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없는 새
정찬 지음 / 창비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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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통 그림자극 홍루몽을 보고 나오면서 주인공은 실재와 허구, 있음과 없음에 대한 상념에 빠진다. 이 소설은 실재와 허구의 경계를 허물고, 있음이 없음이 되고 없음이 있음이 되는 공간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죽을 때야 비로소 땅에 내려앉는다는 발 없는 새’, 장궈룽(장국영)과 워이커씽이 그런 존재다. 장궈룽은 실재고 워이커씽은 허구다. 작가는 장궈룽의 비극적인 결말에 허구의 인물 워이커씽과의 조우를 끌어들인다패왕별희의 감독 첸카이거의 회상을 통해 이들의 만남을 재구성한다. 장궈룽이 패왕별희의 주인공 뎨이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사람이 워이커씽이다. 매이란팡(매란방)은 중국 경극배우로 실존인물이다. 이 매이란팡이 장궈룽이 연기했던 뎨이의 모델이다. 매이란팡과 장궈룽 사이를 허구인 워이커씽이 잇는다. 장궈룽은 패왕별희이후 뎨이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다고 한다. 영화 속 그의 연기를 보면 그럴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뎨이의 잘려나간 여섯 번째 손가락처럼 모친의 사랑을 상실한 유년기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허구 속 인물로부터 벗어나지 못한 채 고단한 날개짓을 하다가 죽음으로 안식을 얻었다. 워이커씽 역시 그 영혼이 쉬지 못하는 삶을 살았다. 허구적 공간에 살았던 실존인물 장궈룽의 삶을 실재 역사를 통과한 허구의 인물 워이커씽과 직조하며 시작하는 이 소설은 있음이 없음이 되고 없음이 있음이 되는(9p)” 세계를 창조한다.

 

워이커씽에게는 난징 대학살이라는 비극적 현대사가 그대로 담겨 있다. 이 비극이 그를 만들었다. 난징이 그다. 그러나 그의 정체성은 이 땅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그러기에 그는 난징대학살의 문제를 계속해서 탐구하고 규명하려 애쓴다. 땅에 내려앉기 위하여.

 

아이리스 장은 난징 대학살을 통해 감춰진 참극을 세상에 고발했다. 그녀는 인터뷰와 조사, 집필 과정에서 만난 난징의 심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해할 수 없는 참혹은 그녀로 하여금 길을 잃게 했다. 난징이 발 없는 워이커씽을 낳았고, 아이리스 장에게서 발을 가져갔다. 두 사람 모두 인류라는 실존적 공간에 디딜 곳을 찾지 못하는 발 없는 새.

 

위안부로 난징에 끌려갔던 조선의 여인들, 히로시마에서 인류의 종말과 같은 경험을 했던 사람들, 그들은 모두 돌아갈 곳을 잃은 사는 동안 그 영혼이 쉼을 얻을 수 없었던 존재들이다. 일본, 한국, 중국의 예술가들은  예술에서 구원을 찾기도 하고 오히려 침몰되기도 한다. 첸가이거가 전자라면, 미시마 유키오와 같은 작가가 후자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허구적 서사를 현실 쪽으로 끌어오려고 했던 미시마 유키오의 시도는 극단적 행위로 이어졌다. 영화감독 첸가이거의 나의 홍위병 시절은 큰 울림을 주었고, 그의 영화는 그에게 구원이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현재 그의 작품을 보면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다. 중국이 나아가고 있는 현재의 방향에 발을 맞추고 있는 그의 행보는 역사와 그 시대의 사유를 벗어나지 못하는 개인의 한계를 생각하게 된다. 혹시 그것이 중국인으로 태어나 그곳에서 발을 딛고 사는 방법은 아닐지?

 

소설 속 워이커씽은 첸카이거와는 다른 방향에서 찾는다. 그러나 세상은 그럴 기회를 주지 않는다. 그는 난징대학살과 같은 잔인하고 참혹한 범죄의 근원을 천황숭배에서 찾는다. 홀로코스트와는 다른 성격을 띠고 있다. 전체주의가 아닌 숭배! 그러기에 그들은 죄의식을 갖지 않는 듯 보인다. 그 숭배는 홍위병의 폭력 안에도 존재한다.

 

한중일의 근현대사를 이룬 사건과 인물들과 허구의 인물들이 조우하고 마주쳐 생성한 이야기는 장자의 몽상처럼 여겨진다. 장자가 나비인지 나비가 장자인지.... 워이커씽은 비극에서 탄생한 피해자이면서 가해자다. 장자가 나비를 보듯, 나비가 장자를 보듯, 희생자가 가해자를 보아야 하고 가해자가 희생자를 보아야 한다는 그의 말은 언뜻 선문답 같지만, 가해자가 가해자임을 고백해야 한다는 말에 힘을 싣고 보면, 폭력과 비극으로 점철된 과거사를 정리하는 해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패왕별희를 다시 봤다. 뎨이는 중국의 근현대사-청나라의 패망, 중일전쟁, 문화혁명 등-를 통과하며, 경극배우로서 영욕을 누린 인물이다. 그의 잘려나간 손가락은 가슴 아픈 가족사를 상징한다. 불운한 역사와 비극적인 가족사는 서로 연결되어 있을 수밖에 없으며, 역사의 수레바퀴는 개인을 그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결박해서 몰고 간다.

 

아이리스 장의 난징대학살과 션판의 홍위병이라는 책을 보았을 때와 달리, 영화패왕별희』, 『인생』,『붉은 수수밭(홍까오량 가족)』, 『사람아 아, 사람아!와 같은 문학에서 더 실재를 경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예술은 삶과 결혼했다는 들뢰즈의 말이 다시 내 안에서 인용된다. 그렇게 허구가 실재가 되고 실재가 허구가 된다. 나는 그 실재가 된 허구에서 삶의 진실과 가치를 길어 올린다.


『길 저쪽』을 책상에 올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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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3-06-23 10: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리뷰는 역시 명품입니다! 저는 정찬 작가의 작품을 이 책으로 처음 접했는데요. 장국영 이야기를 다루고 중국 근현대사 관련해서 나온다는 배경만 아는 상태에서 읽었어요.
그레이스님 글 읽으니 인물들이 입체적으로 느껴지고 더욱 풍성한 읽기가 되었습니다. 덕분에 저도 다시 리뷰하는 느낌으로 읽고 가네요^^

그레이스 2023-06-23 10:37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
정찬 작가의 다른 책도 읽게 되네요.

청아 2023-06-24 11: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난징대학살 >과 <발없는 새>를 읽고 <패왕별희>를 다시보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네요.^^ 난징대학살도 홀로코스트만큼 깊이있게 연구되어져야겠죠?
정도가 다를 뿐 그 혐오와 잔혹성만큼은 결코 과거형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레이스 2023-06-24 11:58   좋아요 1 | URL
저는 모옌의 <붉은수수밭> 읽을때 <난징대학살> 함께 읽었어요.
충격이었죠.
<패왕별희>는 이 소설을 읽은 후에 봐서 그런지 다르게 다가오더라구요.
 
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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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권을 전부 들고 갈지 한 권만 들고 갈지 잠시 고민하다 세 권만 가방에 담았다. 무거운 가방을 들고 지하철을 타고 가는 동안, 사인을 아버지의 해방일지한 권만 받을까, 아님 세권 다 받을까, 고민했다. 많은 사람들 사인해주려면 피곤할텐데 하는 걱정과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읽고 책들을 계속 사서 읽었던 흥분 사이에서. 결국 나는 세권을 내놓으며 한권만 해주셔도 되요라는 소심한 부탁을 했고, “세 권 다 해드려야죠” “빨치산의 딸두 권은 염치가 없어서 못 가져 왔어요” “염치라뇨. 읽어주셔서 제가 감사하죠라는 대화를 나누며, 세권의 책에 작가 사인을 받았다.

 

작가는 구례에 내려간 계기와 그곳 생활에 대한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시골 정착기를 소재로 한 단편 문학박사 정지아의 집즐거운 나의 집에서 읽었던 내용들이 떠올랐다. 건강이 좋지 않은 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내려간 고향 마을사람들은 두 모녀를 수시로 방문하며 이것저것 가져다주신다고 한다. 그래 봬도 마음은 ‘city girl’인 작가는 불편했다고 한다. 빨치산 부모님 덕에 타인에 대한 경계가 몸에 배어서 그것이 성격을 형성했다고, 지금도 여전히 한 사람을 삶에 들일 때 오랜 시간이 든다고. 구례에서 산 시간동안 그 긴장과 경계가 조금은 희미해진 듯 보였다. 빨치산의 딸이후 작품들이 종종 그곳 사람들의 삶에 가까이 접근하고 있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빨치산의 딸은 소설이 아니고 실록이라고 작가는 강조한다. 빨치산이었던 아버지와 어머니의 증언을 기록함으로 자신이 누구의 딸인가에 대한 정체성을 찾는 것에 치열함이 느껴진다. 작가가 고백하듯, 그 때는 자신이 누구의 딸인가(아버지의 해방일지224p)”가 중요했던 시기였다는 생각이다.

 

세상을 이해하는 철학을 공부하고 우리 민족의 근대사를 알게 되면서 나는 빨치산의 딸이라는 카인의 표지가 부끄러운 것도 죄스러운 것도 아님을 깨달았다. 부모님은 오히려 내게 가장 순결한 이름을 물려준 것이었다. 친일파의 딸도 아니고 제국주의를 등에 업은 매판자본가의 딸도 아니라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었다. 나는 대부분의 여성이 봉건적 인습에 묶여 있을 때 떨쳐 일어나 빨치산이 되었던 어머니의 딸이었다. 나의 지리산, 내 이름처럼 나는 가장 깨끗하고 건강한 핏줄을 이어받은 민중의 딸이었다. 나는 비로소 이승만 이래의 독재정권이 부모님에게 덧씌운 허물을 벗겨내고 부모님을 사랑할 수 있었다. 단순히 혈연적인 정뿐만이 아니었다. 평범한 사람에서 조국의 아들딸로 부모님을 일떠나게 했던 시대의 모순들은 자식인 내 시대에 와서 오히려 심화된 채 여전히 남아 있었다. 내가 하는 고민들을 내 부모 역시 했으려니 하는 생각은 혈육 이상의 애정으로 부모와 나를 결속시켰다.(빨치산의 딸163-64p)”

 

작가는 구례라는 곳에서 변화하고 가벼워지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주제를 아버지의 해방일지로 가볍게 풀어낼 수 있었던 이유도 그곳의 생활에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의 해방일지아버지가 죽었다.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라는 인상적인 짧은 문장으로 시작되고, 딸의 기억 속에 드문드문 남아있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대화는 너무 진지해서 헛웃음을 웃게 한다.

 

자네, 지리산서 멋을 위해 목심을 걸었능가? 민중을 위해서 아니었능가? 저이가 바로 자네가 목숨 걸고 지킬라 했던 민중이여, 민중!(13p)”


그들의 대화는 종종 혁명과 민중에서 맺어진다. 그렇게 웃고 넘어가지만, 그 에피소드에 감춰진 노혁명가가 붙들고 있는 신념을 얼핏 보게 되어 마음 아프다. 그러기에 화자는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블랙 코미디(244p)”라고 생각한다. 아버지는 질게 뻔한 싸움인 줄 알면서도 지는 편에서 싸웠다. 그리고 목숨을 건 자신들의 투쟁이 무의미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그런 세상에 살고 있다. 그러기에 진지일색인 아버지의 말은 블랙코미디처럼 들린다. 웃기지만 슬프고, 가볍지만 무겁다.

 

구례는 아버지의 고향이자 전장이다. 패한 전쟁터. 그 전쟁과 패배는 그녀에게 빨치산의 딸이라는 굴레를 안겨주었다. 방황하던 고등학생 시절, 하루 동안의 가출을 기억한다. 무작정 집을 나와 걸으면서, 구례를 점점 벗어나고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가벼워지는 것만 같았었다. 그런 그녀를 쫓아온 작은 아버지가 고만 가자저 질이 암만 가도 끝나들 안 해야.(209p)” 하던 몇 마디는, 작은 아버지도 떠나고 싶어서 그 길을 걸었고, 떠나지 못했음을 짐작하게 한다. 두 사람은 아무 실랑이도 없이 되돌아간다. “워쩌겄냐. 가야제(208p)”하며 가야할 곳, 그래서 돌아설 수밖에 없던 장면이 어느 인생에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딸에게 구례는 기이하고 오랜 인연들이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엮인 작은 감옥(163p)”이었다. 이 감옥같던 인연들은 아버지가 만들어 놓은 것이고 아버지 자신이다. 아버지의 장례식장에 모여든 사람들, 바로 그 인연들로 인해 그녀는 젊은 시절부터 노년까지 자신이 알지 못했던 순간의 아버지를 만난다. 장례식장을 찾은 빨치산 시절의 동지들, 죽은 동지들의 자녀들, 좌파와 우파 친구들, 교도소에서 만난 사람들, 다문화 가정의 모녀, 그리고 전쟁 때 살려준 순경, 베트남 파병 상이(傷痍)군인 노인 등, 아버지가 만들어놓은 촘촘한 그물망(239p)”이 생생하게 살아난다.

 

영정 속의 아버지가 꿈틀꿈틀 삼차원의 입체감을 갖는 듯했다. 살아서의 아버지는 뜨문뜨문, 클럽의 명멸하는 조명 속에 순간 모습을 드러냈다 사라지는 사람 같았다. 그런데 죽은 아버지가 뚜렷해지기 시작했다. 살아서의 모든 순간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자신의 부고를 듣고는 헤쳐 모여를 하듯 모여들어 거대하고도 뚜렷한 존재를 드러내는 것이었다. 아빠. 그 뚜렷한 존재를 나도 모르게 소리 내어 불렀다.(181p)”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동창생부터 철물점 사장, 과일 가게 사장, 지물포 사장 등의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아버지의 어릴 적 친구 박선생이 하루에 몇 번씩 들락거리며 데리고 왔다. 조선일보 애독자 박선생과 매일 만나 투닥거리면서도 왜 만나냐는 핀잔에 그래도 사램은 갸가 젤 낫아야.(47p)”라고 아버지는 대답했었다.

 

신우형, 복례누이, 복희누이, 상욱아. 총을 쏠 때마다 손이 떨려 방아쇠를 당길 수가 없네. 총구를 하늘로 겨눠도 재수 없으면 떨어지는 내 총알에 누군가 죽을지 모르는 일 아닌가. 그 누구도 내 총에 죽는 일만 없기를 날마다 기도한다네. 부디 살아서 돌아오시게. 살아서, 꼭 살아서, 다시 만나세.(48p)”

 

빨치산 형제자매 친구들에게 미군식량과 함께 남긴 박선생의 편지는 가슴 아픈 우리의 현대사를 시사하고 있다. 더불어 사람은 그가 제일 낫다고 했던 아버지의 말을 납득하게 된다. 장례식장을 찾아오는 사람들 모두가 어떤 식으로든 이 현대사와 연결되어있고, 사람이니 실수를 하고 사람이니 배신을 하고 사람이니 살인도 하고 사람이니 용서도 하기에, 아버지가 관계를 맺었던 사람들이다.

 

허구한 날 술에 취해 있고, 남 탓만 하던 작은아버지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딸은 아버지의 말이 이해되었는지 모르겠다. “그러게, 아버지의 사정은 아버지의 사정이고, 작은아버지의 사정은 작은아버지의 사정이지, 그러나 사람이란 누군가의 알 수 없는 사정을 들여다보려 애쓰는 것 아닌가(42p)” 하고.

 

뼛속까지 사회주의자였던 아버지를 보내는 장례식장에서 그녀는 사회주의자 아닌 아버지를 전혀 알지 못했음을 깨닫는다. 봉건잔재 극복과 구습 타파와 혁명을 논하던 아버지는 산이 아닌 세상 속에서 사람들과 함께 살기를 좋아했다. 그리고 사람을 사랑했다. 아버지는 사상 때문이 아니라 사람의 도리를 잊은 세상과 권력에 대항해 떨쳐 일어났던 것이다. 더 좋은 세상을 위해.

 

아버지의 해방일지는 지난 세월에 대한 통렬한 반성(266p)”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화자 고아리는 아버지 장례식 마지막 밤 그동안 누구의 딸인지가 중요했고, “어떤 딸인지, 어떤 딸이어야 하는지생각해보지 않았음을 자각하며 눈물 흘린다. 아버지가 수감된 시간, 잃어버린 그 6년 동안 자신이 그 이전의 삶을 사무치게 그리워했단 것만 생각했다. 그러나 사무치게라는 말은 감옥에 갇힌 긴긴밤을 그리워하며 보냈던 아버지에게 어울리는 말이라는 사실을 그제야 깨닫는다.

 

작가는 이 소설을 가볍게 쓰기 위해 여러 번 고쳐 썼다고 했다. 무게를 덜어내도 덜어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 오늘 하루의 삶이 밥 먹고 사람을 만나고 농담을 주고받는 가벼운 일상이어도, 그 일상을 둘러싼 시대가 슬프면, 눈물이 서리게 마련이다. 세상은 이미 훌쩍 한계를 넘었지만, 여전히 해방 전후의 한계와 맞서 싸우는 중인 아버지와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리고 그런 아버지를 둔 자식의 통렬한 반성이다. 가볍게 쓴다고 해서 그것이 가볍게 읽혀지겠는가.

 

왜 나는 자식으로서가 아니라 부모로서 이 책을 읽게 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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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3-04-03 19: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예전에 이창래 작가에게
사인 받으면서 비슷한 생각을
했답니다.

사인을 다 받고 싶었으나...
다 욕심이지 - 그래도 두 권은
받았으니 다행이지요.

오오 가볍게 쓰기 ! 그렇지 않
아도 저희 독서 모임에서도 비
슷한 이야기를 했답니다. 역시!

그레이스 2023-04-03 20:02   좋아요 1 | URL
ㅎㅎ
책 좋아하시는 분들은 다 공감하실거라 생각했습니다.
^^

서니데이 2023-04-03 19: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작가 사인 받으셨군요. 다 가지고 가셔도 아마 좋아하셨을거예요.
아버지의 해방일지가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이전에 나온 책들도 재출간되는 것 같더라구요.
잘 읽었습니다. 그레이스님, 좋은하루되세요.^^

그레이스 2023-04-03 20:04   좋아요 3 | URL

소재에 대한 질문했었습니다.
아주 좋은 대답을 들었구요~^^
서니데이님도 좋은 하루 되세요

cyrus 2023-04-03 20: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대구 올해의 책 열 권 중 한 권에 선정됐어요. 정말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대구가 보수의 성지로 악명 높지만, 근현대사로 되돌아보면 빨치산들이 활동했고, 그들이 억울하게 희생당한 지역이기도 하죠.

그레이스 2023-04-03 21:00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정말 시간이 많이 지나니까 세상도 변하긴 하죠. 더디게 느껴지지만...!
정지아 작가 책이 뜬다고 하니, 구례분들은 오히려 빨갱이 얘기가 팔리다니 무슨일인가 하신대요.

새파랑 2023-04-03 23: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인본 멋지네요~!! 세권을 가지고 지하철을 타고가서 사인을 받는 그레이스님의 열정이 너무 멋집니다 ^^ 요새 이 책이 핫하군요. 저도 읽어보겠습니다~!!

그레이스 2023-04-04 05:15   좋아요 1 | URL
아마 좋으실거예요
핫 한데는 이유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고양이라디오 2023-04-06 13: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버지의 해방일지> 저도 재밌게 읽었습니다^^b

그레이스 2023-04-06 13:55   좋아요 1 | URL

다들 그러신듯요
여러 입장에서 여러 의미를 얻게 되는 책입니다.

서니데이 2023-04-09 20: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편안한 하루 보내셨나요.
오늘은 부활절입니다. 부활을 축하합니다.
따뜻한 주말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3-04-09 22:27   좋아요 2 | URL
북플이 계속 안들어가지더니 로그아웃되고 다시 로그인 해서 들어왔습니다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도 따뜻한 주말 보내세요^^

얄라알라 2023-04-16 00: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아직 [아버지의 해방일지] 못 읽었는데 그레이스님의 친필 사인본을 3개나 눈으로 음미하는 호강을 미리 하네요
[~해방일지] 읽을 때 그레이스님, 페이퍼가 생각 날 것 같아요.

부모로 읽다/자식으로서 읽다가 어떤 뉘앙스의 말씀이신지 직접 읽어보고 느껴봐야겠습니다.

그레이스 2023-04-16 20:1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얄라알라님의 리뷰 기대할께요.~♡

임승수 2023-05-30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저는 작가 임승수라고 합니다. 이번에 제가 쓴 인문에세이 <사회주의자로 산다는 것> 출간 소식을 전하기 위해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진심을 담아서 한 글자 한 글자 열심히 썼지만 딱히 홍보할 방법이 없다 보니 답답한 마음에 저자가 이렇게 직접 나서게 되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책 여러 권을 가방에 넣고 무작정 지하철에 올라 승객분들에게 직접 육성으로 알리고 싶은 심정입니다(그래서는 안 되겠지만요). 갑작스러운 댓글에 불편하셨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여러 일로 바쁘시겠지만 1분 정도만 시간을 내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도 소설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무척 재미있게 읽었는데요. 그러고 보니 문득 제 신간 <사회주의자로 산다는 것>의 내용이 <아버지의 해방일지> 21세기 실사판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설 속 아버지가 빨치산 출신 사회주의자로서 신념을 버리지 않고 살아오면서 생긴 독특한 인간관계와 에피소드가 있듯이, 두 딸의 아빠이자 반백살의 남성인 저도 30년째 사회주의자로 살아오면서 그런 삶을 견지했을 때만 경험할 수 있는 평범하지 않은 사건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대학생 때 사회주의자가 된 이후 인생이라는 여행의 경로가 대폭 변경되었습니다. 가치관이 바뀌다 보니 갈림길에서 예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때문인데요. 글치였던 공대생 출신이 멀쩡하게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서는 느닷없이 마르크스주의 책을 쓰는 작가가 되고, 선거 날 투표할 때면 지지율이 1%도 안 되는 후보에게 거침없이 한 표를 행사하고, 뜬금없이 와인에 홀딱 빠져서는 대한민국 검사뿐만 아니라 노동 조합 간부들을 대상으로 와인 강의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 인생 경로는 명승지 투어 같이 잘 차려진 패키지 여행과는 결이 달라서, 오지 탐험에서나 맞닥뜨릴 돌발 장면들이 순간순간 펼쳐졌습니다.

<사회주의자로 산다는 것>에는 제가 사회주의자라는 여행 경로를 선택하게 된 이유, 그리고 이 경로를 선택했을 때만 접할 수 있는 풍경, 경험할 수 있는 사건,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여전히 이 여행이 제법 맘에 들어서 설사 구부러질지언정 부러지지 않고 사회주의자로 살고 있습니다. 모두가 이 이야기에 공감하리라 기대한다면 과욕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오지 탐험 여행서 같은 흥미진진함을 제공하리라 작은 기대를 해봅니다.

이 책은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해 쓴 건 아닙니다. 그저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다는 것, 그리고 이런 삶이 생각보다 괜찮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썼습니다.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재밌게 읽으셨다면 제 책도 ‘실사판’으로서 무척 흥미롭게 읽으시리라 확신합니다. 혹시 관심이 있으시다면 한 권의 여행서를 읽는다는 느낌으로 읽어주기를 바랍니다. 아래에는 출판사의 책소개 일부를 발췌해서 옮깁니다. 귀중한 시간 할애해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책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아래의 인터넷서점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119181643

”우리는 과연 사회주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사실 사회주의는 생각보다 훨씬 우리의 일상 가까운 곳에 스며들어있다. 일례로 전 세계가 주목한 코로나19 감염병 대처 방식도 지극히 사회주의식이었다. 국가가 앞장서서 공공 재원과 행정력을 동원해 감염병에 대처했으며 코로나 진단 검사와 치료를 누구나 무상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받을 수 있었다. 이러한 보건 의료 정책과 더불어 국민건강보험공단, 국공립학교, 국공립어린이집, 무상 급식, 공공 임대 주택, 부자 증세 등등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복지 및 재분배 정책은 모두 사회주의적 성격을 가졌다. 그런데 복지를 확대하길 원하면서도 왜 사회주의에는 유독 반감을 가질까?

저자는 사람들이 막연하게 가지고 있던 사회주의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본격적으로 해소한다. 이를 위해 자본주의가 대세이면서 동시에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에서 30년 차 사회주의자로 살아온 자신의 이야기를 아낌없이 들려준다. 또한 자본주의의 은폐된 착취 시스템이 작동하는 원리를 해설하고, 역사적 관점에서 자본주의의 태생과 최후를 통찰한다.

사회주의로의 강요는 없다. 다만 질문이 시작될 뿐이다. 최악의 빈부 격차, 극심한 이윤 지상주의, 유례없는 환경 파괴, 만연한 생명 경시 풍조가 지배하고 있는 이 땅에서 우리는 무엇을 소중하게 여기며 지켜나갈 것인지. 증오와 배척, 불평등와 불공정 너머의 세계를 꿈꾸며, 우리 삶의 지표에 진중한 화두를 던진다“

2023-05-30 15: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달땡이 2023-11-07 10: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읽고 저도 딱 글쓴이님 제목처럼 평을 하고 다녔었는데 친구들 선물사러 들어왔다가 댓글보고 100% 똑같은 마음에 댓글남기고 갑니다. 가볍지만 무겁고, 웃기지만 슬프고. 거기에 더해 멀리서보면 희극. 가까이서보면 비극인 듯한 이 가벼운 책이 얼마나 무겁게 마음에 남는지... 빨치산의 딸도 나중에 읽어봐야겠단 생각이 드네요.

그레이스 2023-11-07 10:38   좋아요 0 | URL
예~
같은 마음이시라니 반갑네요~
감사합니다
 

타국에서 발생한 재앙을 구경하는 것은 지난 1세기하고도 반세기 동안 언론인과 같다고 알려진 전문적인 직업여행자들이 촘촘히 쌓아올린 본질적으로 현대적인 경험이다.(수전 손택 타인의 고통39p)” 


밤의 여행자들을 읽다가 생각의 흐름은 수전 손택을 향하게 되었다. 재난을 당한 지역의 이미지를 이용해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그 재난을 여행상품으로 만드는 스토리 때문이었다. 오래 전 읽었던 전쟁과 같은 재난을 당한 사람들의 고통의 이미지 앞에서 우리는 연민이 아닌 수치심을 느껴야한다는 수전 손택의 말이 기억났고, 다시 타인의 고통을 펼쳐 들었다. 수전 손택은 타인의 고통을 이미지화 시켜 상업적 목적이나 이념이나 권력화 시키는 것에 대한 경계를 할 뿐 아니라, 그 이미지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과 사유에 대해 쓰고 있다. 주로 전쟁과 관련된 이미지에 대한 이야기지만, 다른 재난에도 해당되는 부분이 있다.


상업적 가치를 우선적으로 보는 현대의 이미지는 신경을 거슬리고 소란을 불러 일으켜야 한다. 다양한 운명과 필연성이 모든 인간의 영혼을 어느 정도로까지나 종속시키는지를 모르는 사람은 우연이 만들어 낸 심연에 의해 자신과 분리된 사람들을 이웃으로 여기거나 자신처럼 사랑할 수 없습니다.(시몬느 베이유 일리아스 또는 힘의 시60p)” 


수전 손택에게서 소개 받은 책, 처음 몇 페이지를 읽다가 마주친 부분이다. 일리아스를 폭력과 힘이라는 방향에서 풀어낸 책이다.  어떤 책을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몇 줄 읽어보면 심상치 않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이 책 역시 그런 느낌을 주고 있다. 어느새 시몬느 베이유의 다른 작품을 검색하고 장바구니에 옮겨 담는다.

 

수전 손택은 버지니아 울프의 3기니타인의 고통을 시작하지만, 조금은 비판적이다. 익명의 희생자들의 사진은 그 사진을 보고 있는 우리와 그들 사이에 심연만 깊게 할 뿐이다. 윤고은의 밤의 여행자들은 그 심연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사건들은 그 깊이와 거리를 없애고 재난을 우리의 것으로 만들고 있다.


밤의 여행자들』의 주인공 요나는 여행사 정글의 직원이다. 벚꽃이 한창이었던 진해를 휩쓴 쓰나미와 봉사활동을 결합한 상품을 계획하는 그에게 재난은 상업적 이미지와 아이템이다. 다른 직원이 진행하고 있는 퇴출위기의 여행상품을 조사하고 보고하기 재난여행에 직접 참여한다. 그곳은 베트남의 한 섬, 무이에 있는 사막의 씽크홀 현장이다. 그곳이 운다족과 카누족은 사막에서 잔인한 전쟁 중이었고 그 참극은 곧 모래 구덩이 속으로 사라졌었다. 무이를 여행하는 여행자들을 위해 그곳의 주민들은 이 사건을 재현한다. 그는 카메라를 들고 이곳저곳을 렌즈에 담았다. 사고로 이곳에 낙오된 요나는 이곳에서 이라는 기업의 음모를 알게 된다. 이 섬의 여행지로서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재난을 조작한다. 이 조작에 가담하는 요나는 실재로 사람들이 죽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폭로하는 것을 망설인다. 갑자기 들이닥친 쓰나미에 의해 그는 재난의 희생자여행 아이템이 된다쓰나미는 그와 저들 사이의 '심연'을 쓸어간다


무이 사람들에게 실제로 살육당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는 요나는 니느웨의 멸망을 경고하기를 거부한 성경의 '요나'를 소환한다. 트럭에 치인 사람을 무심히 치워버리는 장면을 그저 이상히 여기는 정도로 눈감아버리는 요나는 심장이 이미 식어버린 것일까?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 수많은 재앙의 이미지를 상업적 목적의 광고로 활용했던 그 시간 동안 서서히 식어버렸을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시기에 비해, 지금 그 뉴스를 보고 듣는 나의 마음 상태를 생각해보게 된다. 탈출하던 사람들과 기차역에서 잠을 자던 사람들의 영상들에 마음이 아팠고, 폭탄이 떨어지는 캄캄한 도시의 공포에 전율했었다. 지금은 뉴스에서도 그런 영상이나 이미지보다는 유럽과 미국, 러시아의 이해관계를 따지는 내용들을 주제로 한 기사들이 더 많이 보인다. 전쟁의 소식에 지쳐갈 때 쯤 뉴스의 화면들은 튀르키예와 시리아 지진 영상으로 교체되었다. 우리는 영상들의 홍수 속에 살면서, 우리는 새로운 자극으로 이전의 비극을 잊는 것을 반복하면서, 마음이 굳어가는 것을 눈치채지조차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태원참사로 자식을 잃은 부모가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당시 자신이 무심했던 것에 대해 눈물을 흘리며 사과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가슴이 저릿했다. 울컥하고 눈물을 흘리면서도 한편 우리 사이에 있는 그 심연을 생각하며 마음은 끝없이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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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3-03-09 01: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재난 지역이 여행지가 되는 건 참... 그런 일이 소설속에서만 일어나지 않겠습니다 현실에서도 일어나겠군요 사람은 잘 잊어버리기도 하네요 여전히 전쟁은 끝나지 않고, 자연재해로 많은 사람이 죽고... 자주 생각하지 않더라도 아주 잊지는 않기를 바랍니다


희선

그레이스 2023-03-09 13:23   좋아요 1 | URL
매번 반복되는 뉴스때문에 잊지는 못하지만 마음엔 굳은살이 박히는 듯요

페크pek0501 2023-03-10 14: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수전 손택의 책을 읽으며 새로운 세계에 진입하는 느낌이 들던 기억이 나네요.
어느 책에선가 사진에 관하여, 라는 제목의 글이 있었는데 인상적으로 읽었어요.^^

그레이스 2023-03-10 14:37   좋아요 2 | URL

저도 사진에 관하여라는 책 좋아합니다.
렌즈를 통해 사유하는 작가라는 생각입니다.
제 생각에 이 책은 그 사진에 관하여를 바탕으로 더 발전시킨 책인듯 합니다

페넬로페 2023-03-10 16: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밤의 여행자들,
저도 넘 좋게 읽었어요
수잔 손택도 더 많이 읽고 싶은데~~
매번 이런 말만 하고 다녀요 ㅎㅎ

그레이스 2023-03-10 16:31   좋아요 2 | URL
^^
저두요~;;
시간있을때 미리미리 하라는 말 아이들한테 하지 말아야 할듯요.
ㅋㅋ

서니데이 2023-03-11 17: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밤의 여행자들, 출간되고 몇 년 된 것 같긴 했는데, 찾아보니까 2013년 작이니, 올해가 거의 10년이 되는 책이네요.
그 때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 읽으면 또 다른 점이 있을거예요. 시간이 지나면 조금 더 잘 보이는 것도 있으니까요.
잘읽었습니다. 그레이스님, 따뜻한 주말입니다. 좋은 오후 시간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3-03-11 17:05   좋아요 3 | URL
예~
감사합니다 .
이제야 빛을 보는건가요, 아님 제가 이제야 읽는걸까요?^^
서니데이님~
 
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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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시울이 뜨거운데 웃음이 나온다. 울컥울컥 하다 결국은 눈물을 흘렸다. 웃음인지 울음인지 알수 없는 소리가 나왔다. 정지아! 당신은 누구인지...! <빨치산의 딸>이 내일 온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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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2023-02-21 20: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도 그랬어요
눈물 흘리는거 안하려고 했는데 어쩔수없이 나더군요
저도 정지아의 ‘아름다운 날들‘ 들였습니다~~

그레이스 2023-02-21 20:45   좋아요 2 | URL
전 <자본주의의 적 > 단편도 몇개 읽다가...! 정말 작가가 궁금해졌습니다.

서니데이 2023-02-21 20: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어서인지, 이전에 출간되었던 정지아 작가 책이 최근 다시 출간되는 것 같아요.
얼마전에 알림이 와서 알았는데, 다른 내용의 책이지만, 그 책도 이 책을 생각나게 했습니다.
그레이스님, 어제부터 날씨가 조금 차가워요.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3-02-21 20:46   좋아요 2 | URL

다른 책들이 궁금해졌어요
빨치산... 여기저기서 많이 읽은 내용이지만 이런 식으로 글쓰는 작가라면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망고 2023-02-21 20: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저도 울다가 웃다가😂

그레이스 2023-02-21 20:51   좋아요 3 | URL
이 책 읽으시는 분들은 모두 그러실듯요..
행복한 독서였습니다.

책읽는나무 2023-02-21 2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그런 책이군요?^^;;

그레이스 2023-02-21 23:18   좋아요 1 | URL
예~!
가슴이 먹먹했다가 벅차오르다가 그런 책입니다.^^

레삭매냐 2023-02-23 09: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념 갈등 때문에 두 쪽으로
갈라진 사람들에 대한 서사...

작가 특유의 남도 사투리를
엮고 유머를 가미한 이바구
에 감동 먹었습니다.

독서 모임 때문에 두 번 읽었
는데 여전한 감동이었습니다.

그레이스 2023-02-23 09:13   좋아요 2 | URL
저도 독서 토론 리스트에 넣었습니다.
그리고 빨치산의 딸, 자본주의의 적, 아름다운 날들,,, 다 사버렸네요^^;;

얄라알라 2023-02-25 23: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망고님, 은하수님, 레삭매냐님의 독후 반응이 한결같이 뜨겁네요.
읽기 전이라 책 표지 초록색과 제목이 더 인상 뚜렷했는데 그레이스님 말씀 듣고, 정지아라는 이름을 새겨보고 갑니다. 올 상반기 안에는 꼭 읽어야겠네요!^^

그레이스 2023-02-25 23:40   좋아요 1 | URL
예~
강추입니다 ^^
전 작가와의 만남도 신청했습니다.~♡

얄라알라 2023-02-25 23: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코로나 주춤하며 젤 좋은 것 중 하나가 작가와의 만남이나 대면 이벤트인것 같아요. 그레이스님 잘 다녀오시고 후기 혹시라도 남겨주시면 꿀 받아 먹는 기분 될 것 같습니다^^

그레이스 2023-02-25 23:44   좋아요 0 | URL
예~
리뷰와 함께 작가와의 만남 후기도 올리겠습니다.
잘 전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임승수 2023-06-01 13: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저는 작가 임승수라고 합니다. 이번에 제가 쓴 인문에세이 <사회주의자로 산다는 것> 출간 소식을 전하기 위해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진심을 담아서 한 글자 한 글자 열심히 썼지만 딱히 홍보할 방법이 없다 보니 답답한 마음에 저자가 이렇게 직접 나서게 되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책 여러 권을 가방에 넣고 무작정 지하철에 올라 승객분들에게 직접 육성으로 알리고 싶은 심정입니다(그래서는 안 되겠지만요). 갑작스러운 댓글에 불편하셨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여러 일로 바쁘시겠지만 1분 정도만 시간을 내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도 소설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무척 재미있게 읽었는데요. 그러고 보니 문득 제 신간 <사회주의자로 산다는 것>의 내용이 <아버지의 해방일지> 21세기 실사판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설 속 아버지가 빨치산 출신 사회주의자로서 신념을 버리지 않고 살아오면서 생긴 독특한 인간관계와 에피소드가 있듯이, 두 딸의 아빠이자 반백살의 남성인 저도 30년째 사회주의자로 살아오면서 그런 삶을 견지했을 때만 경험할 수 있는 평범하지 않은 사건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대학생 때 사회주의자가 된 이후 인생이라는 여행의 경로가 대폭 변경되었습니다. 가치관이 바뀌다 보니 갈림길에서 예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때문인데요. 글치였던 공대생 출신이 멀쩡하게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서는 느닷없이 마르크스주의 책을 쓰는 작가가 되고, 선거 날 투표할 때면 지지율이 1%도 안 되는 후보에게 거침없이 한 표를 행사하고, 뜬금없이 와인에 홀딱 빠져서는 대한민국 검사뿐만 아니라 노동 조합 간부들을 대상으로 와인 강의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 인생 경로는 명승지 투어 같이 잘 차려진 패키지 여행과는 결이 달라서, 오지 탐험에서나 맞닥뜨릴 돌발 장면들이 순간순간 펼쳐졌습니다.

<사회주의자로 산다는 것>에는 제가 사회주의자라는 여행 경로를 선택하게 된 이유, 그리고 이 경로를 선택했을 때만 접할 수 있는 풍경, 경험할 수 있는 사건,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여전히 이 여행이 제법 맘에 들어서 설사 구부러질지언정 부러지지 않고 사회주의자로 살고 있습니다. 모두가 이 이야기에 공감하리라 기대한다면 과욕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오지 탐험 여행서 같은 흥미진진함을 제공하리라 작은 기대를 해봅니다.

이 책은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해 쓴 건 아닙니다. 그저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다는 것, 그리고 이런 삶이 생각보다 괜찮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썼습니다.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재밌게 읽으셨다면 제 책도 ‘실사판’으로서 무척 흥미롭게 읽으시리라 확신합니다. 혹시 관심이 있으시다면 한 권의 여행서를 읽는다는 느낌으로 읽어주기를 바랍니다. 아래에는 출판사의 책소개 일부를 발췌해서 옮깁니다. 귀중한 시간 할애해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책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아래의 인터넷서점 링크들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119181643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17534357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2430088

”우리는 과연 사회주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사실 사회주의는 생각보다 훨씬 우리의 일상 가까운 곳에 스며들어있다. 일례로 전 세계가 주목한 코로나19 감염병 대처 방식도 지극히 사회주의식이었다. 국가가 앞장서서 공공 재원과 행정력을 동원해 감염병에 대처했으며 코로나 진단 검사와 치료를 누구나 무상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받을 수 있었다. 이러한 보건 의료 정책과 더불어 국민건강보험공단, 국공립학교, 국공립어린이집, 무상 급식, 공공 임대 주택, 부자 증세 등등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복지 및 재분배 정책은 모두 사회주의적 성격을 가졌다. 그런데 복지를 확대하길 원하면서도 왜 사회주의에는 유독 반감을 가질까?

저자는 사람들이 막연하게 가지고 있던 사회주의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본격적으로 해소한다. 이를 위해 자본주의가 대세이면서 동시에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에서 30년 차 사회주의자로 살아온 자신의 이야기를 아낌없이 들려준다. 또한 자본주의의 은폐된 착취 시스템이 작동하는 원리를 해설하고, 역사적 관점에서 자본주의의 태생과 최후를 통찰한다.

사회주의로의 강요는 없다. 다만 질문이 시작될 뿐이다. 최악의 빈부 격차, 극심한 이윤 지상주의, 유례없는 환경 파괴, 만연한 생명 경시 풍조가 지배하고 있는 이 땅에서 우리는 무엇을 소중하게 여기며 지켜나갈 것인지. 증오와 배척, 불평등와 불공정 너머의 세계를 꿈꾸며, 우리 삶의 지표에 진중한 화두를 던진다“
 
애쓰지 않아도 마음산책 짧은 소설
최은영 지음, 김세희 그림 / 마음산책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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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쓰지 않아도 전해지는 진심이 있고, 밝혀지는 진실이 있다. 그렇게 힘들일 필요 없이 서로의 마음이 전해져 멀어지기도 하고 가까와지기도 한다. 그런데 이번만큼은 관계에 대해 지나치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작가에게 딴지를 걸고 싶다. 가끔은 힘들여 붙잡아야 할 사람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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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3-02-07 15: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단편집 읽지 않고 100자평 봤을 땐, 무슨 의미인지 몰랐던...
그레이스님은 아래 지층까지 내려가서 보고 오셨군요^^ 저도 숟가락 얹는 기분으로 그레이스님 말씀에 고개 끄덕끄덕 해보고 지나갑니다^^

[밝은밤]에 이어, 전 작가님 두 번째 책으로 읽었어요

그레이스 2023-02-07 15:32   좋아요 1 | URL
쇼코의 미소 이후로 나오는 작품 다 읽어봤는데, 관계에 대한 태도 이젠 좀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