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은이는 머리에 숱이 많은 편이 아니다. 태어날때는 앞머리 숱이 전혀 없어서 이마가 엄청 넓은 줄 알았다. 물론 지금도 이마는 넓지만 그때는 진짜 운동장인줄 알았다. 하지만 머리가 조금씩 나면서 아하 이마가 아니었구나 했지,
그런데 다들 5개월쯤 되니 아기들 머리를 밀어주길래 망설이다 나는 면도기를 선택했다. 머리숱이 없어서 굳이 미용실 갈 필요가 있을까 싶어서 였다.
조금 덜 위험하다는 일회용 면도기를 샀고 목욕할때 머리 감기면서 밀어줄 생각이었다.
머리에 샴푸를 잔뜩 무치고 면도기를. 하지만 마음 약한 나는 쓱쓱 잘 밀지 못하겠고 면도기 느낌이 이상한지 한번 쓱 할때마다 태은이는 움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행.
아 이럴 수가 엄청 열심히 했는데도 완벽하게 하지 못했고 결국 태은이 머리는 쥐파먹는 머리처럼 됐다.
마음이 약해서 그냥 과감히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머리가 없으니 너무 심란한데다가 잘 때 땀까지 흘리는데 머리를 만져보니 축축해서 더 심란했다.
모양도 모양이고 이 머리를 제대로 다시 밀어주어야 하는데 하니 걱정과 미안함이.
아 태은아 어쩌냐. 이 엄마를 용서하렴,
태은이는 제 머리 모양이 이런지도 모르는지 목욕 후 신나게 놀더니 놀다가 스르르 잠이 들었다.
아 태은아 미안하다
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