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화)삼지닥나무
꽃에 주목하는 요인은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그중에 색이 주는 느낌에 온전히 몰입하게 만드는 꽃이 있다. 강렬한 원색이지만 거부감이 없고 오히려 마음을 이끌어 다독여 주는 것은 인위적인 색으로는 범접할 수도 없는 자연의 색이 주는 매력이다.
삼지닥나무라는 이름은 가지가 셋으로 갈라지는 삼지三枝 모양에 닥나무처럼 쓰인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종이를 만드는 원자재로서 널리 알려진 닥나무보다 더 고급 종이를 만드는 데 쓰이는 귀한 나무로 귀한 대접을 받았다고 한다.
종이를 만드는 주원료인 닥나무는 뽕나무과지만 삼지닥나무는 팥꽃나무과 식구로 서로 다른 종이다.
한겨울에 잎도 없이 제법 큰 꽃봉우리를 내밀어 놓고도 한동안 멈춘듯 가만히 있다. 수없이 많은 꽃 하나하나가 모여 봉우리를 만들어 큰 꽃처럼 보이지만 진짜 꽃은 아주 작아 앙증맞기까지 하다.
일반적인 삼지닥나무가 노랑 꽃봉우리라면 홍화삼지닥나무는 붉은색의 꽃이 핀다. 삼지닥나무의 개량종이 아닌가 한다. 노랑꽃도 주목을 끌지만 붉은색으로 피는 이 꽃은 더 흥미롭다.
노랑꽃을 피우는 삼지닥나무도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지만 붉은색의 꽃이 피는 이 나무는 더 귀하다. 이번 제주도 꽃나들이에서 처음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