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국
우여곡절을 겪으며 바다를 품고 있는 해국은 특별한 기억으로 남았다. 제주도 검은돌 바닷가의 해국은 조금 일러 그 절정을 보지 못했다.

그동안 동해의 울진, 남해의 완도와 서해의 변산 그리고 제주 검은돌 해변의 해국까지 두루두루 보았다. 각기 다른 매력으로 존재감을 뽑내고 있었다. 터전을 떠나 내 뜰에 들어온 해국도 꽃을 피워 아쉬움을 달래주었지만 해국은 바다에서 봐야 제맛인 것을 안다.

나고 자란 환경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바다를 향한 그리움을 온전히 담는 것은 한치의 다름도 없었다. 바다를 향한 그 진한 속내를 품었으니 내 가슴 언저리에 해국 향이 스며들었으리라 짐작한다.

바닷가에 자라는 국화라고 해서 해국이라 하기에 바다를 빼놓고는 떠올릴 수 없는 꽃처럼 내게 해국은 벗들의 따스함을 온몸을 느끼게 해준 꽃이다. 울진과 제주의 벗들을 오롯히 품게하는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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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콩
산길을 걷다 강렬한 색감에 주목하였다. 콩꽃이긴 한데 처음보는 크기와 생김새가 특이했다. 그후로 이곳저곳에서 가끔 보았지만 정작 콩은 보지 못했다.

자주색이나 흰색으로 피는 제비콩은 남아메리카가 원산지로 콩 모양이 남작하다고 편두라고 부르기도 한다. 식용 또는 약용으로 재배하는 덩굴성 한해살이풀입니다.

콩이 주는 이로움에서 주목한 것인지는 모르나 꽃말은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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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5-11-27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네 산길에서 종종 보던 덩굴식물 꽃이었는데, 그 이름이 제비콩이었군요. 감사합니다.
 

자주쓴풀
느지막히 산길을 걷다가 우연히 발견하고 꽃이 필 때쯤이면 매년 그곳을 찾아가 눈맞춤하는 꽃들이 제법 된다. 이렇게 하나 둘 기억해 두고 나만의 꽃지도를 만들어가고 있다.

자줏빛을 띄는 꽃잎이 깊게 갈라져 있다. 꽃잎에 난 줄무늬의 선명함이 전체 분위기를 압도한다. 꽃잎은 다섯장이 기본이지만 네장에서 아홉장까지도 다양하게 보인다.

충청도 어디쯤 물매화 보러간 곳에서 실컷 보았고 귀하다는 흰자주쓴풀도 봤다. 키 큰 풀 속에 묻혀 있어 오롯이 그 본래 모습을 보기에는 아쉬움이 남았었다. 그래서였을까. 황매산 풀밭에서 온전한 모습으로 다시 만났다.

사람과 식물 사이에 형성된 이야기를 보다 풍부하게 해주는 의미에서 찾아보는 것이 꽃말이다. '자각'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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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체꽃
가뭄에 폭염으로 몸살을 앓았던 어느해 여름날 남덕유산에 올라 처음으로 만났었다. 푸석거리는 산길을 따라 걷는 이의 지친 몸을 기대어 쉬는 곳에 옹기종기 모여 핀 꽃이 반가웠다. 그렇게 마음에 들어온 꽃을 올해는 다른 곳에서 만났다.

솔체꽃은 여럿으로 갈라지는 가지 끝에 제법 큰 꽃봉우리를 달고 하늘 향해 하늘색으로 핀다. 안쪽과 조금 큰 바깥쪽에 있는 꽃잎과 더 작은 크기의 안쪽 꽃잎이 각각 달라서 입체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순 우리말의 솔체꽃은 중북부 이북의 높은 산에서 자란다. 비탈진 기슭에서 우뚝 솟아 하늘 향해 핀 솔체꽃을 보고 있으면 무엇을 그리워 하는듯 보인다. 꽃을 바라보는 이의 시선도 어느사이 꽃과 닮아 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는 꽃말이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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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매화
계절마다 피는 그 많은 꽃들 중에 놓치지 않고 꼭 눈맞춤하고 싶은 꽃은 따로 있기 마련이다.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라지기에 눈맞춤에 대한 갈망도 다르지만 꽃을 보고자하는 마음은 같을 것이다. 그 한자리를 차지하는 꽃이 이 물매화다.

춥고 긴 겨울을 기다려 이른 봄을 맞이하는 마음에 매화가 있다면 봄과 여름 동안 꽃과 눈맞춤으로 풍성했던 마음자리에 오롯이 키워낸 꽃마음이 꼭 이래야 한다며 가을에는 물매화가 있다.

흔히보는 물매화와는 달리 순백의 이미지에 방점을 찍을 필요가 있었는지 붉은색의 꽃술이 매력적이다. 내가 사는 남쪽에서는 보기 어려워 먼 길을 나서게 하는 꽃이기도 하다.

올해는 찾아간 때가 적절한 시기보다 늦었지만 볼만큼 봤으니 그것으로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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