 힘이다."


배음의 시작이 주는 영향력을 시작으로 최초의 도서관과 도서관의 비극까지 살펴보며 지식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보관되어 후대에 전수되었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특히 프로파간다와 가짜뉴스가 만들어낸 조작의 연대기를 살펴보며 우리가 지금 안다는 것 즉, 무엇이 진실인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책에서는 현대 사회에 지혜의 회복이라는 커다란 질문을 던지고 있는데 지금 우리가 지식을 어떤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는지에 대해 깊게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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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에쿠니 가오리 지음, 마츠다 나나코 그림, 임경선 옮김 / 미디어창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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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저자 에쿠니 가오리

미디어창비

2018-07-10

유아 > 그림책 > 창작그림책





조카가 생기고서부턴 연령대별로 읽어야 할 책을 정리하고 있는데, 덕분에 유아/어린이책을 많이 읽고 있는 요즘입니다.

곧 다가올 연휴에 읽어줄 책들을 선별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인 『나비』를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나비』는 화가 마쓰다 나나코의 제1회 MOE 그림책 그랑프리 수상작입니다.

이후 에쿠니 가오리 작가가 글 작업에 참여하게 되면서 완벽한 그림책이 될 수 있었지요!


동화책은 마법의 책이 아닐까요.

시선을 사로잡는 화려한 색감은 물론 여운 짙게 남는 짤막한 글까지!

시/공간을 초월해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나비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해방감까지 느낄 수 있어 어느새 설레이기까지 합니다.





동화책을 읽는 대상은 꼭 어린이에게만 국한되어 있지 않습니다.

위로가 필요한 어른들에게도 잠시나마 치료제가 되어주기도 합니다.

몇 년 전, 코로나가 터지면서 외부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자 사람들이 나름의 스트레스를 풀 수 없어 혼자 할 수 있는 취미 활동이 많이 늘었었다고 합니다.

본인에게 맞는 취미 생활을 영위할 때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자존감도 높여주기 때문에 취미 활동은 하는 것이 좋죠.

저 또한 다양한 취미 생활을 하고 있어서 친구들에게 맞는 여러 활동들을 추천해주고 있는데, 그중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취미 활동을 가지고 싶다는 친구들에게는 [동화책 읽기]도 추천해주고 있습니다.

제가 주변 사람들에게 책선물을 자주 하는 편인데, 시집 외에 가장 많이 선물하는 분야가 바로 동화책입니다.

실패확률이 없습니다. 받은 사람들 모두 만족감을 느끼며 지금도 종종 구매해 읽고 있는 모습을 보기도 했지요.


근래 신경쓰이는 일이 연달아 터져 근래 몸도 마음도 많이 아팠지만, 긍정 마인드로 꿋꿋하게 버텼습니다!

그간 동화책을 많이 읽었는데,

업로드하고 싶은 책들이 정말 많아 스피드를 내야 할 것 같아요 >﹏<


꼭 읽어보세요.

화려하고도 귀여운 나비의 비행을 통해 무한한 상상의 세계로 푹 빠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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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것’을 ‘잘하는 일’로 만드는 법칙 - ‘계획된 우연’을 찾아가는 자기 이해 워크북
이헌주 지음 / 갈매나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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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것을 잘하는 일로 만드는 법칙

저자 이헌주

갈매나무

2024-08-20

자기계발 > 성공 > 성공학

자기계발 > 힐링 > 마음 다스리기





지금의 삶이 행복한가요? 불행한가요?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는 그런 삶인가요?


지금의 삶이 당신이 원하는 삶인가요?

현재 원하는 삶을 살고 있지 않다고 느끼시나요?


지금의 삶을 더 재미있게, 행복하게 산다는 건 모두의 소망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삶을 취하며 산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죠.

그러나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하나 있습니다.

인생에서 반드시 만날 수 있는 계획된 우연을 놓치지 않는 것이죠!





저자는 이러한 고민을 안고 있는 사람들과 상담을 진행하며 그들의 고민을 공감하고 따스한 위로를 건네며 해결책을 알려주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수많은 상담을 통해 행복한 삶을 실현시킬 수 있는 비결을 깨닫고 심리와 진로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보탬이 되고자 쓴 책이 바로, 『좋아하는 것을 잘하는 일로 만드는 법칙』입니다.


책은 크게 4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장에서는 그러한 삶 속에서 우리가 놓지 말아야 할 것들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2장에서는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 나침반의 두 축을 살펴보는 시간으로,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의 결정적인 차이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3장에서는 자아 탐색을 위한 7가지의 강력한 질문을 던지며 진짜 좋아하는 것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4장에서는 가능성을 실현시킬 수 있는 계획된 우연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즉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만들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여러 상담을 통해 저자는 인간이 삶을 대하는 태도에 세 가지 단계가 있음을 알게 됩니다.

첫 번째는 꿈과 목표 없이 사는 단계로, 이는 반복적인 삶에서 두드러집니다.

꿈이 없으니 주어진 현실을 자각하며 같은 자리에서 반복된 삶을 영위하는 것이죠.

두 번째는 단기적이고 현실적인 목표로만 가득한 단계입니다.

이 단계에 놓인 사람들은 목표를 향한 절실함이 매우 큰데 특히 목표가 지극히 현실적이라는 점입니다.

다만, 너무 현실적인 목표에만 치중하다 보면 삶을 제약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장기적인 꿈을 꾸며 이를 이루어 나가는 단계입니다.

이 단계의 사람은 현실적인 장기 목표와 단기 목표를 모두 가지고 있으며 지금보다 더 크게 바뀔 수 있음을 믿는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모든 꿈을 이룬다는 것이 쉽지도 않고, 설령 세워놓은 모든 꿈을 다 이뤄버린다면 결국 꿈이 없어짐을 의미하기도 하죠.

꿈은 달성하기 위해서라기보단 꿈은 꾸기 위해 존재하기에, 세 번째 단계는 장기적인 꿈을 꾸고 그것을 이뤄나가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좋아한다는 일을 한다는 것은 매우 행운같은 일입니다.

다만 그 일을 좋아한다고 해서 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은 매우 드물죠.

요즘은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경우를 심심치않게 볼 수 있습니다.

이는 격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나타나는 특징들로 인한 것이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사람 손으로 해결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면 지금은 이 모든 것을 기계로 대체해 사람이 설 수 있는 자리가 줄어들게 되었죠.

즉, 수많은 직업들이 점점 쇠퇴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쇠퇴하는 직업들 사이에서 새로이 등장하는 직업들도 많죠.

나는 드문 확률을 가지고 좋아한다는 일을 업으로 삼고싶다?

그렇게 다짐했다면, 그 기회는 자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좋아하는 것과 연관된 사람을 만나고 환경을 조성하다 보면 어느 순간 기회는 꼭 찾아오게 마련이니깐요.



좋아하는 것을 잘하는 일로 바꾸는 티핑 포인트부터 뜻밖의 사건을 기회로 바꾸는 터닝 포인트까지!

지금 진로 혹은 심리적인 고민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 이 책을 건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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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코난 도일, 선상 미스터리 단편 컬렉션 - 모든 파도는 비밀을 품고 있다 Short Story Collection 1
남궁진 엮음, 아서 코난 도일 원작 / 센텐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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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코난 도일, 선상 미스터리 단편 컬렉션

저자 아서 코난 도일

센텐스

2024-08-26

소설 > 영국문학 > 영미소설

추리 / 미스터리 소설 > 영미 추리 / 미스터리 소설





추리소설의 영원한 베스트셀러, 셜록 홈즈!

셜록 홈즈를 만든 추리소설의 대가, 아서 코난 도일의 따끈따끈한 신간이 나왔습니다.

바로 『아서 코난 도일 선상 미스터리 단편 컬렉션』입니다.

이전까지 영문으로만 볼 수 있었는데 이번에 국내 최초로 공식 번역되어 출간되었다는 소식에 바로 읽어보았습니다.

총 10편의 단편으로, 선상에서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여섯 가지의 이야기와 악명 높은 해적인 샤키 선장 모험기를 다룬 네 가지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샤키 선장 모험기를 재미있게 읽어 네 가지 사건을 소개하려다 내용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선상 사건 두 편만 짤막하게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EPISODE | J. HABAKUK JEPHSON’S STATEMENT


한 버려진 선박의 외관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그 배는 마리 셀레스트호로 며칠 혹은 몇 주 동안 버려져 있을 것이라 추측하고 있었습니다.

공식일지를 살펴보니, 10월 16일 보스턴에서 리스본으로 출발한다는 내용만 적혀 있었습니다.

여성용 의류와 재봉틀로 보아 일지에 적힌대로 선장의 아내도 있었던 것으로 추측해 봅니다.

무엇보다 악천후에 대한 언급이 없는데 배의 버려진 모습은 무언가 석연치 않은 점이 있었습니다.

손상 없이 보트는 잘 걸려 있고 양질의 석유 등 화물 또한 전혀 손상되지 않았다는 점이죠.

그렇다면, 온화한 날씨 속에 항해했을 것이라 추측되는데 선원들은 왜 실종되었을까요?


마리 셀레스트호는 와인 수입 상인인 화이트 가문, 러셀 화이트의 범선이었습니다.

베테랑 티브스 선장은 부인과 3살 된 막내아이가 있으며, 선원들은 유색인종 2명과 소년 1명을 포함한 7명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세 명의 승객 중 하바쿡 제프슨 박사는 유명한 폐결핵 전문의로 노예제 폐지 운동 초기에 옹호자였으며 작가 J. 하튼, 뉴올리언스 출신의 신사 세프티마우스 고링이 있었습니다.


하버드대학교 의학박사인 조셉 하바쿡 제프슨은 불운한 항해에 대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이야기하고자 펜을 들게 됩니다.

진실성에 대한 모욕을 듣기 싫어 침묵하고 있다가 아들의 요청으로 침묵하려 했던 결심을 드러내게 되죠.

그의 아버지는 노예제도를 강력하게 반대하였는데, 이러한 행동은 제프슨에게 큰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전쟁이 발발해 전투에 참여하게 된 그는 마지막 앤티텀 전투에서 중상을 입게 되는데 머레이라는 신사 덕분에 겨우 회복하게 됩니다.

당시 병상에 누워있을 때 곁을 지켰던 시녀들 중 한 노파가 매우 교활하였습니다.

다른 시녀들에게 매우 권위적이나 그에게만큼은 매우 친절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재입대를 고민하던 중에 노파가 슬그머니 걸어와 작은 가죽 가방과 하얀 끈을 몰래 건내게 됩니다.


"제프슨."

"나는 곧 죽게 될 거야. 나이 많은 여자이기 때문이지. 머레이의 농장에 오래 머물지마."

"마샤, 당신은 더 오래 살 수 있을 거예요. 아프면 내게 알려줘요. 내가 치료해 줄 테니."

"살고 싶지 않아. 죽고 싶어. 천사들의 마을에 가려고."

"하지만 제프슨, 내가 가기 전에 하나 남겨야 할 것이 있어. 요단강 건널 때 함께 가져갈 수 없는 거야. 그건 매우 소중하고, 세상의 모든 것보다 더 값진 것이지 때문이지. 나 가튼 가난한 늙은 흑인 여자가, 감히 이것을 가지고 있아. 내가 아주 위대한 민족의 자손이라 그럴 거야. 하지만 제프슨은 이걸 이해 못 할 거야. …… "


가죽 가방 가운데 구멍이 뚫린 납작한 검은 돌 하나를 꺼낸 노파는 제프슨에게 이 검은 돌을 안전하게 지켜주고 잊지 말아 달라며 신신당부하게 됩니다.

인간의 귀와 비슷한 모양을 가진 돌은 무척이나 어두운 검은색이며 단단했습니다.

이를 뉴욕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친구에게 제출하기로 결심하고선 다시금 길을 떠나게 됩니다.

이후 진료를 다시 시작하고 결혼까지 하게 되며 명성을 얻은 그는 여전히 주머니에 검은 돌을 간직하게 됩니다.

그렇게 약 8년 동안 무탈한 일상을 보내면서 실무가 늘어나 J. S. 잭슨을 파트너로 맞았지만, 이후 건강이 안 좋아짐을 알게 됩니다.

아내의 권유로 동료였던 카바나 스미스 의사에게 진료를 받은 그는 왼쪽 폐의 일부가 손상되었음을 알게 되고 요양 겸 항해를 가라고 권해 요양보다는 항해를 다녀오기로 결정합니다.

그렇게 러셀&화이트 회사에 소속된 젊은 러셀을 만나 그는 마리 셀레스트호에 승선할 기회를 얻게 됩니다.

다만, 항해를 항상 힘들어하는 아내는 위험에 노출되지 않아야 한다는 가족들의 의견에 집에 머물기로 합니다.

10월 12일, 그는 그렇게 보스턴에 도착해 회사 사무실로 향하게 되는데 흑인 인종 특유의 특징들을 가진 한 사내를 마주하게 됩니다.

생머리와 코는 백인들처럼 닮았다해도 눈빛, 입술, 치아만 봐도 그가 아프리카 출신임을 단박에 알 수 있었죠.


"그 배는 어디로 향하는 겁니까?

"리스본이죠."

"선원은 몇 명이나 되나요?"

"일곱 명입니다. 선생님."

"승객은요?"

"승객은 두 명입니다. 젊은 신사 한 명과 뉴욕에서 온 의사입니다."

……

"세 명 정도를 위한 여분의 방이 구비되어 있긴 합니다만."

"제가 가겠습니다."


10월 16일, 드디어 견인선에 끌려 만으로 나아갔고 이내 모든 돛을 펼쳐 앞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다만, 두 명의 선원이 그를 실망시켜 급한 대로 두 명의 흑인을 급하게 고용한 선장의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10월 17일, 선장과 갑판을 걸으며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있자니 호흡이 벌써부터 좋아진듯 했습니다.

선장의 아내는 활기찬 성격을 지녔으며 이제 막 걸음마와 옹알이를 시작한 아이는 마냥 작고 귀여웠죠.

온화했던 낮과는 달리 저녁이 되자 바람이 강해지게 됩니다.


10월 18일, 걱정과는 달리 바람은 다시 약해졌습니다.

배에 타고 있는 고링 씨 그리고 그의 시종을 드는 소년은 서로에게 매우 호의적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급히 고용한 흑인 선원들은 많은 일을 할 순 없어도 그나마 모두 키를 잘 다룰 수 있어 괜찮았지요.


10월 20일&21일, 감시하려는 의도는 없어보이지만 그 사내는 연필과 나침반을 들고 무언가를 계속해서 작업하고 있었습니다.


10월 22일, 구름 한 점 없는 화창한 날씨였습니다.

다만, 오후에 고링이 실수로 리볼버를 청소하던 중에 장전된 탄창 하나가 발사해 하마터면 제프슨이 다칠 뻔했다는 점입니다.

여러차례 사과했기에 웃으면서 넘겼는데 오후 11시 경 선장의 부인과 아이가 완전히 사라지게 됩니다.

한 시간 반 동안 샅샅이 수색했지만 털끝하나 보이지는 않았고, 아내와 아이를 얼마나 목청껏 불렀는지 티브스는 목이 완전히 쉬어버렸습니다.

7시쯤 그녀가 아이를 갑판으로 데리고 나가 신선한 공기를 마시게 했다는데 당시 흑인 선원만이 휠을 돌리고 있었어서 물어보았지만 그는 그녀를 보지 못했다고 주장합니다.


10월 23일, 하루만에 10년이나 늙은 것 같은 선장은 엄청난 우울감에 빠졌지만 파도가 가라앉았기에 다시 모든 돛을 펴고 앞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10월 24일, 엄청난 폭발 소리가 귓가를 때립니다.

티브스가 밤중에 자기 머리를 총으로 쏜 것입니다.

부리나케 선장실로 달려가보니 고링이 이미 선장실에 도착하였는데, 선장의 얼굴은 형체를 알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모두가 그를 위해 경건하게 추모하였고 12시 정각에 그의 시신을 깊은 바다에 맡기게 됩니다.


10월 27일&28일, 또다시 일이 터지게 됩니다.

일꾼들 중 한 명이 밧줄을 가져오기 위해 내려갔는데 그가 제거한 해치 중 하나가 그의 위로 떨어진 것이죠.

목숨은 건졌지만 발 한쪽이 으스러져 남은 항해를 도울 순 없게 되었습니다.


11월 7일, 하튼에게 검은 돌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게 됩니다.

두 흑인 선원에게 손짓해 검은 돌을 보여주게 됩니다.

고링은 검은 돌에 의미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자 바다로 던지려 했지만 흑인 선원이 이를 막게 됩니다.

그리고 제프슨은 깨닫게 됩니다.

검은 돌이 아마 강력한 부적이 아닐까하는 생각을요.

그렇지않다면 고링의 이상한 내면을 마주할 수 없었을 테니까요.


11월 13일이 제프슨의 마지막 일지 기록입니다.


늦은 밤, 고링의 하인이 느닷없이 찾아와 자신의 주인이 부른다고 말을 전하게 되는데 순식간에 입과 몸을 단단하게 묶이게 됩니다.

달빛을 통해 두 흑인 선원, 흑인 요리사 그리고 고링임을 알 수 있었죠.

그의 발 앞에도 한 사람이 누워 있었지만 누군인지 알 순 없었습니다.

갑판 위에서 웃으며 이야기하는 그들 뒤로 달빛이 좀 더 드리워지자 앞에 누워 있던 사람의 얼굴이 드러났습니다.

하튼이었습니다.

동행자였던 젊은 작가 하튼, 그는 이미 죽어있었습니다.

이제 항해의 끝은 어떻게 달려가게 되는 것일까요?


결말이 궁금하다면, 드래그해서 확인해주세요 ◕‿◕

어둠 속에서 무언가 커다란 덩어리가 보였습니다.

사람이 가득찬 카누였습니다. 정확히는 흑인 군단이었지요.

자고 있던 선원들까지도 모두 끌려나와 결박당했고 그 누구도 저항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한 흑인 선원이 주머니에 있던 검은 돌을 꺼내 대장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전달하자 그가 입을 열었습니다.

"나는 당신의 목숨을 살려주자는 의견에 반대합니다. …… 당신은 내 통제 아래 들어왔는데도 내 손에서 벗어난 유일한 사람입니다. 당신의 목숨을 살린 건 그 돌입니다."







이야기를 마치기 전, 짤막하게 아서 코난 도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아서 코난 도일은 본업은 의사지만 기사 작위를 받을 정도로 영국을 빛낸 소설가입니다.

추리 소설 외에도 수많은 칼럼을 썼다고 알려져 있지요.

그간 셜록 홈즈 시리즈를 통해 육지에서의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파헤쳤는데, 이번 책에서는 해상에서 일어난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파헤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겁이 많은 편이긴 한데 아이러니하게도 추리물은 좋아해 추리와 관련된 미드는 빠삭할 정도랍니다.

생각해 보니 미드 또한 대입할 수 있겠네요. 육지에서의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다룬 CSI 시리즈, 해상에서의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다룬 NCIS 시리즈!

근래 나온 CSI VEGAS 시즌 2까지 봤을 정도로 수사/추리물을 좋아해 CSI(LAS VEGAS, MIAMI, NEW YORK) 시리즈 전편을 다섯 번 이상은 본 것 같습니다.

물론 NCIS도요. 다만, 깁스가 떠나고 더키까지 이제 영영 못 보게 되니 시즌 22부터는 안 보고 있습니다.

엄마가 CSI 시리즈를 즐겨보게 되면서 자연스레 저 또한 어린 시절부터 보게 된 것인데, 모든 에피소드들을 소장하고 있어 간간이 영어 공부하려고 이전 시즌들을 골라서 보다 보면 미드 속 주인공들의 세월을 깊게 체감하게 됩니다.

하긴 처음 보았을 때 10대였던 제가 어느새 30대가 되었으니깐요.

갑자기 이야기가 새어나갔네요 ⊙_⊙

이렇듯 추리물을 다룬 미드들을 이렇게나 좋아하니 셜록 홈즈 시리즈는 말할 것도 없지요.


한 번쯤은 들어봤을법한 유명한 아서 코난 도일의 묘비명, 다들 알고 계시나요?

《 Steel True, Blade Straight. 》

강철처럼 진실하고, 칼날처럼 곧았다는 뜻입니다.

많은 이들이 묘비명을 보며 아서 코난 도일이 셜록 홈즈라는 인물을 통해 머릿속에 그려놓은 가치관을 구현하고 싶었던 게 아니었나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20세기의 대중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아서 코난 도일!

악명 높은 해적인 샤키 선장의 모험을 다룬 네 가지 이야기는 특히나 더 재미있으니 이번 여름휴가 때 꼭 챙겨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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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시대의 내비게이션이다 - 사유의 길을 밝히는 철학의 쓸모
이명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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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시대의 내비게이션이다

저자 이명현

21세기북스

2024-08-01

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85년간 이명현 서울대 명예교수가 길어 올린 철학의 정수를 담은 철학책 한 권을 추천해보려고 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제 책사랑은 유별났습니다.

학창시절에는 시집과 소설만 주로 읽다가 대학생이 되고 나서는 깊이있는 독서를 통해 성장하고자 인문/철학 분야를 많이 읽었었습니다.

그러다 교양과목 중에 철학 과목이 있어 한 번 수강하게 되었는데 당시 교수님께서 내셨던 쪽지시험 문제가 생각납니다.

[중세 철학이란 무엇인가?]

그간 배웠던 수업 내용으로 이면지를 채우기엔 역부족인지라 읽었었던 철학책 내용들 전부 소환시켜 적어냈었습니다.

핵심적인 내용에 대한 진리를 알려주시곤 페이지 수십 장씩 한 번에 넘어갔었기에 광범위한 철학의 배움에는 끝이 보이질 않았습니다.

철학을 배우면서 느낀 것은 답이 없다는 것입니다.

답이 존재하는 일반적인 학문들과 달리 철학은 그 어떤 것도 답이 될 수 있기에 결론적으로 답이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답이 없는 학문이라고 해서 배워야 하지 않을 학문은 아닙니다.

답이 정해진 일반적인 학문들이 곧 철학으로 귀결됩니다.

그렇다면 매순간 질문을 던지는 우리의 삶에서 철학을 통해 답을 구할 수 있는 것일까요?



인간은 외톨이로 사는 존재가 아니라, 더불어 사는 존재이다. 더불어 삶은 더불어 있음의 한 양태요, 모듬살이가 더불어 삶의 구체적 방식이다.

인간의 자연과의 관계 맺음은 이러한 더불어 있음의 양식 속에서 이루어진다. 인간은 외톨이로서 자연과 만나기보다는 우리로서 만난다. 인간의 역사는 인간이 우리로서 자연과 관계 맺음의 역사와 인간들 사이의 관계 맺음의 역사로 엮어진 천이다.

그리고 인간의 삶은 자기 자신과의 관계 맺음 속에서 엮어진다. 인간은 자기 자신을 객체화하여 자기 자신과 대화하며, 자기 자신과 겨루며, 자기 자신을 넘어설 수 있는 반성적 존재라는 사실 속에 자기 자신과의 관계 맺음의 방식이 드러난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인간의 삶이란 자연-타인-자기자신 틀 속에서 엮어지는 것입니다.

이러한 삶의 틀 속에서 인간은 있음과 바람직함에 관한 개념의 지도를 그리며 됨을 위한 탈바꿈의 몸짓을 하는 것이죠.

철학함이란 이러한 개념의 지도 그리기와 탈바꿈을 노리는 몸짓을 의미합니다.



인간의 삶은 함의 다발로 엮어져 간다. 함은 무엇을 하고자 하는 힘에 끌려 나타나는 과정이다. 욕망, 욕구라고 부르는 것이 바로 그러한 힘이다. 삶은, 그러므로, 욕구에 의해 추진되는 함의 집합이요, 그 연속 과정이다. 함은 일정한 방향이 요구된다. 덮어놓고 아무렇게나 하는 것은 알찬 함이 될 수 없다. 아무렇게나 덮어놓고 하면, 소갈머리 없는 함밖에 되지 않는다.


있음에 관한 개념의 지도가 무지와 그릇된 지식에서 나오는 고통으로부터 인간을 구원해주는 효능을 지니고 있으며, 바람직함에 관한 개념의 지도는 억압적인 모듬살이의 틀로부터 인간을 해방시킬 새로운 가능성의 모형을 제시한다. 그리고 두 지도는 모두 인간을 제자리로 인도한다. 앞의 지도가 현실 세계의 구조가 무엇인가를 알려주는 사실의 메시지를 제시해준다면, 뒤의 지도는 가능 세계의 구조를 펼쳐 제시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러나 두 지도가 모두 이론의 차원에 놓인 활동이라는 점에서는 매한가지다.





철학은 곧 하나의 학문입니다.

학문이 하나의 상식이라고 한다면 대상의 의미와 특징을 설명하는 것인데 철학은 이에 더해 단순히 성질에 대해 알려주기보단 그 자체의 특성을 표현하거나 묘사하는 것이지요.

즉, 단순한 그리기일 뿐만 아니라 됨을 위한 탈바꿈의 몸짓인 것입니다.



철학함은 현실에 대한 하나의 응답이다. 인간은 역사적 존재이다. 그러기에 인간은 일정한 공간과 시간의 좌표 선상에 있다.

변화하는 공간의 축과 시간의 축이 서로 만나는 그 좌표점들의 연속선상에 인간은 존재한다.

…… 우리는 철학함은 있음과 바람직함에 관한 개념의 지도 그리기요, 됨을 겨냥하는 말짓과 몸짓하기라고 하였다. 인간이 역사적 존재요, 그의 생각함도 역사적일 수밖에 없기에 그의 생각함은 산물인 사상도 역사적일 수밖에 없다.

…… 철학이 '있음'과 '바람직함'에 관한 지도를 그린다고 하나, 작성된 지도는 특정한 역사적 지평 위에서 보인 지도일 뿐이다. 그 지도는 그 지도 작성자가 부딪치고 있던 그의 현실에 대한 하나의 응답이다.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간혹 철학에게서 잡다한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철학에 등장하는 사상들은 '역사성'을 품고 있는데, 이때 지도 작성자들은 개념적 지도들을 한데 모아놓기 위해 노력하게 됩니다.

그러나 하나의 철학사를 살펴 보면 현실에 부딪친 지도 작성자가 특정한 역사의 지평에서 써내린 지도만 남았을 뿐이죠.

시대에 따라, 사람에 따라 각기 늘어놓는 말들에 일관성이 없으니 갈피를 못 잡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겉으로 본 인상은 잠시 제쳐두고 속에 담긴 풀고자 하는 이야기가 무엇이었는지 꺼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들이 '문제'로서 파악한 것과 그 문제에 대한 '해답'으로 제시되었던 것을 오늘의 우리의 현실에서 보면, 그것이 왜 '문제'가 되며, 그 '해답'이 얼마나 큰 위력을 지니고 있는지를 실감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철학함은 개념의 지도 그리기라고 하였다. 그러한 지도 그리기 작업이 노리는 것은 인간을 곤경으로부터 해방시키는 일이다.

개념의 혼란이 빚어내는 고통으로부터 자유롭게 함과 동시에 억압적인 상황의 탈바꿈을 통하여 우리를 번뇌로부터 자유롭게 함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가 여기에 내놓은 서로 맞물림의 틀은 이런 여러 가지 문제들과 뿌리에서 서로 만난다. 그러나 그것이 어떻게 만나고 있는가에 관한 자세한 논의는 여기에 제시되어 있지 않다.


저 서로 맞물림의 틀이 함축하는 것의 하나는, 내가 '초월의 삶의 태도'라고 부르고자 하는 자기 자신과의 관계 맺음의 방식이다.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의 애초의 모습이 서로 맞물림의 꼴이라면, 인간이 자기 자신과 맺는 관계 양식은 초월의 삶의 태도일 수밖에 없다.



민주화, 과학 기술과 같은 근본적인 물음은 물론 크고 작은 문제들 모두가 결국은 인간과 인간의 관계, 인간과 자연의 관계, 자기 자신과의 관계를 어떤 틀에서 보느냐에 따라 당면하게 되는 문제인 것입니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초월의 삶의 태도'란 욕망의 대상의 충족을 지속적으로 도모하는데 초점을 두지 말고 맞물림이라는 원초적 구조와 어긋나는 자기 욕망에 대해 초월적 태도를 취하는 삶의 자세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삶의 태도는 개념의 기동훈련이 아닌 자기의 탈바꿈이라는 됨의 사건을 통해 이룰 수 있습니다.

서로 물려 있다는 것은 결국 존재의 원초적 구조입니다.

즉, 원초적 구조를 바로 보지 못해 양산되는 문제들이니 이러한 문제에 대한 답을 구할 수 있는 것은 결국 바로 보는 것입니다.





1부에서는 삶과 철학에 관한 내용으로 1장에서는 삶의 조건을 바꾸는 철학에 대해, 2장에서는 비트겐슈타인의 지혜에 대해, 3장에서는 사유에 드리운 허무의 그림자를 없애는 길에 대한 내용입니다.

2부에서는 신문법과 관련된 내용으로 1장에서는 신문법의 의미에 대해, 2장에서는 신문명과 신문법에 대해, 3장에서는 신문명을 위한 신교육 체제의 기본 철학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교수님께선 종종 이렇게 말하셨습니다.

'이 말도 맞을 수 있고, 저 말도 맞을 수 있지.'


끊임없이 사유하는 학문이지만, 전혀 상관없는 외길로만 빠지지 않으면 철학은 그 어떤 답안도 품어줄 수 있는 신기한 학문입니다.

단순하지만 전혀 단순하진 않은데 그렇다고 복잡하게 생각할 것도 없습니다.

시작도 전에 어렵다고 생각하면 이미 마음은 저만치 돌아설 수밖에 없으니 쉽게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하며 읽어야 철학책도 나름 재미있게 파헤칠 수 있습니다.

『철학은 시대의 내비게이션이다』는 내용만 잘 따라오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으니 철학책에 입문해보고 싶으신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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