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은아
오늘 태은이가 무척이나 대견한 점이 있는데 그건 바로 태은이가 기기 시작했다는 거야.
기는거야 전에도 조금씩은 기었지만 거의 조금이었거든.
그런데 순식간에 발전하는 모습에 엄마는 깜짝 놀랐단다.
분명히 오전에는 기어봤자 한 15cm 정도 였는데 오후에는 조금 더 기더니 밤 9시가 넘어서는 50cm도 더 기더라구나.
그다음부터는 기는 법을 확실히 알았는지 자면서도 자꾸 기려고 하고 드디어 방문턱까지 넘었어.
방문턱을 넘어서는 엄마가 벗어놓은 실내화 슬리퍼를 입에 물고는 씨익웃는데 엄마는 걱정이 되면서도 자랑스럽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어른 달려가서 실내화를 뺏고 태은이를 안아들었지만 참 많은 생각이 오고갔단다.
태은이는 내일부터는 6개월을 채우고 7개월이 시작되는데 항상 새달이 시작되기전에 다른것을 보여주었어.
엄마한테 6개월전에 기는걸 보여주려고 그렇게 맘이 급했니? 어제는 아주 밤 늦게까지 기려고 해서 엄마는 걱정 많이 했어.
기어다니면 그만큼 우리 태은이가 큰 거라서 참 기쁘고 대견한데 한편 걱정되는게 너무 많아. 이제 문지방 틈의 먼지도 선풍기 버튼도 멀찍이 놓아던 리모콘도 다 치워야 하거든.
이제 태은이는 자다 일어나도 누워있지 않고 바로 엄마 있는 곳으로 기어나오니 엄마는 더욱 바빠졌단다.
태은아. 엄마는 태은이가 기어서 참 기뻐.
하지만 태은이가 빨리 빨리 자라는 모습에 조금은 아쉽단다.
지금의 태은이 모습에 더 많이 눈에 담아 두고 싶어 잠자는 것도 아까운 것같아.
태은아 이제 기어다니는 세상에 들어선 것을 축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