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숨죽인 풀섶에서 이때다 하고 여리고 하얀 속내를 드러내고 있지만 부끄러움 보다는 보란듯이 해냈다는 당당함이 앞선다. 깍지가 말라가며 틈을 열기가 무섭게 하나둘 세상으로 나가더니 급기야 부는 바람따라 뭉쳐서 탈출하고 있다. 먼길 날아 새로운 땅에 부디 안착하길 빌어본다.
박주가리는 산과 들의 양지바르고 건조한 곳에서 자라는 덩굴성 여러해살이풀이다. 줄기는 덩굴지어 자라며, 자르면 흰 즙이 나온다.
꽃은 7~8월에 잎겨드랑이에서 난 꽃대에 모여 피며, 흰색 또는 연한 보라색이다. 넓은 종 모양으로, 중앙보다 아래쪽까지 5갈래로 갈라지며, 갈래 안쪽에 긴 털이 많다. 열매는 길고 납작한 도란형, 겉이 울퉁불퉁하다. 씨는 흰색 우산털이 있다.
씨앗에 붙어있는 우산털은 인주를 만드는 데 쓴다고 한다. 이 우산털이 있어 '먼 여행"이라는 꽃말이 제구실을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