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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가리'
솜털을 붙이고 까만 씨앗이 하늘을 날아갈 준비를 마쳤다. 일년을 수고로움으로 애쓴 결과다. 마른 하늘에 바람따라 낯선 곳으로 먼 여행을 할 꿈을 안고 설레고 있는 모습이다.


모두가 숨죽인 풀섶에서 이때다 하고 여리고 하얀 속내를 드러내고 있지만 부끄러움 보다는 보란듯이 해냈다는 당당함이 앞선다. 깍지가 말라가며 틈을 열기가 무섭게 하나둘 세상으로 나가더니 급기야 부는 바람따라 뭉쳐서 탈출하고 있다. 먼길 날아 새로운 땅에 부디 안착하길 빌어본다.


박주가리는 산과 들의 양지바르고 건조한 곳에서 자라는 덩굴성 여러해살이풀이다. 줄기는 덩굴지어 자라며, 자르면 흰 즙이 나온다.


꽃은 7~8월에 잎겨드랑이에서 난 꽃대에 모여 피며, 흰색 또는 연한 보라색이다. 넓은 종 모양으로, 중앙보다 아래쪽까지 5갈래로 갈라지며, 갈래 안쪽에 긴 털이 많다. 열매는 길고 납작한 도란형, 겉이 울퉁불퉁하다. 씨는 흰색 우산털이 있다.


씨앗에 붙어있는 우산털은 인주를 만드는 데 쓴다고 한다. 이 우산털이 있어 '먼 여행"이라는 꽃말이 제구실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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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컴맹 2016-12-13 16: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작은 주머니에서 한없이 나오는듯 했지요. 솜과 부드러움과 반짝임이
순백의 영혼이긴한데 다중체라는 묘한 그 주머니.
마냥 신기했어요

무진無盡 2016-12-13 21:18   좋아요 0 | URL
손 위에 올려 놓고 후~ 하고 입김으로 날려보내기도 합니다. 어찌나 부드럽게 날던지..^^

21세기컴맹 2016-12-13 16: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먼여행‘이란 꽃말. 탁트인 혜안이 있는 사람이 붙혔겠죠 무릎을칩니다😄

무진無盡 2016-12-13 21:19   좋아요 0 | URL
먼여행..딱 그것이더라구요~^^
 

'사철나무'
선명하다. 늘푸른잎 사이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방법이 이것뿐이라는듯 밝고 붉고 또렷하다. 꽃보다 열매에 주목하는 나무들 중 하나다.


자잘한 꽃이 수많은 벌을 불러올 때에는 미쳐 상상하지도 못했던 열매를 맺었다. 울타리용으로 심어둔 곳에서 꽃으로 핀 열매와 눈맞춤한다.


사철나무는 늘푸른 작은키나무로 잎과 열매가 아름다워 정원수나 울타리용으로 심는다. 해풍과 염기에 강하고 습지와 건조지대에도 잘 자란다. 잎은 줄기에서 마주나고 긴 타원형으로 두텁고 표면에서 광택이 나는 짙은 녹색이다.


꽃은 황백색으로 6~7월에 잎겨드랑이에서 꽃대 끝에 한 개의 꽃이 생기고, 그 밑의 가지에서 갈라져 나와 다시 꽃이 피며 조밀하게 달린다. 열매는 둥근모양이고 10월에 엷은 홍색으로 익으며 4갈래로 갈라져서 씨가 나온다.


사철나무는 이른 봄, 아직 추위가 채 가시기도 전에 연초록의 새잎이 돋아나고, 묵은 잎은 서서히 떨어지므로, '변함없다'라는 꽃말이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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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짜개덩굴'
자잘하지만 두툼한 질감의 잎이 옹기종기 모여 초록을 품었다. 바위에 붙어 한겨울을 날 수 있는 준비를 갖춘 것이다. 초록 속에 감춰둔 붉은 속내를 드러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매서운 칼바람이 부는 날 바위에 바짝 붙어 포자에 색을 더했다. 살아서 포자를 터트려야 후대를 이을 수 있다. 생존의 힘이 어디로부터 시작되던지 모든 생명은 귀함으로 대접 받아야 하는 까닭이다.


콩짜개덩굴은 남부지방의 공기 중 습도가 높거나 주변습도가 높은 곳의 바위나 나무에서 자라는 늘푸른 여러해살이풀로 난대성 양치식물에 속한다. 뿌리줄기는 가늘고 길며, 옆으로 뻗으며, 잎이 드문드문 달린다. 잎은 나엽과 포자엽 두 가지 형태이다.


콩짜개덩굴은 잎의 모양이 콩을 반쪽으로 쪼갠 모양을 하고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름이 소박하지만 거울을 닮았다고 해서 거울초, 동전을 닮았다고 해서 지전초, 바람이 불어도 떨어지지 않는다고 해서 풍부동, 황금으로 만든 갑옷과 같다고 해서 금지갑 등으로도 불리는 등 특이한 이름도 많다.


이와 비슷한 종이 콩짜개난인데, 콩짜개덩굴은 꽃을 피우지 않지만 콩짜개난은 6~7월에 연한 노란색 꽃을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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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손'
바위의 넓은 품에 바짝 붙어 근거지를 확보한다. 푸른색의 가냘퍼보이지 않은 굵은 잎맥이 하얀테두리를 두른듯 선명하다.


태생이 위태롭다. 바위에 기대어 사는 일생이 얼마나 고될지는 짐닥하고도 남는다. 눈, 비, 바람에 뜨거운 햇볕 그리고 얼음 속 냉기를 다 견뎌야하는 것이 위태로워 보이지만 사람의 일생과 무엇이 다를까.


바위손은 늘푸른 여러해살이풀로 관엽식물이다. 잎은 4줄로 밀생하고 달걀모양이며 끝이 실 같은 돌기로 되고, 가장자리에 잔 거치가 있다.


가지는 평면으로 갈라져 퍼지고 표면은 짙은 녹색이며 뒷면은 흰빛이 도는 녹색이다. 습기가 많은 때는 가지가 사방으로 퍼지고 건조할 때는 안으로 말려서 공처럼 되며 습기가 있으면 다시 퍼진다.


바위손이 속해있는 부처손과 식물은 700종이 넘는다고 한다. 한국에서 자라는 부처손속 식물로는 구실사리, 바위손, 부처손, 실사리, 왜구실사리, 개부처손 등 6종이 있다고 한다. 이들 식물은 '비련', '슬픈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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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룩나물'
순하다. 모양도 색도 크기도 바라보는 이에게 한없이 편안함을 전해준다. 과하지 않음이 주는 아름다움이 여기로부터 시작된 것은 아닐까.


하늘에 별이 땅으로 내려와 꽃으로 피었다. 애써 치장하지 않아도 제 몫을 다할 수 있음을 작은 울림으로 전하지만 가슴 속에 오랫동안 남는 힘이 여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벼룩나물은 논둑이나 밭, 길가에 흔히 자라는 두해살이풀이다. 줄기 아래에서 많은 가지들이 나와 땅 위로 퍼져 자란다.


꽃은 4~5월에 흰 꽃이 줄기 끝에 피며 꽃잎과 꽃받침잎은 5장이고, 꽃잎의 끝은 2갈래로 나누어진다.


'보리뱅이', '개미바늘'이라고도 부르며 북한에서는 '애기별꽃'이라고 한다.


봄꽃이 제 때가 아닌 늦가을에 피었다. 가을에서 겨울로 가는 길목에 봄의 무엇이 있나 보다. '기쁜소식'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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