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알마 말러 & 구스타프 말러 가곡집 [SACD Hybrid]
말러 (Gustav Mahler) 외 작곡, 레퍼 (Simon Lepper) 연주, 카길 / Linn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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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립적인 음색이란 어떤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음반. 말러가 감정을 자극한다면 노래는 좀 더 또박또박 슬픔을 말한다. 이게 아이러니한 것이 표정없이 눈물을 흘리는 깊은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마지막 곡 교향곡 2번의 그 원광, 최초의 빛을 들을 때는 교향곡의 편성과 다른 명료한 탄식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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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의 추억
사이 몽고메리 지음, 이종인 옮김 / 세종서적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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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대가리는 닭장 구석에 나 있는 구멍에 밖혀 있었다. 누가 닭을 죽였는지 모르지만 그 구멍을 파고 안으로. 침범한 것만은 사실이다. 나는 허리를 굽혀 닭발을 당기다가 누군가가 닭의 대가리 쪽을 물고 있는 현장을 목격했다!!
나는 시체를 끄집어 올렸다. 그런데 구석의 구멍에서 순백의 작은 머리가 불쑥 튀어나왔다. 그놈은 두려움 없는 검은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산족제비였다.
산족제비는 겨울에 털이 희게 변하는 뉴햄프셔의 작은 족제비 종을 일컫는 이름이다. 나는 예전에 이 동물을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산족제비는 몸이 몇 센티미터밖에 되지 않고, 털은 눈처럼 순백색이다.

산족제비는 뒤로 주춤거리지 않고 약 30초 동안 나를 똑바로 쳐다 보았다. 나는 그렇게 사납고, 그렇게 강렬하면서, 그렇게 현재에 충실한 시선을 본 적이 없었다. 산족제비는 동전 한 줌의 무게, 그러니까 150그램 정도 밖에 되지 않을 것인데도 신처럼 두려움이 없는존재이다. 
그들은 주저하지 않고 먹이를 낚아채 간다. 그들은 굴에서 꿈틀거리며 눈 아래에서 사냥하고, 새들이 날아갈 때 공중으로 튀어올라 새를  잡기도 한다. 그들의 작은 심장은 1분에 360번이나 고동치면서 쉴 새 없이 피를 뿜어낸다. 산족제비는 하루에 대여섯 번에서 열 번까지 식사를 해야만 한다. 그러자니 어쩔 수 없이 사납다.

바로 이것이 저 사나운 모습의 산족제비를 만들어낸 배경이다.
사나움은 운명이다. 그 사나움은 그들의 저 눈부신 순백의
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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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잡아 먹을듯 조국을 조리하고 이 와중에 돼지 바이러스의 방역은 뚫리고 열네 살 행복했던 돼지를 드디어 나는 만나고
다른 삶의
다른 풍광의 빛을 보자니
**만도 못한 이 세월을 송진저럼 질질 흘리며 농축하는 건 아니잖나 싶다.
순진함이 이 책의 매력이다. 무시로 재잘거리는 재주는 내 과묵이 피해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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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81
윌리엄 포크너 지음, 김명주 옮김 / 민음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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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줄 수 있는것조차도 난 요구한 적이 없다. 절대로 앤스에겐 요구한 적이 없다. 청하지 않는 것이 내 의무였고, 난 그 의무에 충실했다. 나는 나일뿐이다. 그는 앤스라는 이름을 가진 모양과 소리일뿐이다. 그것만도 앤스가 요구하는 것 이상이었다. 왜냐하면 그는 바라지도 않을 뿐더러, 이름처럼스스로 아무 존재도 아닌 듯 처신하는 앤스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죽었다. 그는 자신이 죽었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나는 하느님의 사랑, 하느님의 아름다움, 하느님의 죄에 대해 캄캄한 땅이 말하는 소리를 들으며 앤스 곁에누워 있곤 했다. 캄캄한 침묵의 소리였다. 그 안에서 말은 행위가 되고, 또 다른 말이 되기도 했다. 

말과 행위가 맞아떨어지지 않을 때 사람들 사이에는 틈이 생긴다. 

늘 그렇듯이 무서운 밤, 거친 어둠으로부터 들리는 거위의 울음소리처럼 언어는 떨어져내린다. 누군가 군중 속의 두 얼굴가리키며, 너의 엄마다 혹은 아빠다 말할 때, 정신없이 그얼굴을 찾아 헤매는 고아처럼, 말은 그것이 가리키는 행위를 찾아 헤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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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잠들지 못한다
함돈균 지음 / 창비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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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의 유무가 아니라 신의 유무가 내 기도의 전부다

p57
‘무신론자‘ 마저도 신을 향해 무릎을 꿇고 호소하지 않으면 안되는 속죄의 시간이 도래했음을 각성하는 자리에서 진정한 기도가 탄생한다. 죄 있는 인간이 신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 기도의 시간이라는 것을 누가 부인할 수 있겠는가. 우리 시대 어떤 시인들은 이미 그 기도를 살고 있다. 지금 시간, 여기가 시인의 연옥이다.
——『문학과사회』 2014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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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정한 짐승의 연애
이응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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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대리만족이다. 눈으로 남을 살아보는 것 특히 남녀의 몸 탐색이란 부분에서 영상 미디어랑은 전혀 다르다. 시각은 사그라질 자극은 주지만 속 감정의 크로키, 음각양각, 수화화나 유화의 질감은 한정된다. 아직 그 부분에서 문학을 넘어서지 못한다. 모르지 냄새와 촉각과 형태를 제공할 극장이 한세기 뒤 나올지도. 암튼 이 소설 속에는 농탕함도 그 뒤의 사막같은 적막도 모두 있어서 여간해선 책에서 손을 놓아 덮기가 힘들다. 여기저기 산재한 지식-잡식들의 활용도 그만의 재주가 분명하고.

무정한 연애와 무지막지한 걸 만드는 어머니, 새벽을 뜻하는 아우로라에서 파생된 새벽이라는 오로라
나도 그에게서 자장을 본다. 빛의 매순간 다른 춤이라니
오래 기대해도 될 이야기 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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