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일, 병신년 삼월 초 열흘. 달빛은 교교하니 밤도 야심한 삼경(三更) 즈음에 소생은 드디어 로마제국쇠망사를 다 읽고야 말았다. 연이나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 ‘아하’ 하는 도터지고 박터지는 깨우침은 차마 없더라도 ‘탁’하며 무릎치는 경쾌한 소리 정도는 있어야 마땅할 것이관대, 소생은 역시 축생이라 무슨 허기가 지는지 다만 ‘쭙쭙...쩝쩝...’거리는 입맛 다시는 소리밖에 나오질 않았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그 깊은 밤에.

 

도도하게 흐르는 장강과도 같은 이 책을 언제부터 읽기 시작했는지 모르겠다. 롱롱롱타임어고는 확실하다. 뒤져보니 2015년 3월 25일자 페이퍼에 4권 520쪽을 읽고 있다는 기록이 최초의 기록이다. 좋게 말하자면 우공이산의 정신으로 읽었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읽었고, 여름날의 호숫가에서도 읽었고, 가을의 공원 벤취 위에서도 읽었으니, 그 벤취 위에 나뭇잎이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의 사랑이 사라질 때까지 계속적으로 읽었다.(무슨 소린지...) 그렇다 세월가는대로 읽었다. 우공이산이라니 우습다. 이산(移山)은 커녕 부질없는 삽질만 헛되이 분주했다. 아이고 허리야...

 

1권 694쪽, 2권 561쪽, 3권 554쪽, 4권 581쪽, 5권 635쪽, 6권 664쪽. 어쨌든 대단하다 3689쪽을 읽었다니 말이다. 스고이데쓰. 하도 오랫동안 읽어서 그동안 뭘 읽었는지 무슨 내용인지 기억은 하나도 안나고 무슨 특별한 느낌이나 감상도 없다. 한심하다면 한심하다. 뭐 소생의 독서가 대충 다 이 모양이다. 다만 축생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대작을 읽어내었다는 데에 깊은 의미를 두기로 했다. 왜 이런 거 있지 않은가 “어머머머머, 이거 왜 이러세요. 제가 이래봐도 <로마제국 쇠망사>를 다 읽은 사람이에요....아니....돼지예요...음....”

 

민음사는 이 쇠망사 6권이 ‘국내 최초 영한대역 완역본’이라고 자랑하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 기번의 저작 원본에는 각주가 원래 8300여개가 있었고(이른바 ‘기번의 잡담’ 혹은 ‘기번의 수다’라는 것이다.) 민음사가 번역 대본으로 삼은 버리(J.B.Bury)판에는 4700여개로 줄었는데 민음사는 이중에서도 본문 이해에 큰 필요가 없는 350여개는 번역을 생략했다고 ‘일러두기’ 및 ‘후기’에서 실토하고 있다. 그러면서 영어판을 제외한 어느 판보다 각주를 많이 번역했기 때문에 ‘감히 완역판이라고 자부하고 싶’다는 것이다. 더불어 소생도 사실을 토설하자면 완독이라 할 수 없다. 각주를 다 읽지는 못했다. 각주는 거의 반 밖에 읽지 않은 것 같다. 350여개나 생략했다고 하는데도 각주가 너무 많아서 일일이 다 읽으려고 하면 본문 흐름이 번번이 끊어지고 해서 읽다 말다 했던 것이다.

 

읽을 때마다 잊어버리고 마는데 이 책이 사실은 쓰여진지 꽤 오래된 책이다. 1776년에서 1788년에 걸쳐서 간행되었으니 230년도 훨씬 넘은 책이다. 아시겠지만 내용은 서기 2세기 트라야누스 황제 시대에서 시작하여 서로마 제국의 멸망, 동로마 제국의 창건, 신성로마제국의 건국, 투르크에 의한 동로마제국의 멸망까지 약 1400년간의 역사를 기술하고 있다. 로마제국의 역사를 최초로 개관한 역사서로 평가받고 있다.

 

기번은 대장정의 마지막에 와서 자신이 이 오랜 여정을 처음 구상했던 그때를 회상하고 있다. “거의 20년동안 내 삶의 즐거움이자 활력이었던 이 작품을 집필할 생각을 처음 품은 것은 카피톨리누스 언덕의 폐허에 서 있을 때였다.” (6권 664쪽) 그렇다. 온전하게 보존된 유적이나 화려하게 복원된 유물보다 우리의 감흥과 영감을 더욱 자극하고 충동하는 것은 어쩌면 ‘폐허’인지도 모른다. 그 폐허가 품고있는 어딘지 안타깝고 쓸쓸한 몰락과 쇠망의 정취인지도 모른다. 눈 밝은 이들은 이끼 낀 초석들, 부러져 뒹구는 신전 기둥들 사이의 그 쓸쓸한 폐허 속에서도 지난날의 찬란했던 번영과 영광의 흔적을 찾아 낼 수 있을지니, ‘맥수지탄(麥秀之嘆)’의 고사가 옛 시인의 허사는 아닐 것이다.

 

끝으로 각 권 뒷 표지에 인쇄된 각계 각층의 어마무시한 헌사를 옮겨본다. 다만 한가지 첨부하자면, 기번은 동로마제국(비잔틴제국)에 대한 평가에서는 야박해서 <1453 콘스탄티노플 최후의 날>을 쓴 스티븐 런치만 경 같은 사람은 이런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기번에게는 비잔티움은 추잡한 미신의 막간극에 불과한 무시되어 마땅한 존재였다’

 

<제1권 뒷표지>

로마 제국 쇠망사를 읽는 동안 에드워드 기번은 언제나 나에게 북극성 같은 길잡이였다. 기번의 정신은 모든 저명한 서구 역사가들 중에서 일찍이 유례가 없을 만큼 강력하고 눈부시다. 기번은 역사를 탐구하고 서술하면서 역사 분야뿐 아니라 그 어느 문학 장르의 작품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걸작을 만들었다. - 아놀드 토인비

 

<제2권 뒷표지>

에드워드 기번은 <로마제국 쇠망사>는 인간의 불완전성에 대한 무한한 애정으로 서술된 독특한 역사서다. 1400년에 걸쳐 서서히 멸망해 가는 대제국의 역사를 치밀한 묘사와 탁월한 해석으로 하나하나 짚어 간 이 웅편거작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인간의 악덕들이 장강의 물결처럼 펼쳐진다. 무모하기 짝이 없는 권력욕과 성욕, 뒤틀린 심성과 모자라는 지성이 피비린내 나는 전쟁과 제위 찬탈, 골육상잔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기번은 이토록 불완전한 인간이 자신의 불완전선을 무릅쓰고 쌓아올린 인류사 최대의 영광으로 로마사를 조망하고 있다. 때문에 이 책은 역사서이면서도 단순한 역사 서술을 뛰어넘는 문학 작품으로서 독자적인 인간관과 세계관을 보여주는 불후의 고전이다. - 이인화

 

<제3권 뒷표지>

기번은 역사의 바다를 항해하는 항해사다. 아마도 영국이 낳은 가장 위대한 인물일 것이다. 그의 글은 마치 잘 건조된 배를 보듯 웅장하고 정교하고 듬직하다. 200년 전에 출간되었음에도 <로마제국 쇠망사>는 지금도 여전히 우뚝 서 있다......그는 인간 성취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으며, 그가 서술한 로마 제국의 쇠망은 작금의 세상을 뒤흔들 격렬한 변화를 암시하고 예고한다는 점에서 그는 표지판이기도 하다. - E.M. 포스터

 

<제4권 뒷표지>

기번은 고대와 근세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한다. 그는 이 야만의 세기들이 보여 주는 음울함과 무질서함의 깊고 넓은 수렁을 눈부시게 오간다. - 토마스 칼라일

로마 제국 쇠망사를 읽기 시작한 순간 나는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와 문장에 즉시 압도당했다. 나는 게걸스럽게 기번의 책을 탐독했다. 한 장을 다 읽으면 뿌듯한 마음에 바로 다음 장으로 넘어가면서 아주 즐겁게 읽었다. 심지어는 다소 뜬금없어 보이는 주석에도 전혀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 윈스턴 처칠

 

<제5권 뒷표지>

기번과 함께하면서 우리는 비로소 우리가 위대한 예술가를 잘 보호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기번은 우리가 보아야 하는 것들을 균형감각을 잘 갖추어 가며 볼 수 있게 해 준다. 여기서는 압축하고 저기서는 확장한다. 그는 순서와 사건을 바꾸어 놓고, 강조하고, 생략하기도 한다...... 그는 가장 많은 자원을 가진 엔터테이너이다...... 우리는 부드럽게 위아래로 흔들리는 목마에 올라타 몇 시간이고 로마 제국 쇠망사를 읽다가 어는 순간 목마가 땅을 떠났음을, 날개 달린 준마를 타고 있음을 알고 퍼뜩 놀란다. 큰 원을 그리며 하늘을 나니 아래로 유럽이 펼쳐진다. 시대가 변하고 세월이 흘러간다.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 버지니아 울프

 

<제6권의 뒷표지>

기번에 대해서는 그가 자평했듯이, 근면과 엄밀성을 이야기할 수 있다. 그게 그가 지닌 것이었다...... 하지마나 역사를 쓰려면 무언가 더 필요하다. 글이 읽을 만해야 하며, 스타일과 의도에 통일성이 있어야 한다. 기번은 그 기념비적인 책의 품위에 어울리는 스타일을 만들어 냈다. 그것은 균형, 양감, 대조를 갖추고 있다. 기번은 이런 종류의 스타일을 전복적이고 아이러니한 방식으로 구사한다. 그건 어디서 배운 걸까?...... 여기서는 우리는 타키투스에 이르게 된다. - 로널드 사임

 

 

 

 

 

 

 

 

 

 

 

 

 

 

 

 

 

 

 

 

 

 

 

 

 

 

 

 

 

 

 

 

 

 

 

 

 

 

 

 

 

로마제국쇠망사 완주를 축하하며 황송하옵게도 '로마의 원로원과 인민'이 소생에게 황금월계관을 보내왔다.

소생은 그동안 '로마의 원로원과 인민' 수호에 불철주야 헌신한 간담에게 영광과 기쁨을 돌렸다.

 

 

아래 사진은 로마의 폐허, 포룸 로마눔 지역이다. 카피톨리누스 언덕과 필타누스 언덕 사이에 위치한 이 지역은 제국의 정치, 경제, 행정, 종교의 중심지였다. 각종 신전, 회당, 원로원 의사당, 최고신관 관저, 각종 집무소 등이 즐비하던 곳이다. 세계를 지배하던 제국은 사라졌고 그 수도는 폐허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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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6-04-09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완주~ 저도 읽어야할텐데 모셔두기만 한 ㅜㅜ

붉은돼지 2016-04-09 22:1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비연님 ^^
사실 뭐 굳이 완주하지 않더라도 모셔두기만 해도 든든하죠.ㅎㅎㅎㅎ

북다이제스터 2016-04-09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심으로 감축 드립니다. ^^

붉은돼지 2016-04-09 22:50   좋아요 0 | URL
감사하옵나이다^^

뽈쥐의 독서일기 2016-04-09 22: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멋져요! 저도 집에 모셔둔 [태백산맥](10권)이랑 [천일야화](6권)를 다 읽어야 될텐데... 전 3권짜리 [안나 카레리나]읽는데 거의 일년이 걸렸어요ㅠㅠ
알라딘에서 이런 전집을 읽으면 떡 스탬프(?)라도 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붉은돼지 2016-04-09 22:5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일단 시작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것도요~~
떡 스탬프 좋은데요 ㅎㅎㅎ

북깨비 2016-04-10 00:17   좋아요 0 | URL
저도 집에 모셔둔 태백산맥 아직이요 ㅠㅠㅠ

붉은돼지 2016-04-10 21:13   좋아요 0 | URL
그래도 태백산맥은 재미있지 않나요?
저는 옛날에 참 흥미진진하게 읽었던 것 같아요 ^^

물루 2016-04-09 22: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대단하십니다. 책읽는 품이 얼마나 드는지 알기에, 본인은 얼마나 뿌듯하고 충만할까 그려지네요.

붉은돼지 2016-04-09 23:07   좋아요 0 | URL
사실 뭐 대단한 거는 없습니다^^
그냥 세월대로 읽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별로 그렇게 뿌듯한 것도 없어요ㅜㅜ

서니데이 2016-04-10 0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읽으셨다니 경축할 일이네요.^^
축하드립니다.^^

붉은돼지 2016-04-10 09:55   좋아요 1 | URL
감사하옵나이다. 서니데이님 ^^

고양이라디오 2016-04-10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주 축하합니다^^ 건담과 월계관 멋지네요^^ 로마광장에서 승선식이라도 한 번 하셔야 할 것 같네요ㅎㅎ

붉은돼지 2016-04-10 09:5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고양이라디오님~
로마에 다시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이제 쇠망사도 읽었으니 읽기 전의 로마와 읽은 후의 로마가 같지는 않겠지요?
그런데 왠지 같을 거 같은 느낌입니다. ㅜㅜ ㅎㅎㅎㅎㅎ

cyrus 2016-04-10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이 글도 민음사 이벤트에 응모했으면 분명히 당첨되었을 겁니다. ^^

붉은돼지 2016-04-10 19:2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cyrus 님 ^^
지난번 열린책들 이벤트에는 떨어졌지만 금번 민음사 이벤트에는 꼭 당첨되었으면 좋겠어요^^
뭐 이 글이 이벤트 응모 글은 아니지만요...

붉은돼지 2016-04-12 10:11   좋아요 0 | URL
cyrus 님...
제가 지금 pc로 보고 있는데요 님 서재에 댓글달기가 안됩니다.ㅜㅜ 닫아놓으신 건가요???
제 pc가 문제인가???

2016-04-12 1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4-12 1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4-12 11: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transient-guest 2016-04-12 0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저는 예전의 11권짜리 판본을 5-6권까지 읽다가 말았는데, 이 책은 구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ㅎㅎ 이런 책을 한번 읽는 다는 건 단순히 책을 읽거나 로마사를 읽었다는 의미이상 무엇인가 하나의 `업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서인생에서 정말 소중한 경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ㅎㅎ

붉은돼지 2016-04-12 09:0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업적` 이라시니 ㅎㅎㅎㅎ 뭐, 소생 개인의 독서사적으로 볼진대는 업적은 업적이긴 합니다. ㅎㅎㅎㅎ
소설이야 도쿠가와 이에야스 32권 등 대하소설은 꽤 읽었지만 비소설로, 또 명색이 고전으로 이만한 분량을
읽어낸 건 처음이니깐요 ㅎㅎㅎ.....하지만 읽어내었다는 것 외에 다른 게 없는 것 같아서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ㅜㅜ

가을벚꽃 2016-05-11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서재에서 이달의 마이페이퍼를 보고 들어왔습니다.
로마제국쇠망사를 다 읽으시다니 대단하십니다.
저는 오래 전에 대광서림이란 곳에서 출간한 로마제국쇠망사를 읽다가 포기한 적이 있어서...
항상 이 책이 숙제처럼 느껴지네요.
언제가는 읽을 날이 기대합니다.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붉은돼지 2016-05-12 10:50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가을남자님~
로마제국쇠망사 같은 책은 정말 무슨 5개년 계획 같은 거를 세워서 읽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ㅎㅎㅎㅎ
가을남자님께서도 한 1~2년 계획잡아서 천천히 세월가는대로 함 읽어보세요~^^
제 경우는 정말 읽었다는데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

saint236 2016-05-25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생도 사놓고 그저 입맛만 다시고 있사오만...조만간...

붉은돼지 2016-05-26 14:44   좋아요 0 | URL
천천히 한번 우공이산의 정신으로 시작해 보심이 어떨지요 ^^

전경숙 2016-06-13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부럽습니다 저는 읽다가 모셔 뒀읍니다
책꽂이를 볼때마다 머리 한쪽이 무겁습니다

붉은돼지 2016-06-13 16:59   좋아요 0 | URL
가벼운 마음으로 천천히 세월가는대로 한번 읽어보셔요 ㅎㅎㅎㅎ
우공이산의 정신으로다가 말입니다. 가늘게 길게...ㅎㅎㅎ
우공이산.... 이게 참 끈기가 중요하죠 네.....

기번 2018-06-09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우연히 홍돈님의 블로그에 온 사람인데~~ 저는 대광서림에서 나온 11권을 모두 독파한 사람입니다. 님께서도 독파하셨다니 축하드립니다.
시오노 할멈은 로마가 기독교 국가가 되지 말았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기번은 로마가 기독교 국가가 됨으로써 로마 가톨릭 제국 2000년 역사가 현재까지 이어졌다고 평가했죠.

로마의 멸망이 다가오자 로마인들은 기독교 국가로 변신했고, 현재 서구문명이 탄생했다는 거죠. 로마의 정통 후계자는 로마 가톨릭이라는 건데~~ 시오노 할멈은 다신교 로마야 말로 진정한 로마라는 망언을 하는게 웃겼죠.
 

열린책들 이벤트에는 떨어졌다. 

민음사, 황금가지 물론 더더더 있다. 찾기도 귀찮다. 많이 가지고 있다고 당첨되는 건 아니더라.

역시 이벤트는 복불복!!  인생도 복불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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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6-03-22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캬... 아니 어떻게 이렇게 서재 정리를 잘하시나요 ? 존경합니다..

기억의집 2016-03-23 06:58   좋아요 0 | URL
저도 이 생각하면서 서재구경했네요. 근데 곰발님 지난 번 페이퍼보니 곰발님 서재도 깨끗하던데요!

붉은돼지 2016-03-23 09:57   좋아요 0 | URL
저도 그 생각했습니다. 전에 보니 곰발님 서재 깔끔하니 깨끗하던데요..
제 서재는 보기에는 저렇게 보여도 사진 찍는다고 이중으로 쌓은 책들 치우고 잡동사니도 좀 덜어내고 연출좀 한 것입니다...먼지가 소복하게 쌓였어요..책을 꺼내 보지를 않아서요..ㅎㅎㅎㅎ

원더북 2016-03-22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캬~ 정리 멋지십니다. 많은 책 중에서도 제게 없는 책들에게 더 눈길이 가네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와 [사기열전] 쎄뚜!^^

붉은돼지 2016-03-23 09:58   좋아요 0 | URL
관상용이죠..뭐...ㅎㅎㅎㅎ 잃은 책은 거의 없어요 ㅎㅎ
사기 세트 뽀대나죠. 물론 값도 좀 나가죠 ㅎㅎㅎㅎ

nomadology 2016-03-23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정집 서재가 아니라 어디 작은 서점 진열대 같아보입니다.

붉은돼지 2016-03-23 09:59   좋아요 0 | URL
제 개인적인 소박한 꿈은 온전히 저 자신을 위한 개인 도서관을 갖는 거입니다.
물론 로또가 당첨되었을 때 이야기이긴 하지만 말이죠 ㅎㅎㅎ

sb 2016-03-23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 완전 부럽네요.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집니다!!

붉은돼지 2016-03-23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b님 감사합니다.~ 제 반평생 피땀의 소산입니다. ㅎㅎㅎㅎ

cyrus 2016-03-23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빈틈없이 꽉꽉 채워 꽂은 책장을 보면 희열감 같은 마음이 느껴져요. 저는 책이 쉽게 뺄 수 있을 정도로 책을 빽빽하게 꽂아야 안도감이 생겨요. 책장에 책 한 두 권이 들어갈 수 있는 빈 자리가 생기면 허전해요. 그래서 책을 자꾸 사는 것 같습니다. ^^;;

붉은돼지 2016-03-23 11:24   좋아요 0 | URL
역시 책성애자다운 발언이십니다. ㅎㅎㅎ
열린책들 이벤트 당첨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
축하드립니다. 혹시 이름이 좋아서 멋져서 첨된 것은 아닐까요 ㅎㅎㅎㅎ

cyrus 2016-03-23 15:14   좋아요 0 | URL
이름이라면 실명을 말하는 건가요? ㅎㅎㅎ 출판사 직원들은 제 이름을 잘 몰라요. 책 많이 사고, 정성 있게 글을 써서 뽑아준 것 같습니다.

transient-guest 2016-03-23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정리입니다. 전 마구 쌓여있어서 당분간 정리를 포기했습니다. ㅎㅎㅎ

붉은돼지 2016-03-23 17:19   좋아요 0 | URL
이벤트 참여를 위한 잠시잠깐의 연출입니다. 사진촬영 후 원상복구(?)되었습니다. ㅎㅎㅎㅎ

단발머리 2016-03-30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붉은 돼지님~~
완전 꿈의 서재입니다. 너무 너무 근사해요.
이번에는 꼭 당첨되셔서 기쁨의 페이퍼 쓰시기를요...
저도.... ^^

붉은돼지 2016-03-30 09:38   좋아요 0 | URL
읽은 책이 별로 없다는 것이 함정이죠 ㅜㅜ ㅎㅎㅎㅎ
단발머리님 이번 이벤트는 우리 모두 함께 꼭 똭 당첨되어 보아요 호호호호
 

너희들이 아비로서 자식을 편히 못 기르고 지아비로서 지어미를 보호해주지 못하며, 죽어서 간과 골이 땅에 흩어지고, 죽어서도 눈을 부릅뜨고 있는 것은 모두 다 나의 허물이다. 올해도 결국 또 저물어 바람이 차가운데 나는 객지로 떠돌며 병들어, 저 <시경>에 이른바 ‘눈비 내릴 때 떠나왔으되 어느덧 버들꽃 흩날린다’는 노래 그대로 세월의 덧없음을 견디지 못할지니라

 

내가 따스운 옷을 입을 적이면 너희들은 옷이 없을 것이요, 수북이 담은 밥을 먹을 때 너희들은 밥이 없을 것이니 내 너희들의 배고픔을 생각했으며, 내 침소에 누워 잠을 청할 적에 한데서 떨며 잠 못 드는 너희들의 밤을 생각하였다. 나라가 가난하고 백성의 힘이 다하여 너희들의 옷, 밥을 살피지 못하니 내 쓰리고 아픈 마음이 어찌 몸뚱이에 병이 든다 한들 이보다 더하랴.

 

너희들이 갑옷을 오래 입어 서캐가 생겼으리니 어찌 창을 베고 자는 괴로움을 견디어내느냐. 찬바람 속에서 잠들며 외로이 떠도는 길에 쓰라린 정회가 깊을 것이며 습기 찬 안개 속에서 병들어 죽는 근심도 크리라. 이제 가을바람이 불어 너희들의 그 남쪽 바다는 한결 더 추우리니, 어허, 너희들은 옷이 없으리니 나의 부끄러움이요, 너희들은 배고프고 목마를 것이니 내 기름진 음식을 넘긴들 무엇이 편안하겠느냐.

 

바람 불고 서리 찬 국경으로 임금의 가마는 파천하고 갑옷 번쩍이고 말발굽 요란하던 옛 도성의 선왕 무덤은 천 리나 떨어졌으며 돌아가려는 한줄기 생각이 물이 동으로 흐르듯 하더니 적의 형세가 기울어짐에 과연 하늘이 화를 푸는 줄을 알겠도다.

 

김훈의 <칼의 노래(문학동네)> p186-187에 나오는 ‘임금의 교서’다. 마음에 들어서 옮겨본다. 소생은 <칼의 노래>를 세 번째 읽는다고 생각했는데 읽으며 가만 생각해보니 두 번째가 맞는 것 같다. 항상 ‘읽어야지’,  ‘읽자...읽자...’ 생각은 떠나지 않아서 셈도 앞서 나아간 모양이다. 처음 읽는 것 같은 대목이 많다. 세 번째라면 이렇지는 않을 것이다. 생각의 나무에서 나온 2003년판 <칼의 노래>를 이미 가지고 있으나, 다시 읽기 위해 2015년판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 14번 <칼의 노래>를 일부러 또 샀다. 무엇을 하자는 수작인지 모르겠다. 내가 나를 알지 못하니 누구라서 나를 알 것인가?

 

주접은 그만 떨고, 앞부분의 ‘일러두기’를 보니 ‘이순신의 장계, 임금의 교서, 유시를 인용한 대목들은 대체로 이은상의 <이충무공전서>의 문장을 따랐다. 그러나 글쓴이가 지어낸 대목도 있다. 그 구분을 분명히 하지 못한다’고 나와있다. 문득 이은상이니 양주동이니 최남선이니 이광수니 하는 사람들의 글을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무슨 구석기시대 유물같은 느낌이긴 하나 모두 당대의 기인재사들이었느니 영 쓸데없는 짓은 아닐 것이다.

 

며칠 전에 소생 몸이 알라딘 굿즈에 반응하지 않는다고 징징거린 적이 있는데 그게 아닌 모양이다. 알라딘 굿즈는 아니지만, 어제밤에 인터넷에서 도라에몽 바틀을 보고 그만 홀딱 반해서 오늘 퇴근길에 30분 걸어 드롭탑에 들러 도라에몽 바틀을 구입했다. 내 평생 드롭탑이라는 곳에 처음 가봤다. 도라에몽 보틀 너무 귀엽다. 소생은 일전의 알라딘굿즈 유리 보틀을 생각하고는 이것도 당연히 유리 재질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함정이었다. 아아아아아 플라스틱이었다. 역시 굿즈는 알라딘. 그래도 도라에몽 보틀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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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세린 2016-03-15 02: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읽으며 생각해보니 저도 칼의 노래를 읽은지 꽤 지났네요ㅜ
분명 본 책인데 낯선 문장을 만날때면 기쁘기도하고 한편으론 작가분께 미안하기도합니다 ㅜㅜㅋ 시간내서 저도 다시 읽어봐야겠어요ㅎㅎ
새로운 부분을 잔뜩 찾을것 같아요ㅋㅋ!!

그리고 굿즈는 역시 알라딘이 최고예요😸

붉은돼지 2016-03-15 08:48   좋아요 1 | URL
제가 어디선가 읽으니 어떤 분은(누군지 기억이 안남..ㅜㅜ) 칼의 노래를 여덟번을 읽었다고 하더라구요..
도라에몽 뭐, 플라스틱이지만 그래도 괜찮은 것 같아요 ^^

세실 2016-03-15 10: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아악.....이걸 드롭탑에 판단 말이죠. 청주에 드롭탑이 있나? 음.......

붉은돼지 2016-03-15 15:28   좋아요 0 | URL
음료(5200~5800원정도)마시면 8000원에 구매할 수 있구요.
단품으로는 13,000원하더군요..
세실님....청주에 드롭탑 없으면 제가 사서 보내드릴깝쇼??? ㅎㅎㅎ

세실 2016-03-16 11:08   좋아요 0 | URL
호호호 청주에도 세군데나 있어요.
마음 듬뿍 받겠습니다.
주말에 나들이 삼아 가보겠습니다^^

오후즈음 2016-03-15 2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드롭탑 가서 커피 한잔 안 마셔봤는데. 플라스틱이라도 괜찮아요. 이뻐요. 이뻐. 아 저 귀여운 도라에몽 ㅠㅠ

붉은돼지 2016-03-16 11:44   좋아요 0 | URL
이쁘긴 이뻐요 ^^
저는 딸래미 줬습니다. 좋아하더군요, 초등학생에게는 유리보다는 차라리 플라스틱이 더 나은 것도 같구요..유리는 장난치다가 파손될 위험이 있어서 말이죠~~

transient-guest 2016-03-16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훈의 문장에서 윗 대의 흔적을 찾으신 듯. 말씀을 읽고 보니, 저도 그렇게 옛 글이 읽고 싶어집니다. 칼의 노래를 읽고 불멸의 이순신을 봤어요. 제가 가진 판본은 부록(?)으로 나온 합본인데 당시에는 두 권으로 나온 것을 그렇게 출판한 카피에요. 문학동네의 판본은 좀 다른 점이 있는지요? 그러니까, 제가 사 읽어야 할지 알고 싶네요.

붉은돼지 2016-03-16 11:46   좋아요 0 | URL
구성이나 내용은 거의 똑 같은 거 같습니다. 저는 사실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을 모을려고 하는 생각에 또 구입을 했습니다. 현재 1차분 20권이 나와있는데.....이런 시리즈나 전집류를 보면 자꾸 구입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합니다. 일종의 수집벽이죠 ㅎㅎㅎㅎㅎㅎ
 

근자에 읽은 책입니다요. 정리해 놓고 보니 참 맥락없이 읽었군요 

 

 

 

 

 

 

 

 

 

 

 

 

 

 

<위대한 왕>

서경식의 <내 서재 속의 고전>을 읽고 처음 알았다. <위대한 왕>에 서경식의 발문이 게재되어 있는데 <내 서재속의 고전>에 나오는 내용과 같은 것 같다. 서경식의 상찬과 달리 소생의 감상은 그냥 그렇다. 요즘같이 스펙타클한 드라마가 차서 넘치고 있는 마당에 스토리가 너무 차분해서 밋밋하다. 그래도 그게 그런대로 또 읽을만은 하다. 인간들은 아름답고 광활한 만주의 타이가 숲을 파괴하고 위대한 왕은 결국 인간에게 죽임을 당한다. 말하자면 이 소설은 인간 문명에 의해 파괴되고 멸절된 자연과 호랑이에게 진혼곡이자 애가다. 최민식 주연의 <대호>가 생각난다. 위대한 왕의 덩치는 아마 ‘대호’의 그 호랑이 정도일 것이다.

 

 

 

 

 

 

 

 

 

 

 

 

 

 

 

<암흑을 저지하라>

독자 제위께옵서 이구동성으로 재미가 철철넘쳐 줄줄흐른다고 침을 질질흘리며 말씀하셔서 볼 마음이 동했다. 더하여 왠지 장서가이자 수집가로서 불새 시리즈를 확보해야만 할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충분히 재미있지만 소생 취향에 최고는 아닌 것 같다. 주인공이 고고학자이기는 하지만 고대 로마에 너무 잘 적응을 하고 결국에는 왕국의 막후 실력자가 되어 어느정도 암흑을 저지하기까지 하다니 놀랍다. 뭐 소설이니까 양해된다. 개인적으로 우리의 주인공이 벨리사리우스 장군을 회유하여 벨리사리우스 장군이 유스티니아누스 황제를 배신하고 조국인 비잔틴 제국에 대항하여 동고트 왕국을 위해 싸운다는 설정은 조금 놀랍다. 벨리사리우스로서는 대단히 치욕적인 설정일 것이다. <중세1>의 표지에 벨리사리우스의 얼굴이 나온다.

 

 

 

 

 

 

 

 

 

 

 

 

 

 

 

<오래된 것들은 다 아름답다>

승효상을 처음 알게 된 것이 언제인지 모르겠다. 우리나라 성씨에 승씨가 있다는 것을 그 때 처음 알았다. 아국 건축계의 거목인 김수근 문하에서 배웠고 이른바 ‘빈자의 미학’으로 유명하다. 같잖은 소생은 승효상이 건축의 지표로 삼고 있다는 이 ‘빈자의 미학’이라는 문구가 조금 불편하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賢哉라 回여, 一簞食一瓢飮으로 在陋巷하면서도 人不堪其憂하나 回也不改其樂이니 賢哉라 回여(어질구나 회여, 한소쿠리 밥과 한 표주박 물로 누추한 거리에 살면서도 사람들은 그 근심을 견디지 못하는데 회는 오히려 그 기쁨을 고치지 아니하니 어질구나 안회여)

 

‘빈자의 미학’이란 뭐, 안회쯤은 아니라도 그래도 빈한하지만 고고한 선비가 말하는 것이 어울릴 법하다는 생각이다. 학식은 높으나 부유한 지주 선비가 빈자의 미학을 운운하는 것은 감정적으로 다소 거부감이 생기는 것이다. 오늘날 숭효상은 성공한 건축가여서 그가 대표로 있는 이로재건축사무소는 거의 국제적인 대기업수준이다. 승효상이 유홍준의 집 ‘수졸당(守拙堂)’을 공짜로 설계해 주자 유홍준이 그 답례로 이로재(履露齋)의 현판을 그에게 주었다고 한다.

 

 

 

 

 

 

 

 

 

 

 

 

 

 

 

<일요일의 인문학>

25세 연하의 박정연 시인과 결혼한 장석주 시인의 책이다. 일전에 출간된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는 책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배려, 따뜻함, 차분함 같은 것들이 느껴졌다. 그런데 <일요일의 인문학>을 읽는 느낌은 조금 다르다. 초입에서는 시인이 자꾸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는 식으로 불초 소생을 가르치려고 하시는 것 같아 마음이 편하지가 않았다. 뒤로 갈수록 훈계조의 이야기는 점점 없어졌지만, 누구나 자기를 자꾸 가르치려 하면 기분이 좋지는 않은 것이다. 자고로 선비는 불치하문일뿐더러 가르침 받기를 꺼려서는 안되는 것이관데 소생은 천품이 축생이니 어찌할 수가 없다. 읽다가 눈에 확 들어오는 것은 소장도서가 삼만 권이라는 이야기와 경기도 안성 호숫가에 있다는 시인의 집필실인 ‘수졸재(守拙齋) 이야기. 유홍준의 집은 일명 ’수졸당이라고 한다.

 

 

 

 

 

 

 

 

 

 

 

 

 

 

 

 

<인생이 허기질 때 바다로 가라>

여기 알라딘 마을에도 마린보이 한창훈 작가를 흠모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는 줄로 알고 있다. 불초하고 아둔한 소생은 바다사나이 한창훈의 책을 이제야 처음으로 읽었다. 온통 회 이야기다. 소생이 어릴 때 먹은 회라고는 아나고 밖에 없었는데 그 눈처럼 하얀 놈을 붉은 초고추장 듬뿍 찍어 오드득 뽀드득 씹어먹으면 달달메콤한 고추장 맛 사이로 고소한 아나고 향이 입안 가득했다. 요즘도 아나고 회가 있는지 모르겠다.

 

농어, 우럭, 광어, 소라, 성게, 해삼, 가자미, 참돔, 돌돔, 감성돔 등등등 이름만 들어도 군침 돌게하시는 어족들이 속속 계속 등장한다. 새꼬시에 소주 일잔 생각이 안 날수 없다. 참고로 광어와 도다리 구분법. 도다리, 가자미, 넙치는 생긴 것이 비슷해서 헷갈린다. 셋다 가자미류다. 넙치는 광어고, 가자미는 가자미다. 참가자미, 줄가자미, 용가자미, 범가자미, 돌가자미 등이 있다. 돌가지미를 도다리라고 부른다. 그런데 생김새가 비슷하다보니 다른 가자미도 그냥 도다리라고 한다. 결국 도다리=가자미다. 광어와 도다리 구분법은 눈알이 어느쪽에 있느냐에 따라 좌도우광이니 우도좌광이니 하는데 이것도 보는 방향에 따라 다르고 꼭 그런 것도 아니라고 한다.

 

 

 

 

 

 

 

 

 

 

 

 

 

 

 

<장정일, 작가>

일전에 장정일의 <악서총람>을 읽고 팬심이 발동해서 이 책도 구입해서 읽었다. 장정일의 다양한 방면의 작가들 43인을 만나 인터뷰한 내용이다. 김어준, 윤광준, 우석훈, 고미숙, 조용현 등 몇몇을 빼고는 거의 가 다 초면이다. 장정일이 애정하고 있는 희곡 작가가 많은 것도 한 이유다. 도서출판금지 가처분신청이니 뭐니 해서 법원 판결에 의해 초판본 여러군데가 삭제되고, 작가의 월급이 압류되고, 작가가 자신의 책을 인터넷에서 무료로 배포 하는 등등 논란이 되고 있는 <제국의 위안부> 저자 ‘박유하 편의 일부를 옮겨본다.

 

“위안부 문제에 관한 한 의 새로운 시각이나 연구도 ‘일본은 나쁜 놈’이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는 역설을 신봉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똑 같은 진실이라 하더라도 어떤 진실은 값어치가 있고 어떤 진실에는 값어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저런 사고 구조로 무장하고 이견을 틀어막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진실’에는 ‘진실’이라는 값어치가 있다.”(p29)

 

 

 

 

 

 

 

 

 

 

 

 

 

 

 

 

여기서부터는 자고로 읽고 있는 책이다. 언제 어디쯤 읽고 있었다는 기록을 남긴다는 의미로 몇 자 적어본다. <로마제국쇠망사6>은 현재 스코어 414쪽을 읽고 있다. 동로마 제국은 이제 거의 밧데리가 다 되었다. 서유럽의 군사 원조를 얻기 위해 비잔틴의 황제들이 애처로운 구걸 외교를 펼치고 있다. 지난 페이퍼를 들춰보니 2016. 1.19일에 223페이지를 읽고 있었다. 하루 평균 3페이지 정도 읽은 게 된다.

 

호기롭게 시작했던 <중세1>은 현재 진도 70쪽을 읽고 있다. 2016. 1.19.에는 59쪽을 읽고 있었는데 두달 동안 거의 진척이 없었다. 중세는 결코 암흑시대가 아니었다는 이야기만 기억에 남아있다. <중세1>표지의 중앙에 배치된 인물은 동로마제국의 유스티니아누스 황제이고 그 오른쪽 뒤편의 인물이 벨리사리우스 장군이다. <암흑을 저지하라>에 등장하는 그 벨리사리우스다.

 

<이슬람의 눈으로 본 세계사>를 읽고 역시 호기롭게 시작한 <현대 중동의 탄생>은 지금 86쪽을 읽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 요르단, 시리아, 레바논, 이라크 같은 나라들은 1차 세계대전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던 나라였다고 한다. 오스만 제국 해체되면서 새로 생겨난 국가들인데 현대의 이 문제많은 국경이 당시 영국, 프랑스 등 몇 나라 지도부가 책상에 앉아 자기들 마음대로 뚝딱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중앙에 후광 뒤집어쓰고 계신 분이 유스티니아누스 황제, 뒤에 계신 분이 벨리사리우스 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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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03-12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툼한 책이네요.^^
붉은돼지님, 즐거운 주말 되세요.
제 서재에서 퀴즈 준비합니다.^^

붉은돼지 2016-03-14 14:54   좋아요 1 | URL
앗! 어제는 바빠서 서니데이 님 퀴즈를 못 봤습니다. ㅎㅎㅎ
앞으론 열심히 보겠습니다. ^^

책읽는나무 2016-03-13 0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짝짝짝!!
응원합니다^^

붉은돼지 2016-03-14 14:55   좋아요 1 | URL
어머! 감사합니다. ^^
앞으로도 열심히 읽겠습니다. ~

아타락시아 2016-03-13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많이 읽으시네요. 근데, 중세 표지 두 명이 많이 닮았네요..^^

붉은돼지 2016-03-14 14:58   좋아요 1 | URL
전투마법사님 사실 뭐 많이 읽는 편은 아닙니다. 이 페이퍼에 올린 책들도 지난 2~3월 동안에 읽은 것들입니다.
유스티니아누스는 똘똘해 보이고 벨리사리우스는 조금 우락부락해 보이는군요..ㅎㅎㅎ
 

<도시와 인간>, <불타는 평원>은 알라딘 중고로 구입했다. <도시와 인간>은 예전부터 장바구니에 담아놓았던 것인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24번 <불타는 평원>과 함께 ‘딩동’ 중고입고 알림이 와서 얼른 구입했다. 조금이라도 뭉기적거리면 발빠른 누군신가 채어간다. <불타는 평원>은 금시초문이다. 작가 후안 룰포가 누군가 했는데 소개를 보니 <빼드로 빠라모>의 작가다. 소생은 물론 이것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귀 동냥으로 들어는 봤다.

 

 

 

 

 

 

 

 

 

 

 

 

 

 

 

 

 

<아랍, 그곳에도 사람들이 살고 있다> 화성에서도 질기게 버티는 종자들이니 뭐, 당연한 이야기다. 왠만해선 인간들이 살지 못할 곳은 없다. 얇은 비닐로 포장되어 있는데 이유를 모르겠다. 뜯어보니 사진은 하나도 없다. 어쨌든 포장되어 있으니 책이 깨끗하긴 하다. <이슬람 예술과 건축>은 책이 요렇게 작은 줄 몰랐다. 미처 규격을 확인하지 못한 소생의 불찰이오나 뭐 그런대로 볼 만은 하다. 일종의 사전으로 생각하면 되겠다. <위대한 게츠비>는 펭귄 마카롱 시리즈 구비 목적으로 구입했다. 독서 목적이 아니다. 소생이 소장하고 있는 판본들을 모아보니 삼종이다. 열린책들판은 언젠가는 구입할 것이고 김석희 번역본은 구입할까 말까 조금 고민이다. 표지가 소생의 의지에 저항한다. 이 책들은 반디에서 구입했다. 

 

 

 

 

 

 

 

 

 

 

 

 

 

 

 

 

 

 

 

 

 

 

 

 

 

 

 

 

 

 

 

 

 

 

 

 

 

갱년기라서 그런가 요즘 소생 몸이 좀 이상하다. 굳이 비유하자면 발기불능 비슷한 상태다. 발기불능이라기 보다는 욕망 자체가 사라졌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소생의 몸이 요즘은 알라딘 굿즈에 도무지 반응을 하지 않는 것이다. 예전에는 환장을 하며 빤스바람으로 달려들었었는데, 뭐 황금의 꽃같이 굳도 빛나던 옛 맹서도 차디찬 티끌이 되았듯이 소생도 이제는 다 된 모양이다. 아서라...사랑이 영원할 줄 알았더냐~ 뭐 이런 이야기인지..어쨋든 파도처럼 끓어오르던 욕망이 한낱 포말이 되어 일순간에 없어진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석가세존께서 도달한 해탈이 이런 경지라면 굳이 애써 정진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저기 어디쯤에서 사뿐사뿐 봄날은 오고 계시는데, 춘래불사춘이 여기도 있더라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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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타락시아 2016-03-12 14: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구매하시는 욕망은 여전하신데요.^^

붉은돼지 2016-03-12 18:30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
그것마저 없어지면 진짜 다 된 거 아니면 정말 해탈해버린 거 아닐까요??ㅎㅎㅎ

cyrus 2016-03-12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굿즈로부터 해방되었다는 건 좋은 일 아닌가요? ^^

붉은돼지 2016-03-12 18:31   좋아요 0 | URL
저도 생각에 좋은 일인 거 같아요...굿즈 구입하느라 마일리지 안써도 되구요...
그 마일리지로 책을 더 구입할 수 있죠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