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버 여행기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7
조너선 스위프트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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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복 1시간 30분가량의 출퇴근 시간에 영어 팝 캐스트를 듣는데, 예습 복습을 제대로 하지 않고, 집중도 잘되지 않아, 출근 또는 퇴근 한 번은 오디오 북을 듣고 있다. 알라딘 전자책의 TTS (Text To Speech)로 듣는데, 정말 참기 힘든 기계음이다. 글자가 뭉쳐서 낭독될 때는 무슨 말인지 모르고, 외래어라도 갑자기 튀어나오면 이만저만 난감할 때가 아니다. 그래서 오디오 북 앱을 몇 개 다운받아 보았다. 월 구독료를 내지만 첫 달은 무료이고 언제든 구독 취소할 수 있으니 시험 삼아 윌라와 릴리의 서재를 써보았다.

책을 요약해주는 것은 듣지 않는다. 요약이 어떤 때는 전혀 다른 책을 만들어내는 것을 경험해서 기피하게 되었다.

아무튼, 릴리의 서재는 유명하지만, 대부분이 TTS로 알라딘 전자책 TTS보다 아주 조금 나았다. 음, 그냥 똑같다는 말이 더 맞겠다. 활자도 제공하는데 전자책 UI와 기능이 만들다 만 것 같았다. 형편없다는 말이다. 릴리의 서재를 이용하는 것보다는 알라딘 전자책을 보며 TTS를 듣는 게 당연히 좋겠다.

윌라는 모두 성우가 낭독한 오디오북이다! 윌라와 릴리의 서재 둘 다 책이 아주 많지는 않으니, 성우가 낭독하는 윌라가 너무 좋다. '문이 닫힙니다' 가 아주 인간적으로 느껴지게 만다는 거친 TTS를 듣다, 배경음악까지 깔리고 감정이 느껴지는 성우의 낭독을 들으니 정말 좋았다. 그런데 아.... 정말 오디오북이다. 윌라의 오디오북은 정말 순수하게 오디오 북이다. 활자가 없다는 말이다. 앱을 지우려다, 생각해보니 월 13,500원에 윌라에 제공하는 모든 오디오북을 들을 수 있으니, 월 구독하고 알라딘 전자책은 전자책대로 구매해서 보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오늘 걸리버 여행기를 샀다. 정확히는 윌라는 정기구독이니 그냥 듣기 시작한 것이고 똑같은 출판사를 찾아서 알라딘 전자책으로 샀다.

퇴근길에 들었는데, 정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리고 집에 와서 이어서 읽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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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의 역사
프레데리크 루빌루아 지음, 이상해 옮김 / 까치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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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0년대에 '톰 아저씨의 오두막 (Uncle Tom's Cabin)'이 판매 부수 과장 광고를 통해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는 사건으로 이 책은 시작한다.

이처럼 광고로, 검열이나 소송, 저자의 사망과 같이 책과 관련한 사건으로, '나의 투쟁', 마오쩌둥 어록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과 같은 정치적인 도구로, 절대적 1위인 성경과 같은 종교적인 이유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처럼 시대상을 잘 반영해서, 또 최근 책 소개 프로그램처럼 오프라 윈프라와 같은 프로그램에서의 소개로, 거대한 북클럽에서의 선정으로, 콩쿠르나 퓰리처 같은 상으로, 그런 많은 이유로 베스트셀러가 된 책을 그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라고 생각되는 것을 분류해서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그 설명을 수공업 시대, 대량 생산 시대, 그리고 한 저자가 전 세계적으로 수억 부씩 파는 메가 베스트셀러 시대로 나누고, 대륙별로도 나누어 다양한 관점에서 해나간다.

저자가 이 많은 그리고 친분이 있지 않으면 얻기 힘든 정보들을 어떻게 모두 모아서 집대성했는지 의아스러울 정도이다.

그리고 마지막 장은 왜 독자는 읽는가? 그것도 베스트셀러를 이라는 질문의 장이다. 사람들이 구매한 책을 얼마나 읽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책에 연락하면 5달러를 드린다는 메모지를 끼워 놓은 실험을 했는데, 한 단 한 명에게도 연락이 오지 않았다는 실험의 결과를 거론하며 '파뉘르주 콤플렉스'를 이야기한다.


"모든 것이 속물근성에 의해서 시작되었다", ... 속물의 정의인 "줄을 지어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뛰어내리는 [...] 파뉘르주의 양' p249


나도 그 책을 소장하고, 읽을 것이고, 읽는 중이고, 읽었다고 내 주위에 또는 나에게 말하고 싶어 구매하는 베스트셀러 구매자들을 말한다.


"언젠가, 나중에, 아마도" p269


베스트 셀러 코너에 잘 머무르지 않지만, 책도 소비자가 구매하는 '상품'이라는 사실을 불편하게 일깨워줘서 씁쓸하기도 하고 살짝 화도 난다.

하지만, 책은

"우리가 딱 하나 아는 것이 있다면 우리가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다는 것." p318

로 변명과 양해를 구하며 마친다.

고전은 시대를 초월한다고 들었다. 그리고 이 책의 많은 베스트셀러는 그 책의 시대에 머물고 사라진다.

그렇다면, 나는 고전과 내 시대를 잘 반영하는 베스트셀러 정도를 읽으면 되겠다고 편하게 생각하며, '고전의 역사'와 같은 책이 없는지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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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고전에 심취해있다 한국문학을 읽기 시작했을 때의 '감격'은 한글의 아름다움과 멋짐이었다. 한강, 이승우, 김훈이 그 환희의 주역이었다.

한강 소설에서 뺨을 한 대 한 대 맞는 구절처럼, 한강은 내 가슴을 속수무책으로 정확하고 강렬하게 아주 깊숙이 찔렀다.

그리고 김훈의 강산무진 아름다운 노랫가락처럼 글들이 물 흐르듯이 흐르다 갑자기 다급하고 갑작스러운 파도처럼 나를 때렸다.

그리고 이승우. 식물들의 사생활의 첫 대목은 정신을 차릴 수 없었고, 생의 이면에서는 그의 삶과 그 삶에서 만들어진 정신세계를 몹시 탐구하고 싶었다.

이승우는 나를 완전히 매료시켰다. 저 바닥 아래에 또 깊이를 알 수 없는 심연의 그 끝도 없는 바닥까지 나를 끌어내렸다. 그러다 사랑의 생애처럼 달콤함도 주었다.

우연히 교보문고에서 소설가의 귓속말을 집어 들었다. 표지가 무척 독특했고 그 감촉이 좋았다. 그리고 놀랐다. 그 첫 소재가 빈틈없는 논리로 마지막에 풀이될 때, 나는 말 그대로 입을 딱 벌렸다. 그의 관찰, 논리, 그의 생각 - 그것은 사상이라고 할 만한, 그 모든 것이 질서정연하고 남다르게 줄지어 가는 모습은 경이 그 자체였다. 그는 스피노자와 같이 공리들을 쏟아냈지만, 그것을 이야기로 풀어냈다. 놀랍다.

책을 사는 책을 기다리는 즐거움과 설렘을 주는 세 분께 감사드린다.



이승우








김훈















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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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06-10 10: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국내 작가중 이승우를 가장 좋아합니다!!!

초딩 2020-06-10 11:17   좋아요 0 | URL
동감 공감 입니다 :-) 좋은 하루 되세요~
 
명품 가구의 비밀 - 르 코르뷔지에의 의자부터 루이스 폴센의 조명까지
조 스즈키 지음, 전선영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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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에서 우연히 집어 들게 되었다. 명품 가구의 비밀. 가구에 대한 짧은 지식으로 유례와 족보를 알 수 없었지만, 영화나 드라마의 멋진 집에서 봤던 가구들의 사진들이 가득했다. 지은이 조 스즈키가 직접 가구들을 조사해서 쓴 이 책에서 그 가구들의 사연을 시대순으로 연관성 있게 잘 설명해주었다. 사진이 너무 많지만, 글이 너무 적지도 않게,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잘 만든 책 같다.

서점에 갈 때마다 읽은 것이 벌써 반을 읽었다. 이젠 사야 할 때인가? 처음엔 이렇게 서점에서 가끔 서서 다 읽으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사진과 함께한 이 책을 이제는 주문해서 소장하고 싶어졌다.

가구의 역사와 함께한 이 책의 또 다른 묘미는 가구의 과학이다. 스틸을 쓰면서 어떤 혁신이 있었는지, 그 스틸이 플라스틱에 어떻게 자리를 내주었는지, 그리고 합판이 어떻게 자리매김했는지. 그런 가구의 역사를 가구의 엔지니어링과 함께 이야기해준다.

유명 가구 디자이너들의 일화들까지 정말 명품 가구의 많은 것들을 다채롭게 이야기해준다.


픽스 스탠드로 유명한 "앵글포이즈 램프" (Anglepoise Lamp) 하나 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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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인 가족대화 - 평범한 아이도 지혜롭게 키워내는 행복한 가정의 비결
슈물리 보테악 지음, 정수지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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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어제 나는 이 책을 읽고 북플에서평을 썼다고 북플이알려줬다.

5년이라는 시간의 길이를 느껴보라고 강제했지만, 막연하다.

유대인은 자녀 교육을 잘 시킨다 하여 샀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책을 읽은 지 5년이 지난 지금도 남은 것은 그리고 스스로 화자 하는 것은


한국의 우리는 아이들이 학교나 학원에서 돌아오면

"오늘 뭐 배웠어?" 에 "선생님 말씀 잘 들었어?" 정도에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냈어?" 정도를 물어본다면,

유대인인 그들은

"오늘은 선생님께 어떤 질문을 했니?"

을 물어보는 것이다.


내가 아이였고, 학생이었고, 사회 초년생이었고,

다시 또 시간이 지나서

내가 그 시절들의 카운터파트 (counterpart)가 되어 아이들을 만나고, 학생들을 만나고, 사회 초년생들을 만나보니


"오늘은 선생님께 어떤 질문을 했니?"

가 더 값지게 느껴졌다.


우리가 책을 읽을 때, 몇백 페이지에서 수많은 문장과 단어들을 읽을 때,

그때도 우리는 책에게 저자에게 읽고 있는 나에게

"어떤 질문을 했을까?"


질문은 '능동적'을 넘어 '주도적' 가치를 부여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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