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하늘아래 빛나는 모든 것들이 꿈을 꾸는 봄이다. 크고 작은 크기와는 상관없이 푸른 하늘 속으로 깊고 넓게 펼쳐질 꿈이기에 봄은 꿈이다.
멀고 가까운 산을 일렁이는 가슴안고 하염없이 바라보곤 한다. 낙엽지는 활엽수의 연초록 새잎과 상시 푸른 칩엽수의 묵은 잎이 어우려져 만들어 내는 산의 빛과 색의 향연에 초대받은 자가 치르는 의식과도 같이 경건함으로 충만한 마음이다.
청보리밭이나 물 잡아둔 논들이 펼쳐진 드넓은 벌판, 초록의 어우려짐으로 이미 황홀한 산의 봄도 좋지만, 내게는 이제 막 새잎을 내어 한껏 햇볕을 품고 있는 깊은 숲이 내가 살아 숨쉬고 있음을 명확하게 확인시켜 주기에 더 적합한 곳이다.
봄 숲,
그 생명의 숨자리에 기대어 새로운 나의 봄도 여물어 가는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