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북플은 누구나 글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다.

나처럼 책 이야기만 하는 지루한 놈도 있고, SNS처럼 일상을 공개한 사진을 올리는 회원도 있다. 하지만 글 쓰는 일이 쉽고 편해져도 문제점이 꼭 하나씩 생기게 마련이다.

 

어젯밤에 우연히 눈살을 찌푸리는 글을 보고 말았다.

알라딘/북플에도 여성 혐오주의자가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문제 회원은 작년 12월부터 여성들을 부정적으로 보는 글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공유하는 글을 리스트형식으로 올렸다.

그래서 북플에서는 글을 볼 수 없다.

만일 이런 글이 마이페이퍼로 작성되어서 좋아요하나를 받게 되면

화재의 서재글에 나타날 수 있다.

 

이런 회원은 피해야 하고, 경계해야 한다.

페미니즘 관련 글을 보면 미쳐 날뛴다.

그리고 비회원으로 숨어서 김치년이라고 악플을 남길 수 있다.

 

알라딘 측에 문제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그렇지만 회사가 문제 회원 한 사람을 온전히 제재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결국, 문제 회원을 상종하지 말아야 한다.

상대방이 먼저 친구 요청하면 무심코 받아주면 안 된다.

 

 

http://blog.aladin.co.kr/778708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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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30 15: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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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30 16: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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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30 15: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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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30 16: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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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30 15: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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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30 19: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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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30 16: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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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30 20: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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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30 18: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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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30 20: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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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31 00: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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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31 17: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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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31 14: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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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31 17: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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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01 01: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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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대구 모든 헌책방의 장단점을 정리해봤습니다. 잘못된 정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수정, 보완할 예정입니다. 헌책방에 관한 궁금증이나 질문은 댓글로 남기면 됩니다.

 

 

 

 

 

* 대구역지하도

 

 

 

 

 

 

 

왼쪽부터 매일서점, 서원서점, 가나헌책방

 

 

 

 

 

 

A : 가나헌책방 (010-2788-7548)
B : 성원서점
C : 매일서점 (053-353-2123)
D : 영광도서 (016-604-0336)

 

 

건물 평수가 좁다. 특히 영광도서와 매일서점은 손님 한 사람만 간신히 들어갈 수 있다. 골동품과 책을 같이 판매한다. 가나헌책방은 연세가 많은 어르신이 운영하고 있다. 매일서점에 남자 손님들이 한두 명 와서 서점 주인의 말동무가 되어 준다. 그리고 같이 막걸리를 곁들인 식사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면 서 있는 공간이 없어서 책을 고르기가 불편하다. 가나헌책방에도 말동무 손님들이 자주 오는 편이다. 서점 주인을 포함해서 어른 세 명 정도는 들어올 수 있다. 그렇지만 조용히 책을 고르는 장소가 못 된다. 영광도서 바로 위에 기차가 지나가는 곳이 있어서 기차 소음이 크다. 성원서점은 필자가 한 번도 가보지 않았다. 책보다 골동품이 많은 편이다.

 

※ 총평 : 혼자서 헌책방에 가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단, 도로에 지나가는 자동차 소리와 대구역을 통과하는 기차 소리가 시끄럽다. 과거의 헌책방 메카로서의 옛 모습이 많이 사라졌다. 그러나 허름한 곳이라고 무시하지 마라. 가끔 이곳에 생각지도 않은 보물을 발견할 때가 있다.

 

 

 

 

* 대구시청

 

 

 

 

 

 

 

 

규장각서점

 

 

 

 

 

 

 

 

 

A : 대륙서점 (053-423-1836)
B : 규장각서점 (053-427-2178)
C : 제일서점 (053-425-9470) /

    모던북(053-255-6399, http://www.modernbook.co.kr/)

    2016년 폐점 

D : 동양서점 (053-423-9527)
E : 평화서적 (053-422-3324)

 


 

대구역에서 왼쪽으로 쭉 가면 교동네거리가 나온다. 그쪽에 규장각서점이 제일 먼저 눈에 띄고, 거기서 좀 더 걸어가면 대륙서점을 찾을 수 있다. 대구시청 부근에는 제일서점, 동양서점, 평화서적이 있다. 제일서점은 ‘모던북’이라는 이름의 온라인 헌책방 웹사이트도 관리한다. 다만, 제일서점에 있는 책이 모던북에 검색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모던북에 검색한 책이 없다고 해서 실망하지 마시라. 그 책이 제일서점 건물 내부에 있을지도 모른다. 

 

※ 총평 : 대륙서점, 제일서점에 구하기 힘든 절판본이 숨어 있다. 그렇지만 가격이 정가보다 비싸다. 

 

 

 

 

 

* 남문시장

 

 

 

 

 

 

 

 

 

 

 

 

 

 

 

해바라기서점 바로 옆에 월계서점이 있다.

 

 

 

코스모스북 (053-253-8311, http://www.csbook.co.kr/)

대도서점 (053-257-8802)
해바라기서점 (053-253-5304)
월계서점 (053-252-7727)

 


코스모스북은 합동북 다음으로 유명한 대구 헌책방이다. 1층부터 2층까지 책이 많다. 비교적 가격이 무난한 책도 있지만, 역시 희소가치가 있는 절판본은 고가로 거래된다. 온라인 웹사이트도 있다. 여기도 제일서점처럼 건물에 보관된 책과 웹사이트에 등록된 책의 정보가 동일하지 않다. 만일 웹사이트에 등록되지 않은 책을 발견하면 1층 계산대에 있는 직원(혹은 주인)에게 책값을 먼저 확인하고 나서 구매를 결정하라.

 

코스모스북에 원하는 책이 없다면, 월계서점을 방문한다. 건물이 비교적 넓고, 책이 많다. 반면에 해바라기서점 건물은 좁다. 대도서점 견물 내부에 책이 가득 쌓여 있어서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 주인이 건물 밖에 내놓은 책만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 총평 : 이 구역에서 도서 수급이 원활하고, 손님이 많이 오는 곳은 코스모스북이다. 그러나 직원 친절성 면에서는 월계서점이 좋다. 주인 월계서점에 방문해서 책을 고르는 손님을 위해 인스턴트커피를 대접한다.

 

※  Tip : 반월당역 2번 출구 정류장을 지나는 401번 버스를 타면 대구역으로 갈 수 있다. 그리고 같은 정류장에 304번, 306번, 410번 버스를 타고 북구선거관리위원회 앞 정류장을 내리면 합동북이 있다. 
 

 


 

 

* 합동북 (053-942-8122, http://www.habdongbook.com/)

 

 

 

 

 

 

대구를 대표하는 최고의 헌책방. 언론에 많이 소개되었고, 헌책방 마니아들 사이에서 많이 알려진 명소. 코스모스북보다 많은 책을 보관하고 있다. 소설, 인문학, 사회과학 등 분야의 단행본을 찾으려면 칵테일 바 간판이 있는 입구에 들어가서 2층에 올라가야 한다. 1층은 권당 500권 할인하는 책들을 주로 파는 곳이다. 홈페이지가 있다. 다만, 배송 기간이 대체로 늦는 편이다. 헌책방 게시판에 떠도는 풍문에 의하면 어떤 손님은 결제하고 난 뒤 한 달이나 지나서야 책을 받았다고 한다. 아무래도 주인 혼자서 책을 찾고, 결제를 확인하고, 택배로 부치는 일을 하기 때문에 당연히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주인의 아내분도 같이 가게를 운영하고 있지만, 두 명으로도 수없이 밀려오는 주문을 감당하지 못한다. 참을성이 부족한 사람은 온라인 주문을 될 수 있는 대로 피했으면 한다.

 

 

 


* 물레책방 (053-753-0423)

 

 

 

 

 

대구 최초의 복합문화공간 헌책방. 2010년 4월 23일 책의 날에 문을 열었다. 운영자는 독립영화 감독 장우석 님이다. 원래 이 건물은 녹색평론사가 있었던 곳이다. 2008년에 서울로 이전했다. 그래서 생태와 환경에 관한 책들 그리고 과월호 <녹색평론> 잡지가 많다. 그 밖에도 대구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소설, 수필 등도 있다. 책 판매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 활동을 진행한다. 작은 무대, 빔프로젝트와 스크린이 있어서 공연 및 영화 상영회, 토론회 등이 열린다. 물레책방 공식 홈페이지가 있지만, 홈페이지 관리를 하지 않은 상태다. 그 대신 페이스북 공식 페이지는 있다. 내부가 아득한 헌책방이라고 해서 책값이 저렴한 알라딘 중고서점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물레책방의 책값은 원가의 40~60%이다. 저자의 서명이 들어간 책이거나 절판 또는 초판인 책의 경우 특별히 더 비싼 가격을 내야 한다. 물레책방을 방문하면 책을 살 수 있는 여윳돈을 많이 챙기는 것이 좋다. 확실히 좋은 책이 많다. 책을 사기 전에 가격을 먼저 확인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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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6-03-29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구역 지하도에 있는 헌책방집 아직 있어서 반갑네요.

cyrus 2016-03-30 14:15   좋아요 0 | URL
간판만 달랑 있고, 가게 문을 닫은 곳도 있어요. 대구역 지하도에 골동품이나 중고 LP판을 주로 파는 가게가 많습니다.

yureka01 2016-03-29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니 대구에도 큰 서점들이 많았죠.
제일서적..학원서림, 청운서적..다 망하고...

대구역지하도에 헌책서점이 아직도 있군요..ㄷㄷㄷ

cyrus 2016-03-30 14:16   좋아요 0 | URL
헌책방에 있는 책 중에 제일서적, 학원서림 마크가 붙어있는 것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저는 이곳을 사라진 서점들을 가보지 못했습니다.

Joah 2016-03-30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구에 이렇게 많은 헌책서점이 있는 줄 처음 알았어요

cyrus 2016-06-23 11:54   좋아요 0 | URL
70년대만 해도 대구역 지하도, 남문시장 주변에 헌책방이 엄청 많았습니다.

비연 2016-03-30 0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소중한 정보에요~ 대구에 야구보러 한번 갈 건데, 그 때 들러봐야겠어요^^

cyrus 2016-03-30 14:21   좋아요 0 | URL
대구역에서부터 대구 시민운동장까지 거리가 얼마 되지 않습니다. 도보면 10분 걸립니다. 올해부터 시민운동장에서 야구 경기를 보러갈 일이 없어져서 조금 아쉽습니다.

붉은돼지 2016-03-30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옛날에..아주 옛날에... 남문시장 근처에는 가끔 갔었는데요....
그때는 정말 헌책방이 많았는데..몇 년 전에 가보니 그 일대가 도로도 정비되고 헌책방은 거의 없어져서 좀 쓸쓸하더군요^^

cyrus 2016-03-30 14:22   좋아요 0 | URL
헌책방 역사의 산증인이 가까이 계셨군요. 부럽습니다. 저는 풍문으로만 들어서 과거에 어느 정도였는지 감이 안 옵니다. ^^;;

transient-guest 2016-04-01 0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기억하고 있는 예전 한국의 모습이 언듯 보여 더욱 반가웠습니다. 사는 사람들은 개발되고, 더 정리되는 것을 좋아하겠지만, 저는 이제 고향의 모습을 찾을 수가 없어 지금의 묻지마 개발이 안타깝습니다. 물론 제 고향은 대구가 아닙니다만..ㅎ

cyrus 2016-06-23 12:01   좋아요 0 | URL
이상하게 저는 t-guest님의 댓글을 확인 못하는 걸까요? 이번이 세 번째인 것 같습니다. ㅠㅠ

너무 빨리 변해갑니다. 제가 어렸을 때 자란 동네에서 지금 살고 있습니다. 92년의 동네 모습이 희미하게 머릿속에 남아있습니다. 그대로인 것 같으면서도 주변 건물이 많이 달라졌어요. 어렸을 때 살 던 집과 지금 사는 집 사이의 거리가 얼마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가끔 옛날 집 주변을 지나가면 기분이 묘해집니다.

kawazaki1 2016-06-23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날짜 지난 신문 구할 수 있는 곳 아시는지요?

2015년 6월 신문입니다..신문 발행처는 상관 없는데요?

cyrus 2016-06-23 11:56   좋아요 0 | URL
신문 자체를 구하기는 힘듭니다. 특정 신문 기사를 찾으신다면, 신문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기사를 검색해야 합니다. 작년 신문이라면 신문 홈페이지나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에 검색하면 금방 찾을 수 있을 겁니다.

2016-09-12 2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09-13 08:47   좋아요 0 | URL
죄송합니다. 오늘 오후에 확인해보겠습니다. 확인하기 전까지 이 글을 비공개로 변경하겠습니다.

cyrus 2016-09-13 19:32   좋아요 0 | URL
제가 전화번호 숫자 하나를 잘못 적었어요. 그래서 엉뚱하게 전화가 연결되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2017-02-13 14: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2-13 15:29   좋아요 0 | URL
헌책방에 좋은 책들을 많이 찾길 바랍니다. ^^
 

 

 

 

 

 

 

 

 

 

 

 

 

 

 

 

 

 

 

브뤼헐, 브뢰겔, 브뢰헬. 이 위대한 플랑드르 화가에 대한 글을 쓰면 성(姓)을 어떻게 써야 할지 헷갈린다. 네덜란드 원어명은 ‘Brueghel’이다. 특이하게 브뤼헐은 그림에 자신의 서명을 남길 때 ‘h’를 뺀 ‘Bruegel’로 적었다. 그래서 외래어 표기법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영어식 발음에 가까운 ‘브뢰겔’이 더 많이 알려졌다. 네덜란드어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Bruegel’은 ‘브뤼헐’로 표기하는 것이 맞다.

 

성의 발음만 복잡한 것이 아니다. 복잡한 사실이 하나 더 있다. 브뤼헐이라는 성을 가진 화가가 한 명이 아니라는 점이다. 화가로 활동해서 이름을 알린 브뤼헐이 모두 네 명이나 있다. 이들은 브뤼헐 집안(家)사람이다. 브뤼헐 가는 플랑드르를 대표하는 화가 집안으로 명성을 떨쳤다. 사람들은 여러 명의 브뤼헐을 쉽게 구분하기 위해 별명을 만들었다. 미술사를 공부한 사람도 브뤼헐이 그린 그림을 알아보지 못하거나 혼동한다. 예를 들면 아버지 브뤼헐이 그린 그림을 그의 아들이 그린 것으로 착각한다. 오늘날 현존하는 그림에 ‘Bruegel’이라는 서명이 있으면 아버지 브뤼헐이 그린 것인지 아니면 아들이 그린 것인지 한 번에 구별하기가 어렵다. 브뤼헐의 그림이 유명해서 모사작품도 많이 나왔는데, 아들 브뤼헐이 아버지 브뤼헐의 그림을 모사한 작품도 있다. 

 

 

브뤼헐 가의 계보와 그들의 별명을 아주 간단하게 정리하면 이렇다.

 

 

 


1. 피터르 브뤼헐 / 대 브뤼헐
(네덜란드: Pieter Brueghel de Oude, 영어: Pieter Brueghel the Elder, 1525?~1569)

 

 

 

 

 

피터르 브뤼헐(대 브뤼헐) 자화상

 

 

 

 

피터르 브뤼헐 『죽음의 승리』 (1562년경)

 

 

 

 

 

피터르 브뤼헐 『눈 위의 사냥꾼』 (1565년)

 

 

 

 

피터르 브뤼헐 『농민의 결혼식』 (1568년)

 

 

농민의 생활 장면이나 네덜란드 전통 풍습을 소재로 많은 그림을 남겼다. 그래서 그의 별명은 ‘농민 브뤼헐’이다. 한때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화풍에 가까운 초현실적인 분위기의 그림을 그린 적이 있어서 ‘도깨비 브뤼헐’이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the Elder’는 나이가 많은 사람의 이름 뒤에 붙는 형용사구다. 성이 비슷한 부자(父子)를 구별하기 위해서 아버지는 ‘the Elder’를, 아들은 ‘the Younger’를 쓴다. 우리말로는 ‘대(大)’와 ‘소(小)’를 사용한다. ‘농민 브뤼헐’로 알려진 피터르 브뤼헐은 ‘대 브뤼헐’로 부르기도 한다.


 

 

 

2. 피터르 브뤼헐 / 소 브뤼헐
(네덜란드: Pieter Brueghel de Jonge, 영어: Pieter Brueghel the Younger, 1564~1638)

 

 

 

 

 

안토니 반 다이크 『피터르 브뤼헐(소 브뤼헐)』

 

 

 

 

피터르 브뤼헐(소 브뤼헐) 『새덫이 있는 겨울 풍경』 (1601년)

 

 

‘농민 브뤼헐’의 장남이다. 그는 아버지와 다르게 괴물이 등장하는 공상적인 세계의 풍경화를 그렸다. 별명은 ‘지옥의 브뤼헐’이다.

 

 

 


3. 얀 브뤼헐 / 대 얀 브뤼헐
(네덜란드: Jan Brueghel de Oude, 영어: Jan Brueghel the Elder, 1568~1625)

 

 

 

 

피터르 파울 루벤스 『얀 브뤼헐 가족』 (1612~1613년)

 

그림 오른쪽에 있는 소년은 커서 화가가 됩니다. 

 

 

 

 

 

 

얀 브뤼헐, 피터르 파울 루벤스 『후각의 알레고리』 (1618년) 

 

 

 

대 브뤼헐의 차남이자 소 브뤼헐의 동생이다. 다행히 차남의 이름은 ‘얀’이다. 얀 브뤼헐은 꽃과 동물 그림에 뛰어난 실력을 발휘했다. 그의 별명은 ‘꽃의 브뤼헐’이다. 사람들은 지옥을 생생하게 묘사한 형과 구분하려고 얀에게 ‘천국의 브뤼헐’이라는 별명까지 붙여줬다. 얀은 루벤스와 함께 그림을 그린 적이 있다.

 

 


4. 얀 브뤼헐 / 소 얀 브뤼헐
(네덜란드: Jan Brueghel de Jonge, 영어: Jan Brueghel the Younger, 1601~1678)

 

얀 브뤼헐의 아들은 ‘소 얀 브뤼헐’로 부른다. 아들도 화가로 활동했으나 그가 그린 그림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할아버지(대 브뤼헐)와 큰아버지(소 브뤼헐) 그리고 아버지의 명성이 높아서인지 얀 브뤼헐 아들은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자, 지금까지 설명한 내용을 요약한 것만 외우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피터르 브뤼헐 (1525?~1569) – 대 브뤼헐, 농민 브뤼헐
피터르 브뤼헐 (1564~1638, 대 브뤼헐의 장남) – 소 브뤼헐, 지옥의 브뤼헐
얀 브뤼헐 (1568~1625, 대 브뤼헐의 차남) - 꽃의 브뤼헐, 천국의 브뤼헐
얀 브뤼헐 (1601~1678) - 얀 브뤼헐의 아들

 

 

 

 

 

 

 

 

 

 

 

 

 

 

 


 

 

 

 

 

 

《관능미술사》 31쪽에 얀 브뤼헐이 그린 그림이 있다. 여기서는 ‘얀 브뤼헐(아버지)’로 적혀 있다. 이 그림은 얀 브뤼헐이 혼자 그린 것이 아니라 피터르 파울 루벤스와 공동 제작한 것이다. 얀 브뤼헐의 아들이 화가로 활동한 사실을 모르는 독자들은 ‘얀 브뤼헐(아버지)’가 무슨 의미인지 파악하지 못한다. ‘얀 브뤼헐(아버지)’로 쓰려면 얀 브뤼헐과 그의 아들에 대한 짤막한 언급을 추가했어야 한다.

 

 

 

 

 ※ 딴죽걸기 하나 더

 

 

 

 

책을 만드는 사람은 이 사소한 내용을 절대로 가볍게 여기면 안 된다. 책의 오점이 그대로 남는다. 사진 속 문장은 레옹 보나의 그림을 설명하는 내용이다. 《잔혹미술사》 96쪽에 있다. 여기서 잘못된 문장 한 줄이 있다.

 

[라울 뒤피나, 조르주, 브라크 등 개성 넘치는 제자들을 길러냈다.]

 

두 개의 쉼표(,)를 빼야 한다. 그러면 화가의 이름이 정확하다. 쉼표를 빼면 라울 뒤피(Raoul Dufy)와 조르주 브라크(Georges Braque)가 올바르다. 서양미술사에 ‘라울 뒤피나’라는 이름의 화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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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6-03-28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뢰헬의 <아이들의 놀이>는 <아동의 탄생>에서 <교수대의 까치>는 아마 알랭 드 보통 <여행의 기술> 책에서 근래 만나서 친숙하고 몹시 반갑네요. ^^

cyrus 2016-03-29 15:29   좋아요 0 | URL
브뤼헐의 그림은 특별한 상징과 의미가 숨어 있어서 재미있어요. 그래서 플랑드르 출신 화가 중에서 브뤼헐을 제일 좋아합니다. ^^

yureka01 2016-03-28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름이 어려울만합니다..ㅎㅎㅎㅎ우엉..

cyrus 2016-03-29 15:32   좋아요 0 | URL
네덜란드어 발음이 영어식 발음과 달라서 읽을 때 어렵게 느껴져요. 학창시절에 과학교과서에 나온 물리학자 호이겐스를 요즘에는 ‘하위헌스’라고 발음하더군요. <중세의 가을>의 저자 호이징가는 ‘하위징아’로 부릅니다.

cyan 2016-03-28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가 집안이라는 정도만 알았지 이렇게 정리된 내용은 처음 보아요. 감사합니다~

cyrus 2016-03-29 15:34   좋아요 0 | URL
저도 브뤼헐을 구분하지 못해서 알기 쉽게 어제 글로 정리해봤습니다.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어서 다행입니다.

붉은돼지 2016-03-29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그래도 옛날부터 브뢰겔,,브뤼헐,,브뢰헬.... 이름이 참 헷갈리기도 했었는데 이렇게 정리해 주시니 너무 감사해요...`브뤼헐` 이 올바른 표기법이군요...그래도 왠지 조금 어색합니다. 입에 익지 않아서...

`곤두박질`인가 뭔가 브뢰헬(아마 대 브뤼헐) 그림을 소재로 한 소설도 기억납니다. 읽다가 중간에 포기했지만 말입니다. ^^

cyrus 2016-03-29 15:36   좋아요 0 | URL
그렇죠. 저도 ‘브뢰겔’이 더 친숙했습니다. <곤두박질> 표지에 나오는 그림이 ‘추락하는 이카루스가 있는 풍경’입니다. 그 그림은 대 피터르 브뤼헐이 그린 겁니다. 저는 그 소설을 아직 읽어보지 않았습니다. ^^

표맥(漂麥) 2016-03-29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는 내용이군요. 눈요기 공부하고 갑니다.^^

cyrus 2016-03-29 15:36   좋아요 0 | URL
또 헷갈리면 제가 썼던 글을 다시 보면 됩니다. ^^

뽈쥐의 독서일기 2016-03-29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사람들 다 다른 사람이었군요. 대충 읽는 버릇 좀 고쳐야겠어요. ㅠㅠ 프랑드르 화풍하면 뭔가 항상 연출된 느낌이 들어요. 사진찍힐 때 과도하게 의식해서 굳은 것 같은... 묘하게 매력이 있어요.ㅎㅎ

cyrus 2016-03-29 15:38   좋아요 0 | URL
브뤼헐은 자신의 그림을 통해서 자신이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일종의 암호인거죠. 그래서 그의 그림을 보면 현실적으로 맞지 않거나 과장된 장면이 있는데, 그런 이유가 있습니다. 화가가 관객에게 특별한 메시지를 전해주려고 의도적으로 그린 것입니다. ^^

qualia 2016-03-29 23: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몇 가지 알려드릴 게 있습니다.

⑴ 네덜란드어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Bruegel’은 ‘브뤼헐’로 발음하는 것이 맞다.

→ 위 문장에서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로 발음하는” 부분은 문장 자체의 의미에 따르자면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로 표기하는”으로 쓰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왜냐면 표기법에 관한 얘기를 해놓고 끝에 가서 발음법 얘기로 결론 짓는 것은 앞뒤가 호응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표기하는”은 “음역하는”으로 하면 더 정확하고요. “적는”다고 해도 괜찮겠죠.

⑵ 농민의 생활 장면이나 네덜란드 전통 풍습에 소재로 많은 그림을 남겼다.

→ “전통 풍습에 소재로”에서 “에”는 오타인가요? “전통 풍습을 소재로” 많은 그림을 남겼다고 해야 맞겠죠.

⑶ ‘the Elder’는 나이가 많은 사람의 이름 뒤에 붙는 형용사다.

→ “the Elder”를 형용사라고 하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습니다. “Pieter Brueghel the Elder”에서 “the Elder”가 형용사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걸 형용사라고 하신 것인데요. “the Elder”가 형용사 역할을 한다고 해도 형용사 자체는 아닙니다. ‘형용사구’라고 해야 맞겠죠. 그리고 “the Elder”는 해석하기에 따라 명사구로도 볼 수 있을 거예요. ‘정관사 the + 형용사’ 형태는 일종의 명사구로 인정되거든요. 이 경우, Pieter Brueghel과 the Elder를 동격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걸 형용사구 아니면 명사구로 보는 문제는 학계에서도 의견이 갈릴 것이라 봅니다. 아무튼 ‘정관사 the + 형용사’ 형태의 구를 단순히 형용사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봅니다.

⑷ 아들도 화가로 활동했으나 그가 그린 그림이 많이 알려지지 않다.

→ “알려지지 않다.”에서 “았“을 빼먹었군요. 그리고 위 문장을 더 정확하게 쓰자면 “~ 그가 그린 그림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로 해야 합니다. 즉 조사 “-이”를 “-은”으로 바꿔줘야 합니다.

cyrus 2016-03-30 14:13   좋아요 0 | URL
틀린 곳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qualia님이 아니었으면 제가 글자 하나를 빠뜨리면서 글을 쓴 사실을 몰랐었을 겁니다. qualia님이 알려 주신대로 수정했습니다.
 
황석영의 밥도둑
황석영 지음 / 교유서가 / 2016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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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를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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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팔’ 선우가 아닙니다.

 

 

 

 

 

 

‘시그널’ 선우도 아닙니다.

 

 

 

 

 

노래 부르는 선우도 아니에요.

 

 

 

 

 

 

야구(해설)하는 선우 또한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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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찾는 선우가 누구인지 제 얘기 한 번 들어보시렵니까?

 

 

 

 

 

낡은 나조반에 흰밥도 가재미도 나도 나와 앉어서
쓸쓸한 저녁을 맞는다

 

흰밥과 가재미와 나는
우리들은 무슨 이야기라도 다 할 것 같다
우리들은 서로 미덥고 정답고 그리고 서로 좋구나

 

(백석 ‘함주시초-선우사’ 중에서, 《정본 백석 시집》 83쪽)

 


‘맛은 육신과 정서에 사무친다. 먹을 때는 생활이고 먹고 싶을 때는 그리움이다. 맛은 관념이나 추상이 아니고 삶과의 맞대면이다.’ 작가 김훈은 소래섭의 《백석의 맛》에 붙인 꼬리말에서 이렇게 썼다. 사실이다. 어느새 우리는 이런 궁핍했던 시절을 그리워하게 되었다. 나이가 들수록 옛 맛을 찾게 되니 말이다. 음식에도 사연이 곁들여지면 그악스럽게 먹어도 부끄럽지 않고 조악한 푸성귀 몇 잎에조차 행복해진다. 백석‘반찬 친구(선우, 膳友)’는 가자미다. 백석은 가자미 반찬을 사람들과 어우러지는 친근한 대상처럼 묘사했다. 시인에게 반찬은 허기를 달래주는 음식이 되고 고독을 잊히는 친구가 된다.

 

맛에 대한 기억은 경험에서 비롯된다. 당연한 말이지만, 맛은 각자의 혀에 코와 기억으로만 느낄 수 있다. 백석은 이 오묘한 상황을 불현듯이 실감했다. 우리에게 흰밥과 가자미는 어쩌다 먹는 별미지만, 백석에게 그것은 행복했던 유년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다. 행복의 기억을 덤덤하게 곱씹는데 이만큼의 이야기들이 나오는가 보다. 백석에게 가자미가 있다면, 황석영에게는 굴비가 그런 음식일 게다. 고추장에 담근 굴비는 기억 속에 희미해진 작가와 어머니의 소중한 관계를 떠올리게 한다. 작가는 무더운 여름날에 입맛이 없을 때 찬물에 밥을 말아서 찢어놓은 구운 굴비와 열무김치를 먹으면 식욕이 왕성해졌다고 기억한다. 이만한 밥도둑이 또 어디 있을까.

 

그렇지만 《황석영의 밥도둑》에서 우리의 미각과 후각을 유혹하는 밥도둑들은 주인공이 아니다. 진짜 주인공이 따로 있다. 바로 밥도둑들의 유혹을 그리워하는 우리다. 백석은 ‘쓸쓸한 저녁’을 맞이하면서 진짜 밥도둑이 실은 가자미가 아니라 바로 자신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밥도둑은 원래 일하지 않고 놀고먹기 만하는 한량을 의미한다. 시인은 밥상에 오른 가자미를 보면서 자신을 위해 뒷바라지한 어머니의 모습이 떠올랐을 것이다. ‘반찬 선(膳)’은 ‘희생’을 의미하는 한자다. 가자미는 시인의 입맛을 살리기 위해 한 몸 바쳐 희생했다. 어머니는 까다롭고 철없는 어린 미식가를 위해 부엌에서 적지 않은 희생의 시간을 보냈다. 싱크대가 없던 시절 우리네 어머니들은 쪼그리고 앉아서 수만 번 도마 위에 칼질하고, 수만 번 쌀을 씻고 밥을 안쳤다. 어린 밥도둑이었던 황석영은 굴비 반찬이 그렇게 맛있었던 이유를 이해하는 데 50여 년이 걸렸다. 작가의 어머니는 고추장 범벅이 된 갈비를 직접 손으로 찢었다. 이런 희생과 정성의 손맛이 굴비 조각 속으로 배어 들어가면 별식이 만들어지는 법이다. 아무리 까다로운 미식가라 하더라도 최고 음식을 꼽으라면 유명한 조리사가 만든 음식이나 산해진미가 아닌, 어머니 손맛을 꼽는 것을 봐도 그렇다.

 

부모는 우리 모두 미식의 스승이다. 우리는 성장하면서 부모의 맛을 닮아간다. 작가는 연인의 돌아가신 아버지가 제일 좋아했던 장아찌를 먹어본다. 그 과정에서 궁핍 속에서 살아남은 아버지가 흘러내렸던 짭짤한 땀 맛을 안다. 그러면서 자식을 향한 아버지의 유별난 사랑을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장아찌와 밥 한 덩이는 고통의 맛을 잊게 해주는 아버지의 유일한 반찬 친구다. 어릴 적부터 부모님으로부터 배워 온 기억의 재현을 통해 우리는 맛을 알아간다. 아니 단순히 맛을 알아간다는 차원을 넘어 부모님을 이해하고 닮아가고 있는 것이고, 동질감을 느낀다. 부모와 자식 간 정이 음식으로 통하는 것을 보면, 음식만큼 정을 나누고 마음을 통하게 하는 것도 없는 것 같다.

 

작가에게 음식은 ‘음식’만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여기에 중요한 것이 바로 ‘우정’과 ‘나눔’이다. 먼저 세상을 떠난 친구 김용태와 함께 먹었던 부대찌개, 감자탕, 낙지볶음은 작가의 추억을 뜨끈하게 하는 반찬이다. 소주와 곁들인 이 저녁 음식들에는 먹지 않아도 배부르고 충만하게 만드는 그 무언가가 있다. 그 속에 친구의 이야기가 채워져 있다. 작가는 날이 추워지면 부대찌개를 찾는다. 친구는 작가의 결핍을 채워주는 반찬(膳) 친구를 선물(膳)로 주고 떠났다. 오랜만에 만난 반찬 친구는 또 다른 친구의 추억을 낳는다. 추억이라는 놈은 그것이 기쁜 것이었든 슬픈 것이었든 이미 지나간 일이다. 그렇지만 지금의 나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기에 불쾌한 녀석이 아니다.

 

백석의 「선우사」 마지막 두 행은 험한 세상과 대면하려는 시인의 자존심이 드러난다.

 

 

우리들은 가난해도 서럽지 않다
우리들은 외로워할 까닭도 없다
그리고 누구 하나 부럽지도 않다

 

흰밥과 가재미와 나는
우리들이 같이 있으면
세상 같은 건 밖에 나도 좋을 것 같다

 

(‘함주시초-선우사’ 중에서, 《정본 백석 시집》 84쪽)

 

 

특별한 반찬이 없어도 밥을 잘 먹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과 함께 밥을 먹으면 아무리 배가 불러도 다시 숟갈을 들게끔 식욕을 생기게 한다. 아마도 백석과 황석영이 바로 그런 사람이 아닐까 싶다. 다만, 백석이 정다운 마음으로 대화를 시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일방적으로 자신의 처지를 말하고 있을 뿐이다. 황석영은 맛을 보면서 입 안에 맴도는 추억을 더듬는다. 맛있는 음식에는 함께 나누어 먹는 사람과의 친밀성이 담겨 있다. 그것이 맛의 기억을 최상으로 만든다. 아무리 배불러도 맛있던 기억은 소박한 밥상을 그립게 한다. 먹는 행위는 단순히 생명을 연장하거나 본능을 충족시키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매 순간 살아있음을 생의 의욕을 잃지 않았는지 확인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친구 같은 음식에 대한 사람의 감정에는 권태가 없다. 내 마음을 훔치는 밥도둑과 함께 하면 누구 하나 부럽지 않다.

 

그런데 ‘먹고사니즘’에 사로잡혀 치열하게 살다 보니 음식의 진정한 소중함을 잊고 지냈다. 음식이 풍족한데도 나를 즐겁게 해준 밥도둑을 다시 만나지 못한다. 외로운 우리는 텔레비전에 갇혀 남이 먹는 행위를 보면서 위로받으려고 한다. 텔레비전 화면에 ‘어머니의 손맛이 있는 음식’을 먹는 연예인의 모습을 본다고 해서 어머니의 손맛을 느낄 수 없다. 우린 이제 그 음식을 먹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먹방 열풍’과 유명 음식점을 알리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더 이상 맛있는 추억을 공유한 음식을 먹을 수 없다는 현실적인 한계를 회피하기 위한 자구책이다. 먹고 노느라 바빴던 밥도둑(한량)은 이제야 맛있는 추억을 간직한 밥도둑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그럴수록 경제적 여유 걱정하지 않고도 정겨운 추억을 나눌 수 있는 반찬 친구가 간절하게 그리워진다.

 

보고 싶다, 내 밥도둑 선우야!

 

 

 

 

※ 서평대회 이벤트에 응모하기 위해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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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북 2016-03-28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문드문 접하기만 했던 백석의 시를 제대로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문득 아이들이 좋아하는, 백석 시인의 [개구리네 한솥밥]도 떠오릅니다^^

cyrus 2016-03-28 15:29   좋아요 0 | URL
<정본 백석 시집>을 추천합니다. 옛 말이나 북쪽 방언 풀이가 잘 되어 있어서 가독성이 좋습니다. ^^

yureka01 2016-03-28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순히 먹는다는 것이상의 먹기에 대한 이야기.잘 읽었습니다^^..

cyrus 2016-03-28 15:31   좋아요 1 | URL
살면서 먹어왔던 음식에서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작가의 능력이 부럽습니다. ^^

단발머리 2016-03-28 09: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 표지는 많이 보았는데 정말 따뜻한 내용이군요.
어제 저녁에 피자시켜준 이 엄마는... 웁니다.

좋은 리뷰예요,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래요~~

cyrus 2016-03-28 15:33   좋아요 0 | URL
저는 어제 점심으로 라면, 저녁에는 족발을 먹었어요. ㅎㅎㅎ
저보다 서평을 잘 쓰신 분들이 많습니다. 행운이 따라줬으면 좋겠습니다. ^^

세실 2016-03-28 10: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맛있는 음식에는 함께 나누어 먹는 사람과의 친밀성` 이 말이 와닿네요.
선.우! 반찬과 친구라니.....시인의 감성은 역시!!!
참 깔끔하면서 명쾌한, 찡한 리뷰네요^^ 베리 굿!

cyrus 2016-03-28 15:36   좋아요 0 | URL
저는 요즘 혼밥 먹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어딜 가든 주위 시선 아랑곳하지 않고 혼자서 밥을 먹을 수 있어요. 그래도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먹는 식사 시간이 제일 좋아요. 백석 시인은 얼굴도 잘 생겼고, 감수성도 풍부해요. ^^

표맥(漂麥) 2016-03-28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수상권 리뷰군요... ^^

cyrus 2016-03-28 15:39   좋아요 0 | URL
제가 출판사 서평대회에 응모하면 징크스가 있어요. 다른 사람들이 칭찬한 글은 낙선되었습니다. ㅎㅎㅎ

비로그인 2016-03-28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문의 알찬 글이네요.
서평대회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래요.

cyrus 2016-03-28 21:19   좋아요 0 | URL
일반 독자가 서평대회용 글을 보는 것이 심사하는 분이 보는 것과 차이가 있어요. 두 사람 모두 만족시키는 좋은 글을 쓰기가 어렵습니다. 이 글을 칭찬하는 분들이 많아서 낙선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좋게 봐주시는 것만으로도 고맙습니다. ^^
 

 

 

 

 

 

 

 

 

 

 

 

 

 

 

 

 

《우울과 몽상》 번역의 심각한 상태를 잘 보여주는 문장. 이렇게 무성의한 번역은 처음 본다. 진짜 《우울과 몽상》은 절판되어야 한다.

 

 


사실 나는 매우 기쁜 마음으로 드릴 수 있는 정보가 많습니다. 대단히 많습니다. 그 행성의 기후에 대해서도 말씀드릴 것이 많습니다. 추위와 더위의 놀라운 변화에 대해서. 2주일 간 혹독하게 이글거리는 태양과 다음 2주일간의 북극보다 더 얼어붙을 듯한 추위에 대해서. 마치 진공 상태처럼 태양 아래서 증발하여 먼 곳까지 끊임없이 순환하는 습기에 대해서. 물이 흐르는 다양한 지역에 대해서.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 그들의 관습과 예절과 정치 형태에 대해서. 그들의 특이한 육체에 대해서. 그들의 못생긴 얼굴에 대해서. 특이하게 변한 기후에는 전혀 쓸모 없는 부착물에 불과하기 때문에 퇴화한 귀에 대해서. 따라서 언어의 사용법에 대한 그들의 무지에 대해서. 언어 대용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독특한 방법에 대해서. 달의 개개인과 지구의 몇몇 개개인이 이해할 수 없이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그리고 지구 궤도와 달의 궤도와의 관계에 대해서. 또 이것에 의해 한쪽 별에 사는 사람들의 운명과 다른 별에 사는 사람들의 운명이 떼어놓을 수 없게 얽혀 있는 연관성에 대해서.

 

그리고 무엇보다도 달 바깥쪽 우주에 있는 위성의 자전운동에 대해서. 또 이 위성이 지구를 도는 공전운동이 거의 기적적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점에 대해서. 그렇기에 아직 한 번도 인간의 망원경에 포착된 적이 없고 신의 뜻대로 앞으로도 한 번도 포착되지 않을 달 반대편 지역의 어둡고 소름끼치는 수수께끼에 대해서.

 

이 모든 것들을 기꺼이 학장님께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우울과 몽상》 88~89쪽)

 

 

 

사실 그렇습니다. 전해드릴 이야기가 무궁무진합니다. 달의 기후에 대해 간단히 말씀드려볼까요? 달에는 2주 동안 이글이글 불타는 태양 빛과 다음 2주 동안 북극보다 더 혹독한 추위가 번갈아 나타나고, 진공 속에서 증류되듯 태양 가까운 곳에서 가장 먼 곳까지 끊임없이 수증기가 이동합니다. 물이 흐르면서 토양이 계속 변화하는 지역과 달에 거주하는 사람들에 관해, 그 사람들의 생활 방식, 관습, 정치 제도. 신체 구조에 관해서도 알려드릴 내용이 엄청납니다. 달 사람들의 못생긴 얼굴에는, 한정된 대기 속에 쓸모없는 부속물이 된 까닭에 귀가 없습니다. 귀가 없으니 언어 능력이 있어도 사용할 줄 모르고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특이한 방법을 씁니다. 달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마치 행성과 위성의 관계처럼, 한 사람의 삶과 운명이 다른 사람의 삶과 운명에 긴밀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총창님과 부총장님은 무엇보다 이 내용을 가장 환영할 것 같습니다. 신의 자비인지 달의 공전주기와 자전주기가 기적적으로 일치하여 여태 인간의 망원경으로 고개를 돌린 적이 없는 지역, 앞으로도 인간이 관찰하기 불가능한 어둡고 오싹하고 신비로운 지역, 달의 뒷면에 관해서 말입니다.

 

이 모든 것들을 상세히 알려드릴 수 있습니다.

 

(《포 전집 3 : 환상 편》 55~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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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27 19: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27 22: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syo 2016-03-28 0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명이 쩌르르 하더군요. 저 책.

cyrus 2016-03-28 15:41   좋아요 0 | URL
예전에 다른 독자들의 지적을 눈으로 봤을 때만 해도 심각성을 못 느꼈습니다. 그러다가 책을 제대로 읽어보니까 잘못된 번역이 눈에 보이더라고요. 정말 화가 났습니다.

alummii 2016-03-28 0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ㅍㅎ 대해서.... 갑이네요 !

cyrus 2016-03-28 15:42   좋아요 0 | URL
부끄럽지만, 저 책을 구입한 지 2년이 지나서야 엉터리 번역을 알았습니다.