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에 헌책방에 관한 글을 썼을 때 이런 문장을 남긴 적이 있다. 헌책방으로 향하는 책들은 깊은 잠에 빠진 지식의 화석(化石)이다. 그러나 새 주인의 온기를 스치면, 책은 살아 숨 쉬는 화석(花石)으로 되살아난다. 지금도 죽어 있던 책들은 독자의 열렬한 기대에 응답하면서 부활한다. 그렇지만 소수의 책만 이 영광스러운 기적이 따른다. 독자의 관심이 멀어질수록 책의 온기는 점점 사그라진다. 더 이상 독자의 손길을 받지 못하는 책은 수명을 다한다. 그들의 최후는 조용하다. 누구도 책의 죽음을 알지 못한다. 책의 수명이 다한 지 얼마 세월이 지나서야 몇몇 독자는 그들의 부고 소식을 뒤늦게 확인한다. 절판.

 

독자는 그냥 떠내 보내기 아쉬워 서평을 남긴다. 책을 위한 근조(謹弔)다. 한 권의 책이 절판되어도 그 책을 거쳐 간 방문객, 즉 독자들이 남긴 서평들은 책의 묘비가 된다. 문장으로 이루어진 묘비는 책을 찾으려는 독자 나그네의 눈길을 멈추게 할 것이다. 그래서 절판서적의 서평 역시 중요하다. 책의 가치를 알아준 독자들이 남긴 소중한 기록이다. 한때 이런 책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이런 서평 한 편 없이 조용히 절판되는 책들은 정말 불행하다. 분명 그 책을 알아주는 이가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시간이 오래 지날수록 그 기억을 복원해줄 흔적 파편 하나 찾기 힘들다.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절판서적은 이름만 남았을 뿐 실체가 없다. 사람이든 책이든 잊힌다는 건 너무나도 슬픈 일이다.

 

그런 마음을 잘 알기에 절판서적의 가치를 알아보는 사람들을 만나면 무척 반갑다. 출판사의 소개 글을 읽다가 혼자 감동하여 울컥한 기분이 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측의 농간’은 절판서적의 생명을 불어넣는 출판사다. 출판사 이름이 독특하다. 이름 때문에 ‘주최 측의 농간’ 같은 시시껄렁한 말장난이 생각날 것이다. 여기 ‘최측의 농간’ 출판사 소개 글을 공유한다. 글의 분량이 A1 용지 한 장에 딱 들어맞는다. 영혼 없는 미사여구로 치장하면서 독자에게 아부 떠는 출판사 소개 글과 완전 차원이 다르다. 출판사 소개 글도 독자의 마음에 와 닿는 명문(名文)이 될 수 있다. 이 글을 읽으면서 잊혀진 책들에 숨결을 불어넣는 일을 미루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이제 막 우리 독자들에게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하는 ‘최측의 농간’ 출판사의 행보가 무척 기대된다.

 

 

 

 

절판되었다는 이유로 잊혀져가는 책들이 많습니다. 독자들이 애타게 복간을 기다리는 절판서적들이 많지만 그런 복마저 누리지 못하는 책들 또한 적지 않습니다. 애태우며 잊혀져가는 책들의 복간을 통해, 그 책들의 은은한 빛사위가 조금은 더 멀리 퍼져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최측의 농간은 출발합니다.

 

만들기보다, 우리는 읽고 싶었습니다. 조금은 낡은 판형, 약간은 답답한 편집으로 남아있는 책들을. 잘 팔리지 않았을 것 같은 그 책들은 실제로 대부분 1쇄를 넘기지 못한 채 절판되었습니다. 만나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오랜 기다림과 시도 끝에 만나게 된 절판된 책들에는 짧은 운명을 믿을 수 없을 만큼 강한 생명력으로 반짝거리고 있었습니다. 놀라웠고 다행이었습니다. 너무 진지했거나 순수했기 때문에 잊혀간 그 책들에 새로운 숨을 불어넣고 싶었습니다. 고된 현실을 견뎌낸 그 책들에 눈물 보다는 웃음으로 손을 내밀어 보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읽고 싶었지만 읽을 수 없었던, 읽었으나 매우 힘들게 간신히 읽을 수밖에 없었던 책들부터 펴낼 것입니다. 새롭게 태어나는 책들을 통해 사람들이 우리의 이름을 기억해준다면 우리가 읽고 싶거나 쓰고 싶은 미래의 책들도 당신과 함께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우리의 방향은 닫힘이 아니라 열림(側)에 닿아 있습니다. 우리의 현실은 갈라서거나 맞서는 ‘쪽’이 아닌 상대적인 다름으로서의 집합인 ‘측’에 닿아 있습니다. 우리는 외부의 냉소가 아닌 내부의 한 의지로서 미세하지만 단단한 입자가 될 수 있도록 힘쓸 것입니다.

 

농간이라는 말로 우리는 시작하는 우리의 표정이 웃음임을 보이려고 합니다. 우리는 생각합니다. 우리가 당신을 농간하거나 당신이 우리를 농간하는 것이 아닌 우리를 농간하는 이들을 우리가 함께 농간하고 마침내는 그들도 우리와 함께 할 수 있게 되는 우리들의 농간을.

 

우리의 최측에, 당신, 슬프거나 기뻤던 당신들이 있을 것임을 우리는 꿈꿔봅니다. 당신, 종종 독자라고 불리는 당신, 당신이 오래전부터 거기에 서 있었노라고.

 

최측의 농간은 절판된 양서들이 더 많은 독자들에게 새로이 발견되고 널리 읽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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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3 00: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02-03 08:24   좋아요 1 | URL
저는 처음에 일부러 장난치려고 만든 가짜 이름인 줄 알았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2-02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 최측의 농간이 되겠네요...
정말 절판됬지만 정말 좋은 책 많거든요.. 이런 전문 복간 출판사가 생기다니 응원을 해야 하겠습니다. 이러다가 최측의 농간에서 마태우스 출간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cyrus 2016-02-03 08:25   좋아요 0 | URL
ㅎㅎㅎ 그랬으면 좋겠는데요. 그런데 마태우스님이 복간 제안을 거절하실 겁니다. ^^

짜라투스트라 2016-02-02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출판사 진정으로 응원합니다.

cyrus 2016-02-03 08:26   좋아요 0 | URL
개인적으로 올해 가장 기대되는 출판사입니다.

yamoo 2016-02-04 20: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런 출판사가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사이러스 님이 이 출판사를 알게 된 것도 신기합니다!

아주 인상 깊은 사명을 가진 출판사군요! 마음 속으로 응원합니다. 전문 복간 출판사의 성공을!

cyrus 2016-02-05 10:48   좋아요 0 | URL
올해는 초판본 복간 열풍이 이어질 것 같습니다. 절판본이 다시 나오는 현상, 지금으로서는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

2016-02-04 20: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05 10: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05 11: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중세의 여인들
아일린 파워 지음, 이종인 옮김 / 즐거운상상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시공사 출판사 마케터님께.

 

 

 

 

 

 

 

요즘 마음의 평안을 얻고 계시는지 궁금해서 편지를 보냅니다. 이 사진 때문에 깜짝 놀라셨죠? 작년 12월 마지막 주말이었던 가요? 그러고 보니 어느새 한 달이나 지났군요. 마케터님이 저지른 희대의 실수를 아직도 기억합니다. 잊으려고 해도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답니다. (찡긋)

 

마케터님은 중세가 남자의, 남자에, 남자를 위한 주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하여 《중세》 2권 출간에 맞춰서 엄청난 이벤트를 준비했었죠. 이벤트 참가자를 남자로 한정했더군요. 마케터님. 설마 역사(History)를 진짜 ‘남자들을 위한 이야기(His+story)’로 이해한 건 아니죠? 재밌으라고 이벤트를 만든 거죠? 당신의 아이디어에 전 전 대통령의 훤한 이마를 탁 치고 갑니다.

 

사람들 반응이 크게 심각해지자 마케터님은 이벤트 공지사항을 급히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이벤트 기획이 잘못된 점을 인정한 자세는 좋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는 마케터님은 중세에 관한 지식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어떤 분야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 자신의 선입견이 진짜 지식으로 믿어버리는 착각을 합니다. 이러면 왜곡된 정보를 타인에게 전파될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의 선입견이 전파되는 힘은 무섭습니다. 선입견이 수많은 사람의 머릿속에 심어지면 완전히 사라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앞으로 이런 위험한 실수를 방지하라는 의미에서 제가 중세와 관련된 책 한 권을 마케터님께 권합니다.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아일린 파워라는 역사가가 쓴 《중세의 여인들》이라는 책입니다. 이 책을 쓴 저자의 성을 보세요. 파워(Power). 아주 멋지지 않습니까? 왠지 힘이 넘치듯 할 남자가 중세에 관한 책을 쓴 것 같죠? 그런데 틀렸습니다. 누구나 ‘힘’을 뜻하는 단어를 떠올리면 ‘아일린 파워’가 남자라고 생각할 겁니다. 저도 처음에 그랬습니다. 그런데 실은 아일린 파워는 여자입니다. 네, 여류 역사가가 중세의 여인들에 관한 책을 썼습니다. 《중세의 여인들》은 얇아요. 본문의 분량만 계산해도 200쪽 이상 되지 못합니다. 어때요? 1,000쪽을 훌쩍 넘어가는 《중세》에 비하면 읽을 만하죠?

 

요즘 독자들은 아일린 파워가 누군지 잘 몰라요. 오스틴 파워는 잘 아는데 말이죠. 그런데 아일린 파워 이 사람, 생전에 아주 유명했었답니다. 아놀드 토인비 아시죠? 이 유명한 역사가는 유부남인데도 한때 콩깍지에 단단히 쓰여서 아일린 파워를 짝사랑한 적 있습니다. 그녀는 미모가 출중할 뿐만 아니라 역사를 분석하는 일도 수준급이었습니다. 그녀는 연구 능력을 인정받아 여러 차례 교수직을 역임했습니다. 그야말로 파워는 남성 학자들만 모여 있는 신전이나 다름없는 역사학계에 영향력을 행사한 최고의 여신이었습니다. 그녀는 남자들의 기록에 가려진 중세 여성들의 삶을 발견해냈습니다. 그 발견의 결과물이 바로 《중세의 여인들》입니다.

 

우리는 흔히 중세 여성들을 남성중심사회의 희생양이라고 생각합니다. 중세 사회를 자세히 살펴보면 그래요. 종교를 신성하게 여기던 중세 남성들, 특히 교회의 종교인들은 여성이 유혹에 쉽게 빠지는 타락의 대상으로 여겼습니다. 그래서 남성들은 자신들이 우매한 여성들을 다스려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여성들을 자신보다 열등한 존재로 보는 거죠. 그런데 이 중세 남성들은, 알면 알수록 좀 웃긴 존재입니다. 왜 그런지 아세요? 이들은 성모 마리아를 고결한 존재로 찬양하고 숭배했으니까요. 성모님도 여잔데, 현실의 여자들만 열등한 존재로 생각한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일이죠. 그렇지만 중세 시절에는 이런 비상식의 상식이 통용되었습니다.

 

그런데 중세 여성들이 남성들에게 인정받으려는 방법은 있습니다. 돈 많은 귀족의 딸로 태어나면 됩니다. 그리고 돈이 많아야 합니다. 돈이 많으면 역시 돈 많은 영주를 만날 수 있습니다. 캬아! 이거야말로 금수저 인생 아니겠습니까? 역시 그때나 지금이나 돈이 최곱니다 그려. 상류층의 여성들은 화려한 인생을 살았습니다. 남성들, 특히 음유시인들은 그녀 앞에 잘 보이려고 애썼습니다. 귀족 부인들에게 자신들이 만든 감미로운 노래를 바쳤습니다. 귀족 부인들 덕분에 음유시인들은 먹고 살 수 있었습니다. 종교인들이 성모 마리아를 숭배했다면, 모험심에 사로잡힌 기사들은 서사시에 나올 법한 숙녀들을 사랑했습니다. 그들은 기사도 정신을 마음껏 발휘해봅니다만, 기사들이 사랑하는 숙녀들은 성모처럼 현실에 없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귀족 부인들 앞에서 자신들의 용맹함을 뽐냅니다. 금수저를 확실히 쥔 귀족 부인들은 경제적으로 실질적인 힘을 행사할 수 있었습니다. 그녀들도 토지를 소유할 수 있었습니다. 귀족 남편이 죽으면 미망인이 집안의 재산 및 남편 소유의 토지를 관리해야 했습니다.

 

그렇다면 귀족의 딸이 아닌 여성들은 어떻게 하면 인정받았을까요? 중세 사회에서 귀족의 딸 다음으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여성이 중세 장인의 딸입니다. 장인의 딸은 아버지의 일을 물려받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들은 남성들만 있을 것 같은 중세 길드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장인의 딸은 은수저 인생입니다. 보통 여자들도 마음만 먹으면 장인의 도제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은수저 인생의 그녀들만큼이나 대접받지 못합니다. 여성 장인들이 많아지게 되자 길드에 소속된 남성 장인들은 제 밥그릇이 위태롭다는 것을 감지했습니다. 그러고는 아주 간사하게 규정을 만듭니다. 장인의 아내와 딸 이외에는 함께 일할 수 없다고 못을 박은 거죠. 돈을 벌어서 생계를 이어가고 싶은 여성들에게는 억울한 일이죠. 그런데 이보다 더 억울한 여성이 있었습니다. 농촌에서 태어난 여성들이에요. 그녀들은 글자 하나 제대로 못 배우고 평생 농사일을 하면서 살아야 했습니다. 말 그대로 흙 수저 인생인 거죠. 흙흙, 흑흑...

 

자, 이제 제가 마케터님에게 《중세의 여인들》을 추천하는 이유를 잘 아시겠죠? 중세가 남성의 시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을 겁니다. 남성들의 사회에 제한되어 살아야 했던 여인들도 있었고, 반면에 남성들로부터 인정받고 화려하게 산 여인들도 있었답니다. 중세 사회를 이해하려면 여러 계층의 사람들을 아울러서 봐야 합니다. 만약 역사가가 중세의 하층 여성들 중심으로 연구했으면 중세가 여성들을 억압하는 남성의 시대라고 분석했을 겁니다. 이는 중세를 제대로 보지 못한 겁니다. 이 역사가는 상류층 여성의 존재를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역사가의 오류는 중세 기사들이 활동한다고 해서 중세를 남성의 시대라고 생각했던 마케터님의 실수와 비슷합니다.

 

마케터님은 자사에서 나온 《중세》 1, 2권을 다 읽으셨으리라 봅니다. 《중세》만 제대로 읽으면 중세의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겠죠? 천만에요. 그것만 본다 해도 중세를 완전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중세 연구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입니다. 지금도 중세에 관련된 학술논문이 무수히 나옵니다. 중세 사회를 이해하는 다양한 관점이 정말 많습니다. 중세 사회를 정형화된 의미로 함부로 형용할 수 없습니다. 하나의 지식으로 이해하는 순간, 생각의 진행은 멈춰버립니다. 그리고 딱딱하게 굳어진 지식은 한 번에 깨뜨리기 힘든 선입견이 되고 맙니다. 이 선입견이 오래 남으면, 어떤 결과를 낳는지 마케터님 본인이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출판사 직원은 자신이 소속된 출판사의 책을 만들고 홍보를 해야 하는 일이 전부가 아닙니다. 자신이 만드는 책 속에 있는 지식도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독자에게 신뢰를 주는 책을 만들 수 있습니다.

 

 

 

 

 

※ 추신 : 이 책에 한계가 있습니다. 파워가 1920년대에 집필한 논문들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겁니다. 파워는 농촌에 거주하는 하층민 여성들의 삶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남아 있지 않아서 연구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래서 파워는 현존하는 소수의 자료를 가지고 여성들이 이렇게 살았으리라 추정했습니다. 파워가 해결하지 못한 미흡한 연구는 후세 역사가들이 새로운 자료를 발굴하면서 보완했을 겁니다. 이 점에 유의해주시길 바랍니다. 


 

 

※ 《중세의 여인들》을 만든 ‘새로운 상상’ 출판사 편집자님 그리고 이 책을 옮긴 이종인 번역가님에게 드리는 독자의 한 말씀.

 

독일의 음유시인(Minnesinger) ‘미네징거’ 혹은 ‘민네징어’라고 표기합니다. 책 53쪽에는 미네징거, 63쪽에는 민네징어라고 되어 있더군요. 다음 쇄를 찍을 때 한 가지 단어로 통일해주세요. 74쪽에 중세의 형제 화가를 ‘반 림부르그 형제’라고 써 있었습니다. 이들 형제가 현제 네덜란드 영토가 된 플랑드르 지방에 태어났다고 해서 이름 앞에 ‘van’을 붙었을 거로 추측해봅니다. 이 정도 표기는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Limbourg’를 소리 나는 대로 쓰면 ‘림부르그’ 혹은 ‘림부르흐’입니다. 그런데 통상적인 외국어 표기를 따르면 ‘랭부르 형제’로 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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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6-02-01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스틴 파워는 알아도 에일린 파워는 모르는.... ㅋㅋㅋㅋㅋㅋㅋ
나날이 발전하는 사이러스 님의 유머 감각에 박수를 보냅니다.

cyrus 2016-02-01 20:38   좋아요 0 | URL
곰발님의 언어 유희에 비교하면 이건 90년대식 아재 개그입니다. ㅎㅎㅎ

오늘 우편으로 책 보냈습니다. ^^

yureka01 2016-02-01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보니 참 꼼꼼하게 읽은 ^^..
남자의 역사도 여자 없이는 안된다는 건 만고강산에 불변의 법칙..
남자가 있는한 여자가 있고 여자가 있는 한 남자가 있어야 소리가 나는 법.

소리는 역사니까요 ㅎㅎㅎ

cyrus 2016-02-02 09:13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서로 마주쳐야 좋은 소리가 나옵니다. 그런데 자신의 분노를 여성에게 적대적으로 표출하는 남성들이 많아졌습니다. 불협화음이 그칠 줄 모르네요. ^^;;

고양이라디오 2016-02-02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0페이지라니 가볍게 한 번 읽어봄직하겠네요ㅎ cyrus님의 책편력 참 대단하신 것 같다는ㅎ

cyrus 2016-02-02 09:16   좋아요 1 | URL
네. 진짜 책이 가볍습니다. 책 앞에 역자 설명이 있어요. 사실 그것만 읽어도 책 내용 80%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종인 씨가 책의 핵심 내용을 잘 정리했어요.

편력이 너무 많아서 한 분야의 책들을 꾸준하게 읽지 못합니다. 이게 제 문제점입니다. ^^

고양이라디오 2016-02-02 15:34   좋아요 1 | URL
저도 그렇습니다ㅎ 하지만 그 편력을 더 넓혀나가고 싶네요. 세상에는 재미나고 다양한 것들이 너무 많네요^^

뽈쥐의 독서일기 2016-02-02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런 일이 있었군요... 이렇게 민감한 시기에 용감하시군요. 저도 뒤늦게 마케터의 아이디어에 전 전 대통령의 이마를 탁! ㅎㅎ
전 유난히 약한 분야가 역사인데.. 그래도 미시사나 뒷이야길 참 좋아해요. 추천해주신 책 한 번 읽어보겠습니다ㅎㅎ

cyrus 2016-02-03 08:28   좋아요 0 | URL
저도 역사 분야를 깊이 있게 아는 수준이 아니에요. 저는 읽기 쉬운 만만한 내용의 책만 골라 읽습니다. ㅎㅎㅎ

yamoo 2016-02-04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한 말씀이 기 글의 격조를 10배쯤 높였습니다!ㅎㅎ

꼼꼼한 리뷰, 잘 봤습니다.! 열성적이고 성실한 독서가 사이러스 님, 건투를 빕니다!^^

cyrus 2016-02-05 10:56   좋아요 0 | URL
야무님, 요즘 기분 좋은 일 있으십니까? 칭찬의 말씀이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조금 부담스럽습니다. ㅎㅎㅎ

게으른독서가 2016-02-06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yrus님의 폭넓은 지식에 늘 감탄하고 있어요. 아놀드 토인비가 아일린 파워를 짝사랑했다는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대체 이런 정보는 어디서 찾으신 거예요?

cyrus 2016-02-06 15:02   좋아요 0 | URL
사실은 《중세의 여인들》에 나오는 내용들입니다. ^^
 
애타게 마태복음을 찾아서

 

 

 

 

 

 

아니, 이것은!!!!!!!

 

(그 와중에 왼쪽에 있는 콜레트의 소설 《천진난만한 탕녀》 발견!)

 

 

 

 

 

 

 

쌍마태우스의 위엄!

 

 

 

곰곰생각하는발 고객님이 원하는 책을 찾았습니다.

 

이 정도면 저를 헌책방의 인디아나 존스라고 불러야겠습니다. 마태우스님의 제2 소설 《닳지 않는 칫솔》을 못 찾아서 아쉬워요. 두 권 모두 발견했으면 최고였을 텐데. 이로써 저는 당분간 세상 유례없는 ‘쌍마태우스’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마태우스님이 이 글을 보면 또 속상해하시겠죠? 마태우스님,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서점에 구하기 힘든 책을 원하시는 분들은 댓글을 남기거나 방명록에 글을 남겨주세요. 제가 찾아드리겠습니다. 기브 앤 테이크를 바라지 않습니다. 대신, 제가 찾아서 보낸 책에 대한 ‘인증샷+서평 혹은 감상문’을 공개해주세요. 어렵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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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병통치약 2016-01-29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정말 있네요 ㅋㅋㅋ/ 저요 ˝쿠빌라이 칸의 일본 원정과 충렬왕˝ 정말 없어요ㅠㅠ 빌려 읽었지만 밑줄쳐서 보관하지 않으면 안 되겠어요 (중고로 4만원에 파는것은 도저히.....)

cyrus 2016-01-30 11:30   좋아요 0 | URL
방금 알라딘 중고샵, 북코아, 북아일랜드를 검색해봤습니다. 현재 알라딘 중고샵에는 없고, 교보문고 중고샵에 비싼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군요.

부담 없는 가격으로 사기에는 어려울 것 같아요. 1, 2년 지난 신간 도서 보급률이 낮은 헌책방에 이런 책이 나올 가능성이 희박하고요, 더욱이 제가 찾는 알라딘 대구 중고매장에 나올 확률은 복권에 당첨될 확률 정도? 책 제목은 기억해두겠습니다. 찾는 데 꽤 오래 걸립니다. 이 책을 괜찮은 가격으로 판매되는 곳이 있으면 알려드리겠습니다.

만병통치약 2016-01-30 22:20   좋아요 0 | URL
흑흑 감사합니다. 거의 포기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도서관에서 빌린다음에 잃어버렸다고 할까요? ㅋㅋㅋㅋ 그러면 이후 절차가 어떻게 되나요? ㅎㅎㅎㅎㅎㅎㅎ

clavis 2016-01-29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요
김점선씨의 절판된 책들 간절히 원해요˝나,김점선˝이런것...

cyrus 2016-01-30 11:31   좋아요 0 | URL
<나. 김점선>은 판매되고 있던데요. 혹시 절판된 <점선뎐>을 말하시는 거 아닌지요? ^^

지금행복하자 2016-01-29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탕녀... 저거 저한테 있어요 ㅎ 저한테 있는것만큼 저것도 책등이 바랬네요~^^

cyrus 2016-01-30 11:32   좋아요 0 | URL
제가 생각해도 책등의 폰트 색깔은 최악입니다. 노란색 바탕에 흰 색 폰트를 넣다니요. 세월이 지나서 폰트가 변색되면 희미해서 보이지 않습니다. ^^;;

yamoo 2016-01-29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탕녀요!!! 보내주심 광영이겠어요~^^

cyrus 2016-01-30 11:36   좋아요 0 | URL
드디어 야무님에게 보답을 하게 되는군요. 야무님이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2011년에 야무님이 저에게 책을 보내주신 적 있었잖아요. 열화당에서 나온 <인상주의>와 <상징주의>, 탁석산의 <한국의 정체성>을 보내드렸었죠. <탕녀>는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으니까 새 책을 주문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제 답글 확인하시고 주소 남겨주세요. ^^

2016-02-01 16: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독서 2016-01-30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실물로 보다니~ ㅋ

cyrus 2016-01-30 11:37   좋아요 0 | URL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세월이 많이 지났는데도 상태가 깨끗했습니다. ^^

세실 2016-01-30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마태우스님이 불쌍해요^^

cyrus 2016-01-30 11:37   좋아요 0 | URL
마치 제가 마태우스님을 괴롭히는 고도의 안티 팬처럼 느껴지네요.. ㅎㅎㅎ

:Dora 2016-01-30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그런서비스가 있었음했는데 반가운 말씀! 님의 배려심과 마음씀씀이에 감동먹고 가요....

cyrus 2016-01-30 11:39   좋아요 1 | URL
저도 알라딘 이웃님들 칭찬과 관심 듬뿍 받았는데, 그에 대한 보답을 해드려야죠. 재스민님도 찾기 힘든 책이 있으면 저에게 의뢰해주세요. 찾는 데 오래 걸릴 수 있지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곰곰생각하는발 2016-01-30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이 책은 헌책방의 네잎클로버 같은 지위에 올랐군요.. 운이 좋으십니다. 며칠 전에 헌책방 들렸었는데... 없더군요. 이걸 두 번이나 찾으시다니... 기적임 !

이 귀한 책 저 주신다는 말씀은 아니시죠 ?

cyrus 2016-01-30 11:41   좋아요 0 | URL
당연히 곰발님에게 책을 드려야죠. 간절히 원하셨는데. 곰발님의 재미있는 서평이 기대됩니다.

제 답글 확인하시면 주소 알려주십시오. 월요일 우편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2016-01-30 17: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30 11: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30 1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30 14: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30 19: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6-01-30 13: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단하다. 기특한 것!ㅋㅋ
예전에 그분 이름이 뭐더라...? 암튼 너 같이 서점엔 잘 없는 책
알려주면 찾아서 보내주겠다고 하신 분이 계셨지.
물론 그분은 책값은 받으셨어. 안타깝게도 알라딘엔 더 이상 안타나나시더군.
그분 생각이 났다.
수고해라. 혹시 나도 필요하면 부탁할께.^^

cyrus 2016-01-30 13:59   좋아요 0 | URL
책을 찾아준 대가를 받고 싶어도 `기브 앤 테이크`를 요구할 수 없어요. 헌책을 찾아준 보답으로 새책을 달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헌책방에 파는 책은 보통 1,000~5,000원 정도로 가격이 매겨져요. 돈이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얼마 안 되는 2,000원 입금해달라고 하면 쪼잔해보여요. 참고로 어제 구입한 《소설 마태우스》의 가격은 2,000원이에요. 그냥 대가 없이 통 크게 책 선물을 보내는 거로 생각해요. ^^

blanca 2016-01-30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고단한 삶에 이 단비 같은 페이퍼 ㅋㅋㅋ 저 빵 터졌어요.

cyrus 2016-01-30 19:53   좋아요 0 | URL
저에게 어제는 최고의 하루였습니다. ㅎㅎㅎ

서니데이 2016-01-30 18: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절판된 마태우스가 헌책방에는 남아있는 모양이네요.
cyrus님, 좋은 저녁 되세요.^^

cyrus 2016-01-30 19:55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서니데이님도 주말 잘 보내세요. ^^

서니데이 2016-01-31 19: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cyrus님, ,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서니데이 2016-02-01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새로 시작하는 2월이에요.
cyrus님,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cyrus 2016-02-01 18:04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서니데이님도 좋은 밤 되세요. ^^

2016-02-16 01: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16 1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16 16: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알라딘 '이달의 당선작'에 대한 비판적 문제제기

 

 

 

몇 년 전부터 알라딘에는 엄청나게 뜨거운 감자 한 개가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그 뜨거운 감자에 손을 댔습니다. 그러나 감자의 뜨거운 열기에 그만 손가락에 화상을 입었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본 주변 사람들은 두려웠습니다. 자신들도 뜨거운 감자에 손대면 다칠까 봐 두려운 거죠. 일주일이 지나게 되면서 열을 잔뜩 품은 감자는 점점 식어갔습니다. 이제 누구나 감자에 손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감자의 존재를 잊었습니다.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몇 개월이 훌쩍 지났습니다. 차가웠던 감자 속에 또다시 열기가 생성되기 시작합니다. 한 사람이 지나가다 뜨거워지는 감자를 발견합니다. 이번에 그가 용기 있게 뜨거운 감자에 손을 대봅니다. 감자의 실체가 궁금한 저도 그 사람을 따라서 감자에 손을 내밀어 봅니다.

 

알라딘에 있는 뜨거운 감자란 바로 ‘이달의 당선작 선정 방법’을 둘러싼 논란입니다. 그동안 알라딘에서는 이 뜨거운 감자 한 개 때문에 말이 많았습니다. 이게 너무 뜨거워서 어떻게 할 수가 없는 난처한 골칫덩어리였죠. 이 감자는 몇 차례 뜨거워지다 식는 과정을 여러 번 반복했습니다. 사람들은 이 감자의 변화를 주시했지만, 누구도 감자를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정작 감자를 재배한 알라딘 요술램프의 지니는 가만히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어떤 이들은 지니가 나서서 뜨거운 감자를 식혀주길 바랐지만, 지니는 어떠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지니는 그저 알라딘의 램프 속에 지내면서, 전혀 밖으로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지니가 램프에 나와서 해결해야 할 때가 왔습니다. ‘이달의 당선작 선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의견을 묵과할 수만 없습니다.

 

이른 새벽에 ‘yamoo(야무)’님이 뜨거운 감자에 다시 한 번 손댔습니다. 야무님은 2011년에 감자에 손을 댄 적이 있었습니다. 오늘 아침에 다시 뜨거워진 감자를 보면서 저도 가만히 지켜봐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저는 이 뜨거운 감자를 보면 모르는 척 했습니다. 두려웠던 거죠. 손대면 툭 하고 터질 것 같은 뜨거운 감자에 다치기 싫었습니다. 그런데 비겁하게 피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달의 당선작’에 많이 선정되지 못한 분들의 입장이 되어서 당선작 선정 과정의 문제점을 생각해봤습니다. 그런 다음에 야무님의 의견에 대한 제 생각을 밝혀보겠습니다.

 

현재 ‘이달의 당선작’은 10분의 당선작 선정위원회가 뽑고 있습니다. 알라딘의 지니는 10분의 선정위원회에게 좋은 글을 선정하는 권한을 부여한 겁니다. 당선작 선정위원회가 나오기 전에는 분야별로 책을 소개하는 알라딘 MD가 당선작을 선정한 거로 알고 있었습니다. 알라딘의 지니는 ‘이주의 당선작’ 제도를 운용하다가 2010년 6월 29일부터 ‘이달의 당선작’으로 개편되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예고했습니다. 2010년 7월부터 마이리뷰, 마이페이퍼, 영화리뷰, 포토리뷰, TTB리뷰 총 다섯 개의 분야에서 당선작이 나왔습니다. (현재 영화리뷰, 포토리뷰, TTB리뷰 당선작 제도는 폐지되었습니다) 이때 당시 지니는 선정 기준을 공개했습니다. 어떤 내용이었는지 한 번 보실까요?

 

 

 

- 마이리뷰 : 내용성, 추천수, 땡스투(Thanks to) 받은 횟수, 댓글 수 등의 항목별 가중치를 달리한 결과를 참고
 - 포토리뷰 : 내용성, 추천수, 땡스투 받은 횟수, 이미지 개수, 댓글 수 등의 항목별 가중치를 달리한 결과를 참고
 - 영화리뷰 : 내용성, 추천수, 작성자의 관람여부, 댓글 수 등의 항목별 가중치를 달리한 결과를 참고
 - 마이페이퍼 : 상품을 1개 이상 담은 페이퍼를 대상으로 내용성, 추천수, 댓글수 등의 항목별 가중치를 달리한 결과를 참고
 - TTB리뷰 : 현재와 동일. 

 

* 출처: http://blog.aladin.co.kr/zigi/3862822 

 

 

 

지니가 선정 과정을 공개하는 일이 올바른 해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해법을 제시한다고 해서 선정 과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생각이 절대로 안 나온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내용성’이 구체적으로 무얼 뜻하는지 모호합니다. 내용이 좋다는 것일까요? 추천 수와 댓글 수. 이때는 ‘좋아요’로 변경되기 전에는 ‘추천’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이 글을 좋으면 사람들은 ‘추천’을 눌렀습니다. 추천 수가 많은 글이 당선작이 될 가능성이 큰 거죠. 추천 수를 많이 받는 알라딘 블로거(알라디너)의 블로그 같은 경우 하루 방문자수가 많은 편이고, 글 한 편 올리면 추천 수(지금의 ‘좋아요’ 수)가 스무 개 이상을 받습니다. 거기에 댓글도 많이 달리는 편입니다. 그러면 방문자 수가 적고, 추천 수와 댓글 수가 적은 알라딘 블로거들은 ‘이달의 당선작’에 뽑힐 가능성이 희박합니다. 물론 추천 수가 열 개 이하, 댓글이 한 개도 없는 블로거의 글도 ‘이달의 당선작’에 뽑히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하지만 추천 수와 댓글 수 여부로 ‘이달의 당선작’을 뽑는다면 소위 사람들이 말하는 왕래가 잦은 ‘인기 많은 블로거’가 당선에 유리하다는 생각을 누구나 한 번쯤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식의 의견을 그저 질투심에 눈먼 이기적인 생각이라고 공격하면 안 됩니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십시오. 제가 직접 언급하기가 민망하지만, 제 부족한 글에 ‘좋아요 수’가 많고, 댓글이 많이 달립니다. 그래서 제 글이 ‘이달의 당선작’에 꽤 많이 뽑힌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왜 예전에 있던 선정 기준을 다시 언급하느냐. 당선작 선정위원회도 이 과거의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여 당선작을 뽑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당선작 선정위원회가 아니라서 개인적인 생각일 뿐입니다. 알라딘 측이 10분의 선정위원회에 명확한 선정 기준을 제시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선정 기준 없이 10분의 선정위원회가 자발적으로 당선작을 뽑도록 전권을 부여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들의 선정 기준이 이상하다고 해서 다짜고짜 이분들에게 당선작을 뽑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요구할 수 없습니다. 또한, 그들의 활동이 베일에 싸여 있다고 해서 선정위원회의 활동 자체를 비난하는 생각도 위험합니다. 그분들도 나름대로 고충이 있을 겁니다. 매달 ‘좋은 글’을 발견하고 추천하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좋은 글’이라는 단어는 모든 사람을 만족하게 해주는 객관적인 의미가 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몇 몇 사람들은 선정위원회가 생각하는 ‘좋은 글’을 별로라고 생각합니다. ‘이달의 당선작’에 어울리지 않는 함량 미달의 글로 보는 거죠.

 

그렇다면, ‘이달의 당선작 선정’을 둘러싼 잡음과 싸움을 멈추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알라딘 측이 새로운 선정 기준을 밝혀야 할까요? 저는 오히려 이 생각에 반대합니다. 알라딘 측이 속 시원하게 선정 기준을 알려주면 고맙죠. 그러면 선정 과정에 대해서 서로 싸우는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단점이 있습니다. 저 같은 적립금을 노리는 속물 같은 사람이라면 선정 기준에 맞춘 서평을 쓰게 됩니다. 이런 글이 당선작이 되더라도 양질의 글이 나올 거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지난주에 제가 ‘서평이 뭡니까’라는 글을 남겨서 서평에 대한 알라딘 이웃님들의 생각을 확인해봤습니다. 어떤 분은 일정한 규칙에 얽매여서 쓰는 서평의 한계를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책에 대한 글쓴이의 감상이 많은 서평이 ‘이달의 당선작’ 선정에 불리하게 작용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감상이 많은 서평을 당선작에 배제되는 ‘질 나쁜 글’이라는 오해가 생길 수 있습니다. 또 한 번 ‘당선작 과정’을 둘러싸고 키보드 베틀이 펼쳐집니다. ‘이달의 당선작’에 어울리는 좋은 글은 과연 서평일까 감상문일까? 정답이 없는 문제를 가지고 사람들이 싸울 겁니다.

 

2011년에 ‘이달의 당선작’으로 변경되었을 때 로쟈님이 댓글로 이런 반응을 보였습니다. 개편이 아니라 ‘개악’으로 보인다고요. 그렇습니다. 지금의 논란을 불식시키려고 알라딘 측이 새로운 선정 기준을 제시하면서 당선작 제도를 바꾼다면 일부 사람들이 로쟈님 같은 반응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좋은 글’로 대표되는 ‘이달의 당선작’에 충족시켜주는 글, 그것도 매달 스무 편 넘는 좋은 글을 공평하게 찾는 일은 정말 어렵습니다.

 

야무님의 글을 읽고 나서 작년 12월의 마이리뷰 당선작들을 쭉 읽어봤습니다. 물론 제 글도 읽어봤습니다. 사실 12월에 당선된 《나의 한국현대사》 서평이 좋은 글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하필 제가 쓴 서평 중에 이게 당선이 되었는지 의아했습니다. 책의 전체 내용을 소개하는 것도 아니고, 저자의 핵심 메시지에 대한 생각을 적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책에 소개된 문송면 사건을 소재로 제 생각을 쓴 겁니다. 책의 줄거리를 요약하고, 그에 대한 감상을 덧붙이는 서평의 기준에 부합되지 않습니다. 저는 《나의 한국현대사》 서평을 총 세 편이나 썼습니다. 두 번째로 쓴 서평은 작년 알라딘 서평 대회를 위해서 쓴 것이고, 문송면 사건을 소개한 세 번째 서평 역시 적립금을 목적으로 썼습니다. 제가 이 정도로 적립금을 받으려고 무진장 글을 열심히 씁니다.

 

저도 야무님의 생각처럼 상당히 적은 분량의 글, 인용문이 많은 글이 당선작이 된 것에 의문이 들었습니다. 인용문이 다섯 개 이상 채우면 글의 분량이 길다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좋은 글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제가 예전에 그런 식으로 글을 써서 당선작 혜택을 받았습니다. 글 전체 맥락에 상관없이 인용문을 채우려는 글쓰기는 줄거리만 쭉 나열하는 글과 별반 차이 없습니다. 그래서 선정 기준을 개정하기보다는 선정작 후보가 될 수 있는 기본 요건부터 먼저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글자 수 2,000자 이상을 넘지 못하고, 인용문이 다섯 개 이상 있는 글을 당선작에 제외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인 의견이니까 제 생각에 못마땅해 하는 분들은 지적하셔도 좋습니다. 지적한 의견을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새로운 선정 기준의 대안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대안이 정답이 될 수 없어요. 허심탄회하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라는 마음으로 밝혀줬으면 좋겠습니다.

 

생각보다 뜨거운 감자에 열띤 반응을 보이는 분들이 없어서 의외입니다. 정답이 없는 문제입니다. 새로운 대안이 나온다 하더라도 우리는 모든 이들이 공정하게 느낄 때까지 감정 싸움이 번지게 될 겁니다. 제가 오늘 감자에 화상 입을 것을 감수하고 감자가 더 뜨겁도록 달구어봅니다. 이 뜨거운 감자가 조용히 식기 전에 이 감자를 지켜보고만 있는 분들(특히 저처럼 당선작 경험이 많은 분들) 그리고 알라딘이 여기에 대한 입장을 솔직하게 밝혔으면 좋겠습니다. 뜨거운 감자에 대한 정답은 없습니다. 단지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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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yrus 님의 '뜨거운 감자'에 대한
    from 물고기자리의 글 공간 2016-01-30 16:21 
    우선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당선작에 대한 기준에 별다른 의견이랄 게 없는 경우를 설명하기 위해서입니다. 다 같이 고민해야 하는 분위기인 것 같긴 하지만 그저 저와 같은 입장도 있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라고나 할까요.. 알라딘 서재에서 오랜 시간 활동하시며 애착을 가지고 계신 분들과는 달리 저는 작년 5월쯤 북플을 통해 유입된 유저입니다. 책과 관련된 어느 사이트에서도 활동한 경험이 없으며 심지어는 책에 대한 리뷰조차도 이곳에서 써본 것이 전부입니다. 다
 
 
2016-01-29 13: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01-29 19:55   좋아요 0 | URL
댓글을 달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야무님의 글에 있는 님의 댓글을 봤습니다. 당선작에 너무 신경 쓰면 일상생활 불가능합니다. 특히 당선작이 발표되는 날에는요. 그리고 개선 방안이 마련되어도 불만이 사라지지 않을 거예요. 그 점에 저도 동의합니다. 예전에 비하면 이번 논란의 분위기는 조용한 편입니다. 이 논란을 일부러 외면하는 건지 아니면 휘말리는 것에 부담스러운 건지 무슨 이유인지 반응이 저조하네요.

지인의 책을 서평으로 쓸 때가 곤란합니다. 저도 칭찬하는 것보다 비판하는 것이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

초딩 2016-01-29 13: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스타그램을 오랫동안 사용했고, 다른 나라에 초청을 몇번 받을 만큼 열심히 활동도 했었습니다. 그 인스타그램에서는 인기 페이지가 이달의 당선작같이 중요하고 사람들에게 강한 동기를 부여합니다. 그 인기 페이지의 선정 기준은 한번도 밝힌적이 없지만 사람들이 추측을 할 순 있습니다. 라이크를 어떻게 얼마나 받느냐가 키이긴합니다.
인기페이지는 인스타그램이 페이스북에 팔리기 전후로 크게 달라졌습니다. 인스타그램이 홀로 있을 때는 `마니아`와 같은 수퍼 유저들의 사진을 위한 정책을 펼쳤었습니다. 페이스북에 팔린 이후에는 페이스북의 `인맥`, `연결` 등이 작용해서, 나의 친구들과 나의 관심사와 연결된 사진들을 잘 보여주기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서비스의 흥망성쇠를 투영해보면, 초기에는 수퍼 유저를 통해 서비스를 키우고 확산 시켰고, 사용자가 확보되자 사용자 중심으로 서비스를 확산 시켜 갔습니다. 두 정책의 방향에 장단점이 있고 웃고 우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동기는 인스타그램 그 서비스의 `확산`에 있었습니다.
제가 갑자기 인스타그램 이야기를 지루하게 한 것은, 알라딘의 당선작 페이지도 인스타그램의 인기페이지와 변해가는 모습이 - 저는 알라딘을 오래 사용하지 않아 잘 모르지만 cyrus님 글만 보고 추측해봅니다 - 매우 유사해서 꺼내보았습니다.
저는 인스타그램을 지켜보면서 몇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용자의 말은 죽어도 듣지 않는구나. 그래도 듣기는 하구나.
사용자가 애용하는 그 서비스의 주인은 결국 그 서비스 회사였구나.
모두 숨기고 거짓을 말하지만, 좀 더 능숙하냐 아니냐의 차이구나.
뜬금없지만, `당선작`이 `북플 앱`에 반영되지 않는 것이 애석합니다. 신경을 못 쓰는 것일까요? 손을 놓은 것일까요? 의지만 있는 것일까요? 없는 것일까요?
`서비스` 그리고 그 `기능`은 사용자와 동조하며 살아 숨쉬는 것 같습니다. 회사든 사용자든 정을 덜 주고 한 쪽으로 밀어두면 죽어가는.

cyrus 2016-01-29 19:01   좋아요 1 | URL
인스타그램 세계가 그렇게 돌아가는군요. 처음 알았습니다. 초딩님의 지적이 옳습니다. 2011년, 2012년에 당선작 논란이 불거졌을 때 알라딘 측은 여기에 대해 아무런 의사를 표명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2010년에 ‘이주의 당선작’이 ‘이달의 당선작’으로 개정된 것도 갑작스럽게 공지된 겁니다. 그 당시에 지금보다 왕성한 활동을 하신 알라디너가 많았는데, 그런 분들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제도를 개선했으면 이런 잡음이 나오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북플 앱으로 당선작을 볼 수 없는 이유로는 북플 앱의 기능 한계인 것 같습니다. 솔직한 의견을 밝혀주셔서 고맙습니다. ^^

CREBBP 2016-01-29 14: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른 얘기긴 한데.. 서평대회를 위해 글을 쓰는 게 왜 추하게 보일 수도 있다는 건지 저는 좀 이해가 가지 않는군요. 서평대회는 자신의 글쓰기를 객관적으로 평가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죠. 만일 상품을 노리고 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쓰는 과정에서 최선의 글쓰기 경험이 될 수 있을텐데요.

만병통치약 2016-01-29 14:21   좋아요 3 | URL
저처럼 리뷰를 도를 찾거나 정신수양의 도구로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세속적으로 보일 수도 있죠 ㅋㅋㅋ/ CY님의 겸손이겠죠...

cyrus 2016-01-29 19:24   좋아요 1 | URL
To. guiness

제가 이 글을 쓰기 전에 2010년, 2011년에 작성된 ‘이달의 당선작 논란’ 관련 글을 검색해서 모두 찾아봐서 읽었습니다. 알라딘 서재로 접속해서 화면 위에 보면 ‘서재통합검색’ 칸이 있습니다. 그 칸에 ‘당선작’이라고 입력하면 2010년, 2011년에 당선작 논란에 대한 몇 몇 분의 알라디너의 글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글을 다 읽어보니까 대부분 사람들이 당선작 선정 기준에 문제를 제기하는 입장을 마치 당선작 적립금에 눈이 멀어서 질투심이 폭발한 감정적인 글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어떤 분은 ‘추하다’는 표현까지 써가면서 지적했습니다. 그래서 애초에 문제를 제기할 때 그런 비난을 받을 감수를 하려고 솔직하게 고백한 거였습니다.

guiness님 말씀이 맞습니다. 서평 대회는 자신의 글이 어느 수준인지 확인할 수 있는 시험대입니다. 그런데 제가 지나친 표현을 쓰는 바람에 당선작 제도 자체를 부정하는 듯한 뉘앙스를 준 것 같습니다. 그 점에 대해서 사과드립니다. 변명의 글은 삭제하겠습니다.

cyrus 2016-01-29 19:25   좋아요 0 | URL
To. 만병통치약

제 입장을 대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2016-01-29 14: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01-29 19:36   좋아요 0 | URL
님의 심정 이해합니다. 비밀 댓글로 솔직하게 입장을 밝혀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저도 예전에 그런 논란을 구경하면서 가만히 있는 저도 애꿎은 피해를 당할까 봐 두려웠습니다. 처음에 당선작 기준에 불만을 드러내는 입장을 전적으로 동의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반대로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니까 단순히 넘어갈 일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님의 지적하신 것처럼 논란을 잠재우려고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는 순간, 진입장벽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그 기준에 잘 맞춘 사람만 계속 당선작에 뽑히면, 또 다시 불만이 생깁 겁니다. 그리고 북플의 단점에 대한 생각에 저도 동의합니다. 북플이 활성화가 되니까 스마트폰으로 24시간 글과 댓글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전 컴퓨터로 로그인했던 알라딘 서재 시스템과 비교하면 정말 많은 변화가 이루어졌습니다. 북플로 접속하면 하루 만에 친구 맺은 분들의 글을 모두 읽어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짧은 글이든 긴 글이든 ‘좋아요’를 쉽게 누를 수 있습니다. 예전에도 북플 활성화로 점점 짧아지는 글과 사진 위주의 글이 많아지는 상황에 우려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저보다 당선작 횟수가 많은 분들이 제 글에 반응이 없어서 아쉽지만, 님이 소신 있게 말씀해주시니까 기분이 좋습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생각을 알아가는 일이 즐겁습니다. 일종의 공부가 되는 것 같습니다. ^^

2016-01-29 14: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01-29 19:48   좋아요 1 | URL
야무님이 처음에 당선작 기본 요건 미달을 논했을 때 이런 글의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글의 전체 맥락에 어울리지 않게 인용문을 과도하게 넣은 경우입니다. 글 중간에 넣은 인용문은 독해의 흐름을 방해합니다. 꼼꼼하게 읽어보면 거기에 인용문을 넣을 필요가 없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조금 나쁘게 표현하자면 글의 전체 분량을 늘리기 위한 꼼수처럼 느껴졌습니다. 물론, 인용문이 많은 글을 선호하는 분도 있습니다. 그 분들의 취향을 반대하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인용문을 적절하게 넣어가면서 자신의 생각을 잘 드러낸 글도 있습니다. 인용문 다섯 개 이상 있다고 해서 그 글이 무조건 나쁘다고 보는 것이 아닙니다. 인용문을 너무 많이 써서 책의 핵심 내용을 이해하는 데 방해되는 글을 지적한 것입니다. 이런 글은 서평/독후감이라기 보다는 인용문을 자랑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배보다 배꼽이 큰 글이 되는 거죠. 제 의견에 이해가 되지 않거나 여기에 다른 입장이 있다면 답글을 달아주셔도 좋습니다. ^^

2016-01-29 15: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01-29 19:46   좋아요 0 | URL
너무 심하게 고민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지난주에 ‘서평-독후감 의미 논란’이 있었을 때 몇 몇 분들이 지적했습니다. 일정한 기준에 너무 얽매이면 글을 쓰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요. 그러면 글 쓰는 재미가 반감됩니다. ^^;;

stella.K 2016-01-29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 그렇다고 뭐 네 글에 자책은...
그럼 나 같이 글 쓰는 사람은 뭐가 되라구...ㅠㅠ

예스24는 그 나름대로 문제가 없지는 않겠지만
내가 겪어 본 바로는 그나마 보완을 잘해 나가고 있지 않나 싶어.
꼭 예스24를 따라할 필요는 없지만 당선작 발표하는 날이 모두가
기다려지는 날이 됐으면 좋겠어.
매달 10일 전후가 되면 오늘은 또 얼마나 우스운 판을 짜 놨을까?
냉소하며 바라보게 되거든.
여긴 여기나름대로 장점이 있는데 알라딘이 자꾸 역행을 하는 것 같아
화가 나.

cyrus 2016-01-29 19:53   좋아요 0 | URL
이게 참으로 어려운 문제입니다. 오늘도 보니깐 논란에 꾸준히 관심 있는 분들만 반응을 보였어요. 소수의 사람들이 논란에 대해서 입장을 밝히는 상황이 마치 ‘그들만의 떠들기’처럼 느껴져요. 저도 처음에 그랬듯이 소신 있게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것은 무척 어렵습니다.

[그장소] 2016-01-29 20: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열띤 반응이 없는것은 ㅡ역시나 ..이문제로 넘어오면
yamoo님의 지적에 해당하는 글을 쓰며..당선까지 바라는
그러니까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자신들의 길을 즐겁게 걷겠다 ㅡ하는 의도를 배반하게 되기 에 ㅡ당선작은 ㅡ
그들만의 리그 ㅡ로 ...남는 것이었다...고...이러는게
아닐지...
말을 보태는 이유 ㅡ
한 마디로 리뷰는 책 ㅡ페이퍼(물론 책과 연관된거면 좋고)는 신변잡기 등 으로
딱 나뉘었으면 이건 좀 쉽잖아요.
ㅡ라고...북플 시스템 님...왜 리뷰도 페이퍼도 전부
그냥 페이퍼 로 들어가는지..ㅠㅠ
그게 좀 답답하여...도움 안되는 지나가는 행인 ㅡ였어요.
^^

cyrus 2016-01-29 20:28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어요. 사실 저는 이런 글을 쓰기 전에 다음 달 당선작 선정에 불이익 받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했었어요. 당선작 선정에 이의를 제기하면 누구나 이런 의심을 받게 됩니다. 저 사람, 당선작 뽑히고 싶어서 환장했군, 아니면 본인 글이 잘 쓰는 것도 모르고 못 받았다고 불만을 표출하는 식으로 쳐다봅니다. 그래서 제가 처음부터 솔직하게 말한 이유가 있습니다. 당선작 적립금 받고 싶어서 글을 쓴다고요. 제 생각을 나쁘게 보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어요. 사람이 어찌 좋은 모습만 보일 수 있겠어요? ^^

[그장소] 2016-01-29 20:50   좋아요 1 | URL
cyrus님 어느분의 말처럼 ㅡ개선이 되든
뭔가 변화가 있어도 그 안에서 또 나름 나름의 불만은 나올 것이라서 말이지요. 지금 의견을
제시하는 님의 말씀을 그리 왜곡되게 이해 할
알라디너가 있으리라곤 보지 않습니다.
그리고 솔직한 욕구의 표현을 두고도 ㅡ쓰면서
벌면 좋지 , 나쁘게 안봅니다.
각자 자유롭게 가고 싶은 거죠.
모든분들의 마음을 일일이 다 알수는 없지만 ..

서니데이 2016-01-29 20: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cyrus님 ,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고양이라디오 2016-01-29 23: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cyrus님 글 잘 읽었습니다. 야무님의 글도 읽었습니다. 일단 cyrus님 글을 읽을 때는 크게 문제점을 못 느꼈는데, 야무님의 말씀대로 `이달의 당선작`에 질이 떨어진다면 문제가 조금 있을 것 같네요...

주요 논점은 선정기준에 대한 논란맞나요ㅎ;;;? 제가 독해력이 딸려서...ㅠ

저도 cyrus님의 페이퍼의 글에 동의합니다. 명확한 선정기준을 제시해주면 좋겠지만, 그렇게 되면 선정기준에 맞춰진 글들이 양산되고, 그러면 더욱 선정하기 힘들어지고, 글쓰는 사람들도 왠지 신경쓰이게 되고 부작용이 더 클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선정기준을 공개하는 것은 안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cyrus님의 말씀처럼 최소 가이드라인이나 야무님의 의견처럼 좋은 글의 조건을 제시하거나 부적합한 글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은 글쓰시는 분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를들면 야무님이 언급하신데로 `글이 논리적이어야 한다.` `자신의 주관이 잘 표현되어야 한다.` 같은 가이드라인정도는 어떨까요?

이달의 당선작들을 안 읽어봐서 모르겠지만, 글의 질이 떨어지는 문제점은 좀 큰 것 같네요. 저도... 한 몫 한 것 같아 죄송합니다ㅠ. 혹시 공로상같은 걸로 한 명쯤은 뽑지 않았을까요ㅎㅎ? 제 생각에 저는 2015년 서재의 달인 당첨되면서, 공로상으로 `이달의 당선작` 을 준 것 같다는... 그렇다면 공로상 한 두명 정도는 눈감아주셔도...

이달의 당선작 중에서 투표를 통해서 최우수 당선작을 뽑는다는지. 아니면 선정단이 자체적으로 최우수 당선작을 뽑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네요.

죄송합니다. 글이 두서가 없네요ㅠ... 다시 요약해서 말씀드려보자면, 선정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부작용이 우려되어서 반대하고요. 하지만 최소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는 것은 좋을 것 같네요.
그리고 cyrus님 말씀대로 글의 선정기준보다 어떤 방식으로 선정되는지 알려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예를들면 알라딘이 어떤 식으로 10명의 선정단을 선정하는지, 그리고 선정단의 활동기간은 얼마인지, 명확한 선정기준이 있는지, 아니면 선정단이 독자적으로 판단하는지 등은 알라딘에서 충분히 밝혀줘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cyrus 2016-01-30 11:26   좋아요 1 | URL
네,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명확하지 않은 ‘이달의 당선작’ 선정기준입니다. 그리고 당선작에 자주 선정되는 분들이 있으니까 선정기준이 공정하지 못하다고 보는 인식도 있습니다.

어제 저도 주장했듯이 알라딘이 명확한 선정기준을 제시한다고 해도 모든 이들을 충족시켜주지 못할 겁니다. 그래도 당선작에 부합되지 않는 글을 걸러낼 수 있는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거 또한 하나의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 반론이 생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과거에도 그랬듯이 ‘이달의 당선작’ 선정 기준에 관한 논란은 알라디너들이 문제점만 지적하고 잊혀지는 편입니다.

독자선정위원회를 공개하는 생각에 저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단점이 생길 수 있거든요. 현재 10분의 독자선정위원회는 비공개입니다. 선정위원회의 이름이 모두 공개되면 블로거들이 선정위원회로 활동하는 블로거와 ‘친구’ 관계를 맺게 됩니다. 그러면 공정성 문제가 야기될 겁니다. 이 점에 대해서 Agalma님이 제기한 적이 있습니다. 일부 블로거들이 선정위원회 앞에서 잘 보이려는 의미로 ‘친구’ 관계를 맺는다면 선정위원회 입장에서는 기분이 나쁘죠. 제가 선정위원회라면 그랬을 겁니다.

그래서 결론은 선정기준을 제시하고, 이미 정착된 제도를 개편하는 일은 어려워요. 알라딘의 입장도 이해해줘야 합니다. ^^;;

고양이라디오 2016-01-30 11:33   좋아요 0 | URL
선정위원회를 공개하는 것은 저도 반대입니다.
알라딘이 어떤 방식과 기준으로 선정위원회를 선정하는지를 제시하는 것을 이야기한 것인데요. 흠 이것도 자칫 힌트가 될 수 있으려나요?
선정위원회가 알라디너인지, 전문가?인지 비전문가인지ㅎ... 등등
선정위원회가 먼가 신뢰성이 있으면 괜찮지 않을까요? 작가라던지, 칼럼리스트라던지 대층 어떤 분들인지 밝히면요ㅎ...

cyrus 2016-01-30 11:53   좋아요 1 | URL
무슨 말씀인지 이제야 알았습니다. 선정위원회가 되기 위한 자격 요건을 제시하자는 것이죠? 제 생각에는 선정위원회가 되려면 알라딘 서재에 접속하는 횟수가 많아야 할 것 같아요. 그래야 하루에만 수백 개 이상 업로드 되는 알라디너의 글을 봐야하니까요. 전문가가 선정위원회로 발탁되면 좋겠지만, 이 어마어마한 양의 알라디너의 글을 다 볼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선정위원회 활동하신 분들이 표현을 안 해서 그렇지 좋은 글을 찾고 추천하는 일을 힘들어할 겁니다. 그래서 당선작 공정성 문제가 나오면 그분들 잘못이라고 따질 수 없는 노릇이에요. ^^;;

감은빛 2016-01-31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선작 선정위원회 라는 것이 있었군요.
당선작 제도가 변경되었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예전부터 어떤 논의들이 있었는지 궁금하네요.
이 댓글을 쓴 후에 찾아 읽어봐야겠어요.

사실 저는 이 논의는 불필요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 글을 통해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당선작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한 이 문제는 결국 해결할 수 없다고 봅니다.
좋은 글이라는 것에 대한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객관적인 기준이라는 단어가 불가능한 표현이라고 봅니다.

다만 인기있는 소수가 자주 당선된다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 의아한 생각이 듭니다.
이 논의가 오히려 서재 이용자에 대한 보상 방법을 바꾸는 것에 대해 이어지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cyrus 2016-01-31 19:07   좋아요 0 | URL
네. 맞습니다. 저도 이틀동안 이 논제에 입장을 밝혀주신 알리디너분들의 댓글을 보면서 무의미한 일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알라딘은 우리들이 이러고 있는 걸 관심 없는 척합니다. 아예 모를 수도 있고요. 알라딘 입장에서도 선정 기준을 둘러싼 상반된 알라디너들의 의견 모두 받아들이기 힘들어요. 그래서 객관적 기준으로 글을 선정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 나올 수 있겠지만, 현실에 적용하기가 어렵습니다.

AgalmA 2016-01-31 19: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http://blog.aladin.co.kr/749915104/8171255

위 글에서 곰발님이 자신이 독자선정위원이며 제 글이 수준미달이라 좋아요 안 준다는 말을 하는 순간, 이곳 [알라딘 독자선정위원]에 대한 모든 기대를 접었습니다. 곰발님과 저 사이에 트러블이 과연 영향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요? 저 글의 댓글에서도 자신한테 사과하라고 으름장인데요.
제가 cyrus님 ˝서평이 뭡니까˝에 먼댓글로 쓰면서 우려하던 게 그대로 드러나 버렸지요.
독자선정위원의 객관성을 무엇으로 신뢰합니까.

독자선정위원은 비공개 좋아요를 할 수 없습니다. 결국 누가 좋아요를 주는지 카운트가 되는 상황이 됩니다. 현재 독자선정위원이 3개월 간격 교체이긴 하지만, 파워블로거가 아니라면 자신이 누구에게 좋아요를 받아서 [이 달의 당선작]이 된 건지 파악이 되죠. 누군가 나쁜 맘을 먹는다면 적극적으로 그들에게 다가가는 건 노골적일 테니 그들의 동선이나 취향을 파악해 계산적인 글을 쓸 지도 모르죠. 그래봐야 2달이겠습니다만.
누구 눈밖에 날까봐 혹은 누구 눈에 들길 바라며 눈치보고 계산하며 관계맺으며 쓰는 글이 좋은 서평이 되는 꼴입니다?
제가 너무도 부정적으로만 보는 것입니까.
좋은 글이니 가드라인이니 네, 좋죠. 그런데요. 지금의 독자선정위원 방식이면 이 문제 답 없습니다.
정말 객관을 원한다면 알라디너는 배제해야 합니다.
알라딘에서 총괄해야 합니다. 그들의 홈그라운드니 누굴 뽑든 누가 뭐라 하겠습니까. 자신들의 사업을 위해서라는데. 같은 사람이 계속 당선작이 되어도 땡스투나 서재 인지도 넓히는데 이득이 되나 부다 하면 그만 인 것을...


이 글을 끝으로 저는 이제 [이 달의 당선작]에 대한 글은 안 쓸 겁니다. 다들 연연해 말고 자신이 읽는 책을 통해 삶을 더 들여다 보았으면 합니다. 그러자고 여기 온 거 아닙니까.

시스템의 문제를 고치려는 cyrus님 노력을 간과한 말은 절대 아닙니다....알라딘이 직접 개입하지 않는 이상 한숨 나는 상황은 끝나지 않을 거 같아서 말입니다.

cyrus 2016-01-31 19:26   좋아요 0 | URL
특정인에 대한 악감정이 개입되어 그 사람의 글이 잘 썼음에도 추천하지 않은 것은 잘못된 일입니다.

Agalma님 말씀이 맞습니다. 지금도 글을 남기시는 모든 알라디너분들이 당선작 적립금을 받으려고 여기 가입한 것이 아니죠. 글 쓰는 일 자체가 즐거워서 이 곳을 좋아하고, 떠나지 못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면서 적립금에 대한 사욕을 지나치게 표출하고 말았습니다.

독자선정위원회이든 알라딘이든 누가 선정작을 뽑아도 소수의 불만을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몇 몇 알라디너들의 의견을 확인하면서 이틀동안 쓸데없는 문제에 지나치게 열을 올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감정 싸움으로 번지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입니다. 그래서 저도 더 이상 논의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틀 동안 각자 서로 다른 입장들을 눈으로 확인하면서 저 자신에 대해서 반성했습니다.

yamoo 2016-02-01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옷~~~!
저는 사이러스 님이 적립금을 노리고 리뷰를 쓰는 지는 첨 알았습니다! 뭐, 그게 절대로 나쁜 것은 아니죠. 단지 스텔라 님 말씀대로 현체제에서 중복 당선은 문제가 좀 있습니다. 그냥 퀄러티 있는 글을 선정한다면 중복되도 상관 없는데 말입니다. 기준이 매우 모호해서요.

단지 그냥 중복되어도 상관 없으니 제대로 된 리뷰를 당선작으로 선정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cyrus 2016-02-01 18:10   좋아요 0 | URL
남들에게 욕먹더라도 솔직하게 밝히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글은 못 쓰더라도 최소한 읽는 사람들이 알아볼 수 있도록 쉽게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책 내용을 쉽게 정리한 서평이 잘 쓴 서평입니다. 이런 서평으로 인정받고 싶어서 적립금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2016-02-01 16: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02-01 18:20   좋아요 0 | URL
저는 님이 알라딘의 ‘공정한 관찰자’가 돼 주셨으면 합니다. 자주 접속은 하지 않더라도 알라딘 시스템의 문제점뿐만 아니라 제 글의 허점까지 찾으면 제 글이 칭찬받는 것보다 더 뿌듯합니다. 진짜 알라딘 서재가 활성화되려면 님 같은 분이 있어야 합니다. 칭찬을 하고 인정해주면 사람들 간의 정이 빨리 두터워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소한 비판을 받아들이는 저항력이 약해집니다. 사람은 남들에게 잘 보이려고 하고, 항상 인정받고 싶어 합니다. 알라딘 서재가 그런 사람들이 활동하기에 아주 좋은 따뜻한 곳입니다. 너무 따뜻한 분위기도 좋다고 볼 수 없습니다. 제 자신도 따뜻한 분위기에 취할 수 있습니다. 문제점을 지나치지 않고, 소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알라디너의 존재가 필요합니다.
 

 

 

 

옛날에 귀신을 무서워했던 시절이 있었다. 귀신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영적인 존재다. 사람들은 ‘귀신 싯나락 까먹는 소리’를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처럼 믿었다. 귀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 사람도 그들이 나오는 이야기를 들으면 무서워서 벌벌 떨었다. 아이들은 귀신 이야기를 잘 믿는다. 무서운 이야기 한 번 듣고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공포에 시달린다. 예를 들면, 방 안에 혼자 잠을 못 잔다든가 한밤중에 화장실 가는 것을 무서워한다. 90년대 초에 홍콩 할매 괴담이 많이 알려지게 되자 등교를 거부하는 아이들이 생겼다. 홍콩 할매의 존재가 잊히고 나니 이제 좀 살겠나 싶었는데 이번에는 ‘빨간 마스크’의 공포가 찾아왔다. 빨간 마스크를 쓴 여자가 지나가는 아이에게 다가와서 이렇게 물어본다. “내가 예쁘니?” 예쁘다고 대답하면 여자는 마스크를 벗는데 여자의 입이 귀밑까지 찢어져 있다. 그리고 여자는 “그러면 나랑 똑같이 해줄게”라고 말하면서 가위로 아이의 입을 찢는다. 빨간 마스크 괴담을 접한 아이들은 혼자서 길을 걷지 못했다. 이게 얼마나 유명했으면 빨간 마스크를 마주칠 때 살아남는 방법까지 전해질 정도였다.

 

 

 

 

 

실제로 있을법한 느낌을 주는 귀신 이야기가 이렇게 어마 무시한 파급 효과를 일으킬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공포 관련 서적의 등장이다. 90년대 초중반에 저학년 어린이들이 무서워할 만한(혹은 좋아할 만한) 각종 괴담을 모은 책들이 나름 큰 인기를 얻었다. 대부분 일본에서 유행하는 괴담을 현지화하여 소개되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나라에 널리 알려지는 데 성공한 가장 대표적인 일본 괴담이 ‘빨간 마스크’다. 괴담의 원형이 많이 알려지면 내용이 새롭게 변형되어 구전되기도 한다. 꾸며낸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괴담을 접하는 것 자체를 즐긴다. 이렇다 보니 성인을 대상으로 한 괴담이 저학년 어린이들의 순진한 마음을 노리는 괴담으로 둔갑하기도 한다.

 

괴담집들이 잘 팔리려면 독자들을 겁줄 수 있는 비주얼을 갖추어야 한다. 으스스한 느낌을 주는 그로테스크한 그림이 있는 표지가 독자의 눈길을 끈다. 무심결에 책을 펼치다가는 독자를 노려보는 듯한 귀신 얼굴의 그림을 보고 깜짝 놀랄 때가 있다. 괴담집을 읽을 때 방심하면 금물이다. 책 곳곳에 있는 귀신 그림 또는 사진들이 우리의 심장을 흥분케 한다. 한 번 본 귀신 그림을 잊지 못하면 한동안 생활하는 데 지장이 있다. 잠을 자려고 누우면 천장 위에 희미한 잔상처럼 귀신 그림이 떠오른다. 재수 없으면 꿈속에 등장하기도 한다.

 

무서운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 아이는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수업시간에 몰래 읽는다. 그러다가 선생님에게 걸리면 애정 듬뿍 담은 스매싱에 뒤통수를 맞는다. 현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90년대에 나온 괴담집들은 거의 베스트셀러급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아! 옛날이여, 괴담집도 왕년에 이런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이를 증명해줄 수 있는 자료를 찾기가 어렵다. 우리나라 역대 베스트셀러 기록들을 정리한 자료에도 괴담집의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 그저 어떤 괴담집은 수십만 권 이상 판매되는 기록을 남겼다는 뒷이야기만이 전해지고 있다. 이토록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괴담집은 어째서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라가지 못했을까?

 

추측하건대, 괴담집에 대한 부정적 반응이 작용했을 것이다. 괴담을 그저 말도 안 되고, 사람들을 놀래려고 만든 시시한 흥밋거리로 치부한다. 게다가 귀신이 나오는 괴담집이 아이들의 정서 건강에 해로운 책이라고 생각하는 어른들이 많았다. 어른들은 자식이 괴담집에 푹 빠지면 학업을 소홀히 할까 봐 걱정한다. 이렇듯 우리나라에서 괴담은 찬밥 신세로 대접받는다. 괴담 자체를 하나의 문학으로 규정하고, 이를 소재로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일본과 비교하면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 괴담 자체를 즐기는 문화 덕분에 애니메이션 ‘요괴 워치’가 만들어졌고, 괴담을 소재로 한 장르문학은 탄탄하게 구축되어 오랫동안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사람들은 괴담집을 독자의 공포심을 유발하기 위한 조악한 책으로 여긴다. 그래서 이런 책을 선호하는 것에 반감을 가지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인식 때문인지 괴담집은 마이너로 분류된다. 메이저 출판물이 득세하는 베스트셀러에 반영되지 못한다. 어떻게 보면 괴담집의 인기는 길보드 차트를 점령하던 가요와 비슷한 운명이다. 길보드 차트 상위권에 차지하던 가요들이 가요톱텐 1위까지 차지했던 것은 아니었다. 정작 그 가요가 어떤 건지 알아도 그 노래를 부른 가수의 이름이나 얼굴을 모르는 경우가 있다. 괴담집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괴담을 많이 접하면서도 그 괴담을 맨처음 만든 사람이 누군지 모른다.

 

90년대 괴담집 열풍을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 괴담집이 대중에게 끼친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그래서 대중에게 열렬히 사랑받은 공포 관련 서적을 ‘비스트셀러(Beastseller)’라고 부르고 싶다. ‘Beast’는 짐승을 뜻하는 영단어다. 그밖에도 ‘불쾌한 것’, ‘싫은 사람’이라는 의미가 있다. 비스트셀러는 괴담집을 읽어선 안 될 ‘불쾌한 책’으로 보는 차가운 시선이 반영된 신조어다. 유익한 내용의 책만 인정받는 ‘베스트셀러’에 반기를 드는 저항의 의미도 내포되어 있다. 그리고 비스트셀러의 앞 글자 ‘B’는 ‘B급’을 상징한다. 괴담은 남녀노소 향유할 수 있는 B급 문화로 볼 수 있다. 앞으로 비스트셀러에 어울릴 만한 책을 집중 조명할 생각이다. 책에는 귀천이 없다. 싸구려 괴담집도 서평으로 소개되어 정당한 평가를 받을 자격이 있다.

 

 

 

 

 

 

 

※ 제보를 받습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무섭게 느끼면서 읽은 책(괴담집, 공포 관련 책 등)이 있으면 추천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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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6-01-28 18: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비스트셀러! 새로운 신조어군.
네 이름으로 특허등록 해야하는데...ㅋ
호러셀러 뭐 이런 건 안 되려나?

그런데 난 독서가 일천해서 등꼴이 오싹할만큼의 책은 못 읽어본 것 같다.
예전에 영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보면서 그 영화가 원작을 바탕으로
한 거잖아. 책으로 읽어보고 싶더군.
이렇게 오싹하면서도 철학적일 수가...! 했던.
근데 정작 읽지를 못했다.

아, 쓰면서 생각난 건데 <렛미인>어때?ㅎ

cyrus 2016-01-28 18:28   좋아요 1 | URL
혹시 이 단어를 도용하는 사람을 만나면 따져야죠. 그런데 그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거예요. ㅎㅎㅎ

앤 라이스의 소설도 국내에 개봉된 영화 덕분에 왕년에 인기 많았었죠. 이 작가가 쓴 작품들도 읽어보고 싶어요. 《렛 미 인》은 제목만 들어봤어요. 추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서니데이 2016-01-28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읽었습니다. 괴담은 무섭지만 한번 읽기 시작하면 끝까지 보고 싶은 책이 많았어요.^^
cyrus님 ,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cyrus 2016-01-28 18:30   좋아요 2 | URL
맞아요. 그리고 알고 보면 우리가 읽었던 괴담 중에는 서양의 유명 작가가 쓴 글을 번역한 것도 있습니다. 그래서 괴담이 하위 문학으로 인정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

지금행복하자 2016-01-28 18: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지금까지 기억에 젤 무서운 책은 오멘인것 같아요.. 영화는 포우의 어셔가의 몰락이구요. 일요명화에서 했던것 같은데... 화장실을 못갔었어요. 문 열면 눈가에 피 흘리고 얼굴 허연 여자가 서있을것 같아서요 ㅜ

cyrus 2016-01-28 18:42   좋아요 2 | URL
《오멘》, 《엑소시스트》. 두 영화 모두 원작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죠. 소설을 번역한 책도 있는데 나온 지 오래 돼서 원작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아요. 행복하자님은 그 유명한 《오멘》을 책으로 읽으셨군요. 대단합니다. 흔치 않는 경험이에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8 18: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캬~~~~~~~~~~~~~~~~~~~~~~~~~~~~~

cyrus 2016-01-29 12:20   좋아요 1 | URL
왠지 곰발님이 B급스러운 공포물을 많이 아실 것 같습니다. ^^

붉은돼지 2016-01-28 21: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어릴 때 본 `전설의 고향`이 제일 무서웠던 것 같아요 그땐 가족들과 불 끄고 tv를 봤는데 한여름에도 이불 뒤집어 쓰고 땀 뻘뻘흘리며 벌벌떨며 봤던 기억이 나요

그런데 그 무섭던 `전설의 고향` 나중에 나이 좀 먹고 보니 좀 웃기더군요 ㅎㅎ

cyrus 2016-01-29 12:21   좋아요 1 | URL
‘전설의 고향’, ‘토요 미스테리 극장’, 지금은 종영된 프로그램이지만, 그 중 몇 편은 ‘레전드’로 회자될 정도로 지금도 보면 공포심을 유발합니다. 과거의 명성을 뛰어넘는 프로그램이 나오지 않아서 아쉽습니다. ^^

에이바 2016-01-28 22: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읽으면서 괴담집 유행은 전설의 고향의 영향 때문이 아닌가 했는데 붉은돼지님이 벌써 말씀해주셨군요. 비슷한 시기 강시도 빠질 수 없죠. 요즘은 좀비가 유행이지만요 ㅎㅎ

cyrus 2016-01-29 12:22   좋아요 1 | URL
맞아요. 연휴에 방송에서 강시가 나오는 영화를 많이 해줬잖아요. ^^

뽈쥐의 독서일기 2016-01-29 18: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왕 오랜만에 이런 책 보니깐 넘 반가워요ㅠㅠ 하지만 이런 책은 한 번도 소유할 수 없었다는... 엄마가 안 사주셨거든요. 책방에 쭈그려 앉아서 읽던 맛이 생각나네요ㅎㅎ

cyrus 2016-01-29 19:57   좋아요 1 | URL
뽈쥐님, 혹시 사진에 있는 책을 아십니까? 저는 처음 봅니다. ㅎㅎㅎ 제 초딩 시절에는 저런 책이 나오지 않았거든요. 제 기억으로는 ‘오싹’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어린이 독자용 괴담집이 많았어요. 그리고 뽈쥐님의 말씀에 공감하는 것이 저희 어머니도 이런 책을 사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친구들이 산 책을 빌려 읽었습니다. 교실에 쉬는 시간마다 읽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