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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생의 취미는 책 수집. 아내의 취미는 프랑스 십자수. 취미의 우열을 가릴 수는 없지만 역사를 따져보자면 아내의 취미가 단연코 우위를 점할 것이다. 석기시대 유적에서 뼈바늘이 출토되었다고 하니 인류가 바늘과 실로 무언가를 쭈물럭 거린 역사는 실로 유구하다.

 

취미의 역사는 그러할진대 그 취미를 시행하는 인간 개개인의 역사로 보자면 소생은 초등학교시절부터 책을 모으기 시작했으니 (당시에 계림문고라는 것이 있었는데, 소생 초등학교 졸업 때까지 아마 200권 정도 모았던 것 같다) 역사가 장장 30. 청춘을 바친 것이 아니라 거의 평생을 바쳤다. 으흑으흑... 갑자기 가슴속 저 깊은 곳에서 무언가 울컥하고 올라오는 것이 있다. 가래는 아니다. 담배 끊었다. 아내의 취미의 역사는 이제 고작 3~4개월. 가소롭다. 당연히 아내 앞에서는 그런 내색을 전혀 하지 않는다. 속으로만 생각해야 한다. 어쩌다 방심해서 실수로 콧방귀라도 뀌었다가는 코피를 쏟거나 콧구멍이 찢어질 수도 있다.(이건 농담입니다.)

 

아내의 취미에 대하여 가부를 왈왈거릴 생각은 없다. 다만 취미는 역시 가지가지라는 생각이다. 몇시간이고 가만히 앉아 손으로 쪼물쪼물 꼬물꼬물. 아무래도 사내대장부가 할 바는 아니다. 하하하. (이것도 농담입니다.) 처음에는 바늘꽂이, 손수건, 컵 받침 같은 별로 쓸데없어 보이는 것들만 만들더니 며칠 전에는 드디어 유용한 것을 하나 만들어 내었다. 바로 북커버다. 작품이 썩 훌륭하지는 못하지만 어쨌든 장하다. 여보 고마워요.

 

지금 읽고 있는 순수박물관을 꽂아 봤는데 조금 넉넉하지만 그런데로 쓸만하다. 알라딘 사은품에 북커버는 없었던 것 같다. 예스에서는 얼마전에 북커버 이벤트가 있었던 거 같다. 알라딘도 예쁜 북커버 한 번 생각해 봐 주세요. 네 감사합니다.

 

궁금한 점 : 프랑스 십자수는 영국 혹은 독일 혹은 오스트리아 십자수와 어떻게 다른지 모르겠다.

 

놀란점 : 프랑스 자수 관련 책도 많이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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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5-02-06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진짜 배우고 싶어서 학원 알아보고 그랬었는데, 제가 성질이 급하고, 꼼꼼하지를 못해서 그냥 계속 하고만 싶어하고 있습니다. ㅎㅎ

알라딘에서만 한건지는 모르겠지만, 창비 이벤트로도 있었고, 북커버 이벤트 있긴 했어요.

프랑스자수 북커버라니 너무 황송하네요.

붉은돼지 2015-02-06 12:25   좋아요 0 | URL
자수 취미는 건강에는 좋지 않은 것 같아요..

저도 창비 이벤트 보기는 했는데 예스에서만 하는 줄 알았습니다.
예~ 너무 황송하죠 ㅋㅋ

AgalmA 2015-02-06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내님 금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저 사이즈 애매한데 맞게 잘 만드셨네요. 저 크기의 책이 많으셨나봐요? 이러다가 북커버만들기 열풍이 올지도ㅎ

붉은돼지 2015-02-06 12:27   좋아요 0 | URL
금손...아내가 웃겠습니다. ㅎㅎ
민음사 책에 맞춘 것은 아닙니다...적당하게 넉넉한 크기로 해서 대충 맞는 것들이 많아요..

moonnight 2015-02-06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_@; 안녕하세요. 처음 인사드립니다. 너무나너무나 고운 북커버네요. 진짜, 쳐다보기도 황송합니다. 좋으시겠어요. 부럽습니다. ^^

붉은돼지 2015-02-06 12:29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북커버 디자인은 십자수 선생님이 주신 것인데.. 제가 보기엔 그전 손수건 도안이나 바늘꽂이 도안보다 못한 것 같아요...어쨋든 북커버 하나 생겨서 좋긴 좋습니다.~

라로 2015-02-06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저도 처음 인사드립니다. 자수 좋아하는 일인으로서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리;;;
일반적으로 서양자수하면 프랑스자수로 인식이 되어요. 프랑스가 그런 쪽으로 앞서(?)있어서. 하지만 거리가 멀어서 그랬는지 스웨덴은 독창적인 스타일을 이루지요,, 자수면에서~~저도 잘 모르지만 예전 배운 기억으로~~~~^^;;; 암튼 사모님의 작품은 정성이 가득해 보이네요~~~. 저도 자수는 건강에 그렇게 좋은 취미는 아니라는데 동의해요. 저같은 경우도 나이가 들다보니 눈이 침침(ㅠㅠ)해져서 자수는 엄두도 못내는데 사모님은 젊으신가봐요!!^^ 잘 봤어요~~~ 사진이 있기를 기대했거든요~~^^.

붉은돼지 2015-02-06 15:26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자수에도 그렇게 깊은 사연이.....하기야 그것이 뭐든지 간에 깊이 들어가보면 오묘한 세계가 있는 것 같더라구요..아내는 자수 배운지 얼마 안되고 또 미싱이 서툴러 그럴듯한 게 아직 없습니다...식탁보같은 대작을 완성하게 되면 한 번 올려볼께요....아내도 그리 젊지는 않습니다...

cyrus 2015-02-06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만 그렇게 느낀 건가요? 파묵의 <순수 박물관>과 프랑스 자수 관련 책표지의 분홍색과 디자인이 약간 비슷해요. 괜히 책커버 만들어달라고 하면 안 되겠어요. 그러면 사모님께서 책 그만 사라고 핀잔 줄 수 있으니까요. ^^

붉은돼지 2015-02-06 15:31   좋아요 0 | URL
순수박물관을 모델로 북커버를 만든 것은 아닙니다..
아마 더이상의 북커버는 없을 듯 해요..북커버는 아내의 취미와 제 취미의 행복한 교집합 같은 것이었습니다...아내는 이제 뭐 식탁보나 뭐 다른 거 그런 걸 만들겠죠...문화센터 프로그램대로....

rosa 2015-08-26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예쁘네요. 저는 아직 자수는 손대지 않았지만, 옷 만들다가 가방 만들다가 급기야 조카 용품까지 영역을 넓히는 중이랍니다. 바느질도 그렇지만 자수를 하면 마음 복잡할 때 가라앉히기 좋을 것 같아요. 조금만 딴맘(?) 먹으면 바늘땀도 난리가 나고, 자수도 마찬가지일 걸요? 늙어서까지 바느질하고 싶은데 벌써부터 눈이 침침.. ㅎㅎㅎ
북커버를 한쪽만 책을 끼우게 만드시면 조금은 더 유용하게 사용하실 수 있으실 텐데 대신 꽉 잡아주는 느낌은 좀 부족할 듯 합니다. 저희 엄마는 성당에서 사용하는 책마다 별도의 커버를 주문하셨거든요. ^^
저한테도 누가 만들어줬음 좋겠어요. 부럽습니다.^^
 

0. 잡지 주문 및 구입

하이드님 뿐만 아니라 아는 지인도 <AROUND>를 추천해 주시고 또 알라딘 책 소개를 보니 그럴듯하게 보여서 일단 2015.2월호 1권을 주문했다. 지난번에 사 놓은 <시리얼> 1호와 <AB-ROAD> 2015.1월호는 아직 다 못봤다. 글자가 작아서 눈알이 아프다. 돋보기가 필요한가? 노안이 오셨나? 걱정이다. 인생의 유일한 낙이 독서인데 앞으로 눈알 건강에 좀 더 신경써야겠다. 오늘의 교훈이다. (고백건데 독서가 유일한 낙은 아니다. 말하기 거시기한 이런저런 소소한 낙들도 있다)  <책 Chaeg> 3호를 구입해서 훑어 보니 이 또한 소생 보기에 그럴듯하고, 또 이것이 통권 3호라서 불현듯 수집벽이 발동 1,2호도 출판사로 바로 연락해서 구입했다. 토요일 도착했다. 강호 제현(야나님, 안단테님)께서 상찬하신 <땡스북 7호>도 주문. 가격이 너무 고마워서 짠한 기분까지 든다.

 

 

 

1. <책chaeg 1호> 책 광고를 보다가 피눈물을...

흔히 보는 유명 소설가, 유명 평론가, 유명 방송인들의 ‘일독을 권하는’, '영혼을 울리는', '깊은 통찰과 깨달음을 주는' 따위의 추천 멘트 없고, 또 하바드대학교 권장도서니, 2014년도 oo문고 소설부분 베스트셀러 연속 1000주간 1위니, 숨 넘어가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영미소설 100권이니 뭐니 하는 이런 광고 문구도 없고 말하자면 시계나 화장품이나 옷 광고랑 같다. 책이 너무 상품화 되는 것은 아닌가하는 우려도 된다. 그렇거나 말거나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책이 좀 팔려야 뭐라도 할 것 아닌가. 비쥬얼에 혹해서 책 구입 좀 하시기 바란다. 아시다시피 보기 좋은 떡이라고 다 먹기 좋거나 맛있지는 않다. 하지만 먹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게는 한다. 이게 중요하다.

 

 

하여 소생도 구입을 결심했다. <펭귄북스 오리지널 디자인 4대비극 특별판세트>. 이걸 구입하려고 굳은 작심을 하는데, 한놈이 자기도 데려가 달라고 징징거리며 팔에 엉겨붙는다. 천재 북디자이너로 유명하다는(불초 소생은 잘 모르는 분임) 코럴리 빅포드 스미스가 디자인을 한 <이성과 감성> 특별판이다. 아....바람찬 흥남부두에서....눈보라는 휘날리는데........또 다른 한 놈이 바짓가랑이에 메달린다. 이놈은 <오만과 편견> 특별판이다. 역시 코랄리 빅포드 스미스가 표지 디자인을 맡았다. 팔이 둘러 빠지고 바지가 다 찢어질 지경이다..... 피눈물을 흘리면서 1.4.이후 나홀로 와야하나 말아야하나..어쩌나...이게 무슨 소린지....

 

 

2. <책chaeg 2호>의 도서관 소개를 보다가 주문(呪文)을...

네델란드 의회 도서관은 사진을 보고 있자면 뭐랄까 실로 장려하고 엄숙하다. 무슨 성당에 들어선 기분이다. 신성한 기운까지 느껴진다. 도서관이란 수많은 전설적이고 영웅적인 미술가들, 철학자들, 소설가들, 학자들을 신으로 모시고 있는 만신전 같은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신전을 출입하는 신관들의 주문은 죽어 누워있는 자들 중에서 선택받은 자들을 불러 일으키고, 영매를 가지지 못한 귀신들은 영겁의 세월을 어두운 신전 구석에 누워 누군가 불러줄 때까지 속절업이 기다려야 하는, 화려한 부활과 영원한 망각이 혼재하는 신전. 이름없는 신관들의 헛된 주문과 부질없는 욕망이 원귀처럼 떠도는 이교도의 신전. 어째 으스스한 분위기. 이런 시답잖은 설정보다는 보르헤스의 지적이 보다 온당할 것이다.

 

 

 

3. 보르헤스는 뭐라고 했던가 I have always imagined that paradise will be a kind of library. - Jorge Luis Borges. 아무리 보르헤스라고 해도 그 정도까진 아니잖아... 만신전을 지키는 늙고 눈먼 신관이 받은 신탁의 적중률은 가늠하기 어렵다. 

 

 

 

 

 

 

 

 

 

 

 

 

 

 

 

 

 

 

 

 

 

 

 

 

 

 

 

 

 

 

헤이그 네델란드 의회도서관 - 건축가는 19세기 유행하던 아르누보 양식을 도입하고 중국 문화와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은 조각과 색채를 함께 접목했다. 각각의 책 선반 위에는 용머리가 자연광이 스며드는 도서관 천장의 돔에는 용의 아름다운 비늘 문양이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돼 있다. 이를 통해 약간의 상상력을 발휘해 본다면 꼬불꼬불한 나선형 계단이 상징하는 것은 용의 꼬리라는 것과 이 도서관 공간 자체가 한 마리 아름다운 용을 표현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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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5-02-02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이그 네덜란드 의회도서관 같은 곳이 있다면 비싼 커피값이나 입장료 주고라도 갈텐데....아니, 돈많은 사람들은 이런 멋진 걸 만들어 이름을 빛낼 생각 왜 못하나 싶네요! 소끌고 북한 가는 거보다 의미는 좀 떨어지겠습니다만...

붉은돼지 2015-02-02 19:31   좋아요 0 | URL
맞아요 일전에 대구시에서 이우환미술관 건립을 추진하다가
백지화된 적이 있는데 너무 아쉬웠어요. 안도다다오가 설계를 맡았는데...
재정 열악한 지자체가 감당 못하면 대기업에서 후원 좀 해줬으면
하는 생각.... 자세한 속사정은 모르지만....

AgalmA 2015-02-03 04:02   좋아요 0 | URL
이우환& 안도 다다오면 정말 멋있었을텐데... 두 사람다 추상성과 단순성의 묘미잖아요.
안도 다다오 건축이 국내 몇 개 있다고 해서 찾아도 봤거든요. 경기도 어디 유한 킴벌리인가 사옥 구경가볼까도 생각해봤었고ㅎ
제 제주여행 계획 1순위는 섭지코지 안도 다다오 건축보러 가는 거예요. 계속 여행이 취소되고 있어서 탈이지만;

cyrus 2015-02-02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펭귄북스가 오리지널 표지로 나와서 좋긴 한데 이상하게 제가 집에 있는 고전작품 위주로 나오네요. ^^;;

붉은돼지 2015-02-03 00:03   좋아요 0 | URL
저는 집에 다른 판본이 있어도 어쩔수 없어요
4대 출판사 세계문학전집을 모두 구비하기로 한 이상 ...
생각해 보면 아내 말처럼 참 쓸데없는 짓인것도 같아요 ^^;;

수이 2015-02-03 0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오고 있어요. 어떨까 두근두근_ 어라운드도 이참에 주문할 것을_하고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뒤늦게. 어라운드_는 이미 아줌마들 사이에서는 꽤 호평을 얻고 있더라구요~

붉은돼지 2015-02-03 09:18   좋아요 0 | URL
너무 기대는 하지 마셔요..ㅎㅎㅎ
저도 지금 <어라운드>고 오고 있습니다. ~

blanca 2015-02-03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성과 감성 표지 보고 얼마나 놀랐던지. 너무 매혹적인데. 막 사고 싶었는데 이미 다른 판본으로 가지고 있어 참았어요. 오만과 편견은 예전에 샀는데 제본 방식도 번역도 너무 마음에 들더라고요.

붉은돼지 2015-02-03 09:22   좋아요 0 | URL
맞아요..<세익스피어>보다는 <이성과 감성>, <오만과 편견>이 눈에 확 들어오더라고요..절판되기 전에 빨리 입해야하는데....무슨 쇼핑하는 것도 아니고..^^;;

라파엘 2015-02-03 11: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땡스북은 오타 등 몇 가지 기술적인 문제들을 감안하고 읽으셔야 할 것예요 ㅋ 그래도 내용과 구성이 편안하고 좋아서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책입니다 ~ 특히 저렴한 가격이 장점인데, 그 가격마저도 전액 사회기부 형식이어서 뭔가 뿌듯한 마음이 들지요 ㅎㅎ

붉은돼지 2015-02-03 17:51   좋아요 0 | URL
정말 가격이 짠해요...그것마저 사회기부 형식이라니..
그럼 관계자님들은 뭘 먹고 사시는지 걱정....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이 현재 스코어로 328권까지 나와 있다. 영광의 넘버원이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1>로 1998년 8월에 초판이 나왔다. 근 15년 동안에 300권 정도가 출간되었다. 이러한 추세로 나간다면 2050년이면 1000권을 넘을 전망이다. 설레인다. 마음이. 그런데 2050년이면 내 나이가 80을 넘는다. 나 자신의 생존 여부는 물론이거니와 민음사라는 기업의 존폐여부도 가늠하기 어렵다. 우울하다. 하지만 희망을 버리진 않는다.

 

영광의 넘버원으로부터 넘버 250인 이광수의 <무정>까지 단 한권도 빠뜨리지 않고 다 사 모았다. 완비라고 해야하나 구비라고 해야하나. 1권~250권까지는 완비되었고 251~328권까지 중에서도 여러 권을 소장하고 있다. 훗날 300권이 완비되면 또 한편의 페이퍼를 올리겠다. 인증샷도 더불어.

 

소생은 그 옛날 한때는 독서가였지만 지금은 수집가 내지는 장서가로 변모했다. 장서가로서의 내 꿈을 밝히자면(부끄럽지만) 민음사, 열린책들, 문학동네, 펭귄클래식 이 4개 출판사의 세계문학전집을 모두 완비하는 것이다. (세계문학전집은 창비도 있고, 을유도 있고, 대산도 있고 또 뭐가 있더라 어쨌든 여러 출판사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소생은 소생 나름의 기준으로 상기 4개 출판사를 세계문학 4대천왕으로 선정했다. 내꿈이 물론 이게 다는 아니다. 인간의 욕망에는 한계가 없다. 알랙산드리아 도서관을 다시 짓는다고 해도 채워지지 않을 것이다. 결국은 내가 죽어 없어져야 끝나는 것이다.)

 

서재에 각 출판사 별로 세계문학전집을 쭐루레기 꽂아 놓고 안락의자에 앉아 커피 한잔 마시며 느긋하게 바라볼 수만 있다면 곧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조문도(朝聞道)면 석사가의(夕死可矣)라. 맞는 비유는 아닌 것 같다. 어쨌든 소생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대충은 짐작했으리라 짐작해본다.

 

내 아름답고 원대한 꿈에 대해 아내는 “쓸데없는 짓도 되우 하네, 흥흥흥...” 콧방귀를 뀌며 몹시 한심스럽게 생각한다. 내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아내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앞으로 아내에게 잘해야겠다. 알랑방귀라도 뿡뿡뀌고 강아지 마냥 꼬리를 살살 흔들며 낑낑거려 봐야겠다. 체질상 알랑적 방귀는 잘 못뀌지만 생리적 방귀는 나름 한 방귀한다. 내가 밥을 먹다가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고 큰 소리로 한 방귀해주면 우리 어린딸 혜림씨는 몹시 좋아한다. ‘아빠! 최고!“ 이건 다 쓸데없는 이야기고.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희생이 따르는 법. 무릇 뛰어난 장수란 힘든 전쟁을 이기기 위해서 자기 손목 하나 정도는 내어 줄줄도 알아야 한다. 역시 비유가 안맞는 것 같다. 알아서 짐작하시길.

 

세계문학 사대천왕 완비의 꿈을 꾸면서 또 한편으로 생각해 봤다. 책을 꽂아만 놓아서는 역시 무엇인가 허전하다. 그 완비된 세계문학전집을 영광의 제1권부터 차례로 한권씩 읽고 서평 아니, 짧은 감상이라도 몇줄 끄적여 놓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1권부터 시작해서 차례대로 연속해서 빠뜨리지 않고 읽는 것이 중요하다. 중간에 읽은 책이 있어도 또 읽는다. 그래야만 한다. 이건 꿈은 아니다. 그냥 한 번 생각해 본 것일 뿐이다. 안해도 그만. 물론 하면 좋고말고.

 

 

여담인데, 북플에 내 마니아 순위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은 70번째 마니아로 나와있다. 세계문학 사대천왕 완비가 일생의 꿈인 소생으로서는 깊이 반성하고 또 더욱 분발해야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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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5-01-16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대단하십니다..

붉은돼지 2015-01-16 16:57   좋아요 0 | URL
아직 갈 길이 멉니다. ㅎㅎ

[그장소] 2015-01-27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번에 구입하신줄 알고 가격 여쭤보려한..! ㅎㅎ

붉은돼지 2015-01-28 10:31   좋아요 0 | URL
한 십개년 계획 정도 됩니다.~~

[그장소] 2015-01-27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의 각 출판사가 다..보여요.무너지지않게 튼실한 책장인 것이 세계문학전집용 이구나..싶으며..감축..드려요..완전..충격..계속 진화하는 세계문학전집..고전의 의미는..분명한거죠? 반열에 오를것? 인가요? ㅎㅎ 부러워요..

붉은돼지 2015-01-28 10:33   좋아요 0 | URL
4대 출판사 세계문학전집 완비하는 것이 제 필생의 꿈(?)입니다.
다 읽는 것은 글쎄.....

차니 2015-02-25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양장본인지요? 양장본 아니더라도 오래 갈련지?
한번씩 중간에 갈라지는 책들이 있어 엄청 짜증나더군요.
책 만들때 신경 좀 써 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저도 민음사와 문학 동네 보고 있습니다.

옛날엔 마당이 좋았는데....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 

소생이야 과문해서 금시에 초문이지만 꽤 유명한 문구인 것 같다.
박경철의 자기혁명 처음에 이 문구가 나온다.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이란 책도 재미있게 혹은 감동깊게 읽었고,
우연한 기회에 특강을 듣게 되어 개인사적인 이야기도 들었고,
소생이 졸업한 중학교 바로 옆에 있던 같은 교명의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따라서 동향이란 말이고, 이런 저런 여러 가지 사유로 호감을 가지고 있던 차에
요즘 안풍이니 뭐니 해서 박경철이 덩달아 둥실 뜨고 있는 상황에서
마침 때맞추어 자기혁명이라는 책이 나온 걸 알았고
소생 원래 자기개발서 종류는 썩 선호하지 않는 편임에도
위에서 언급한 이런저런 사유로 이 책을 사서 보게 되었는데
여러 가지로 바쁜 의사양반은 첫 페이지에 괴테의 이 문구를 인용하고 있었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  

한편 “하트의 전쟁”이 무지막지하게 재미있다고 해서 구입하기는 이미 수십년전에 구입해 놓았는데, 안 읽고 있다가 얼마전에 갑자기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읽기 시작햇는데 정말 재미있기는 재미있더라나 뭐라나. 책 보는 거 때문에 마누라에게 질책받기는 소생같은 애독가에게도 여러해 만의 일이라. 삼시새끼 설거지며, 청소며, 밥하고 빨래하고 빨래 개고(이 빨래 개는 작업도 무시못할 작업이라. 개는 게 끝이 아니고 마누라 빤스며, 내 양말, 아새끼 옷가지, 수건 등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도 귀찮은 일인데, 마누라 빤스 난닝구와 내 양말 등을 두손에 억지로 들고 가서 농안 서랍에 넣고 오면 아새끼가 차곡차곡 개어 놓은 수건하고 지 옷가지를 흐트려 놓기 일쑤라...), 애 목욕시키는 거 하며, 젖주는 거(물론 나는 젖이 없거니와 말하자면 영양을 공급하는 그런 작업) 이런거 소홀히 하고 책만 보고 있다고 이 책 읽는 동안 몇 번 지적을 받았던 것이다.  

각설하고, 이 재미있는 소설을 읽다가 우리의 하바드 법대 공부벌레 출신의 토미가 깜둥이도 백인과 똑같이 고상하고 지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흑인 조종사 스콧에서 고전을 암기하게 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 와중 이 문구가 문득 나왔던 것이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   

 

 

깜짝 놀랬다. 햐~ 며칠 전에 읽은 글인데...유명한 문구구나. 내가 무식하긴 무식하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 그렇다고 내가 이 문구를 가지고 철학적 사색을 거듭한 것은 아니다. 책이 너무 재미있어서 그럴 여유도 없었을뿐더러 총명석하신 괴테선생께서 그렇다고 하면 그런줄 알면 되는 것이다. 소생은 단지 이제 소생도 이 문구의 출처와 곁가지를 어느정도 알고 있는 약간은 고상한 사람이 되었다는 그런 보람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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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11-10-19 09: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몰랐어요. 괴테의 말이었구나. @.@

붉은돼지 2011-10-20 10:24   좋아요 1 | URL
파우스트에 나오는 말이랍니다. 파우스트 함 읽어볼려고 꺼내보니 희곡이라..희곡인줄 또 처음 알았습니다.....

조선인 2011-10-21 08: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음, 전 파우스트를 읽었는데도 몰랐는걸요? ㅋㅋ
 

<로마 서브 로사 4>
1~3권까지는 재미있게 읽었다. 그런데 4권쯤 되니 조금 지루해졌다. 야리꾸리한 이야기도 너무 자주 나오는 것 같고 남색도 이젠 심드렁하다. 4~5일째 읽고 있지만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신선도가 많이 떨어진 느낌이다. 1권에는 키케로가 등장하고 2권에는 크라수스가, 3권에는 카틸리나가 등장한다. 이름 정도는 들어서 알고 있는 인물들이다. 4권의 디오는 금시초문의 인사다. 실존인물인지 아닌지도 모르겠다. 독특한 성적 취향으로 봐서는 실존인물이 아닐 가능성이 더 높은 것도 같다. 어쨋거나 잘 모르는 사람이 등장해서 그런가 싶다가도 내가 키케로를 알면 얼마나 알고, 크라수스를 알면 또 얼마나 알며 수수께끼의 인물 카틸리나야 말할 것도 없다고 생각하니 또 그런 것 때문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  


<사색기행> 

이런 책을 읽어온 다치바나씨가 이런 여행을 해왔다고 하니 궁금하기도 하고 책만 많이 읽은 것이 아니라 세계 이곳 저곳 구석구석 여행도 많이 다녔다고 하니 무척 부럽기도 하다. 세계인식은 여행에서 시작된다는 서론은 조금 지루하다. 소생은 눈이 즐겁고 마음이 한가롭기 위해 여행을 한다. 물론 이곳 저곳 돌아다니다 보면 세계 인식에 도움이 될지도 모르지만 그냥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구경하는 것이 먼저지 세계를 인식하기 위해서라는 목적을 가지고 여행하지는 않는다. 다치바나씨의 여행이 대부분 업무의 연장이었고 투철한 목적의식하의 여행이라 그런지 딱딱한 느낌이다.


<책사냥꾼>
본인 독서가에서 장서가 내지 수집가로 변신햇다고 언젠가 말했다. 이 책을 읽어 보니 수집가로서 조금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굳이 고서나 희귀본 혹은 적어도 초판본만 수집하는 수준은 아니더라도 동서미스터리문고라든지 민음세계문학전집이라든지 문고판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 모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불끈 든다. 옛날에 장정일은 초판본만 읽었다나 샀다나 뭐 그런 이야기도 있고 해서, 본인도 서재의 책을 이것 저것 들추어 보았는데 이상문학상상작품집 같은 것은 알라딘에서 사전예약으로 구입했는데도 뒤에 족보를 보면 초판 3쇄니 5쇄니 그렇다. 초판본 구하는 것도 쉬운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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