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끝의 온실
김초엽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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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내 얼굴과 목, 피부 여기저기가 빨갛게 부풀어 오르기 시작하면 그걸 본 할머니는 부엌칼을 들고 뒤뜰로 향하셨다. 그 모습을 본 나는 안 먹어하고 우는 소리를 내며 숨을 곳을 찾아 이리저리 종종걸음 치고, 그런 나를 아랑곳 않고 할머니는 한 움큼 베어온 미나리를 물에 씻고 절구에 찧어 즙을 내리면서, “이리와, 어서 마셔하셨다. 나는 입을 막고 도리질을 치지만, 결국엔 코앞에까지 들이 밀어진 사발을 받아 마실 수밖에 없었다. 이내 두드러기는 가라앉고 식중독 증상은 사라지곤 했다. 식물의 해독작용을 체험한 유년시절의 기억이다.

 

식물은 독이 되기도 하고 해독제가 되기도 한다. 이 작용은 식물들이 환경에 적응하고 생존하기 위함이다. 소설 속 모스바나와 더스트 해독제를 만드는 온실의 식물들의 변이는 그들이 멸종을 피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인류가 멸종위기를 맞았던 더스트 시대가 있었다. 나노 입자 연구실에서 자가 증식하는 먼지들이 유출되고 더스트라 이름이 붙여졌다. 오염된 사람들은 죽었고, 나오미와 같은 내성종은 끌려가서 혹독한 실험을 당했다. 도시들은 돔을 만들고, 그렇지 못한 도시들은 폐허가 되었다. 실험실을 탈출한 나오미와 아마라 자매가 도착한 프림 빌리지’, 해독제를 만들고 식물 연구에 몰두하는 사이보그 레이첼의 온실이 있는 곳이다. 온실에서 개량된 모스바나는 더스트 폭풍으로부터 프림 빌리지 사람들을 지켜주었다. 그러나 강한 번식력은 농작물을 마르게 했다. 침입자들의 공격을 받고, 그들은 씨앗과 해독제 제조법을 지니고 모두 흩어졌다. 문명재건 60, 강원도 숲에서 빠른 속도로 숲을 잠식해나가는 독성을 지닌 덩굴식물의 정체를 쫓던 아영은 더스트 시대가 종식된 것은 지구곳곳에서 자라난 이 모스바나 때문이라는 사실을 확인한다.

 

온실이 자신들을 지켜 주리라는 프림 빌리지 사람들의 믿음과는 달리, 레이첼의 연구는 식물을 위한 것이었다. 해독제와 식물들을 밖으로 가지고 나가 사람들을 구해야 한다는 이들의 의견에 지수는 반대한다. ‘돔 시티안의 사람들은 인류를 위해 일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날도 과학의 성과는 강자의 것이고, 그 분배에 있어 자본주의 논리가 인도주의를 앞선다. 최근 강대국들이 코로나19 백신을 독점하는 현상을 보아도 그 사실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

 

나는 얽혀있는 화초들을 솎아내고, 가지를 잘라내고, 그것들을 버리면서, 문득 식물을 대해온 인간의 역사를 생각했다. 인간은 정돈된 수형, 크고 맛있는 열매, 다양한 색상의 꽃을 얻기 위해 가지치기, 화학처리, 종자개량 등의 시도를 해왔다.

 

레이첼이 지적했듯이, “피라미드형 생물관에 종속되어 있는”(365p) 우리의 시선은 식물들의 집단적 고유성을 폄하하고, 식물들의 경쟁과 분투를 놓치고있다. 피오나 스태퍼드의 길고 긴 나무의 삶은 인간의 먹을거리가 되고, 약이 되고, 신화와 상징이 되고, 문학과 예술이 되었던 나무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인간의 역사보다 오래된 식물은 피라미드 맨 아래에 위치한 하위생물이 아니라, 없으면 인류가 생존할 수 없는 지구상의 생명체들이다.

 

아영이 다시 찾은 프림 빌리지 터에는 모스바나 덩굴만 남아있다. 이미 천이를 한 숲에 모스바나 군락지를 조성하겠다는 말레이시아 정부의 계획은 머릿속에 경고등을 켰다. 생태계를 고려하지 않은 인간의 목적만을 위해 숲을 조성하는 그들의 제국을 침범하고 있는 우리시대의 그림자를 보았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 초기, 여러 매체를 통해 전문가들은 팬데믹의 시작을 경고하며 그 원인은 에코데믹에 있다고 진단했다. ()간을 넘어 인간과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온 재앙이라는 것이다. 종식에 대한 기대는 또 다른 변종바이러스라는 악재를 만났다. 바이러스가 변종을 거듭하며 약화될 것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현재의 인류는 이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 오만이었다는 교훈을 받았다. 바이러스 역시 모스바나처럼 번성하다가 소멸한 듯 보이지만, 일정 환경을 만나면 다시 독성을 띄며 증식하기 때문이다. 이미 생태의 경계가 허물어져 있는 상황에서, 다른 생물과 공존하는 방법을 질문하게 된다.

 

식물은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주기도 하고, 우리를 모두 망쳐버릴 무언가를 만들기도”(224p)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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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0-17 19:3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오 ! 이책 별.🖐 ^^

그레이스 2021-10-17 19:32   좋아요 5 | URL
^^scott님 ♡🖐

mini74 2021-10-17 19:3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식물도 그렇고 시대나 상황이 만들어낸 영웅, 살아남은 자들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이 책 참 좋지요 *^^*

그레이스 2021-10-17 19:52   좋아요 4 | URL
어느것에 초점을 맞추고 쓸까 고민하게 되는 책이예요.^^
좋았습니다

새파랑 2021-10-17 20:2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왠지 코로나 시대에 맞는 책이라는 느낌이 드네요~ 에코데믹이라니 앞으로 자연과 공존할 수 있는 방법에 관심을 가져야 겠어요~!!

그레이스 2021-10-17 20:32   좋아요 4 | URL
지금 시대적 상황에도 맞춰져 있다는 💡

막시무스 2021-10-17 23: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예코데믹이라는 좋은 단어를 배웠네요!ㅎ 첫문단은 소설의 그레이스님 실제가 아니라 소설내용인거죠?ㅎ

그레이스 2021-10-18 00:21   좋아요 2 | URL
제 이야기^^
어릴적 기억이예요 ㅎㅎ
자주 두드러기가 났거든요

막시무스 2021-10-18 10:45   좋아요 2 | URL
어릴적 추억이 따스하고 좋으네요! 할머니 정성이 최고!ㅎ

프레이야 2021-10-19 17: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에코데믹. 공감되는 말입니다. 좋은 리뷰 감사해요 ^^

그레이스 2021-10-19 17:18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

jenny 2021-10-23 10: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금 읽고있는책인데
아껴두었다가 책 다 읽고 정독해보겠습니다!

그레이스 2021-10-23 10:45   좋아요 1 | URL
저도 가끔 그럴때 있어요^^
아껴두었다가 나중에 읽고 싶은 📚 ~♡
 
밝은 밤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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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가의 친척들은 모두 앞에 자를 붙여 칭한다. 외조모, 외외증조모, ……. 4대를 거슬러 올라간 여자들의 서사를 이야기할 때 이 자는 탈락한다. 좋았다. 유전자가 대물림 되듯 당연하게 생각되던 삶의 태도, 말하지 않고 견디던 여성들의 삶이 만들어놓은 토양은 여전히 우리에게 같은 열매를 요구한다. 매서운 현실 속에서도 서로의 울음을 받아주었던 소매는 서사를 기록하는 페이지가 되고, 대물림에서 벗어나는 치유가 된다.

 

지연은 10살 무렵의 기억이 있는 희령의 천문대 연구원으로 지원해서 직장을 옮긴다. 엄마랑 할머니의 관계가 단절된 이후로 찾아온 적이 없는 곳이다. 집을 구해 이사한 후, 우연히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할머니를 만나게 되고, 함께 식사를 하고, 엄마(미선)와 할머니(영옥), 증조모(삼천)의 이야기를 듣는다. 증조모는 백정의 딸이다. 일제 강점기였고, 증조모는 위안부로 끌려갈 수밖에 없는 처지다. 천주교 순교자 집안의 자녀인 증조부는 사람은 빈부귀천이 없음을 믿었고 실천한다. 처음 본 증조모에 대한 연민과 끌림으로 그녀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고, 부모의 반대를 거역하고, 증조모와 결혼을 하고 삼천을 떠난다. 증조모는 병상에 있는 자신의 엄마를 두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을 나왔다.”(34p) 두 사람은 개성에 자리를 잡고, 증조모는 삼천이라는 이름을 얻는다.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백정의 딸이라는 신분을 벗어나지 못한다. 더구나 남편을 가족들과 의절하게 했다는 이유로 이웃들과 성당 사람들에게 냉대를 받는다. 증조부는 가족과의 단절과 친지들의 외면과 비난 때문에 괴로워한다. 그의 마음속에 노여움과 억울함이 생겨났고, 그로 인한 죄책감을 울화를 가슴에 품게 된다. 그녀는 침묵 속에서 체념을 배우고, 남편의 의중을 살피는 삶을 살게 된다. 그 체념은 고조모가 가르쳐 준 사는 법이다. 그녀들에게 기대는 사치뿐 아니라 위험한 무엇이었다.

 

이것이 대물림된 체념의 역사다. 백정과 여성이라는 신분 중에 어떤 것이 고조모나 증조모의 삶에 더 큰 영향을 미쳤을까? 1887년 백정의 아들로 태어나 우리나라 최초의 의사가 되었던 박서양을 떠올려 보면 드물기는 하지만 신분제가 폐지된 이 시기 특히 기독교 선교사들의 도움을 받는 천민 남성들에게는 기회가 있긴 했었다. 여성인 삼천은 양민인 남편과 결혼했어도 백정의 딸이라는 신분을 벗어날 수 없었다. 기독교적인 신념도 그들의 공동체를 설득하지 못했다. 남편에게로 귀속되는 결혼제도를 받아들여 도피와 안전을 도모했던 그녀는 오히려 침묵 속에 갇힌다. 거부했던 엄마의 삶의 태도를 몸에 새기고 있다.

 

그 체념은 영옥에게 이어진다. 그녀에게는 백정의 핏줄이라는 꼬리표뿐만 아니라 어머니와 아버지의 정서, 아들이 아닌 딸이어서 받는 무심함이 덧붙여진다. 아버지의 인정과 사랑이 결핍되었던 영옥은 그의 결정과 명령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중혼인 줄 알면서도 남선과 결혼시키고, 아버지는 오히려 남편을 붙잡아놓지 못한 딸의 무능을 비난한다. 영옥과 남선 사이에 낳은 딸 미선은 남선과 전처의 호적에 올려지고, 영옥은 홀로 미선을 키운다.

 

미선 역시 벗어나지 못한다. 남편의 횡포에도 침묵하고 다른 사람들을 의식하고 불행을 참는 여성이다. 큰 딸의 죽음에 대해 평생 죄의식을 지닌 엄마다. 유방암이 다시 재발해서 병원에 입원했어도 문병조차 하지 않는 남편의 무심함을 견딘다. 딸에게도 이혼하지 말고 참고 살 것을 종용한다.

 

엄마는 남자와 사는 삶에 희망이 있는 것처럼 말하곤 했지만, 그 말을 가만히 들어보면 도리어 엄마야말로 남자에 대한 희망이 없는 사람 같았다. 때리지 않고 바람피우지 않는 남자만 되어도 족하다니, 인간 존재에 대한 그런 체념이 또 어디 있을까.”(17p)

 

이혼 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지연에게 미선은 딸의 이혼 때문에 얼마나 힘든 상황인지 얼마나 괴롭고 우울한지 호소”(18p) 한다. 모든 문제는 마음먹기 마련이라고 약 없이 이겨보라고 한다. 캐럴라인 냅이 인용했듯 자신의 열망과 야망과 좌절감을 억누르고 있는 어머니가 자녀의 기쁨과 실패에 감정이입하며 공감할 수 없다”(134p 욕구들). 어쩌면 그녀들은 자녀가 성공하기를 바라고 안정적으로 평안하게 살길 바라는 것이 잘못된 것이냐고 질문할 것이다. 자녀들에게 강요하고 있는 삶을 살고 있는 당신은 행복한가? 당신이 굴복하고 있는 체념이라는 삶의 태도는 정말 안정과 평안을 주는가? 하고 묻게 된다.

 

한편 4대에 걸친 여자들의 감옥같은 삶에 한 줄기 빛은 바로 사람이었다. 개성에서 모두가 외면할 때 새비는 삼천을 위해주었고, 죽음과 같은 출산을 겪을 때 손을 잡아주었다. 이름이 아닌 떠나온 고향의 이름으로 불리던 두 여자는 일제강점기와 히로시마 원폭, 6.26 전쟁을 겪으며 만남과 헤어짐을 거듭한다. 헤어짐의 고통을 겪고 때로는 서로에게 서운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밤이 새도록 서로의 슬픔과 원통함을 끌어 안아주었다. 삼천에게 새비는 자신을 귀애해주고, 애지중지한”(116p) 유일한 사람이었다. 영옥과 희자는 3년 터울로 태어나 어머니들의 우정을 이어받지만 성장 후 그들의 처지가 달라짐에 따라 소원해진다. 영옥은 자신과는 다른 길을 가는 희자에 대해 느꼈던 질투를 기억하며, 마음을 다하지 못했던 후회를 갖고 있다. 그녀가 기억하는 새비 아저씨, 명숙 할머니, 희자에 대한 회환은 김소영 작가의 쇼코의 미소내게 무해한 사람에서 보여졌던 헤어진 사람들에 대한 감정- 헤아리지 못했던 타인의 슬픔, 오해, 착각, 꺼내지 못했던 말들, 질투와 같은 못난 감정들에 대한 후회-을 소환한다. 전작에서와 달리 삼천과 새비,, 영옥과 희자의 해후는 서로의 아픔을 공감했던 순간이 있었다는 다름 때문일 것이다. 미선은 명희가 숨통이 되고, 지영에게는 지우라는 친구가 가끔씩 찾아온다. 자신의 아픔을 알고 있고 위로가 되는 한 사람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나에게는 그런 사람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지연은 할머니의 설화(說話)에서 치유를 경험한다. 어머니에게 대물림된 체념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자신에게 지워진 억압의 근원을 찾아낸다. 그녀가 희령을 떠나는 것은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짐을 상징하는 것으로 읽혀진다. 이혼녀임을 당당히 밝힌 것이 상처로 돌아오는 세상은 여전히 그대로인 것 같지만 떠날 수 있는 자유함과 새로운 곳으로 향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

 

할머니에게 들을 수 있는 역사는 4대까지이지만, 우리는 그 이상의 역사- 동서양을 불문하고 사회가 여성에게 요구하는 것들을 거부할 때 공동체는 그녀를 비난하고 고립시키고 학대해 온 역사-를 알고 있다. 맘모스가 출몰하는 시대, 세상의 모든 딸들의 주인공이 여성에게 요구되는 태도를 벗어나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려 할 때, 공동체로부터 따돌림 당하고 홀로 아이를 낳다가 죽음을 맞이한 것처럼, 그 굴레는 원시적이고 강력하다. 아이를 낳는 몸에 새겨진 왜곡된 시선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리라.

 

이제는 한사람이 한사람의 서러운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을 넘어 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서사를 말하고 있다. 그 것은 텍스트가 되고 역사가 된다. 아프리카인들의 노예 해방사를 기록함으로 인종갈등에 대한 옳은 시각을 만들어 가듯이, 지속적으로 말하고 귀 기울임으로 만들어진 여성의 역사는 강요된 침묵과 견딤의 시간들을 증언하고, 덧입혀진 의미를 보게 할 것이다. 그리고 타인이 아닌 자신 안에 갇힌 상처받은 여자와 이야기를 할 것이다. “나야. 듣고 있어. 오래 하고 싶었던 말을 해줘.”(33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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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9-04 17:5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1등.🖐 ^@^

그레이스 2021-09-04 17:58   좋아요 5 | URL
😍🖐👍

scott 2021-09-04 20:38   좋아요 3 | URL
[, 지속적으로 말하고 귀 기울임]
이 문장 공감! 합니다
끊임없이 공론화 시켜야 합니다
참고만 사는게 미덕인 세상이 아뉨 ^ㅅ^

그레이스 2021-09-04 20:43   좋아요 3 | URL
읽어 주셔서 감사해요

페크pek0501 2021-09-04 18:0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뿌듯한 독서하셨네요. ^^

그레이스 2021-09-04 18:21   좋아요 6 | URL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1-09-04 20:0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3등~!! 역시 답은 사람인것 같아요. 사람 때문에 받은 아픔은 다른 사람의 사랑으로 치유한다~!! 이 책 완전 👍

그레이스 2021-09-04 20:34   좋아요 4 | URL
맞아요~♡

붕붕툐툐 2021-09-04 22: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 진짜 얘기합니다. 그레이스님~ㅋㅋㅋㅋㅋㅋㅋ
이 책 리뷰 많이 봤는데, 그레이스님 리뷰에는 몰랐던 내용도 실려 있네요~ 더 기대가 됩니다~😉

그레이스 2021-09-04 22:41   좋아요 4 | URL
감사한 말씀이네요!
툐툐님 말씀에 진심 감사합니다☺

han22598 2021-09-05 12: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 최은영 작가님 완전 팬이라서...이 책 리뷰를 제가 직접 읽어보기 전까지는 보지 않으려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ㅎㅎ 많은 분들이 읽고 쓰는 걸 보니, 역시나 좋은 글을 내놓으셨구나 하는 확인정도만 하고 지나치고 있습니다. ㅎㅎ

그레이스 2021-09-05 15:10   좋아요 2 | URL
예 리뷰 올려주시면 읽어보겠습니다~^^

mini74 2021-09-05 20: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소매 ㅠㅠ 서로의 울음, 아이의 울음 다 받아주던 엄마 할매의 소매가 생각나게 하는 글이네요. ㅠㅠ 요즘 아이들은 친 외 라는 말대신 동네이름을 붙여 할머니를 부르더라고요. 땡땡동할머니 이런 식. 저 어릴때 할머니가 내가 진짜 친이고 외할머니는 가짜라고 그래서 울었거든요 ㅎㅎㅎ

그레이스 2021-09-05 21:19   좋아요 2 | URL
외자 붙이는거
조금 억울해요.
그쵸?!
그것도 나름 괜찮은 방법.!
땡땡동 할머니...♡

서니데이 2021-09-06 22: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 이 책이 알라딘 서재에서 자주 보이네요.
최은영 작가의 책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 같아요.
그레이스님, 좋은 하루 되세요.^^

그레이스 2021-09-06 22:44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님도 굿밤요!

희선 2021-09-07 0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하고 그걸 들어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은 거겠습니다 백정딸은 여전히 백정딸로 보고 백정아들은 다른 길로 갈 수도 있었군요 70~80년대도 생각납니다 누나나 여동생은 돈 벌고 오빠나 남동생은 공부하던 거... 이제는 그렇지는 않겠지만 여전히 차별은 있군요 갈수록 나아지면 좋겠네요


희선

그레이스 2021-09-07 06:39   좋아요 0 | URL
감사해요! 희선님.
그런 시절이 있었지...! 하고 지나갈 수 없는 것도 있어요. 그쵸.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고 바라만 볼수 없는...
반드시 말하고 고쳐야 하는...!
 

아픔을 끌어안는 밤

서로 다른 국적과 인종, 문화, 환경을 가진 사람들이 만나 서로의 인생에 파문과 흔적을 남기고 삶에 조용한 변화를 일으키는 내용의 단편들로 이루어져 있다. 소유와 쇼코, 나에게 투이, 엄마에게 응웬 아줌마, 순애언니, 한지, 미진선배, 시청광장에서 만난 미카엘라의 어머니... - 타자들과의 만남이 있다. 언어가 다르고 문화가 다른 그들과 가까워진다. 환대의 힘이다.

 

환대는 자기 자신에 도달한 보편적 이성의 가장 높은 표현이다. 이성은 동질화하는 힘을 행사하지 않는다. 이성은 친절함을 통해 타자를 그 타자성 안에서 인정하고 환영할 수 있게 된다. 친절함은 자유를 의미한다.”(타자의 추방한병철)

 

그러나 그들이 각자의 상처에 닿는 거리로 가까워지면 아픔을 느끼고 울타리를 치고 뒤로 물러선다. 때로는 갈등을 일으키게 된다. 서로의 아픔을 꺼내놓지 못해서, 그 깊이를 이해하지 못해서, 내 상처만 보여서 마음은 서로 닿을 수가 없다. 그렇게 헤어진 이들은 했어야 할 말을 하지 못하고 그냥 놓아버린 그 시간들을 그리워한다. 뒤늦게 찾아가, 그리워했던 이들에게서 더 아픈 시간들의 흔적들을 발견하지만 그 흘러간 시간의 간격에 무력함을 느낀다. 읽는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 때 잡았더라면, 그 때 말을 했었더라면, 지금은 달라졌겠지 하고.

뉴스 화면에서만 비치는 아이들을 잃은 부모들이 쳐 놓은 천막은 슬픔의 깊이를 전달하지 못한다. 그러나 광장에서 우연히 부딪친 사람의 아픔과 내가 가진 상처가 공명한 순간, 그들 사이로 뛰어들게 된다. 그래 맞다. 타인의 아픔에는 그렇게 반응하는 것이다.

 

한 사회의 문명화 정도를 보여주는 척도는 바로 이 사회의 환대, 나아가 친절함이다. 화해는 친절함을 뜻한다.”(타자의 추방한병철)

 

우연히 잠깐 만난 사람들일지라도, 그들에게 나만큼의 아픔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그 간격은 사라지게 된다. 타인의 아픔을 인식하지 못하고 공감하지 못하는 것은 언어나 문화와 같은 환경의 이질성 때문이 아니다. 나의 상처를 감추느라 꽁꽁 싸매고, 울타리를 친 마음이 건너가지 못한 때문이다.

 

먼 타국의 사람들, 나와는 무관했던 타자들이 스쳐가듯 만난 사이에서도 상처를 헤아리지 못하는 것은 더 큰 아픔과 후회를 가져온다. 쇼코의 미소에서의 관계는 내게 무해한 사람에서 좀 더 가깝고, 오래 지속되고, 친밀한 관계로 좁혀진다. 서로 사랑했던 친구, 옆집에 살던 친구, 자매들, 통신으로 만나 알게 된 청춘들, 친구들, 막연한 사랑의 감정을 가졌던 두 사람. 언어가 같다고, 좀 더 가까운 관계에 있다고 그 아픔의 깊이를 헤아리지는 못한다. 헤아리고 공감해도 무기력한 상황을 맞이하기도 한다. 여전히 서로를 오해하고 착각하기도 한다.

무해한 사람이라고 착각한 친구와 비교해 고단한 삶을 살고 있는 는 그에게 감정을 말하기 바빴고, 그 친구가 받아주기만 했다. 그 친구에게도 아픔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시들어가는 친구를 보며, 그만큼 지치고 식어버린 마음으로 대하고 있던 주인공이 몸을 떨었던 것은 추위가 아니었다.

 

그 장면을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그애를 보내면 마냥 후련하기만 할 것 같았던 마음이 어떤 두려움으로 바뀌던 순간을, 버스가 떠난 뒤에도 나는 터미널에 가만히 서서 모래가 탄 버스가 서 있던 자리를 바라봤다.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나는 찬바람에 몸을 떨었다.”(183p)

 

그렇게 흘러가버리도록 놓아 둔 마음은 온기를 잃은 파편이 되어 남아있다. 친구의 죽음에 죄책감을 가진 두 사람은 서로를 비난하고, 나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자매에게로부터 지나온 고단한 삶을 듣지만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다. 가정폭력의 희생자인 친구를 도울 수 없는 무력함,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짐을 지운 무게와 환자를 돌보는 일에 지쳐 괴물로 변해 갔다던 고백, 지금 말하고 있는 사람이 그 사람이 아니라면 어떻게 반응할까? 결국 우리는 가까운 사람들에게서도 건널 수 없는 심연의 강을 사이에 두게 된다. 그럼에도 우리는 찾아가 말을 하게 되고 고해소를 나오듯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간다.

 

그런 밤이 있었다. 사람에게 기대고 싶은 밤, 나를 오해하고 조롱하고 비난하고 이용할지도 모를, 그리하여 나를 낙담하게 하고 상처 입힐 수 있는 사람이라는 피조물에게 나의 마음을 열어 보여주고 싶은 밤이 있었다. 사람에게 이야기해서만 구할 수 있는 마음이 존재하는지도 모른다고 나의 신에게 조용히 털어놓았던 밤이 있었다.”(209p)

 

그렇게 사람에게 마음을 열어 보이지만 다시 상처의 자리로 돌아간다.


이제 그 고해는 4대에 걸친 여인들의 이야기로 옮겨져 간다. 이야기를 끝낸 후, 다시 상처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 여성 혹은 여성들의 고통의 근원을 찾고, 다른 세상을 향해 한 발자국을 내딛게 하는 이야기다. 현대를 살고 있는 주인공이 겪는 어려움의 근원에는 사회로부터 덧입혀진 의미들이 있고, 그 의미는 그들에게 체념을 강요하는 굴레가 되었다. 가장 천한 신분으로 태어나고, 여성이라는 타자로서 살아낸 시간은 전쟁과 폭력의 시대였다. 그런 시절은 주인공의 증조모에게 체념을 요구했고, 할머니에게 대물림 된다. 그 삶을 벗어나려는 엄마의 방식은 왜곡되고, 오히려 더 많은 포기와 침묵 속으로 자신을 가둔다. 현재를 살고 있는 주인공도 그 유산에서 자유롭지 못한 삶을 살고 있다. 4대에 걸친 역사를 듣는 시간들, 발화자나 청취자나 모두 그 설화 속에서 치유를 받는다. 그리고 주인공은 아직 변화가 더딘 세상 속으로 나아간다.

 

작가는 긴 호흡으로 전작에서 진전된 의미들을 던지고 있다. 아픔을 헤아리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나의 상처 때문이다. 그 상처의 근원을 들여다보는 것으로부터 치유는 시작된다. 근원은 자신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도, 살아온 역사, 정신적인 유산에도 있다. 내가 왜 이 상처 안에서 꼼짝 못하고 고통스러워하는가? 가족뿐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도 아픔을 주고받는가? 근원을 찾아가는 대화가 필요하다.

또한 4대의 여자들이 각자의 아픔을 나눌 친구들로 인해 매서운 시절을 견딜 수 있었다. 그 사람! 사람을 치유하는 것은 사람이다. 아픈 사람을 안아주는 또 다른 아픔을 가진 사람, 그들이 서로의 눈물을 받아주고 싸매어 줄 때 우리의 밤은 결코 어둡지 않을 것이다. 그 사람을 가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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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9-02 21:2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1등.🖐 ^@^

그레이스 2021-09-02 21:33   좋아요 4 | URL
하이파이브 🖐

scott 2021-09-03 00:08   좋아요 1 | URL
아! 이렇게 세권 나란히 붙여 놓으니
최은영 작가 표 작품의 분위기가 확 느껴집니다!

mini74 2021-09-02 21:3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쇼코의 미소, 문장이 참 좋았던 *^^* 이렇게 세 권의 책이 연결되는군요. 밝은 밤은 오는 중이고 ~ 내게 무해한 사람도 읽어보고 싶어요 ~그레이스님 글 잘 읽었습니다 *^^*

그레이스 2021-09-02 21:35   좋아요 4 | URL
최은영작가 다음 작품이 기대되면서도
무지 부담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좋아서...!

라로 2021-09-02 21:5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제가 젊은 한국 작가의 책 거의 안 읽은 사람인데 최은영 작가의 책은 두 권이나 읽었어요. 밝은 밤도 궁금하네요!

그레이스 2021-09-02 22:02   좋아요 3 | URL
강추합니다

새파랑 2021-09-02 22: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최은영 작가님 작품의 종합 페이퍼네요. 저 저 세권 다 가지고 있어요 ^^ 저도 최은영 작가님 마니아? 😆 전 최근 작품으료 올수록 좀 더 좋아지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그레이스 2021-09-02 22:03   좋아요 3 | URL
저도 😄 그래요~~♡

청아 2021-09-02 23: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최은영 작가님의 책은 전혀 읽어보지 않았는데 <쇼코의 미소>도 이분의 책이로군요! 표지가 예뻐서 리뷰 올라올때 마다 눈에 띄었어요~♡ 그레이스님 리뷰보니 순서대로 읽고 싶네요! 굿밤되세요😉

그레이스 2021-09-02 23:19   좋아요 3 | URL
쇼코의 미소는 저희 아이가 대학 원서 낼때 독서 리스트로 냈던 작품이예요
그 중에 <신짜오 신짜오>
그래서 제게 더 특별한 느낌이 있어요
베트남 참전에 대해 조금더 알게 된 계기가 됐구요

2021-09-03 0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9-03 00: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막시무스 2021-09-03 11: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쇼코의 미소만 읽었습니다.ㅎ 단편들에서 인물간 소통이 어렵고, 다가갈듯 물러설듯 머뭇거림이 많이 느껴졌던게, 이 작품의 주요 등장인물이 서로에게 이방인이었기 때문이라는 요인도 많이 작용했다는 점을 알았네요!ㅎ

그리고, 인용해 주신 ˝환대는 자기 자신에 도달한 보편적 이성의 가장 높은 표현이다. 이성은 동질화하는 힘을 행사하지 않는다. 이성은 친절함을 통해 타자를 그 타자성 안에서 인정하고 환영할 수 있게 된다. 친절함은 자유를 의미한다˝는 정말 어디에서 한번 써먹어 보고 싶은 훌륭한 문장인것 같습니다. ˝환대˝라는 단어에 이렇게 좋은 의미기 함의되어 있었다니 감동인데요!ㅎ 즐거운 불금되십시요!

그레이스 2021-09-03 11:13   좋아요 3 | URL
막시무스님 말씀해주신 ‘다가갈듯 물러설듯 머뭇거림‘에 대한 느낌도 표현이 좋아요.
저도 느꼈습니다.
감사합니다.
막시무스님도 즐거운 하루 되시길!

scott 2021-10-08 15:4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이달의 당선 추카~~
오늘 하루 행복 ^^

그레이스 2021-10-08 17:38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청아 2021-10-08 16:1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2관왕 당선 축하드려욤~^^*♥

그레이스 2021-10-08 17:39   좋아요 2 | URL
감사드려요~♡

mini74 2021-10-08 16:1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축하드려요 *^^*

그레이스 2021-10-08 17:39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1-10-08 16:5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최은영 작가님 저 책 세권 다 있고 좋아해요. 축하드려요 ^^

그레이스 2021-10-08 17:40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
다 갖고 있는 사람,! 그 뿌듯함을 알지요^^

scott 2021-10-08 18:09   좋아요 1 | URL
ㅋㅋ^ㅇ^

서니데이 2021-10-08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그레이스 2021-10-08 19:1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bookholic 2021-10-08 23: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당연한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그레이스 2021-10-09 01:41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

희선 2021-10-09 01: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 님 축하합니다 저는 앞에 두권은 보고 세번째는 아직이에요 그 책도 보겠지요


희선

그레이스 2021-10-09 01:4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최은영의 장편! 좋았어요~♡

페넬로페 2021-10-09 01: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2관왕, 축하드려요**

그레이스 2021-10-09 01:43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
 
여름의 빌라
백수린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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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린 작가의 시간의 궤적은 그의 작품집 여름의 빌라에 수록되어 있는 단편소설이다.


만남과 사귐, 관계의 균열과 결별에 작용하는 마음에 대해 예민한 감각으로 써내려간 소설이다. 사실, 특별한 내용은 아니라는 게 첫인상이었다. 우리가 삶에서 흔히 경험하게 일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흔히 문제의 반복은 솔루션을 갖고 있지 못하거나, 알고 있어도 어쩔 수 없이 겪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이런 상황이 오게 되는 원인은 무엇이고,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하게 된다. 이런 질문은 결국 나는 어떤 사람이고 타인에게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정체성의 문제로 나가게 된다. 우리는 타자와의 마주침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의미를 생성한다.

 

직장을 그만두고 미술사를 공부하기 위해 프랑스로 온 화자는 어학원에서 대기업 주재원으로 온 언니와 만나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그들은 저녁마다 함께 걷고, 술을 마시고 이야기를 하며, 서로의 공통점- 사랑했던 사람과의 이별의 아픔, 사강의 소설과 녹색광선을 좋아한다는 것과 같은-을 발견한다. 어느 날 언니는 외로울 때면 이미 결혼한 헤어진 남자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를 하고 혼자 운다는 이야기를 한다. 화자는 놀라지만, 그 순간 언니가 더 좋아졌다고 말한다. 그들은 영화 녹색광선의 배경이 된 비아리츠 바닷가를 여행하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고, 화자는 서로의 내밀한 마음을 보여주는 사이가 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던 중 화자는 프랑스인 브리스와 사랑에 빠지고 한국에 돌아갈 것을 포기하고 그와 결혼한다. 이 계획에 없던 결혼을 결심한데는 언니의 조언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한다. 결혼생활에 위기가 찾아오고, 화자는 언어와 문화가 다른 사람들 속에서 길을 잃은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힘들어 한다. 한국으로 돌아가게 된 언니와 함께 세 사람은 바닷가로 여행을 떠난다. 그 여행에서 화자는 언니에게 두 사람이 멀어지게 되는 말을 한다. 여전히 옛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하고 있다는 언니에게 화자는 그건 나쁜 거 아닐까. 언니는 남의 가정을 망가뜨리고 싶어?”라고 한 것이다. 이 일로 두 사람은 멀어진 사이를 회복하지 못한다.

 

이미 결혼한 전 남자친구에게 가끔 전화를 건다는 언니의 고백을 처음 들었을 때는 그런 모습이 언니를 더 좋아하게 된 이유였는데, 나중에는 왜 비수와 같은 말로 언니에게 상처를 주는 이유가 되었을까? 단지, 전자의 상황은 화자가 미혼이었던 때였고, 후자의 상황은 가정이 있던 때였기 때문이라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개인적인 관계에 있는 두 사람의 공감은 객관적인 사실을 바라보는 것과는 다르다. 화자가 결혼의 위기감을 느끼는 불안정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하면 조금 근접한 대답이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만족스럽지 못하다. 두 사람이 그 내밀한 비밀을 공유하고 지지했었던 유대감은 미혼이라는 동질성이나 안정된 삶에서 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화자는 어떤 사람일까? 그녀는 자신을 안주를 지향하지만 탈주를 동경하고 고독을 좋아하지만 타인과의 결합을 원하는”(18p)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모순된 욕망을 갖고 있기는 하다. 상황에 따라 그 대립되는 욕망의 어느 한 편이 강해지기도 한다. 문제는 자신의 모순된 욕망과 감정을 언니가 다 알고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화자는 자신이 갖고 싶은 모습을 언니에게서 본다. 언니는 주저함이 없고 용감하고 언제나 반짝이는 사람처럼 보였다”(18p)고 한다. 상대방이 나를 다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그 사람이 내가 그리는 완벽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그 관계에 금이 가게 하는 생각이다. 실제로 언니가 아이가 생기면 달라질 거야”(34p)라고 한 대답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말이다. 하지만 화자는 언니라면 자신을 이해해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언니가 이해해주지 못할 리 없다고 믿었기 때문에, 언니가 그렇게 말한다면 그것은 언니 눈에는 나한테 다른 대안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라고 확신했다”(35p)고 한다. “넌 이제 완벽히 새로운 삶을 살게 됐다고 한 언니의 말은 화자로 하여금 완벽한 유배의 삶이 시작되었다는 자각”(34p)을 하게 했다.

 

자신을 항상 이해해줄 것이라는 화자의 생각은 신뢰라기보다 대타적 태도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존재를 타자에게서 찾는 것이다. 상대방의 상황은 항상 자신보다 나아보이고-그래서 그들에게 끌릴 것이다- 그들 앞에서 열등한 자신을 인식한다. 이런 인식은 부정적 감정을 쌓게 되고, 언젠가 감정을 폭로하게 되어있다.

 

마지막 여행에서, 슬픈 기억을 이야기하고 있는 언니는 고통스러워 보였지만 그 고통이 더욱 언니를 아름답게 만들었다는 화자의 서술은, 실제로 그랬을 수도 있고, 화자의 동경일 수도 있다. 이것은 마음 안에 질투심의 작은 불씨를 만들고, 이 감정은 화자의 마음에 시작된 균열이 파열음을 내며 폭로된다. 그 바닷가의 밤 장면을 회상하며 자신이 왜 언니에게 그런 말이 하고 싶어졌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그리고 행복에는 정해진 양이 있어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타인을 불행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처럼, 다급히 말했다고 한다. “그건 나쁜 거 아닐까. 언니는 남의 가정을 망가뜨리고 싶어?”라고. 타자에게서 자신의 행복을 저울질 하는 사람들이 하게 되는 실수다. 타자의 행복을 덜어낸다고 내가 행복해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안타깝게도 우리는 많은 순간 대타적 존재이다.

 

화자에게는 아이가 태어나고, 언니가 한국으로 돌아간 후 4년쯤이 된 시점, 그때의 억울하기만 했던 감정들이 희미해졌다고 한다. 언니와 연락하기 위해 노력하면 SNS를 통해 찾아볼 수는 있으나, 화자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녀는 비가오고 잠이 오지 않는 날은 비아리츠에서의 추억을 떠올리며 울고 싶어진다.”(39p)

 

화자는 왜 언니를 찾지 않는 것일까? 우리는 대부분 이렇게 깨진 관계를 다시 잇는 불편한 과정을 피한다. 사과하고 화해하기 위해 깊이 넣어 두었던 앙금들을 굳이 헤집어 떠오르게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화자는 언니를 찾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사과를 하러 연락하지 않는 것이 언니를 위한 것인지 나를 위한 것인지는 알지 못한다.”(38p)고 한 이유일 것이다. 화자가 그리워하는 것은 언니가 아니라, 서로가 서로로 인해 충만했던 시간, 비아리츠 해변의 자유, 아직도 꿈 꿀 수 있었던 시간들이 아닐까? 화자는 편안해진 듯하지만, 자신을 바라보는 생각에 변화가 없는 것 같다. 그런 생각으로 언니를 그리워하고 있다면, 그 그리움은 그저 과거의 자신에 대한 그리움이다. 우리는 과거와 미래의 어디쯤에 살고 있다는 말이 다가온다. 화자는 미래보다는 과거에 살고 있다.

 

나라면? 언니를 찾을까? 나는 찾을 것이다. 우리가 틀어졌던 순간에 대해 이야기 할 것이고, 화해를 시도할 것이다. 많은 어긋남과 깨진 관계들을 그냥 둠으로, 들여다 볼 수 없었던 내 문제들을 바라보기 위해서라도.

화자에게도 찾아 볼 것을 권한다. 정말 당신이 그리워한 것이 무엇이었는지, 당신이 기억하는 언니는 정말 그렇게 모든 것을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이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 당신이 사람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 그 마음은 어떻게 기울고 있는지, 그 기울기를 만들고 있는 당신은 누구인지를 알기 위해서.

 

나는 계속 이 제목과 소설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시간의 궤적시간 속에 남겨진 삶의 궤적의 생략과 단축의 문학적 허용으로 봐야 할까? 과거의 어느 시점에 살고 있는 주인공 화자에게 궤적이란 단어가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시간이 흐르고 뒤에 남겨진 걸음의 흔적을 궤적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마음의 지향과 경향성이고, 존재적 를 설명한다. 그 궤적은 멀리 나갔다가도 다시 중심에 가까워진다. 그 중심에는 나란 정체성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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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7 2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7-28 07: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새파랑 2021-07-27 21: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책 좋아하는데 그레이스님 글로 보니까 이 작품이 떠오르네요. 타국에서 보낸 이야기는 뭔가 아련함이 남는것 같아요~!!

그레이스 2021-07-27 21:54   좋아요 3 | URL
단편 <여름의 빌라>보다 조금 더 생각을 해야하는 작품이어서 그런지 더 오래 남네요^^
다른 소설들은 금방 그 의미들을 찾아냈는데 이 작품은 몇단계 거쳐서 생각하게 돼요.

붕붕툐툐 2021-07-27 22: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애정하는 백수린~ 이 작품도 너무 좋았어요~ 저도 외국 배경의 글은 왜 더 애잔하고 공감이 잘 되는지 모르겠어요~ 더 외로운 배경이라 그런걸까요?

그레이스 2021-07-27 22:27   좋아요 3 | URL
맞아요, 이국이란 말은 외로움의 정서를 전달하죠.

희선 2021-07-28 02: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른 사람을 다 이해해주는 사람이 있을지... 없다 해도 누군가는 그래주면 좋겠다고 바랄지도 모르겠네요 다른 사람한테 바라는 건 더 이루기 힘든 일이기도 합니다 자신이 어떻게든 해야 할지... 결혼하고 프랑스에 산다 해도 언니가 한국으로 돌아가는 데 조금 시샘하기도 했을까요 그런 게 아주 없는 건 아닌 것도 같습니다 자신은 하지 못한 걸 언니는 여전히 해서... 좋았던 사이가 늘 좋으면 좋을 텐데...


희선

그레이스 2021-07-28 05:22   좋아요 2 | URL
^^
희선님의 글은 항상 따뜻하네요
감사합니다 ~
사람 마음은 왜 그렇게 기울까요?

mini74 2021-07-28 14: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럼에도 하지 못하는 일들.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있는거 같아요 얽힌 실타래가 안타깝고 아깝지만 그저 잘라버리거나 그만 둬 버리는 것처럼요. ~ 타자의 행복을 덜어낸다고 내가 행복해지지 않는다는 글 참 좋아요. 위로보다 축하에 익숙치 못하다고 할까요 ㅎㅎㅎ

그레이스 2021-07-28 17:35   좋아요 1 | URL
돌아보면 안타까운 일이 많죠!

독서괭 2022-08-24 12: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신의 존재를 타자에게서 찾는 태도라는 분석이 와닿네요. 희미하게 얻은 인상을 분명하게 표현해주시니 넘 좋은 리뷰입니다^^

그레이스 2022-08-24 12:30   좋아요 2 | URL
아!
독서괭님 1년전 리뷰에 댓글을 달아주시다니 넘 감사합니다.
덕분에 저도 다시 읽어봤습니다.
 
꼰대책방
오승현 지음 / 구픽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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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노그룹의 미메시스연구소에서 상품화한 미미는 단기간에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생체이식술이다. 대뇌피질에 흐르는 반복적인 전기·화학적 신호 패턴을 읽어 내는 기술을 개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뇌 지도를 모방하여 그 패턴을 일반인들에게 심어주는 기술이다.


이것은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에 나오는 밈이라는 용어에서부터 출발한 것이다. 문화를 전달받아서 자기복제를 할 수 있는 단위를 그리스어 어근 미멤mimeme’에서 가져와 meme’이라고 명명했다


과학자 부부에 의해 밈이라는 것이 뇌 안에 있다는 것이 밝혀진다. 그리고 경험에 대한 반응으로 자기의 뇌를 스스로 재설계할 수 있는 신경가소성에 착안하여 미미를 개발하게 된다. 즉 전문가의 뇌 안에 있는 밈을 다른 사람에게 이식하는 것이다. 돈을 내고 전문가의 축적해온 지식을 자신의 뇌에 주입하는 것이다. 실제로 돈을 내고 미미를 사서 변호사가 되고 기업의 후계를 잇는 사람들이 있다.

 

미미는 기술자의 굳은 살이라는 은유가 인상적이었다.


이제 미미를 살 수 있는 사람들은 오랫동안 책을 읽고 공부해서 지식을 습득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가장 큰 서점이 있었던 제노그룹 빌딩에는 이제 책이 사라지고, 미메시스, 미미라는 완벽한 대체제가 존재한다.

 

그러나 밈을 제공하는 기버(giver, 수여자)들은 중뇌에 손상을 입어 파킨슨병을 앓는다. 그러나 제노의 대표 장도섭은 이 부작용을 무시하고 미미를 판매한다.  이식받은 자들 역시 정신증을 일으키는데 정부의 묵인 하에 조용히 미미를 수증자(受贈者)에게서 제거하는 것으로 상황을 무마한다. 기버들은 대부분 수입이 끊어진 노인들이다. 이들은 식물인간이 되어 비블리오티카(bibliotheca, 장서 문고 또는 서점)라는 시설의 연명장치 안에 보관된다.

 

미미로 인해 책이 더 이상 필요 없는 시대가 되면서 아버지의 헌책방을 운영하던 심지언은 제노그룹에 입사한다. 밈을 발견했던 교수의 아들 성도진도 제노의 직원이다. 이들은 미미의 부작용과 음모를 알게 된다. 성도진 역시 실종되었던 어머니를 만나며 미미 개발과정에서 대표 장도섭의 범죄를 알게 된다. 이들은 미미와 관련된 범죄와 국가와의 공모, 수용시설의 비밀들을 밝혀나간다.

 

<꼰대책방>이라는 이름과는 다르게 책과 관련된 이야기 보다는 뇌 과학과 인간의 욕망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람들은 왜 미미를 사려고 할까? 왜 다른 사람들의 굳은살을 떼어 자신에게 이식하려고 할까? 지식을 전수받는 시간을 줄이고 많은 양의 지식을 단시간에 가지려는 것, 결국 성공이 목적이었던 것이다.

 

마찬가지로 청년들이 그 보석을 전수받아 여물어 가기 위해서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윗세대로부터 그것을 전수받고, 거기에 청년의 시각을 더해 새로운 문화를 창조한다. 그것이 새로운 이 되고, 이런 방식은 중노년과 청년의 이상적인 관계 맺기이다. 어른은 청년이 따라올 때까지 기다려 준다. 청년은 배움의 자세로 그 시간을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세대 사이에 이루어지는 이러한 자연스러운 밈의 이동을 불만스러워 하는 집단이 있다. 바로 기업들이다. 자본주의가 만든 거대 괴물, 오로지 시장만이 그것을 기다릴 수 없다. 밈의 이동은 곧 돈의 흐름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34p

 

성공, 부에 대한 욕망에서 비롯된 미미에 대한 폭주는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개인에게 부작용을 가져온다. ‘미미를 살 수 없는 청년의 박탈감, 노년 지식인들의 밈의 판매는 사회전체가 겪는 분열과 정신증과 마비(파킨슨병)를 보여주는 것이다. ‘미미2037년의 사회현상이고 어쩌면 우리가 진행하고 있는 방향성이라는 생각이 든다.


 

장도섭은 그가 만든 수용시설 비블리오티카에서 이렇게 항변한다.


어때 마음에 드러? 여기 니드리 조아하는 채책방이자나. 인간에겐 누구나 완벽하게 타인이 되고 싶은 욕망이 잠재돼 있어. 그게 바로 모방, 미메시스의 기본정신이지. 사람들은 타인이 되고 싶어서 책을 읽어. 그런데 백권 천권 읽는다고 타인이 되나. 타인을 부러워하는 질투심만 책장에 가득히 채워 놓을 뿐이야. 그럼 여긴 어딜까. 여기가 바로 책방이야. 아주 빠르고 효율적인 이 시대의 책방! 책은 느리지. 책 한 권의 내용 만들려면 한 사람의 인생이 걸리는데, 그 책 하나 읽는다고 인생이 한 번에 달라지냐? 그런 책을 백 권 천권 읽어도 안 바뀌는 놈들이 수두룩해. 그럼 뭐가 진짜 지식의 보고야. 뭐가 진짜 지혜의 전당이냐고? 미미는 한 방이 되잖아. 하나로 된다고! 그러니 여기가 진짜 책방이 아니고 뭐겠어?”

 

최 팀장의 대답이다.


너 어릴 때 책 안 읽었지? 딱 티나 이 XX……

필요한 지식을 무작정 머릿속에 무작정 때려 넣는다고 그게 지혜가 되냐? ……지식은 경험이라는 틀 안에 존재해야만 지혜가 되는 거거든. ……

-205p

 

두 사람의 주먹다짐과 함께 오가는 말 속에 가슴을 치는 부분이 있었다. 나의 책 읽기와 삶의 변화에 대한 반성과 함께.



가끔읽어야 할 책은 너무 많은데 시간이 부족함을 느낄 때, ‘스캐너처럼 사진 찍듯이 머릿속으로 들어왔으면’, ‘다른 사람들보다 시간이 느리게 흘렀으면’ 하는 농담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책을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기고펜으로 줄을 긋고옆에 메모를 하고문장과 문장 사이에서 숨 쉬듯 생각을 하는 즐거움을 기억한다갈피해 놓은 책들기록해 놓은 감상들우리가 나눈 이야기들이 있기에 읽는다는 것이 즐거운 것이다거기에는 지식의 습득성공돈으로 환원되는 세상의 욕망 따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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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05-29 16:5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우와 밈이 이런 이야기로도 풀리는군요. 그레이스님의 글처럼 돈으로 환원되는 욕망보단 순수한 즐거움으로의 책읽기에 저도 한 표 던집니다. *^^*

그레이스 2021-05-29 17:38   좋아요 5 | URL
우리 서로 동시에 댓글을 달고 있었네요
공감으로^^

scott 2021-05-29 17:3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읽는 즐거움!이
독서인들의 최고의 기쁨 ( ´●◡●`*)

그레이스 2021-05-29 17:37   좋아요 4 | URL
예 맞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