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밀란 쿤데라 지음, 박성창 옮김 / 민음사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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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수나 책의 수는 모르겠지만, 침략에 고통 받던 역사와 그 속의 사람들을 제재로한 문학은 한국에 비해 동유럽과 남미가 세계적으로 알려진 것은 월등히 많은 것 같다. 세계 속 한국 문학의 위치를 모르는 나에게는, 그런 것을 다루는 한국 문학은 거의 없는데 비해, 동유럽에는 카프카, 밀란 쿤데라와 같은 작가들이 남미에는 마르케스 등의 작가가 있다. 한강 작가님이 채식주의자로 세계적인 상을 받아서 그나마 소년이 온다도 사람들이 조금 알지 않을까 생각하는 정도다.

아무튼 그래서 나는 동유럽, 남미 작가들이 부럽다. 아니 그런 작가들을 가진 그 나라가 부럽다. 과거를 울림 있는 큰 목소리로 이야기할 수 있어 부럽다.

나는 인스타그램을 하며 프라하의 카를교를 꼭 가보고 싶었다. 저녁이 막 지난 등불이 즐비한 그 카를교를 그대로 담고 싶었다. 수전 손택은 무어라고 나무랄지 모르겠지만.

하지만, 그것이 20을 세개가진 체코인에게는 인위적으로 꾸며진 것. 20년 독립에 20년 공산당 그리고 공산당이 물러난 20년, 그 마지막 시절에 상품화되어 빛난. 그래서 고난을 함께하지 않았기 때문에 망각되어진 망명자들이 돌아왔을 때 거짓환대 속에서, 추억하는 예전 체코의 마지막 경계 너머에 있는 화려만 카를교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아름다운 카를교를 담겠다는 꿈을 꾸도 있던 내 손은 무안해졌다.

그저 아름다운에 홀리고 들떠있던 내 손을 무안하게 만든 그것을 전하는 퍼트리는 그런 작가들이 있는 체코가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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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란 쿤데라의 향수

이승우의 사랑의 생애

밀란 쿤데라와 이승우 모두 엄청나게 아주 많이 굉장히 좋아하는 작가이다.

두 작가가 각자의 책에서 두쌍의 연인을 서사하고 있다.

내 안에서의 두 작가의 최근 시합 전적은 이승우가 앞서있었다.


밀란 쿤데라의 무의미의 축제는 앞부분의 이야기가 남아있을 뿐, 내용 자체가 기억나지 않는다.


이승우의 생의 이면과 식물들의 사생활은 아직도 머리와 마음이 얼얼하다. 내 몸에 두 책을 눌러 각인을 찍어둔 것처럼 세월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감상이 남아있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역전되었다.

아름다운 가게에서 산 향수는, 그래서 누가 팔아버릴 만큼 별로인가라고 생각했던, 예상을 뒤엎고 첫장부터 굉장히 몰입되었다.


그리스어로 귀한은 노스토스 <nostos>이다. 그리스어로 <알고스algos>는 괴로움을 뜻한다. 노스토스와 알고스의 합성어인 <노스탈지> 즉 향수란 돌아가고자 하는 채워지지 않는 욕우에서 비롯된 괴로움이다. p 10


난 이문장에 완전히 반해버렸다. 체고인에게 20이라는 숫자가 세번의 20년이라는 역사전 기간으로 의미를 가진다고 한다.


1913년부터 1938년의 독립국가 기간

1948년부터 1968년까지의 모스코바에서 들어온 공산주의 혁명

1969년부터 1989년 공산주의가 물러간 기간


여기에 또한번 매료되었다.


두 망명인이 고국으로 돌아가면서 그들의 연인, 처, 남편들간의 이야기는 역사의 대서사시에서 방황하고 버림받고 비난받고 거짓 환대 받는 이야기와 버무러져 최고의 서사를 촌철살인같은 인상 깊은 철학적 문장들과 해내고 있었다.


그런데, 사랑의 생애는 이승우도 무라카미처럼 늙은 작가가되어 청춘의 남여지사를 그저 뽐내며 그리워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어느 순간 내가 할 수 있는한 최대한의 속도로 눈으로 광속독을 하고 있었다.


두 책 모두 현재 반정도씩 읽었다.

무례한 중간 서평일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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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19-10-12 18: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글을 보고 나니 향수 등등 쿤데라 할배 책을 다시 한 번 주욱 둘러봐야 겠습니다. 할배에게 내맘대로 내맘 속 노벨상을 수여합니다.ㅎㅎㅎ

초딩 2019-10-12 20:49   좋아요 1 | URL
넵! 저도 노벨상을 수여합니다~ 쿤데라 할배 좋아하시겠어요. 노벨상을 두번 받게되어서요 ㅎㅎ
좋은 저녁 되세요~
 
인간을 탐구하는 수업 - 스탠퍼드 9가지 위대한 법칙
사토 지에 지음, 송은애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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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세계 최고의 스텐포드 경영대학원에서는 무엇을 가르치는지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제목대로, 최신 트렌드가 아닌 인간 자체에 대한 탐구를 하고 그것을 전한다고 한다.

어떤 사람을 뽑는지 보면, 무엇을 강조하는지 알 수 있다. 지원자가 꼭 제출해야하는 작문의 주제는 십년이 넘도록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이다.

제1부에서는 스텐포드에서 가르치는 것들에 대해 다룬다.

스토리, 단순화의 법칙, 인간이 기억하는 한계인 7+-2, 선택지가 많은 것에서 오는 인간의 한계 (승인을 얻고 싶은 회의는 모두 피곤한 저녁에), 사소한 일에 신경을 빼앗겨서는 안되는 것 등 많은 것을 다룬다. 인간적인 것들을.

혁신의 3가지, 1. 파괴적 혁신, 2. 지속적 혁신, 3. 효율화를 위한 혁신.

일본 기업이 파괴적 혁신을 하지 못해 파산하는 예도든다. 그 파괴적 혁신이란 "가격이 비싼 제품을 일반 대중용 제품으로 바꾸는 혁신"을 말한다. 

그리고,

사람은 이득보다 손해 보기를 싫어한다.

커뮤니케이션의 AIM (Audience, Intent, Message)

뇌종양에 걸린 여성의 테드 3분 스피치에서 한 말

"3년 후에 아마도 저는 이 세상에 없겠죠. 살아있는 여러분은 3년 후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p315

와 함께 다양한 기업 사례와 스토리를 말해준다.

그리고 제2부에는 명상, 마음 챙김 (Mindfulness)와 연민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다룬다.


저자는 오랜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100편이 넘는 논문을 참고했다고 한다.


너무 많은 내용을 전달하려고 한 탓인지, 주제가 산만하다. 후반부 명상 부분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 책 전체가 전달하려는 것 보다는 각 소재들이 단편적으로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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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수 클리볼드 지음, 홍한별 옮김 / 반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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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을 달라는 평가 앞에서 나는 그 전 읽고 있을 때의 평점을 그대로 두는 것 이외의 것을 할 수는 없었다.

컬럼바인 총기사건을 일으킨 아들을 둔 엄마의 이야기에 나는 그 어떤 덧댐도 둘 수 없었다.


두괄식이었으면 좋겠다 - 결론은 없었다.

반복되는 이야기가 줄었으면 좋겠다 - 그 어떤 팩트라는 정의가 이 책에서는 통용될 필요가 없었다.

에릭도 공범이고 저자의 아들인 딜런처럼 다루어져야하지 않을까? - 그녀를 대한 주위에는 그런 이해는 없었다. 가혹하게.

아들의 변화를 메시지를 모를 수 있다고하지만, 그래도 그런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는가.그 가정에서,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총기 난사 사건이 -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저자가 부모로써 무언가를 더했어야하거나 덜했어야하는 것은, 다른 부모에게는 다행히 나는 그러지 않았네 정도의 일일 뿐이다.

미국에는 총이 있어서 그래서 이렇게 일어나지 않았을까? - 총기가 허용되지 않았어도 비슷한 처참한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그 학교가 아니었다면 - 그 학교가 아주 특별한 사회 환경에 있지도 않았다.


문학, 교육, 명상, 경험, 이런 모든 것들은 공감하고 이해하는 것을 존재 이유의 한 큰 틀로 잡고 있다.

그래서 '엄마'는 썼다.

'엄마'가 자기 '아들'에 대해 끊임 없이 쓰고, 반복하고, 하소연하고 애절하게 전하고 싶어 하는 것은, 그 것의 형식이나 기법이나 방법을 탈피하게 한다. 

이 책이 소설이 아니라서 나는 더 어렵고 힘들다. 

이 책이 전문적으로 직업으로써 글을 쓰는 사람이 쓰지 않아서 더 마주하게 애쓰고 싶고, 문장이나 단락이 아닌 책 자체로 아니 그 아들의 '엄마'로 대하고 싶다.


내가 했던 대화들, 내가 가졌던 감정들, 내가 반응했던 것들 그것을 안타깝게 돌이켜본다. 보게했다.

그리고 그녀가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라고 써던 것을 안고 한 번 더 위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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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 제10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천명관 지음 / 문학동네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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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의 강산무진을 읽고 난 후, 접하게 되었다. 읽게 되었다. 김훈의 글과 서사에 비해 천명관의 고래 속 그것들은 변사 또는 이야기꾼의 나레이션이었다. 이런 단어들이 쓰여져서 출판되어도 되는지 그리고 문학동네소설상의 수상작에 끼여져 인쇄될 수 있는지 의아해했다.

심사평을 읽고나니, 왜 이런 서사에 익숙한지 왜 이런 속어 같은 단어들과 그 단어들을 입고 있는 인물들과 그들의 죽음 그리고 영혼의 등장이 반가운지 알았다. 남미 소설을 닮은 것이다.

책의 마지막에 고래가 일으키는 갑자스러운 파도 같은 것이 밀려온다고했는데, 난 그 파도를 타지는 못한 것 같다. 좀 더 플롯을 통해 충격적이거나 아련한 아니면 무너져내리는 사실을 마주하기를 바랐는지 모르겠다. 노파와 금복과 그 주위 인물들과 사건들이 세대에 걸쳐 춘희가 만든 어마어마한 벽돌로 퇴적되고 그것은 다시, 또 다시 극장을 만들면서 변형되어 사라졌다.

이야기꾼이 정신 없이 쏟아내는 말들이 리듬을 타서 재생되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처럼, 고래 속의 말들과 사실들 결과들이 정교하게 의도된 것처럼 보이지 않고 관성에 의해 윤활유처럼 생산된 것 같아. 하나하나를 곱씹어 보기는 싫었다.

하지만, 심사평처럼 인터뷰처럼 고래는 어리둥절하게 만들었고, 몰입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작가의 소감은 그럴 줄 알았다를 태연하게 말하고 있는 것 같다.

고래는 워싱턴 IAD 출장을 가는 14시간의 비행속에서 잠과 와인/위스키와 함께 대부분을 읽었다. 볼티모어 학회에 도착해서 찍은 사진도 하나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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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9-10-04 20: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 멋있어요. 초딩님, 편안한 저녁시간 되세요.^^

초딩 2019-10-04 20:34   좋아요 1 | URL
아 감사합니다 :-) 서니데이님도 행복한 저녁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