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나무'
붉다. 그 붉음이 과하지 않아 오히려 친근함으로 다가온다. 몸통에 깃을 덧달아 스스로를 부풀리는 것만으로 신기한데 그 안에 이토록 붉은빛을 가졌으리라 상상을 넘어선다. 단풍든 잎의 붉음만으로는 부족했으리라.
속내를 다 보이지도 못하고 애달파하는 사람의 그것보다 내숭떨지 않고 밖으로 드러낸 그 붉음이 오히려 좋다. 붉음으로 주목받아 제 사명을 다하고자 하는 그 처절함이 숭고해 보인다.
화살나무는 산야에서 흔히 자라는 작은키나무다. 잎은 마주달리고 짧은 잎자루가 있으며, 타원형 또는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으로 가장자리에 잔 톱니가 있고 털이 없다.
꽃은 5월에 황록색으로 핀다. 열매는 10월에 결실하며 적색으로 익고 종자는 황적색 종의로 싸이며 백색이다. 꽃보다는 열매가 더 주목받는다.
화살나무는 나뭇가지에 화살 깃털을 닮은 회갈색의 코르크 날개를 달고 있다. 이 특별한 모양새를 두고 귀신의 화살 깃이란 뜻으로 예전에는 귀전우(鬼箭羽)라 했다.
일본에서는 화살나무와 단풍나무, 은방울꽃나무를 '세계 3대 단풍나무'라고 부른다. '위험한 장난'이라는 꽃말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