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여름 에디션)
황보름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2년 1월
평점 :
품절


이런 종류의 이야기가 많아서 그런지 행복하지만 식상한 느낌이다. 쉽지 않은 문제들이 쉽게 풀려간다는 생각이다. 삶에서는 깊은 고민가운데 막막함 속에서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소설에서 표현한대로, 작가는 인생의 우물에 빠져본 적이 있는지 궁금하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5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파랑 2022-11-09 00: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최근에 이런 느낌의 작품이 많이 나오는거 같더라구요. 표지도 좀 비슷한거 같고 ㅋ

그레이스 2022-11-09 07:54   좋아요 3 | URL
지금 다시 읽으니 별4개 주고 부정적인 평가만 했네요^^ 너무 편하게 읽혀서 300페이지가 넘는 양이 지루하단 느낌이었어요.;;

책읽는나무 2022-11-09 08: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딸이 읽고 싶대서 사줬었어요. 딸이 반쯤 읽더니 갑자기 서점 주인 하고 싶다고 꿈이 바뀌었다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ㅋㅋㅋ
마음 심란할 때, 착해지고 싶을 때,
읽어야지~ 찜해 두긴 했어요^^

그레이스 2022-11-09 08:34   좋아요 2 | URL
^^
작은 서점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할 듯요~♡
맞아요
마음이 심란할 때, 착해지고 싶을 때 읽으면 좋겠어요.~~♡

scott 2022-11-11 15: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동안 일본에 이런 일상의 소소함을 다룬 힐릴류 소설이 많이 나왔었는데 ㅎㅎ

인생의 우물!
그레이스님 말씀 처럼
작가님 삶의 큰 고난이 없으셨을지도 ^^

그레이스 2022-11-11 15:12   좋아요 2 | URL
^^;;
저의 편견일지 모르죠^^
 
이완의 자세 소설Q
김유담 지음 / 창비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첫 문장 읽고 사왔다며, 남편이 책을 내민다.


나는 종종 공중목욕탕에서 우는 여자들을 본다. 유난히 세수를 오래 하는 여자들, 그들은 하얀 김이 서린 흐릿한 거울 앞에 웅크리고 앉아 물을 세게 틀어놓은 채 고개를 떨구고 있다. 혼자만의 욕실에서 문을 걸어 잠그고 거울 앞에 서 은은한 조명을 받으며 흘리는 눈물보다 여탕 목욕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흐느끼다가 샤워기에 씻어내 버리는 눈물이 나는 조금 더 진정성이 있다고 생각한다.(7p)"

 

과연 마음 저 밑바닥 묵직한 것들을 느리게 움직이게 하는 무엇인가가 있다. 나 역시 이 문장들을 읽고 페이지를 넘겼다.

 

주인공 유라의 어머니는 세신사다. 남편을 사별하고 받은 보상금을 사기로 다 잃은 후 유라를 데리고 동네 목욕탕에서 기거하며 때밀이를 해왔다. 빨간 속옷차림으로 때를 밀고, 목욕탕 탈의실에 전기장판을 깔고 잠을 잤다. 그렇게 해서 3년 안에 빚을 모두 갚았지만 엄마는 여전히 그곳을 떠나지 않았다.

 

형벌을 받는 시시포스처럼 씻겨도 씻겨도 또다시 더러워지고 마는 여자들의 몸뚱이를 닦아주면서, 아파트를 분양받았고 승용차를 샀다.(48p)”

 

유라는 이 기억으로부터 치유되지 않는 심리적 상처를 지니고 있다. 무용을 전공하는 그녀는 목욕탕에서 벌거벗은 여자들을 보면서 자란 탓에, 인간의 몸이 얼마나 아름다운 곡선과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는지를 배우기 이전에 그저 몸은 몸일 뿐이라는 것을 먼저 알아채버렸다. 그녀는 타인의 손이 몸에 닿을 때마다 경직된다. 무용가로서는 치명적일 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어려움을 겪는다.

 

이곳 선녀탕을 찾는 사람들은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육체 뿐 아니라 마음의 고단함을 푼다. 신호에 따라 손을 올리고 뒤집으며 몸을 맡긴다. 매일같이 여탕을 찾는 여성들은 노동으로 지친 몸을 달래 주어야 하는 이들이다. 그 중에는 직업여성도 있었다. 딸의 부축을 받으며 온 노인들이 있다. 소외된 몸이다.

 

뜨거운 물에 몸을 불리고 때를 씻어낸 후에도 풀리지 않는 피로 때문에 누군가의 발밑에 깔려야 하는 여자들이 이 목욕침대에 매일 눕는다. 엄마는 천장에 달린 봉을 잡고 그녀들의 몸 위를 걸어 다니며 발끝으로 뭉친 곳을 찾았다.(166p)”

 

계급장을 떼고 알몸과 알몸이 만나는 그곳에서도 서열과 위계가 존재한다. 몸매 관리, 재테크, 자식교육에 능한 사람들이 위세를 한다. 그들은 잠시라도 권력의 중심자리를 누린다. 그렇게 소외된 몸과 마음은 위로를 받기도 한다.

 

다양한 사람들의 때를 밀고 몸을 만져서 엄마가 번 돈으로 공부하고 무용학원을 다닌 유라에게 목욕탕은 벗어나고 싶은 공간이었다. 그들 모녀는 생계를 위한 억척스러움과 비정상적인 공간에서의 성장으로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하고 사랑을 줄줄 모르는 빗나간 관계가 되어갔다. 시간이 지나 이제는 찜질방으로 바뀐 그곳, 탈의실에 엄마 오혜자씨는 벗은 몸으로 누워서 휴식을 취한다. 목욕탕에서 자란 유라, 때밀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엄마의 노동을 눈앞에서 보고 자란 그녀는 타인의 몸이나 자신의 몸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 어렵기만 하다. 탕 속에 들어가 사지에 힘을 빼고 앉아있는 유라의 몸에서 구멍들이 열리고 어떤 것이 쏟아져 나올 것만 같은 상태! 그 이완의 자세가 자신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육아에 지쳐가던 어느 날 남편에게 아이들을 맡겨놓고 동네 목욕탕에 가서 몸을 담그며 너무 행복했었다고 울먹이던 어느 독서 모임 회원의 이야기가 기억이 났다. 김장을 마치고 함께 목욕 가자던 말씀에 어색해서 쭈뼛거리던 며느리들에게 못내 서운해 하시던 어머님도 기억이 났다. 그 모습이 마음에 걸려 모시고 가면 내색은 안하셔도 좋아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공중목욕탕에는 몸뿐만 아니라 마음을 이완시켜야 할 여인들이 많았다.

 

 

황금탕, 선녀탕 등으로 불리던 동네 목욕탕들은 사라지고 찜질방이 들어섰다. COVID-19로 위기감이 극도로 치달을 때, 찜질방에서 감염된 사람들에 대한 뉴스를 보면서, 이런 상황에도 그런 시설을 이용해야만 하는 이들에 대해 남편과 이야기 했었다. 화물차 운전자들, 공사장 일용직 노동자들과 같은 고단한 삶을 사는 사람들에 대해서. 이제는 누군가에게 오락을 제공하는 공간이 된 그곳에도 소외된 몸을 쉬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음을 새삼 생각하게 된다.


댓글(44) 먼댓글(0) 좋아요(5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레이야 2022-10-06 21: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첫 인용문부터 감동입니다. 저자의 눈이 따뜻하고 섬세하네요. 첫 부분 읽고 책을 내미셨다는 옆지기 님 마음 이해가 되어요. 표지에 때타올과 모래시계도 보이고 표지도 이쁘고. 이 책 데리고 갈래요 ^^ 저는 요새 잠잘 때도 이완이 안 되어 힘들어요. 온전히 이완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왜 이런지 모르겠어요. 하루종일 긴장 상태가 지속됩니다. 몸이 긴장해요. 대중목욕탕이 급 그리워집니다. 코로나 이후 안 갔는데 이제 슬슬 가봐야할까 봐요. 미끄러운 곳이 무섭긴 하지만요.

그레이스 2022-10-06 21:35   좋아요 4 | URL
그럴때가 있죠?!
프레이야님 숙면하시는 방법을 찾으시길 바래요.
이 책 보니, 이완의 시간이 필요하단 생각이 듭니다.

미미 2022-10-06 21: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희 시어머님도 목욕탕 친구들이 있으세요ㅎㅎ
그곳에서만 가능한 마음의 이완,평정상태가 있는것 같아요^^

그레이스 2022-10-06 21:45   좋아요 4 | URL
저도 목욕탕 이용하던 시절 그런 어르신들 곁에서 많이 봤어요. 지금에서야 그분들께 필요한 일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mini74 2022-10-06 21: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첫 문장 저도 마음이 찡합니다.목욕탕에서 자란 아이, 치유와 이완의 이야기가 궁금하네요. 그나저나 그레이스님 남편분 멋지십니다 *^^*

그레이스 2022-10-07 10:21   좋아요 3 | URL
그럴때 잠깐 반해요 ^^

책읽는나무 2022-10-06 22: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남편 분의 책 고르시는 센스!!!
첫 문장에서 완전 압도당할 수밖에 없네요?^^

그레이스 2022-10-06 22:23   좋아요 4 | URL
예~
첫 문장 너무 좋았어요
중간중간 작가의 경험인가 싶을 정도로 생생한 그림을 전하는 문장들이 있어요.

서니데이 2022-10-06 22:5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코로나19 시작되면서, 저희집도 동네 목욕탕을 가지 못했어요.
아마 이번 팬데믹으로 큰 타격을 입은 업종 중의 하나일 거예요.
자주 가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동네 대중목욕탕이 계속 있었으면 좋겠어요.
첫 문장, 목욕탕에서 눈물 흘리는 사람들은 앞으로 나올 이야기를 궁금하게 합니다.
잘읽었습니다. 그레이스님, 좋은 하루 되세요.^^

그레이스 2022-10-06 23:06   좋아요 5 | URL
저희 동네 대형 찜질방은 폐업했습니다. 작은 목욕탕도 문닫았구요 ㅠ
사업주도 그렇지만, 세신사분들도 힘드실듯요

페넬로페 2022-10-06 23:1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남편이 책을 내민다, 캬~~
친정 맞은 편의 옆옆이 동네 목욕탕이었어요.
어린시절부터 결혼할 때까지 항상 거기 다녔어요. 그래서 목욕탕에서 뜨겁게 사우나 하고 냉탕 들어가는 거 넘 좋아하게 되었어요. 결혼하기 전에 그 목욕탕 세신사(이웃에 있어 친했거든요)가 저 보고 결혼하면 한 번은 후회한다고 하더라고요.
한 번이 뭡니까! 에휴
코로나로 젤 안 좋은게 사우나 못 가는 거예요 ㅠㅠ

그레이스 2022-10-06 23:23   좋아요 5 | URL
ㅎㅎ
저는 목욕탕 가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나이 드니까 가게 되더라구요.
여전히 좋아하진 않네요 ㅋ
7년은 된듯요.
ㅎㅎ

구단씨 2022-10-06 23:2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책 너무 좋았어요. ^^

그레이스 2022-10-07 07:12   좋아요 3 | URL
읽으셨군요~반가워요
모르는 작가였는데, 신동엽상 수상작가라고 띠지에 써있더라구요.
순식간에 읽었어요

희선 2022-10-07 00:4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남편분이 사오신 책이라니, 멋지네요 앞부분 보고 그레이스 님이 좋아하실 듯해서 사오셨군요 한국도 목욕탕이 많이 없어졌네요 저도 거기엔 잘 안 갔지만... 목욕탕에서도 위아래가 있다니, 어쩐지 슬프기도 하네요 그런 게 없는 곳은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희선

그레이스 2022-10-07 10:23   좋아요 4 | URL
저도 목욕탕 숨막혀서 좋아하진 않지만,,
없어지는건 서운해요
북촌에 가면 목욕탕 굴뚝이 그렇게 정겹더라구요^^

scott 2022-10-07 00:5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책 내미는 남편
다정😍다감
책장 정리도 해주실것 같습니돠 😊

그레이스 2022-10-07 06:50   좋아요 3 | URL
그렇지 않아요 ㅎㅎ
본인 책 정리하기도 바빠요

레삭매냐 2022-10-08 11: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예전에는 동네 목욕탕
들이 참 많았는데 -
신식 문물들이 들어오면서 목욕탕
문화가 사라져 버린 느낌입니다.

물론 코로나도 한 몫했구요.

며느리들이 시엄마랑 같이 목욕하
러 가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걸
모르시나 봅니다.

그레이스 2022-10-08 13:42   좋아요 2 | URL
신식 문물들 ㅎㅎ

아들만 있는 분들은 며느리랑 목욕갔으면 싶은신가봐요 ^^;;

서니데이 2022-10-10 00: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날씨가 추워서인지, 동네 가까운 목욕탕에 가고 싶은 마음이 조금 들어요.
따뜻한 물 안에 들어가 있으면 좋을 것 같은 그런 기분이어서요.
비가 와서 날씨가 더 차가워졌어요.
감기 조심하시고, 즐거운 휴일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2-10-12 19:36   좋아요 2 | URL

이런 날씨에 생각나죠
따뜻한 탕욕!
휴일이 지났네요
ㅎㅎ
환절기 건강조심하세요

거리의화가 2022-11-09 15: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이달의상 축하드립니다^^
목욕탕에 가본지 정말 오래됐어요! 고단한 삶을 사는 이들에게 목욕탕이 주는 공간적 울림이 큰 것 같습니다.

그레이스 2022-11-09 17:20   좋아요 3 | URL
감사해요
기분도 처지고 상황도 그렇고 해서 이번 달은 축하 건너뛸려고 했는데
잊고 있던 책으로 축하받으니 새롭네요^^
감사합니다 ~

scott 2022-11-09 15: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이달상 추카!
11월 건강 잘 챙기세요 ^^

그레이스 2022-11-09 17:21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스콧님도 축하드려요 ~

서니데이 2022-11-09 15: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2-11-09 17:21   좋아요 3 | URL
서니데이님 오랜만인 듯한 느낌은 저때문인듯요 ㅠ
감사합니다

이하라 2022-11-09 15: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이달의 당선 축하드려요.
행복한 시간 되세요.^^

그레이스 2022-11-09 17:22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하라님도 행복하세요

모나리자 2022-11-09 15: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그레이스님^^

그레이스 2022-11-09 17:22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

독서괭 2022-11-09 16: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놓쳤던 글을 덕분에 읽었네요. 목욕탕이라는 소재로 풀어낸 이야기가 흥미롭습니다. 목욕탕이 꼭 필요한 이들, 자꾸만 없어지고 고급화 되는 바람에 곤란한 분들이 있겠군요.. 코로나 이후 가지 못해서 좀 그립습니다. 세신받는 거 좋아해서요.

그레이스 2022-11-09 17:23   좋아요 3 | URL
그렇죠
저는 목욕탕 좋아하진 않지만 이런 계절엔 생각나기도 합니다~
감사합니다

바람돌이 2022-11-09 20: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이렇게 좋은 리뷰를 저는 왜 못보고 지나갔죠? 아 그리고 첫문장이 너무 좋아서 사왔다고 책을 내미는 남편이라니.... 너무 멋지잖아요. ^^

그레이스 2022-11-09 21:00   좋아요 2 | URL
^^
감사합니다 ~

하나의책장 2022-11-09 23: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그레이스 2022-11-10 06:26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

페넬로페 2022-11-10 19: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책을 내미는 남편분과 함께 사시는 그레이스님은 ‘행복‘이십니다**

그레이스 2022-11-10 19:50   좋아요 2 | URL
ㅎㅎ
감사합니다.
페넬로페님도 축하드려요~~♡

책읽는나무 2022-11-11 07: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남편분의 선견지명! 그래서 더 뜻 깊겠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그레이스 2022-11-11 07:56   좋아요 2 | URL
다들 칭찬한다 하니, 쑥스러워 하네요 ㅋ
감사합니다

mini74 2022-11-14 16: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거 남편분 책도 한권 살포시 사드려야 하는거 아닌가요 ㅎㅎ 늦었지만 축하드립니다~

그레이스 2022-11-14 17:27   좋아요 1 | URL
두달 전에 적립금으로 필요한 책 한권 선물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모순 - 개정판
양귀자 지음 / 쓰다 / 201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시민적이다. 불행의 원인은 여러가지이고, 그 삶으로부터 우리는 경험적 직관을 얻기도 한다. 이 소설은 거기까지다. 좋은 문학은 사소한 서사에서도 확장된 사유와 질문을 이끌어 낸다. ‘인생은 그런거야‘ 정도로 결론을 내려면 굳이 텍스트를 읽을 필요는 없지 않을까? 그냥 살아보면 된다.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4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2-09-23 1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23 11: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23 1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23 1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23 13: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23 13: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22-09-23 16: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좋은 문학은 확장된 사유와 질문을 이끌어낸다.
오늘의 말씀으로 기억하고 갑니다. ^^

그레이스 2022-09-23 17:24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

mini74 2022-09-23 20: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뭔가 각성하게 만드는 100자평입니다 👍 그냥 살아보면 된다! 멋집니다 ㅎㅎ 그레이스님 *^^*

그레이스 2022-09-24 11:38   좋아요 1 | URL
사실 이런 평가, 제 자신도 각성하게 하죠^^
감사합니다 ~~

2023-03-04 01: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3-04 07: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불편한 편의점 (벚꽃 에디션) 불편한 편의점 1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골목 입구 비어있던 상가에 편의점이 들어오고 밤길이 환해졌다. 맞은편 약국도 정육점도 일찍 문을 닫아서 딸들 귀가가 늦어지면 어두운 골목어귀가 항상 신경 쓰였었다. 편의점 이용할 일이 없던 나는 24시간 골목 입구가 환해진 것과 택배 서비스 말고는 반가울 일이 없었다. 택배 부치려고 들렀다가, 그냥 나오기 멋쩍어서 2+1 제품을 몇 번 산 후로 가끔 이용한다. 필요한 물건을 집어서 계산대로 가져가고, 할인받고 적립하고 카드로 계산하는 동안, 직원의 몇 마디 말과 바코드 찍는 소리만 울린다. 그것도 요즘은 매장 내 설치된 단말기에서 바코드 찍고 계산까지 혼자 하고 나올 수 있어서, 작업하고 있는 직원을 기다리거나 부르지 않아도 된다. 어느새 나도 이런 시스템이 편하다.

 

편의점과 관련된 책으로 첫 번째 읽었던 소설은 김애란의 단편 나는 편의점에 간다였다. 자본주의 도시에서 독거 여성이 느끼는 편의점에 대한 감상이 인상적이었다. 무엇을 구매함으로 소비도시의 일원이 되었음을 경험하고 존재감을 느낀다. 그런 목적으로는 편의점이 가난한 자취생에게 적합할 것이다. 그곳에서도 타자는 존재하고,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사건들은 일어난다.


내가 편의점에 갈 때마다 어떤 안심이 드는 건, 편의점에 감으로써 물건이 아니라 일상을 구매하게 된다는 생각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비닐봉지를 흔들며 귀가할 때 나는 궁핍한 자취생도, 적적한 독거녀도 무엇도 아닌 평범한 소비자이자 서울시민이 된다. 그곳에서 나는 깨끗한 나라 화장지를 이오요구르트를, 동대문구청에서 발매한 10리터용 쓰레기봉투를, 좋은 느낌 생리대를, 도브 비누를 산다.

……

한 번도 휴일이 없었던 그곳에서 나는-나의 필요를 아는 척해주는 그곳에서 나는-그러므로 누구도 만나지 않았고, 누구도 껴안지 않았다. 내가 편의점에 갔던 그사이, 나는 이별을 했고, 찾아갔고, 내가 누군가를 죽일 수도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아무도 알지 못한다. 거대한 관대가 하도 낯설어 나는 어디를 봐야 할지 몰라 서성이고 있다.”

(41p,57p, 나는 편의점에 간다」 『달려라 아비김애란)

 

또 다른 소설은 편의점 인간이다. 2017년 당시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이 소설의 작가 무라타 사카야(당시, 38)19년째 일주일에 사흘은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글을 썼다고 했다. 주인공 게이코는 정확한 시간과 매뉴얼대로 일할 수 있는 편의점에서 가장 편안함을 느낀다. 사회적 관계에 있어 장애를 갖고 있는 듯한 그녀에게 이 편의점과 같은 곳이 있어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는 사회에서 그 모호한 경계에 위치하고 자칫 타자로서 내몰리는 사람들의 삶에 대해 생각하게 했던 작품이다.

 

지문이 묻어 있지 않도록 깨끗이 닦은 유리창 밖으로 바쁘게 걷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하루의 시작. 세계가 눈을 뜨고 세상의 모든 톱니바퀴가 회전하기 시작하는 시간. 그 톱니바퀴의 하나가 되어 돌고 있는 나. 나는 세계의 부품이 되어 이 아침이라는 시간 속에서 계속 회전하고 있다.” (9p, 편의점인간)

 

누군가는 편안함을 느끼고, 누군가는 점원과 자신 둘만 있는 공간이 불편하다. 김애란은 거대한 관대라 했고, 무라타 사카야는 편안함이라 했던 익명성과 무관심으로 대표되는 편의점을 김호연 작가는 불편한 공간으로 만들고 있다. 불편한 편의점은 개인주의를 즐기는 도시의 상징인 편의점과 어울리지 않는 친절, 배려, 관심, 격려, 개입 등에 관한 이야기다.

 

자신의 지갑을 찾아준 노숙자 독고씨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급기야는 야간직원으로 채용하는, 염 여사는, 아량과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 등, 편의점 사장으로서는 잃어버리기 쉬운, 아니 버려야 할 것들을 갖고 있다. 직원들에 대한 복지도 좋다. 당연히 편의점 경영 상태는 그저 그렇다. 그래도 이 편의점을 운영하는 이유는 직원들의 생계를 위한 일자리를 유지시켜 주기 위해서다. 편의점에 채용된 독고씨는 첫날부터 다른 직원들과 손님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 그는 알코올 중독으로 기억을 잃어버렸다. 머리가 텅 비었다고 표현한다. 과거를 잊고 텅비어버린 머리이기에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거르지 않고 이야기한다. 사회적 지위나 학습된 관념 같은 것이 없어서 오히려 관찰과 조언이 정곡을 찌른다. 매일 들러 술을 마시는 경만에게 옥수수수염차를 권하고, 술을 끊으라고 충고하는 독고씨가 있는 편의점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 편의점이다. 그의 존재와 조언들, 말없는 친절함에 불편함을 느끼던 사람들은 어느새 그에게서 영향을 받고 삶의 변화를 경험한다. 독고씨가 기억을 찾고 자신이 누구였고 왜 노숙자가 되었으며, 풀어야할 숙제가 있음을 깨닫는 부분은 사실 이 소설의 부록처럼 느껴진다.


현대 사회, 삶의 문제를 편의점이란 공간을 배경으로 풀어가는, 빌런도 없고, 풀 수 없는 갈등도 없는 것처럼 보이는 이 소설은 빨려 들 듯 읽힌다. 가독성도 좋다. 신난다. 왜 사람들이 좋아하는지 알 것 같다. 시원하다. 읽고 난 후 감상을 쓰기가 어렵다는 게 이상했다. 너무 가까이 있어서 그럴까? 이런 소설이 많이 팔리고 있다는 것은 사람들의 목마름이 향하고 있는 지점을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다. 사실 이 소설에서 보여주는 삶의 문제들은 그렇게 쉽게 풀어질 수 없는 것들이다. 노숙자들의 마음도, 편의점에 들어와서 행패를 부리는 십대들의 마음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편의점 알바생의 고단한 마음도, 매일 무력감을 느끼며 편의점에서 술을 마시고 무거운 발걸음으로 집을 향하는 직장인의 마음도, 골방에 들어앉아 게임만 하고 있는 패배감에 휩싸인 젊은 아들의 마음도, 알기 힘들고, 쉽게 해결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아니 귀 기울이는 것조차 힘들기 때문이다. 독고씨와 같은 누군가를 기대하는 걸까?

 

나도 파고들며 꼬치꼬치 캐묻는 사람과의 대화는 피하고 싶다. 아마도 대부분은 그들의 관심이 사랑보다는 호기심과 판단 근거의 필요에 의함이라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 질문이 없다. 무심한 질문으로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서이기도 하고, 인지상정으로 알아지는 것들이기도 하고, 나에게 그만큼의 여유가 없어서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렇게 익숙해져 있는 내가 부끄럽기도 하다. 무심함과 무정함을 지나치면 무자비함으로 향할 수밖에 없는 것이 사람의 마음 아닐까? 사람에게 관심을 갖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하다.

 

당신이 만약 편의점에 간다면 주위를 잘 살펴라. 당신 옆의 한 여자가 편의점에서 물을 살 때, 그것은 약을 먹기 위함이며, 당신 뒤의 남자가 편의점에서 면도날을 살 때, 그것은 손을 긋기 위함이며, 당신 앞의 소년이 휴지를 살 때 그것은 병든 노모의 밑을 닦기 위함인지도 모른다는 것을.” (57p,나는 편의점에 간다김애란)



댓글(29) 먼댓글(0) 좋아요(6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미 2022-07-19 16: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러고보니 편의점은 개인주의를 즐기는 도시의 상징이 맞네요. 거기에 배려,관심,격려, 개입이 어울리지 않는 것도요.
그럼에도 도시인들은 그런 것들을 갈망한다는 아이러니...그걸 잘 드러낸 작품^^*

그레이스 2022-07-19 16:46   좋아요 3 | URL
그렇죠!
저는 개인적으로 편의점인간이나 김애란 작가의 단편이 임팩트 있었어요.
지금 별4개 후회하고 있는 중입니다^^;;
김호연작가의 ‘망원동브라더스‘ 읽어보고 싶네요^^

레삭매냐 2022-07-19 17: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가 즐겨 보는 너튜브가 하나
있는데, 편세권에 살고 싶다고
하시더라구요.

일상 속으로 파고든 편의점이
또 누군가에게는 다가 서기
쉽지 않다는 걸 새롭게 알게
되었네요.

제가 예전에는 꼬치꼬치 캐묻는
닝겡이었었는데 지금은 다 귀찮
아져서 그냥 그런답니다.
아마 빨리 친해지고 싶다는 조바
심 때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레이스 2022-07-19 17:05   좋아요 4 | URL
ㅎㅎ
빨리 친해지시는 분이셨군요.
마음 따뜻하신 분이신것 같아요.

서울은 편세권이라고 말할수 없을 정도로 골목마다 있는데,,, 그렇지 않은 지역도 있겠네요.
비슷한듯 하면서도 다른 삶이라는 걸 깨닫습니다.^^~♡

바람돌이 2022-07-19 17: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너무 베스트셀러라서 안읽는 책이군요.
20년 전에 일본에 여행 갔을 때 편의점이 너무 많아서 깜짝 놀랐었어요. 그 때 우리나라는 편의점이 한두군데 생기기 시작했지만 비싼 가격으로 인하여 외면받고 있던 때, 그런데 지금은 우리나라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편의점 천국이네요. 이런 편의점이 만들어내는 문화가 소설이나 여타 글로 나오는게 당연하다는 생각도 들고, 그레이스님 리뷰를 보니 읽어줘야 할듯한 느낌도 들고 말입니다.

그레이스 2022-07-19 17:31   좋아요 4 | URL
읽는데 한 시간 정도 걸렸어요.
저도 도서관책 빌려봐야지 했다가, 딸이 사달라고 해서 사줬어요.
가족들이 다 봤으니 사길 잘했다는 생각입니다.
메시지도 좋구요^^

Yeagene 2022-07-19 17:3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책,너무 유명해서 오히려 손이 가질 않았거든요..몇 달전 우연히 공짜로 얻게 되었는데도 읽지 않고 있었는데,
그레이스님 글 보니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레이스 2022-07-19 17:57   좋아요 5 | URL
예!~
즐겁운 시간 되실듯요.
서재님들 생각이 다 비슷한가봐요
저도 사놓고 가족들만 읽고, 정작 저는 읽기까지 오래 걸렸거든요ㅎㅎ
알라딘에서 리커버밖에 검색이 안되는것 보니 ... 오래 걸렸네요.^^;;

새파랑 2022-07-19 18:2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1일 1편의점 합니다 ㅋ 저도 아직 이 책을 읽지는 않았지만 위로가 되는 책인거 같아요~!! 펀의점을 소재로 한 책이 저렇게 많군요 ^^

그레이스 2022-07-19 18:31   좋아요 6 | URL
위로가 되는 책! 맞아요.
이제는 우리 삶을 말해주는 하나의 상징이 되었네요.
편의점은 미국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네요!

mini74 2022-07-19 19:0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전 편의점 가는 기분 ? 이란 책 읽었어요. 가난한 이들과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아이를 품는 … 예전 동네아이들을 봐주고 아줌마들의 수다방같던 땡땡점방을 편의점에서 만나는 기분이었어요. 어린시절 사탕 많이 먹음 이 썩어! 하던 무서운 동네점방 아저씨 떠오르네요. ~

그레이스 2022-07-19 19:14   좋아요 5 | URL
아!
동네 점방을 대신하고 있네요.
저희 동네 편의점은 건물에 있는 태권도장, 학원, 스터디카페 이용하는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북적대요 ㅎㅎ

서니데이 2022-07-19 21:1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불편한 편의점, 저는 전자책으로 읽었는데, 드라마나 영화로 나와도 괜찮을 것 같았어요.
편의점이라는 공간, 그리고 단편과도 같은 인물 중심의 이야기도 그렇고요.
이 책은 평범한 동네의 평범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었는데,
코로나19로 세상의 따뜻함이 더욱 필요한 시기에 나온 책이라는 점이
읽는 사람에게 위로가 되는 것 같다고도 생각했어요.
잘읽었습니다. 그레이스님, 시원하고 좋은 밤 되세요.^^

그레이스 2022-07-19 21:27   좋아요 3 | URL
예~
저랑 같이 읽고 토론하신 분들이 드라마 한 편 본것 같다고 하셨어요.
따뜻한 이야기가 좋죠~♡
서니데이님도 평안하세요~

책읽는나무 2022-07-19 22: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딸이 자꾸 사달래서 사다 주곤...안 읽길래 제가 먼저 읽어 보았었죠.
작가가 궁금해서요.
나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달달한 사탕을 입에 넣은 듯한 느낌이었어요. 그런 세상이 눈 앞에 펼쳐지는 듯한??ㅋㅋㅋ
김애란 작가의 <달려라 아비> 저도 초판책 가지고 있는데 반갑네요^^
예전에 김애란 작가님 울동네 왔을 때, 저 책 들고 가서 싸인 받았었는데 엄청 놀라고, 감격스러워 하시더라는..^^
근데 소설에 <나는 편의점에 간다> 단편이 있는 줄은 기억이 영~~?????
재독해야겠어요ㅋㅋㅋ

그레이스 2022-07-19 22:29   좋아요 4 | URL
ㅎㅎ
각자 기억이 될만한 이야기는 따로 있을테죠^^
전 김애란작가 좋아해서 책 나오면 꼭 사요.

사탕을 입에 넣은 듯한 느낌! 비유 공감입니다~~

겨울호랑이 2022-07-19 22: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90년대 초반 편의점이 도입된 초기 슬러쉬, 컵라면 등을 먹을 수 있는 도심 속의 휴게소 같은 느낌을 주었다면, 30여년이 지난 요즘은 점원이 없는 무인 편의점도 확산되면서 자판기처럼 되버린 느낌을 받습니다. 그런 면에서 <불편한 편의점>의 노숙자였던 독고씨가 찾은 자신의 모습은 편의점 도입 이전 동네 사랑방 같은 시골가게 아저씨와 같네요. 어쩌면 <불편한 편의점>은 정서적으로 타임슬립 장르에 속하는 작품은 아닐까를 그레이스님 글을 통해 잠시 생각하며 지나갑니다.^^:)

그레이스 2022-07-20 18:08   좋아요 3 | URL
우리나라에 처음 생긴 편의점이 신당동 약수시장 앞에 열었던 ‘롯데 세븐‘ 1호점이라고 하네요.(명동으로 잘못알고 있었네요)
기억을 더듬어봤습니다. 그랬구나 하고!
동네 슈퍼에서 물건 사서 계산대에 올려놓으면 뒷줄에 선 사람들이 다 눈으로 확인하고 있는 난처한 상황 생각하면 무인계산대가 편한것도 같아요, ㅎ
아주 단편적인 이유죠
전체적인 전망으로는 조금 우울합니다.^^

scott 2022-07-20 00:2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편의점에서 산 복권
당첨 되는 저 🖐

별다방 보다 아메리카노 맛이 훌륭한 ^^

은행 창구는 사라져도 편의점은 절대 사라질 것 같지 않습니다 ^ㅎ^

그레이스 2022-07-20 08:45   좋아요 2 | URL
어느 편믜점에서 커피머신을 바꾸고 커피 맛이 좋아졌다는 기사 봤어요.
혹시 그 커피 드시나요? 아이들도 이야기 하더라구요. 언제 한번 마셔봐야겠어요.^^

희선 2022-07-20 03:3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여전히 편의점에는 거의 안 가는군요 편의점은 편해야 하는데, 사람들한테 이런저런 말을 하는 불편한 편의점... 그래도 사람들은 그걸 보면서 따듯함을 느끼기도 하네요 정말 저런 곳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는군요


희선

그레이스 2022-07-20 06:27   좋아요 4 | URL
사람들의 벽을 허물기가 쉽지 않겠죠? 단기간에 될 수 있는 일은 아닐거예요 ~!

서니데이 2022-07-20 18: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오늘도 더운 하루 시원하게 보내셨나요.
저녁 맛있게 드시고 시원하고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그레이스 2022-07-20 19:20   좋아요 4 | URL
예~
서니데이님도 맛있는 저녁식사 하시고 건강한 하루 마무리하세요~

얄라알라 2022-07-21 00: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벚꽃 에디션 표지가 화사하네요.
저도 첫 문단 읽다가 <편의점 인간> 생각했는데 역시~~ 그레이스님 두 ˝편의점˝ 소설을 엮어 쓰시면서도, 다 읽고 감상 쓰기 어려웠다는 겸손을 보이시다니! ˝일상을 산다˝ ˝거대한 관대˝ 소설속 표현이지만 또 그걸 포착해내신 그레이스님의 감각에 !!!엄지척!

그레이스 2022-07-21 01:38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
얄라알라님도 같은 생각하셨다니 반가워요~!

서니데이 2022-07-21 22: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오늘도 더운 하루였는데, 시원하게 보내셨나요.
지난밤 비가 와서 오전에는 많이 덥지 않았지만, 오후는 더웠어요.
더운 날씨 건강 조심하시고, 시원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2-07-21 22:47   좋아요 3 | URL
방금 서니데이님 글 읽고 왔는데^^
서니데이님도~~~!

서니데이 2022-07-23 19: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주말 잘 보내고 계신가요.
요즘 편의점에 자주 가는 편인데, 새로운 과자나 신상 음료 있으면 한번씩 사게 되는 것 같아요.
가끔 성공하고, 자주 실패합니다.^^
여긴 비가 오는데, 많이 덥진 않아서 좋은 저녁입니다.
즐거운 주말과 편안한 저녁시간 되세요.^^
 
행성어 서점 마음산책 짧은 소설
김초엽 지음, 최인호 그림 / 마음산책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든 것이 생명의 가능성이고, 모든 생명이 소통의 가능성을 갖고 있다. 이 책 소설들의 방향성이라고 생각한다. 작가는 SF의 이질감을 낯설지 않은 현재의 정서로, 행성간의 먼 거리는 소통으로 좁히고 있다. 

 

「선인장 끌어안기」

수술 후유증으로 접촉 통증을 앓고 있는 파히라를 돕기 위해 보내진 AI로봇 는 이전에 보내진 보조 로봇들이 회복불가능 상태로 파괴되어 돌아왔다는 사실을 들었다. 그의 임무는 파히라를 돕되 파괴되지 않는 것. 모든 동선이 접촉으로부터 차단하기 위해 미로처럼 설계된 이 집에서 가 할 일은 선인장을 돌보는 것이다. 접촉통증을 앓고 있는 휠체어 장애인 파히라가 가시가 돋힌 선인장을 키우는 것은 상징적이다. 통증 때문에 날이 서있는 파히라를 가리키는 것일까?

파히라가 휘두르는 폭력을 피하는 를 향해 그는 불만스럽게 말한다. 주인을 그렇게 피해도 되는 거냐고, 어차피 너는 닿아도 안 아프고 부서져도 고통을 느끼지 못하지 않느냐고. 여기에 대한 의 대답이 인상적이다.

아프지는 않죠. 하지만 부서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느껴요.”(20p)

두려움을 느낀다면, 그것도 일종의 고통인가? 내가 겪는 것과 비슷해?”라고 파히라는 묻는다. 파히라가 타자, 보조로봇의 고통을 인식하는 소통의 순간이다.

결심한 듯 선인장을 껴안고 쓰러지는 파히라의 고통이 곧 사랑이라는 깨달음은 안타깝다. 마음의 상처로 가시가 돋혀 서로를 찔러대는 사랑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인다. 타인을 끌어안는 것은 선인장을 끌어안는 것처럼 고통스러운 일이다.

 

「#cybog_positive」

사고로 눈을 잃고 기계 눈 아이보그를 장착한 리지의 이야기는 작가의 전작 사이보그가 되다를 떠올리게 한다. 리지 눈이 조명에 따라 다양하게 색이 바뀌고 빨려들 것 같은 아름다운 눈을 보며 사람들은 찬사를 보낸다. 아이보그 사는 자사의 모델이 되어줄 것을 제안하고 리지는 고민에 빠진다. 사람들은 오히려 인공 눈이 더 아름답다고까지 말하지만, 사실 그 눈에 자신의 생체에 적응하기까지 힘든 기간이 걸렸다. 더 좋은 제품이 나올 때마다 진물이 나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녀는 모든 사이보그는 아름답다는 말이 정말로 사이보그들을 더 행복하게 말들 것인지”(40p) 확신이 없었다.

사이보그들에게 생체와 잘 조화를 이루는 기계보다는 아름다움에 더 치중하고 있는 개발사들과 사람들을 보며,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해본다. 아름다움은 무엇일까? 그것은 무엇에 의해 결정되고 있나? 그 기준과 가치는 불변의 것인가? 이런 질문들을 떠올리게 된다.

 

「행성어 서점」

사어가 되어가고 있는 언어로 기록된 책을 파는 어느 행성의 서점, 범 우주 통역 모듈이 인류의 뇌에 설치되어서 소통이 가능한 시대에도, 행성어 서점의 책들에 쓰인 행성 고유의 언어는 해석되지 않는미세 패턴이 새겨진 글자로 인쇄되어 있다. 여기의 책들은 읽히기 위해서가 아닌 관광 상품으로 팔리고 있다. 그곳에 나타난 여교수는 전뇌 통역 모듈 부적응자다. 이 행성어가 모국어인 화자와 교수는 모듈을 통해서가 아닌 자신이 습득한 언어로 소통을 한다. 데이지와 이상한 가계에서처럼 기계를 통해서 또 다른 결의 타자를 만나는 것이 아닌 직접 보고 듣는 타자와의 소통을 경험한다. 화자인 는 춤을 추고 싶을 정도로 기분이 좋았다. 데이지와 이상한 가계에서처럼 기계를 통해서 또 다른 결의 타자를 만나는 것이 아닌 직접 보고 듣는 타자와의 소통을 경험한다. ‘는 춤을 추고 싶을 정도로 기분이 좋았다. 소통은 그런 것이리라.

는 생각한다.

우리는 친구가 될 수 있을까? 그러지 못하더라도, 나는 그를 만나서 기뻤다.”(73p)

언어는 그런 것이리라. 언어는 생각을 만들고 말이 되어 나가고 타자의 말이 들어오는 길을 만들며 전율하게 한다. 니컬러스 에번스의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죽다가 생각난다. 지구상에서 사라진 언어에 대한 이야기.

 

소망 채집가의 내용은 상징적이다. 과거의 인류가 꿈꾸어 온 미래의 의 모습은 데이터로 이루어져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모습은 빠른 속도로 변모했고, 그들이 소망하고 지금까지 만들어 온 것이 바로 이다. 그러므로 현재의 는 그 속에 있는 오래 전 사람들의 소망을 발견하고 그들과 소통한다.


애절한 노래는 그만에서 미래의 수지와 현희는 주기적으로 유행한 발라드를 통해 과거 사람들이 정서를 공감해 보려고 한다.

로맨스는 시대의 발명품. 모든 사랑이 애절한 건 아니지만, 함께 공유할 애절한 사랑의 기억이 사람들에게는 필요한 모양이다.”(91p)

완전하게는 아니지만 이해한 듯하다. “근데 …… 잘 부르긴 하네.”(91p)

 

포착되지 않는 풍경에서 리키는 행성 뮬리온-849N을 사진에 담기 위해 며칠 동안 온갖 시도를 해보지만 실패한다. 그 행성의 신비로운 안개를 고스란히 담을 방법을 강구해보지만 방법을 찾지 못한다. 행성의 생태보존 담당자는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는 리키에게 경고한다. 더 이상 행성 환경을 교란시키지 말라고. 여기서 이 안개는 단지 물질이 아닌 생태계를 이루는 생명 현상임을 추측하게 된다. 리키는 촬영을 중지하라는 경고에 항의한다. “그건 미학적 낭비”(103p)라고.

오늘 읽은 신문기사가 떠올랐다. [작품 사진으로 보이십니까?조류 학대현장입니다]라는 기사였다. 아름다운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새 둥지의 은폐물을 제거하고 둥지 입구를 넓히고 심지어 둥지를 옮기는 등 조류사진작가들의 횡포를 고발하는 내용이었다.

http://naver.me/xbL11mSC

자연과 소통하는 것을 배우지 못한 모습이다.

 

도망나온 클론 소년이 늪지의 균사체와 특별한 방식의 대화로 생존하는 이야기(늪지의 소년), 위험등급 구역으로 파견된 과학자가 그 지역의 사람들의 삶에 공감함으로 파괴될 위험으로부터 그 구역을 구하는 이야기(오염구역), 어느날 우연히 들어간 음식점에서 만난 지구에 정착한 외계인 사장과의 대화(지구의 다른 거주자들) 등은 서로 다른 존재들의 만남과 소통 기억을 소설의 소재로 삼고 있다. 불편하다거나 위험하다고 생각된 존재와 존재 방식이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래도 어느 순간 다현은 인생의 쓴맛이라는 비유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어디선가 그런 맛이 느껴진다는 생각이 들 때면 지구에 불시착한 외계인 사장과 나누었던 기묘한 점심을 떠올리곤 한다.”(206p)


시몬 사람들의 얼굴은 감염으로 인해 가면을 쓴 것처럼 되어 버렸다. 그들의 얼굴은 표정을 알 수가 없다. 이것 때문에 불편하거나 불행할 것이라는 짐작을 깨고 그들은 치료를 거부한다. 오히려 표정을 감출 수 있어 그 얼굴을 선택한다. 어차피 우리는 본래의 얼굴로도 가면을 쓴 것처럼 가장된 웃음과 표정을 갖기 때문이다. 가면 뒤에 진짜 얼굴이란 없다그들의 선택이 이해되면서도 여전히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 마음을 숨기기 위해 가면을 선택하는 이들을 이끌어낸 작가의 생각이 짐작이 되어서. (「시몬을 떠나며」)


우리는 당황스러운 표정이 드러나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잘 되지 않는 상황을 만나기도 한다. 그러나 가면 쓴 듯 속을 모르겠는 타인의 얼굴을 보면 벽을 느끼고 무섭기까지 하다

마스크 벗은 맨얼굴이 당황스러운 순간이 잠시 걱정된다.


곧 파괴될지도 모르는 구역의 버섯으로 뒤덮인 아이들에게 공용어를 가르쳐야한다고 말하는 청년의 말이 라트나에게 기이하게 느껴지지만(173p) 그 언어는 외부와 소통하기 위한 생존수단이다. 잠시동안의 마주침과 짧은 대화는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다른 존재를 인식하고 이해하는 확장의 순간들이다.


댓글(20) 먼댓글(0) 좋아요(5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ini74 2022-06-22 08: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선인장 끌어안기 넘 좋았어요. ~ 인공적인 것에 적응하는 건 소머즈나 육백만불사나이처럼 쉬운게 아니란걸 전 이 분 통해 처음 생각하게 됐어요. ㅠㅠ 행성어서점에 대해 쓰신 글 좋아요 ~ 그리고보면 에스키모의 눈을 지칭하는 많은 언어들이 다 사라졌다고 ㅠㅠ

그레이스 2022-06-22 08:27   좋아요 3 | URL
저도 육백만불의 사나이, 소머즈 생각했어요.^^
김애란님 언어의 멸종에 대한 단편도 생각났어요^^

레삭매냐 2022-06-22 11: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냥 문득 로봇이 있어서
가사 생활에 도우미로 활
동한다면 나의 삶의 질이
과연 나아질 것인가 생각
해 봤습니다.

귀차니즘은 좀 덜어지겠
지만, 그 시간에 무언가
생산적이거나 창조적인
그것도 아니라면 독서 대
신 너튜브를 더 보게 되
는 건 아닐까요? ㅋㅋㅋ

그레이스 2022-06-22 11:47   좋아요 2 | URL
ㅎㅎ
시간이 많다고 잘 선용하는 것도 아닌듯요 ㅋㅋ

새파랑 2022-06-22 13: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단편중에 <행성어 서점>이 젤 인상적이네요. ‘언어‘를 ‘책‘으로 바꿔도 왠지 뜻이 통할거 같아요~!!

그레이스 2022-06-22 13:53   좋아요 4 | URL
그러네요^^
언어가 소통의 매개라는면에서 제목으로 할만했다는 생각입니다.
인상적인 단편이 많았죠.
저는 <시몬을 떠나며>도 좋았어요^^

바람돌이 2022-06-22 18: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저 행성어 서점에 나오는 얘기 다 좋았어요. 김초엽작가 열심히 응원하면서 읽고 있는 작가입니다.
다른 것을 다른 것으로 볼 수 있게 끊임없이 노력하는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그레이스 2022-06-22 19:02   좋아요 2 | URL
예 맞아요
제 딸들도 좋아하는 작가예요
요새 너무 자주 출판되서 혹시나 하고 걱정했는데, 제 걱정이 쓸데없었네요^^

scott 2022-06-23 00: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그레이스님이 별 🖐을 주셨네요! ㅎㅎ

전 그레이스님이 추천하신 니컬러스 에번스의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죽다』찜! 👆^^

그레이스 2022-06-23 00:15   좋아요 2 | URL
김애란님 책에서 소개받고 사서 읽었어요. 그때 기억이 나네요. 좋았던 ...!

서니데이 2022-06-23 0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나온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반년이 더 지났네요.
작년엔 김초엽작가와 정세랑 작가의 책이 많이 나왔던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그레이스님, 요즘 날씨가 많이 덥고 습도가 높은 시기예요.
건강 조심하시고, 편안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2-06-23 09:17   좋아요 3 | URL
예~
그러네요
이 책 말고도 두권이 더 있죠?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도 건강하세요~

희선 2022-06-25 02: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죽다》 읽었어요 이런 말부터 하다니... 우연히 알고 봤군요 지금도 어딘가에서 사라지는 말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국말은 괜찮을지... 사람이 줄어드니 조금 걱정도 됩니다 남과 관계를 맺는 데는 아픔이 따르기도 할 텐데... 적당한 거리도 중요하고 어떤 때는 그 거리를 좁히기도 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희선

그레이스 2022-06-25 08:51   좋아요 3 | URL
문자만 남은 사어들을 생각해보면,,,상상할 수 있을듯요. 한동안 세계공용어를 만들자는 이야기가 있었죠 아마! 이런것들을 생각해보면 앞으로도 가능한 일일것 같아요;;;
예 맞아요, 적당한 거리!
감사합니다 희선님~♡

2022-06-25 04: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25 09: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25 10: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25 1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25 10: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25 1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