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날짜 인터넷 주간경향 <박광규의 미스터리 산책> “책값보다 훨씬 더 대접받는 희귀본의 내용 중 일부이다.

 

....엘러리 퀸의 칼럼집 <퀸의 거실에서>에는 책 수집가의 진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초심자 수준의 수집가는 애호가(Book Lover)’이 때는 상태에 문제가 없는 책이라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시기이다. 그 다음 단계는 감식가(Connoisseur)’, 자신의 수집품을 모두 초판본으로 바꾸고 싶어지는 상태가 된다. 이어진 세 번째 단계는 수집광(Fanatic)’으로, 단순한 초판본이 아니라 인쇄소에서 갓 나와 손도 안 댄 듯이 완벽한 상태여야만 하는 것이다. 마지막 단계는 서적광(Bibliomaniac)’이라는 최고 수준인데, 그가 원하는 것은 완벽한 상태의 초판본에 저자의 서명을 받는 것이다.”

 

1890년대에 출간된 코난 도일의 단편집 두 권 묶음(<셜록 홈즈의 모험>, <셜록 홈즈의 회상>)15000 달러, 레이먼드 챈들러의 1945년판 <빅 슬립>15000 달러, 이언 플레밍의 007 시리즈 중 하나인 <문레이커>(1955) 초판은 11000 달러에 각각 즉시 구매 가능으로 돼 있다.

 

 

 

 

 

 

 

 

 

 

 

현역 작가의 작품에도 높은 가격이 매겨진다. 유명 작가의 데뷔작 초판이 수집가의 목표물이 되는 것이다. 스티븐 킹의 <캐리>(1974)7500달러, 존 그리셤의 <타임 투 킬>(1989)2000달러, 데니스 루헤인의 <전쟁 전 한 잔>(1994)300달러, 마이클 코넬리의 <블랙 에코>200달러에 올라가 있다. 일본도 비슷해서, 역시 경매 사이트를 보면 가장 비싼 가격에 올라온 책은 나가이 히데오(<허무에의 제물>이 번역돼 있다) 전집 11권으로, 무려 102만 엔이다. 에도가와 란포의 1940년대 책들은 15만 엔을 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추리소설 고서 시장이 활성화돼 있다 보니, 고서점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도 종종 볼 수 있다. 존 더닝은 전직 형사 출신 헌책방 주인 클리프 제인웨이를 주인공으로 한 <책 사냥꾼의 죽음> 등의 시리즈를 썼다. 미카미 엔은 놀라운 추리력을 가진 고서점의 젊은 여주인 시오리코가 등장하는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시리즈를 발표해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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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의 거실> 은 아직 우리나라엔 출간되지 않은 모양이다. 알라딘에서 검색되지 않는다. 퀸여사의 기준으로 볼 때 소생의 진화단계는 애호가(Book Lover)” 수준인 것 같다. 충분히 만족한다. 여기서 더 진화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고서점을 배경으로 한 소설 중에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은 한 권 사놓기만 하고 읽지는 않고 있다. <책 사냥꾼의 죽음>은 금시초문이다. 일단 보관함에 넣어둬야겠다. 소생 서재에는 책장이 6개인데 모두 차고 넘쳐서 책들이 혹은 폭포처럼 흘러내리기도 한다. 무슨 대책이 필요하다. 소생은 거실도 서재로 꾸몄으면 딱 좋겠는데 아내에게는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이야기다. 당신 취미는 당신 방에서 끝내세요....흥흥흥...그래서 고민 끝에 생각해 낸 방안이 이중 레일 책장이다. .. ,,,, 만화방에 많이 있는... 제작비가 얼마나 드는지 모르겠다. 한편으로는 어느날 갑자기 방구들이 꺼지지는 않을까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한다. 뭐 그럴리야 없겠지만...... 혹시 집안에 이중 레일 책장 설치하신 분들 계시면 고견을 좀 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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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궐 2015-07-17 11: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희집 사정과 비슷하셔서 웃었습니다.ㅎㅎ 그러고 보니 서재 이름도 건물에 쓰이는 글자를 쓰셨네요.^^
이중레일 책장은 제가 설치해본 적은 없구요, 설치한 분 방을 예전에 한번 봤는데, 설치기사가 와서 해주더라구요. 다 하고 나니 정말 깔끔하고 좋았습니다. 부러웠습니다.

붉은돼지 2015-07-17 12:03   좋아요 0 | URL
인터넷 찾아보니 붙박이 레일책장 깔끔하니 예쁘더라구요...
그런데 설치비가 얼마나 들지..그게....과연 아내가 허락을 해줄지......
고민이 깊습니다....음...

제 서재명 사의재는 다산이 강진 18년 유배생활중 초반 4년을 보낸 초가의 이름입니다.
뭐 깊은 뜻이 있는 것은 아니구요...제가 알라딘 서재 처음 열 때 마침 정약용 관련 책을 보고
있어서, 그냥 별 생각없이 사의재라고 정했던 것이 그대로 지금까지 쓰고 있습니다.
가만 생각해보면 제 서재명으로 쓰기는 황송하고 또 저한테 가당찮은 그런 느낌도 있어서
바꿀까 어쩔까 이것도 고민중입니다.^^

만병통치약 2015-07-17 12: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건축법을 개정해서 아파트 거실과 방 하나에는 레일책장 설치를 의무화해야한다고 주장합니다 ㅋㅋ

붉은돼지 2015-07-17 14:28   좋아요 0 | URL
만병통치약님의 건축법 개정 발의에 찬동합니다. 호호호

보물선 2015-07-17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서 내 집을 사고 싶은 유일한 이유가 책 때문인데요... ^^

붉은돼지 2015-07-17 14:32   좋아요 1 | URL
얼라 때는 제가 돈 벌어 자기 돈으로 책을 살 수 만 있어도 좋을 것 같았는데요...
꿈도 점점 자라는지 이제는 어디 경치좋은 곳에 전원주택을 짓고 별채로 서재를 하나 갖고
싶은 그런 터무니 없는 생각을 하고 있습죠....

nomadology 2015-07-17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에 이름이 있다니 부럽습니다!

붉은돼지 2015-07-17 14:34   좋아요 0 | URL
nomadology님도 서재에 멋진 이름 하나 붙이시죠^^

nomadology 2015-07-17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책꽂이는 딸(4세, 어린이집 열매반) 그림책들이 점점 침범하고 있어서 딸이랑 같이 상의해서 지어야 할 것 같아요. 온라인으로 서재를 옮기고 싶은 생각도 많이 들고 있구요.

cyrus 2015-07-17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애호가였다가 가끔은 감식가가 되기도 합니다. 헌책방에서 책을 고르면 초판본인지 아닌지 확인합니다. 마지막 문단에 ‘퀸 여사’라고 잘못 썼어요. 엘러리 퀸은 두 사촌 형제의 공동 필명입니다.

붉은돼지 2015-07-17 22:05   좋아요 0 | URL
이런! 저는 퀸이 여성인 줄로만 알았어요. ^^;;;

양철나무꾼 2015-07-17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책을 들이고 남편은 저 몰래 버리고 그렇답니다.이중 책장을 설치하실 생각보다는 책을 줄이시죠. 그리고 줄인 책은 저희 집에 버려주세요, ㅋㅋㅋ~.

붉은돼지 2015-07-17 22:07   좋아요 0 | URL
몇년 전 큰 맘 먹고 대방출했다가 다시 사들인 후로는 책 줄이는 건 포기했어요^^

양철나무꾼 2015-07-17 22:30   좋아요 0 | URL
그래서 알라딘서재가 좋은가봐요. 다른 곳에선 유니크한 취급 받는 사람들이 이곳에선 일반적이어서 이해를 받거든요, ㅋ~.

붉은돼지 2015-07-17 22:40   좋아요 0 | URL
맞아요~ 여긴 좀 신기한 동네에요 ^^

AgalmA 2015-07-18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많으니 책선물 줄 게 많아 좋아요. 아하하)))) ㅡㅜ
책장 레일 설치한 분을 주변에서 못 봐서 붉은 돼지님 설치하신 후의 ˝우리집이 바뀌었어요˝ 따라란~좀 보고 싶네요ㅎ

붉은돼지 2015-07-18 10:35   좋아요 0 | URL
예전엔 책 안에 간단한 멘트 적고 제 서명해서 ㅋㅋ 친구들한테 선물도 하고 했는데 근래에는 책선물한 기억이 없어요 ㅜㅜ

레일 책장 설치는 아내를 어떻게 구워 삶느냐가 관건이에요 ㅋㅋ 요리법 좀 알려주세요 ^^

만병통치약 2015-07-18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슬라이딩 책장 잊고 있었는데 한번 생각하니 갖고싶네요 ㅠㅠ

붉은돼지 2015-07-19 19:28   좋아요 0 | URL
용기를 내시죠 ㅋㅋㅋ
 

http://blog.aladin.co.kr/minumsa/7651590

 

안녕하세요. 판미동 출판사 입니다.

출간 도서 <한글 대학·중용>, <한글 맹자>의 서평단을 모집합니다.



시대를 초월한 삶의 교과서를 한글로 만나다!

대한민국 대표 인문학자 신창호 교수가 풀어낸 내 삶을 이끄는 <한글 사서> 시리즈 완결!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그 기준점의 하나로 인문학을 꼽는다. 그러나 막상 고전을 읽자니 그 벽이 너무 높고, 고전을 자기계발로 풀어낸 서적들을 보자니 뭔가 아쉽다.

이번에 판미동에서는 앞서 출간한 『한글 논어』에 이어 『한글 대학』과 『한글 중용』, 『한글 맹자』를 출간하면서 <한글 사서> 시리즈를 완간하였다.

 

특히, 『대학』과 『중용』을 묶어 공자의 핵심 사상이라고 할 수 있는 처음과 끝을 읽어볼 수 있게 하였다. 대한민국 대표 인문학자인 신창호 교수는 ‘사서’의 읽는 순서로, 『대학』을 앞에 두고, 『논어』, 『맹자』를 가운데 두며, 『중용』으로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한다. 즉 먼저 『대학』을 통해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학문과 정치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규모를 정하고, 그 뒤 『논어』를 읽으면서 삶의 근본을 세우며, 그 다음으로 『맹자』를 읽어 인생에서 그 공부가 어떻게 응용되었는지 살핀다. 이런 작업을 거친 후 마지막으로 『중용』을 통해 옛사람들의 미묘한 지혜를 구한다. 



이벤트 참여방법

 

1. 이벤트 기간: 7월 15일 ~ 7월 21일 (당첨자 발표 : 7월 22일)

발송: 7월 23일


2. 모집인원 : 3명 (상기 2권 모두 증정드립니다)


3. 참여방법

- 이벤트 페이지를 스크랩하세요.(필수)

-책을 읽고 싶은 이유와 함께 스크랩 주소를 댓글로 남겨주세요.


4. 당첨되신 분은 꼭 지켜주세요.

- 도서 수령 후, 10일 이내에 '개인블로그'와 '알라딘' 에 

도서 리뷰를 꼭 올려주세요.

(미서평시 서평단 선정에서 제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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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15-07-15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단은 부담이 되어서 오늘 구입했어요. ㅋㅋ 언제 읽을지 모르지만...

붉은돼지 2015-07-16 09:57   좋아요 0 | URL
저도 서평단은 부담이 되어서 신청을 잘 안하는데요
요번에는 한 번 해 봤습니다. 나름 제 관심분야이기도 하고 복불복도 계속 꽝이고 해서..ㅎㅎㅎㅎㅎ

transient-guest 2015-07-16 0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단에 들고 싶어도 불가능합니다.ㅎㅎ 전에 한번 시도해봤는데 연락도 없더라구요.. 나중에 사봐야죠.

붉은돼지 2015-07-16 10:00   좋아요 0 | URL
또 한번 안타깝습니다. ..해외에 계시는 분들은 여러가지로 어려움이 많군요..ㅜㅜ
하루빨리 알라딘이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서 전세계 방방곡곡에 계신 모든 알라디너분들에게 고루 혜택이 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ㅋㅋㅋㅋㅋㅋㅋ
 

 

 

 

 

 

 

 

 

 

 

 

 

 

리라이팅 클래식 <일리아스, 영웅들의 전장에서 싹튼 운명의 서사시>의 사은품인 특별제작!! 그리스 신화 계보도가 도착했다. 그냥 제작한 것도 아니고 보통으로 제작한 것도 아니고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특별히 제작한 특별제작도 아닌 것 같고,,,,,,,,,다만 제작하지 않으려다가 누구 부탁때문에 어쩔수 없이 특별히 제작한 특별제작같은 그런 그리스신화 계보도다. 무슨 말인지, 도서출판 숲에서 나온 천병희 역 <신들의 계보>에 나오는 계보도를 재편집한 것이라고 한다. 작은 숫자가 표시되어 있는 인물의 자세한 계보를 보려면 같은 큰 숫자를 보면 된다. 특별제작 사은품이 소생에게는 뭐 별로 신통치 않다. 주면 받고 안주면 그만이고....우리 집구석의 족보도 잘 안보는데... 고대 희랍신들의 족보를 보고 있자니...희랍신들의 촌수는 정말 개판소판이요, 집구석은 완전 닭장막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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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돼지 2015-07-14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이 어두워서 그런지 사진이 영 시원찮네...끙..
그나저나 헤라클레스 몸 정말 죽이네....

가넷 2015-07-14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잉... 별루인가 보네용ㅇ...

붉은돼지 2015-07-14 20:56   좋아요 0 | URL
뭐 영 별루는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마음에 꼭 드는 그런 것도 아닌 것 같고....ㅎㅎㅎㅎㅎ

뷰리풀말미잘 2015-07-14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런거 어디서 안 파나 했는데. 히히.

붉은돼지 2015-07-14 21:13   좋아요 0 | URL
특별제작입니다. 특별 !!!ㅎㅎㅎ
사은품 재고 바닥나기 전에 언능 주문하셔요 ㅋㅋㅋ

보슬비 2015-07-14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진도 탐이 나고, 계보도 탐이나지만....
지금 읽고 있는 책도 감당 못해서, 나중에 기회가 되면 도서관에 읽는걸로다...ㅎㅎ

붉은돼지 2015-07-15 10:47   좋아요 0 | URL
사실 계보는 저도 그냥 그랬는데요...
문진은 기대 좀 하고 있어요^^

에이바 2015-07-14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신들의 계보가 없는 입장에선 탐이 납니다만.. 의외로 없어도 될 것 같아요. 다행입니다... 로마에 집중할 수 있어요.. ㅠㅠ

붉은돼지 2015-07-15 10:48   좋아요 0 | URL
사실 계보도가 뭐 벽에 붙여놓고 수시로 들여다 보고 그럴 건 못 되는 것 같더라구요..
어디 붙일 데도 없구요.ㅎㅎㅎㅎㅎ

yamoo 2015-07-14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제가 엔날에 영문학 수업 들을 때 저 가계도 그리면서 본 기억이 있습니다. 제가 본 책중에서도 조자하지만 가계도 있는 책들이 있었는데, 저 정도면 완전 대박이군요~
근데, 전 그리스 신화의 계보에 별 관심이 없어졌기에 패쓰합니다~^^;;

붉은돼지 2015-07-15 10:50   좋아요 0 | URL
거의 전지 크기로 만들어져 있어서 보기에는 그럴 듯 한데.....
사실 별 소용은 없는 것 같아요..
저도 뭐 한번 펼쳐서 책장 위에 붙여보고는 다시 돌돌 말아 옷장 안에 모셔 뒀습니다.~~^^

transient-guest 2015-07-15 0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럴 때마다 사은품 혜택을 받지 못하는 파워바이어의 서러움이...-_-::

붉은돼지 2015-07-15 10:52   좋아요 0 | URL
너무 안타깝습니다. ㅜㅜ
해외 구매자에게는 왜 사은품 혜택을 받지 못하는지 모르겠군요..
알라딘 사은품 중에는 쓸만한 게 꽤 되는 것 같던데요..ㅜㅜ

차트랑 2015-07-15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런, 저도 엇그제 위의 두권을 샀습니다.
붉은 돼지님께서도 구매하셨군요!
제가 학생때 읽은 적이 있지만 당시애는 그 맛을 잘 몰랐지 싶습니다.
하여 다시 읽어볼 요량이었거든요

좋은 리뷰를 기대해도 될까요 붉은돼지님?
가내 평안하시길....

차트랑 드림


붉은돼지 2015-07-15 13:48   좋아요 0 | URL
도서출판 숲의 <일리아스>를 구입한 지는 일년도 넘은 것 같습니다.
아아 언제 읽을 지 기약없습니다만....
언제 읽어도 읽고 만다는 그런 마음은 간직하고 있습니다. ^^
 

어젯밤, 한 서생이 서책을 앞에 두고 시름에 잠겼을 새, 밤은 깊어 야심한데 달빛은 교교하고.....는 아니고, 어쨌든 어젯밤 비바람 몰아치는 심심한 시각에 또 도전했다. 달빛 별빛 달아난 세상은 마치 칠흑같이 어두운데 엄청난 폭우가 마구 흩뿌리며 쏟아지고, 세찬 바람은 창문을 사정없이 쎄리때리며 울부짖느니,,,소생은 두려워 떨며 생각했다.! 드디어 지구 종말의 날이 왔구나....그래도 소생은 마지막까지 한 줄의 글을 읽을 테다....는 아니고.....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을 것이다(비가 이렇게 오는데?)....도 아니고.........다만,,,도전할 것이다. 도전!!! 복불복!!! 역시!!! 꽝꽝꽝!!! 이런!!! 개말코!!!

 

소생 이제 복불복에 코박고 엎어졌으니 복불복을 짚고 일어서리라. ~ 비장하도다. 핵전쟁으로 지구에 다시 혹독한 빙하기가 찾아 온다면 소생은 이 책들을 한권 한권 불살라 체온을 유지하고 또 실팍한 책을 골라 한 장 한 장 책장을 뜯어먹으며 살아남으리라. 복불복이 될 때까지...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

 

여기서 잠깐 머리도 식힐 겸 한문 공부시간입니다. 교교하다는 한자로는 이렇게 씁니다. 皎皎, ‘()’의 뜻은 달빛, 햇빛, 희다, 밝다는 의미입니다. 다음 국어사전에는 교교하다‘(달빛이) 매우 맑고 밝다’‘(사물이) 매우 희고 깨끗하다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이야기는 그만 각설하고, 어젯밤에 구입한 도서 목록은 이렇다. 리라이팅 클래식 11 <일리아스, 영웅들의 전장에서 싹튼 운명의 서사시><로마의 일인자 세트>. 리라이팅 일리아스를 구입한 사유는 소생이 도서출판 숲에서 나온 천병희 역의 <일리아스>를 이미 구비해 놓고는 있으나, 당연히 아직 읽지는 않았고, 주워 듣기에 초심자가 해설서의 도움없이 완역본 <일리아스>를 바로 들이대는 것은 범절 모르는 본데 없는 행동이라는 것이 대세중론인 듯하여 목록에 포함시켰던 것이다.

 

 

 

 

 

 

 

 

 

 

 

  

 

 

한편 <로마의 일인자>의 경우는 소생이 동로마(비잔틴) 제국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익히 아시는 바일테고, 소생이 비록 천품이 아둔하고 견문이 일천하나 어려서 예를 배웠고 또 다소나마 범절을 알고 있는 몸으로 말하자면 동로마의 종가이자 본가에 대한 이야기에 무심할 수 없는 것이 그 주된 까닭이고, 또 굳이 하나 더 보태자면 이 동네(알라딘)가 돌아가는 분위기로 봐서도 이 소설을 읽지 않거나, 구입하지 않거나 하면 왠지 당할 것만 같은 그런 불안감과 두려움이 이 책 구매 결정에 적지아니 작용하지 않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 말하기 숨차다. .

 

연이나, 눈 밝은 이들은 벌써 소생의 창자 속까지 훤히 다 꿰둟어 봤을 것이다. 소생의 이바구가 다 간사한 거짓부렁이라는 것을 말이다. !! 그렇다. 더 이상 무얼 숨기겠는가. 사랑이 죄인 것을...위 책들을 구매하게 된 진짜 이유는 바로 사은품 때문이다. 리라이팅 일리아스의 사은품인 특별제작! <그리스신화 계보도>와 로마의 일인자의 사은품인 역시 특별제작! <S.P.Q.R. 대리석 문진>이 너무나 탐나서 전전반측하며 뜬 눈으로 지새운 밤이 한밤두밤세밤네밤... 도대체 몇밤인지 셀 수도 없다.

    

구질한 변명을 또 구구절절 해보자면 이렇다. 희랍신들의 가계도는 소생이 예전부터 갖고자 하던 바였다. 도서출판 숲에서 나온 <신통기>,(이게 요즘은 <신들의 계보>로 제목이 바뀌었다. 신통기가 더 신통하고 멋진 제목같은데 아쉽다.) 와 열린책에서 나온 <그리스로마 신화사전>에도 뒤쪽에 보면 가계도가 나와 있지만 둘 다 각 파트별로 나뉘어져 있어 전체적으로 한눈에 볼 수 있는 계보도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차이다. 또 글하고 글쓰는 선비들의 문방에는 비록 사우에는 낑기지 못하지만 문진이라는 것이 꼭 있었다. 소생도 선인들을 흉내내어 반지의 제왕 아크릴 문진을 두 개나 가지고 있으나, 이 대리석 문진을 보는 순간 그만 가슴이 벌렁벌렁 했던 것이다. 아아아아아~ 빨리 좀 왔으면 좋겠다. 고운님 어서어서 서둘러 오소서!!

  

 

 

 

 

 

 

 

 

 

 

 

 

 

만리 밖에서 기다리는 그대여

올 때는 인적 그친

넓고 깨끗한 하늘로 오라 - 강은교 <우리가 물이 되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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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9 2015-07-13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 와우 북페스티벌에서 출판사 `숲`이 나와 천병희 역 시리즈를 반값에 팔았던 때가 있었는데 거기서 일정 금액 이상을 구입하니 전지 사이즈의 신화 계보도를 주더군요. 제법 오래된 일이라 그 때 그것이 지금 사은품으로 나오는 지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만(모습을 보니 많이 비슷해 보이긴 해서 그것이 아닐까 싶은데...) 여하튼 꽤 쓸만했습니다.^^

붉은돼지 2015-07-13 20:25   좋아요 0 | URL
일리아스가 지금 배송중이라고 하니 아마 내일쯤 도착할 것 같습니다.
사실 <신화사전>이나 <신들의 계보>에 나오는 계보도가 더 상세하겠지만
이 사은품으로 오는 계보도는 어느정도까지 포함되어 있는지 모르겠어요
어쨋든 한장에 들어있어 한눈에 볼 수 있다는데 저는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ㅎㅎㅎ^^

에이바 2015-07-13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스신화 계보도 때문에 장바구니에 넣었다 뺐다 하는 중입니다.. 궁금한데 그림도 너무 작고 해서 잘 안보여요. 갖고 있는 책 또 살만한가, 최근 출혈이 커서 지름신 누르고 있는데 진퇴양난입니다

붉은돼지 2015-07-13 20:28   좋아요 1 | URL
사은품 내일 도착하면 사진 찍어 올려볼께요^^ 참고하시도록요 ㅎㅎㅎ
<그리스로마신화사전>에는 계보도가 40개가 첨부되어 있구요
<신들의 계보>에는 도표가 30개가 첨부되어 있네요

사은품 계보도에는 당연 이 모든 계보가 다 들어있지는 않겠지요? 뭐 다 넣을 수도 없을 테고,,,....

해피북 2015-07-14 0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일리아스 어떤걸 사야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붉은 돼지님 글 읽으니 고민이 어느정도 해소되었어요 ㅋㅂㅋ사은품 사진도 기대할게요. 이제 태풍도 지나갔다고 하니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붉은돼지 2015-07-14 11:50   좋아요 0 | URL
저도 천병희 역 <일리아스>에 리라이팅 일리아스까지 사기는 했지만 언제 읽을지는...음.......
하지만 언제 읽어도 읽기는 분명히 읽을 것 같아요 ^^
 

 

1. 질마재의 경우

 

   소 X 한 놈 - 서정주

왼 마을에서도 品行方正키로 으뜸가는 총각놈이었는데, 머리숱도 제일 짙고, 두 개 앞이빨도 사람 좋게 큼직하고, 씨름도 할라면이사 언제나 상씨름밖에는 못하던 아주 썩 좋은 놈이었는데, 거짓말도 에누리도 영 할 줄 모르는 숫하디 숫한 놈이었는데, <소 X 한 놈>이라는 소문이 나더니만 밤 사이 어디론지 사라져 버렸다. 저의 집 그 암소의 두 뿔 사이에 봄 진달래 꽃다발을 매어 달고 다니더니, 어느 밤 무슨 어둠발엔지 그 암소하고 둘이서 그만 영영 사라져 버렸다. “四更이면 우리 소 누깔엔 참 이뿐 눈물이 고인다.” 누구보고 언젠가 그러더라나. 아마 틀림없는 聖人 녀석이었을거야. 그 발자취에서도 소똥 향내쯤 살풋이 나는 틀림없는 틀림없는 聖人 녀석이었을거야.

 

위 시는 미당의 시집 <질마재 신화> 중 일편이다. 일찍이 곽재구가 극찬했듯이 질마재 신화에 등재된 시편들은 그야말로 편편이 절창이요 알알이 주옥같은 시편들이다. 일독을 강권하는 바입니다. <질마재 신화>는 아마 단행본 시집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고 <미당시전집1>에 그 전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2. 희랍의 경우, 하나.

 

유피테르(제우스)의 아내 유노(헤라)가 어느날 문득 올림포스 산상에서 아르고스 땅을 내려다보고 있자니 날이 흐린 것도 아닌데 이상한 구름이 잔뜩 끼여있는 것이다. 헤라의 단련된 촉이 발동한다. 단숨에 지상으로 내려와 구름을 흩어버리고 확인해 보니 아니나다를까 제우스가 강가에 누워있고 그 옆에는 눈부시게 흰 암소가 한 마리 서있다. 아름다운 목가적인 풍경이지만 사실인즉슨 간통의 현장인 것이다. 구름으로 장막을 치고 강가에서 달콤한 연애에 빠져있던 제우스는 구름이 걷히자 급한 마음에 애인을 흰 암소로 변신시킨 것이다. 그 암소가 바로 강의 신 이나코스의 딸 이오다. 단수 높은 헤라는 모른 척하고 이 아름다운 암소가 누구의 것인지 물었다. 제우스는 엉겁결에 대지에서 태어난 소라고 거짓말을 하자 헤라는 암소를 자신에게 선물로 달라고 졸라서 암소를 손에 넣는다. 뒤가 구린 제우스로서는 거부할 명분이 없어 결국 애인을 본부인의 손에 넘기고 말았다.

 

헤라는 백개의 눈을 가진 거인 아르고스에게 암소를 맡겨 단단히 감시하게 했다. 소로 변한 이오의 시련은 참담했다. 목에 사슬을 차고 이리저리 끌려다니며 쓴 맛이 나는 풀을 뜯어먹고 건초도 깔리지 않은 거친 땅바닥에서 잠을 자야했다. 제우스가 애인의 고초에 마음이 아프지 않을 리 없다. 제우스는 헤르메스를 시켜 이오를 구해오게 한다. 헤르메스는 갈대피리로 아르고스의 혼을 빼고 최면장으로 결국 100개의 눈을 모두 감게 만든 후에 아르고스의 목을 베어버렸다. 후에 헤라는 아르고스의 백개의 눈을 수습하여 자신의 신조(神鳥)인 공작의 깃과 꼬리에 달아주었다. 지금도 공작이 날개를 펼치면 별처럼 반짝이는 아르고스의 보석같은 눈을 볼 수 있다. 100개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르고스에게서 벗어났지만 이오의 고난을 계속된다. 헤라가 보낸 등에 떼가 이오의 옆구리에 달라붙어 그녀를 괴롭혔다. 덕분에 그녀는 미쳐 날뛰며 세상을 떠돌게 되는데, 그리스를 가로질려 내달렸고, 만의 연안을 따라서도 달렸다. 그 만은 이오니아 만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나중에는 유럽 연안과 아시아 연안을 분리시키는 해협을 건너갔다. 그 해협에는 <암소의 건널목>을 뜻하는 보스포로스라는 이름이 붙었다. 아시아에 건너와서도 그녀는 오랫동안 방황을 계속 하다가 결국 이집트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이오의 발광과 방황이 끝난 것은 나일강에 이르러서였다. 이 강가에서 이오는 무릎을 꿇고 하늘을 우러러 제우스를 원망하면서 이 환난을 거두어 달라고 간절하게 빌었다. 지성이었으니 감천했을 것이다. 천상에서 이 탄원을 받은 제우스는 헤라에게 이제는 그만 이오에게 내린 벌을 거두어 달라고 통사정을 했다. 다시는 이오와 만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스틱스강에 대고 맹세를 했다. 헤라의 분이 풀리자 이오는 암소에서 다시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나일 강변에서 이오는 제우스의 아들 에파포스를 낳았다. 임신한 몸으로 등에에 시달리며 혼 천지를 미쳐 돌아다녔으니 그 고난의 자심함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에파포스는 후일 장성하여 이집트를 다스리는 왕이 되었고 이오는 이집트에서 이시스라는 이름으로 숭배되었다. 끝이 좋아서 다행이다.

 

 

3. 희랍의 경우, 둘

 

질마재 신화에는 <소 X 한 놈>이 등장하지만 희랍신화에는 <소하고 한 X>이 나온다. 사연은 이렇다. 애인을 예쁜 암소로 둔갑시킨 전력이 있는 제우스가 이번에는 자신이 직접 멋진 황소로 둔갑하여 여자에게 접근했다. 제우스는 어느날 눈같이 새하얀 털의 늠름한 황소로 변신하여 에우로페를 유혹했다. 황소가 된 제우스는 처녀를 등에 업고 온 유럽 땅을 돌아다니다가 마침내 크레타 섬에 상륙하여 본색을 드러내고 에우로페와 사랑을 나눈다. 이 때는 용케도 헤라의 눈에 띄지 않은 모양이다. 이 에우로페가 낳은 아들이 미노스다.

 

미노스는 크레타의 왕 아스테리온의 양자로 자랐다. 아스테리온이 죽자 배다른 형제들과 왕권을 놓고 다투게 되었는데, 미노스는 신들이 왕국을 자신에게 맡겼다고 주장하면서 포세이돈에게 이렇게 빌었다. “이 크레타 섬이 신들이 저 미노스에게 내린 땅이라면, 포세이돈 신이여 그 징표를 내려주소서. 파도를 가르시고 황소 한 마리를 섬으로 오르게 하소서. 왕국이 서는 날 그 소를 잡아 포세이돈 신을 섬기는 제물로 바치겠나이다.” 탄원을 접수한 포세이돈이 미노스를 어여삐 여겨 바다로부터 황소 한 마리를 섬으로 보내주었고 미노스는 해신의 이 징표로 말미암아 별다른 저항없이 왕권을 거머쥐게 되었다.

 

하지만 미노스는 왕위에 오른 뒤 이 황소를 잡아 제물로 바치지 않았다. 그 황소는 아주 훌륭한 황소여서 종자를 퍼뜨리기 위해 자신의 가축들 사이에 들여보낸 것이다. 신을 능멸한 죄는 엄중했다. 미노스는 황소를 자신의 가축들 사이로 들여보냈지만 포세이돈은 황소를 미노스의 가계로 들여보냈다. 미노스의 아내인 파시파에로 하여금 황소에게 욕정을 느끼게 만든 것이다.

 

황소를 향한 욕정을 주체하지 못한 파시파에는 마침 크레타에 와 있던 당대 최고의 장인인 다이달로스에게 조언을 구했다. 다이달로스는 파시파에는 위해서 깜쪽같은 가짜 암소를 만들었다. 가짜 소는 두꺼운 나무로 만들었는데 안은 사람이 들어갈 수 있게 비어있고 겉은 암소 가죽으로 덮었으며 발굽에는 발통이 달려있어 이동이 가능했다. 그리고 가짜소의 엉덩이에는 장정 주먹이 하나 드나들 만한 구멍이 뚫려 있었다. 파시파에는 발가벗고 가짜 소의 안으로 들어갔다. 소의 앞다리는 두팔을 끼우기 좋았고 뒷다리 부분에는 두 다리를 끼워넣기에 알맞았다. 파시파에가 가짜소 안에 들어가서 엎드리고 있자 이윽고 황소가 다가왔고 파시파에가 간절히 원했던 결합이 이루어졌다. 여기에서 태어난 것이 사람 몸에 황소 머리를 가진 괴물 미노타우로스다. 해괴하도다.

 

미노스왕은 이 부끄러운 소대가리 괴물을 가두어 두기 위해 다이달로스에게 라비린토스(미궁)을 만들게 했다. 후일 아테네의 영웅 테세우스는 미노스의 딸 아리아드네의 도움으로 미궁속에서 소대가리를 때려죽이고 아리아드네와 함게 크레타를 탈출하지만 귀국 도중에 테세우스는 은인인 아리아드네를 내다버린다. 그 벌인가. 아티카의 연안에 도착했을 때 테세우스는 검은 돛을 내리고 흰 돛을 올리는 것을 잊어버려 아버지 아이게우스는 아들이 죽은 줄 알고 바다에 뛰어들어 죽었다. 그 바다는 아이게우스의 바다 즉 에게해라고 불린다. 후에 테세우스는 미노스의 또 다른 딸 파이드라를 아내로 맞이하고, 파이드라는 테세우스 전처의 아들인 히폴리노스를 사모하여 구애하다가 거절당하자 자살해 죽으면서 히폴리토스가 자신을 겁탈하려 했다고 거짓 유언을 하고, 이를 믿은 테세우스는 아들에게 저주를 내리고 아들은 저주를 받아 죽는다. 이 이야기는 소생이 전에 "콘스탄티누스 대제“편에서 언급한 바 있다.

 

한편 다이달로스는 파시파에의 해괴한 간음을 방조한 죄와 미로의 탈출 방법을 아리아드네에게 누설한 죄로 미노스에 의해 자신이 만든 미궁에 아들 이카로스와 함께 갇히게 된다. 하지만 다이달로스는 밀랍과 깃털로 날개를 만들어 하늘로 날아 미궁을 탈출한다. 아들 이카로스는 태양에 가까이 가고싶은 욕심에 과욕을 부리다가 태양열에 밀랍이 녹으면서 그만 추락하여 죽는다. 다이달로스는 무사히 시칠리아섬에 도착해서 카미코스의 왕 코칼로스의 궁전에 몸을 숨긴다. 미노스는 다이달로스를 쫓아 시칠리아까지 갔지만 결국 다이달로스의 구하기 위한 코칼로스의 계략으로 코칼로스의 딸들에게 죽임을 당한다.

 

4. 추신, 제우스를 위한 변명

 

인간 남녀가 만나 혼인을 하고 서로 배신하지 않고 사랑하며 살기로 굳은 서약을 하고 끝가지 의리를 지켜 살아본들 50년을 넘기 어렵다. 인간이란 유한한 존재인 것이다. 둘러보고 살펴보면 배우자와의 맹세를 지키면서 한 평생을 같이 한다는 것은 참으로 지난한 과업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이혼하는 경우도 허다하고, (소생은 이혼에 대해 안 좋은 감정은 털끝 만큼도 없다.) 결혼 생활 중에 배우자 몰래 각자의 불타는 욕망을 쫓아 내달리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희랍의 신들은 흔히 인격신이라고 한다. 이슬람교나 기독교의 전지전능한 유일신과는 완전 다르다. 희랍의 신들은 인간과 똑같이 희노애락의 출렁이는 감정의 파도 속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희랍의 신에게 삶은 끝없이 영원히 이어지고 몸은 결코 죽지않으면서 또 건강하다. 천년만년 어떻게 한 배우자만 바라보고 살 수 있겠는가. 소생이 올림포스의 관혼상제 예의범절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아마도 이혼의 제도가 있었다면 제우스와 헤라는 벌써 이혼했을 것이다. 이혼은 신들에게는 금지 사항인지 신화를 아무리 뒤져봐도 신들이 이혼했다는 이야기는 없는 것 같다.

 

제우스를 바람둥이, 난봉꾼, 호색한이라 칭하는 것은 잘못이다. 제우스가 자신의 신전에 거대한 하렘을 만들었나? 삼천궁녀를 거느렸나? 신들 중의 신인 올림포스의 주신(主神)임에도 죽지육림에서 헐떡인 것은 아니라는 이이기다. 수백 년인지 수천 년인지도 모르는 세월동안 십수 건의 외도가 있었을 뿐이다. 수학적으로 계산해도 제우스는 평균적인 인간 남성에 비하자면 훨씬 순수한 배우자인 것이다. 만약에 인간이 희랍의 신들처럼 불사의 몸으로 수천 년을 살 수 있고, 더불어 그들이 가진 권능의 만분지일만한 능력이라도 갖고 있다면, 제우스보다 더 했으면 더 했지 결코 덜하지는 않았을 것이 실로 명약관화하고 명명백백하다. 남자든 여자든간에 말이다. 그런 인간들이 제우스를 가리켜 바람둥이라고 손가락질 하는 것은 실로 가소로운 일인 것이다.

 

희랍 신들의 한때는 장엄하고 아름다웠던 신상들과 신전들은 깨어지고 잘라져 교회의 초석이 되었고, 혹은 부서져서 이끼긴 돌덩이가 되어 폐허를 뒹굴거나 흙속에 묻혀 잊혀졌을 터인데, 소생이 이제와서 올림포스의 주신인 제우스에게 무슨 은혜를 입은 것이 있다고 그를 위해 구질한 변명을 구구절절하겠는가. 다만 늙고 눈먼 시인들이 전해 준 오래전 희랍 신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그들의 애증과 애환에 감정이입이 되어서인지 문득 제우스가 호색한, 난봉꾼, 바람둥이라 불리워 지는 것이 조금 안타까워 몇 자 남기는 것이다. 누구나 남의 눈의 티끌은 쉽게 보나 제눈에 박힌 들보는 보지 못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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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5-07-12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동안 신화라고 하면 인간의 입장에서 신을 해석하려는 시도라고만 생각했는데, 님의 시선은 독특하지만 그래도 재밌네요~^^

붉은돼지 2015-07-12 18:13   좋아요 1 | URL
제우스에 대한 제 생각은 신화 속의 소와 관련한 대목들을 읽다가 그냥 문득 떠오른 것이어서 한번 적어봤습니다. 말이 되는지 안되는지는 잘 모르겠군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5-07-12 17: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평소 제우스를 바람둥이, 난봉꾼, 호색한이라고 흉보고는 했는데..... 찔립니다..

붉은돼지 2015-07-12 18:10   좋아요 1 | URL
저도 뭐 손가락질하며 흉을 보기도 했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조금 부러워하는 그런 마음도 없지 않았다는 것이 솔직한.....음.....

cyrus 2015-07-12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우스 입장에서는 난봉꾼의 대명사로만 알려진 게 상당히 억울할거예요. 그리스 신화를 끝까지 읽어보면 제우스만 바람을 피운 게 아니니까요. 아프로디테가 오늘날에는 사랑의 여신으로 알려졌지만, 신화 속에서는 절름발이 대장장이 신 헤파이스토스 몰래 군신 아레스와 침대에서 뒹굴거리다가 올림포스이 신들이 보는 앞에 들통이 나서 망신을 당하잖아요.

붉은돼지 2015-07-13 10:32   좋아요 0 | URL
올림포스의 그 분들은 요즘은 뭐하고 계시는지 궁금하군요...로마를 세우고 지탱해온 한 축 이었는데 콘스탄티누스 대제 때 퇴출당한 이후로 소식이 없군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