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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한 소설들 - 빨간책방에서 함께 읽고 나눈 이야기
이동진.김중혁 지음 / 예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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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들을 만나면, 대화의 주제가 거의 정해져 있다. 1) 아이들의 학업에 대한 정보 : 어느 학원이 좋다더라, 어느 학원 무슨 선생님이 좋다더라 2) 남편 뒷담화 : 우리남편은 집에 오면 이렇다, 저렇다 3) 담임선생님 : 담임선생님이 몇일전에 이렇게 말씀하셨다더라. 이러저러하셨다더라 4) 홈쇼핑 : 나도 그걸 저번에 샀는데 별로였다. 00를 광고하던데 정말 사고 싶다. 이런 모임에서 책이야기하면...

전업주부 엄마들은 정말 착해서 책이야기를 했다고 때리지는 않겠지만, 퀭한 눈빛. 넌 뭐야, 눈빛. 그런 눈빛이 예상된다.

현실에서 책수다가 가능할까. 나는 책에 대한 이야기,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할 수 있는 언니가 두 명이나 있다. 나는 책수다가 가능한 사람이다.

 

 

 

이동진과 김중혁. 두 남자의 책수다는 유쾌하다. 진지한 논의 사이사이 진한 농담이 오고가고, 말꼬리 잡기 유머도 단골 손님이다. 오른쪽에는 썰렁개그, 왼쪽에는 어색함을 무기로 책속을 종횡무진한다. 전문가임에 분명한 두 사람이, 전문가 티를 내지 않으면서도, 전문가적 소견을 편안하게 풀어간다. 귀로 들었을 때도 분명 즐거웠지만, 책으로 읽으니 훨씬 더 진지하게 다가온다.

『그리스인 조르바』는 읽다가 포기한 책이다. 다시 도전해 보려했으나, 아직은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호밀밭의 파수꾼』과 『파이이야기』은 아직 읽지 않은 책이다. 내용을 알고 있는 책 읽기를 즐겨하는 나로서는 역시 도전이 요청되는 책들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과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는 시험을 마치고 답안지의 답을 맞추는 심정으로 듣고, 또 읽었다. 특히 밀란 쿤데라나 무라카미 하루키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 재미있었다. 좋아하는 작가에 대해서 쉴새 없이 이야기하는 두 사람은, 좋아하는 국어 선생님에게 빠져있는 여중생들 같았다.

한 권의 책을 꼽으라면, 역시 『속죄』다. 팟캐스트가 방송되고 한참동안 베스트셀러에 올랐었고, 알라딘에서도 5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했었다. 그 때, 책을 사지 않은 것이 내내 후회된다.

 

 

《속죄》는 단지 저릿한 로맨스 소설에 머물지 않는다. 역사가 어지러운 분수대 옆에서 차갑게 고개를 내저을 때, 문학은 옷을 벗고 물속으로 뛰어들어 깨어진 이야기의 조각을 건져낸다. 이야기는 끊임없이 고쳐 쓰여야 한다. _이동진

소설가 바깥에는 아무도 없다는 말은, 한계이자 무한한 가능성이기도 하다. 이 문장들 때문에 《속죄》라는 소설의 의미는 우주만큼 넓어진다. _김중혁 (73쪽)

 

책을 고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사놓은 책들, 읽어야할 책들을 기역, 니은 순으로 읽을 수도 없고, 출간연도에 따라 읽을 수도 없다. 어디까지나 책은 끌리는 대로 읽게 되어 있다. 읽다가 이게 아닌가벼, 싶으면 책장을 덮게 되고, 이 책을 읽다가도 저 책이 손에 잡히면 그 책을 먼저 읽게 되어 있다. 그럼에도 “정말 훌륭한 책이다.”, “다시 읽어도 정말 좋았다.”라고 연거푸 말하는 이 두 사람의 진정성어린 이야기를 듣게 된다면, 그 책을 손에 들 수 밖에 없다.

결국에는 말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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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16 02: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2-16 07: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렇게혜윰 2015-02-16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속죄를 사두었던 기억이 스믈스믈^^;;;

단발머리 2015-02-16 10:41   좋아요 0 | URL
저는 그 때 못 사둔것이 내내 아쉬워요.
[속죄]는 가끔 다시 읽고 싶더라구요.
읽을 때는 조금 힘들었는데, 기억이 자주 나요. 특히 ㅅㅈ장면이요... ㅎㅎㅎ

2015-02-16 1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2-18 2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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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이유 - 가슴 뛰는 여행을 위한 아홉 단어
밥장 글.그림.사진 / 앨리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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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가지고도 오래도록 펼치지 않았던 건 작가 소개 때문이었다.

 

일레스트레이터. 작가.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졸업 뒤 평범한 회사원으로 생활하다가 어느 날 그림에 빠졌다. ...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먹고 살 수 있다는 걸 온몸으로 보여주며 그림으로 세상과 소통하려 한다.

 

그의 여행기를 읽지 않아도, 그의 이력 두 번째 줄에서 세 번째 줄까지의 이야기만 해도 벌써 책 한권이 나올법하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그림을 그리면서 먹고 사는 것이 가능하다. 이 책은 그의 여섯 번째 책이다.

이미 성공한 사람, 이라는 편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한 가지의 재주만 있더라도, 단 하나의 재능만 있더라도 그것은 축복받은 일이며, 축하할만한 일이다. 그런데 작가는 웬지 시작부터가 좋았던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책을 읽기 시작한다. 에세이 분야 15기 신간평가단에 빛나는 나, 단발머리는 이 책을 읽고 리뷰를 써야 한다. 그것이 지금 나의 일이다.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에서 선물 받은 사랑의 묘약, 파니스 마르티우스에 대해 이야기할 때였다. (물론, 나는 세계 지도를 확인했다. 헬싱키와 발트 해를 사이에 두고 있다는 그 에스토니아라고 하는 나라는, 핀란드 바로 밑에 있다.) ‘파니스 마르티우스’는 라틴어로 ‘3월의 과자’라는 뜻인데 아몬드, 설탕, 달걀을 섞어 만든 마지팬이라고 한다. 사랑의 고통을 아물게 하고 기억을 되살려주는 효능이 있다고 한다.(61쪽) 사랑의 묘약 이야기를 하면서 지은이는 밸런타인데이에 대한 이야기도 꺼낸다. 그것 자체가 특별한 역사가 있었다기보다는 은근슬쩍 초콜릿 파는 사람들이 만든 기념일이 아닌가 싶다는 이야기를 덧붙여서 말이다. 그리고 이렇게 쓴다.

밸런타인데이도 마찬가지입니다. 근본 없는 이벤트라고 애써 무시해봐야 사랑받을 기회만 놓칩니다. 밸런타인데이가 지나면 화이트데이, 그 뒤로 생일, 100일, 200일, 크리스마스까지 챙겨야 할 날들은 계속됩니다. 그래서 남성들은 여행을 떠날 때면 굳이 무슨 날이 아니어도 면세점에 들러 여성 화장품과 향긋한 차를 고르고 명품 가방 매장을 영혼 없이 기웃거려야 합니다. 만약 그게 싫어서 못 살겠다, 때려치우겠다면 뭐 나 홀로 지내야죠. 그뿐입니다. 하지만 뉴기니의 극락조도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서 반짝거리는 유리조각을 주워 모은다는 것만은 알아두면 좋겠군요. (64쪽)

 

바로 이 지점, 64쪽에서부터 나는 작가를, 밥장을 좋아하게 됐다. 결국 어떤 책을 읽느냐는 것은 그 사람을 좋아하는가, 좋아하지 않는가의 문제이다. 소설이라면 작가가 그려낸 인물에 애정을 느껴야만 끝까지 읽을 수 있고, 여행기라면 작가 그 사람을 좋아해야만 마지막 책장까지 넘길 수 있다. 이 단락을 읽고 나서, 나는 이 여행기를 더 읽어나갈 흥미를 느꼈다. 나를, 화장품과 향수 선물 받기 좋아하는 속물이라 해도 어쩔 수 없다. 뉴기니의 극락조도 수컷이 가져다주는 반짝거리는 유리조각을 좋아한다고 하지 않나.

여행에 대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홉 가지이다. 행운, 기념품, 공항+비행, 자연, 사람, 음식, 방송, 나눔, 기록. 몰스킨에 대한 이야기는 대충 알고 있는것보다 더 자세했다. 나도 집에 놀고 있는 몰스킨을 몇 개 가지고 있는데, 밥장이 몰스킨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이 부러운 것이 아니라, 몰스킨에 쓸 수 있는 무언가, 그릴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게 부러웠다.

 

 

 

 

 

 주요 키워드는 여행과 뉴기니의 극락조와 몰스킨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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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5-02-16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씨잘 쓰는 사람 부러워요, 그래서 그림보다 먼저 눈에 들어오나봐요,

단발머리 2015-02-16 00:22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저도 글씨 잘 쓰는 사람 부러워요. 그림 잘 그리는 사람도 부럽구요.
그리고 서니데이님처럼 바느질 잘 하는 사람도 부럽습니당^^

서니데이님~ 밤이 깊었는데 아직도 안 주무시고 뭐하시나요?

서니데이 2015-02-16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느질은 저희 엄마 솜씨구요, 저야 뭐^^; 이것저것 생각할 일이 많아서 한동안 잠을 잘 못자는 날이 많네요^^

단발머리 2015-02-16 02:00   좋아요 1 | URL
아... 이것저것 생각할 일이 걱정거리는 아니었음 좋겠어요.
저는 잠이 너무 많은게 생각할 일인데, 오늘은 밀린 리뷰때문에 2시를 보네요.
서니데이님, 굿밤이요*^^*

아무개 2015-02-16 0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대 경제학과를 나와서 그림으로 밥먹고 산다니
킁....
부러우면 지는건데 부럽긴 하군요.

단발머리 2015-02-16 08:26   좋아요 0 | URL
이 분과 세트로 고대 경제학과를 나와서 역시 그림으로 일가를 이루신 박시백 화백이 생각나네요.
저는 이미 졌어요. 끄응~~~

라로 2015-02-16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고 싶네요!!! 근데 별점이 3개????

단발머리 2015-02-18 20:30   좋아요 0 | URL
원래는 별3.9개구요. 제가 별점에 좀 짠 면이 없지 않다는 걸 부득불 인정해야겠네요.
4개는 완전 좋아하는 책이구요. 5개는 일년에 10개 미만인 관계로다가....^^
 
문학동네 81호 - 2014.겨울 - 창간 20주년 기념호
문학동네 편집부 엮음 / 문학동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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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자>

김훈이고, 김훈의 작품이다.

무엇을 더하고, 무엇을 뺄 수 있겠는가. 내가 더한다고 해서 그의 완벽함이 더욱 빛나겠는가. 내가 뺀다고 해서 그의 완전함이 손상되겠는가.

나는 그냥 읽고, 읽으며, 또 읽을 뿐이다.

 

‘나’는 노량진에서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9급 준비생, 구준생이다. 흉어가 계속되자 4.5톤짜리 배를 팔아 수협 빚을 갚고, 남은 돈으로 서울 이주비용을 대주시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 덕분에 ‘나’는 구준생 나름으로는 윤택한 생활을 하고 있다.

‘영자’는 고시텔 집현전에서 일 년 반 동안 동거한 여자다. ‘나’는 거주하고 있던 방의 보증금이나 월세를 분담시키지는 않았고, 관리비만 내는 조건으로 그녀와 동거에 합의했다. 섹스 문제는 구체적으로 명기하지는 않았지만, 저절로 교감이 생기는 대로 이루어질 거라 예상했다.

저녁 여섯 시 무렵에는 시장한 구준생들이 컵밥을 파는 노점 앞에 줄을 섰다.

카레라이스, 제육덮밥, 김치볶음밥은 이천원이었고 그 위에 계란프라이를 얹은 크라운컵밥은 이천이백원, 계란프라이 위에 햄버거 한쪽을 더 올린 로열컵밥은 이천육백원이었다. 라면 스프를 푼 국물을 일회용 컵에 담아주었다. 노점마다 ‘국물 리필’이라는 팻말을 천막 끝에 매달았다. 인공조미료와 식용유를 끓이는 냄새가 퍼져서, 거리는 시장했다. (30쪽)

 

저녁 여섯 시 무렵에 시장한 구준생들이 컵밥을 파는 노점 앞에 줄을 선다. 거리에 가득찬 사람들, 내일을, 내년을 기약할 수 없는 암담함. 늙으신 부모님, 주변의 기대 그리고 가벼운 주머니. ‘국물 리필’ 팻말 밑에 줄 선 사람들, 줄 선 청춘들.

'나'는 9급 지방 행정직 시험에 합격해서 경상북도 내륙 산골 마장면 면사무소로 내려왔다. 영자가 노량진에 아직 남아 있는지, 노량진을 떠났는지는 알지 못한다.

노량진을 떠날 때 영자에게

- 나, 간다. 잘해.

라고 문자를 보냈는데 응답이 없었다.

영자가 문자를 봤는지 안 봤는지를 나는 알 수 없었다. 노량진에서 뚝불이라도 함께 먹고 헤어질걸‧‧‧‧‧‧ 고속버스가 도청 소재지에 닿았을 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난데없이 떠오르는 그런 생각에 나는 당혹했다. (34쪽)

 

도청 소재지에 닿아서야, 그렇게 멀리 와서야 영자를 생각해낸 ‘나’가 너무 야속하다. ‘나’는 고시텔에서 영자와 일 년 반 동안 동거했다. 서로의 필요에 의해서 동거했다 하더라도, 계약하에 이루어진 관계라 하더라도 말이다. 함께 지낸 시간들이 있는데, 두 사람은 서로를 축하해주지도, 마지막 인사를 건네지도 않는다. 한 사람은 붙고, 한 사람은 떨어졌다. 방을 뺄 날짜를 말해주고, 짐을 챙겨 나간다. 서로에게 인사하지 않는다. 같이 밥 먹지 않는다.

먹기를 마치고 카운터에서 사천오백원을 계산할 때 영자와 눈이 마주쳤다. 영자는 떡라면 냄비를 기울여서 국물을 들이켜고 있었다. 나는 영자가 먹은 떡라면 값 이천오백원을 함께 계산했다. 내가 영자의 밥값을 내주기는 그것이 처음이었다. 아마도 9급 시험이 가까워서 둘 중에 누가 붙고 떨어지건 간에 곧 동거를 끝내야 할 수도 있으리라는 예감이 그런 자선심을 발동시킨 모양이다. 영자는 어색하게 웃는 것으로 고마움을 표시했다.

- 잘 먹었어. 고마워.

라고 영자는 말했다. (42쪽)

 

‘내’가 딱 한 번 영자의 식사비를 내주는데, 그 때도 두 사람은 같이 밥을 먹은 게 아니다. 배를 팔아 돈을 보낸 아버지가 있는 ‘나’는 사천오백원짜리 뚝불을 먹고, 마을버스 차부 옆에서 순댓국집을 하는 엄마가 있는 ‘영자’는 이천오백원짜리 떡라면을 먹는다.

두 사람은 같이 밥 먹지 않았다.

마장면에서, 단풍 든 숲을 바라보면서 나는 때때로 영자를 생각했는데,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40쪽)

 

이 단편의 결말과 상관없이, 나는 ‘나’가 영자와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

 

영자를 찾아 노량진에 온 ‘나’는 이제 노량진을 영영 떠나려는 영자와 영화의 한 장면처럼 재회하게 된다. 이제 ‘나’는 ‘내’가 영자를 만나야만 하는 이유를 분명히 알고 있지만, 영자는 지금 자신이 왜 ‘나’와 다시 만나게 됐는지 알지 못 한다. 가벼운 인사를 마치고 지나쳐가려는 영자에게 ‘나’는 말한다. 우리 밥이라도 한 번 먹자.

내켜하지 않는 영자를 끌고서 식당에 들어선 ‘나’. ‘나’는 영자에게 묻지도 않고 주문을 한다.

아주머니, 여기 ‘뚝불 2개’요.

 

 

 

<출처 : 네이버블로그 땅콩쿠키의 달달한 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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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02-11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마지막 결말 참 멋지네요 뒷이야기를 듣는듯^~^

단발머리 2015-02-11 08:34   좋아요 0 | URL
아하... 그런가요? 저의 소망을 간절히 담은 결말인데요.
허접하기는 하지만 해피엔딩을 추구하는 저로서는 나름 마음에 드는 결말이예요.
김훈 작가님께는 비밀입니다~~
반가워요, 해피북님*^^*

라로 2015-02-11 0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뚝불 사진 오려주시는 줄 알았더니~~~.^^;;;;

단발머리 2015-02-11 08:40   좋아요 0 | URL
헤헤헤...
어떻게, 뜨뜻한 걸로다가 한 장 올려볼까요? :)

라로 2015-02-12 16:46   좋아요 0 | URL
ㅋㅎㅎㅎㅎ 올리셨네요!! 그러니 글이 더 잘 느껴집니다요!!!^^

단발머리 2015-02-13 10:02   좋아요 0 | URL
아롬님이 예쁘게 봐주시니 매우 기쁨니다요!!!^^

다락방 2015-02-11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좋다. 이 책 사서 읽어봐야겠어요. 김훈의 소설 말입니다.

단발머리 2015-02-11 11:56   좋아요 0 | URL
네.... 네개 정도 읽었는데, 모두 다 좋더라구요.

김영하님 작품도 좋구요, 성석제님 작품도, 박현욱님 작품도 좋아요.
두껍다는 단점 빼고는, 완전 좋은 단편이 수두룩 빽빽합니다. *^^*

양철나무꾼 2015-02-11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단발머리님.
계속 눈팅은 했었는데,
아무래도 댓글은 처음 남기지 싶습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꾸벅 (__)

단발머리 2015-02-11 12:34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양철나무꾼님~~
처음 댓글 감사합니다*^^*

많이 부족한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저야말로 양철나무꾼님 서재에서 좋은 글 많이 읽고 있어요.
앞으로 자주 뵈어요~ 꾸우벅 (__)

icaru 2015-02-13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렇게 해서, 김훈 단편 하나를 단발머리표 썸머리로~ 촵촵,,, 꿀꺽 소화~
시키지도 않은 작은 고백을 하자면,,, 저는 작가 김훈 님의 글은 십년전 교과서에 실린 자전거기행이 전부예요..
아아... 밥벌이의 괴로움도 있군요.. ㅎㅎ 근데 그건 김훈은 컴맹이고, 운전면허도 없다,, 라는 밖에 기억 나는게 없는거있지요. ㅠ,ㅜ)
밑천 드러나는 이런 고백~~ ㅎㅎ
아,,뚝불 참 맛나보인다~

단발머리 2015-02-14 09:19   좋아요 0 | URL
김훈님은 컴맹이고 운전면허도 없어야지요. 사람이 너무 가진게 많으면 안 됩니다.
조금 부족한 구석도 있고 그래야지요.ㅋㅎㅎ

저는 <자전거기행> 새로 나왔을때 준비시켜 놓았는데 아직 시작을 못했어요.
역시, icaru님은 십년 전에. 주로 icaru님은 십년전에... 진심 부러워요. *^^*
 
그 후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8
나쓰메 소세키 지음, 노재명 옮김 / 현암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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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이 얘기는 남편한테는 못 하겠어요. 책 살때 그렇게 반대를 했는데. 제말 한 권만 다 읽어보고 사라고... 언니한테만 말해야겠어요. 소세키는 아무래도 제 스타일이 아닌가 봐요. 재미가 없어요.” 

아름다운 나쓰메 소세키 시리즈 8권까지 구입을 완료한 상태에서, 『풀베개』만을 완독한 상태에서, 『산시로』를 읽다 포기한 상태에서 내가 말했다.

소세키 전작, 하루키 전작, 밀란쿤데라 전작을 읽었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김연수도 혀를 내둘렀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으면서도 “음, 그렇게 쉽게 읽히지는 않지.”라고 말하는 H언니가 말했다. 그렇지는 않을 거야. 언니는 『그 후』를 먼저 읽어보라 했다. 나는 소세키 작품은 ‘『산시로』-『그후』-『갱부』’의 순서로 진행해야 하기에 그건 안 된다고 했다. 하지만, 그렇게 했다간 나쓰메 소설 6권은 영원히 햇빛을 보지 못하게 될 것 같아 언니의 추천대로 『그 후』를 읽기 시작했다. 옳은 선택이었다.

이런 문장들에서 나는 무릎을 탁 하고 친다. 이런 문장을 쓰는 소세키를 두고 스타일 운운했던 사람은 누군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아니다. 나는 소세키를 좋아한다.

그런 형과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극이 없는 대신에 부담스럽지 않고 마음이 편해 좋았다. (83쪽)

다이스케의 입장에서 세이고는 손잡이가 없는 주전자 같은 존재로, 어느 쪽으로 손을 내밀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85쪽)

 

“젊은 사람이 그런 실패를 하는 것은 전적으로 성실성과 일에 대한 열정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나 역시 지금까지의 경험에 비추어볼 때, 그 두 가지가 없었다면 당연히 성공하지 못했을 게다.”

“성실성과 열정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겠지요.” (49쪽)

 

다이스케는 매사에 서두르거나 매이는 일이 없다.

“자네 전화 좀 걸어주게. 집으로”

“아, 본가에 말입니까? 무슨 말을 하죠?”

“오늘은 약속이 있어서 찾아뵙지 못하고, 내일이나 모레쯤에는 반드시 찾아뵙겠다고 말씀드리게.”

“어느 분께 말씀드리죠?”

“아버지가 여행에서 돌아오셔서 할 말이 있다고 잠깐 들르라고 하시는데...... 뭐, 꼭 아버지가 아니어도 되니까 아무에게나 그렇게 전하게.” (26쪽)

 

내가 좋아하는 건 소세키만이 아니다. 나는 다이스케도 좋아한다.

그는 언제나 무사태평이다.

“돈 버는 일이 싫다면 그걸로 좋다. 돈을 버는 것만이 일본을 위한 일은 아닐 테니까. 돈을 벌지 않아도 좋아. .. 그러니까 뭔가 하려고 노력해 보거라. 국민의 의무로서 말이야. 이제 너도 서른이 아니냐.” (48쪽)

 

돈 벌지 않아도 좋으니 무엇이든 해보라는 아버지의 충고에 네, 네, 대답하기는 해도 다이스케는 아버지의 말을 그대로 따를 생각이 전혀 없다.

왜 일을 하지 않느냐는 친구의 물음에 대해서는 자신은 자기 자신만을 위해 살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스스로도 너무 무사태평이라고 생각할 정도다.

그랬던 다이스케가, 소극적이고, 내면지향적이며, 유약해 보이는 다이스케가 다른 사람이 되어 버린다. 그의 변화는 가히 ‘변신’이라고 할 만하다.

다이스케는 어려움에 처한 친구의 아내 미치요를 돕고 싶어한다. 그녀를 생각하고, 그녀를 가여워하며, 그녀를 위한다. 그녀를 위해 무엇이든 하고 싶어한다.

다이스케가 자신의 마음을 확인하게 된 건 그녀와 함께 있을 때였다. 두 사람이 같은 공간, 같은 자리에 있게 되었을 때, 다이스케는 깨닫게 된다. 두 사람이 이렇게 같이 있는 건 위험하다는 것을 말이다.

한동안 말없이 미치요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자니 그녀의 뺨에서 점점 핏기가 사라지더니 평소보다 눈에 띄게 창백해졌다. 그제야 다이스케는 미치요와 오래 앉아 있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처음으로 깨달았다. 서로 자연스러운 애정에서 흘러나오는 대화를 주고받는 동안 그들이 무의식중에 세상의 속박을 뛰어넘는 데는 2, 3분의 시간이면 충분할 것이다. (227쪽)

 

비슷한 장면이 떠오른다. 『프랑스 중위의 여자』이다. 

 

그들은 잠시 서 있었다. 여자는 닫힌 문이었고, 남자한테는 열쇠가 없었다. 이윽고 그녀가 다시 시선을 떨구었다. 미소는 사라졌다. 긴 침묵이 그들 사이에 장막처럼 드리워졌다. 찰스는 진실을 깨달았다. 정말로 그는 벼랑 끝에서 한 발짝 떨어진 곳에 서 있었다. 순간적으로 그는 뛰어내리고 싶다고, 뛰어내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팔을 뻗기만 하면 그녀가 아무런 저항도 없이, 열띤 감정으로 호응해 오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의 뺨이 더욱 붉어졌다. 마침내 그가 속삭였다.

“다시는 단둘이 만나서는 안 되겠소.” (262쪽)

 

자연스러운 애정에서 흘러나오는 대화, 두 사람이 함께하는 순간에 그들은 세상의 속박을 뛰어넘는다. 그것은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이며, 또한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다. 가장 흔한 일이며, 가장 희귀한 일이다. 이 일에 대한 모든 이야기는 가장 저급한 이야기이며, 또한 가장 고차원적인 이야기이다. 가장 통속적인 이야기며, 가장 고상한 이야기이다. 뻔히 그 끝이 보이는 이야기이며, 그 끝을 절대 알 수 없는 이야기이다. 자연스러운 애정에 근거한 대화가 두 사람 사이에서 이루어질 때, 이런 일이 일어난다.

이제 와서 적당한 변명을 늘어놓으며 세속적인 형에게 동정을 받으려는 생각은 애당초 없었다. 그는 자신이 옳은 길을 선택했다는 자신이 있었다. 그는 그걸로 충분히 만족했다. 그 만족감을 이해해줄 사람은 미치요뿐이었다. 미치요 외에는 아버지도, 형도, 사회도, 세상 사람들도 모두 적이었다. 그들은 시뻘건 불꽃 속으로 두 사람을 밀어 넣어 태워 죽이려고 하고 있었다. 다이스케는 말없이 미치요를 부둥켜안고 그 불길이 자신을 빨리 태워 없애기를 간절히 바랐다. (322쪽)

 

경제적 도움을 주고 있는 아버지도, 무조건적으로 자신을 돌봐주는 형도, 편안한 현재의 삶을 가능하게 하는 사회도, 자신을 인정해주는 세상도, 이제 그에게는 모두 적일 뿐이다. 자신을 이해해 줄 단 한 사람, 그 한 사람을 얻을 수 있다면, 다이스케는 아버지도, 형도, 사회도, 세상도 떠날 각오가 되어 있다. 불길 속에라도 뛰어들 수 있다.

평소의 다이스케가 이런 경우에 어떤 태도를 취할지는 말하지 않아도 분명했다. 미치요와의 관계를 청산하는 불편을 피하면서 아버지에게 만족을 주기 위해 결혼을 승낙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었다. 다이스케는 그런 식으로 쌍방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 가능했다.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중간에서 애매한 태도로 일관하기란 쉬웠다. 그러나 지금의 그는 평소의 그와는 달랐다. 이제 와서 울타리 밖으로 몸을 반만 내민 채 다른 사람과 악수를 하기에는 너무 늦었다. (284쪽)

 

결국, 다이스케는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중간에서 애매한 태도를 취해왔던 이전의 삶의 태도를 바꾸기로 한다. 이전에는 그런 식으로 쌍방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 가능하고, 편안하며, 쉬운 일이었지만, 미치요를 선택한 지금, 그러한 삶의 방식으로는 살아갈 수 없다. 그는 평소의 그와는 달랐다. 그는 그 모든 불편과 비난을 감수하기로 한다. 그에게 필요한 사람, 그에게 중요한 단 한 사람, 미치요를 위해서다. 그녀를 얻기 위해서다.

옳다, 옳지 않다 했을 때, 그의 행동은 옳지 않다. 바르다, 바르지 않다 했을 때, 그의 행동은 바르지 않다. 하지만, 조용하고 여유롭던 이전의 삶을 포기하고, 편안하고 행복했던 이전의 삶을 뒤로 하고, 일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서둘러 일어서는 다이스케는 의외로 의연하다.

휘청거리며 미치요에게 다가서는 다이스케. 안쓰러운 그의 뒷모습 때문에 마음 한 켠이 서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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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5-02-09 0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로 자연스러운 애정에서 흘러나오는 대화를 주고받는 동안 그들이 무의식중에 세상의 속박을 뛰어넘는 데는 2, 3분의 시간이면 충분할 것이다.>

아...옛추억이 실실~떠오르는 문장이네요.^^


단발머리 2015-02-09 11:51   좋아요 0 | URL
아.... 소세키의 문장이 아무개님에게 옛추억을 떠오르게 했군요.^^

다른 좋은 문장들도 많아요. 요즘 남자주인공들은 잘 쓰지 않는 표현일지 모르지만, 전 너무 좋더라구요.

˝내게는 당신이 필요합니다. 반드시 필요해요. 저는 이 말을 하기 위해서 일부러 당신을 부른 겁니다.˝

다이스케의 말에는 보통 사랑하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달콤한 표현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그의 말투는 그 말처럼 단순하고 소박했다. 오히려 엄숙하기까지 했다. 단지 그 말을 하기 위해 급한 일이라며 일부러 미치요를 부른 것이 유치한 시가 같은 느낌이 들었다. (267쪽)


다락방 2015-02-09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 집에 [그 후] 있는것 같은데 읽어봐야겠어요. 불끈!

단발머리 2015-02-09 12:30   좋아요 0 | URL
움하핫!!!
저는 [그후]의 성공으로 소세키를 이어갈 힘을 얻었어요.
8권 중에 2권 완독, 2권은 읽고 있는 중, 그러고도 4권 남았네요. 저도 같이, 불끈!
 
휴먼 스테인 1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9
필립 로스 지음, 박범수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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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폴에 갔을 때다. 신혼여행과 괌으로의 짧은 여행을 빼면 외국에 나가본 적이 없던 나는 말 그대로 간만의 해외여행에 잔뜩 들떠 있었다. 싱가폴은 어디에 가나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었고, 구경할 곳도 많았다. 하지만, 여러 가지 구경거리 중에 제일 재미있는 구경은 뭐니뭐니해도 ‘사람 구경(?)’이었다.

대부분의 싱가폴 사람들은 중국계이다. 우리와 비슷하게 생겼다고 말할 때, 누가 기분 나쁜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외양상으로는 한국인과 비슷하다. 인도에서 온 사람들이 있고, 취업을 위해 말레이시아에서 온 사람들이 있다. 관광 온 백인들도 자주 눈에 띄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종족 파악이 어려운 사람들(죄송합니다.)도 볼 수 있었다.

그 중에서 내 시선을 잡아끈 사람들은 단연 인도인이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새공원인 주롱새공원에서 특히, 인도인들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할아버지, 할머니, 젊은 남자 한 명, 여자 2-3명, 그리고 아이들로 구성된 가족 단위의 관광객이 많았다. 인도 전통 의상인 사리 또는 사르와즈 카미즈를 입고, 곱게 곱게, 정말 곱게 곱게 머리를 땋아 늘어뜨린 모습은 너무나도 예뻤다. 인도의 젊은 처자도 이뻤고, 인도 아주머니도 이뻤으며, 인도 할머니도 이뻤다.

하지만, 그 중에 제일은 주롱새공원 푸드코드의 한 점원이었다. 카레와 흰 쌀밥, 그리고 또띠야처럼 생긴 넓적한 빵을 주문하러 계산대 앞에 섰을 때, 나는 할 말을 잃어버렸다. (영어를 못해서라고 생각하면 적당하겠다.) 너무 이쁜 인도 아가씨, 정말 너무 예뻤다. 까만 피부는 반짝반짝 자체발광, 눈은 보석처럼 빛나고, 코는 얼마나 오똑한지, 그려놓은 듯한 입술까지. 완벽한 얼굴, 완벽한 비율이었다. 내가 이미 서구적 미인형에 길들여져 있다는 걸 전제하고서라도 정말, 너무 이뻤다. 말을 걸고 싶었지만, 그 아가씨는 조금 피곤해 보였고, 그리고 많이 바빠 보였다. (영어를 못해서라고 생각하면 적확한 판단이다.) 자리로 돌아와, 동생에게 말했다. 야, 진짜, 진짜 이쁘다. 어쩜 저렇게 이쁘냐. 동생이 말했다. 이쪽 애들이 화장 다~~ 하고 나온 것보다, 쟤네 세수만 하고 나온 게 더 이뻐. 왜 아니겠는가, 나는 까만 그녀에게 완전 반해버렸다.

한국에 돌아와 ‘세계의 인종’을 검색해보았다. 인도인은, 이렇게 예쁜 인도인은 도대체 무슨 종족이냐. 코카서스인종, 아르메니아인종, 몽골인종, 니그로인종, 말레이인종, 오스트레일리아 인종. 어디에도 없다. 그리고 검색에 검색을 계속하다가 코카서스 인종, 흔히 백인종이라고 통칭되는 이 인종의 피부색이 다 새하얀 것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인도인들의 선조 중 아리아인이 있는데, 인도․아리아인은 키가 크고 피부는 백색에 가깝고 코가 높고 눈이 깊숙한 용모로 유럽인과 가까운 특징을 보이며, 현재 인도 인구의 70%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추측건대 내가 만난 어여쁜 아가씨는 대부분의 인도인처럼 혼혈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피부가 까만 인도아리아인이었을 것이다. 동생이 말한 ‘검은 백인’이 맞는 말이었다는 걸 확인한 셈이다.

나만 사람구경을 하고 다니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들도, 우리를 구경했을 것이다. 할아버지, 할머니, 젊은 남자, 젊은 여자, 아이 둘. 외모는 싱가폴 사람과 비슷한데, 복장은 너무 자유스러운, 관광객 같지 않은 모습들. 우리도 그들을 구경하고, 그들도 우리를 구경했을 테다. 제일 재미있는 건, 역시 사람 구경이다.

 

아하, 이제 책 이야기를 해야겠다. 잠깐, 주스 한 잔 마시고.

『휴먼스테인』은 내 진정 애정하는 필립 로스의 소설이다. 주인공은 일흔 한 살의 남자로 최근에 아내와 사별한 전 대학학장이자 저명한 고전학 교수 콜먼인데, 그는 요즘 사랑에 빠져있다. 

    

콜먼은 더 잃을 것이 없기 때문에 자유롭게 자신을 내던질 수 있는 거라고 나는 생각했다. 미래가 없으니까. 콜먼은 일흔한 살이고 그 여자는 서른네 살이니까. 콜먼이 그런 관계에 뛰어든 것은 뭔가를 배우거나 계획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모험을 하기 위해서다. 콜먼이 그런 관계에 뛰어든 것은 포니아와 마찬가지로 즐기기 위해서인 것이다. (『휴먼스테인』 1권, 61쪽) 

 

콜먼이 사랑에 빠진 여자는 포니아라는 젊은 처자로서, 콜먼이 전에 학장으로 있던 대학의 청소부다. 콜먼과는 정치적, 사회적, 정신적으로 그 어떤 유사성도 발견하기 어려운 여자다. 그는 그녀에게 완전 빠져버린다. 일흔 한 살 남자와 특별한 관계를 갖게 된 포니아를 위해 콜먼의 모습을 잠깐 보여주는 게 예의라 생각된다.

 

콜먼이 몸에 걸친 거라곤 청반바지와 운동화가 전부였다. 뒤에서 보니 이 일흔한 살 먹은 남자는 채 마흔도 안 되어 보였다. 그것도 날씬하고 건강미 넘치는 마흔 살 말이다. 콜먼의 키는 기껏해야 5피트 8인치를 약간 넘었고, 근육이 울툭불툭한 체격은 아니었다. 하지만 몸 안에 엄청난 힘이 있었고, 고교 운동선수 같은 활력과 기민함, 생기라고 불리기도 하는 적극적인 행동력도 여전히 있었다. ... 전반적으로 콜먼은 나이에 비해 말쑥하고 매력적인 외양을 유지하고 있는 편이었다. 유태인치고는 코가 작은 편이라 턱 쪽에 무게감이 실리는 얼굴이었고, 사람들이 백인으로 착각하는 피부색이 옅은 흑인에게서 느낄 수 있는 살짝 모호한 분위기의 누르스름한 피부에 머리가 곱슬인 유태인이었다. (『휴먼스테인』 1권, 32-3쪽)

 

매력적인 용모의 콜먼, 그리고 신비한 느낌을 주는 포니아. 두 사람을 묶어주는 여러 가지 요소 중 가장 강력한 기제가 섹스인 것은 확실한 것 같다. 작가의 분신 주커먼은 말한다.

섹스는 언제나 삶의 일부인데 “아니, 삶의 일부라고 할 수 없어”라고 어떻게 말할 수 있겠는가? 섹스라는 오염물은 인류를 이상으로부터 분리하고 우리의 물질성을 끊임없이 상기시켜 우리를 구원하는 타락인 것을. (『휴먼스테인』 1권, 68쪽)

 

그동안 콜먼이 가지고 있던 사회적 명망, 노력하지 않아도 바쳐졌던 권위, 사려 깊은 존경의 표현은 모두 하찮은 것이 되어버린다. 그녀를 선택함으로써 콜먼은 자녀에게서, 친구에게서, 변호사에게서, 자신이 속한 지역사회에서 비난과 지탄을 받게 된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하기로 결정한다.

 

포니아가 막 떠나려고 할 때, 콜먼은 마침내 자신이 이 세상 그 무엇보다 이 여자를 갈망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딸도, 아들들도, 포니아의 전 남편이나 델핀 루도 상관없었다. 이것은 단순히 삶이 아니라 삶의 마지막이 걸린 문제다, 콜먼은 생각했다. ... 생기 넘치는 아이 넷을 키우는 데, 전투와도 같았던 결혼생활을 지속하는 데, 고집불통인 동료 교수들을 움직이는 데, 그리고 이천오백 년쯤 묵은 문학작품을 매개로 그의 모든 능력을 동원해 아테나 대학의 평범하기 짝이 없는 학생들을 지도하는 데 무기가 되었던 성실함으로부터 자신을 풀어 놓을 때였다. 이제 이 단순한 갈망을 지침으로 삼아 몸을 내맡겨야 할 때였다. 저들의 비난을 넘어서자. 저들의 고발을 넘어서자. 저들의 평가를 넘어서자. 죽기 전에 저들의 역겹고 멍청하고 분노에 찬 비난이 지배하는 구역 바깥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우자. 콜먼은 스스로를 타일렀다. (『휴먼스테인』 1권, 106쪽)

 

이것이 일흔 한 살의 콜먼, 더 잃을 것이 없는 그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이다.

마지막 사랑 포니아에게 그는 자신의 비밀을 이야기했을까. 물론 콜먼은 그의 비밀을 이야기했을 것이다. 하지만, 포니아는 그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였을 것이다. 그는 그녀를 포기할 수 없다. 그녀의 전남편 레스터 팔리로부터 살해의 위협을 당하는 순간에도, 그는 그녀에게 집착할 수 밖에 없다. 이 세상에 그와 비밀을 나눌 사람은 오직 그녀, 포니아 단 한 사람 뿐이기 때문이다. 

 

대체로 수려한 외모의 엘리트로 그려지는 혼혈 흑인 주인공은 이른바 ‘비극적 혼혈(tragic mulatto)'로서 첫 미국 흑인소설인 『클로텔』에서부터 전통적으로 등장해온 가장 대표적인 한 유형이다. (『한때 흑인이었던 남자의 자서전』, <해설> 천승걸, 204쪽)

 

콜먼은 외모로 보았을 때, 흑인인지 백인인지 구별이 모호한 사람이다. 사춘기 시절, 콜먼은 누군가 일부러 묻지 않는다면 굳이 자신을 밝힐 필요가 없다,는 권투 코치의 조언을 듣는다. 군대 입대 지원서에는 자신을 ‘백인’이라고 표기해 백인으로서 군생활을 했지만, 술을 마시고 사창가에 들어갔을 때는, 흑인이라는 이유로 쫓겨나고 만다. 미국 남부지방에서의 ‘한방울 규칙(one-drop rule; 조상 중에 흑인의 피가 조금이라도 섞였으면 흑인으로 간주했던 제도)’에 의하면, 그는 흑인이다. 피부색이 하얀, 흑인. 하얀 흑인. 비극적 혼혈.

콜먼은 사랑하는 여자에게 자신의 존재를 솔직히 고백했다가 거절당한 경험이 있다. 한 때 사랑했던 흑인 여성이 있기는 했지만, 그녀와 결혼할 수는 없었다. 그녀로서는 만족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마음에 드는 여성, 마음에 드는 백인 여성과 결혼하기 위해 콜먼은 자신의 가족과 절교한다. 오직 백인으로서만 살기로 결정한 것이다.

 

’비극적 혼혈’이란, 1840년부터 19세기와 20세기 미국 문학에 등장하는 전형적인 캐릭터이다. 이들은 ‘백인 세계’나 ‘흑인 세계’ 어느 곳에서도 적응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에, 슬프다 못해 자살충동을 느끼기도 하는 삶을 살 것으로 여겨지는 혼혈인, 물라토를 말한다. (Wikipedia, 'tragic mulatto')

 

콜먼은 ‘백인’으로 살기로 선택한다. 어머니와 작별인사를 하고, 형과 절교한다. 자신의 아내와 자녀들에게 자신이 가공한 선조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스스로를 백인으로 설정한다. 그의 인생 말년에 찾아왔던 비극은 그의 선택에 대한 가장 적확한 ‘응답’이다. 오만하고, 자신감 넘치며, 지적이고, 전혀 흠 잡을데라고는 없는 완벽에 가까운 인간의 전형, 콜먼 실크. 그는 자신의 선택에 대한 대가를 치른다.

 

 

이 남자는 다르다.

두 번째 학기가 끝나갈 무렵의 어느 날, 교장 선생님이 우리 반 교실로 들어와서 선생님에게 뭐라고 이야기한 후 무슨 이유에서인지 몰라도 이렇게 말했다. “백인 학생들은 잠시 모두 일어서주세요.” 나는 다른 학생들과 함께 일어섰다. 그러자 선생님이 나를 쳐다보았다. 그러고는 내 이름을 부르며 말했다. “넌 잠시 앉아 있다가 나중에 다른 아이들이랑 함께 일어나라.” 나는 선생님의 말을 잘 알아들을 수가 없어서 “선생님, 뭐라고 그러셨어요?”라고 물었다. 선생님은 좀 더 부드러운 어조로 같은 말을 반복했다. “지금은 앉았다가 나중에 다른 아이들이랑 함께 일어나.“ 나는 멍해진 채로 앉아 있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한때 흑인이었던 사람의 자서전』, 19쪽)

 

그 날 저녁, 눈물로 범벅이 되어 집으로 돌아왔을 때, ‘나’는 비로소 알게 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라 굳게 믿고 있던 어머니의 생김새가, 어머니의 피부색이 자신이 어울리는 많은 사람들의 그것과는 다르다는 걸 말이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스스로 받아들이기 시작했을 때, ‘나’에게는 사랑하는 여인이 생긴다. ‘나’는 사랑하는 여인 앞에서 또 다시 망설인다. 그도 콜먼처럼 그녀를 잃게 될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나는 모든 걸 이해했다. 그래서 그녀를 내 품에 안고 싶은 욕망을 물리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그 순간 수많은 행복의 희생제단이 되어온 그것, 즉 ‘의무’라는 것이 생각났다. 그래서 그녀의 손을 내 손에 꼭 쥔 채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그래요, 정말 사랑해요. 하지만 당신한테 해야 할 말이 더 있어요.” 그러고는 무슨 말을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지만 하여튼 사실을 털어놓았다. 그녀의 손이 싸늘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녀를 올려보았을 때 그녀는 마치 처음 보는 물건이기라도 하듯 황량한 시선으로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의 이상한 눈빛 아래서 나는 내 피부가 검어지고 얼굴이 두툼해지고 머리가 곱슬머리로 변하는 것을 느꼈다. ... 그러더니 (그녀는) 머리를 피아노에 떨어뜨리고 가냘픈 몸이 떨리도록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한때 흑인이었던 사람의 자서전』, 192쪽)

 

두 사람은 오로지 사랑의 힘으로 둘 사이의 장애를 극복한다. 결혼을 하고 아주 예쁜 아이들을 낳는다. 이렇게 『한때 흑인이었던 사람의 자서전』은 해피엔딩이다.

『한때 흑인이었던 사람의 자서전』도 물론 그렇지만, 『휴먼스테인』은 다양한 층위를 보여주는 아주 훌륭한 소설이다. 사회적 시선을 뒤로하고 일흔 하나의 나이에 자신의 딸보다 어린 여자와 사랑에 빠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고, 베트남전 참전 용사들이 전쟁터에서 돌아와 미국 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이 얼마나 처절했는지 보여준다. 섹스를 섹스 이상의 것으로 만들지 말라는 포니아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글자를 읽는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내가 읽은 얼마 되지 않는 책들 중, 꼭 다시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마지막으로, 여러 번 읽었던 문장을 적어본다.

살아 있으라,고 말하는 이 잔잔한 외침은, 단순히 견디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으라,고 말하는 이 조용한 외침은, 평화로운 목가적 풍경 속에서 들려온 이야기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이 외침은 울림의 강도가 결코 작지 않다.

인간 유형들 간에 나타나는 광범위한 불균형에 대한 나의 매혹, 성관계 방식이 지닌 비획일성과 가변성과 넘치는 불규칙성에 대한 나의 매혹, 인간과 소라는 대단히 구별되면서도 거의 구별되지 않는 우리에게 살아 있으라고, 그것이야말로 난제이자 삶이 지닌 무의미한 의미심장함이니, 단순히 견디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으라고, 계속해서 받고 주고 먹이고 젖을 짜고 진심으로 인정하라고 하는 명령에 대한 나의 매혹, 이 모든 것이 수만 개의 세세한 인상으로 현실처럼 기록되었다. (『휴먼스테인』 1권, 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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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2-01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국인이 지나가면 일부러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해요. 피부색과 외형이 우리나라 사람들과 달라서 시선을 많이 받기 쉽잖아요. 괜히 뚫어지게 쳐다보면 외국인 입장에서는 불편하게 느낄 것 같아요.

단발머리 2015-02-01 19:30   좋아요 0 | URL
네~~ 저도 그럴때가 많아요.
척 봐도 관광객인 경우는 눈이 마주쳤을 때 그냥 가볍게 미소지을 수 있는데(어제 지하철에서 그랬거든요.)
이 곳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의 경우에는, 뭐랄까, 그 사람들도 한국 사람들 같아요.
모르는데 아는 척 하면 이상하게 여겨지고요.
cyrus님 말씀처럼 그런 시선을 싫어할 수도 있구요.

다락방 2015-02-01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먼 스테인 짱 재미있겠어요!! >.<

단발머리 2015-02-02 08:40   좋아요 0 | URL
네, 완전 킹왕짱 재미있어요.
저는 최근에 읽은 필립 로스의 작품 중에는 이 작품이 제일 좋아요.
곧 바뀔지도 모르지만요. >.<

라로 2015-02-02 0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페이퍼 읽고나니 휴먼스테인 안 읽어도 읽은 것 같아요~~~~ㅋㅎㅎ

단발머리 2015-02-02 08:48   좋아요 0 | URL
아.... 아닙니다요.
실제로 읽으시면 제 페이퍼 100배의 즐거움을 얻으실 수 있을거예요, 비비아롬나비모리님.

참, 비비아롬나비모리님, 아롬님이라고 불러도 될까요?~~~~~~
비비아롬나비모리님을 옛날부터 알고 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좋아서요. 헤헤, 아롬님~~~

아무개 2015-02-02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방울 규칙`이 미국 남부에서만의 규칙인가봐요?
전 미국의 법이나 뭐 전체가 다 인정하는 규칙인줄 알고 있었다는 ㅎㅎ

저도 아롬님처럼 단발머리님 페이퍼 읽은걸로 휴먼스테인은.....^^:::::


단발머리 2015-02-02 12:06   좋아요 0 | URL
저는 이 `한방울 규칙`을 정확히는 모르는데요. 이 책 읽으면서 찾아봤는데, 사전에는 그렇게 나와있더라구요.

미국에 안 가본 제 생각으로는요.
외양이 중요한것 같아요. 일단 우리가 오바마를 보면 딱! 흑인으로 인식하잖아요. 헷갈릴게 없지요.
근데, 주인공 콜먼 같은 경우는 사실, 가족들 모두 흑인이고, 책에는 `피부색이 옅은`으로 나오던데요.
흑인 정체성을 가지고 있죠.
하지만, 콜먼은 백인으로 살고 싶어서 백인 아내를 맞이했구요. 아이들은 모두 백인. 일단 겉으로는요.
과거를 숨긴데 성공하죠.

아.... 읽으셔야됩니다. 넘넘 재미있어요.

icaru 2015-02-02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읽고 싶어요!!!
두권짜리인거예요??

단발머리 2015-02-02 12:06   좋아요 0 | URL
읽으시면 후회없으실겁니다.
두 권입니다. 근데 두껍지는 않구요.

사람들이 다 아는 필립로스를 전 작년 말에 발견해서요.
하아.... 하고 있습니다, 요즘에요^^

icaru 2015-02-02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모.. 이름만 익숙한 작가입네당 ㅋㅋ

단발머리 2015-02-02 12:11   좋아요 0 | URL
저는 얼굴에 익숙해지고 싶은 작가예요.
제 스타일입니다. 푸핫~~~~~~

책읽는나무 2015-12-31 0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북플에 님의 요글 읽어보라라고 뜨네요?^^
필립로스!!
저의 2016년 도전해볼 작가에요
님 덕택입니다^^

단발머리 2015-12-31 19:30   좋아요 0 | URL
아핫.... 그렇군요.^^
이 책을 읽으며 행복하게 책장을 넘겼던 때가 어제같은데, 올초에 읽었던 책이네요.
정말.... 시간 이렇게 빨리 가는건가요?

책 읽는 나무님도 필립 로스를 좋아하시게 될지, 어떤 책을 가장 좋아하실지 벌써부터 궁금해지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