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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연꽃'
이른 아침 해뜨는 시간에 일제히 깨어나던 꽃들을 본 후 일정을 맞추지 못하다 느즈막히 찾아갔다. 어딘가 가면 볼 수 있다는 것이 주는 안도감과 느긋함을 오랫동안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주변에는 노랑색으로 피는 노랑어리연꽃은 쉽게 볼 수 있지만 흰색으로 피는 어리연꽃은 흔하지 않다. 수줍은듯 순박한 미소로 아침햇살에 빛나는 순백의 아름다움을 떠올리며 자생지를 찾아간다.
 
꽃은 흰색 바탕에 꽃잎 주변으로 가는 섬모들이 촘촘히 나 있고, 중심부는 노랑색이다. 일찍 피어 일찍 지는 꽃이라 늦은 오후엔 볼 수 없다. 연꽃이라는 이름을 달았지만 꽃모양도 크기도 확연히 다르다. 크기가 1.5㎝ 밖에 안 되는 작은 꽃이다.
 
아침 고요의 시간에 햇살과 함께 깨어나는 모습은 마음 속에 그대로 각인되어 있다. '물의 요정'이라는 꽃말 그대로의 모습이다. 다시 그 모습을 떠올리며 찾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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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꾹나리'
불갑사 가는 길 가장자리에서 처음으로 만났다. 길을 가다 이 꽃을 처음 만난날 우뚝 선 발걸음은 좀처럼 움직이지 못했다. 세상에 같은 꽃 하나도 없지만 어찌 이렇게 독특한 모양을 갖게 되었는지 신기하기만 했다.
 
한동안 널 다시 보기 위해 숲을 다니면서 언제나 새로운 느낌으로 눈맞춤 한다. 무더운 여름을 건너 숲 속 그늘진 곳에서 곱게도 피었다. 멀리 나가지 않아도 뒷산에서 볼 수 있는 꽃이기에 더 반갑다.
 
뻐꾹나리는 이름이 특이하다. 모양의 독특함 뿐만 아니라 색도 특이하다. 이 색이 여름철새인 뻐꾸기의 앞가슴 쪽 무늬와 닮았다고 해서 뻐꾹나리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이름 붙인 이의 속내가 궁금하다. 뻑꾹나리라고도 부른다.
 
한번 보면 절대로 잊지못할 것처럼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영원히 당신의 것'이라는 꽃말도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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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봉선'
꽃 피었다고 소식을 전하는 이들의 사진들 속에서 만났다. 내가 사는 근처에 흔하게 보이는 물봉선이지만 색이 다른 종류들이 여럿있다. 분명 다른 멋이 있어 언젠가는 꼭 보고 싶었던 꽃이다. 몇 년 간의 경험으로 보아 한번 보고자 하는 꽃은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꼭 볼 기회가 생긴다.

물가에 피는 봉선화라고 해서 물봉선이다. 보통의 물봉선이 연붉은 색으로 핀다면 미색으로 피는 미색물봉선. 노랑색의 노랑물봉선, 흰색의 흰물봉선으로 부른다. 꼬리 모양이 다른 처진물봉선까지 다양하다.

노랑물봉선은 무주의 적성산에서 처음 본 이후로는 매년 지리산 정령치에서 만났고 미색물봉선은 옥천의 어느 계곡에서 봤다. 흰물봉선은 화악산에서 세종류를 함께 보며 만났다. 처진물봉선은 아직 만나지 못했다.

이꽃을 만나면 잊지않고 해보는 것은 꽃 하나를 따서 꼬리부분의 단맛을 맞보는 일이다. 찔레순을 따 먹는 그것과 다르지 않다. 봉선화와 같이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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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늦여름 더위로 지친 마음에 숲을 찾아가면 의례껏 반기는 식물이 있다. 곧장 하늘로 솟아 올라 오롯이 꽃만 피웠다. 풍성하게 꽃을 달았지만 본성이 여린 것은 그대로 남아 있다. 키가 크면 큰대로 작으면 작은대로 꽃이 주는 곱고 단아함은 그대로다.

연분홍색으로 피는 꽃은 줄기 윗부분에서 꽃방망이 모양으로 뭉쳐서 핀다. 흰꽃을 피우는 것은 흰무릇이라고 한다. 꽃도 꽃대도 여리디여린 느낌이라 만져보기도 주저하게 만든다.

어린잎은 식용으로, 뿌리줄기는 식용이나 약용으로, 비늘줄기와 어린잎을 엿처럼 오랫동안 조려서 먹으며, 뿌리는 구충제로도 사용하는 등 옛사람들의 일상에 요긴한 식물어었다고 한다.

꽃은 '무릇' 이러해야 한다는듯 초록의 풀숲에서 연분홍으로 빛난다. 여린 꽃대를 올려 풀 속에서 꽃을 피워 빛나는 무릇을 보고 '강한 자제력'이라는 꽃말을 붙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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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1-10-08 1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릇이 강한 자제력이군요. 붉은 무릇보다 색이 참 곱고 이쁘네요. 무진 님 사진도 좋아 더 그런가 봐요.
 

'병조희풀'
동일한 숲을 반복해서 가다보면 매번 새로운 것을 발견한다. 익숙한 풍경에서 새로운 것이 쉽게 보이는 것은 당연한 것이리라. 단 한번도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같은 곳을 시차를 두고 주기적으로 찾아가는 이유다.
 
굽이 길을 돌아 조금만 더가면 무엇이 있는지 안다.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물의 흐름을 인위적으로 바꾼 곳 입구에 문지기 처럼 서 있다. 매해 지리산 노고단 오르는 길 무넹기에서 만난다.
 
조희풀, 나무인데 풀이라는 이름을 달았다. 낙엽지는 작은키나무로 한여름에 보라색 꽃이 핀다. 병조희풀은 꽃받침 잎의 밑이 통 모양이고 윗 가장자리가 안으로 말리며 끝이 뒤로 젖혀진다는 특징이 있어 얻은 이름이다.
 
보라색의 신비스러움에 수줍은듯 속내를 살며시 드러내는 모습에서 연유한 것일까. '사랑의 이야기'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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