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매 雲竜梅
"매실나무 중에서 저절로 가지가 비틀리고 휘어져 이리저리 흩어진 전체 수형이 마치 용이 구름 속을 헤엄쳐 승천하는 듯한 모습을 닮았다고 운용매 雲竜梅라고 한다."
풍성한 겹꽃에 흰색으로 핀다. 매혹적인 향기까지 일품이니 꽃만으로도 이미 주목받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가지가 구부러진 모습의 특이함이 있어 그럴듯한 이름을 얻었다.
되틀린 가지를 보며 혹, 사람의 욕심이 만든 것은 아닐까 싶어 달갑지 않았는데 원래 그렇다니 나무가 갖은 사연이 궁금하다.
깊게 파고드는 향기에 단아한 모습이 한발 물러서 있어야만 하는 거리감이 있다. 이 거리가 있어 오히려 곁에 두고 싶게 하는 매력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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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덧없이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경험한 만큼의 흔적을 남기고

그 흔적은 때로는 겹으로 쌓인다.

겨울과 봄

어제와 오늘

너와 나

담힘과 열림

냉정과 열정

...

그 사이 어딘가를 서성이며

기억의 공간을 채워가는 중이다.

사람의 마음은 물과 같아서

얼고 녹기를 반복하며

여전히 서툴게 봄으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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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초(개복수초)
언 땅을 뚫고 올라와 기지개를 켜는 꽃과의 눈맞춤을 조금이라도 빨리하고 싶은 성급함에 마음은 늘 산 언저리에 머문다. 긴 시간 꽃을 보지 못했던 몸과 마음이 들쑤시는 탓이리라. 그 마음에 부응이라도 하듯 여전히 겨울인 숲에는 서둘러 노오랗게 불을 밝힌 꽃이 있다.

눈과 얼음 사이에 피어난 꽃을 볼 수 있어 '눈색이꽃', '얼음새꽃', 눈 속에 피는 연꽃 같다고 해서 ‘설연’이라고도 부른다. 이른 봄에 노랗게 피어나는 꽃이 기쁨을 준다고 해서 복과 장수를 뜻하는 '복수초福壽草'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막바지 겨울에 한파가 이어지지만 시간은 흘러 봄으로 가고 있다. 어딘가에는 노루귀도 피었다니 곧어어 다른 꽃들도 반가운 얼굴을 보일 것이다. 섬진강 매화에 이어 올들어 두번째 꽃이다.

꽃을 봤으니 꽃마음으로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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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
"댁의 매화가 구름같이 피었더군요.
가난한 살림도 때로는 운치가 있는 것입니다."

매화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문장이다. 김용준의 수필 '매화'의 첫 문장에 끌려서 기다리고 기다리던 매화 피었다는 소식에 올해 첫 꽃나들이에 나섰다.

100년의 시간이 응축되어 피어난 매화는 서둘러 봄을 맞이하라는 듯 제법 많은 꽃문을 열고 있다. 예년에 비해 더 따뜻했던 날씨 때문이리라.

마주도 보고, 뒤에서도 보고, 내려다도 보고, 올려다도 보며, 때론 스치듯 곁눈질로도 보고, 돌아섰다 다시 보고, 보고 또 본다. 이렇듯 매화에 심취하다 보면 매화를 보는 백미 중 다른 하나를 만난다. 어딘가 다른듯 서로 닮아 있는 벗들의 매화를 보는 모습이다.

눈길에 나귀 타고 탐매探梅에 나선 옛사람들의 마음을 알듯도 하다.

섬진강에 매화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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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6-01-26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봄이 가까이 와 있는 느낌이 듭니다.
 

"알고 있을까 그들 때로 서로 부둥켜안고

온몸을 떨며 깊은 울음을 터트릴 때

멀리서 같이 우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신경림의 시전집2 "쓰러진 자의 꿈"에 실린 시 '나목裸木'의 일부다.

서로, 있는 듯 없는 듯 거리를 두고 마주했다.

확보된 심리적 안정감이 있기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짧지 않은 눈맞춤이 가능한 이유다.

그냥 지나치지 않고 짧은 멈춤을 할 수 있는 내가 좋다.

다 당신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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